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한 중년, 웃긴데 왜 찡하지? - 흔들리고 아픈 중년을 위한 위로와 처방
문하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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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중년 웃긴데 왜 찡하지?』. 이 책은 그런 혼란스럽고 아픈 중년들의 이야기를 작가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려내고 있다.

엉뚱발랄하고 톡톡 튀는 작가의 글을 읽다 보면, 진짜 리얼리티가 이런 거구나를 느끼는 한편, 느닷없이 웃음이 터져 나올 뿐만 아니라, 삶의 2막을 제대로 시작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의욕이 되살아난다.

또한 중년이라고 애써 잠재워 두었던 욕망이 다시 꿈틀거리며 삶의 열정이 다시 불붙을 수도 있다. 연령대를 딱히 특정할 수 없이, 언제부턴가 삶이 느슨해지고 뒤처지는 것 같고 억울함이 밀려오는 사람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하고 치유받을 수 있는 치유 에세이이자, 건강한 나이듦에 관한 이야기이다.

청춘과 노년 사이, 기혼이든 비혼이든 예고 없이 찾아오는 시기 ‘중년’. 아무리 자신을 긍정하려 해도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초라하기 짝이 없고, 삶의 무게는 더 묵직해지는데 보상은 없으며, 인생 무대의 센터 자리는 어느덧 빼앗긴 지 오래. 느는 건 주름과 뱃살과 책임감뿐. 중년이라는 이름으로 강요되는 어른스러움과 무거운 책임감 앞에서, 때로는 억울하고 초라해지고 우울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오마이뉴스〉와 〈인천 투데이〉에서 1년 넘게 연재했고, 현재까지 300만 뷰 이상의 누적조회수를 기록하며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명랑한 중년’ 가운데 일부를 엮었다. 예술 분야 베스트셀러인 《다락방 미술관》의 저자이기도 한 작가의 첫 수필집이다.

친구들 대신 연애편지를 쓰고, 이불속에서 미친 듯이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던 문학소녀가 결혼과 출산, 육아, 그리고 휴직을 거치며 잃어버린 자아 찾기에 성공, ‘문학중년’이 되어 돌아오는 과정에서 겪은 삶과 사랑, 그가 만난 사람들과 예술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결혼하고 두 아들이 스무 살 넘을 때까지 엄마로서,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삶에 충실하면서도 음악과 미술과 문학에 대한 사랑만큼은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작가로서 인생 2막을 살게 된 작가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평범한 주부이면서도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외면하지 낳고, 늘 치열하게 살아온 작가의 인생이 많은 이들에게 교훈과 도전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삶, 사랑, 나이듦, 사람, 예술 등 총 다섯 가지 이야기로 구성된다. 겉으론 조용했지만 장기자랑 무대가 있으면 다짜고짜 솔로로 나서서 친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던 시절을 지나, 간호사로 일하면서 환자에게서 옮은 결핵과 사투를 벌인 이야기, 아픈 몸으로 5수째 연필을 잡고 있는 아들, 고2 때 가출했던 아들과 다정한 친구로 살아가는 쿨한 엄마의 이야기, 치매 앓는 시아버지의 말이 통하는 동무이자 연애 카운셀러가 된 사연, 수목 드라마가 유일한 낙인 남편을 위해 드라마를 쓰고 있는 작가로서의 삶 또한 오롯이 보여준다. 간결한 어휘로 많은 걸 담아내는 문체에 강한 흡인력이 있다.

단숨에 읽히지만, ‘뼛속 깊은’ 곳을 건드려 오랜 잔상을 남긴다. 너나 할 것 없이 힘든 나날들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치고 힘든 사람들에게 무엇보다도 재미있게 읽히기를, 읽는 동안 웃음이 나오기를”(프롤로그 중에서) 작가는 소망한다.





당신의 화양연화는 언제입니까? 처음부터 아련하고 이루어지지 못할 사랑을 그린 영화 <화양연가>를 왜 떠올리는 걸까? 명랑한 중년의 삶을 이야기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일단 중년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저자는 자신의 성격도 외모도 눈에 띄진 않았지만, 여고 시절부터 무대만 생기면 무작정 앞으로 나가 노래하던 엉뚱발랄한 소녀라 밝힌다.

대학 축제 때는 심수봉의 ‘그대와 탱고를’을 불러 남학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고, 간호사 시절 회식 자리에서 마돈나의 ‘라이크 어 버진’을 불러 병원장을 충격에 빠트리기도 했던 화려한 시절을 보낸 그녀. 결혼 후 두 아들을 낳으며 평범한 주부로 살다가 아이들이 스무 살이 넘을 무렵 문학중년으로 돌아왔다. 책, 영화, 그림, 클래식 음악 감상과 함께 멈추지 않았던 글쓰기.

그녀는 어느덧 프리랜서 작가가 되어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하기 시작했고, 그중 이 책의 원작이기도 한 ‘명랑한 중년’이라는 연재글은 현재까지 누적조회수 300만 뷰(현재도 계속 상승 중)가 넘을 정도로 많은 네티즌들의 사랑을 받았다.

첫 번째 이야기 ‘삶’에서는 작가의 이 같은 삶의 1막이 담담하게 전개된다.





두 번째 이야기 ‘사랑’ 편에서는 청춘과는 다른 차원의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별과 재혼과 또다시 사별을 반복하며, 잃어버린 사랑에 몸부림치는 시아버지, 47세에 여덟 살 연상의 첫사랑과 눈물겨운 재회 끝에 시골에서 달콤꽁냥한 신혼살이를 하고 있는 친구, 기차에서 한번 스친 남자에게 평생을 ‘올인’한 여자, 몸이 아픈 4수생 아들과 북극곰 삼총사들의 찐한 우정 이야기 등등이 재밌고도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세 번째 이야기 ‘나이듦’에서는 느닷없이 찾아온 노화가 당황스러운 중년들의 웃지 못 할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시스루룩에 노브라 차림으로 외출한 친구와 순진한 얼굴로 패션 테러리스트가 된 친구의 사연, 도무지 받지 않는 ‘사진빨’과 중년 남녀의 카톡 프사 총정리까지... 웃긴데 찡한 이야기들이 작가의 톡톡 튀는 문체와 어우러져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힐 것이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자식에 대한 복수심과 연민으로 한없이 울었다는 이야기를 하며, “우리는 모두가 자신이 주인공인 드라마를 살고 있고, 드라마는 갈등”이라는 저자의 말에 ‘그럼 그렇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외에 나이 마흔다섯에 사물놀이반 ‘애기’ 총무가 된 사연,

중년들만 공감할 수 있는 갱년기 이야기와 송년회 대화 등. 이상할 것 없는 중년의 삶 구석구석이 낱낱이 리얼리티로 그려지는데, 추하기는커녕 오히려 아름답게 보인다. 작가의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에 감격하고 뭉클해지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다.





네 번째 이야기 ‘사람’에서는 “자세히 보면 다 예쁘다”라는 부제처럼 흔히들 놓치게 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포착하는 글들이 펼쳐진다.

성형외과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며 마주쳤던 사람들 이야기, 자기를 아낌없이 다 내주며 오십 넘어도 변함없는 신뢰를 받는 사람 이야기, 치매는 안타깝지만 오히려 다행인 점도 있다는 이야기 등등 작가만의 새로운 시선에 또 한 번 감동의 파노라마가 펼쳐질 것이다.

끝으로 다섯 번째 이야기 ‘예술’에서는 대체로 영화 이야기를 한다. 〈가버나움〉 〈벌새〉 〈콜레트〉 등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예술 영화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 공포 스릴러 〈추격자〉에 대한 시선은 새롭고 독특하다. 시나리오와 드라마 대본을 쓰고 있는 작가의,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영화평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성형외과에 오는 사람들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라는 시 구절을 몸소 확인해준다. 간호사의 얼굴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분석한 다음 성형을 했는지, 어디서 한 건지 꼭 묻는다. 어쩌면 예쁜 곳을 찾을 때까지 보기 때문에 예쁘다고 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어떤 날은 내 눈이, 또 코가 심지어 귀가 예쁜지를 알았다. 그런데 “언니 너무 예뻐요.”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거의 없다. 부조화의 얼굴을 가진 나는 ‘이건 무슨 운명의 조화’인지. <- pp.188~189>


그 위태로운 길 위에서도 존엄을 잃지 않는 그의 말투와 몸짓에 내 눈은 커졌다. 그리고 새삼스레 되뇌었다. 비혼이든 기혼이든 결은 다르지만 비슷한 크기의 고민을 한다는 것을. 다들 고만고만한 돌멩이를 가슴에 얹고 사는구나 싶으니 내 가슴을 짓누르는 돌멩이가 견딜 만한 것이 되기도 했다. <- p.212>


이거 뭔가 냄새가 난다. 아니, 그런 사사로운 감정 말고 좀 그럴싸한 이야기 없냐고 묻는 내게 꽥 소리를 지른다. “지금 당장 그것이 시급하다고!” 드라마가 앞서가야 제도가 따라갈 것 아니냐며 나더러 작가정신이 없다고 난리이다. 이건 뭐, 현장에서 민원을 접수하는 공무원도 아니고. <- p.229>





비로소 생각이 들었다. 시체가 알로샤일지도 모른다는. 그러고 보니 그다음 대사도 인상적이다. 검시관은 자식의 죽음을 부정하는 부모들을 많이 봐왔다며,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유전자 감식을 해보자고 한다. 제냐는 극렬히 저항한다. 아닌데 왜 하느냐는 거다. 그리고 남편 보리스는 벽에 기대 주저앉아 얼굴을 감싸고 오열한다. 제냐도 보리스도 어쩌면 알았구나. <- p.240>


이 영화의 엔딩이 수정되었다는 글을 보았다. 원래는 머리 잘린 미진이 죽기 전 더 괴롭힘을 당하고, 심지어 죽고 나서도 마지막 두 남자의 격투 장면에서 그녀의 잘린 머리가 흉기로 쓰이는 엽기적인 장면이 있었단다.

너무 잔인해서 수정했다는 글을 읽고 이 명대사가 떠올랐다. “고만해라, 마이 무따.” <- p.256>


자인은 사하르를 변기에 앉히고 그녀의 피 묻은 속옷을 빨아 입히며 “부모에게 절대 비밀로 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부모가 아는 순간 가임기 여성으로 간주되어 팔려 갈 게 뻔하기 때문이다. 자인은 입고 있던 민소매 티를 벗어 돌돌 말아 건네며 사하르에게 속옷 사이에 끼우라고 알려준다.

심장이 발끝까지 ‘쿵’ 하고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 p.260>





저자 : 문하연


평범한 주부이자 두 아들의 엄마로 살다가 사십 대 후반에 〈오마이뉴스〉와 〈인천 투데이〉 등에 예술 분야 글을 기고하기 시작했다. 그림 속 숨어있는 이야기와 화가의 일생을 다룬 ‘그림의 말들’, 클래식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내는 ‘사연이 있는 클래식’, 사십 대 여인의 엉뚱 발랄하고 때로는 뭉클한 삶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명랑한 중년’을 연재했다. 독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2018년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뉴스게릴라상’을 수상했다. 이에 탄력을 받아 그간 혼자 공부하며 쌓아온 예술 분야의 내공을 문학, 미술, 음악, 영화, 드라마 등의 여러 장르로 쏟아내고 있다. 미술 비전공자이자 평범한 생활인으로서 미술 감상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은 『다락방 미술관』에 이어, 유독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명랑한 중년’의 연재글 중 일부를 모아 이 책 『명랑한 중년, 웃긴데 왜 찡하지?』를 내놓게 되었다.

너나 할 것 없이 어려운 이때, 엉뚱발랄한 작가의 글들이 큰 웃음과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현재는 드라마 대본과 시나리오를 쓰면서 방송 편성과 영화에 도전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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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왜 이렇게 불편한 게 많지?
다카하시 아쓰시 지음, 임경화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난 왜 이렇게 불편한 게 많지?』는 스스로가 HSP(매우 민감한 사람, The Highly SensitiveE People)인 것을 깨달은 저자 다카하시 아쓰시가 둔감함을 넘어 무례한 세상에서 내향성 인간으로 살아가는 벅찬 생존기를 담은 에세이다.

식당에 가면 바빠 보이는 점원을 잘 부르지 못하거나 애매하게 아는 사람을 마주칠까 봐 사람이 적은 골목길로 다니는 저자의 일상이 얼핏 피곤하게 보이지만, 사실 그는 누구보다 예민함을 현명하게 이용할 줄 아는 사람이다. 예민한 만큼 누구보다 위험을 빠르게 감지하고 돌발 상황을 차분히 준비한다.

그에게 예민함은 상대방의 감정을 센스 있게 눈치채고 삐걱거리는 관계를 좋게 풀어갈 수 있게끔 도와주는 윤활유 역할도 한다.





물론 자신의 예민함을 긍정하기까지 저자도 고군분투해야만 했다. 스스로가 너무 예민한 건 아닌지 고독 속에서 고민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HSP에 대해 공부하며 자신에게 맞는 생활 방식을 터득해 가면서 견뎌냈다. 그때 자신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공감’이었다고 말하는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이 힘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4컷 만화를 그렸고 HSP에 대해 꼭 필요한 정보만 녹여내어 『난 왜 이렇게 불편한 게 많지?』를 펴냈다. 민감한 기질을 갖고 태어난 것은 선택받은 것일 수 있다는 저자의 즐거운 상상처럼, 책장을 덮고 나면 예민함은 이겨내야 하는 기질이 아니라 키워야 하는 재능이라는 유쾌한 믿음이 생길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내가 예민한 게 아닐까?’ ‘나만 불편하게 생각하는 걸까?’ 생각해 왔던 모든 이들이 “난 불편한 게 많아!”라고 당당히 외치길 바란다. 그 불편함이 우리를 위기로부터 구해줄 거라 믿는다.

책에 따르면 저자는 학생시절 스스로가 너무 민감한 건 아닌지 고민했다. 사람이 많이 곳에 가면 금방 지치거나, 다른 사람의 기분에 따라 전전긍긍하고, 남들은 괜찮다고 넘어가는 일들이 괜찮지 않았다. “넌 너무 예민한 거 같아.”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마.”라는 말을 주변으로부터 자주 들었고 그럴 때마다 ‘난 왜 이렇게 불편한 게 많지?’라는 물음을 마음 한편에 품은 채 나이를 먹으면 나아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버텼다.

하지만 민감한 기질을 가진 많은 이들이 그렇듯, 안타깝게도 나이를 먹는다고 나아지지 않았다. 스스로의 민감함에 대해 고민하던 ‘나’는 온갖 서적과 인터넷을 뒤져보고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지구상에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이들을 가리켜 ‘HSP’라고 부른다는 것도.





저자는 서문에서 밝힌다. 세상에 ‘나’와 비슷한 사람이 이렇게나 많았다니! 그들이 사회에서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지 생각해 본 ‘나’는 민감한 기질에 대해 분석한 많은 책들을 뒤로하고 일단 ‘공감’부터 하기로 했다. 어떤 말보다도 ‘여기에도 비슷한 사람이 있다.’라는 사실이 큰 위로가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민감한 기질을 갖고 태어나 사회인이자, 부모이자, 배우자로 살아가며 ‘내’가 느꼈던 점들을 4컷 만화에 담아 블로그에 올렸고, 예상치 못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스스로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이렇게 알기 쉽게 HSP에 대해 설명한 책은 처음이었다.’

‘살아가는 용기를 얻었다.’ ‘민감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꼭 읽어야 한다.’ ‘읽고 나서 마음이 편해졌다.’ 등 수많은 공감을 얻으며 한 권의 책으로까지 출간될 수 있었다.

‘나’는 여전히 사회에서 겉돌고, 혼자 있고 싶어 하면서도 외로운 건 싫어하며, 가끔은 스스로의 민감함에 대해 한탄하면서 살아가고 있지만 이제는 ‘내 안의 민감함’을 긍정하기로 했다. 세상에는 많은 민감한 사람들이 있고, ‘나’와 같은 사람들도 사회에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생각해 보면 세상을 바꾸는 일은 ‘불편함’으로부터 시작하지 않았던가. 불편하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으로부터 발명품이 나오고, 불편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세상은 다수가 행복해지는 쪽으로 향하려 노력해 왔다. 그렇다면 불편함을 많이 느낀다는 것은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는 것과 의미상 일맥상통하는 게 아닐까?

세상에 대한 불편함을 빠르게 느끼고 그 불편함을 사회에 말하는 것. 저자는 그 역할을 누구보다 잘할 수 있는 이가 바로 자신과 같은 ‘민감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민감함’에 대해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는 한다. 물론 더 많이 느끼고 더 다양하게 느끼는 건 피로한 일일 수 있지만 그게 잘못된 일은 아니다. 오히려 나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하나의 기질이다. 민감한 기질을 활용하여 더 섬세하고 더 빠르게 문제를 잡아낼 수 있고,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이기에 중요한 것을 먼저 발견해 낼 수도 있다.

생각의 전환만으로도 문제라 여겼던 것들이 특별한 것으로 바뀔 수 있다. 예민한 성격을 재앙으로 여기는 이들에게 이 책은 그 어떤 조언보다도 가장 큰 위로와 생존 전략이 되어줄 것이다.





앞서 말한 대로 HSP란 매우 예민한 사람이란 뜻이다.

이 책은 옛날에도 민감한 사람이 있었다는 전제 하에 4단짜리 짧은 만화로 시작되는데추측하기로 그들은 사회에 쉬이 어울리지 못해 무속인이 되었을거라는 추측이다. 왠지 수긍되는 부분이 있다. 그들은 분명 예민함만은 타고 났을 터.

이런 HSP의 감정적 특징은 공감력이 뛰어나고, 우뇌가 더 발달했으며 섬세함이 지나쳐 머릿속이 복잡할 정도라는데 머리가 갸웃거려진다.

저자는 전제에 쉽게 수긍이 안 가는 독자를 위해선지 테스트를 시작한다. 말 그대로 심리테스트다. 테스트 겸 호기심 겸 독자도 한 번 시도해본다. 책을 읽어나가기 위해 어쩔 수 없는 통과의례라고 생각이 들면서도...

결과는 HSP가 되기에 충분함을 깨닫는다. 심리학적으로 인정된 설문이어선지 믿음이 생길 정도로 구체적이고 다양하다. 생각보다 공감되는 부분은 많았다. 이런 걸 불행 중 다행이다 싶다. 아니면 마른 하늘에 벼락 맞은 셈이 될 테니까. '미러뉴런' '모방세포' '공감세포'라는 용어가 등장하면서 긴장이 더해간다. HSP란 결과를 부정하려 했는데 이 조사 결과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독자 자신에 놀라게 된다. 이젠 인정할 만큼 정확한 테스트다는 걸 전제하며 아예 책에 매달릴 심산이다.

고백컨대 사실 어렸을 적 독자는 예민한 성격이라는 점을 담임선생님에게 지적 받은 바 있다. 가정통신란에 적힌 잘 쓴 글씨로 '감수성 짙고 예민한 성격'이란 점을 담임선생님이 쓴 것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면 예민함을 반증하는 것 아닌가. 사실 그때는 '감수성'으로 받아들였다.





둔감한 사람은 동의하지 않겠지만 중간 정도의 예민한 사람들과 고도로 예민한 사람들은 장점을 강화하면서 살면 된다.

저자는 너무 힘들면 둔감해지는 연습을 하면 된다고 제시한다. 이젠 저자의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고 본격적으로 인정한다. 스스로 힘든데 주변에서 너무 예민한 거 아니냐는 힐난을 받고 '버럭' 화를 낸 일도 많다.

반대로 둔감한 사람들도 무시하거나 비아냥거리는 말을 자주 듣는다. 왜? 사회나 조직에서 극단은 화합과 협력에 불편하니까 그럴 것이다.

예민한 만큼 누구보다 위험을 빠르게 감지하고 돌발 상황을 차분히 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을 저자는 부각시킨다. 예민함은 상대방의 감정을 센스 있게 눈치채고 삐걱거리는 관계를 좋게 풀어갈 수 있게끔 도와주는 윤활 유역할도 한다.

객관적인 세계와 주관적인 세계에 구별 없는 상태로 성인이 되면 민감한 성향을 띠기도 한다. 우뇌 발달, 섬세함 등이 특징이라는 것. HSP <사소한 일에 쉽게 동요하는 당신에게>는 예민함이 위화감이나 괴로움에 의한 높은 감수성에서 비롯된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타인의 감정이나 시선에 대해 신경쓰느라 스트레스로 인한 어깨 결림, 만성피로, 허약증 같은 원인 불명의 증상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소모된 기력을 회복하기 위해 혼자만의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묘한 공감력. 다른 사람이 신경 쓰지 못한 부분까지 신경 쓸 수 있다. 좋게 말하면 신중한 거지만 주위로부터 결단력이 부족하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면밀하게 시뮬레이션하고 일을 진행한다.

한가지일에 신경쓰기 시작하면 계속 그 생각만 한다. 존재감이 미미하다. 어떤 분위기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존재다. 감상적이지만 감정을 잘 표현하고 전달하지 못한다. 폐를 끼치지 않으려 노력한다. 다른 사람이 혼나는 모습을 보면 괴롭다. 화를 자주 안내지만 불공정한 상황에서 화를 낸다. 감춰진 점을 빨리 알아차리고 비수 같은 말을 한다. 주변환경인 나쁘게 흘러가는 것을 빨리 감지한다. 빨리 탈출하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 잡힌다.

지나치게 공감하지 않는다. 적당한 거리를 둔다. 자신의 감수성을 자각하고 감수성으로 향할 에너지를 행동으로 바꾼다. 제시하는 거의 모든 항목이 독자와 맞아 떨어진다. 놀랍기까지 하다.





이젠 저자의 제안으로 '무례한 일상에서 내향성 인간으로 살아남는 법'을 배운 것 같다.

민감한 성향을 지닌 사람은 인구의 15~20%다. 독자도 많은 사람 중의 한 사람일 뿐이다. 문제는 예민함은 '위기에서 나를 구하는 재능'이라는 저자의 이 책에 쓴 부제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저자 : 다카하시 아쓰시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를 배출하는 일본 미술학교 ‘세츠 모드 세미나(セツㆍモ?ドセミナ?)’를 졸업한 후, 회사에서 일했다. 하지만 자신의 민감한 기질 때문에 회사에서 근무를 계속하기 어려워져 현재는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스스로가 ‘HSP(HIGHLY SENSITIVE PERSON)’라는 것을 알게 된 후, HSP로 살아가는 일상의 곤란함을 기록하고 HSP 기질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없앨 수 있도록 4컷 만화를 그려 블로그 ‘중년 HSP 일기에 연재했다. 공저로 출간한 『너무 민감해서 곤란한 나의 대처법(敏感すぎて困っている自分の??法)』이 일본에서 14쇄를 찍으며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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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번, 심리학 공부를 시작했다 - 관계, 삶, 일이 술술 풀리기 시작했다
위더즈 지음, 우디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사회가 복잡해지고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현대인들에게 스트레스는 각종 육체적 병은 물론 정신적, 심리적 이상 증세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빠르고 너무 많은 문명의 이기를 즐기는 세상에서 개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일머리'나 '공부머리'보다 관계와 상황을 파악하는 '심리학 머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루 한 번, 심리학 공부를 시작했다』의 저자 위더즈는 주장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심리 훈련법'을 통해 짧은 시간에 심리학 이론과 훈련법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나'를 만들어준다.

이 훈련 결과는 사회에서의 관계, 삶, 일이 술술 풀리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 똑똑한 심리학 머리를 가짐으로써 관계와 상황에 상처받지 않는 '단단한 내'가 되는 것이다.





저자는 오랜 기간 사람들을 상담하면서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판단한 심리학 이론과 심리 훈련법을 정리하여 이 책에 담았다.

책의 도입부에는 대체 내가 힘든 이유가 무엇인지 심리학과 뇌과학 상식을 통해 이를 분석한다. 이유를 알아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서 복잡한 생각에서 벗어나는 법, 감정과 이성을 조화롭게 쓰는 법, 관계에서 상처받지 않는 법 등 일상에 꼭 필요한 심리 지침들이 제시된다.

명료하고 간결한 구성과 내용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하루 한 번, 쉽고 재미있게 심리학을 공부를 하며 스스로의 삶을 더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

이 책은 독자들의 한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간결하게 구성돼 있다. 수시로 생각날 때마다 즉시 응용할 수 있도록 각 챕터마다 '심리학 열쇠'를 마련해 읽으면서 훈련법을 익힐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실제 각자 개인이 연습할 수 있도록 각 장의 마지막에 키워드를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다양한 예시와 어렵지 않은 설명 속에 원하는 독자는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

전문가라면 어렵게는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쉽게 쓰는 건 어렵다. 책을 보며 따라하기는 쉽지만 내용은 깊다. 이 책의 장점이다. 자신의 심리를 이해하는 것이 우리 모두가 궁금한 상대방의 심리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는 첫 단계이다.


필요할 때마다 꺼내쓰는 여섯 가지 심리학 열쇠


1. 자부심과 수치심 번갈아 활용하기

2. 낙담과 슬픔의 숨은 기능 찾기

3. 무조건 나부터 사랑하기

4. 마음의 휴식 실천하기

5. 성장과 수확의 관점에서 바라보기

6. 받아들임, 그러나 내 중심 잃지 않기





"아무 것도 안 했는데 너무 지쳐요. 하는 일은 많지 않은데 스트레스는 심하다."

저자는 이 같은 상황을 '자기 투쟁이 야기하는 내적 소모'라고 정의한다.

내적 소모는 주의력, 기억력, 자제력, 판단력 등 정신적 자원을 갉아 먹는다. 누구나 집단내 배척과 실제 자아와 취약점이 다른 사람 앞에서 드러나는 것에 대한 공포 때문에 자기 투쟁을 멈출 수 없다.

책에 따르면 내적 소모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명확히 짚어 사람들이 원하는 삶을 새로이 시작할 수 있게 돕는 것이 목표다. 인지. 기술, 습관 세 가지 차원에서 입체적으로 해결법을 조목조목 제시한다.


1. 새롭게 인지하기. 새로운 정보나 새로운 태도를 넘어서 효과적인 해결방안을 찾아나간다는 의미.

2. 효과적인 기술 익히기. 받아들이기. 객관적인 관찰과 열린 자세,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행동. 정신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전문적인 방법 소개.

3. 적응하는 습관 기르기, 모든 이가 자기 인생을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사고와 행동 패턴이 습관으로 자리 잡으면 누구나 인생을 주도하는 새로운 능력을 획득할 것이다.





저자는 "쓸모없는 감정 소모가 고통의 근원이다"며 누구든 "내 삶을 선택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실행을 주문한다.

위기는 외부에 있는 게 아니라 내부에 있다. 우리가 그 점을 마주하려 하지 않을 뿐이다.

내적 소모는 심신의 자원을 소모시켜 행동력을 잃게 만든다. 모든 것이 잘 통제되고 있다고 느낄 때 우리는 자신감과 에너지로 가득차는 느낌을 받고 모든 도전에 가뿐하게 응할 수 있다. 이로써 독자들에게 희망과 신념을 갖게 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스트레스와 관계 맺기'를 통해 벗어나기를 제안한다.

저자에 따르면 자신에게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효과 있는 기술들을 연습하고 습득해야 하며 무의식적인 습관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각자는 <연습해보자> 질문을 통해 저자가 얘기했던 내용을 다시 확인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다.

공포는 보통 무지에서 비롯된다. 알면 두렵지 않다. 진화론의 시각에서 인간의 뇌는 파충류의 뇌(생명활동의 기본 기능), 포유류의 뇌(감정의 뇌), 대뇌 신피질(이성의 뇌)로 되어 있다. 이성의 뇌와 감정의 뇌가 서로 잘 협업해야 한다.

대뇌에는 자동 조종과 이성 통제라는 두 가지 작업 패턴이 있다. 감정을 느끼고 품어보는 일은 자아와 가까워지고 자존감을 높이며 내적 평온을 얻는데 꼭 필요하다.


마음이 무너지는 4가지 이유


1. 검증되지 않은 정보의 과잉 신뢰

2. 잘못 짚은 해결책

3. 심신의 피로

4. 통제 불능 상태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

을 들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의 단계를 거쳐 고통으로부터 탈출하는 것을 돕는다.





마음의 고통을 탈출하는 4단계


1단계 : 도전을 받아들인다.

2단계 : 효과적인 의식과 지속적인 노력

3단계 : 긍정적인 피드백을 찾는다.

4단계 : 고통을 (작게) 나누고 고통을 정확하게 겨냥한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자신을 단단하게 하는 여섯 가지 열쇠를 쥐어준다.

1. 자부심과 수치심 번갈아 활용하기 : 자부심의 기능은 수치심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고 자기 효능감을 높여준다. 더 나은 모습으로 보이게 해준다. 수치심의 기능은 행동을 개선하고 손상된 관계를 복원해준다.

2. 낙담과 슬픔의 숨은 기능 찾기 : 슬픔의 기능은 분노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고 사회적 지지를 이끌어 낸다. 낙담의 기능은 스트레스를 발산하고 극단적인 감정의 간섭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

3. 무조건 나부터 사랑하기 ; 자기 연민, 감사. 감사의 기능은 슬픔, 분노, 공포, 수치심, 자책에서 벗어나도록 이끌어주고 초조, 우울 등으로부터 멀어져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4. 마음의 휴식 실천하기 : 이완과 호기심의 기능은 분노, 슬픔, 공포, 초조감 등 거의 모든 불쾌감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주고 생각에서 비롯된 거의 모든 곤경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준다.

5. 성장과 수확의 관점에서 바라보기 : 개인의 행동 수준을 발전시키고 실패, 상실, 막막함, 무기력 등 불쾌한 감정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준다.

6. 받아들임, 그러나 내 중심 잃지 않기 : 주도권. 내 삶의 주인은 나고 내가 책임진다.





자기 감정을 잘 통제하는 사람이 도시 하나를 거머쥔 장군보다 위대하다.


나폴레옹의 말이다. 불쾌한 감정을 자신의 적으로 본다. 누르거나 벗어나고 싶어한다. 이완하기, 받아들이기, 환영하기 등의 감정 처리 방법으로 처리하자.

강박적인 생각은 진정한 나와 멀어지게 한다. 공포는 심리적인 측면에서 자아를 강화할 수 있다. 모든 심리치료는 소통 실패 문제를 해결하는 작업이다.

인간관계가 우리의 행복 수준을 결정짓는다. 욕구는 명확히 표현하자. 모호한 욕구는 상대방을 우울하게 하고 불안하게 해서 결국 사람 사이의 충돌을 야기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 갈등의 진짜 원인을 찾아라.

저자는 이 같은 내용을 언급하며 저자의 상담, 치유, 연구 결과를 나열한다. 한 문장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문제들이다.

문제해결의 첫 단계는 올바른 목표 설정이다.





도전 앞에서 태도와 생각과 행동을 선택할 자유가 우리에게 주어진 주도권이다. 내 삶을 장악하고 통제할 권리는 언제나 나에게 있다.

저자에 따르면 찬란하게 성공하는 비결은 자신을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자기 관리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하나의 ‘투쟁’이다. 자기자신과의 투쟁이다. 생생한 실화를 통해 자기관리가 무엇이며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자기 감정을 억누르지 말아야한다. 적절한 조절로 높은 성과를 거두게 하는 것. 운명은 내가 모르는 장소에서 나의 인생을 결정하며, 나 자신을 바꾸고 싶다는 나의 희망을 파괴하고 나의 자유를 제한한다.

나의 의지가 운명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면 나는 자신을 바꿀 수 있다.

자신의 능력으로 바꿀 수 없는 것, 우리를 벗어나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객관성이다. 나의 운명이다. 선택의 자유도 있다.

분명히 사람은 바뀔 수 있다. 나의 의지가 없으면 신체의 복잡한 메커니즘은 발생하지 않는다. 주관성의 통제 아래 있다. 의지는 운명을 지배하여 그 것을 움직인다. 모든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저자 : 위더즈


심리상담사. 중국과학원 심리연구소 출신으로 하이얼, 알리바바 등 유수의 기업에서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을 해왔다.

내면에 심리적 힘을 길러두면 일상 속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가치관으로 우울증, 불면, 불안, 부부 관계 등

폭넓은 주제에 대해 심리 상담을 하고 있다. 전통적 심리 이론을 바탕으로 한 위더즈의 훈련법은 많은 사람들에게 심리적 해우소 역할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역자 : 우디


원문의 뉘앙스를 잘 살린, 그러면서 센스도 있는 번역을 하고 싶은 번역가. 『픽스』 『한자의 유혹』 등을 번역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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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시
한산 지음, 신흥식 옮김 / 글로벌콘텐츠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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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시』는 〈한산자시집서(寒山子詩集序)〉, 〈한산시(寒山詩)〉, 〈풍간선사록(豊干禪師錄)〉, 〈풍간시(豊干詩)〉, 〈습득록(拾得錄)〉 등이 수록되어 있다.

『두산백과』에 따르면 한산시에는 한산을 비롯하여 한산의 친구 습득(習得)과 한산처럼 은둔생활을 하던 풍간(豊干)의 작품이 실려 있다.

『삼은시집(三隱詩集)』으로도 불린다. 한산은 전설적인 인물로 본명은 알 수 없고 한산자 또는 한산 성인으로도 불렸다.

한산이란 이름은 절강성에 있는 천태산 국청사(國淸寺) 부근 한암(漢岩)에 숨어 살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한산은 시와 선(禪)을 일치시켜 당시(唐詩)의 독특한 경지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습득은 국청사의 부엌에서 일하던 사람으로 끼니 때마다 한산에게 밥을 지어 먹이고 시간만 나면 한암의 동굴 속에 들어가 한산과 함께 시를 지었다고 한다.

시집에 실린 시들은 대개 선을 탐구하는 내용이며, 때로는 전통적인 운율을 무시하기도 하나 뛰어난 문학성을 겸비하고 있다. 그런 까닭으로 예로부터 선가에서 많이 읽혀졌다.

한산이 지은 시는 314수이고 습득의 시는 57수이며 풍간의 시는 2수로 모두 373수가 전한다.

이들의 작품을 책으로 만든 사람은 여구윤(閭丘胤)으로 한산과 습득·풍간의 행적을 조사한 후 숲속의 바위와 마을 인가의 벽에 적혀 있는 시들을 모아 엮었다. 중국 소주성 밖에 한산을 기념하여 세운 한산사(寒山寺)라는 절이 있다.





이번에 이 책을 번역하고 주석을 달아 펴낸 신흥식 역주자도 서문에서 한산시의 시적 품격과 내용의 심오함을 썼다.

"한산이 평소 보고 들은 고대 설화와 고사를 인용하여 한산 자신이 겪은 일과 사상을 토애도 승려와 불교에 대한 교훈과 비판을 담았고 도교와 선가의 망상이 부질없는 허구임을 일깨워 주었으며 구도자의 탈속(脫俗)하고 청빈한 삶이 진정한 자유임을 담담하게 풀어놓았다."

옛날 보각선사가 산곡(山谷)에게

"한산 시에 화답해보라.' 하니, 산곡이 여러 날이 지나도록 한 구절도 얻지 못하고 보각에게 말하기를,

"다시 십년을 공부한들 어찌 흉내나 내겠습니까" 도연명이 비록 다시 세상에 태어난다 해도 또한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산곡이 대답하길,

"옛날 두보도 한산시를 한 번 보고 말하기를 어찌 감히 화운(和韻)을 섣불리 하겠는가?"라고 하였답니다.

이를 미루어 한산시에 대한 세상의 평을 짐작할 수 있으리라. 산곡 황정견은 적벽부로 익히 알려진 소동파의 제자이다.





한산시와 함께 이 시집의 시인 3인은 중국 당나라 시대에 전설적인 세 명의 은자라고 알려져 있다. 이들이 한산이라고도 불리는 중국 천태산(天台山)의 나무와 바위에 써놓은 시를, 또 다른 절인 중국의 국청사(國淸寺)의 스님이 편집했다고 전해지는 시집이다. 이 시집에는 대부분의 시들이 자연과 함께 있는 무위도위의 즐거움을 노래한 것 외에 세상과 승려에 대한 비판이나 불교적인 교훈시 그리고 도교에 대한 비판 심지어 여성의 변덕을 노래한 시 등 다양한 내용의 시들이다. 궁극적으로는 허망한 삶을 깨우치고 진정한 도를 구하라는 주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시집에는 세 명의 은자 중 이름이 알려지지 않아 한산에 살았다고 해서 ‘한산’이라고 불리는 은자의 시 316수 외에 풍간의 시 2수와 습득의 시 58수가 함께 수록되어 있다.

특히 이 시집의 대표 시인 격인 한산에 대해서는 전설적인 기행이 있다고 한다.

한산은 항상 너덜너덜해진 옷을 입고 나무신을 끌고 다녔고 근처 절에서 나오는 음식 찌꺼기를 얻어먹고 살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한산은 때로는 큰 소리로 외치기도 하고 혼자서 떠들며 말하기도 하고 혼자 껄껄대고 웃기도 하다가 시상이 떠오르면 닥치는 대로 나무, 벽, 바위에 시를 쓰고 읊었다. 자연 그대로 본성 그대로 그다운 삶을 살다가 갔다는 것이 정설이다. 어떻게 보면 고립된 삶을, 또 다른 면을 보면 초월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풍간의 시는 비록 2수밖에 전하지 않지만 그의 역할은 단순한 참여자 수준이 아니라 한산과 습득에게 스승이나 부모와 같은 역할을 했던 듯하다.

책에 따르면 적성산을 지나가다가 아이를 주워 길러서 습득(拾得)이란 이름을 붙여주고, 습득은 국청사에서 한산과 더불어 주방일을 거들면서 둘 다 머리를 기른 모습으로 정진했다고 전한다. 그래서 한산시에도 한산은 제 한산이요. 습득은 제 습득이라. 어리석은 이들은 어찌 보고서 알 것인가. 풍간이 있어 서로 알아주리라.는 구절이 있다.

한산시는 당나라 시대 이후 수많은 스님들과 학자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시들을 읽어 나가면서 처음에는 지루했지만 읽어 갈수록 점점 시 하나하가 각 주문처럼 입에 붙어 나오는, 값진 시 감상법을 깨달았다. 이 시집을 읽는 독자들은 소리 내어 읽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欲得安身處 寒山可長保 微風吹幽松 近聽聲逾好

욕득안신처 한산가장보 미풍취유송 근청성유호


下有斑白人 ??讀黃老 十年歸不得 忘却來時道

하유반백인 남남독황로 십년귀부득 망각래시도


이 몸 편히 쉴 곳을 얻고 싶다면

한산(寒山)은 길이 보전(保全)해 주리

미풍(微風)이 고요한 소나무에 부나니

가까이서 들자니 소리 더욱 좋구나.


그 아래 백발(白髮)의 노인(老人)이

중얼거리며 도덕경(道德經)을 읽네

십년동안 돌아가지 않았나니

올 때의 길을 까맣게 잊었다오.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는 것은 자기수양의 시간이 상당기간 필요하다. 한산 역시 10년 씩 자연에 기대에 도덕경을 읽으며 수양을 한다. 한산은 당대의 노인들에게 가난한 미치광이로 조롱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불보살의 화현으로 풍간선사는 아미타불, 한산은 문수보살, 습득은 보현보살이라고 한다.


凡讀我詩者 心中須護淨 ?貪繼日廉 諂曲登時正

범독아시자 심중수호정 간탐계일렴 첨곡등시정


驅遣除惡業 歸依受眞性 今日得佛身 急急如律令

구견제악업 귀의수진성 금일득불신 급급여율령


무릇 내 시(詩)를 읽는 이여!

마음이 모름지기 깨끗이 되리.

탐욕(貪慾)이 날마다 청렴(淸廉)해지고

아첨(阿諂)은 즉시(卽時) 바르게 되리.


악업(惡業)은 몰아내고 제거하며

불법(佛法)에 귀의하여 진성(眞性)을 수용하리니.

금생(今生)에 부처님 몸 이루도록

서둘러 율령(律令)대로 따르라.





한산시를 읽는 이들에게 마음을 깨끗하게 할 수 있다고 전한다. 시를 읽는 동안 한산과 습득, 풍간선사가 전하는 내용을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다.

세 사람의 시라고는 하지만 내용은 비슷하다. 세월이 흘러가서 누구나 늙는다는 것, 돈이 많아도 결국은 죽게 되는 것 등 인생무상을 노래하고 있다. 고기를 먹는 것, 과도한 소비도 좋지 않다는 것도 내용이다. 또 자식은 귀여워하고 어버이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 역시 좋지 않다. 그러니 욕심을 버리고 겸손한 태도로 정진하며 살라는 게 세 사람이 말하는 주 내용이다.

한시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해서 한산시에 대해 모르고 있었던 많은 내용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다만 한자에 대한 지식도 부족하고, 한시나 종교를 잘 알지 못하는 것은 이 책의 독서에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앞의 지식이 모두 부족해도 세 사람이 지향하는 바나, 시의 품격을 받아들이는 데에는 역주자의 해석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한자에 능하지 못한 독자라면 역주자가 풀이해 놓은 우리말로만 읽어도, 읽다보면 얼마나 잘 쓴 시들인지 쉽게 동의할 수 있다.

이 책의 장점이며 널리 읽힐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하다. 시의 내용에 공감하고 실천한다면 충분히 좋은 삶을 살 수 있을 정도로 교훈적이기도 하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진행하는

체험단,리뷰단에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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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살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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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끝은 시작이기도 하다는 것을 지금 우리는 모를 뿐이다."

가장 강렬한 인상을 준 이 부분은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온갖 두려움과 상실을 겪어도 천국은 모든 질문의 답을 갖고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하느님이 지켜보시는 가운데 천국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가장 소중한 단어(화해, 용서, 사랑, 희생, 이별, 만남)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된다.

우리 삶에는 이 정도만 알고 실행해도 훌륭한 삶일 것이다. 삶 속에서 성장하며 하느님이 준비해둔 천국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어떤 사람이 사는지를 깨닫게 해줄 테니까.

모든 이들은 죽음은 슬프고 애틋하고 항상 내 옆에 있던 사람이 내 눈에 보이지 않는 상실감이 크다는 것을 안다. 어떻게 해서라도 채워지지 않는 그 빈자리가 가끔, 늘 그렇게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는 주인공 애니가 코마 상태로 있을 때 만나는 다섯 만남, 상처, 친구, 포옹, 어른, 이별 과정을 통해 삶의 소중함의 가치를 알고 진정한 어른이 되어가는 인생소설이다.





프롤로그 _ 마지막 순간

첫 번째 만남 _ 상처

두 번째 만남 _ 친구

세 번째 만남 _ 포옹

네 번째 만남 _ 어른

다섯 번째 만남 _ 이별

에필로그 _ 새로운 시작

애니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다섯 만남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화해, 용서, 사랑, 희생, 이별, 만남이라는 다양한 인간의 감정들을 독자들은 애니가 되어 있는 것처럼 느끼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난 지금도 독자는 죽음에 대한 생각에는 변함없지만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의 작가 미치 앨봄의 『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의 죽음의 세계를 따라가면서 생각했던 죽음과는 다를 수 있는 죽음에 약간의 위로(?) 감정을 느낀다.

끝으로 죽음을 접해 보고 나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은 주인공 애니가 한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일상에서 지금 살아있는 이 시간에 지금도 모르고 지나치는 소중한 것들을 생각해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내용 중에 ‘인생사는 연필과 지우개가 휙휙 지나가면서 시시각각 쓰인다.’라는 문구는 오랫동안 여운을 남긴다.

첫 번째 만남 상처에서 만난 사미르는 애니에게 “이걸 기억해요, 애니, 우리가 뭔가 세울 때는 앞서간 이들의 어깨 위에서 세우는 겁니다. 우리가 산산이 부서지면 앞서간 이들이 우리를 다시 붙여 줍니다.”라고 말한다.

인과에 따른 인연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한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벌어지는 일들은 그 전에 누군가가 또 그 전에 누군가의 인생에서 시작됨을 의미하는 것 같다.

두 번째 만남 친구에서는 노부인 클레오를 만나는데 사실은 애니가 기르던 반려견이다. 세 번째 만남 포옹에서는 엄마, 네 번째 만남 루비 가든에서 만난 에디, 다섯 번째 만남 이별에서 만난 파울로를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별이 그려진다.





『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는 죽음 이후에 만나게 될 세상에 대한 선입견을 뒤흔드는, 놀랍도록 독창적인 이야기다.

마치 한 편의 동화처럼, 소박하지만 심오한 지혜를 담은 이 따스한 소설은 어둡지도 무섭지도 않은 사후의 세계, 중죄인도 성인도 아닌 보통 사람의 천국이 어떤 모습일지, 세밀한 상상으로 설득력 있게 우리 눈앞에 펼쳐 보인다.

영적인 지혜를 전해주는 책에 수여하는 윌버상 수상작인 『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는 죽음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임을 가르쳐준다.

미치 앨봄의 안내를 따라 처음 만나는 천국을 여행하고 나면 죽음은 상냥한 얼굴로 우리 곁에 다가온다.

천국 여행자의 시선으로 보면 나날의 고민과 아픔, 외로움과 슬픔이 한층 가벼워진다. 삶의 의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여기 지상에서 싹을 틔우고 있다는 걸 마음으로 이해하게 되니까.






상상만 해도 마음이 시린 설정에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애니라는 간호사다. 애니는 젊었기에 끝도 천국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누구나 그렇듯 애니도 크고 작은 상처를 안고 쉽지 않은 삶을 살아왔다. 새로운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기도 하고 진저리나는 연애에 얽히기도 하고 잃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떠나보내기도 했다. 애니의 인생에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도 많았다.

어린 시절 접합 수술을 받은 왼팔과 관련된 모든 기억이 사라졌거든요. 어머니는 아무 설명도 해주지 않고 애니가 잘 알고 사랑했던 세계를 느닷없이 빼앗아버렸고 용기 내어 다가가려던 순간 첫사랑의 소년은 머나먼 바다 너머로 떠나버렸다.

하지만 누구나 그렇듯 애니도 닥치는 하루하루 일상을 열심히 살았고 이따금 행복한 순간들이 찾아왔다. 그러다 드디어 파랑새 같은 행복을 정말로 손에 넣었다고 생각한 순간, 얄궂게도 끝이 찾아온다. 이제 다음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사후의 삶과 가장 뜨겁게 연결된 다섯 사람을 만나게 된다는 설정은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전작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살림출판사, 2010)과 이어진다. 특히 놀이공원 관리인으로 일하는 참전용사 에디는 열렬한 사랑을 받은 캐릭터였다.

작가는 에디가 2차 세계대전에서 싸운 실제 삼촌을 염두에 두고 그린 캐릭터라고 밝힌 적이 있다. 삼촌한테서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어느 날 자기 몸에서 빠져나가 병상 옆에 앉은 사랑하는 이들을 보았다는 이야기를 어린 시절에 들었다고 한다. 이 빈사의 경험담은 앨봄이 사람과 기억으로 구성된 각자의 천국을 상상하도록 영감을 준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미치 앨봄의 사후 세계는 소망에 발 디딘 보통 사람의 낙원이 될 수 있었다. 과연 우리는 죽음 너머에서 누구를 만나게 될까?

“내 잘못이야!” 죽음의 순간에 선 애니는 마음속으로 외친다. 내가 실수했어. 그러지 말걸. 내가 다 망쳤어. 그리고 벌충하고 만회하려고 발버둥친다.

하지만 천국은 애니를 지상에서 먼 곳으로 데려가 피안의 눈으로 자기 삶을 바라보게 한다. 조금만 멀찌감치 떨어져서, 넓은 시야로 바라본다면, 진심과 선의로 행한 모든 일은 자연스러운 의미가 있다. 혹독하게 자기 자신을 책망하던 애니는 이 지상을 떠나 하늘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잘못과 아픔에도 그 나름의 이유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하여 놓아주는 법, 감사하는 법, 기다리는 법을 배운다.

삶에서 단 하나 중요한 것은 따뜻한 마음과 남몰래 스치는 선의라는 깨달음을 안고. 우리 모두가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남을 위해 하는 일은 헛되지 않다. 서로의 천국을 가꾸는 씨앗이니까.





일상에 매몰되어 살다보면 크고 작은 분노와 원망, 자책과 우울, 불안과 고독에 빠져 정말로 중요한 것을 잊기 쉽다.

하지만 한 발짝만 거리를 두고 천국의 시점에서 우리 삶을 바라보는 건 어떨까? 그러면 지금 이 순간 마지막이 찾아와도 어떤 누구의 인생도 해피엔딩이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다 괜찮다고, 이 순간에도 천국은 우리 귓전에 속삭이고 있다.

“보잘것없는 사람 같은 건 없어. 실수 같은 건 없다고.”

『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에서 미치 앨봄의 천국은 특이하게도 만남으로 이루어진다. 애니가 다섯 영혼과 차례로 만나 교감하며 깨달음을 얻는 구성은 찰스 디킨즈의 『크리스마스 캐럴』과 마찬가지로 기억과 감정과 인연을 반추한다. 알고 보니 천국은 애니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사람들이었다. 심지어 그들 중에는 애니가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 사람들도 있었다.

애니는 자기도 모르게 타인의 선의로 목숨을 구하기도 했고, 자기도 모르게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사랑을 나눠주기도 했다. 자기도 모르게 큰 사랑을 받기도 했고 자기도 모르게 다른 삶에 깊숙이 끼어들어 그 궤적을 영원히 변화시키기도 했다. 오늘도 우리 곁을 스쳐가는 누군가가 우리 인생을 기적처럼 바꿔놓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그 사실을 알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아마 이 제목만으로도 대부분은 고개를 끄덕일지도 모른다.

미치 앨봄 작가가 전했던 삶의 의미가 짧은 이야기였지만 긴 여운을 선사했음에 또다시 가슴 한켠이 아려온다.

그런 그가 다시 우리에게 다가왔다. 이번 이야기가 더 가슴 깊이 다가온 건 이 이야기다.

"지금 당장 잃어버린 것에 집중하느라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놓치며 살지는 않나요?"

매일 크고 작은 일에 흔들리는 당신에게 미치 앨봄이 선사하는 내 인생의 소중함을 되찾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독자는 믿는다.





저자 : 미치 앨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에미상을 수상한 방송인이며 인기 칼럼니스트이다. 매 작품마다 고난과 역경 속에서 삶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평범한 이웃들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려내어 ‘삶과 죽음을 끌어안는 최고의 휴머니스트’라는 극찬을 받았다. 젊은 시절 스포츠 칼럼니스트로 데뷔한 이후 라디오와 ABC TV 등 여러 방송 매체에서 진행자로서 두각을 나타냈고, 그러던 중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실제 주인공 모리 슈워츠 교수와의 만남을 계기로 세속적인 성공만 추구하던 삶에 변화를 겪게 됐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등 그의 대표작은 전 세계 41개국에서 42개 언어로 출간되어 수천만 독자에게 용기와 희망을 안겨주었다. 미치 앨봄은 현재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아내 제닌과 함께 〈드림 펀드DREAM FUND〉, 〈어 타임 투 헬프A TIME TO HELP〉, 〈S.A.Y 디트로이트S.A.Y DETROIT〉 등 세 곳의 자선 단체를 운영하며, 삶의 의미를 일깨우는 따뜻한 글쓰기에 힘쓰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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