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멀리서 마음의 안부를 묻다 - 마음이 길을 잃지 않도록 희망을 채우는 긍정심리학 조금 멀리서 마음의 안부를 묻다
댄 토마술로 지음, 이현숙 옮김 / 밀리언서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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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과 페르서나(가면을 쓴 인격) 개념을 창시하여 프로이트, 아들러와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꼽히는 칼 구스타프 융은 아버지가 정신병원 상담목사였고 그는 정신과 의사였기에 유독 정신질환에 지대한 관심과 연구로, 분석 심리학의 창시자로 통한다. 그는 환자의 존엄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사려 깊은 심리학자였다. 틀에 박힌 방법으로 환자들을 치료하는 일을 경계했으며 개인에 대한 개별적 이해가 필요함을 주장했다.

권위보다는 환자를 생각했고 환자를 이해하고 도울 수 있다면 다른 학파의 방법도 개의치 않았다. 융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스스로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목회자가 많은 집안 분위기에서 성장하면서 그는 일치하지 않는 모순들과 오랜 시간 싸워야 했는데, 그 모순을 덮어버리지 않고 답을 찾기 위해 끈질기게 공부하고 토론하고 성찰하였다. 이와 같은 성장 배경은 융이 환자를 인격적으로 배려하면서 치료하고자 한 신념이 되었고, 반복적으로 자기성찰을하며 자신만의 사상 체계를 확립해 가도록 이끌었다. 융이 연금술에 몰두하게 된 배경도 여기에서 나왔다 하겠다.

독자가 여기서 칼 융을 언급하는 것은 그의 분석심리학이 현대 심리학의 모태가 되었고, 많은 제자, 심리학자, 의학 전문가 등이 그의 분석 심리학 이론을 따랐고 연구를 거듭해 현재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 『조금 멀리서 마음의 안부를 묻다』의 저자 댄 토마술로 역시 칼 융과 무관치 않으며 융의 분석심리학 이론을 토대로 자신의 긍정심리학의 이론을 확립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칼 융의 분석심리학을 조금만 알더라도 저자가 이 책에서 주장하는 이론의 절반은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독자는 믿는다.

 


 

지치고 힘든 사람들에게 ‘괜찮아, 잘될 거야’, ‘너는 할 수 있어, 힘내’라는 말은 막연하고 공허하게 들릴 뿐 침묵보다도 더 큰 위로가 되지 못한다. 우울한 기분과 무력감은 내가 원하는 것과 현재 상황의 격차가 클 때, 현재의 좋지 않은 상황이 미래에도 계속될 거라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진정한 위로는 좋을 거라는 기대감, 즉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다.

똑같이 힘든 상황에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는 사람과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봐야겠어요’라고 말하는 사람의 마음 습관은 분명 다르다. 전자의 사람은 점점 더 무력감에 빠져들어 아무것도 하지 않고, 후자의 사람은 현재 상황을 바꾸기 위해 뭔가를 해나갈 것이다. 사람들은 삶과 자신의 능력을 콘크리트처럼 딱딱하게 굳어진 것으로 본다. 좀처럼 바뀌거나 좋아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삶과 능력은 말랑말랑한 진흙과 같아서 얼마든지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다.

댄 토마술로는 심리상담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심어줌으로써 단순히 우울하지 않는 것을 넘어서 자신을 더욱 성장시키고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끌었다. 그는 딱딱하게 굳어진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만들어나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희망은 저절로 우리에게 다가와 의욕을 북돋워주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뭔가를 함으로써 희망을 끌어내고, 마음속에 희망이 자리 잡게 만들 수 있다. ‘내일은 더 나아지겠지’라는 말과 ‘더 나은 내일을 만들겠어’라는 말이 다른 것처럼 말이다.

 


 

긍정심리학은 마음속의 밝은 감정들을 더욱 키우면 단순히 부정적인 감정이 사라지는 것뿐 아니라 행복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밝혀내고 방법들을 고안했다. 이러한 긍정심리학을 바탕으로 희망을 지속적으로 끌어내서 매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희망을 채우기 위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결코 어렵고 복잡한 것이 아니다. 하루에 3분에서 5분만 자신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 기분이 달라질 수 있다. 어제 좋았던 일 3가지를 적어보고, 인생에서 고마운 사람 3명을 떠올려보는 것만으로도 어떤 위로의 말보다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다. 단 1분만 할애해서 자신이 원하는 최상의 자기 모습을 떠올려보는 것만으로도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고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낯선 사람에게 ‘안녕하세요’라고 말을 걸었을 때 단 한 명이라도 미소로 답한다면 자존감이 충만해질 것이다.

‘장난감 총을 주면서 전함을 침몰시키라는 것과 뭐가 다른가?’ ‘그렇게 사소한 변화로 어떻게 무수한 고통을 없애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말인가?’ 이런 의구심이 들지도 모른다. 밑바닥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꾸역꾸역 견디면서 미래의 비전이 고작 살아남는 것일 수는 없다. 이 책에서 가장 간단한 방식으로 지친 마음을 완전히 바꿔 희망으로 채워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긍정심리학의 창시자 마틴 셀리그만은 어떤 상황에서 무기력하게 포기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다른 상황에서도 똑같이 반응한다는 것을 밝히면서 이를 ‘학습된 무기력’이라고 했다. 이 책의 원제인 ‘학습된 희망(learned hopefulness)’은 이 용어에 대응하는 것이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희망적인 기대감을 가진 사람들은 다른 상황에서도 똑같이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늘 끊임없이 안 좋은 상황에 맞닥뜨린다. 성공할 때보다 실패할 때가 더 많고, 마음먹은 대로 될 때보다 좌절할 때가 더 많다. 사랑하고 사랑받을 때도 있지만 상대에게 서운한 감정, 배신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남들은 모두 행복한 것 같은데, 내 삶은 울퉁불퉁하기만 해서 돌부리에 걸리고 비틀거린다. 그렇다고 해서 미래의 삶이 지금보다 더 나을 것 같지도 않다. 이런 경험들이 반복되고 부정적인 생각들을 되새김질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은 지치고 무력감에 빠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일상을 살아가고,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은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긍정심리학의 창시자 마틴 셀리그만은 희망이 안 좋은 상황은 일시적이며 앞으로 잘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마음이라고 말한다. 희망이 없다면 사람들은 뭐하러, 귀찮게, 굳이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도전하고, 배신당할 것을 알면서도 사랑하겠는가? 긍정심리학 박사이자 심리상담사인 댄 토마술로는 희망은 마음 상태라기보다는 마음 습관이라고 말한다. 저절로 익혀진 행동처럼 마음속에 저절로 희망이 떠오를 수 있도록 습관을 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마음 습관은 긍정적인 기분을 끌어내고, 침울한 기분과 부정적인 생각, 그리고 슬픔에 맞서 싸우는 것뿐만 아니라 행복한 삶을 이끌어준다. 다음에 신화 속의 이야기는 긍정심리학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신들의 왕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불을 준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그에 상응하는 재앙을 내릴 계획을 세운다. 그는 우선 다른 신들에게 여자 인간을 만들라고 명령한다. 신들은 지혜, 아름다움, 사랑스러움, 교활함, 호기심을 불어넣어 인간을 창조하고 ‘신들의 선물’이라는 뜻의 판도라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판도라는 곧 프로메테우스의 동생인 에피메테우스에게 보내지고, 그는 판도라를 아내로 맞아들인다.

에피메테우스의 집에는 인간에게 해로운 것들이 모두 들어 있는 상자 하나가 봉인되어 있다. 호기심이 충만한 판도라는 절대 열어서는 안 되는 그 상자를 열었고 온갖 해악들이 튀어나왔다. 이후로 인간은 죽음과 질병, 질투 등 온갖 괴로움에 시달리게 되었다. 판도라가 뚜껑을 닫으려는 찰나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희망은 자신도 나가게 해달라고 사정했고 판도라는 희망을 내보내주었다.

판도라의 상자에 관한 신화는 희망이 어디에서 오는지, 희망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한다. 모든 해악들의 밑바닥에 희망이 있었듯이 희망은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비로소 떠오르는 긍정적인 감정이다. 또한 우리 인간이 모든 부정적인 것들의 공격을 받으면서도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바로 희망이라는 감정이 있기 때문이다.

 


 

삶은 대개 울퉁불퉁하다. 종종 돌부리에 걸려서 비틀거리고 흙먼지가 날려 앞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넘어진 자리에 주저앉지 않고 계속 나아가는 것은 좋은 것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불안하고 지친 마음을 꾸역꾸역 참으며 단지 살아남는 것만으로 삶이 달라지지 않는다. ‘내일은 더 나아지겠지’라는 말과 ‘더 나은 내일을 만들겠어’라는 말은 다르다. 삶은 딱딱하게 굳어진 콘크리트가 아니다. 말랑말랑한 진흙과 같아서 얼마든지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다. 긍정심리학을 바탕으로 불안감과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고 희망을 채워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는 법을 배운다. 미래를 위해 하루에 단 3분, 적게는 단 1분만 할애하자.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가장 강력한 변화를 경험할 것이다.

 

작은 목표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에 시간과 노력을 쏟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러한 목표들을 설정하는 것은 우리의 부정적 믿음을 깨뜨리고 성취감을 자극하기 때문이다.(p. 173)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타인에게 상처받지 않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다. 인간으로서 존재하는 한 거절, 배신, 상실의 고통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고통은 삶의 일부이기도 하다. 그러나 고통을 대하는 방식은 우리가 결정할 수 있다.(p. 220)

 


 

저자 : 댄 토마술로(DAN TOMASULO)

 

긍정심리학의 창시자 마틴 셀리그만 교수가 개설한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응용긍정심리학(MAPP)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컬럼비아 대학교 교육대학원의 영성심체연구소(SPIRITUALITY MIND BODY INSTITUTE, SMBI) 핵심 교수진 중 한 명이다. 소비자들에게 건강 관련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 셰어케어(SHARECARE)는 우울증 관련 10대 온라인 인플루언서로 댄 토마술로 박사를 선정했다. 응용긍정심리학 분야의 국제적인 강연자로 활동하며, 칼럼 〈치료사에게 물어보세요(ASK THE THERAPIST)〉와 학습된 희망(LEARNED HOPEFULNESS)을 주제로 한 블로그(WWW.PSYCHCENTRAL.COM)에 매일 글을 올리고 있다. 《힐링 트라우마(HEALING TRAUMA)》 공동 저자이며, 회고록 《아메리칸 스네이크 피트(AMERICAN SNAKE PIT)》는 2016년 프랭크 맥코트 상(FRANK MCCOURT PRIZE)을 수상했다.

서문을 쓴 스콧 배리 카우프만(SCOTT BARRY KAUFMAN)은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긍정심리학센터 상상연구소(IMAGINATION INSTITUTE) 과학 부문 책임자이며 저서로 《창의성을 타고나다》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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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툼이 상처로 남지 않으려면 - 세상 모든 연인들과 나누고 싶은 연애의 모든 것 '연애담'
감정수학자 지음 / 모모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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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우울한 일은 비 내리는 거랑 비슷하다. 수시로 찾아오고, 예고했던 거랑 다르게 찾아오기도 한다. 분명한 건 비가 그치듯 우울한 일도 그친다는 거다. 그런데 문제는 비랑은 다르게 우울함은 너무 오래 내리면 마음에 잔상이 남는다. 빛을 마주하지 않으면서 몸이 따뜻해지길 바랄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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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툼이 상처로 남지 않으려면 - 세상 모든 연인들과 나누고 싶은 연애의 모든 것 '연애담'
감정수학자 지음 / 모모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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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가진 감정 중 가장 강력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대다수 독자들은 선뜻 '화(분노)'라고 답할 것이다. 그것은 경험상 그렇기도 하거니와 화가 나면 이성이 마비되고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면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화를 대응하는 방식이 자칫 폭력적이기라도 할 땐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저질러 삶을 순식간에 망칠 수도 있다. 그래서 종교에서는 분노가 우리가 스스로 제어해야 할 감정 중 첫 손가락에 꼽는다. 불교의 경우 이를 '3독(毒)'이라 하여 경계하라고 가르친다. 3독이란 '욕심(貪) 분노(嗔) 어리석음(痴)'를 가르킨다. 인간의 모든 번뇌는 이 3독으로부터 시작되며 이를 삼가 경계하지 않으면 삶이 곧 괴로움이 된다고 한다. 화가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말은 설득력을 가지며 사회 곳곳에서 인정되기도 한다.

 


 

그러나 더 생각을 해보면 그것들을 모두 아우르는 더 큰 힘을 가진 것이 인간 감정에 내재되어 있다. 그래서 불교에서 말하는 탐진치의 3독도 극복할 수 있고, 기독교의 7가지 악(惡) 즉 교만, 중오, 호기심(음탕한 유혹), 무지(우매함), 사치, 두려움, 근심으로부터 헤치고 나오려면 더 강력한 힘의 감정이 인간에게 잠재돼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있고, 누구가 경험하는 감정 '사랑'이다. 이 책 『다툼이 상처로 남지 않으려면』도 사랑의 감정을 다룬다. 사랑은 워낙 광범위하고 신(神)이 인간에게만 주신 강력한 생존의 능력이다. 이 사랑의 감정이 남녀 사이에 일어날 때가 연애의 시초다. 연애 감정은 워낙 강력해 인간을 '눈 멀고 귀 멀게' 한다. 다른 어떤 악의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상대가 원수이거나 적이어도 바뀌지 않는다.

 


 

연인과 함께 있는 순간만이 삶의 전부라 느껴질 만큼, 사랑의 감정은 강력하다. 하지만 무엇이든 시작이 있다면 끝도 반드시 있는 법. 화려하게 빛나는 연애의 이면은 생각보다 어둡다. 그래서일까? 연애가 끝나고 난 후, 혹은 끝나기도 전에 많은 이들이 연애 때문에 힘들어한다.

이 책은 연애의 겉면과 이면, 연애의 시작과 끝, 그 이후까지 연애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연애의 예쁜 면만이 아닌, 연애가 안 좋게 끝나는 이유들을 자세히 짚어 보면서 ‘내면까지 아름답고, 오래도록 지속되는 연애’에 관한 조언을 담고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많은 독자들과 함께 소통해 온 저자는 “못난 사랑의 기준을 알 때에야 비로소 예쁜 사랑의 소중함도 알게 될 테니. 소중함을 아는 사람만이 그 가치를 지키는 방식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우리는 연애 때문에 그렇게 아파했음에도, 다시 연애를 시작하곤 한다. 그러고는 다시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며 상처투성이가 된다. 이제 연애를 시작한, 다시 연애를 시작하려는 이들이 책 『다툼이 상처로 남지 않으려면』과 함께 연애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에 대해 고민해 보고, 아픈 연애가 아닌 행복한 연애를 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는 것이 저자의 집필 의도다. 함께 있을 때 기분 좋은 사람은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단순히 말만 예뻐서 좋은 게 아니다.

말에서 그 사람의 생각이 보이기 때문이다. 예쁜 말을 하기 위해선 예쁜 생각을 할 것이고, 예쁜 생각을 하기 위해선 배려하고 노력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예쁜 말을 꾸준히 한다면 행동도, 평상시와의 모듭도, 인격도 예쁠 확률이 높다.

 


 

이 책은 연애의 겉면과 이면, 연애의 시작과 끝, 그 이후까지 연애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연애의 예쁜 면만이 아닌, 연애가 안 좋게 끝나는 이유들을 자세히 짚어보면서 '내면까지 아름답고, 오래도록 지속되는 연애'에 관한 조언을 담고 있다. 빛이 있으니 그림자도 있는 법. 겉으로 화려해 보이는 연애의 이면을 다룬다. 그림자를 이해할 때 빛을 이해할 수 있으리란 믿음으로, 아픔과 상처 그리고 갈등 속에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많은 독자들과 함께 소통해온 저자는 "못난 사랑의 기준을 알 때에야 비로소 예쁜 사랑의 소중함도 알게 될 테니 소중함을 아는 사람만이 그 가치를 지키는 방식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우리는 연애 때문에 그렇게 아파했음에도, 다시 연애를 시작하곤 한다. 그러고는 다시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며 상처투성이가 된다.이제 연애를 시작한, 다시 연애를 시작하려는 이들이 이 책과 함께 연애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에 대해 고민해 보고, 아픈 연애가 아닌 행복한 연애를 해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프로란 항상 기본기에 충실해야 한다." 기본에 충실하지 않으면 발전이 없다. 발전이 없으면 어떤 일이든 이내 애정을 잃기 마련이다. 그런데 연인 관계에도 이러한 논리가 적용된다. 연인 관계에서 기본은 처음의 마음가짐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 같다. 그러한 노력이 없으면 처음의 마음가짐을 잃게 되고, 처음의 마음가짐을 잃으면 상대에 대한 애정도 잃으니까. 삶에서 우울한 일은 비 내리는 거랑 비슷하다. 수시로 찾아오고, 예고했던 거랑 다르게 찾아오기도 한다.

분명한 건 비가 그치듯 우울한 일도 그친다는 거다. 그런데 문제는 비랑은 다르게 우울함은 너무 오래 내리면 마음에 잔상이 남는다. 우울한 상황은 그쳤는데, 여전히 우울한 감정이 비처럼 내리는 거 같아 우산을 쓰고 있게 된다.

실제로 햇살이 비춰주고 있는데도 그 햇살을 우산으로 막게 된다. 힘든 일들의 잔상, 깊은 우울감은 쉽게 떨쳐지는 게 아니다. 그럼에도 햇살이 비춘다면 들고 있던 우산을 접어야 한다. 빛을 마주하지 않으면서 몸이 따뜻해지길 바랄 순 없다. 우산을 접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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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볼 건 다 해봤고, 이제 나로 삽니다 - 15인의 여성 작가들이 말하는 특별한 마흔의 이야기
리 우드러프 외 지음, 린지 미드 엮음, 김현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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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해볼 건 다 해봤고, 이제 나로 삽니다』는 소제목으로 붙인 '15명의 여성 작가들이 말하는 특별한 마흔의 이야기'에 대해 얘기한다. 인생에서 마흔이라는 전환점을 지난 15명의 여성이 자신들이 겪은 마흔에 대해 말한다. 열다섯 명의 미국의 작가들은 저마다의 시선으로 꿈, 가족, 우정, 사랑, 자아, 일, 결혼, 아름다움 등에 관해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준다.

열여덟이나 스물하나처럼 마흔은,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되는 나이다. 마흔이 된다는 것은 젊음 그리고... 그 뒤에 오는 것 사이의 가슴 절절한 통로를 지나는 과정이다. 우리가 간 길과 가지 않은 길, 그리고 아직 우리 앞에 있는 길을 돌아볼 수 있는 교차로이기도 하며, 그 뒤로 이어질 10년은 향수, 성찰, 그리고 개인적인 성장의 기회가 무르익는 시간이다.

 


 

인생 마흔에 대해 이야기한 사람은 동서고금을 통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대표적으로는 공자다. 공자는 마흔을 '불혹'(不惑)'이라 했고, 링컨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얼굴에 책임질 나이'로 말했다. 이 책에는 미국의 작가들이 이야기한다. 작가들이어서인지 삶과 마흔에 대해 깊은 통찰력을 보여준다. 또 건강, 성찰, 가족, 사랑, 노후, 성취, 미래 등 이 나이에 해야 할(?) 깊은 사색의 결과를 글 속에 녹여낸다. 당연히 이 수필집은 삶의 향기와 삶에 대한 열정, 의지가 묻어난다. 출판사는 이래서 '눈부신 수필집'으로 표현한 것 같다.

저자들은 삶의 이 풍요로운 단계를 매혹적이고, 친밀하고, 솔직하게 탐구하고 있다. 이 책의 글들은 우정, 자립, 성(性), 아름다움, 노화, 그리고 시간의 흐름에 관한 근본적이고도 감동적인 성찰을 반영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책의 갈피갈피마다 지혜, 유머, 그리고 무엇보다도 삶의 환희가 넘쳐흐른다.

 


 

이 세대의 희망, 두려움, 도전, 그리고 기회를 반영하는 『마흔 즈음에On Being 40(ish)』(이 책의 원제)는 누구라도 소중히 아끼고, 세월에 까딱없는 통찰력을 얻기 위해 자꾸만 들춰보게 될 책이다. 성장에 관한 강렬한 명상, 그리고 완벽한 선물인 이 책은 독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즐거움을 주고, 위안을 줄 것이라고 믿는다. 가장 좋은 날들은 아직 오지 않았으므로. 마흔이 '전환점'이란 의미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만약 당신이 마흔(혹은 그 즈음)을 거쳤거나, 언젠가 될 계획이 있다면,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책으로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우리 시대 최고의 수필가들의 경험을 엮은 『마흔 즈음에On Being 40(ish)』는 우리의 40대가 인생의 가장 좋은 시기일 수 있고, 더불어 가장 안 좋은, 가장 슬픈, 가장 웃긴, 그리고 때로는 가장 용감하고 가장 많은 것을 깨닫게 되는 시기임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은 미국 여성 작가들의 얘기여서 일반적이지 않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사회 환경과 문화적 배경도 다르고 오랜 관습도 다르다. 이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 나라 사람들이 보기에 따라 약간의 거부감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인간으로서, 삶에 대해 열정과 의지만 있는 사람에게는 한결같이 흐르는 맥이 있다. 휴머니즘과 삶, 그리고 사랑이다. 이 관점으로 책을 읽는다면 멋진 독서가 되리라고 독자는 확신한다.

 


 

독자는 40대가 될 무렵 정신없이 직장 생활에 매달릴 때다. 사실 노후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도 없고, 삶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사유해본 적도 없다. 일에는 열정적으로 달려들었다고 자부하지만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부양가족을 위해 월급도 받아야 했다. 직종이 그래서인지(다른 직종도 마찬가지지만) 옆을 볼 틈도 없었다.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경쟁 상대도 아니었고 서로 협력이 필요한 직장 동료들과도 매우 친밀하게 지낼 수 있었다. 10년 여가 지난 지금 생각해보니 몹시 후회되는 일도 생각나고, 혼자 슬며시 미소 짓는 일도 적잖다. 그들과 지금도 친하게 지내니 잘못된 직장 생활은 아니다. 그래도 노후나 미래에 대해 너무 무관심한 것은 지나고 돌아보니 후회되는 부분도 많다.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다고 생각하는 게 그나마 다행스럽다.

 


 

한참 따라볼렀던 고 김광석 가수가 생각난다. '마흔 즈음에'란 원제 때문에 그가 불렀던 노래 '서른 즈음에' 때문이리라.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헤아릴 수 없이 따라부르던 노래의 가사에 한 번도 집중한 적이 없었던 것은 독자가 세상에 오히려 '무관심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독자는 아무 생각 없이 살았던 마흔 즈음이다. 공자가 가르친 대로 유혹에 빠지지 않은 것도 지키지 못했다. 링컨이 얘기했던 그 정도의 얼굴도 만들지 못한 것 같다. 그러나 지나간 삶에 후회하진 않는다. 배운 대로 하지 않았지만 늘 그렇게 언행을 하려고 노력은 했기 때문이다. 다른 분들이 들으면 '자기 합리화'가 될 듯하지만 그때 그때 양심적 삶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독자 스스로 생각한다. 결코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는 자신감이다. 물론 그것이 권력이나 명예, 부를 가져다 주진 않았지만 지금 그것이 있다 해도 독자가 추구한 삶에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 독자 스스로 세운 인생관과 가치관에 의해 살았다는 뜻이다.

 


 

여기에 실린 글들을 하나씩 하나씩 서평을 할 자신이 없다. 읽어 좋은 글들을 읽어 만족스럽고 행복감도 든다. 그러면 됐다. 독자도 '해볼 건 다 해봤고', 벌써 10여년 전부터 이미 '나로 살고' 있다. 이 책의 편저자인 린즈 미디가 「프롤로그」에서 쓴 글이 독자를 무장해제 시키기도 하고, 용기를 북돋우기도 한다.

"이 책에 실린 에세이의 대부분은 X세대로 자란 여성들이 쓴 것으로 이 세대가 경험하는 중년에 대한 강렬한 논문으로 읽히기도 한다. 우리는 지치기도, 행복하기도, 정신없이 바쯔게 살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 세대가 늘 듣고 자란 '우리는 뭐든 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우리가 얻은 기회와 바로 그것 때문에 치른 대가들을 가늠해보려 애쓰는 중이기도 하다.

이혼 이후 삶의 장점에 대한 사색에서부터 우정에 대한 샹수, 그리고 언제나 우리를 억누르는 질문, "이젠 물 해야 하지?"에 이르기까지 여기 실린글들은 다이내믹하고 다양한 만화경 같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일관되게 흐르는 주제를 찾을 수 있다. 무엇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가를 명확하게 볼 수 있는 새로운 눈과 있는 그대로의 우리 삶에 더 깊숙이 몸을 담그며 사는 태도, 그리고 너무나 상투적이지만 가장 참된 진실인 '시간은 쏜살과 같다'는 사실이 주는 슬픔과 기쁨, 바로 그것이다."

 


 

공동저자 모두를 여기에 소개할 수 없다. 너무 많아서다. 또 독자들이 굳이 알아햐 할 특별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편의상 3분만 간단한 약력과 함께 소개한다.

 

제시카 라헤이는 교사, 작가, 그리고 엄마이다. <애틀랜틱>, <버몬트 퍼블릭 라디오>, <뉴욕타임스>에 교육, 육아, 그리고 아동 복지에 관한 글을 기고하고 있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실패라는 선물: 자녀의 성공을 위한 부모의 내려놓기The Gift of Failure:How the Best Parents Learn to Let Go So Their Children Can Succeed」의 저자이기도 하다. 아마존 스튜디오의 ‘생각 리더 위원회Thought Leader Board’의 회원이기도 한 그녀는 아마존 키즈의 ‘The Stinky & Dirty Show’의 커리큘럼을 쓰기도 했다. 라헤이는 메사추세츠 주립대학교에서 비교문학으로 문학학사 학위를 받았고 노스캐롤라이나 로스쿨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남편, 두 아들과 뉴햄프셔에 살고 있으며 버몬트에서 고등학교 영어와 작문을 가르치고 있다.

 

캐서린 뉴먼은 「비극적인 행복, 버디를 기다리며Catastrophic Happiness and Waiting for Birdy」초등학생을 위한 소설 「원믹스드업 나이트One Mixed-Up Night」그리고 <벤&버디Ben&Birdy> 라는 블로그의 저자이다. 월간지 <리얼심플Real Simple>의 에티켓 칼럼니스트이며 <뉴욕타임스>,<O>, <오프라 매거진>,<보스턴 글로브>를 비롯한 여러 간행물에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다. 애머스트 메사추세츠에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수진 림은 프리랜스 일러스트레이터이다. 티파니Tiffany & Co, UN에이즈계획UNAIDS, 빅토리아 시크릿Victoria’s Secret과 일했고, 동화 작가이기도 하다. 남편, 아들과 함께 뉴욕에서 살고 있다. 위 그림 등 모두 15컷을 이 책에 게재했다. 제목은 『해볼 건 다 해봤고, 이제 나로 삽니다』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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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소전쟁 - 모든 것을 파멸시킨 2차 세계대전 최대의 전투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오키 다케시 지음, 박삼헌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1월
평점 :
품절



 

제 2차 세계대전 중 독일과 소련(현 러시아)의 전쟁은 전쟁뿐만 아니라 정치, 이념, 외교, 경제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우선 전쟁 내적으로도 가장 치열한 전투로 기록되고 있고, 군인뿐만 아니라 민간인까지 가장 많은 희생자를 냈다. 양국이 2차대전을 통해 희생된 숫자는 군민 합쳐 약 3,000만 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이 책 『독소전쟁』에 나온 자료에 따르면 소련군의 경우 1128만여명이 사망 행방불명되었고, 독일군은 타 전투 포함한 숫자지만 500만 명 안팎으로 집계됐다. 이에 민간인 수를 합친다면 양국 약 3,000만 명이 희생된 것으로 공식 집계 결과 나타났다. 전쟁 중에는 전투만 아니라 집단학살, 수탈, 포로학살 등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한 전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후 이 전쟁으로 세계사의 흐름의 주도권은 미국과 소련으로 재편되고, 당시까지 영국, 프랑스, 독일이 쥐고 있던 세계의 패권은 미소 양국으로 넘어간다. 우리나라는 일본의 지배하에 있었지만 해방은 됐지만 미소의 회담 결과에 따라 38도선을 경계로 양국이 분할 통치한다.

이 책의 저자는 오키 다케시는 "2차 세계대전 승리의 향방을 결정지은 독소전쟁을 정치, 외교, 경제, 리더의 세계관 등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보면서, 전쟁 당사국인 독일과 소련 양국의 허상을 깨뜨리며 21세기 평화 구축을 위해 독소전쟁을 연구하고 결과를 이 책을 통해 밝힌 것이다.

인류역사상 최악의 전쟁인 독소전쟁을 다시 정면으로 마주하는 일은 저자가 독소전쟁 서술에 있어 줄곧 유지하는 국가주의와 역사수정주의 사이의 끊임없는 거리두기는 현재 정치적 갈등이 심각한 한국인의 관점에서도 함께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이고 이 책의 출간 이유이기도 하다.

 


 

2020년 이와나미 신서 대상을 수상한 이 책 『독소전쟁―모든 것을 파멸시킨 2차 세계대전 최대의 전투』는 1939년부터 1945년까지 벌어진 2차 세계대전의 역사 중 가장 잔인하고 끔찍했다는 평가를 받는 ‘독소전쟁’(1941~1945)을 다루고 있다. 아돌프 히틀러가 ‘이것은 절멸전쟁이다’라고 단언했을 때, 나치스가 이끄는 독일과 스탈린의 소련은 피로 피를 씻는 몰살 투쟁을 시작했다. 단순히 군사작전의 진행 과정을 살피는 것만으로는 이 전쟁이 명백히 드러낸 생지옥을 놓쳐버린다.

독소전쟁은 인류역사상 벌어진 그 어떤 전쟁보다 대규모의 병력, 화력, 기동력이 동원된 총력전을 특징으로 한다. 이로 인해 전쟁 기간 내내, 독일과 소련 모두 엄청난 인명 피해와 잿더미가 된 영토가 남게 되었고, 양국 모두 상대 절멸을 위한 입에 담기도 힘든 전쟁범죄와 보복을 숱하게 감행했다. 전쟁포로에 대한 무자비한 복수, 홀로코스트, 대규모 보복성 성범죄 등에 관해 이 책에서 제시되는 수치는 놀랄 만하다.

직접 격돌하는 전쟁 중의 인명 피해가 아닌, 전쟁 중 시간을 벌기 위해 자행된 일이라는 점에서 더 비극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양국 자체의 피해뿐 아니라, 주요 전쟁터인 동유럽 일대 역시 초토화되어 복구에 많은 시간이 걸렸으며, 심지어는 동물 등의 피해마저도 극심했다.

 


 

책에 따르면 제2차 대전 중 유럽에서는 동부전선에선 소련이 대조국전쟁에 나섰다. 소련(지금의 러시아)은 나폴레옹이 러시아를 침입한 1812년 전쟁을 '조국전쟁', 1941년 독일이 침입한 전쟁을 '대조국전쟁'이라 한다. 당시 20~30대가 된 1920~1930년대 생의 러시아 남성은 여성보다 인구비가 심각하게 왜곡되었다. 대부분 가정은 친척까지 생각하면 다들 전쟁 피해를 가지고 있었다. 이런 일이 벌어진 이유는 당시 독일의 히틀러는 '게르만 민족 우월주의'에 빠져 소련의 슬라브족은 열등한 민족이라 여겨 노예화 해야 하고, 스탈린의 공산주의 박멸해야 할 대상으로 전멸을 생각하고 있었다. 소련 역시 점차 그렇게 상대할 수밖에 없었다.당시 소련이 속수무책으로 기습공격을 당한 이유는 몇 가지가 전해진다.

① 스탈린은 영국이 소련을 무시하고 독일을 부추겨 소련을 침공하는 계약을 꾸미고 있다고 생각해 독일의 침공이 임박했다는 정보를 무시하려 했다.

② 1939년~1940년까지 핀란드 침략, '겨울 전쟁'을 통해 소련군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레닌의 사후 스탈린은 반역을 도모한다는 생각에 군 장교 34,301명을 체포하거나 추방했다. 그중 22,705명은 총살당하거나 행방불명되었다.

 


 

저자는 독소전쟁은 국제정치 면에서도 의미가 큰 전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전쟁으로 인해 전후 세계 패권의 주도권을 미국과 소련에 넘겨주게 되었는데, 이는 당시 패권을 쥔 영국을 위시한 유럽 여러 국가가 이 전쟁의 결과와 양태를 오판한 탓도 있다. 또한 전후 동유럽 여러 국가가 강대국 소련의 위성국으로 전락하여 현재까지 정치, 경제, 외교면에서 러시아에 영향을 받으며 낙후된 상황이다. 소련이 2차 세계대전의 승리국이 됨으로써, 미국과 소련의 냉전기가 소련 몰락까지 몇십 년 동안 지속되었다는 점에서도 독소전쟁은 유의미하다고 하겠다. 독일의 분단과 영토 상실 역시 독소전쟁 패전국 독일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결과였다.

이렇듯 역사적으로 유의미한 독소전쟁이지만 이에 관한 연구는 문제가 많았던 게 현실이다. 이는 엄연히 냉전이라는 특수한 정치사적 이유에서 비롯되었다. 서방측에서는 과거의 동지였으나 현재는 적이 된 소련의 승리를 깎아내려야 했고 소련 역시 자신의 체제에 위협이 될 만한 전쟁 초기 피해 현황 등 독소전쟁에 관한 자료나 연구 결과는 검열을 통해 세상에 선보이지 않았다. 그리하여 냉전이 종식되기까지 독소전쟁에 관한 객관적인 연구 결과는 보기 힘들었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공개된 사료들을 통해 독소전쟁에 관해 제대로 된 연구 결과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저자 오키 다케시는 이러한 연구성과들이 전쟁의 당사자인 일본의 독자들에게까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데 대해 아쉬움을 표한다. ‘세계관 전쟁’이었던 독소전쟁을 군사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정치, 경제, 외교, 사상 등 다방면에서 고찰하여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미증유의 이 전쟁을 ‘인류의 체험’이라는 입장에서 제대로 바라볼 수 있다고 밝혔다. 독소전쟁 종결 후 70여 년이 지나도 이 전쟁의 여파는 독소 양국과 전 세계에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저자는 이를 두고, 독일인이 느끼는 독소전쟁의 모습은 일본인이 ‘만주국’의 역사와 중일전쟁에 관해 품는 인상과 중첩된다고 해도 좋다고 표현했다. 절멸 전쟁과 수탈 전쟁을 벌인 데 대한 속죄의식과 전쟁 말기에 당한 소련군의 만행에 관한 분노가 여전히 독일의 정치와 사회의식의 저변에 깔려있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말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전쟁의 실태를 이해하는 것은 아시아태평양전쟁 역사를 현실적 정치문제로 안고 있는 일본인에게도 유익하다고 밝히고 있다.

 


 

2차 세계대전을 식민지 상태에서 치르고, 독소전쟁의 결과로 포츠담에서 해방이 논의된 뒤, 광복을 맞고 한국전쟁과 냉전 시대를 겪으며 갈등이 심해진 한국 독자의 상황에서도 독소전쟁은 매우 중요하다. 이 전쟁의 결과가 어쩌면 지금, 현재 우리 상황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소전쟁은 비단 서구뿐 아니라 아시아를 비롯한 현대사의 방향을 결정지은 대단한 전쟁이었던 것. 해방 이후 민족 간에 치른 전쟁으로 분단이 되고, 여전히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역사적 트라우마가 국내는 물론이고 주변 국가를 비롯한 전 세계적인 위험과 갈등의 원인인 현재까지도 한국 독자들이 이 전쟁에 관한 객관적 시각의 입문서를 만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한 이유로 지은이 오키 다케시가 전쟁 당사자인 일본의 학자로서 끝까지 균형 잡힌 시각으로 최신 연구 경향까지 반영하여 꼼꼼하게 서술한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울림은 남다르다 할 수 있다. 광복절 당일에도 ‘국가주의’와 ‘역사수정주의’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한국의 현실에서 무엇보다 꼭 필요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독소전쟁의 순간순간을 생생하게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지도와 사진 등을 통해 지금까지와 달리 입체적으로 독소전쟁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 또한 그저 부록이 아니라 저자의 집필 의도를 찾아볼 수 있는 참고문헌 해제, 세세히 덧붙인 연표까지 여러 자료를 통해 독소전쟁 이해를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

 


 

‘세계관 전쟁’으로서의 독소전쟁은 순수하게 군사적인 면을 논하는 것만으로 그 전체를 파악할 수 없다. 정치, 외교, 경제, 이데올로기의 측면에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p. 15)

정치 · 경제 · 교통 중심인 수도 모스크바를 점령하면 소련이 붕괴할 것이라는 생각은 독일 장군들의 맹신에 불과했다. 그들이 소련에 치명적 타격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검토한 흔적이 없는 것은 사료로도 확인할 수 있다. 즉, 모스크바 공략을 결정타로 삼은 것은 할더 이하 독일군 수뇌부의 가설이고, 사실이기보다 역사의 가정에 불과했다.(p. 105)

히틀러가 스탈린그라드의 의미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알려주는 일화가 있다. 8월 말에 총통은 스탈린그라드 주민은 철저한 공산주의자로 위험한 존재이므로 함락 후 시민 중 남자는 모두 제거하고 여자와 아이만 강제 이송하라고 명령했다. 즉 그에게 스탈린그라드는 증오의 대상인 볼셰비키의 상징이었다. 게다가 이 스탈린그라드 명령을 받은 육군 총사령부는 수탈 전쟁의 색채를 덧칠했다. 남자도 즉시 살해하는 것이 아니라 강제 이송해서 그 노동력을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전황은 히틀러와 독일군 수뇌부가 기대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p. 196~197)

독일 본토로 진공한 소련군은 약탈, 폭행, 살육을 계속했다. 이러한 만행을 두려워하여 죽음을 선택한 사례도 적지 않다. 그중에는 집단자결도 있었다. 포어포메른의 작은 도시 데민에서는 소련군 점령 직후, 1945년 4월 30일에서 5월 4일까지 시민의 다수가 자살했다. 정확한 사망자 수는 지금도 여전히 불분명하지만, 700~1,000명 이상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추정된다. 세계관 전쟁 패배의 귀결이었지만 나치 프로파간다는 데민 시민이야말로 모범이라고 칭찬했다.(p. 280)

 


 

저자 : 오키 다케시

 

1961년생. 릿쿄대학 대학원 박사 수료 후, 지바대학 등 비상근강사, 방위성 방위연구소 강사, 육상자위대 간부학교 강사를 거쳐 현재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전공은 독일현대사 국제정치사이다. 주요 저서로 『독일군 공방사』(2020), 『전차 장군 구데리안』(2020), 『‘사막의 여우’ 롬멜』(2019), 『독일 군사사』(2016) 등이 있다. 이 책 『독소전쟁-모든 것을 파멸시킨 2차 세계대전 최대의 전투』(2019)로 2020년 신서 대상을 수상하였다.

 

역자 : 박삼헌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고베대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건국대학교 일어교육과 교수 겸 아시아콘텐츠연구소 소장이다. 일본 근대사를 전공했으며, 주요 저서로 『근대 일본 형성기의 국가체제』(2012), 『천황 그리고 국민과 신민 사이』(2016)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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