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내게 말하려 했던 것들 (리커버)
이계영 지음 / SISO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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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행복을 느끼게 할까?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다른 사람과 비슷하게 사는 것 같은데 왜 난 그들처럼 행복하지 못할까. 정신없이 직장에 매달리고, 끝나면 동료나 친구와 회식하는 게 다반사던 시절. 독자는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고, 독자도 동의한 내용이다.

당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었고, 삶보다 일이 먼저라는 생각을 가졌다. 열심히 일하다보면 어느 덧 행복은 곁에 와 있고, 독자도 그것을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건강 문제는 갑자기 찾아왔고, 좋아하던 일도, 가정의 행복도 나락으로 떨어져 내렸다.

『삶이 내게 말하려 했던 것들』은 많은 것을 잃은 독자에게 어떤 말을 해줄까. 위로일까, 삶의 이유일까, 아니면 삶의 대안일까.

많은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을 손에 들었다. 기대반 우려반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유체 이탈'이란 건강상 위험한 상태의 저자가 극복하고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내고 있는 내용 자체만이라도 위안을 받았다. 더욱이 '살아내는' 저자의 모습은 감동적이고 독자 스스로 삶에 대한 태도가 잘못됐구나 하는 점을 느끼고 성찰할 정도로 힘을 주었다.





저자 이계영은 책을 통해 말한다. 하루를 보내고 나면 언제나 ‘오늘 하루도 겨우 버텼구나’ 하며 매일 같이 숨을 쉬는 것조차 힘겨웠던 어느 날 밤, 극심한 위경련을 겪었다. 얼마간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휩싸는 듯한 고통이 이어지더니 어느 순간 지극한 자유로움을 느끼며 '유체이탈'을 경험하게 된다. 아이의 공개 입양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과 말에 지쳐 있었던 저자는 그날 이후로 새로운 삶에 눈을 뜨게 되었다.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지만 쉽사리 관계를 끊지 못했던 사람들의 전화번호를 과감히 삭제하고 더 이상 사람들의 시선과 말에 휘둘리지 않았다.

자신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주변 사람이 아니며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인생은 ‘나의 선택’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이 책에 담았다. 하루하루 버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인생은 내 뜻대로 살아갈 수 있으며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 『삶이 내게 말하려 했던 것들』을 펴냈다.





우리는 지금까지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살아온 것 같다. 현재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도 어찌 보면 얼마든지 선택 가능했던 일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선택의 연속이며 살아가는 힘은 선택의 힘이다.

나이가 들었다고, 사업이 실패했다고, 취업이 안 된다고, 건강을 잃었다고 우리는 너무 쉽게 포기하는 삶을 선택한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든지 재기할 수 있고 회복될 수 있다. 자신이 가졌다고 생각하는 부족하고 약한 점을 바로 보고, 소망을 향해 달려보자. 자신을 파괴할 한 치의 여지를 주어서는 안 된다.

이 책은 어느 날 갑자기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특별한 체험을 하게 된 저자가 비로소 깨닫게 된 ‘행복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는 너무나 쉽게 우리의 인생을 타인의 평가와 시선에 내어주며 그 안에서 스스로 고통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러나 남의 평가를 받아들일지 말지는 우리 스스로가 결정할 수 있다.

『삶이 내게 말하려 했던 것들』은 저자가 스스로를 인정하고 사랑하게 되면서 겪은 긍정적인 변화들, 그리고 진정한 행복을 얻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것들에 대해 조곤조곤 이야기해주고 있다. 이 책으로 인해 독자의 삶 역시 사랑과 행복, 기쁨으로 가득 차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 책에는 독자가 개인적으로 공감되는 이야기들이 많다. 건강 문제로 가장 힘든 상황에 맞닥뜨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동병상련의 심정에서.

"집착하지 마세요. 집착하면 그 부분이 자꾸 커진답니다.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픕니다. 나를 위해서라도, 나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을 물 흐르듯 흘려보내세요."

너무 흔한 말이지만 독자는 그렇게 잘 되지 않았다. 삶의 가치에 지나치게 '행복'을 두지 않았을까 되돌아본다.

사실 몸이 크게 아프면 진정한 행복이 내 주위에 있는 아주 사소한 것들이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대부분 그럴 것이다.

가족에서부터 친구, 동료, 그리고 이웃... 집안에 있는 물건들도 다시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아끼던 물건이나 소품은 물론 유행 지났다고 구석에 처박아놓았던 옷까지도. 일상에서는 느끼지 못하고 지내지만 크게 아프고나니 사소한 것까지 그처럼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없다.

생각해보면 곳곳에 감사할 것들이 정말 많다. 하다못해 누구나 혜택을 받고 있는 햇볕이나 공기마저도 고맙고 소중한 것들이라는 자각이 생긴다. 그 순간 삶에의 의욕과 에너지가 생긴다는 점을 공감한다.

그 바탕에서 행복을 위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어진 조건을 받아들이고 나빠진 건강 상태를 돌보며 살아가야 함에도 감사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에게 착한 것이 먼저'라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됐다.





이 책은 독자처럼 건강상 큰 불행을 안은 사람들이 공감을 느끼는 건 아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지나친 정보와 필요 이상의 지식에의 갈구, 일에서의 스트레스 등으로 대인 관계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불안과 함께 사는 셈이다. 오늘의 우리를 완벽하게 포착한 우울하거나 불안해 하는 사람들은 이 책과 함께 부정적 감정을 줄이고, 긍정적이고 생산적 감정으로 대체하는 능력이 생길 것으로 믿는다.

불안이 엄습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아주 작은 무언가로 인해 우울과 불안의 여러 모습들을 보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겐 서서히 마음을 바꿔가는 지혜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약간의 긴장, 반복되는 당황스러움, 해롱해롱 정신을 놓아버릴 것 같은 상태, 완전히 넋이 나간 듯한 기분. 이런 것들도 불안일까? 정답일지 모르지만 불안으로 느낀다면 '불안과 더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은 뭘까를 고민하면 된다. 저자의 숨은 의도라는 생각이 드는 건 독자의 개인적 공감의 일반화일까. 일반화의 오류라고 생각되면 불안, 걱정, 초조... 나를 흔드는 감정에 대해 하나씩 접근해가면서 실체를 파악하면 된다.

그 과정은 분명 우울과 불안을 활력과 자신감 등의 긍정적 에너지가 저장될 테니까. 즉, 정식으로 맞서라는 것이다. 피할수록 집요하게 따라붙는 것이 부정적 감정이니까. 그래서 불교에서는 원한이나 분노를 놓아버리라고 하는 것 같다.





저자 : 이계영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장애인 재활을 수료했다. 세 아이의 엄마이자 둘째의 공개 입양으로 호주로 떠나온 지 11년 차가 된 이민자다. 좁은 한인 사회에서 공개 입양을 하고 아이를 키우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상처받고 지쳐버린 어느 날, 위경련의 통증으로 소위 말하는 유체이탈을 경험한 후 인생 2막을 다시 살기로 결심한다.

다른 이의 시선과 사회적 시각, 부정적인 관점을 뒤로하고, 마음속의 울림과 주변을 새롭게 바라보며 긍정적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아직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일이 참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현재 MINDFULNESS PRACTITIONER MASTER 과정을 이수하고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마음의 시선을 바꾸는 마음챙김 상담을 하며 글을 쓰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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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현대사 - 개정증보 3판
서중석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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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책을 접하게 된 것은 독자로서 큰 행운이다. 부분적으로 알고 있던 대한민국 현대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준 책이기 때문이다. 역사 공부라고는 고등학교 때까지가 전부이고, 이후 대학이나 사회에 발을 들인 후 우리 현대사에 대해 따로 배울 기회가 없었다.

역사를 모른다고 살아가는 데 지장이 없었고, 또 알려고 해도 어떤 게 정확하고 객관성 있게 기술한 것인지도 모르니 애써 배우려 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부분적으로, 산발적으로 읽고 본 것은 있어서 개괄적으로 조리 있게 설명하지 못해도 대화에서 '무식하다'는 소리는 듣지 않았다.

때로는 대한민국 당당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직접 겪은 것을 굳이 책을 통해 또 배울 필요가 있겠어 하는 오만이 작용한 것을 이 시점에서 고백한다. 많이 아는 척해도 반론을 펴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오만은 결국 '무지'가 되고 말았지만...

그렇게 한국현대사는 파편 박히듯 몸에 밴 것과 부분적으로 독자의 머릿속에서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누구 앞에서 직접 겪은 일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것도, 책으로 배운 것보다 더 생생하게 머릿속에 살아 있다는 오만한 자의식 속에 감춰졌다. 이런 오만과 무지를 한순간에 바로잡게 해준 책이 바로 이 책 저자 서중석의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현대사』다.





한국 현대사 분야 최초의 박사학위 수여자이자, 관련 연구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온 성균관대 서중석 교수가 집필한 한국 현대사. 강단과 연구실에만 머무르지 않고,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시민을 위한 한국 현대사'를 펴낸다는 기획 아래, 역사문제연구소와 함께 한 '역사 대중화' 작업의 결실이다.

이 책은 우리 사회가 해방 이후 반세기 동안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해서 나아가는 과정을 살피면서, 그간 우리 사회에 어떠한 어려움이 있었고, 그러한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해 나갔는지를 보여주는 데 방향을 두었다. 정치사를 중심으로 서술하면서도 경제,교육, 문화 등의 각 분야를 종합적으로 아우르고자 한 점이 눈에 띈다.

무엇보다 주목할 것은 반공, 냉전 이데올로기에 짓눌린 역사를 바로잡으려고 노력한 일관된 시각이다.

해방 공간의 역사서술에서는 좌우의 대결, 중도파의 활동을 고르게 반영하였고, 1960년대 이후 역사에서는 민주운동, 노동운동, 농민운동의 역동적 힘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었다.

자학사관에 빠지지 않고, 오늘의 현대사가 여러 고비를 넘기면서도 쉼 없이 발전해왔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책이라는 점에서 반가움이 크다. 250여 컷의 관련 사진과, 지도와 다이어그램을 풍부하게 수록해 이해를 돕는다. 책을 보면서 사진과 그림, 지도, 다이아그램만 모아 전시해도 한국현대사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풍부하고 객관적인 자료로 가득 차 있다.





"옛날 왕조시대 임금도 늙은 신하가 호랑이 같이 준엄하게 간하면 함부로 하지 못했다. 그러나 박정희는 거칠 게 없는 독재자이자 총통으로 군림했다. 국회나 법원은 장식품이었고 헌법은 왕이 백성에게 내리는 서릿발 같은 칙서에 불과했다. 유신으로 박정희는 사실상 박씨 왕조를 세웠다."

한때 박정희의 5.16 군사반란 동지로서 박 정권 시대 중앙정보부장 등의 요직을 역임하다 외국으로 도피한 김형욱이 그의 회고록에서 밝힌 박정희와 유신에 대한 평가이다. 독재자에게 버림받은 인물이 내뱉은 독설이긴 하지만, 박정희 체제의 통치방식을 적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세 독재자의 통치수단은 무엇이었을까?





이승만은 경찰과 관료, 폭력배 등을 동원해 독재체제를 유지했으나 박정희는 철저하게 중앙정보부를 정치 통제의 가장 중요한 도구로 사용한다.

정보부는 박정희 체제를 유지 강화시키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거의 모든 문제에 개입했다. 이 때문에 박정희 체제를 '정보정치', '공작정치'라고 부른다.

정보부는 야당과 저항세력에 대한 통제와 감시뿐만 아니라 공화당 의원들과 고급 관료 등 친박정희 세력 내에서도 정치적 야심있는 인물에 대해서 늘상 감시하고 통제했다. 박정희는 국회나 행정부를 통한 정치운영과 같은 일체의 민주적인 절차를 무시했다.

그는 민주적인 토론과 협의절차는 시간낭비라고 생각했다. 그는 일인독재를 유지시키기 위해서 권력 내부의 경쟁을 유도하여 특정인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막았다. 그리고 2인자의 도전이나 저항을 결코 용서하지 않았다. 김종필과 그 지지세력들이 공화당 내에서 제거된 것이나 윤필용 사건 등이 이를 잘 말해준다.





상호견제의 원칙은 육영수 저격사건 이후 차지철이 경호실장으로 취임하면서 무너졌다. 경호실은 중앙정보부를 누르고 권력의 핵심으로 부상한다. 차지철은 국회, 행정부, 군 인사 등을 좌지우지했고 국정에도 깊숙이 개입한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정상적인 절차를 무시한 과도한 정치개입이 유신시대이 종말을 재촉하는 도화선이 된다.

국민에게 공포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권력을 유지한 측면에서는 박정희와 전두환은 무척이나 닮았다. 전두환은 먼저 군대를 이용하여 쿠데타를 일으킨 뒤 광주학살을 자행하여 정권을 잡는다. 정권을 잡은 이후에는 자신에 비판적인 공무원을 대거 짤라내는(숙정) 한편, 언론을 장악하여 무소불위의 칼자루를 쥔다. 이어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 명의로 '사회악 일소를 위한 특별조치'를 발표한다.

이것이 바로 그 무시무시한 삼청교육대의 시작이다. 깡패를 뿌리뽑는다는 명분하에 정권에 순종하지 않는 사람들을 군대로 끌고가 개패듯이 패고 혹독한 훈련과 가혹행위를 함으로써 많은 사람이 사망하고 부상을 당했다. 당시 신군부의 위세가 워낙 막강하여 어느 누구도 억울함을 하소연할 수조차 없었다.





삼청교육대가 아니라도 전두환의 통치방식은 공포감을 주었다.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박종철이 고문으로 죽었듯이 곳곳에서 불법이 자행되고 정권에 걸림돌이 되는 자들은 탄압을 받았다. 부천경찰서에서는 성고문이 이루어지고, 김대중은 조작된 내란음모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았으며, 이철, 유인태 등 젊은 민주인사들도 핍박을 받았다. 국민의 '기본권'이라는 고상한 단어는 애초부터 고려되지 않았다.

<모레시계>를 비롯한 드라마와 소설, 영화로 당시 실상이 지금은 많이 알려졌지만 전두환은 오로지 힘에 의해 국민을 굴복시킬 수 있다고 믿었고, 그 힘으로 언론과 정부조직, 각급 기관을 장악하고 자신의 똘마니에게 차기 정권까지 넘겨주려 했다.

독재의 원천은 폭력에 의한 공포심에서 비롯되는 듯하다. 마오쩌뚱이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고 말한 대목은 핵심을 꿰뚫고 있다.





이 책은 해방 이후 박근혜 정부까지 한국 현대사를 한 권으로 기술한 책이다. 사진과 삽화, 그림, 다이어그램 등 풍부한 자료들을 이용해 소개하고 있어 매우 실감난다.

잘 알지 못했던 이승만~장면~박정희정권 시대가 가장 인상적이다. 기껏해야 5공화국 이후만 알고 있는 독자들에게는 '옛날 얘기'일지 모르지만...

그러나 그런 독자도 이 책을 보면 '옛날 얘기'가 우리 아버지, 어머니가 어떤 어려움을 이겨내며 우리 사회 발전의 주축이 되었는가를 이해할 좋은 기회다. 이미 한국전쟁 후 지금의 자유민주주의 시대가 오기까지 매우 역동적인 민중의 활동이 지속적으로 뒷받침되어 왔던 것이다.

비록 박정희, 전두환 등 군부독재로 우리나라 민주주의 쟁취가 더 늦어진 점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그러한 독재 시대를 거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누가 가져다주는 민주주의는 없다. 우리보다 앞선 민주주의를 누리는 선진 외국들도 전부 시민의 피와 땀의 결실이다.

누군가 그랬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고. 우리 아버지 세대들은 지금의 우리보다 순수했고 거룩했으며 생각의 품이 넓었다. 1990년 이후는 기껏해야 등록금 비싸다는 불만이 대부분이었으니까.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독자들은 내가 알았던 민주주의 고속도로는 우리 부모의 피와 땀으로 기틀을 다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 과정이 없었다면 어쩌면 우리는 아직도 독재체제 아래서 허덕여야 하고 있을지 모른다. 바로 위 북한처럼.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들의 시작과 끝을 보면 독재로부터 오는 달콤함을 뿌리치지 못할 때의 결과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 책은 민주주의를 누리는 독자들에게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두 제시하고 있다.





오늘에서야 현대사를 바르게 쓴 역자학자를 만나게 되었다. 현대사의 개설서인 의 저자 서중석 교수는 현대사를 가장 열정적으로 연구해왔다. 이 책은 그동안의 연구 업적을 정리한 결정이다.

이 책은 대중 역사서의 서술방식으로 씌어졌다. 해방 공간을 시발로 하여 '국민의 정부' 시기까지의 사실을 담았다. 그러면서도 저자의 역사관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무엇보다 저자는 일제 잔재의 청산을 내걸고 민족 주체적 관점에서 서술하였다. 이어 극우반공 냉전 이데올로기에 짓눌린 역사 왜곡을 '진실의 빛', '사실의 빛'을 비춘다는 관점에서 바로잡으려 노력하였다. 따라서 좌우의 대결과 중도파의 활동을 고르게 반영하였다.

그리하여 여운형, 박헌영도 역사 인물로 살려냈다. 결코 내용을 한쪽으로 치우쳐 서술하지 않았음을 알려주려 했다는 뜻이다. 이를 통일사관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 이이화 (역사학자)





저자 : 서중석


서중석1948년 충남 논산에서 출생했다.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서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9년부터 1988년까지 동아일보사 기자로 재직했다. 역사문제연구소 소장, 일본교과서바로잡기운동본부 공동대표,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 위원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올바른 역사 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80년대 민중들의 삶과 투쟁』(1988), 『조봉암과 1950년대(상, 하)』(1999), 『신흥무관학교와 망명자들』(2001), 『배반당한 한국 민족주의』(2004), 『이승만의 정치 이데올로기』(2005) 등 다수가 있다.기획사단법인 역사문제연구소는 우리 역사의 여러 문제들을 공동 연구하고 그 성과를 일반에 보급함으로써 역사발전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통하여 사회의 민주화와 통일에 기여하는 것을 기본목적으로 1986년 설립된 순수 민간 연구단체이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진행하는

체험단,리뷰단에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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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몸으로 나이 들 것인가 - 아프지 않고, 존엄을 지키는, 내 몸 건강 관리법
제임스 디니콜란토니오.제이슨 펑 지음, 이문영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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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학)의 발달로 인간의 기대 수명과 평균 수명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세기에는 미래의 일일 것으로 생각하는 '100세 시대'라는 말도 이젠 유행어가 될 정도로 당연한 얘기가 되었다. 그러나 유전적 진화 입장에서 보면, 건강한 신체로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늙은 몸으로 사는 기간이 늘어난 것이다. 그래서 나이보다 건강한 신체는 어떻게 관리하고 유지하느냐가 장수의 관건으로 부각되고 있다.

『어떤 몸으로 나이 들 것인가』는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으면서도 건강한 노화에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담겨 있다. 총 13 장으로 구성하여 다양한 주제와 노화, 그리고 건강한 습관과 관련된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다.

대한민국에는 많지 않지만 서구에는 채식주의자들이 제법 많다고 한다. 이들은 피가 맑고 건강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 책의 저자 제이슨 펑은 이와 관련, 식물 단백질과 동물 단백질과의 차이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가 섭취한 단백질은 조직을 만들거나 연료로 타거나 저장된다.

식물 단백질에는 콩 종류들, 밀, 견과류, 씨앗이 있으며 이를 섭취하는 채식주의자들 역시 단백질이 부족하지 않다.

하지만, 노화와 수명에 건강상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먼저, 식물은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합성해야 하지만, 동물은 식물을 먹어 몸에 없는 아미노산을 얻는다. 이 때문에 혈액에는 항상 소량의 아미노산이 존재한다. 이것은 다시 단백질로 만들어져 재활용될 수 있다. 아미노산의 활용 측면에서는 동물 단백질이 유리한 것을 알 수 있다. 책에 실린 단백질의 생물가 비교표를 통해서도 동물성 공급원이 단백질 활용면에서 효과적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채식주의자들이 단백질 결핍이 없더라도, 채소는 인간에게 필요한 모든 단백질을 적절하게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단백질이 조금만 부족하면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주목할 만한 내용은 필수 미네랄인 소금 섭취에 대한 부분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한 소금을 적게, 싱겁게 먹어야 한다고 보건복지부 등 관련 기관뿐만 아니라 의사와 전문가들이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소금을 먹으면 실제로는 건강이 개선된다고 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 1950년대 미국의 한 연구자가 심장병 위험인자를 연구하는 과정에 소금을 먹인 쥐를 이용하였는데, 이는 인간으로 치면 하루에 4.5컵의 소금을 먹는 것이었다고 밝힌다.

그리고 1970년대 세계보건기구의 한 연구자가 하루 소금 섭취량을 제안한 것이 현재의 영양 상식으로 굳어버렸다고 말한다.

의심스러운 쥐의 실험, 인체 연구의 증거가 없음에도 상식으로 돼버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금 섭취와 관련하여 혈압에는 아주 미미한 효과가 있고, 심장마비와 뇌졸중과의 연관성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오히려 책에서는 염분 제한으로 인한 위험성을 알려 주고 있으며, 기왕에 먹는 소금이라면 인공 요오드화물이 있는 가공한 소금보다는 자연산 요오드가 많은 해양 심층수로 만든 소금을 선택하라는 조언도 하고 있다. 우리의 건강 상식과 정반대에 가까운 주장이어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왜 어떤 사람은 나이보다 젊어 보이고 더 활력 넘치는 삶을 사는가?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아프지 않고 존엄을 지키며 건강하게 늙는 비결은 무엇일까? 이 책은 100세 시대를 맞이한 현대인들의 이런 절박한 물음에 장수학의 최신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제이슨 펑과 디니콜란토니오 박사가 답한다.

과연 누구나 꿈꾸는 '젊음을 연장하는 방법'은 있을까? 공동저자는 불로장생의 묘약은 없지만, 노년까지 신체의 기능을 온전히 유지하며 살 수 있는 전략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한다. 개개인의 유전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공유하는 장수촌들이 그런 전략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이다.

저자들은 전 세계 장수촌 100세인들의 식습관으로부터 아주 중요한 공통분모를 찾아냈다. 100세인들은 지역을 불문하고 공통적으로 '엠토르'를 차단하는 식사를 하고 있었다. 엠토르(MTOR)는 식이 단백질에 민감한 ‘세포 영양소 센서’로서 성장이 필요한 시기에는 성장과 발육을 촉진하지만, 이 메커니즘은 반대로 노화를 가속화시켜 노년에는 해를 끼친다. 엠토르가 인체의 중요한 손상 복구 메커니즘인 '자가포식(AUTOPHAGY)' 과정을 강력히 차단하기 때문이다.

자가포식이 방해받으면 세포의 손상이 쌓이고 그 결과 노화는 가속된다. 건강한 노년의 비밀은 바로 적절한 운동과 함께 자신의 신체 나이에 맞는 최적의 '식이 단백질'을 섭취하는 데 달려 있었다.

이 책은 '탄수화물'과 '지방'에 대한 탐구를 보여준 전작들을 거쳐 마침내 '단백질'로 이어지는 제이슨 펑 3대 영양소 연구의 완결판이라고 할 수 있다. 완결판 속으로 들어가본다.





성장과 장수의 줄다리기 속에 숨겨진 신체 나이의 비밀


왜 우리는 늙는 것일까? 『어떤 몸으로 나이 들 것인가』에 따르면 노화란 나이가 들면서 세포의 회복 능력이 감소함에 따라 손상이 서서히 쌓이는 것이다. 그 결과 낮은 수준의 염증이 발생하고 신체 내부의 항산화 체계가 저해된다. 이렇게 신체 효율이 떨어지면 결국 질병과 사망의 위험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그렇다면 진화가 인체의 손상 복구 능력을 점점 완벽하게 끌어올릴 수 있지 않을까? 아쉽게도 자연은 우리가 늙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 유전자의 차원에서 진화는 '개인의 수명'이 아니라 '유전자의 생존'에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년에 성장과 출산율을 높이지만 노년에 암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유전자는 번식엔 유리하지만 수명을 줄인다. 하지만 이 유전자는 개체가 아닌 종의 생존에 유리하므로 해당 개체군에 널리 퍼질 것이다.

이처럼 하나의 유전자가 겉보기에 상충하는 두 가지의 서로 다르고 무관한 효과를 동시에 지니는 것을 '적대적 다면발현(antagonistic pleiotropy)'이라고 부른다.

'성장(번식)'과 '장수(수명)'가 충돌할 때 진화는 언제나 번식의 편에 선다. 그렇다면 노화의 파괴력에 대항하는 인간의 투쟁은 자연에 대항하려는 무모한 시도일까?

저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우리는 삶의 다양한 단계에서 ‘성장과 장수의 줄다리기’를 조율함으로써 건강하게 사는 기간을 늘릴 수 있다. 즉 어떤 몸으로 나이 들 것인지 우리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열쇠는 바로 '무엇을 더 먹고, 덜 먹느냐'에 달려 있다.





건강한 장수의 핵심 조절자, 식이 단백질


1972년 캐나다 몬트리올의 제약회사에서 일하던 수렌 세갈 박사는 이스터섬의 토양 표본에서 강력한 항진균 화합물을 분리한 후에 섬의 원래 이름을 따서 '라파마이신'이라고 명명했다. 그는 무좀의 국소 치료를 위해 항진균 크림을 만들려 했지만 이 발견은 훗날 더 거대한 사건이 되었다.

라파마이신은 면역억제제로써 유용했는데 1999년 과학자들은 이 약이 암 발생률을 높이는 대부분의 면역억제제와 달리 오히려 암의 위험을 줄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라파마이신은 세포가 증식하는 것을 막고 새로운 종양을 예방하고 기존 종양을 치료했다. 결국 과학자들은 이 약물과 상호작용하는 세포 내 표적을 찾아냈다.

라파마이신은 전에는 알려진 바 없던 엠토르(mTOR), '기계적 라파마이신 표적(mechanistic target of rapamycin)'이라고 이름 붙인 생화학적 경로로 이끌었다. 이 '영양소 감지 경로' 엠토르는 모든 생명체에게 매우 근원적인 것이었다. 의학계는 수천 년 동안 이 근본적인 생물학 체계를 알지 못했다.

인슐린 호르몬은 탄수화물과 단백질 둘 다에 민감하지만, 엠토르는 주로 단백질에 의해서 자극받았다. 곰팡이와 싸우기 위해 박테리아가 생산한 라파마이신은 엠토르를 차단하고 곰팡이의 성장 경로를 막아 휴면 상태로 만들었다. 사람의 경우 성장이 둔화되면 특정 유형의 암이 예방되므로 라파마이신은 유용한 암 치료제로 기능했다.

라파마이신은 암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노화 관련 질병에 유용하게 작용했다. 그렇다면 엠토르의 성장 메커니즘을 늦추면 노화 관련 질병을 막고 노화 자체를 늦출 수 있지 않을까? 『어떤 몸으로 나이 들 것인가』의 저자들은 이런 가설을 세우고 그 해답을 세계 각지의 장수촌(블루존)에서 찾았다.

과연 블루존인 오키나와, 샤르데냐, 로마린다 등의 100세 노인들은 모두 엠토르를 상대적으로 덜 자극하는 식사를 하고 있었다.

장수는 운동과 함께 단백질 섭취를 자신의 몸에 최적화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어떤 단백질을 얼마나 먹어야 할까? 그 해답은 『어떤 몸으로 나이 들 것인가』에 담겨 있다.





활기찬 노년을 위해 지금부터 시작하는 건강 습관


노년에 접어들었다고 해서 신체 활동이 줄거나, 장애가 발생하거나, 고통과 질병이 찾아오는 것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일 이유는 없다.

『어떤 몸으로 나이 들 것인가』는 죽을 때까지 건강과 활력을 누리며 장수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즉 간헐적 단식과 적절한 식습관 같은 고대부터 내려온 간단한 건강법을 바탕으로 최신의 과학 연구에 근거하여, 노화 과정을 늦추고,

염증을 줄이며, 전반적인 건강을 개선하는 완벽한 5단계 솔루션을 제공한다.

또한, 우리를 아프게 만들고, 비만과 심장병, 암, 조기 노화의 발병률을 높이는 건강 신화와 불필요한 보충제를 비롯한 잘못된 식단 조언의 가면을 벗긴다. 이 책이 제공하는 간단한 장수 솔루션을 활용하면 누구나 현재의 건강 상태를 극적으로 개선하고 노년에도 건강한 신체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수년간의 연구와 임상 진료에서 얻은 근거중심의학을 바탕으로, 더 길고, 더 충만하며, 더 건강한 삶을 위한 새로운 여정이 시작된다.





다음 내용은 전문가 특별리뷰로 출판사 측에서 제공한 내용이다. 독자들이 이 책을 이해하는 데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돼서 여기에 싣는다.

제이슨 펑 박사가 『어떤 몸으로 나이 들 것인가』에서 말했듯이, “진화는 우리가 나이를 먹든 말든, 죽든 살든 상관하지 않는다. 진화는 개체가 아닌 종의 생존을 보장한다. 당신이 아이를 낳으면, 당신이 생존하지 않더라도 유전자는 살아남을 수 있으므로 종이 더 오래 살게 하는 자연선택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능한 오래, 건강하게 살기 위한 접근법을 우리가 활용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분명히 모든 기능을 노년까지 온전히 유지하기 위한 근본적인 전략은 존재한다. 그중 하나는 건강한 식단을 섭취하는 것이다.

펑 박사는 『어떤 몸으로 나이 들 것인가』에서 최신 장수학의 가장 좋은 조언들을 훌륭히 정리해 냈다.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단백질이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한 그의 평가와 단백질 섭취의 타이밍이었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가장 중요한 비결이 ‘오토파지’ 과정을 활성화시키는 데 있기 때문이다.

오토파지는 그리스어로 ‘스스로 먹는다’는 뜻으로, 우리의 몸이 손상되고 결함이 있는 세포 내 원소들을 표적으로 삼아 리소좀으로 보낸 후, 소화시켜 미토콘드리아 같은 새로운 단백질과 구조로 재활용하는 과정을 설명한 것이다.

엠토르는 이 수리와 재건의 귀중한 과정인 자가포식을 방해하는 요인인데, 단백질 섭취의 양과 시기를 최적화하면 엠토르의 활성화를 막을 수 있다. 엠토르의 경로는 자가포식을 멈추게 하는 가장 강력한 자극제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관건은 딱 적당한 수준의 단백질 섭취량, 즉 자신만의 골디락스 단백질 양을 알아내는 것이다.





단백질이 너무 적으면 병이 생긴다. 단백질이 너무 많아도 병이 생긴다. 그렇다면 적당한 양은 어느 정도인가? 너무 적은 단백질은 파괴적인 근육 손실로 이어질 수 있고, 너무 많은 단백질은 오토파지를 멈추게 할 것이다.

펑 박사는 최적의 단백질 섭취량을 계산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연령별 섭취 타이밍에 대해서도 폭넓은 정보를 제공한다. 나는 내 웹사이트에 그와 인터뷰한 전문을 게시했다. 나의 홈페이지(mercola.com)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인터뷰 영상을 볼 수 있다.

이 책은 또한 수명을 연장시키고 수많은 노화 관련 질병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유일한 비약물적 방법인 ‘간헐적 단식’과 ‘칼로리 제한’에 대해서도 폭넓게 검토한다. 우리 모두는 깨끗한 물이 건강에 필수적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는 더 나아가 왜 차가 물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기 있는 음료이며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어떻게 차를 현명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지식을 제공한다.

공동저자인 디니콜란토니오 박사는 가장 중요한 비필수아미노산인 글리신을 설명하고, 글루타티온 수치와 많은 필수 단백질을 증가시키는 것이 어떻게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지 훌륭하게 설명한다. 건강을 위한 추천 도서가 필요하다면 이 책을 강력히 권하고 싶다.

- 조셉 머콜라, 『케톤하는 몸』 저자





저자 : 제임스 디니콜란토니오(JAMES DINICOLANTONIO)


미국 세인트루크 중미심장연구소의 심혈관 연구학자이자 약학박사이다. 세계적으로 명망 있는 과학자이자 건강 전문가인 그는 미국 보건 정책에 광범위하게 기여했으며 캐나다 상원 의회에서 설탕의 해악을 증언하기도 했다. 그는 영국심혈관협회와 협력하여 출판되는 학술지 〈영국의학저널 오픈 하트(BRITISH MEDICAL JOURNAL’S OPEN HEART)〉의 부편집장을 맡고 있으며, 다른 여러 의학 저널의 편집 자문위원이다. 디니콜란토니오 박사는 200편이 넘는 의학 출판물의 저자 혹은 공저자이며 두 권의 베스트셀러 건강서 『소금의 진실』과 『슈퍼 연료』의 저자이기도 하다


저자 : 제이슨 펑(JASON FUNG)


캐나다의 신장내과 전문의이다. 토론토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에서 신장학을 연구했다. 그는 온타리오주 토론토에서 단식 요법을 활용해 인슐린 저항성과 제2형 당뇨병, 비만을 치료하는 집중 식이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간헐적 단식과 저탄수화물 식단을 통한 제2형 당뇨병 치료의 세계적 권위자로서 ‘의사를 가르치는 의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연구는 《애틀랜틱》, 《뉴욕포스트》, 《포브스》, 《폭스뉴스》 등에 소개되었다. 저서로는 세계적 베스트셀러 『독소를 비우는 몸』, 『비만코드』, 『당뇨코드』가 있으며 토론토에 거주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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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오류들 - 고장 난 뇌가 인간 본성에 관해 말해주는 것들
에릭 R. 캔델 지음, 이한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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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brain science)은 일반 독자들에게 매우 생소한 분야다. 물론 의사나 많은 전문가들이 연구한 결과를 책으로 낸 것은 꽤 오래 전부터이고 엄청나게 많은 양일 것이란 점은 뇌과학이란 용어가 익숙지 않은 독자로서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뇌과학은 말 그대로 우리 인간의 뇌를 연구하는 과학 분야다.

뇌의 신비를 밝혀내서 인간의 물리적, 정신적 기능을 심층적으로 탐구하는 응용학문이라고 <두산백과사전>은 풀이하고 있다.

사전에 따르면 수학·물리학·화학·생물학 등 기초과학 분야는 물론, 의학·공학·인지과학 등을 복합적으로 적용해 뇌의 신비를 밝히고, 이를 통해 인간이 갖는 물리적·정신적 기능성의 전반을 심층적으로 탐구하는 응용 학문이다.

넓게는 뇌 정보처리 메커니즘의 이해를 바탕으로 모방과 응용을 통해 인간의 두뇌와 유사한 지능형 기계를 개발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연구가 이루어진 것도 1990년대 초반부터다.

이들 국가에서는 대체로 분자 차원에서 생화학 작용에 대한 미시적 탐구 및 인지와 관련해 정보처리의 세분화된 메커니즘을 밝히려는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즉 기존의 분석적인 탐구방식이 많은 비용이 들면서도 두뇌의 단편적인 기능을 밝혀 줄 수는 있지만, 지성과 감성, 의식과 무의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인간의 뇌를 총체적으로 규명할 수는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연구 분야가 바로 뇌과학이다.





아직 우리 뇌에 대해서 밝혀진 것보다 밝혀지지 않은 것이 훨씬 많겠지만, 지금까지 연구된 결과들도 만만찮다고 의사들은 말하고 있다. 그 관심은 대체적으로는 우리 뇌가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사람'으로 만들었는지에 있다.

책에 따르면 뇌과학자들은 뇌에 장애가 생긴 사람들을 연구하여 뇌의 메커니즘을 알아내기도 했다. 때로는 수술의 결과를 분석하기도 하고, 때로는 장애가 생기기 전과 후를 비교했다. 이 책『마음의 오류들』에서는 고장난 뇌의 사례를 연구하여 뇌의 정상 메커니즘에 대한 통찰을 얻는 과정을 설명했다.

그리고 그 중의 많은 부분이 유전자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뇌의 장애는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을 통해 발현된다고 알려지고 있다.

그 중 조현병, 조울증, 자폐증 환자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유전자가 있기도 하다고 연구결과 발표 논문들은 적시했다. 심지어는 사이코패스의 발현 역시 유전자와 환경이 모두 기여한다. 반사회적 행동과 타인에 대한 공감 결여를 보이는 이런 사람들은 감정을 처리하거나 도덕적 판단을 내릴 때 관련된 신경 회로의 활성이 평범한 사람들보다 약하다. 사이코패스가 개인적인 인격 문제라기 보다는 뇌의 장애라는 사실이 놀랍다. 이러한 사실은 형사 사법 제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어니스트 헤밍웨이나 윈스턴 처칠은 평생 지독한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반 고흐는 양극성장애를 앓던 그의 말년에 가장 뛰어난 작품을 그렸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로 알려진 수학자 존 내시는 조현병 환자로서 엄청난 수학적 재능을 드러냈다. 도대체 어찌된 일일까?

『마음의 오류들』은 학습과 기억의 신경학적 메커니즘을 밝힌 공로로 2000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뇌과학자, 에릭 캔델이 이 모든 궁금증에 답한다. 세계적 석학이자 위대한 생물학자로 70년 가까이 인간의 뇌를 연구한 그는, 그동안 마음의 문제로만 취급되던 자폐증, 우울증, 양극성장애, 조현병, 외상후 스트레스장애가 사실 고장 난 뇌와 관련 있다고 밝힌다. 무엇보다 뇌가 마음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 같은 오류를 살펴봄으로써, 사회성, 창의성, 기억, 행동, 의식과 같은 인간 본성에 관한 수수께끼를 풀어간다.





저자에 따르면 뇌의 신경 회로도 고장 나거나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을 때 그 기능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예를 들어, 베르니케 영역이라는 뇌 부위가 손상되면 언어 이해에 결함이 생기고, 이마앞겉질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면 도덕적 판단력이 상실되며, 뇌의 보상 체계에 활성이 줄어들면 중독에 취약해진다. 다시 말해, 모든 정신 질환에는 그에 대응하는 뇌의 장애가 있고, 인지, 기억, 사회적 상호작용, 창의성 등 우리의 모든 정신 과정에는 그에 대응하는 뇌의 기능이 있다. 우리의 뇌가 달라지면 우리의 정신 과정도 달라진다.

우리는 이를 활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옥시토신을 이용해 둘레계통의 억제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면 연인 간의 친밀함을 높일 수 있다.

시냅스의 연결을 약화해 기억을 교란하면 외상후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고, 이마앞겉질의 일부 영역을 비활성화하면 억압된 창의성을 해방할 수 있다. 우리가 뇌를, 그러니까 우리 자신을 재배선할 수 있는 것이다.






뇌는 컴퓨터와 닮았다. 컴퓨터가 입력값을 디지털 언어로 변환해 처리하는 것처럼, 우리 뇌는 신경전달물질을 디지털적으로 주고받으며 자극을 처리한다. 디지털 코드가 어떤 전기회로를 따라 전달되는지에 따라 빛이나 소리와 같은 컴퓨터 출력값이 달라지는 것처럼, 우리 뇌에 있는 수천억 개의 신경세포가 보내는 전기신호도 신경 경로에 따라 기억, 감정, 의식으로 달라진다.

그런데 이것을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한 가지 방법은, 고장 난 뇌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컴퓨터 부품이 고장 났을 때 그 부품의 기능이 드러나듯, 뇌의 신경 회로도 고장 나거나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을 때 그 기능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예를 들어, 베르니케 영역이라는 뇌 부위가 손상되면 언어 이해에 결함이 생기고, 이마앞겉질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면 도덕적 판단력이 상실되며, 뇌의 보상 체계에 활성이 줄어들면 중독에 취약해진다. 다시 말해, 모든 정신 질환에는 그에 대응하는 뇌의 장애가 있고, 인지, 기억, 사회적 상호작용, 창의성 등 우리의 모든 정신 과정에는 그에 대응하는 뇌의 기능이 있다.





“우리가 참여하는 모든 활동, 자기 자신을 개성 있는 존재라고 지각하게 만드는 모든 감정과 생각은 우리 뇌에서 나온다. 복숭아를 맛볼 때, 어려운 결정을 내릴 때, 우울하다고 느낄 때, 그림을 감상하는 동안 감동이 밀려들 때, 당신은 전적으로 뇌의 생물학적 기계 부품들에 의존하고 있다. 당신을 당신답게 만드는 것은 바로 당신의 뇌다.”

- 본문 중에서


우리의 뇌가 달라지면 우리의 정신 과정도 달라진다. 우리는 이를 활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옥시토신을 이용해 둘레계통의 억제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면 연인 간의 친밀함을 높일 수 있다. 시냅스의 연결을 약화해 기억을 교란하면 외상후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고, 이마앞겉질의 일부 영역을 비활성화하면 억압된 창의성을 해방할 수 있다. 우리가 뇌를, 그러니까 우리 자신을 재배선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지난 세기에 뇌와 그 장애에 관해 알아낸 사실은 나머지 인류 역사에 걸쳐 알아낸 것보다 훨씬 더 많다.”

- 본문 중에서





신경과학의 최고 권위자 중의 하나인 에릭 켄델은 마음의 문제로만 치부되었던 각종 정신병리학적 증상들을 신경과학의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저자 에릭 켄델은 평생동안 천착했던 분야인 뇌가 인간의 마음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마음의 오류’를 통해 인간의 정체성을 이루고 있는 기억, 행동, 의식 등을 통찰한다.

그는 또한 마음에 관한 생물학적 연구에 대해 뇌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뇌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치료법을 제공하는 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휴머니즘에 대한 정의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렇기 위해 뇌의 기능이 어떻게 차이를 보이는지, 인간의 공통적인 특성과 개별적인 특성을 먼저, 그리고 더 깊이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책에서는 자폐 스펙트럼, 우울증과 양극성 장애, 조현병, 치매, 파킨슨병과 헌팅턴병,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중독 등 다양한 뇌 기능 장애에 대해 유전학적, 신경과학적 원인과 원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한 이를 통해 보다 심화된 뇌 기능이자 현대 과학의 수수께기인 의식에 대한 이야기까지 확장한다. 이 책을 통해 뇌의 기능 장애로 인한 마음의 오류들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과 미래 전망 뿐 아니라 이를 통해 의식과 휴머니즘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뇌 장애의 원인은 다양하다. 뉴런에 필요없는 가지치기가 일어나는 시기에 가지치기가 과하게 이루어지면 조현병이, 가지치기가 너무 적게 이루어지면 자폐증이 발생한다. 단백질 접힘에서 오류가 일어나 유해한 단백질 덩어리가 생기면 이것이 뇌의 조직을 죽게 만들어 파킨슨병, 헌팅턴병, 알츠하이머 등을 일으킨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일에 신생 돌연변이 등의 유전자가 관련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고장난 뇌를 가진 사람들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다. 인격적으로 미숙하다거나, 의지가 없다거나, 도덕적으로 방탕하다거나. 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질환의 커다란 이유로 유전자를 들고 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우리의 뇌의 기능과 특질의 많은 부분이 유전자와 뇌의 해부학적 구조, 뉴런의 작용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의 뇌를 들여다보는 여정을 통해 인간 본성의 많은 부분이 뇌의 기능으로 인해 이루어지며, 일정 부분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이 책은 보여준다. 그리고 또한 같은 이유로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제시한다. 외과, 내과 등 의학의 다른 분야보다 훨씬 늦은 발달 양상을 띠는 뇌과학은 '뇌는 아직까지는 신(神)의 영역이다'는 어느 정신과 전문의의 솔직한 고백을 굳이 여기에서 언급하지 않더라도 모두가 아는 말이다.

그러나 에릭 캔델 같은 학자이며 의사들이 연구를 꾸준히 이어간다면 결코 신의 영역으로 영원히 남아 있지는 않을 것이란 의사들의 말도 설득력을 얻는다. 이 책을 읽은 독자도 그렇게 믿는다.





저자 : 에릭 캔델(ERIC R. KANDEL)


뇌와 신경세포, 기억과 무의식 연구에 평생을 바친 세계적인 뇌과학자. 컬럼비아대학교 교수이자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의 선임연구원으로, 학습과 기억의 신경학적 메커니즘을 밝힌 공로로 2000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과학, 예술, 인문학을 넘나들며 무의식의 세계를 파헤치는 《통찰의 시대》와 신경과학 분야 최고의 교과서로 꼽히는 《신경과학의 원리》 등이 있다. 회고록 《기억을 찾아서》는 2004년 미국 국립아카데미 ‘최고의 책’,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역자 : 이한음


서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했다. 과학소설로 199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후 과학 전문 번역자 및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리처드 도킨스, 에드워드 윌슨, 로버트 트리버스 등 저명한 과학자의 대표작을 번역했다. 옮긴 책으로는 《통찰의 시대》,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알고리즘, 인생을 계산하다》 등 다수가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진행하는

체험단,리뷰단에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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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 - 사람과 동물의 윤리적 공존을 위하여
셸리 케이건 지음, 김후 옮김 / 안타레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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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우리나라도 '반려동물 1천만 시대'라고 한다. 반려동물이란 개, 고양이 등 동물을 가족처럼 여기고 대우하는 것이다. 불과 수십 년 전만하더라도 우리는 동물은 가축이든 야생이든 인간과 엄격히 구분했다. 필요에 의해서 기르다 필요가 없어지면 언제든 버릴 수 있는 '물건' 정도로 취급했다. 그러면 인간과 동물의 공생은 언제부터였을까? 공생이라면 주고받는 관계에 있는 것을 뜻하는 것 아닌가. 동물에게도 윤리가 있을까? 있다면 그 윤리는 인간의 윤리와 같은 것일까? 『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의 저자 셸리 케이건은 동물을 다루는 윤리학적 관점은 생명체의 형태에 따라 도덕적으로 적당한 차별이 존재한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예를들면 모기를 죽이는 행위는 침팬지를 죽이는 것과 같은 종류의 행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분명히 사람의 삶은 쥐보다 낫다. 인간과 쥐의 이런 비교론이 옳은 것일까? 쥐의 삶은 과연 인간의 삶보다 못할까?

인간의 삶만 가치가 있는 것일까? 사람만이 어떤 종류의 삶이 다른 종류의 삶보다 가치 있는지 없는지 질문하고 고민하고 대답할 수 있다.

우리는 동물의 내면은커녕 사회적 삶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거의 없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사람이 동물보다 더욱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고 어떤 동물이 다른 동물보다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다면 그와 같은 차이는 그들의 삶이 지금 어떻고 앞으로 어떻게 될 수 있는지와 같은 삶의 내용에 좌우된다.





『죽음이란 무엇인가(DEATH)』를 통해 ‘죽음의 본질’과 ‘인생의 의미’를 탐구했던 그가, 이번에는 동물윤리 한복판에 뛰어들어 ‘동물의 삶’과 ‘인간의 자격’을 역설한다. 이 책은 케이건 교수가 옥스퍼드대학교 우에히로 실천윤리 센터(UEHIRO CENTRE FOR PRACTICAL ETHICS)의 초청을 받아 진행한 특별 강좌를 재구성한 것으로, 인간과 동물의 도덕적 ‘지위’와 의무론적 ‘권리’ 그리고 윤리적 ‘공존’에 관해 고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로써 그의 윤리적 관심은 ‘인간의 죽음’을 넘어 ‘동물의 삶’을 아우르는 데까지 이르렀다. 케이건 교수 특유의 유머 감각과 재치 있는 입담은 여전하다. 논증은 훨씬 정교하고 집요해졌다. 이 책에서도 그는 독자의 지적 호기심과 윤리적 양심을 일깨우는 다양한 질문을 던지지만, 대표적인 현대 철학자답게 신념과 감정을 완전히 배제한 채 오직 이성과 논리로만 동물의 권리와 인간의 가치를 파헤친다.

『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는 두 가지 방향으로 읽힌다. 하나는 사람과 동물이 함께 잘사는 ‘윤리적 공존’을 모색하는 작업이며, 다른 하나는 지구상에 가장 월등한 존재로서 인간이 추구해야 할 ‘삶의 참된 가치’를 되새기는 기회다.

오늘날 동물윤리 분야의 지배적 견해에 강력한 반론을 제기하는 동시에, 사람과 동물의 도덕적 차이를 철학적으로 살핌으로써 ‘무엇이 인간을 가치 있는 존재로 만드는지’ 성찰하게 한다.





사람과 동물은 동등하지 않다


불과 50년 전만 하더라도 “동물을 어떤 식으로 대우할 것인가?”와 관련한 철학적 주제는 사실상 존재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50년이 흐르는 동안 추(錘)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동물윤리는 도덕철학에서 가장 견고하게 자리 잡은 분야가 됐다. 이 주제를 다룬 저작과 논문과 기사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으며, 정기 간행물 발행이나 학술회의 개최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면서 동물윤리 분야에 거대한 ‘철학적 관점’이 형성됐다.

이 책에서 셸리 케이건 교수는 아예 처음부터 자신의 관점을 공공연하게 드러낸 다음 논증을 시작한다.

‘도덕적 입장(moral standing)’을 가진 존재는 마땅히 도덕적 헤아림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도덕적 입장을 취하는 모든 개체가 동일한 ‘도덕적 지위(moral status)’를 갖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도덕적 지위는 동물보다 월등히 높으며 동물들 사이에서도 각각 다르다. 이른바 ‘계층적(hierarchical)’ 관점이다.

그러나 누구든 직관적으로 당연하게 여길 것 같은 이 관점은 동물윤리 분야의 주류가 아니다. 오늘날 동물윤리를 지배하는 견해, 즉 ‘철학적 관점’은 “사람과 동물은 동등하다”는 입장이며, 케이건 교수는 이 관점을 ‘단 하나’의 도덕적 지위만을 인정한다고 해서 ‘단일주의(unitarianism)’라고 부른다. 그는 인간 사회의 도덕 이론을 동물에 적용한 단일주의자들의 노고를 인정하면서도, 동물윤리 분야가 교착 상태에 빠진 이유 또한 이들의 잘못된 관점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사람과 동물이 동등하다는 견해가 “동물을 사람과 같이 헤아려야 한다”는 일반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괴상한 논리로 발전해 공론을 이끌어내기는커녕 분열만 야기하고 있다.

개나 고양이는 ‘가족’과 같은 헤아림을 받는 반면 소나 돼지는 ‘고기’로 식탁에 오르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단일주의 관점에서는 그저 ‘옳지 못한’ 행위일 뿐이다. 그것이 전부다. 더 이상 논의의 여지는 없다.





도덕적 입장을 취하는 존재들


“도덕적 입장을 가진 존재는 도덕적 헤아림을 받아야 한다”고 할 때, 우리는 해당 존재가 ‘도덕적 입장’을 취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저자는 “고통은 고통(Pain is Pain)”이라는 슬로건으로 대표되는 ‘지각 능력(sentience)’, 즉 “고통을 느끼는 생명체는 도덕적 입장을 갖는다”는 단일주의의 기존 견해를 소개한 뒤, 이 능력은 도덕적 입장 설정의 근거가 되기에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고통이나 쾌락은 해당 개체만이 느낄 수 있는 주관적 경험이므로, 지각 능력은 이를테면 학대당하는 고양이를 보고도 그저 몸부림칠 뿐이지 고통을 느끼는 게 아니라는 주장을 논리적으로 압도할 수 있는 개념이 못된다. 그래서 해당 개체가 도덕적 입장을 취하는지의 여부는 케이건 교수가 ‘행동 능력(agency)’이라고 명명한 개념을 통해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행동 능력은 스스로의 의지와 욕구에 따라 행동하는 능력을 말하며, 우리가 해당 개체의 행동 양상만 관찰하면 도덕적 입장의 확보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그는 나아가 사람과 동물의 도덕적 지위 차이가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인간의 삶과 동물의 삶을 비교하면서, 사람인 우리가 동물보다 더 가질 수 있는 ‘좋은 것들’에 관해 고찰한다.





무엇이 도덕적 지위를 결정하는가


도덕적 입장을 취하는 존재들에게 높고 낮은 도덕적 지위를 갖게 하는 특성은 무엇일까? 무엇이 도덕적 지위와 격차를 만들까?

케이건 교수는 다름 아닌 ‘정신적 능력’에서의 차이가 도덕적 지위를 결정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정신 능력은 ‘행동 능력’과 이어진다.

사람이 동물보다 높은 도덕적 지위를 갖는 것도, 개와 고양이가 물고기나 곤충보다 도덕적 지위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같은 종(種)의 동물들끼리도 그 능력에 따라 도덕적 지위는 달라진다. 모든 돼지가 아닌, ‘이’ 돼지와 ‘저’ 돼지가 저마다 확보한 능력이 도덕적 지위의 차이를 초래한다는 ‘개체주의(individualism)’ 시각이다. 케이건 교수는 심지어 사람들 사이에서도 도덕적 지위가 다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테면 심각한 뇌 손상을 입어 정신적 능력이 결여된 인간은 통상적인 사람들보다 도덕적 지위가 낮다. 이는 윤리적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예민한 사안이지만, 케이건 교수는 ‘잠재적(potential)’ 지위와 ‘양식적(modal)’ 지위라는 대안적 개념을 제시하면서 자신의 계층적 관점을 유지한다.





계층주의에 대한 몇 가지 우려들


계층적 관점은 용어의 뉘앙스부터 오해를 살 만한 견해다. 차등, 차별, 차이, 격차라는 단어가 부정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 장에서 케이건 교수는 계층적 관점에 대해 제기될 수 있는 몇 가지 우려(공격 포인트)를 설정하고 하나씩 반박한다. 우려는 네 가지다.

계층주의가 ‘엘리트주의(elitism)’라는 비판, 사람보다 도덕적 지위가 높은 ‘우월한(superior) 존재’가 실재한다면 윤리적으로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의 문제, 심각한 정신 장애를 가진 이른바 ‘가장자리 상황(marginal cases)’에 처한 존재의 도덕적 지위를 설명하는 방식, 그리고 일반적인 사람들 사이에서도 능력 차이로 인한 도덕적 지위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정상적 편차(normal variation)’ 문제의 설득력 있는 논증 여부가 그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그는 ‘엘리트주의’, ‘우월한 존재’, ‘가장자리 상황’은 간단히 우려를 불식시키면서도, ‘정상적 편차’ 문제만큼은 일종의 ‘약속 어음’을 발행하고는 뒤에서 반드시 회수하겠다고만 약속한다. 그리고 이때부터 이 책은 현대 철학 논리 전개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후 펼쳐지는 장에서 케이건 교수는 단일주의가 의무론으로서 기능할 수 있는지, 동물에게 의무론적 권리를 부여하려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 등을 집요할 정도로 꼼꼼히 논증한다. 그리하여 계층적 관점 말고는 의무론과 결합 가능한 견해가 없음을 증명한 뒤 최종적으로 ‘제한적 계층주의’를 동물윤리 분야의 새로운 이론적 토대로 정립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케이건 교수는 독자에게 발행한 약속 어음을 회수하며 ‘정상적 편차’ 문제도 해결된다. 그가 펼치는 논리의 향연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함께 따라가보자.





톰(Tom)이 난파를 당해 무인도에서 표류하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섬에는 몇 가지 식물이 자라고 있지만 삶을 지탱하기에는 적절치 않다. 톰은 음식을 먹어야 하며 그러지 못하면 곧 굶어 죽을 것이다. 이때 그가 지속적으로 물고기를 잡아먹는다면 계속 생존할 수 있다고 생각해보자.

톰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여기에서 만약 여러분이 물고기가 도덕적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물고기 대신 야생 토끼나 다람쥐와 같은 동물들을 떠올려도 된다.

단일주의를 수용한 절대적 의무론자라면 이에 대한 대답은 “아니오”가 될 것이다. 톰은 무고한 동물을 죽일 수 없으며, 그것밖에는 살아남을 도리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물고기(또는 토끼나 다람쥐)를 잡아먹어서는 안 된다. 물고기를 죽이는 것은 결국 생명권을 침해하는 행위인데, 이 권리는 여러분이나 내가 갖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강력하고 중요하다. 절대적 의무론의 관점에서 무고한 사람을 살해하는 행동은 허용되지 않으므로, 단일주의를 받아들인 절대적 의무론자로서는 무고한 물고기를 죽이는 행위 또한 허용될 수 없는 것이다.

결국 톰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은 스스로를 굶어 죽게 하는 것뿐이다.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그러나 이 같은 결론은 누구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단일주의적 절대적 의무론자들은 이 결론을 피해가지 못한다.

- 「제7장: 단일주의는 의무론이 될 수 있는가」 중에서





철학에서는 때때로 추상적 주장이 일견 설득력이 있더라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함의를 갖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사람들은 그 주장과 그것이 담고 있는 개념을 받아들여야 할지, 아니면 설득력 있어 보였던 전제를 포기함으로써 그 주장에 저항(또는 회피)해야 하는지에 대한 어려운 질문에 직면하게 된다. 더욱이 이성적으로는 이해되는데 감성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거나, 반대로 감성적으로는 납득이 되는데 이성적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계층주의에 대한 논의에서는 이 같은 딜레마에 봉착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 우리가 꽤 오랫동안 살펴본 것처럼 이런 개념들은 그 자체로서도 설득력을 갖기 때문이다. 계층적 접근방식을 통하면 행여 우리가 짊어졌을지도 모를 흥미롭지 않고 불합리한 수많은 잘못된 결론을 모두 피할 수 있다. 계층적 관점은 다분히 현실적이고 직관적인 접근방식이므로 우리의 이성에 혼란을 야기하지 않는다.

-「제11장: 제한적 계층주의라는 대안」 중에서





동물은 비록 사람만큼은 아니더라도, 우리가 지금껏 가져온 생각보다는 훨씬 더 많은 헤아림을 받아야 한다. 여러분이 나와 함께 꽤 긴 논의를 진행해오는 동안 기존에 갖고 있던 생각들을 점검해볼 수 있었다면 나는 만족한다.

내가 제안한 여러 견해에 여러분이 동의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온전한 ‘사람’인 여러분이 사람의 삶을 살면서 경험했거나 경험하게 될 다양한 윤리적 문제들을 동물의 삶에 투영하는 것이 유의미한 작업임을 깨닫는 일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곧 ‘사람으로서의 가치’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사람은 모든 것을 가졌다. 이제 동물의 몫을 생각할 때다.

무엇을 줄 수 있느냐가 사람의 가치를 결정한다. 동물을 학대해온 인류의 기나긴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그 같은 행위가 불명예스럽고 치욕스럽다는 사실을 당연하게 인식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아직 그 날은 오지 않았다. 우리가 오게 하지 않으면 오지 않을 날이다.

-「나오며: 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 중에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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