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바닷속 고래상어는 어디로 갔을까 시스타북스 Seestarbooks 15
김기준 지음, 최성순 사진 / 스타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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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은 늘 신비와 동경의 대상이다. 거기에도 생존경쟁이 있고, 먹이 사슬이 있지만 사진이나 동영상 사진을 보면 늘 평화롭다. 아름답고 신비스럽다. 아주 깊은 바다는 햇빛이 안 들어 깜깜하겠지만 거기에도 생명이 존재한다고 하니 그 자체만으로도 신비스럽기만 하다. 인간이 문명을 이같이 엄청난 속도로 발달시켜온 것은 '호기심' 때문이라고 한다. 인간이 가진 많은 능력 가운데 호기심은 독특한 능력이다. 보통 생명체는 처음 가본 곳, 처음 본 것에 대해서는 두려움을 갖고 대하는 것이 본능인데 인간에게는 '저 너머'에 뭐가 있을까에 궁금해했고, 그곳을 가서 인간의 영역에 포함시키며 발전해 왔다. 바닷속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바다가 '대항해 시대'에 오면서 항법이 발달하고 과학에 의해 지구의 모습이나 중력 인력 등이 속속 증명되면서 바닷속도 더 이상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 아니었다. 인간의 호기심은 드디어 바닷속을 탐험하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스킨스쿠버라고 불리우는 바닷속 잠영이 가능해지자 하나씩 하나씩 바다의 신비도 우리 눈앞으로 다가왔다. 수중 카메라의 발전으로 인간이 들어가는 곳의 모습은 그들에 의해 전 인류에 낱낱이 공개되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은 바닷속 절경을 감사하기 위해 동호외 단위로 스킨스크버가 많지만 처음에는 군(軍)의 특수전 전투원들만 들어갈 정도로 뒤늦게 인간에게 알려진 곳이 바닷속이다.

 


 

오랫동안 스킨스쿠버를 하며 바닷속 각종 생명체의 신비로운 모습에 흠뻑 빠져 이 책을 내게 된 저자도 스킨스크버였기에 가능했다. 직접 사진을 찍는 분과 함께 세계 곳곳을 돌아다닌 저자는 현직 의사인데 스킨스쿠버 다이빙 강사로 활약할 정도로 바닷속에 몰입해 있다. 그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마취통증과 교수로서 KBS ‘생로병사의 비밀’ 명의, 동아일보 선정 ‘베스트닥터’로 유명하다. 그는 특강을 통해 방송언론에서 ‘습관혁명을 통한 건강법 특강’ 명의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6년 정식 시단에 데뷔한 시인이기도 하다. 또 스쿠버 다이빙 NAUI 자격증을 취득한 스킨스쿠버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 책 『그 바닷속 고래상어는 어디로 갔을까』에는 점박이메가오리, 넙치, 모래뱀상어, 복어, 바다지렁이, 전갱이, 꽃갯지렁이, 씬뱅이, 멍게, 해삼, 대왕쥐가오리, 망치상어, 외비공상어, 말미잘, 고래상어 등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신기한 물고기들과 가리비, 해조류, 연산호, 왕돌초, 부채산호, 해파리 같은 바닷속 생태계가 유머러스한 묘사와 함께 생물학 사전 같은 정확한 생태 묘사로 소개되고 있다.

 


 

겉으로는 평화로운 바닷속이지만, 오래 전부터 인간들에 의해 파괴되고 오염되는 바닷속 실상도 낱낱이 파헤쳐 왔다. 폐기물이 쌓여 엄청난 크기의 섬이 된 쓰레기 섬 이야기며 상어지느러미를 즐기는 식도락가들 때문에 멸종되어가는 망치상어, 수족관에 채울 고기를 잡기 위해 바다에 뿌려대는 청산나토륨의 폐해 등등 바다가 죽어가고 있는 실태를 실제 현장에서 지켜본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다 보호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주인공이다. 저자는 잠수를 하며 바닷속에서 만난 모든 고기들을 가리켜 ‘사랑하는 아이’ ‘내 친구’라고 표현한다. 무지막지하게 큰 고래상어 같은 고기들도 김기준 시인 앞에서는 ‘귀여운 친구’가 되는데, 이런 안타까운 모습을 보는 김기준 시인이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을까 짐작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이색적인 이 수중에세이 시집에서, 스킨스쿠버 강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저자는 스킨스쿠버를 직접 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기본 가이드도 꼼꼼하게 설명하고 있다. 장비 준비에서부터 기초 훈련, 국내외 잠수 지역, 첫 잠수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요령들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저자는 최성순 사진작가와 함께 바닷속 생명체와 생태계 등을 두루 살피며 사진과 저자의 글을 엮어 책을 냄으로써 바다 못지않게 이 이색 에세이 시집에 큰 애정을 보인다.

"(바다의 속살과 그 속에 감추어진 생명들을 만나면서) 이들에 대한 시가 쓰고 싶어졌습니다. 바닷속 생명들을 세심히 관찰하고 그들과 공감하며 진심으로 교감하였습니다. 낯선 환경에 내 몸과 마으믈 온전히 맡겨, 이윽고 자연과 우주의 아득함을 체득하고 보니, 비로소 내 삶도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나는 나만의 바다를 만난 것이지요."(p. 5, 「프롤로그」 중에서)

 


 

저자가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한 장의 사진 때문이었다. 독자도 어디선가 볻 듯한 바다거북이가 플라스틱 빨대로 고통스러워하던 모습이다. 그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지면서 저자는 경각심을 느끼곤 했다고 한다. 그리고 저자가 마흔에 만난 고래상어 '정아'는 어디로 갔을지, 그 그리움을 나누고 싶어서 책을 낸 것이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또 수중 세계의 비경과 수중 생물의 생존의 비밀에 대해 생생한 사진과 함께 독자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도 컸다. 경이롭고 평화로운 바닷속은 저마다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면서도 공존하는 모습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저자는 밝힌다. 저자가 이름 붙여준 고래상어는 어디로 가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늘 그리움의 표상이기도 하다. 이 책 뒷부분에 사진이 나오는데 꽤 고혹적인 자태(물고기에게 이런 표현을 써도 되나?^^-독자 임의로 표현한 것임)를 보여준다.

"카사이 절벽 수심 십 미터 아래 거북이가 쉴만한 조그마한 동굴이 있었습니다. 거기에 가만히 앉아 가부좌를 틀고 고래상어를 기다렸습니다. 플랑크톤이, 해파리가 햇님의 온기를 따라 물속으로부터 솟구쳐 오르고, 멸치 떼와 전갱이 떼가 그 뒤를 따르고, 햇살은 바다 깊은 곳으로 곤두박질치는데, 나는 그만 깊고 깊은 생각에 빠져 있었던 모양입니다. 지나온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다가올 미래, 나이 마흔의 그 불안, 혼돈에 대하여 말입니다. 까마득하게 시간이 지난 것 같았습니다. 공기 잔압계 바늘이 거의 바닥을 가리키고 있으니, 이제는 올라가야 할 시간. 몸을 일으키는 순간, 그 거대한 현자가 나타났습니다. 크고 맑은 눈으로 쳐다보는 둥 마는 둥, 무심하게도 너무나 무심하게도 그냥 나를 스쳐지나 갔습니다. 놀랍고 두려웠던 나는 그만 그 깊은 물속에서 꼼짝할 수가 없었습니다. 눈물이 흐르고 또 흘려 내렸습니다."( p.225, 「마흔의 기억 ─ 고래상어」 중에서)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다고 해서 외국의 바닷속만 다녔나 싶어 조금 섭섭할 무렵 책 속에 드디어 우리의 아름다운 제주 바닷속이 나온다. 반갑고 아름답다. 산호초와 열대어의 제주 바닷속. 처음 보는데도 어디선가 본 듯한 모습이기도 하다. 정감이 가서 그럴까. 그러나 저자의 우려처럼 바다를 우리 인간이 보호하지 않으면 어쩌면 영영 못 볼지도 모른다는 조바심을 깨우친다. 벌써 저자가 직접 본 생명들 중 멸종 위기이거나 멸종된 것으로 보이는 것들도 꽤 있다고 저자는 안타까워한다. 상어가 책 속에 여러 마리 등장해 상어가 무섭다기보다 아름답고 꽤 도도한 물고기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실제 보면 크기에 놀랄 수도 있겠지만.

"태어나기도 전부터 아프고 쓰라린 숙명을 가진, 제가 늘 안타까워하는 상어가 있습니다. 여러분들께서는 아쿠아리움에서 많이 보셔서, 상어라 하면 아마도 이 아이들을 먼저 떠올리실 겁니다. 이 상어는 사실 멸종 위기에 있다 보니, 과학자들이 그 생태에 대하여 연구를 많이 하였고, 따라서 수족관에서 키우는 방법도 알아내었습니다. 그 결과 전 세계 아쿠아리움에 갇혀 사는 모래뱀상어입니다. 교미 기간에는 해안의 모래 바닥에 있을 때가 많아 이런 이름이 붙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악상어목 치사상어과에 속하는 이 아이들은 사는 곳에 따라 다르게 불립니다. 호주에서는 Grey nurse shark, 미국 및 카리브 연안에서는 Sand tiger shark, 아프리카에서는 Ragged-tooth shark 등으로 불립니다. 최대 4-5미터까지 자라며, 보통은 2-3미터 정도 크기입니다. 수족관에서는 사육사에게 애교를 부리기도 하고, 바다에서도 다이버들이 주는 먹이를 잘 받아먹으며 또 온순하여 ‘바다의 큰 개’로 불리기도 합니다.(p. 42, 「바다의 시인 ─ 모래뱀상어」 중에서)

 


 

저자는 집단 교미하는 물고기를 보고는 치열하고 격정적인 모습을 감출 길 없어 시심이 작용해 시 한 수를 읊기도 한다.

 

처음 보는 집단교미

현란하고 아름답다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그런 후

달마시안 우주 비행선들의 편대비행

엄숙하고 장엄하다

 

이것은 저들의 숙명

암컷과 새끼들을 지키려는 수컷들의 용기

망치상어도 감히 근접을 못한다

그 마법의 양탄자 중에는 찢겨져 있는 아이들도 보인다

 

나도 온몸으로 맞서고 있는 걸까

내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내 등에 언뜻 보이는 대리암 무늬 상처들

그리 얕지는 않을 듯

(p. 71, 「마블레이’ 전문)

 


 

저자 : 김기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마취통증의학교실 교수

월간시 제7회 ‘추천시인상’ 당선하여 등단(2016)

월간시 제정 ‘올해의 시인상2018’ 대상 수상

중국 시가협회 및 뉴욕국제문인협회 제정 ‘아시아시인상’ 수상

스쿠버 다이빙 NAUI INSTRUCTOR

동아일보 ‘BEST DOCTOR’ 선정, 건강법 인터뷰(2019)

KBS ‘생로병사의 비밀’ 출연 ‘습관혁명’ 특강

시집 『착하고 아름다운』 『사람과 사물에 대한 예의』 출간

 

사진 : 최성순

 

부산 출생

서울대 해양학과 졸

SCUBADIVER지 편집장 역임

SCUBANET MAGAZINE 발행인

SCUBANET TRAVEL 대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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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여년 : 오래된 신세계 - 하1 - 어둠에 가려진 비밀
묘니 지음, 이기용 옮김 / 이연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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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서 경국으로 시간을 되돌려 떨어진 청년 범한이 경국을 넘어 동이성, 북제까지 세력을 넓혀가는 동안 판시엔으로 활약한다. 이제 남은 것은 그가 어디로 향하는지이다. 서서히 대단원으로 향하는 소설은 어디로? 이제 비밀이 하나씩 풀리기 시작한다.
하1권에서 그가 한 발을 내딛는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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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여년 : 오래된 신세계 - 하1 - 어둠에 가려진 비밀
묘니 지음, 이기용 옮김 / 이연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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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손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식물인간인 주인공이 무협세계의 1살 어린 아이로 모든 기억을 가진 채 돌아간다는 설정으로 시작한 소설이 이제 대단원의 단계로 넘어간다. 후세에서 왔지만 당대의 사람과 똑같이 살아가면서 중국의 넓은 땅을 서로 차지하기 위한 천하통일 이전의 세상이라 수많은 전투와 궁중 생활과 강호의 세상은 우리에게도 이미 익숙한 모습이다. 각 권마다 책의 두께만큼 많은 인물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주인공 판시엔과 이리저리 엮이며 수많은 사건들을 만나고 풀리고를 거듭하던 소설은 하1권에 들어오면서 대단원의 직전 절정으로 향한다. 시작부터 반군과 흑기병의 등장으로 한바탕 죽음의 전투를 치르지만 기존 사건이 정리되는 상황이지 새로운 사건 전개는 아니다. 또 전편까지 풀리지 않고 비밀에 쌓여 있던 진실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독자들의 긴장을 바짝 조인다.

 


 

그러던 중 판시엔의 딸 소식이 전해져오고 부인 완알도 아들을 출산한다. 첫째딸 판샤오화에게 황제는 '판슈닝'(범숙녕)이라는 이름을 하사했고, 아직 아들 판량(범량)의 이름은 황제에게 받지 못했다.

'경국' 신하인 판시엔과 '북제' 황제인 쟌도우도우가 '동이성'에서 만나 비밀을 털어놓는다. 북제 황제는 여성이었다. 더욱이 그녀와 스리리의 깊은 관계는 충격적이기도 하다. 중국은 여성이 황제가 될 수 없는 불문율이 있는데 비밀이 노출됐으니 새로운 사건이 일어날까 조마조마하지만...

중간에 황제 암살 시도가 있었던지 하2권에 들어서는 새로 언급되는 것 같아 깜짝 놀라긴 했지만 흥미를 더해준다. 판시엔이 계속 찾아다녔지만 찾지 못해 애태우던 왕치니엔의 존재를 알게 된다. 등잔 밑이 어둡다.

 


 

예칭메이는 다음 마지막권에서 존재가 밝혀질까? 아직 독자로서는 알 수 없는 인물임에 틀림없다. 판시엔의 친어머니인데 여러 가지 방법으로 판시엔의 성장에 힘을 보탠 인물이 자취를 감춘 후 하2권까지 봐야 수수께끼가 풀릴 듯하다. 굉장히 관심이 가는 인물이어서 등장을 기대했으나 아직은 아닌 듯하다.

하1권의 소제목이 <어둠에 가려진 비밀>이다.

그리고 표지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어둠이 가려진 비밀이 밝혀질 때, 과거는 다시 현재가 된다. SF소설다운 카피다. 밑에 적힌 본문 내용을 가만히 소리내어 읊조려본다. 소설 전체의 분위기가 응축돼 있다. 어찌 읽으면 노자, 장자의 인생에 대한 이론 같고, 어찌보면 전쟁터의 장수 심정이기도 하다.

 


 

유난히 처량하지만 계속 높은음을 유지하는 노랫소리가,

마치 고집스럽게 타락하지 않겠다고 외치는 듯,

마치 판시엔이 꺾은 노란 겨울 꽃같이,

아니면 마치 이 진원에 사는 늙은 사람처럼 느껴졌다.

신념과 의지는 끈기 같은 것이 아니다.

삶과 죽음 사이의 고통,

어둠 속에 갇힌 자신과 벌이는

투쟁의 몸부림과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이지.

“왜냐하면 난 처음부터 떠날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야.”

“나는 그저, 이 사람들을 배웅하는 길이었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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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행복
김미원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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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불안한 행복』은 여류 문인 김미원 수필집이다. 요즘 흔히 쓰이는 '에세이'라는 문학 장르 이름이 아닌 '수필'이라 고집한 데서 독자에게는 일말의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들기 시작했다. 제목에 '불안'이란 단어가 들어가서가 아니라 저자가 '한국의 버지니아 울프'로 불리운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물론 독자는 저자와 일면식이 없다. 그(독자는 3인칭 대명사로 '그'와 '그녀'를 구분하지 않고 '그'로 통칭한다)의 작품마저 이번이 처음이다. 책 표지 안쪽에 사진이 있지만 그의 외모가 버지니아 울프를 닮았는지는 분별되지 않는다. 사진이 정면도 아니고 옆면에다 크기가 작고 모자까지 써서 독자처럼 사람 식별 못하는 사람은 분간해낼 재주가 없다.

버지니아 울프란 애칭은 임헌영 선생이 붙여준 별명이란다. 왜 버지니아 울프란 애칭을 붙여줬을까. 문학평론가 임헌영 선생이라면 아마 영국의 버지니아 울프와 한국의 버지니아 울프가 외모보다는 문학적 향기가 비슷하다고 생각하시지 않았나 싶다. 저자가 버지니아 울프란 별명을 갖고 있는데 독자는 전후 명동 신사란 별명으로 불리던 시인 고 박인환 선생이 생각난다. 버지니아 울프의 이름을 그의 시 「목마와 숙녀」에서 처음 알았기 때문이다. 그의 시는 독자로서는 가장 먼저 외운 시였기에 머릿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터다.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중략)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거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을 찾은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 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버지니아 울프(Adeline Virginia Woolf, 1882~1941)는 영국의 소설가 겸 비평가이다. 두산백과를 인용해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를 여기에 적는다. 런던에서 태어났으며 철학자이자 《영국 인명사전》의 편자인 L.스티븐의 딸이다. 빅토리아조 최고의 지성들이 모인 환경 속에서 주로 아버지로부터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세인트 에이브스의 별장에서 보낸 어릴 때의 여름철 경험이 그녀와 바다를 밀접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1895년 어머니가 사망한 후 정신질환 증세를 보이기 시작하였으며, 1904년 아버지마저 사망하면서 병세는 더욱 악화되었다. 부모가 죽은 후, 런던의 블룸즈버리로 이사하여 남동생 에이드리언을 중심으로, 케임브리지 출신의 학자 ·문인 ·비평가들이 그녀의 집에 모여 ‘블룸즈버리그룹’이라고 하는 지적(知的) 집단을 만들어 그 일원으로 활동하였다. 1905년부터는 《타임스》지(紙) 등에 문예비평을 썼으며, 1912년 정치평론가인 L.S.울프와 결혼하였다.1915년 첫 작품 《출항》을, 1919년에는 《밤과 낮》을 발표하였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 발발 후, 서식스 주 로드멜 근처 별장으로 이사하여 전원생활을 하였으나 호전되지 않았다. 결국, 1941년 3월 28일 우즈강(江)에서 투신 자살을 하였다.

 

우리 여류 문인의 서평에 다른 시인의 시와 다른 나라 작가의 생애까지 등장시켜 죄스러운 마음이지만 용서를 빈다. 저자의 문학이 박인환 시의 분위기,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 비슷한 심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 인용했다.

저자의 전작 수필집이 두 권 더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접하고 나서 알게 됐다. 『즐거운 고통』, 『달콤한 슬픔』과 이번 작품까지 합치면 세 권이다. 저자가 2005년에 등단했으니 15년 동안 세 편밖에 못 썼다고 스스로 과작(寡作)이라고 한다지만 쓴 책의 권수는 문제될 것이 아닐 것이다. 독자는 이 세 권의 제목이 의식적인지 역설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고통이 즐거울 리 없고, 슬픔이 달콤할 리 없듯이 행복도 불안할 리 없을 터인데 저자는 초지일관 아이러니한 제목을 고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행복을 누리면서도 이따금 찾아오는 불안을 걱정해 본 사람이라면 『불안한 행복』이라는 제목을 보며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을지도 모르겠다. 『불안한 행복』은 ‘내 행복을 불안하게 바라보는’ 저자가 삶과 죽음, 불안과 행복, 만남과 헤어짐 등을 한 발짝 떨어진 시선으로 그려낸 에세이다.

김미원 작가는 2005년 등단 이후 15년이 넘는 세월 동안 『즐거운 고통』, 『달콤한 슬픔』 그리고 『불안한 행복』까지 총 세 편의 책을 냈다. 세월을 담아, 글에 내몰리듯, 몸으로 치열하게 써 내려간 불안한 행복의 기록은 철학, 인문학, 예술 사이를 오가며 깊이 있는 성찰을 담아낸다고 평자와 편집자가 한 말에서 해답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저자의 말에서 해답을 유추할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인생의 기미에 대해 쓰고 싶었다. 가는 것, 지는 것, 쓸쓸한 것, 약한 것, 남루한 것, 적막한 것과 사라져가는 숙명을 지닌 생명 있는 것들에 대한 연민을 가지고 따뜻한 글을 쓰고 싶었다. (…) 가끔, 나는 글쓰기의 궁지에 몰려 있는가 묻는다. 그러나 나는 글 없이도 잘 살았고, 행복했다. 글보다 삶이 소중하다. 그래도 아주 가끔, 글에 내몰리듯, 몸으로 치열하게 글을 쓰고 싶다." - 머리말 「생의 기미에 대해」 중에서

그의 글은 언뜻 위태로운 듯 보이면서도 그만이 가진 단단함을 내보인다. 얼핏 읽으면 어려운 생활을 하다 삶을 비관적으로 생각한다거나 오히려 슬픔을 즐긴다거나 하는 것처럼 생각될지 모르지만 독자에게는 저자의 문학을 대하는 자세에서 비롯된다고 생각된다. 어려움과 힘듦을 그대로 문자로, 글로 옮기며 내포된 뜻의 정반대적인 수식어를 붙이면 어떤 마음의 상태인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제 강점기 활약했던 시인 김영랑의 '찬란한 슬픔의 봄'을 기억하고 있지 않은가.

 


 

이 책에는 많은 단어들이 난분분하지만 특히 슬픔이나 최악의 상황, 죽음, 죽을 운명, 침묵, 허공, 백발, 레퀴엠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단어들이 저자의 문학적 시선이 어디로 향하는지 가늠해볼 수 있게 한다. 그가 쓰는 어휘의 절반은 무거움과 중압감을 주지만 저자는 매우 가볍게 다룬다. 저자의 어휘 능력이 감정을 축약시키는 능력에 따른 것이라고 믿는다. 독자가 말할 수 없는 큰 슬픔을 표현할 때 "아버지의 죽음이 너무 슬퍼 몇날며칠을 문을 걸어잠그고 통곡했다"는 표현을 저자는 단 한 단어로 해결하고 있다. '참척의 슬픔'이다.

"내면 깊숙이 할 말은 많아도 끝내 하지 못하는 말이 있다. 생전에 박완서 선생 강의 자리에 간 적이 있는데, 대문장가인 선생이 고작 100여 명 대중 앞에서 어눌할 정도로 말을 잘하지 못했다. 사이사이 말이 끊어지면 선생은 얼굴에 주름을 가득 만들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나는 그게 참 좋았다. 진심이 와 닿았다. 글에 대한 열정과 아들 잃은 참척의 슬픔을 읽을 수 있었다."(p. 153) 「말을 잘하는 것」 중에서

 


 

실제로 저자는 넉넉한 생활을 하지 못했던 것 아닐까. 서울의 중산층 작가라고 버지니아 울프라고 별명 지은 임헌영 선생마저 역설적 표현으로 별명을 지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 책의 글을 통해 저자의 생활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결혼 후 아이들을 낳고 살림을 해온 작가는 아들과 딸의 방, 침실과 남편의 서재 사이에서 오랫동안 ‘자기만의 방’을 가지지 못해 글을 쓸 때마다 컴퓨터가 있는 방을 전전했다. 살아가며 언제나 자기 자신을 뒷전으로 미루어야 했던 그의 모습은 누군가의 어머니, 누이, 친구 또는 ‘나’라는 여성을 대변한다. 그를 두고 “런던 중산층 여류 작가 버지니아 울프와 서울의 중산층 여류 수필가 김미원은 여성의 글쓰기라는 자기만의 방의 동거인일 수 있다”고 평한 임헌영 선생의 말처럼, 김미원 작가는 작고 초라한 것을 외면하지 않으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의 글쓰기’를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바로 이것이 그가 한국의 버지니아 울프로 불리는 이유가 아닐까.

"작가는 모름지기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고 버지니아 울프가 말했던가. (…) 유산을 물려받을 숙모도 없으니 경제적인 수준은 물론, 글의 수준도 버지니아 울프와 비교할 수 없지만 나만의 고요한 방이 있으니 그녀와 동거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감히 해본다. (P. 134) 「자기만의 방」 중에서

 


 

마지막으로 적절하게 표현한 한 평론가의 평으로 독자의 공감을 더한다.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자극적인 이야기들의 홍수 속에서 『불안한 행복』은 누구도 해치지 않는, 무딘 칼날 같은 글을 꺼낸다. 그의 시선은 강한 것이 아니라 나약한 것, 화려한 것이 아니라 남루한 것, 활기찬 것이 아니라 적막한 것을 향해 있다. 그리하여 김미원의 에세이는 쓸쓸하고 담백하지만, 그 기저에 깔린 것은 모든 생명에 대한 따스함이다. 사라져가는 숙명을 지닌, 선천적 불안을 품고 살아가는 우리를 위한 위로이자 찬사의 글이기도 하다. 오늘의 행복을 마냥 기뻐하며 즐기지 못하는 사람. 행복에 젖은 순간에도 그 뒤에 찾아올 내리막길을 생각하며 불안해하는 사람. 그런 우리에게 『불안한 행복』은 찰나마다 빛나는 위로와 공감을 안겨준다.

 

저자 : 김미원

 

1959년 12월 엄마가 김장 배추에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양수가 터지는 바람에 팔삭둥이로 태어났다. 평생 야인으로 사신 이상주의자 아버지와 생활력 강한 엄마 사이에서 때론 흔들리고 균형감각을 체득했다. 다섯 시간도 앉아서 책을 읽을 정도로 독서를 좋아하고 문인들의 발자취를 찾는 여행을 좋아한다. 세월과 세상에 마모되는 자신을 견디기 위해 2005년 수필가로 등단해 수필집 『즐거운 고통』, 『달콤한 슬픔』을 냈다. 『즐거운 고통』으로 남촌문학상과 조경희수필문학상 신인상을 받았고, 『달콤한 슬픔』이 세종우수도서에 선정되었으며 서정주문학상을 받았다. 월간 『한국산문』 발행인과 한국산문작가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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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가 능력이 될 때 -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는 법
야스다 다다시 지음, 노경아 옮김 / 리더스북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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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란 ① 몸의 동작이나 몸을 가누는 모양새. ② 어떤 일이나 상황 따위를 대하는 마음가짐. 또는 그 마음가짐이 드러난 자세. ③ 어떤 일이나 상황 따위에 대해 취하는 입장.(표준국어대사전)을 이르는 말이라고 사전에 나온다. 즉 한 개인이 평소 지니는 마음가짐이 겉으로 드러난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는 옛 중국 철학의 근간이기도 한 '예의'와도 한 축을 같이한다. 표준대국어사전에는 예의에 대해 존경의 뜻을 표하기 위하여 예로써 나타내는 말투나 몸가짐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러면 '예(禮)'란 무엇인가? 역시 같은 사전에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나 규범을 일컫는 말이란 풀이가 나온다. '예'는 굉장히 복잡한 개념으로 공자가 한 말에 그 참뜻이 있다. 공자가 말한 예는 뜻이 방대해 여기서 기술한다는 것은 어렵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의 뜻풀이를 빌어 여기에 적는다. 유교에서 인간의 도덕성에 근거하는 사회적 질서의 규범과 행동의 표준적 절차 및 유교적 제사 의례의 구성과 절차를 가리키는 유교용어, 종교용어라고 풀이돼 있다.

사람이 마땅히 할 도리를 다한다면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서로의 뜻을 주고 받으며 최고의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직장에서 상하, 동료간에 바른 몸과 마음가짐으로 대한다면 그 사람은 조직의 중요한 구성원이 될 수 있으며 리더로 꼽히는 자리로 올라가는 데도 굉장한 플러스 요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예의와 비굴은 분명히 구별돼야 한다. 겉으로 보기에도 이 두 가지의 태도가 드러날까? 한눈에 드러나진 않더라도 같이 일을 하다보면 결국 차이가 난다는 것을 직장 생활을 해본 사람은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TV 드라마에서나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도 자신이 능력이 있고 분명 다른 동료보다 일을 더 잘한다고 알고 있는데 승진 때는 자신이 아닌 다른 동료가 먼저 올라가는 일들이 자주 발생한다. 당연히 그 사람은 왜 그런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것이다. "내가 실력이 없거나 노력이 부족한 탓일까? 무능력한 상사, 꽉 막힌 이 조직이 내 발목을 잡는 걸까? 딴에는 영혼까지 끌어모아 열심히 하는데도, 퇴근 후 시간을 쪼개가며 자기계발에 힘쓰는데도, 어쩐지 뜻대로 일이 굴러가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런가 하면 나보다 나을 것도 없는 옆자리 동료는 어쩐지 하는 일마다 술술 풀리고 주위에서도 센스 있게 일 잘한다고 인정받는다. 대체 비결이 뭘까? 직장 생활이라는 게 실력과 노력이 그만한 성과로 이어지면 좋으련만 세상 일은 그렇게 굴러가지 않는다. 어쩌면 자신이 놓치고 있는 일의 핵심이 따로 있는 게 아닐까?를 되돌아봐야 한다.

이 책 『태도가 능력이 될 때』의 저자 야스다 다다시는 ‘태도의 힘’을 주목하라고 말한다. 좋은 태도는 여러 사람의 능력을 연결하고 종합하는 힘이 된다는 것. 그가 만나온 수많은 '일잘러'와 업계 최고들은 ‘1등 인재’가 되기보다 ‘1등 동료’가 되고자 하는 공통점이 있었다고 한다. 복잡다단한 현대사회에서는 협업하고 소통하는 능력이 성과를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그렇다면 어떤 태도를 말하나 저자의 말을 경청한다.

 


 

저자는 ‘능력이 되는 태도’를 조감력, 공감력, 논리력, 사교력, 존중력의 5가지 영역으로 구분하고,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의 협업 기술을 31가지로 정리했다. 그것이 이 책의 핵심 주제이고 전부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능률을 올리는 보고의 기술, 갈등을 줄이는 일정 관리, 기획안이 단번에 통과되는 타이밍 잡기, 무리한 요구도 들어주게 만드는 말 한마디 등 회사 생활에서 똑똑하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유용한 기술을 전한다. 자칫 잘못 해석하면 승진과 화합을 위해 비굴하게 보이더라도 늘 예의를 갖춰라는 말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이 책이 말하는 것은 정반대의 얘기다.

저자에 따르면 일이란 여러 사람의 능력과 의지를 모아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어떤 조직에서든 사실상 나 혼자 해낼 수 있는 일은 없다. 복잡다단한 현대사회에서 협업 능력은 직무와 경력을 불문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자질이 되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고 나아가 그들의 능력을 얻어 매끄럽게 성과까지 연결하는 힘이 바로 태도에서 나온다. 저자는 모호하고 주관적인 가치로 폄하되었던 태도의 힘과 그 기술을 현장의 사례를 통해 생생하고 구체적인 노하우로 제시함으로써 이 책을 썼다. 당연히 출간 즉시 큰 호응을 얻으며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저자의 안내로 책 속으로 들어간다. 어느 직장이나 기다리다 못해 독촉해야 일을 처리하거나 매번 촉박하게 자료를 달라는 사람이 꼭 있다. 아무리 훌륭한 보고서를 써도 주어진 기간 내에 마무리하지 못하면, 곧잘 좋은 아이디어를 내지만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자기중심적으로 진행하면, 그 사람과는 일할 때 짜증이 쌓인다. 반면 마감을 꼭 지키고 정확하게 오더를 내려 두 번 일하지 않게 해주는 사람도 있다. 사소한 잡담이라도 먼저 말을 건네고, 기분 나쁘지 않게 자기 의견을 설득하고, 같이 일하는 사람의 상황을 잘 살피는 사람과는 어쩐지 어려운 일이라도 함께 해나가보고 싶다.

그렇다면 누구와 일하고 싶은가? 누구와 함께라면 더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은가? 물어본다면 의문이다. 능력이 되는 태도란 바로 이런 것이란 게 저자의 설명이다. 일 전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매끄럽게 흐르도록, 사람을 챙기고 관계를 다지는 자세. 아주 기본적인 것임에도 이를 놓치고 손해를 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자신의 실력과 노력을 성과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람들을 위해 저자는 현장의 일잘러들에게서 채집한 태도의 기술을 다섯 가지로 정리해 건넨다.

 

조감력: 눈앞에 있는 일만 보지 않고 멀리 보며 일의 전체를 생각하는 태도.

공감력: 타인의 입장과 처지를 이해하는 역지사지의 태도

논리력: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태도

사교력: 타인과 함께 어울리기 위해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태도

존중력: 자신과 다른 생각과 의견을 수용하며 타인을 높여주는 겸손한 태도

 


 

위 다섯 가지 영역이 균형 있게 발달할 때 비로소 태도가 개인이 가진 역량과 가능성을 폭발시키는 무기가 된다. 좋은 소식은, 태도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근육처럼 키워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태도 안테나를 켜라’고 조언한다. 개인의 성격과 경험에 따라 발달한 영역이 있고 그렇지 않은 영역이 생긴다. 일이든 관계든 뭔가 매끄럽게 굴러가지 않고 자꾸 문제가 생긴다면 자신의 태도 안테나를 점검해보라고 조언한다. 모자란 영역을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안테나를 높이 세워 감도를 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책은 일반 사람들이 알고도 놓치고 있는 지점을 바로잡고 개선해나갈 수 있는 실질적 방법들을 알려준다.

일부 사람들은 종종 ‘왜 상대의 기분까지 맞춰가며 일해야 해?’ ‘일하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별 걸 다 신경 써야 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요즘 사회적으로도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며 그 이외의 것들에 신경을 끄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제대로 신경 쓰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결코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 특히 사회초년생이나 경력이 적은 사람은 순조롭게 넘어갈 수 있는 일도 어딘가 삐걱거리는 경우가 많다. 분명 열심히 노력하는데도 생각만큼 성과가 나지 않을 때 그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체념하기 쉽다. 저자는 강조한다.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경험이 적기 때문에 함께 일하는 실전 기술을 잘 모를 뿐이다.

 


 

이 책에는 능률을 올리는 보고의 기술, 갈등을 줄이는 일정 관리, 기획안이 단번에 통과되는 타이밍 잡기, 무리한 요구도 들어주게 만드는 말 한마디 등 회사 생활에서 똑똑하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유용한 기술 31가지가 담겨 있다. 더불어 자신이 어느 영역이 미흡한지 파악하고 고쳐나갈 수 있도록 ‘태도 안테나 점검표’를 제공한다. 인생이 잘 풀리는 비결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보이지 않는 유대’를 양호하게 유지하는 데 있다. 일도 마찬가지다.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될 때 업무의 폭이 넓어지고 비로소 자신이 가진 역량과 가능성을 폭발시킬 수 있다. 태도는 그 열쇠이다. 사람을 얻고 성과를 내고 결국 자신의 가치를 압도적으로 높이는, 가장 중요한 자질이다.

저자의 초지일관 주장은 계속된다. 눈치 없다는 소리를 듣는가? 남들 때문에 일정이 자꾸 밀리는가? 싫은 소리를 듣느라 멘탈이 무너지는가? 어떻게 성과를 낼 것인지 고민하기에 앞서,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어보자. 불필요한 갈등과 충돌을 피하면 쓸데없는 시간 낭비와 에너지 소모가 줄고 일에 집중할 수 있다. 함께 일하는 사람을 챙기고 존중하면 회사 생활이 편해질뿐더러 그만큼 일의 능률이 오른다. 이러한 선순환이 바로 태도의 힘이다. 사실 저자의 주장은 우리가 몰라서 못하는 것들은 아니다. 만일 저자의 말처럼 하지 못하고 있다면 서둘러 반복적으로 실천해 습관화해야 한다.

 


 

저자 : 야스다 다다시(安田正)

 

누적 판매를 100만 부 돌파한 베스트셀러 『잡담이 어떻게 직장생활에 무기가 되는가』의 저자로 대기업과 공공기관에서 1순위로 찾는 일본 최고의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이다. 20년간 비즈니스 현장에서 활약하며 직장인에게 꼭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체계적으로 정립해 교육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일류 임원이 실천하는 일의 철학』 『입사 1년 차부터 능력 있는 사람이 되는 43가지 사고』 『대화의 능숙함으로 인생이 결정된다』 『논리적 글쓰기』 등이 있다. 노력과 실력이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대체 무엇이 부족한 걸까? 저자는 1700여 곳의 회사들과 협업해오며 자기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사람들을 두루 만났다. 그들은 하나같이 성공의 덕목으로 ‘좋은 태도’를 손꼽았다. 혼자 빼어나기보다 모두의 실력을 하나로 연결해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 『태도가 능력이 될 때』는 일의 토대이자 성과의 원천인 태도의 힘에 주목하고, 비즈니스 세계에서 직장인의 무기가 되는 ‘좋은 태도’의 구체적인 실천법을 다채롭게 제시한다

 

역자 : 노경아

 

한국외대 일본어과를 졸업하고 대형 유통회사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하다가 오랜 꿈이었던 번역가의 길로 들어섰다. 번역의 몰입감, 마감의 긴장감, 탈고의 후련함을 즐길 줄 아는 꼼꼼하고도 상냥한 일본어 번역가.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의 출판 기획자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뜨거운 가슴으로 세상을 훔쳐라-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경영철학』 『말의 한 수』 『일하기 싫어증 직원도 따르게 만드는 상사의 기술』 『나라는 상품을 비싸게 파는 법』 『18초 자기소개 법』 등 다수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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