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가 도망쳤다 - 2025 서점대상 수상작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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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사랑과 자존감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저자는 ‘인어‘와 ‘왕자‘라는 판타지적 요소를 더해 우리 마음속 깊은 곳의 갈라진 틈을 비추고 위로한다. 일본의 화려한 긴자라는 공간에서 일어난 기묘한 소동을 은유적으로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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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가 도망쳤다 - 2025 서점대상 수상작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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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서평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 책 『인어가 도망쳤다』의 표제어 중 '인어'는 상상의 반수반인(半獸半人)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리스·로마 신화 때부터 등장한다. 『그리스·로마신화 인물백과』에 따르면 세이레네스(Seirens, Siren, Siren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은 여자이고 반은 새인 '바다의 마녀'이다. 바닷가 외딴 섬에 살면서 매혹적인 노래를 불러 근처를 지나는 배들을 좌초시켰다. 트로이 전쟁을 끝내고 귀향하는 오디세우스를 유혹하는 데 실패한 뒤 분을 이기지 못하고 바다에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양 문학의 원형으로 오랫동안 세계의 독자들에게 아름답고 노래를 잘 부르는 여신(女神)으로 우리들에게 각인돼 왔다. 

'인어'를 동화 속에 등장시켜 '공주'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게 한 작가는 안데르센이다. 『인어공주』는 아름다운 문장을 통해 순수한 사랑을 그린 안데르센(Hans Christian Andersen, 1805~1875)은 스스로 가장 감동적인 동화라고 여기는 작품이다. 육지의 왕자를 만나기 위하여 마녀에게 자신의 영혼까지 저당 잡히지만, 결국에는 물거품이 되고 마는 인어공주의 애절한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어린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까지 큰 감동을 주는 명작으로 세계 각국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으며 영화와 연극으로 공연되었다. 안데르센은 이 작품의 바닷속 주인공들을 만들어내면서 여러 가지 요정에 대한 민담과 문학적인 전통을 참고했다고 한다. 셀키(인간과 물개의 모습을 한 상상 속 존재), 님프(그리스어 ‘님페(Nymphe)’의 영어식 발음으로 그리스인들은 자연계에 여러 정령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고, 이것을 님프라고 하였다), 닉시(게르만 신화 속 물의 요정), 운디네(물의 요정) 등이 그것이다. 그중에서도 바다의 암초에 누워 햇볕을 쬐며 인간을 유혹하면서 아름다운 인간으로 변하기도 하는 물개 셀키에 관한 이야기는 스코틀랜드 연안 오크니 섬에 널리 알려져 있으며, 닉시는 인간을 꾀어 죽게 하는 그리스 신화 속의 사이렌과 비슷하다. 또한 바다 왕의 딸과 사랑에 빠진 기사가 그녀를 배신한다는 내용인 푸케의 1811년 발표 단편 「운디네(Undine)」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도 한다.



안데르센의 『인어공주』는 다시 후대의 여러 작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는데, 그중에서도 1891년에 발표된 오스카 와일드의 『어부와 그의 영혼(The Fisherman and His soul)』은 안데르센의 이야기에서 영향을 받은 작품이다. 이외에도 『인어공주』는 영화, 미술, 음악 부분에서도 사용되었는데, 1989년 존 머스커 감독의 영화 제작과 덴마크의 조각가 에드바르트 에릭센의 인어공주 동상, 알렉산더 폰 쳄린스키의 교향곡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 소설 작품 『인어가 도망쳤다』에서 인어가 나타난 곳은 일본의 '긴자'다. 긴자(銀座, ぎんざ)는 일본 도쿄 주오구에 위치한 번화가다. 과거 교바시구 지역에 속했으며, 현행 행정 지명으로 긴자 1초메부터 8초메까지로 구성된다고 한다. 긴자는 고급 상업지로, 브랜드 상점들이 줄지어 있으며, 일본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지역 중 하나이다. 도심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번화가로, 신주쿠, 시부야, 이케부쿠로와 함께 도쿄를 대표하는 상업 지역이다.

긴자라는 이름은 에도 시대에 은화를 주조하던 은좌(銀座)가 설치된 것에서 유래되었다. 일본 최대의 번화가 중 하나로, 니혼바시(日本橋)와 함께 넓은 의미의 시타마치(下町)로 여겨지기도 한다. 도쿄 도심을 대표하는 고급 상업지로, 전쟁 이전에 후지산, 게이샤, 미키모토, 아카사카와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명물로 해외에서도 알려져 있었다. 해외 명품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 고급 클럽, 바, 고급 시계 전문점, 백화점 등이 많이 모여 있으며, 히가시긴자역(東銀座駅) 앞에는 가부키좌(歌舞伎座)가 위치해 있다.

'긴자'라는 이름은 일종의 지역 브랜드가 되어 일본 전국 각지의 상점가에 "○○긴자"라는 명칭이 흔히 사용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니클로와 같은 패스트 패션과 드럭스토어 같은 대중적인 매장도 늘고 있다. 명품 의류 외에도 맥도날드, 스타벅스, H&M, 애플 스토어 등의 외국계 체인점의 일본 1호점이 긴자에 위치하는 등, 오랫동안 서양 문화의 발신지 역할을 했다.



이 책 『인어가 도망쳤다』의 저자 아오야마 미치코는 '인어'와 '왕자'라는 판타지적 요소를 더해 우리 마음 깊은 곳의 갈라진 틈을 비추는 이야기를 우리 앞에 선보인다. 현대인의 사랑과 자존감을 섬세하게 그려낸 이번 작품, 화려한 긴자라는 공간 속에서 ‘왕자’와 ‘인어’를 둘러싼 기묘한 소동을 그리고 있다. 이 책에는 다섯 명의 인물이 각자 다른 모습으로 우리 앞에 등장한다. 다섯 명의 인물은 각각 인어의 변신이자 은유이기도 하다. ① 연인 앞에서 늘 작아지는 청년 ② 딸의 독립으로 공허함을 느끼는 엄마 ③ 소유욕에 매여 사랑을 놓친 노인 ④ 불안 속에서 흔들리는 신인 작가 ⑤ 화려한 겉모습 뒤에 외로움을 감춘 여인 등이다. 다섯 인물은 ‘왕자’라는 낯선 존재를 매개로 자신이 외면해 온 두려움과 욕망, 그리고 오래전 잃어버린 진짜 마음을 마주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화한다.

왕자를 마주한 청년은 연인 앞에서의 허황된 모습을 내려놓고, 엄마는 ‘엄마’라는 역할 뒤에 가려져 있던 자신의 소외감을 회복한다. 미술품에 집착하던 중년 남성은 그것이 결국 지키지 못한 사랑과 시간에 대한 갈망이었음을 깨닫고, 인정받아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혔던 작가는 그보다 더 소중한 가치를 발견한다. 마지막으로 마담으로 살아온 여인은 사랑의 상처를 회피하는 대신, 상대의 숨겨진 진심을 마주할 용기를 얻는다.

저자 아오야마 미치코는 거대한 사건이나 극적인 전개보다는, 일상 속 작은 순간과 사람들의 미묘한 감정을 포착하는 데서 빛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화려한 긴자의 풍경, 평범한 대화 속에서 조금씩 배어 나오는 흔들림이 인물들을 변화로 이끌고, 그 변화는 독자에게도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전한다. 다채로운 도시의 모습과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번져 나오는 작은 흔들림이, 인물들을 조금씩 변화시킨다. 독자들은 책장을 넘기는 매 순간, 일상의 언저리에서 발견할 수 있는 기적 같은 책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이 작품은 결국 ‘마음을 다시 마주하는 법’을 묻는다. 저자는 살아가면서 사랑, 시간, 관계, 그리고 자기 자신 등 우리가 놓치고 잃어버린 것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음을 솔직하게 보여주지만, 동시에 그것들을 붙잡으려 애쓰지 않는다. 오히려 다시 바라볼 용기를 내는 순간에 더 큰 의미가 있음을 섬세하게 전한다. 다섯 인물의 이야기는 각기 다른 세대와 삶의 상황을 비춘다. 또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상실과 불안을 보편적으로 드러내고, 낮아진 자존감을 묘사한다. 그러나 동시에 조금씩 자신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은은한 희망과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읽는 내내 마음 한켠이 부드럽게 열리고, 마치 오래된 친구와 이야기하는 듯한 편안함과 감동을 느끼게 된다.

이 책 『인어가 도망쳤다』은 단순히 ‘읽는 소설’이 아니라, 내 마음속 깊은 곳과 마주하게 해주는 방향성을 제시한다. 우리가 잊고 있던 삶의 온기, 잃어버린 감정,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들을 조심스럽게 불러내는 경험 말이다. 


당신, 정말 나로 괜찮았어?

까다롭고 지루한 나 말고 더 대범하고 활기찬 남자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함께 풋살도 하고, 축구도 보고, 수면 부족에 웃으며 맥주도 마시고.

책 읽지 않아도 세상에서 얼마든지 훌륭하고 즐겁게 살 수 있으니까.

어쩌면 책 같은 거 읽지 않는 편이 훨씬 평화롭고 건강할지도 모르겠다.(p.168)


배 위의 왕자는 무대에 오른 스타처럼 보였겠지. 바다라는 관객석에서 인어공주는 그저 남몰래 그를 바라만 봐도 최고의 행복을 맛보았을 것이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직접 육지로 나가 처음으로 시선을 맞춘 왕자는 그녀에게 얼마나 눈부신 존재였을까. 그녀는 왕자 곁에서 얼마나 여러 번 가슴이 미어졌을까. 그대로 바다에 있었으면 아름답고 화려한 추억을 품은 채, 평화롭게 살았을지 모르는데.(p.213)



이 소설 작품의 역자 민경욱은 「허구와 현실이 맞닿는 불가사의한 공간, 긴자」라는 제목의 〈옮긴이의 말〉에서 "이들(다섯 명의 등장인물)은 긴자라는 공간 곳곳에서 화제가 된 왕자와 만나 대화를 나누며 다른 행동에 나서고 자신을 긍정하고 새롭게 결심하고 진실을 털어놓기로 마음먹는다. 또 동화 속 왕자를 위로하고 공명하기도 하고, 때로는 반론하고 쓴소리를 늘어놓는다. 현실과 이야기가 서로 어울리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순간에 우리 또한 입회한다. 다섯 시간 동안 벌어지는 작은 소동극은 우리를 불가사의한 체험으로 장으로 이끈다."고 설명하고 있다. 


저자 : 아오야마 미치코(靑山 美智子)


1970년 아이치 현에서 태어나 현재 요코하마 시에 거주 중이다. 대학 졸업 후, 시드니의 일본계 신문사에서 기자로 2년간 근무했다. 이후 일본으로 돌아와 도쿄의 출판사에서 잡지 편집자로 일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데뷔작 『목요일에는 코코아를』로 제1회 미야자키 책 대상을 수상했으며, 두 번째 작품 『고양이 말씀은 나무 아래에서』로는 제13회 덴도 문학상을 받았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는 『도서실에 있어요』, 『달이 뜨는 숲』, 『쓰담쓰담 치유하마 놀이터』 등으로 4년 연속 서점대상 후보에 올랐으며, 『인어가 도망쳤다』 역시 2025년 서점대상 후보에 선정되었다. 이 밖에도 『너에게 오는 건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야』, 『월요일의 말차 카페』 등이 있다.


역자 : 민경욱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인터넷 관련 회사에 근무하며 1999년부터 일본문화포털 ‘일본으로 가는 길’을 운영했으며, 그것이 인연이 되어 전문번역가의 길을 걷고 있다. 또 일본 관련 블로그 ‘분카무라'를 운영하며 일본문화 팬들과 교류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요시다 슈이치의 『거짓말의 거짓말』, 『첫사랑 온천』, 『여자는 두 번 떠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11문자 살인사건』, 『브루투스의 심장』, 『백마산장 살인사건』, 『아름다운 흉기』, 『몽환화』, 『미등록자』, 이케이도 준의 『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 『하늘을 나는 타이어』, 이사카 코타로의 『SOS 원숭이』, 『바이, 바이, 블랙버드』, 누마타 마호카루의 『유리고코로』, 『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 야쿠마루 가쿠의 『데스 미션』, 히가시야마 아키라의 『내가 죽인 사람 나를 죽인 사람』 고바야시 야스미의 『분리된 기억의 세계』 신카이 마코토의 『날씨의 아이』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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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지구 1
    윤재호 지음 / 마인드마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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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서평 북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 책 『제3지구』는 시공을 넘나드는 방대한 스케일의 '스페이스 오페라 소설'이다. 영화 〈뷰티풀 데이즈〉, 〈송해 1927〉의 감독으로 유명해진 윤재호의 작품이다. 저자 윤재호는 2022년 한 권으로 된 『제3지구』를 발표하며, “소설로 방향을 바꾸면서 나의 상상력은 절대적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출간한 작품은 3년 동안 절대적 자유로 얻은 풍부한 상상력을 불어넣고, 훨씬 더 다양한 인물의 서사를 그렸다. 영화 감독 시절 얻은 영감과 전업 작가로서의 상상력을 더 키웠다는 의미로 읽힌다. 표제어 '제3지구'는 지구 멸망과 화성 정착 실패 후 인류가 도달한 세 번째 지구라는 의미다. 

    "인류는자신의 탐욕을 반성하기보다 지구를 포기하는 것을 택했다."(p.13) 지구가 멸망하자 화성으로 옮겼고, 화성 정착에 실패한 후 다시 이곳 ‘제3지구’로 왔다는 뜻이다. 이 소설 작품은 '제3지구'라는 이곳에서 벌어지는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의 독재와 탄압, 저항과 평화에 대한 열망을 그린 SF 판타지 소설이다. 인류가 새로운 정착지로 선택한 이곳은 급격한 일교차와 함께 산소 부족 현상도 나타나지만, 그동안 이룩한 비약적인 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완벽히 해결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곳에서 발견한 새로운 자원은 다시 한번 과학기술의 임계점을 높이며 인류는 전례 없는 진일보한 문명을 이룬다. 

    그러나 독재를 꿈꾸는 외계 세력이 제3지구의 질서를 파괴하고 다수 시민들을 착취하자, 인류는 이 불평등한 구조를 혁신하기 위해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지금 일부 과학자들도 예견하지만 지구는 어느 시점이 지나면 멸망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어떤 방법으로 언제 멸망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을 뿐이다. 따라서 지구 멸망은 어찌 보면 예정된 수순이다.



    지구에 살던 인류는 지구 생명체의 80%가 멸종하고 영원할 것 같던 화석연료가 바닥나자 사람들은 그제야 허둥지둥 다음 방법을 모색했다. 원자력으로 에너지원을 대체했지만 점점 악화되는 토양과 수질은 원자력도 정답이 아님을 확인하게 했다. 태양계에서 지구와 가장 비슷한 조건의 행성은 화성이라고 이미 과학자들에 의해 밝혀졌다. 알려진 것처럼 화성(火星, Mars)은 태양계의 4번째 행성이다. 백과사전 등에 따르면 산화철로 인한 붉은 빛이 감도는 사막 지형이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영미권에서는 '붉은 행성(Red Planet)'이라는 다른 이름으로도 부른다. 지구를 제외한 태양계 내 모든 행성 중 표면 탐사가 가장 많이 이루어진 행성이기도 하다. 

    물의 존재가 확인되고 테라포밍*의 가능성이 보이는 등 인류 문명의 우주 개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여겨지는 천체이다. 화성 표면에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과거부터 논의되고는 있으나 아직까지 화성에서 생명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애초에 표면온도도 평균 수치가 지구의 남극 수준으로 낮은 데다가 대기도 희박하고 태양풍을 막아주는 행성의 자기장도 약해서 고등 생명체가 살기에는 여전히 혹독한 환경이고, 생명체가 만약 존재한다고 쳐도 미생물 정도일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다. 

    화성도 지구와 비슷한 약 45억 6,000만 년 전에 발생하여 표면이 100% 물로 덮여 있는 바다 행성 형태였고, 바닷물 밑 바닥에는 반 용융된 용암 바다의 형태의 시기를 누렸다. 다만 화성은 질량이 작고 밀도가 낮아 방사성 동위 원소들의 양도 지구에 비해 월등히 적다. 따라서 지각이 형성된 직후에는 상당량의 수증기가 방출되어 대기에 존재했었다. 이 때, 지구처럼 다른 원시 행성과 충돌했다. 45억 3,000만년 전에 바다 밑바닥에 단단한 지각이 형성되었으며 44억 6,000만년 전에는 맨틀 분화가 완성되었다. 45억년 전부터 43억 5,000만년 전까지는 온실 화성 시대인데, 이는 표면 온도가 영상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44억년 전 화성에는 물이 풍부했었고, 사마륨-146, 플루토늄-244와 같은 방사성 동위 원소들 덕분에 중심의 온도가 충분히 뜨거워 현 지구의 80%[16]에 해당하는 강력한 자기장이 형성되었고 충분히 대기도 보호할 수 있었다. 이때 화성의 대기압은 현 지구의 1.6배였지만, 대부분 온실기체였므로 평균 표면은 25 ℃로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였다.


    테라포밍: 지구(terra)와 형성(forming) 두 단어가 합쳐진 말로 '지구화'를 의미한다. 외계 행성이나 위성 등 천체의 환경, 즉 대기 및 기온, 지표 형태 또는 생태계를 지구와 흡사하게 만들어 인간을 비롯한 지구 생물이 거주할 수 있도록 개조한다는 뜻이다.


    인류는 조건이 비슷한, 가까운 화성으로 이주했으나 지구 생활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척박한 화성에서의 생활에 만족하지 못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와중에도 인류의 과학기술과 우주 항해술은 눈부시게 발전했고, 인류는 다음 터전을 찾아 한번 더 이주를 결정한다. 그리고 그들은 드디어 지구도 화성도 아닌 미지의 땅, ‘제3지구’를 찾아낸다. 일교차도 크고 지상의 70%가 사막인 곳이었지만, ‘제3지구’에서 발견한 나노 메탈과 나노 크리스털이라는 신자원은 인류 문명을 다시 한번 비약적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그렇게 발전한 과학기술을 이용해 인류는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삶의 삶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적어도 한동안은.

    이 소설 작품의 시점은 인류의 제3지구 정착으로부터 200년 후이다. 이곳 제3지구의 평화와 균형을 깨트린 건 인류보다 먼저 제3지구에 정착해 있던 외계 세력들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풍족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절대다수의 인류와 피지배계급의 외계 종족들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했다. 그리곤 자신들이 거주하는 중심부를 ‘센트럴시티’로 규정하고 외곽 지역을 12구역으로 나눠 피지배계층을 보다 효율적으로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세웠다. 12구역에서 생산되는 에너지는 중심부 거주자인 지배층이 독점했고, 각 구역간의 소통과 교류는 철저히 차단되었다.



    센트럴시티를 제외하면 사막과 우림지대로 이루어진 제3지구의 특성상 구역 거주자들은 지배계급의 명령에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독재세력의 착취가 점점 더 악랄해지고 공고해지자, 절대다수인 구역민들은 이 제도를 전복하기 위한 나름의 방법을 모색한다. “우리가 싸우는 것은 단 하나네. 이 세계를 지배하는 자들이 만들어내는 불균형이지.”(p.433)

    제3지구의 전복을 꿈꾸는 이들은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뉜다. 제국에 반기를 든 이들이 모여 이룬 반역집단 ‘레볼트’. 그들은 오래전부터 산발적으로 활동해왔고, 30년 전 힘을 합쳐 12개 전구역에서 폭동을 일으키며 ‘레볼트 전쟁’까지 이끌었지만 끝내 유효한 성과는 내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그러나 아무도 이들을 의식하지 않았던 지난 30여 년간, 이들은 조용히 숨을 고르며 전복을 위한 더더욱 체계적인 방법을 쌓아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과 목적은 비슷하지만 초능력이라는 특별한 힘을 가진 이들. ‘빛의 전사 아리아’를 필두로 한 이들은 ‘리니지 기프트’라는 특별한 초능력을 가진 집단이다. 텔레파시, 예지력 등 각각의 고유한 능력을 가진 이들은, 아직 자신의 리니지 기프트를 알지 못하는 ‘해성’을 찾아 그와 힘을 합치길 원한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해성을 찾았지만, 지금까지 평범한 삶을 살며 오직 최고의 파이터가 되기를 꿈꿨던 해성은 초능력이니 전복이니 하는 말들이 혼란스러울 뿐이다.

    『제3지구』는 오염된 지구를 떠나 새로운 정착지를 찾던 인류에 관한 이야기이자, 미지의 땅에서 외계 독재세력과 싸우는 미래 영웅들 이야기다. 탐험과 개척, 저항이라는 굵직한 주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배경과 독특한 능력을 가진 인물들은 서로 사랑하고 협력하거나 반목하고 배신하며 각자의 목적과 욕망을 위해 분투한다.



    『제3지구』는 오염된 지구를 떠나 새로운 정착지를 찾던 인류에 관한 이야기이자, 미지의 땅에서 외계 독재세력과 싸우는 미래 영웅들 이야기다. 탐험과 개척, 저항이라는 굵직한 주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배경과 독특한 능력을 가진 인물들은 서로 사랑하고 협력하거나 반목하고 배신하며 각자의 목적과 욕망을 위해 분투한다.


    "지금까지 벌어진 일로도 해성은 충분히 벅찼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았고, 고용주를 죽였고, 사랑했던 이웃들이 괴물로 변해서 또다른 이웃들을 죽이는 걸 지켜봐야 했다. 심지어 자신도 한 번 죽었다가 살아났다. 이미 그것만으로 미치기 직전이었는데, 또 뭔가를 알아야 한다고?"(p.337)


    “사람은 그냥 사람이 되는 게 아니란다. 끊임없이 내면의 악, 또 욕심과 싸우면서 완성되어가는 거지. 하지만 영생이라는 단꿈에 취해 그 싸움에서 패배하게 되면 말 그대로 괴물이 되어버릴 거야. 그래서 우린 선택했단다. 사람이 되긴 힘들어도 괴물은 되지 않겠다고.”(p.394)


    저자 : 윤재호


    부산에서 태어나 프랑스 낭시 보자르, 파리 아르데꼬, 르 프레느와에서 미술·사진·영화를 공부했다. 2011년 단편 다큐멘터리 <약속>이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대상을 수상했고, 이후 칸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장편 극영화를 집필했다. 2013년 단편 <돼지>가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됐고, 2016년에는 다큐멘터리 <마담B>와 단편 <히치하이커>가 각각 칸국제영화제 독립영화배급협회 주간과 감독 주간에 선정됐다. 첫 장편영화 <뷰티풀 데이즈>는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고, 두 번째 장편 <파이터>는 2021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실사영화와 다큐멘터리를 꾸준히 만들어오며 올해도 다큐멘터리 영화 <숨>을 발표한 윤재호 감독에게 소설가는 어린 시절부터 키워온 또 다른 꿈이었다. 『제3지구』는 그가 10년 전부터 구상했고 2022년 단권으로 출간했던 작품이다. 출간 이후 이야기 앞뒤로 최대의 상상력을 발휘했고, 시리즈로 전면 개작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세상에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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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존 - 시즌1 신들의 행성
    남근우 지음 / 하움출판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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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 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판타지소설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모르지만 21세기 '대세 문학'은 판타지소설임은 부정할 수 없을 듯하다. 독자는 판타지소설을 읽은 적이 없는 상태에서 21세기를 맞았고, 또 '해리포터'(1997~2007)를 읽기 전까지는 단 한 권도 제대로 읽은 판타지 소설이 없었다. 내용이 환상보다는 공상에 가깝다는 독자만의 그릇된 인식이었겠지만, 읽으려 해도 도무지 재미가 없었다. 마음 잡고 읽는다 치더라도 수십 페이지를 읽고선 그냥 내팽겨쳤다. 이런 편식(?) 성향은 독자가 고등학교 때 이미 길들여진 것 같다. 다름 아닌 무협소설이다. 무협소설이라면 밤 새워 읽는다는 친구의 권유로 읽기 시작했으나 불과 10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잠들고 말았다. 무협지나 판타지소설 모두 권선징악, 해피엔딩, 정의 실현 등이 주제였다. 너무나 뻔한, 주제와 결말이지만 마니아들은 의외로 많다는 점을 그 친구를 통해 들은 적도 있다. 그들은 자신들끼리 모여 책 안에서 사용된 무술에 대해 논하기도 하고, 정말 진지하게 무협지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는 화제가 무궁무진하다고도 전해 들었다. 무협지와 오늘날 판타지소설은 다소 다른 점이 있지만, 리얼리즘 입장에서 본다면 황당무계한 공상적 내용에는 공통점이 있기도 하다. 

    판타지소설은 21세기 들어 문학계를 뒤흔들었다. 도화선에 해피포터의 조앤 K. 롤링이 불을 붙였다고 독자는 생각한다. 시리즈 발표 10년 동안 전 세계가 해리포터 신드롬을 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영화로도 제작되고, 이후 쏟아진 판타지소설에도 많은 영감을 주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판타지 문학은 히어로(영웅) 영화와 더불어 최다 관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른바 '판타지 전성시대'다. 철학자 이정우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은 대중들의 심리와 그 심리를 파고들어 이익을 남기려는 자본주의, 그리고 이 두 존재의 만남을 가능하게 하는 테크놀로지와 대중문화의 뒷받침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판타지소설 또는 환상소설에 대한 국내 문학평론가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세계문화사전』(2005)에 쓴 강준만 교수의 「판타지 소설」에 따르면 김성곤은 대중적 환상소설을 ‘저질 문화 쓰레기’라고 비난했으며, 하응백은 ‘문학이라기보다는 활자로 된 신종 문화 산업’으로 규정하면서 그것의 문학적 미래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최강민은 다른 자세를 취했다. 환상소설을 진지한 탐구의 대상으로 삼자는 것이다. 그는 “일반 대중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대중적 판타지소설에 대한 평론계의 작업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이것은 기존 평론계가 ‘본격문학/대중문학’이라는 이원적 구도에 여전히 갇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중문학에 관심 있는 전문 비평가의 부재가 초래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 판타지소설에 대한 비평적 무관심이 서구중심주의를 확산시키는 데에 일조를 했다는 점에서 평론계의 직무유기는 마땅히 비판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강민은 “우리는 종종 비현실적 환상의 서사에서 당대의 진실을 발견한다. 한국에서 환상소설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요인 중의 하나는 더 이상 기존의 현실이라는 프리즘만으로 당대를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는 반성적 자각의 소산이다. 상상력의 벽에 부딪친 일부 작가들은 환상을 새로운 상상력의 돌파 수단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문학의 지형을 탐색했던 것이다. 이 외에도 디지털 문화를 배경으로 한 가상현실의 롤플레잉게임(RPG)도 환상소설을 유행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강민은 “환상이 구축한 초월적 세계는 무(無)에서 창조된 것이 아니라 기존의 현실을 비틀고 찢는 콜라쥬와 몽타주 등에 의해 변용된 세계”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곳은 현실의 규율이 적용되지 않기에 억압된 욕망이 마음껏 탈주하는 해방의 시공간이다. 이런 점에서 ‘환상문학은 문화적 억압이 야기하는 결핍을 보상하려는 욕망의 문학’이다. 환상이 현실에서 억압된 욕망을 자유롭게 풀어놓는다는 것은 기존 지배질서와 충돌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환상문학이 현실의 제반 모순을 망각하는 최음제라는 일부의 시각은 그 타당성을 상실한다. 물론 일부의 환상문학이 현실도피와 정체성 혼란을 부추긴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환상문학을 싸잡아 부정적으로 평가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 소설 『생존 1』은 저자 남근우가 대하 시리즈로 기획 출간한 첫 번째 책이다. 화성과 지구를 연결하는 대서사시로서 첫 발자국을 뗀 셈이다. 화성에서 시작된 화성인과 지구인의 운명을 넘나드는 웅장한 서사는 신과 생명의 기원을 둘러싼 미스터리가 전혀 새롭고 신선한 가설을 바탕으로 펼쳐진다고 출판사 측은 소개한다. "화성과 지구를 연결하는 숨겨진 비밀과 인류의 미래를 함께 상상하고 풀어보는 신비한 작품"이라고 야심찬 기획이라는 것이다.

    출판사에 따르면 이 소설 작품은 터무니없는 상상이 아닌, 과학적 공감대 위에 세워진 흥미롭고도 논리적인 가설을 바탕으로 집필된 독창적인 작품이다. 저자는 화성이 지구보다 먼저 문명을 꽃피운 서식 행성이었으며, 대형 혜성 충돌로 멸망했다는 가설을 통해 인류 문명의 기원을 새롭게 해석한다. 또한 화성과 지구 사이의 억만 년 문명 격차가 지구 역사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치밀하게 풀어내며, 단순한 상상이 아닌 “있을 법한 이야기”로 독자를 설득한다. 『생존』은 단순히 흥미로운 소설을 넘어, “만약 인류가 화성 문명의 후예라면 우리의 역사는 어떻게 다시 쓰여야 하는가?”라는 강렬한 질문을 던진다. 과학과 상상, 현실과 허구의 경계에서 새로운 우주사를 모색하는 이 책은 독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길 것으로 독자도 기대한다.

    우석대학교 전자공학과 맹성렬 교수는 〈추천사〉를 통해 『생존』은 지구에 지적 생명체가 등장하기 훨씬 이전 화성에서 먼저 지적 생명체가 등장했다는 매우 합리적인 가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설에는 최근에야 알려진 놀라운 과학적 지식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남근우 작가의 소설은 이미 8년 전에 탈고되었는데, 화성의 지하 깊숙한 곳에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이제야 알려졌다"는 사실이다. 맹 교수는 1938년 10월 미국의 연극 연출가 오손 웰스는 CBS 라디오 방송을 위해 아주 실감나는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한다. 허버트 조지 웰스의 소설 『우주전쟁』을 각색한 〈뉴스〉를 연출했다고 언급한다. 이 프로그램은 천문학자들이 화성 표면에서 빛을 감지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로부터 얼마 되지 않아 지구에 운석이 떨어진다. 이 운석이 화성인들의 우주선임을 알리는 뉴스 속보가 이어진다. 현장에 출동한 특파원은 화성인들이 쏜 광선의 희생자가 된다. 이 방송이 나가는 사이 미 전역에서 큰 난리가 일어났다.(p.8)



    이 〈뉴스〉가 너무 실감 나게 연출된 나머지 진짜 화성인 침공이 일어나는 줄로 착각한 많은 시민이 대피 소동을 벌였다는 것이다. 웰스의 연출 탓도 있었겠지만 화성에 진짜 어떤 문명이 존재할지 모른다는 많은 사람의 믿음 또한 이 소동에 크게 기여했을 것으로 맹 교수는 전한다. 1947년 6월 이후 미국에선 UFO를 목격했다는 제보가 쇄도하며 외계인 침공에 대한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이때도 사람들은 1945년 원자폭탄 폭발이 화성인들의 관심을 이끌어 그들이 나타나고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를 했다. 이는 단지 민간에서의 문제가 아니라 군 내부에서도 심각하게 고려되었던 사실이이라고 맹 교수는 이야기한다. 

    특히 이런 우려를 한 이들 중에 칼 세이건이 있었다고 맹 교수는 지적한다. 이에 따르면 대학교 1학년이던 1952년 세이건은 애치슨 미 국무부 장관에게 편지를 써서 외계인 침공에 대한 미국 정부의 대처방안을 따져 물었다. 1976년 바이킹 계획*에 깊숙이 개입했던 칼 세이건은 착륙선이 화성의 어느 지역에 착륙해야 하는가를 결정하는 위치에 있었다. 맨 처음 그는 피라미드를 닮은 지형들이 밀집되어 있는 '큐도니아(Cydonia)'라는 곳에서 생명체 발견 확률이 높다고 보고 곳을 착륙장소로 선정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통신 문제 등을 이유로 그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착륙선이 내렸다. 결국 생명체 발견 시도는 무위로 끝났다. 그러나 최근 '큐도니아' 부근에서 인공적인 구조물로 보이는 지형들이 발견되어 여전 화제가 되고 있다. 프랭크 드레이크와 칼 세이건 등이 주도해 SET1 계획이 추진된 시기는 1960년이다. 

    먼 우주에서 오고 있을지도 모르는 지적 외계인의 전파 신호를 포착하자는 취지의 이 프로젝트는 50년이 넘었어도 아직 어떤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미국 하버드대 천문학과 아비 로브 교수 등에 의해 우리 태양계에서 지적 외계인 흔적을 발견할 확률이 훨씬 높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활발한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지구 바깥에서 그런 발견이 이루어질 확률이 높은 곳은 화성이다.

    * 바이킹 계획 : 화성 탐사 계획. 화성에 생물체의 생존 여부와 지형의 모습, 양극의 극관 모양 등을 탐사했다.(독자 주)



    저자 남근우는 〈서문〉을 통해 "우주공상 작품 속 내용에는 수많은 가설과 설정이 존재하고 있다. 물론 그것이 공상과학 작품에 대한 특혜인지는 모르겠으나 터무니없는 경우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 터무니없는 허구들이 그저 순간적인 흥미거리는 될지언정 실질적인 우주과학에 대한 많은 공감을 얻어내는 데는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저자는 『생존』을 집필할 때 지금까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합리적이며 공감 가득한 가설에 바탕을 두었다고 밝힌다. 즉 가능할 수 있거나 최대한 공감될 수 있는 상황을 가설화시킨 것이라는 말이다. 이런 형식의 가설로 완성된 작품은 그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없을 것으로 저자는 주장한다. 아무리 가설이라도 전혀 터무니없다든지 논리에 역행하고 합리적이지 않는다면 과학소설로서의 큰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은 물론 순간적인 흥미거리 외에는 큰 여운이 남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소설 작품에서 저자의 가설에 대한 설정은 분명하다. 화성을 모티브로 한 모든 작품 자료를 종합해보면 태양계에서 다른 어떤 행성보다 스토리에 대한 가설의 퍼즐을 완성된는데 화성이 최적이라는 데 있다. 따라서 화성은 지구와 인류의 역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저자는 분석한다. 지금까지 화성 관련 작품의 가설들이 자초지종이라는 완성도가 없었으며 내용에 대한 바탕과 뿌리가 없다는 주장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그 바탕과 뿌리는 다음 세 가지로 구분되고 있다. 

    ① 화성이 대형 혜성 충돌로 멸망했다는 설정의 가설이다. 이는 이미 많은 학자들이 주장하는 바이지만 이를 통한 스토리 연결이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며 자초지종이 있는 완성된 가설이라는 것이다.

    ② 화성은 골디락스 존**으로 태양에서의 거리를 바탕으로 지구와 같은 환경이 조성되었던 완전한 서식 행성이었다는 가설이다. 화성은 태양계에서 지구와 함께 유일한 서식 환경이 조성되었던 행성으로 모든 구성 성분이 지구와 같을 수밖에 없어 모든 생명체가 지구 생명체와 거의 동일하다는 가설이 가능한 것이다. 태양계의 암석행성인 지구와 화성의 구성 물질이 거의 동일하다는 것은 이미 세상에 밝혀진 바와 같다. ③ 태초에 불덩이였던 화성은 지구보다 일찍 식어 당연히 생명체가 먼저 생겨나고 지적 생명체 또한 그와 연동하여 유추해볼 수 있다.

    **골디락스 존(Goldilocks Zone): 생명체가 존재하기에 적합한 행성의 위치 범위를 뜻하는 천문학 분야의 용어이다.(독자 주)



    이 책 『생존 1』은 「시즌 1 신들의 행성」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다. 영화에 비유하자면 프리퀄(prequel) 성격이다. 오리지널 영화의 전사(前史)를 다룬 작품이라는 뜻이다. 영화의 프리퀄은 오리지널 주인공의 과거 이야기 또는 오리지널 에피소드에 선행하는 사건을 보여 주어 본편의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가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역할을 한다. 『생존 1』에서는 원시 지구에 지구보다 먼저 문명을 이룬 화성인인 ‘슈카르’와 ‘마야’가 아들 ‘고드’의 첫돌을 맞아 지구로 여행을 온다. 그들이 세운 방어벽인 감마봉에 의해서 지구의 유인원 ‘징카’의 새끼가 죽는다. 이로 인해 복수심에 불탄 징카가 아직 어린 고드를 납치하고, 죽이려 하다가 고드가 ‘어린’ 개체이기에 차마 죽이지 못하고 키우게 된다. 결국 고드는 우두머리가 되어 무리를 이끈다. 이후 돌연변이 개체를 발견한 화성인 탐사대에 의해 죽은 고드의 시체를 화성 최대 의료기관에서 생체 복원 수술과 뇌기능 향상 프로그램을 통해 고드는 다시 화성인으로서의 기억과 지식을 되찾는다. 원래 슈카르가 처음부터 지구에 여행하게 되었던 ‘화성인의 지구 이주’에 대한 도움을 주면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하기까지가 이 책의 큰 줄기이다.

    화성인이 지구 이주를 꿈꾼 이유는 그들의 행성을 향해 다가오고 있던 ‘초대형 혜성 켈리’ 때문이다. 켈리 혜성이 화성과 충돌하게 되면 화성은 멸망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예측 프로그램을 화성인들은 갖추고 있었다. 물론 ‘고드’가 지구에서 유인원 무리와 지내면서 종족 번성을 하게 되고 그로 인해 지구에서의 삶이 더 구체적으로 묘사되지만 큰 흐름은 화성인의 지구 이주이다. 이로 인해 화성이 얼마나 고도로 발달된 문명과 과학 기술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서술된다. 불량 종족인 '도그리온족'과 '버드리아족'의 위협도 존재해 극적 김장감을 높이기도 한다.


    화성의 대기권을 빠져 나올 즈음 멀리 뒤로 보이는 화성은 초대형 혜성인 켈리 혜성의 충돌과 함께 거대한 불덩어리로 변하면서 이글거리고 있었으며 혜성 켈리의 엄청난 충돌 폭발로 인한 후폭풍이 고드의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그리고 이마에 흐르는 땀과 시커먼 먼지, 그리고 루이 박사의 핏자국 사이로 한없는 눈물이 쏟아지고 있었다."(p.423) 


    저자 : 남근우


    영화, 방송, 드라마, 연극 등 다채로운 경력의 전문가. 전 사단법인 연극배우협회 영상사업국 국장으로 활동하며 연극계의 발전에 기여했고 영화 및 방송 연기자 캐스팅 전문업체인 액터월드와 서울캐스팅의 대표를 역임했다. 특히 KBS VJ특공대 등 주요 TV 방송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공연기획과 연출 및 제작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바 있다. 이를테면, HOT와 유승준 환경 콘서트 같은 대형 공연을 기획하고 연출했으며, 제1회 전국 청소년 가요제의 기획, 제작, 연출을 맡아 전국 최초의 청소년 가요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기도 했다. 집필한 책으로 『연예인은 자격증이 없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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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벽한 유결점
    서동주 지음 / 필름(Feelm)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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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삶 속에는 수많은 좌절과 불안, 흔들림이 존재한다. 괜찮다. 결점이야말로 스스로를 살아있게 하는 결정체다.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자기만의 빛을 찾아가는 동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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