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균과 젊은 그들의 모험 - 조선 엘리트 파워
안승일 지음 / 연암서가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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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균! 김홍집!

이들의 이름을 들으면, 복잡한 생각이 교차한다. 영웅으로 보기에는 모자라고, 소인배로 보기에는 그들이 우리역사에 남긴 족적이 너무도 컸다. 그들을 어떻게 평가해야할까? 이들에 대한 기존에 가지고 있던 나의 평가는 부정적인 것이 약간 기울여져 있었다. 특히 외세를 끌여들여 개혁을 하려했다는 점에서 그들의 의도가 아무리 고귀했더라도 절대! 그들을 영웅으로 평가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해서 내가 얼마나 알고 있는가를 다시한번 생각해보며, 이들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욕구가 치솟았다. 그래서 이 책을 빼들었다.

 

김옥균! 그의 묘지명에는 이렇게 씌여있다.

"오호라 비상한 재주를 타고나

비상한 시대를 만났으며

비상한 공적을 이루지 못하고

비상한 죽음을 맞이하였으니..."

 

유길준이 지은 이 비문은 김옥균의 삶을 너무도 잘 표현하고 있다. 김옥균! 그는 시대가 낳은 천재였다. 그리고 노론 명문가의 아들이다. 그가 원했다면 시대의 안락에 취하여 수구파와 손잡고 세월을 달관하며 편안히 살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조국의 미래를 위해서 젊은 친구들과 혁명을 준비했다. 화려하게 불꽃을 태웠고, 그 불꽃이 3일을 가지 못하자, 일본으로 망명하여 다시한번 찬란한 불꽃을 피워보려 몸부림쳤다. 그러다 한중일 삼국의 모살로 상하이에서 비운에 가게된다.

그가 고종에게 올린 상소문을 읽어보면, 빨리 근대화를 이루지 않는다면 국가의 패망이 있음을 깨우치려는 강렬한 열망이 느껴진다. 그러나 시대를 내다보고, 혁명에 버금가는 대 개혁을 해야하는 시기에 이를 놓치고, 기존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우유부단한 고종은 그의 상소문에 미동도하지 않는다. 고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만약이라는 단서를 붙어 그가 조선 전기, 혹은 중기의 왕이라면 그정도 통치했다면 중간정도는 갔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시대에 속박된 존재이다. 시대와 인물을 떨어져 놓고 평가할 수 없다. 고종은 우리 조선의 운명이 누란의 형세인 시기에 조선의 왕이었다. 일본의 메이지와 동갑네기이고, 메이지보다 먼저 왕이되었으나, 메이지의 나라 일본에게 고종은 자신의 나라 대한제국을 빼앗겼다. 고종을 긍정적으로 볼 수 없는 것은 바로 여기에 있다.

 

  고종을 긍정적으로 볼 수 없다면, 김옥균은 어떻게 봐야할까? 그의 치밀하지 못한 거사계획과 갑신정변 실패로 인한 열강의 조선 침략가속화를 어떻게 평가해야할까? 갑신정변의 긍정 부정적평가이전에 김옥균을 바라보고 싶다. 그는 노론 명문가의 아들이다. 보장된 미래를 버리고 자신의 재능과 지위를 걸고 조국을 위해서 도박을 했다. 헬조선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리는 요즘! 지금의 젊은이들은 과연 김옥균과 같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자신의 열정을 화려하게 불사를 수 있는가? 혹시, 건물주가 되기를 꿈꾸지는 않는가? 아니면 안정된 공무원이 되려고 자신의 재능, 흥미, 적성을 무시고 공부만하지 않는가? 윗사람의 말을 잘듣기만하고, 자신의 주장은 하지 못하는 소위 '착한 학생'이지는 않는가? 철없는 어른이 잘못하면 호되게 그들을 꾸짓을 용기가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나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나의 열정과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 기득권과 맞서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다! 라고 자신있게 소리칠 수있는 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가 떠오른다.

 

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김옥균은 3일 뿐이지만 자신의 열정을 빨갛게 태워 조국을 데우려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다.

 

이러한 모습은 김홍집이 비장한 어조로 일본으로 가는 것을 뿌리치며 한 마지막말이 나의 귀에 쟁쟁하게 들린다. "나는 조선의 총리대신이오. 내가 조선인을 위해 죽는 것은 천명일 것이오. 다른 나라 사람의 손에 구출되는 것은 오히려 떳떳치 못한 일이오" 심장을 고동치게하는 이 말을 남기고 고종을 만나러 러시아 공사관으로 향했다가 경무청 안환에게 체포되어 참형을 당하고 성난 민중들에 의해서 그의 시체는 갈기갈기 찢긴다.

  일제의 강요이지만 이를 통해서라도 근대화를 이루어 자주독립군가를 지킬 수 있다면 치욕을 씻을 수 있다고 생각한 유길준과 그는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개혁을 추진해서 하루빨리 근대국가를 건설해야하는 시기에 나이 많은 수구파와 우유부단한 고종을 달래며 개혁을 추진하려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진 개화파!! 헬조선을 외치며 한국을 떠나겠다고 푸념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당신은 이들 개화파 처럼 대한민국을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개혁하려하지 않고 왜? 떠나려하는가? 당신은 연탄재만도 못한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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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느려도 성장한다
도조 겐이치 지음, 김소연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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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는 느려도 성장한다.! 평범한 진리이다. 그러나 '자폐증 아이가 말하기까지'라는 부제를 보는 순간, 과연 그럴까?라는 생각을 했다. 특수학급의 학생들에게서 그러한 모습을 보기가 힘들었는데.... 물론 내가 눈치채지 못할 만큼 느리게 그들이 성장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평범한 사람들의 잣대로 그들을 재단하면 안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책은 한편의 잘쓰여진 소설과 같았다. 소설적! 영화적 글쓰기가 곳곳에서 보였다. 리카의 문제로 의사선생님을 만나려는 순간, 시간은 아버지의 이야기로 갔다. 그리고 자신의 성공하기 까지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왜? 리카의 학습법으로 바로 스토리를 끌고 가지 않는지 의아했다. 한편으로는 너무도 재미있는 한편의 이야기였기에 나도 모르게 빨려들기도 했다.

  작가 도조 겐이치는 성공가도를 달리고 그리고 꿈에도 그리던 행복한 가정을 이룬다. 그런데 서서히 불안이 밀어닥친다. 바로 사랑하는 부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사랑스런 리카의 퇴행적 모습이 그의 불행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마치 원인 모를 병에 걸린 것처럼 주인공은 괴로워한다. 그러다가 이것이 자폐증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딸아이가 말을 할 수 있기를 진정으로 바랬지만, 이것은 이뤄질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가 응용행동분석 기법으로 딸아이를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응용행동분석 기법은 스키너의 행동심리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사람을 불랙박스로 가정하고 조건-반응 형성을 통해서 사람을 바꾸는 방법이다. 나로서는 인간을 비인간적인 방법으로 대하는 이러한 심리학이 별로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그러데, 이것이 리카에게는 엄청난 기적을 이뤘다. 아빠와 눈도 마주치지 않던 리카가 아빠의 말을 듣고, 말을하고, 그리고 대화도 가능했다. 이것은 기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적을 이루는 순간 모든것이 무너져내린다. 도조겐이치는 우울증에 빠졌고 그리고 딸을 위해서 많은 돈을 쓰느라 통장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현실의 벽은 너무도 가혹했다. 우리가 복지국가를 부러워하는 것이 이때문이리라!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바라지만, 그것이 한 가정에 닥친 일순간의 불행으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생각해야할까?

  그러나 주인공은 편도 티켓을 들고 돌고래여행을 가면서 깨닫는다. 딸을 위해서 희생하며 살았던 삶이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꾸었음을! 그리고 새로운 희망을 얻는다. 내가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기적이 사실은 누군가에게는 기적이라는 사실! 그러나 그러한 기적이 일상적으로 일어난다면 나는 그것을 당연시 여기며, 그것이 기적임을 잊고 산다. 도조 겐이치는 그 평범한 기적과 직면하게 된다.

 

   처음에는 기적의 학습법을 배우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동안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 기적은 평범한 우리 삶에 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람은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때 가장 많은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나의 평범함! 우리의 일상적 기적에 감사하자! 이책 이러한 평범한 진리를 깨우쳐 주었다. 진정한 행복과 직면하고 싶은 독자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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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날 위의 역사 - 역사학자, 조선을 읽고 대한민국을 말하다
이덕일 지음 / 인문서원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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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기사를 검색하다가 "국방부가 5월 판매금지한 책 5종"이라는 글자를 보았다. 이들 책중에는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글자전쟁’ 등의 책과 함께 ‘칼날 위의 역사’(이덕일)가 있었다. 책을 금지한 이유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서울신문 기사에서는 "조선 국왕에게 사생활이 없었듯이 21세기 대통령에게도 근무 시간에는 사생활이 없어야 한다…세월호 사태로 온 나라가 충격에 빠져 있던 때, 그 시각 대통령의 행적을 국민은 알 권리가 있다. 조선 같으면 이런 논란 자체가 벌어지지 않았다’라는 대목이 문제가 된 것 아니냐"라는 견해가 소개되었다. 이덕일은 정치인을 상대로 많은 일들을 하기에, 정권의 입맞에 맞지 않는 자신의 견해를 강한 필치로 서술하기 힘들어하는 사람으로 이해하고 있던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과연, 이덕일은 어떠한 필치로 지금의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했을까? 궁금증이 몰려왔다. 제목도 '칼날위의 역사'라는 멋진 제목이지 않은가! 그 책속으로 가보자!

 

  이덕일의 책들을 많이 본 나로서는, 그동안 읽었던 이덕일의 글들을 다시한번 본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신선한 점이 있다면, 기존 이덕일의 책들에서 소개된 우리의 역사와 지금의 현실을 접목시켜 날카로운 비판을 한 것이다. 그중에서 이덕일이 가장 비판을한 것은 '군적수포제'였다. 군적수포제가 실시되면서 양반들은 군역의 의무에서 벗어나게 되었으며, 그로 인해서 군사력이 약화되었다. 이를 지금의 방산비리와 연결시켜 몇번이고 비판했다. 아마도 이부분이 군으로서는 상당히 가슴아팟으리라.... 국방부에게 이덕일이 인용한 '김승학의 '망명객 행적록'의 일부분을 소개해주고 싶다.

  우리 광복군 사령부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군무부 직속 군단으로서 임정 군무부를 대표해 우리의 왜노와 혈전하는 기고나이요, 제군에게 주는 무기는 국내의 동포들이 피와 땀을 모아서 마련한 것이며, (중략) 이 무기는 국내 동포들이 주는 것이며, 임시정부 군무부에서 주는 것이니 제군은 이렇게 알고 무기를 생명과 같이 사랑하여 일발의 탄환이라도 헛되게 쓰지 말고, 1탄에 왜적 1명씩 잡기로 결심해야 한다.-김승학'망명객 행적록'

 

  이덕일은 또한 선조를 무척이나 비판한다. 혹자는 임진왜란이 없었다면, 선조는 괜찮은 인물로 기록되었을 것이라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그 말은, 일제가 없었다면, 이완용은 괜찮은 신하였을 것이라는 주장과 다를 바가 없다. 난세가 영웅을 낸다는 말이 있다. 겨울의 눈이 내려야 소나무의 푸르름이 더욱 돗보이듯이, 시대가 영웅을 만들기도하고, 용렬한 군주와 현명한 군주를 구분해주기도 한다. 일언 반구의 가치도 없는 '만약에'라는 말로, 선조를 구원하려는 자들이 가소로워보인다.

 

  이덕일은 이순신과 류성룡, 정조를 사랑하는 듯하다. 이 책에서 이들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묻어나며, 몇번이고 이들을 칭찬한다. 그래, 이들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한편으로는 이들에 대한 반복된 서술이 지루함을 느끼게도 했다. 적당히 안배해서 책을 썼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이덕일은 지금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사 국정화를 반대했음에도, 반대파 사학자들은 그를 국정화에 찬성하는 것처럼 말하면 비판하고 있다. 다분히 감정적 대응이다. 또한, 오항년은 '전국역사교사 모임 홈페이지'에 '판사가 되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이덕일 판결문을 올렸다. 무리하게 김현구 교수를 비판한 이덕일의 자충수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할 필요까지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든다. 이덕일과 기존 사학자들이 감정적 대응을 하지 말고, 냉철한 두뇌로 역사적 진실을 파헤치길 바란다. 이런 시점에서 이 책을 읽으며, 이덕일은 수구세력이 아니며, 이 사회의 진보를 바라는 사람들 중에 하나란 점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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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바보 - 나스레딘 호자 이야기
이양준 엮음 / 큰나무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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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람에 대한 책을 읽다가, 이슬람의 유명한 철학자 한명을 알게 되었다. 나스레딘 호자! 호자는 선생님이라는 뜻이니, 나스레딘 선생님이라는 의미겠지... 이슬람! 그중에서 터키인의 삶과 인생관을 알고 싶어 이책을 집어들었다.

 

  호자이야기는 참으로 유쾌한 이솝우화같다. 당나귀와 부자 이야기는 이솝우화의 이야기와 너무도 유사했다. 인생의 심각한 문제, 우주에 대한 과학적 질문도 그의 유쾌한 위트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한다.

 

  셀주쿠 튀르크에서 오스만튀르크로 넘어가는 시기에 살았던 그 격동의 시기에 나스레딘 호자는 그만의 유쾌함으로 시대를 헤처나갔다. 그리고 그의 삶은 많은 이슬람인에게 즐거움을 주었고, 그래서 그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것이 아닐까?

 

  삶이 힘들때, 유쾌함을 느끼고 싶은 이세상의 젊은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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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에게 역사의 문법을 배우다 - 한 젊은 역사가의 사색 노트
이영남 지음 / 푸른역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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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코의 책은 어렵다. '감시와 처벌'을 읽으려 했다가 읽기 어려워 책을 덮고 책장에 다시 꽃아놓은 기억이 난다. 푸코에 대한 이야기는 대학원 강의시간에 많이 들었다. 그래서 푸코를 알고 싶었기에 그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을 만나고 싶었다. 도서관 서가를 거닐다가 우연히 빨간색 표지의 '푸코에게 역사의 문법을 배우다'라는 책을 발견했다. 무척이나 나의 눈길을 끌었다. 이 책을 읽기로 결심하고 책을 빼들었다. 너무도 어렵다는 생각에 마음을 단단히하고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푸코에게 빠져들었다.

 

  1. 철학을 이해하려면 먼저 인간을 이해하라

  우리가 어느 인물의 철학을 이해하기 힘든 것은 그 인물의 말들만을 수입했기 때문이다. 철학은 인물과 그 인물이 살았던 시대와 떨어져 존재하는 것이아니다. 그 인물이 시대와 소통하면서 만들어진 고뇌의 산물이다. 푸코의 사상을 이해하는데, 푸코의 삶을 먼저 이해했어야 한다는 평범한 사실을 모른채 그의 어려운 책들을 읽으려했으니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이 책은 푸코의 삶의 괘적을 따라가며 그의 삶이 어떠한 철학을 낳았는가를 말한다. 동성애자였던 푸코, 자살을 생각하는 푸코에게 광인으로 취급되는 현실속에서 자신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라도 '광기의 역사'를 쓴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리고 68혁명을 거치면서 사회참여를 하며 감옥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다. 그리고 그는 '감시와 처벌'을 쓰게 된다. 그리고 죽음을 앞두고 '성의 역사 1,2,3'을 쓴다. 동성애자로서의 자신을 정면으로 마주한 것이다. 이러한 푸코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며 그의 철학을 이해하니 한결 그의 철학이 쉽게 나에게 다가왔다.

 

  2. 모든 학문은 현재의 학문이다.

  "철학은 역사에 내재하는 정치이며, 정치에 필수불가결한 역사다"라는 말이 나의 심금을 울렸다. 한국사회에는 많은 학자들이 있다. 많은 철학자들이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 용기있게 현실문제에 정면으로 문제제기를 하는 학자는 많지 않다. 그러면서 좌와 우 양쪽을 비판하면서 마치 자신은 가장 객관적인 것처럼 포장한다. 그들을 보면서 과연 당신은 진정한 학자인가를 묻고 싶었다. 푸코는 단순히 연구만 한 평범한 학자가 아니다. 68혁명을 거치면서 자신의 방식으로 시대와 맞섰다. 학자인 그는 문제의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하여 투쟁의 근거를 제공했다. 한번의 혁명보다는 지속적인 저항을 택한 그의 모습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화려한 혁명전사가 되기 보다는 평범한 저항자가 되자! 우리의 삶을 한꺼번에 바꿀 수 없다. 우리 삶을 옥죄는 중층적 권력들 즉, 권위주의, 위선, 사유 억압 등과 맞서자!!

  모든 철학은 지금 현실을 위해 존재한다. 크로체는 모든 역사가 현대사이다. 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모든 철학은 현재의 철학이어야만 그 생명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철학도 역사의 산물이기에... 사족을 붙이자면, 우리사회의 불교도 시대와 호흡해야되지 않을까? 어느 불교 철학자분이 말한 '참여불교'를 생각해 본다.

 

  3. 철학자가 되기 위해서 역사가가 되다.

  푸코의 책을 접하면서 그가 역사가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광기의 역사', '감옥의 역사', '성의 역사'라는 제목이 그를 철학자이기 보다는 역사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치 '예루살램의 아이히만'을 읽을 때 느꼈던 철학자이기 보다는 역사가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이를 '계보학', '지식 고고학'이라는 표현으로 일컫고 있다. 그러나 역사가의 눈으로보면 그의 방법론은 역사학과 비슷했다. 물론 푸코는 역사학의 방법론 뿐만 아니라, 정치학, 의학 등등 다양한 방법론을 사용했다.

  그러나 그의 핵심적 연구 방법론은 '계보학'이다. 이는 역사학적 방법론이라고 말해도 큰 무리가 없다. 웁살라 도서관에서 수많은 사료들을 보면서 '광기의 역사'를 집필했다. 역사가가해야할 일들을 한 철학자가 해낸 것이다. 그리고 그의 방법론은 이후 역사가들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었다. 그의 방법론, 그의 역사관 등에서 많은 힌트를 얻어,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실들을 탐구해서 역사의 지층을 벗겨내, 위대한 역사적 논문들을 쓰는 학자들도 많다. 맞다 그는 '철학자가 되기 위해서 역사가가 되었다.' 그리고 그의 방법론은 오늘날 많은 역사가들에게 익숙한 현실속에서 위대한 진주를 찾는 안경이 되었다.

 

  우리가 푸코를 읽는 것은 단순히 푸코의 철학을 암기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것은 푸코를 두번 죽이는 일이다. 우리가 푸코를 읽는 것은 푸코의 사유를 통해서 한국 사회!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시력을 갖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 책은 푸코의 삶과 푸코의 역사관, 방법론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한국사회를 들여다 보았다. 물론, 푸코라는 안경으로 한국사회를 분석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이 책을 쓴 저자는 그 첫단추를 꽤기 위한 길안내를 했을 뿐이다. 한번의 혁명보다 지속적인 저학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제 다른 푸코의 책에 도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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