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주의 감정수업 - 스피노자와 함께 배우는 인간의 48가지 얼굴
강신주 지음 / 민음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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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 노, 애, 락, 애, 오, 욕!! 인간의 감정을 단순하게 열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밖에 알고 있지 못한 나에게 이 책은 48가지의 인간감정을 구분하고 이를 문학서적과 관련지어 스피노자의 권위에 의존해 서술하고 있다. 나를 탐구하기 위해서는 나의 감정을 먼저 알아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고 인간의 감정을 알기 위해서 이 책을 서가에서 빼들었다. 강신주의 책을 좀 읽었기에 이 책도 나름 기대를 했다.

  그러나, 내가 '매달리 절벽에서 손을 뗄수있는가?'라는 책을 읽었을 때, 느꼈던 감동을 이 책에서는 얻지 못했다. 나의 기대가 너무 높았던 것일까? 아니면, 대학에 입하해서 전공서적을 주로 읽다 보니, 문학과 관련된 서적을 읽을 때는 예전의 감흥을 얻지 못하는 나의 매마름 때문일까?

  우선, 이 책에 나와있는 명작들을 읽지 않았기에 어떤 부분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작품의 내용을 먼저 파악해야했지만, 짧막한 글에서 작품이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인용한 부분도 어렵긴 마찬가지 였다. 물론 강신주가 이를 설명해 주어 좀 이해가 가기도 했지만,....

  심리학 서적을 읽으며 나 자신의 감정을 탐구하려던 내가, 강신주의 책을 읽으며, 나의 또다른 감정을 찾으려 도전한책! 이 책의 핵심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나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자'라는 말이다. 인간의 감정을 얻압하려하지 말고, 나 자신에게 솔직하며, 나의 감정에 솔직하자. 그것이 감정의 쇠사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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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일본 군사사 - 한 군인의 4박 5일 일본군사유적 답사기
이재우 지음 / 북랩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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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근현대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역사를 알아야한다. 그 중에서 일본의 군사사를 아는 것은 필수이다. 청나라와 싸워서 이기고, 러시아와도 싸워서 이긴 일본! 그 일본의 힘은 어디에서 왔을까? 이덕일은 일본군이 생각보다 잘싸우지 못해다고 대중강연에서 말을 했다. 세계를 보는 시야가 좁고 판을 읽는 눈을 가진자가 없다고 말한다.과연 그럴까? 하는 의문을 가졌다. 그래서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현역 군인이 직접 일본의 군사유적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풍부한 군사지식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에쎄이! 그 속으로 들어가 보자!

 

  1. 전문가의 시각이 담긴책!

  이 책을 읽으면서 첫날 오사카를 중심으로 답사를 서술하는 부분에서는 내가 알고 있었던 군사지식을 뛰어넘는 설명이 많지 않았다.가볍게 읽어 내갈 수 있는 수준의 책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 책이 중반을 넘어가기 시작하자 저자의 전문가로서의 글들이 속속 나의 눈에 들어와 박혔다. 저자는 일본의 군사만을 다루지 않았다. 일본의 군사와 유사한 한국의 군사를 비교하거나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손무의 '손자병법'등의 유명한 전략가의 책에서부터, 현대의 신군사사에 이르기까지 해박한 군사지식으로 일본의 군사사를 풀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저자의 설명은 군사를 이해하는 길을 나에게 알려주는 소중한 빛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 전문가가본 기존의 전쟁 재평가

  현역 육군대위는 기존의 전쟁사에 대해서 과감하게 재평가를 하고 있다. 특히 신립에 대한 평가는 기존의 평가와 너무도 상반되었다. 이어송이 조령을 버리고 배수진을 친 신립을 비판한 것을 예로들면서 신립을 비판하는 기존의 시각을 사대주의라고 당당히 비판한다. 한 곳만을 막는다고 우회기동을 통해서 뒤를 칠 수 있는 곳막을 수 없다고 주장하며, 탄금대 전설의 허구를 비판하고, 전투가 일어난 곳은 탄금대가 아니라, 달천평야 일대라고  주장한다. 수적 열세에서 측면과 후방을 지형지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달천평야를 선택할 수 밖에 없고 일본군은 산을 우회기동하여 포위당했다고 주장한다.

  일본의 도고제독의 T자 전술이 이순신의 학익진을 연구해서 만든 전법이라는 주장도 실날하게 비판한다. 학익진은 여러 전술중에 하나일뿐이라고 주장한다. 이순신은 학익진으로 숭리한 것이 아니라, 적 상황과 지형에 맞는, METT-TC(상황판단을 위한 임무, 적, 지형, 기상, 가용부대, 가용시간, 민간요소)를 고려하여 아군의 훈련된 여러 방책중 하나인 학익진을 택한 것일뿐이다. 반면 T자 전법은 일본해군의 독창적인 전법이라기보다는 화포의 등장 이후 모든 함대전투에서 추구하는 전투대형으로 적을 삼면으로 둘러싸는 학익진과는 다른 모습이라 주장한다. T자 전법은 학익진을 모방했다기 보다는 적에게 최대한 화력을 집중하기 위해 고심한 끝에 위험을 무릅쓰고 적 앞에서 과감한 방향전환을 성공시켰던 고급 기동으로 보는 편이 적절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역시 역사가의 눈으로 보는 것과 군사 전문가가보는 눈은 달랐다.진형의 유사성을 가지고 학익진과 T자 전법을 비슷한 것으로 본 것은 너무도 피상적인 이해였다.

 

  3. 죽기 위해서 싸우는 일본군과 승리하기 위해서 싸우는 이순신의 군대

  '여명의 눈동자'라는 드라마에서 일본군은 상식을 뛰어 넘을 정도로 용감했다. 죽을 것을 알면서도 죽으러 전쟁터로 나가는 일본군을 보면서 두려움까지 들었던 기억이 선명하다. 가미가제 특공대를 비롯해서 일본군은 일본천황을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초개처럼 버렸다. 그 것을 이해하지 못했던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진정한 군인의 모습이 어떠해야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일본은 죽기위해서 싸우고 있었다. 전력의 열세를 정신력의 강조로 극복한 한두번의 전쟁을 토대로 그들이 만들어낸 황군은 일황을 위해서 죽는 것을 영광으로 묘사했고, 이에 일본국민이 호응했다. 그리고 2차대전 말기에는 광적으로 가미가제 특공대를 보내 자살하게 만들었다. 이덕일이 판을 보는 눈이 없다고 한 것이 이해가 갔다.  "무사도란 죽는 것이다."라는 하카쿠레이 구절! "모든 쪽바리들은 그들의 의무가 덴노를 위해 죽는 것이라 한다. 그 의무를 다하는 것을 보는 것이 미 해병대원의 의무이다."라는 미 해병대의 말은 일본의 생사관을 잘 말해준다.

  반면에 이순신은 '필사즉생 필생즉사'라고 했다. 죽으려하는 자는 살것이요 살려는 자는 죽을 것이다. 이겨놓고 싸우는 이순신! 그는 치밀한 전력을 짜놓고 이를 수행하려 죽기를 각오한다면 반드시 승리하도록 만들었다. 그러하기에 부산을 공격하라는 선조의 명령도 거부할 수 있었던 것이다. 황군이라면 돌격하라면 죽는 골짜기라도 그들은 돌격했을 것이다. 과연 어느 것이 현명한 군인인가? 군은의 목숨은 소중하다. 군이 무너지면 국가의 안위도 위태롭다. 무모하게 선조의 진격명령에 따랐다가 조선수군을 친천량에서 수장시킨 원균보다 선조의 명령을 거부한 이순신이 위대한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한다. 여기서 더 생각해보면, 무모하리 만치 죽음을 가벼이 여긴 일본군의 모습이 왜? 멍청한 짓인지를 우리는 알 수 있다.

 

  4. 현역군인의 한계

  우리군의 비극은 한국광복군계 뿐만 아니라, 일본군계와 만주군계가 대한민국 국군을 만드는데 참여했다는 것이다. 우리의 뿌리를 한국광복군에서 찾아야하지만, 일본군계와 만주군계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러나, 혈통적으로 게르만의 피가 많이 흐르는 프랑스인들이 자신의 뿌리를 '골족'에서 찾아 서술하듯이, 우리의 국군도 우리의 뿌리를 '한국광복군'에서 찾아야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군계와 만주군계에 대한 철저한 비판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나의 생각과 달랐다. 일본군계도 끌어안아야한다는 뉘앙스의 주장을 하고 있다 이것이 군에 몸담고 있는 현역군인의 한계가 아닐까/

 

  이 책은 전문 군사용어를 사용하면서도 쉽게 이를 풀이해주고, 생생하게 일본의 군사유적을 답사 모습을 그려내어, 마치 독자가 저자를 따라서 여행을 하는 느낌을 준다.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을 읽어보겠다는 생각도 하게 만드는 이 책을 전쟁 덕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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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의 전략 - 세계를 바꾼 협상의 힘
김연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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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팟캐스트 '독자적인 책수다'를 통해서이다. 단순한 사회과학서라고 생각하고 들었던 이 책은 그렇게 단순한 책이 아니었다. 저자 김연철은 북한과의 협상에서 협상 실무 경험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학문적인 깊이도 깊은 사람이다. 팟캐스트로 흘러나오는 그의 생생한 목소리에 나는 매료되었다. 그의 책 '협상의 전략'을 읽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의 책을 펼쳤다.

 

1. 강대국 중심의 서술에서 벗어난 책!

  저자도 말했듯이, 이 책의 가장큰 특징은 기존의 강대국 중심의 협상 사례 나열에서 벗어나 세계 곳곳의 다양한 협상사례를 저자 김연철의 깊이있는 탐구를 통해서 서술했다는 점이다. 동양은 중국, 서양은 유럽이라는 단순한 지역적 폅협성에서 벗어나, 제3세계의 협상사례도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앞장에 세계지도를 제시하며 책에서 소개된 여러 협상사례를 표시해 제시했다. 한곳에 치우치지 않는 서술은 서구 유럽의 지식인들이 감히하지 못하는 탁월한 서술이다.

 

2. 협상의 전략! 세계 협상의 사례에서 배워라

  이 책은 인내의 힘, 인정의 가치, 양보의 역설, 화해의 기술 4부로 되어있다. 협상하면 우리는 서희를 떠올린다. 그러나 협상은 서희 처럼 비교적 짧은 시간에 실리를 얻는 협상도 있지만, 장기간에 걸쳐 지루한 협상을 해야하는 일이 더 많다. 그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인내이다. 그리고 협상테이블에서 상대를 인정해야만 진정한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 그리고 그 협상을 위해서는 양보가 필요하다.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양보해야하는 것이다. 일방적인 승리는 있을 수도 없고 있다하더라도 많은 후폭풍을 얻게 된다. 이러한 협상을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화해를 이룰 수 있다.

 

  이 책에 제시한 협상의 사례에 이에 따른 전략은 현재 우리의 생활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지혜이다. 나와 다르기에 협상이 필요하다. 밀고 당기는 힘든 상황을 회피한다면 그것은 대립과 증오밖에 남지 않는다. 평화로운 대인관계를 원한다면 힘들지만 협상을 해야한다는 진리를 이책은 말해주고 있다. 외교관이 되려는 자! 그리고 현명한 삶을 이루기를 원하는 자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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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이 버린 천재들 - 역사의 선각자로 부활하다
이덕일 지음 / 옥당(북커스베르겐)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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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덕일의 책들을 20여권을 읽어본 나로서는 이제는 내가 읽었던 시기의 이덕일의 책을 읽지 않기로 결심했다. 과거에 읽었던 책들과 유사한 내용이 많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책은 책 제목이 나를 휘어 잡았다. '조선이 버린 천재들'이라! 어찌 매력적이지 않는가? 시대를 잘못만나서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가야만 했던 자들! 이덕일의 역사서술의 커다란 축은 그러한 자들을 찾아내어 조명하는 것이다. 그점이 이덕일의 매력이다. 그러다면 이 책의 면모를 살펴보자.

 

1. 정사와 야사를 넘나드는 글쓰기

  이덕일은 조선왕조 실록만을 참고하지 않는다. '동각잡기'를 비롯한 많은 야사류의 책들을 참고한다. 그것이 정사의 딱딱함을 야사의 부드러움으로 채우는 이덕일의 비결이다. 햇볕 비치면 정사가 되고, 월광에 바래면 신화가 된다는 말이 있다. 야사류라해서 정확하지 않은 기록은 아니다. 야사류는 오히려 일반 민중들이 평가가 담겨있으며, 일반 민중들이 바라는 인물상이 투영되어 있다는 점에서 오후려 정사 못지 않은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특히 사료가 부족한 홍경래에 관해서 '홍경래 실기', '홍경래전', '신미록' 등의 글들을 풍부하게 인용하여 홍경래를 부활시켰다. 그중 일부를 인용해보자.

 

  이 중에서도 평안도 사람들은 더욱 당세에 쓰이지 못했다. 조선 초에는 고려 유민이라 하여 위험하게 여겨 쓰지 않았고, 나중에는 천하게 여겨 쓰지 않았다. 서울의 하인배나 충청도의 졸개들까지도 서북인을 '사람'이라 부르지 않고, '놈'이라 불렀다. 서북지방의 감사, 수령들이 백성의 재물을 다반사로 토색한 것도 서북민을 내심으로 천시한 까닭이다. -홍경래전-

 

생동감 있는 이러한 글들은 '홍경래'라는 인물을 더욱 생동감 있게 되살려주고 있다.

 

2. 평전으로 꾸며도 좋을 인물들

  이 책에는 각 인물들에 대해서 심도있게 파악하기에는 자료가 너무도 적게 제시되어 있다. 그러하기에 이 책을 입문서로 해서 각인물들에 대한 심도있는 평정이 집필된다면 나름의 의미가 있어 보인다. 정도전과 윤휴은 이미 이덕일이 평전으로 쓴 인물들이기에, 이징옥, 홍경래, 김개남, 강홍립등의 인물은 독자적인 평전을 써도 좋을 것 같다.

  이징옥은 세조의 계유정난에 반발해서 그가 보여 주었던 웅대함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홍경래는 민중의 시각에서 그를 새롭게 부활하고, 대부분 동학농민운동하면 전봉준만을 떠올리는 현실속에서 김개남을 중심으로 동학농민운동을 새롭게 조명하고, 광해군의 중립외교의 첨병이자, 정묘호란이 신속히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조력한 강홍립의 삶을 조명하는 것은 크나큰 의미를 갖는다. 이덕일이 개별 인물에 대한 평전을 내 놓기를 기대해본다.

 

  예전에 읽었던 책에, 이덕일 자신이 크게 자동차 사고를 당했어도 멀쩡하게 살수 있었던 것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패배자들아 자신을 보살펴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들을 회피하려해도 그들을 회피할 수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덕일의 숙명과도 같은 역사의 패배자들에 대한 재조명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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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논어 그 사람 공자 - 역사학자 이덕일, 공자와 논어를 논하다!
이덕일 지음, 권태균 사진 / 옥당(북커스베르겐)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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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덕일이 '논어'에 대한 글을 썼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사 전분야에 손을 데고 이제는 동양고전에 까지 손을 데는 구나! 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특히 '태묘(太廟)'를 종묘가 아닌 '태조의 능'이라고 해석했다며 이덕일을 싫어하는 학자에게 난타를 당했던 이덕일! 그가 '논어'라는 책을 썼다. 과연 '내 인생의 논어 그 사람 공자'라는 책은 이덕일이 '논어'를 어떻게 소화하고 썼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1. 논어를 통해서 공자의 생애를 살펴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철학자들의 '논어'관련 책들과는 달리, 공자의 사상보다는 그의 삶에 촛점을 맞춰 이야기를 구성했다는 점이다. 곳곳에 녹아있는 '논어'의 구절들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공자의 입에서 나온 구절이구나! 라는 깨달음을 주었다. 공자의 입체적 삶을 통해서 논어의 명문들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가를 보다 선명하게 알려주고 있다. 김시천의 '논어, 학자들의 수다'라는 책에서는 '논어'에 나오는 제자들의 삶을 논어를 통해서 분석해 보았다면, 이 책은 '논어'를 통해서 공자의 삶을 분석했다. 두책을 비교하며 읽어 내려가니, 공자와 그 제자들이 입체적으로 머릿 속에 그려졌다. '내인생의 논어, 그사람 공자'에서 빠진 제자들의 모습을 '논어, 학자들의 수다'에서 보충하며 읽다보면, 역동적이었던 공자학단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졌다. 지금 읽고 있는 '도올 논어' 속에서 자구들을 읽으며, 관련된 역사적 사실들의 해설을 함께 공부하는 것도 의미가 있었으나, 파편화된 조각들을 배우는 듯한 인상이 강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제시하는 공자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며 그의 삶을 통해서 '논어'의 구절들을 이해하니 당시의 역사적 상황과 공자의 궤적이 보다 명확해졌다.

 

  2. 논어를 통해서 한국사 읽기

  이덕일은 한국사와 관련된 수많은 서적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하기에 한국사 전공자로서의 장점을 놓치지 않고 '논어'의 구절과 관련된 한국사와 관계 있는 다양한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물론 이들 인물들은 이덕일이 평소 많이 언급했던 인물들이었다. 나름, 논어를 통해서 한국사, 더 나아가서는 우리 일상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였기에 의미가 있었다. 보통은 유교 망국론에 휩싸여 조선 왕조가 망한 것은 공자의 유교 혹은 성리학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리고 공자를 싫어하고, 공자가 죽어야 조선이 산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이덕일은 '공자는 실제 모습과는 달리 사대부 지배체제를 유지하는 이데올로기로 변질'되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시대가 그에게 정치에서 자신의 뜻을 펼칠 기회를 주지 않았으나, 역사는 그의 뜻을 기억한다. 또한, 그의 제자들은 공자가 죽자, 3년 상복을 입었다. 공자를 부모의 예로 대한 것이다. 공자의 제자 자공은 여기에서 한발자국 더 나아가 여막을 짓고 6년 동안 시묘살이를 한다. 그는 참스승이었고, 동아시아의 스승이었다.

 

  3. 공자는 노나라 사람인가? 은나라사람인가? 동이족인가?

  이덕일은 대중강연에서 '공자가 동이족인 것은 알지요? 논어에 그렇게 씌여 있어요'라는 말을 한다. 이 책에서도 '은나라 순임금은 동이족'이다, 공자는 '동이를 뜻하는 구이 땅에 가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라고 하면서, 은나라는 동이족이고, 공자는 은나라 사람임을 강조했기에 공자는 우리 민족이다라는 늬앙스의 말을 하고 있다. 과연 진실을 무엇일까? 우리의 상식에서 벗어난 이덕일의 주장을 어디까지 믿어야할까? 남만, 북적, 서융, 동이는 중국 하나라를 중심으로 주변의 이민족을 오랑캐로 낮추어 부르는 용어이다. 중국이 점점 확장하면서 이전에 오랑캐였던 지역이 중국의 역사속으로 편입되게 된다. 그러하기에 과거 오랑캐라고 불렸던 지역도 중화에 속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를 무시하고 무조건 동이라고 불렸기에 우리와 관련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난센스아닌가? 중국의 역사서에 '동이열전'에는 우리 민족뿐만 아니라, 중국의 동쪽에 있는 다양한 민족이 적혀있다. 그중에서 '일본'도 있다. 이점을 이덕일은 명심해야할 것이다.

 

  고전을 읽으면서 놀라운 점은 몇천년 전의 이야기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많은 감탄과 교훈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논어를 원문과 함께 읽어내려가기 시작한 것이 2년여 되었다. 그러면서 간단하게 읽을 수 있는 논어 관련 책들도 더불어 읽고 있다. '내 인생의 논어, 그 사람 공자'는 '논어'의 씨줄과 날줄 처럼 논어를 다양한 각도에서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논어를 통해서 인간 공자를 탐구해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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