펠리페는 누구의 꿈이었을까? 나는 누구의 꿈일까? 나의 욕망은 어떤 두려움의 꼬리를 물까? 어떤 눈동자가 나의 우주를 움직일까? 『아우라』가 던진 한 알의 모래알이 독자의 마음속에서 어떻게 응결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문학과 우주의 신비는 바로 거기에 있다.
-알라딘 eBook <금빛 종소리> (김하나 지음) 중에서 - P30
시대마다 삶의 속도가 다르다. 콧김을 내뿜으며 달리는 말이 가장 빠른 이동 수단이던 때로부터 증기기관과 기차의 시대로 넘어가자 사람들은 그 속도에 경탄을 내뱉기도 했지만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창밖으로 흘러가는 풍경을 인지하기에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빠른 속도라는 것이다.
-알라딘 eBook <금빛 종소리> (김하나 지음) 중에서 - P31
책을, 그중에서도 옛날 책을 읽어 보기로 생각했다면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런데 그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문장은 시대의 호흡을 반영한다. 문장이라는 좁은 길을 따라 책 속으로 걸어 들어가 그 시대의 속도와 사고에 동기화되려면 독특한 집중력이 필요하다.
-알라딘 eBook <금빛 종소리> (김하나 지음) 중에서 - P31
100이란 아주 믿음직스런 숫자다. 백,이라는 발음에서는 탄탄한 기백이 느껴지고, 50대 50으로 나뉘는 형평성은 좌우 페이지가 공평하게 균형 잡힌 책의 형식과도 잘 들어맞는다. 종이책으로 100페이지쯤 읽으면 왼쪽으로 넘어가 차곡차곡 쌓인 종잇장들의 두께가 제법 두툼해지고, 전자책으로 읽어도 스크롤바에 표시되는 읽은 분량이 점이 아니라 길쭉한 선으로 보일 만큼이 된다. 스마트폰 시대의 두뇌도 쉽게 무시 못 할 정도가 되는 것이다.
-알라딘 eBook <금빛 종소리> (김하나 지음) 중에서 - P32
그런데 지금부터 이야기하려는 멕시코 작가 카를로스 푸엔테스의 『아우라』는 ‘100페이지의 법칙’까지도 필요하지 않은 책이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중 가장 짧다.
-알라딘 eBook <금빛 종소리> (김하나 지음) 중에서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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