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 모르는 인생을 바꾸는 대화법 - 말 잘하는 사람들의 여덟 가지 공통점
스쿤 지음, 박진희 옮김 / 미디어숲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의견 발표나 선생님의 지시 사항에 대한 답변을 위해 사람들 앞에 설 때 갑자기 머리가 '새하얘진'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독자는 초등학교 때 단 한 번의 경험 때문에 이후 몇 년 동안 앞에 나가 발표할 때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쩔쩔매는 상황을 여러 번 경험했다. 발표 자체가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앞에 나가 서기만 하면 말문이 막힌다. 어떤 말을 꺼내야 할지 생각했던 것도 막상 앞에 서면 까맣게 잊어버리거나 머리가 새하얘진 느낌이어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결국 체면만 잔뜩 깎인 채 되돌아 들어오는 수치스러운 경험을 여러 번 했다. 이후 집에서 책 읽을 때 몇 번을 소리내어 말하듯이 읽기도 하고, TV 녹화를 틀어놓고 강연하는 사람을 따라 연습하기도 했다. 어느 정도 해소는 됐지만 트라우마가 아직도 남아 가끔씩 당황할 때가 있다.

심지어는 대화 중 방금 전 한 말이 기억이 안 나 하던 말을 되풀이하는 바람에 사람들이 의아하게 쳐다보는 모습도 여러 번 보았다. 마음이 편안할 때는 이러한 증세가 거의 나타나지 않지만 갑작스레 나가서 말을 해야 할 때나 회의 중 방금 전 내뱉은 말이 기억나지 않아 오히려 상대에게 "내가 무슨 말을 하다가 얘기가 옆길로 샜지?" 하고 물어볼 때도 있었다.

 


 

이럴 때는 대개 그때그때 순발력으로 모면하기도 하지만 중요한 자리일 때는 한 번 깎인 체면을 만회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일상 대화, 발표, 마케팅, 설득, 회의 등 사회 생활에서 수없이 반복되는 이런 순간은 자신의 사회 생활과 일상 생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위기이기도 하고 기회이기도 하다. 말은 그만큼 우리의 생활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이다. 글은 고칠 시간이 있지만 말은 다르다. 삶의 결정적 순간의 말하기는 중대한 기회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또한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천 냥 빚을 갚을’ 수도 있고, 말실수로 인해 작은 일을 오히려 크게 키울 수도 있다.

이 책 『당신만 모르는인생을 바꾸는 대화법』의 저자 스쿤은 독보적인 온라인 구독자 수를 보유한 중국의 대표적 말하기 전문가이자 전문 연설 코치다. 수백 회가 넘는 스피치 코칭과 연설을 진행하며 연구한 결과를 이 책 한 권에 담았다. 저자는 논리정연하면서도 감정에 공감하는 효과적인 말하기의 비법을 과학적인 접근법과 체계적인 연습에서 찾았다. 말 잘하는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점들을 찾아내 이른바 ‘8가지 LANGUAGE 법칙’을 완성했다. 유쾌한 설명과 한눈에 이해되는 재미있는 그림들, 구체적 사례를 가져온 팁을 통해, 실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말하기 법칙을 활용할 수 있으리라 독자는 믿는다.

 


 

책에 따르면 소통의 첫 단추는 논리와 감정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내용을 온전히 전달하는 데에 있다. 상황에 따른 대화의 목적을 기억하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쌓아 올린 후 사람들의 집중을 끄는 일련의 과정을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상대방의 진심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표현 방법을 습득한다. 상대방을 오해하지 않고, 내 속을 끙끙 앓지 않아도 되는 말하기 기술들로 대화법뿐만 아니라 삶이 바뀌는 속 시원한 해결책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독자가 한참 발표 트라우마에 시달릴 때 이런 말을 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빨리 치유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저자의 '말 잘하는 사람의 8가지 공통점'은 저자가 어느 날 영어 단어 빈칸 채우기를 하는 한 어린이의 책을 보다 우연히 'Language'를 보는 순간 떠오른 영감에 의해 창안된 것이라고 말한다. 어떻게 영감이 떠올랐는지 중요하지 않다. 다만 저자가 끊임없이 생각하던 '말을 잘해야 하는 직업'상 머릿속에는 늘 "어떻게 하면 말을 잘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어 있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저자는 Language의 8글자를 말 잘하는 요인의 머리글자로 놓고 생각을 거듭해 8가지 단어를 만들었다. 각각의 글자(letter)를 머릿글자로 8개의 단어를 생각해내고 이를 말을 잘하는 사람들은 8가지의 공통점을 지닌 것으로 본 것이다. 조금 억지스럽게 들릴 수도 있으나 이를 배우는 독자 입장에서는 한눈에 읽고 외울 수 있어 고마운 일이다. 저자가 영감과 사유, 그리고 지식을 동원해 만들어낸 8가지를 이 책에서 하나씩 풀어 설명해주고 어떻게 8개의 능력을 키우는지에 대해서도 충실하게 알려준다. 강연 잘하는 '스피치 강사'다운 모습이다. 저자가 창안한 8가지 공통점은 곧 말 잘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 8가지로 보면 된다. 저자는 '말하기 법칙'으로 표현했다. 무엇이든 같은 뜻이고 8가지를 잘 익혀 반복 실천하면서 하나씩 하나씩 정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의 설명을 따라 책 속으로 들어가 '8가지 요인'을 정리해본다.

① 논리 (Logic)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배에 비유해 본다면, 입을 열기 전 마땅히 항로를 정해야 한다. 따라서 반드시 머릿속에서 먼저 정리한 뒤 말을 꺼내야 한다. 주제를 명확하게 정한 뒤 말하면 주제에서 벗어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특별한 목적이 없는 잡담도 때때로 필요하지만, 대부분 대화는 크든 작든 목적이 있다. 말하기에 앞서 차분히 '내가 진짜로 뭘 전달하고 싶은지' 맥락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어느 누구도 한없이 지속되는, 맥락 없는, 오락가락 갈팡질팡하는 대화를 하고 싶진 않다. 말에 논리가 뒷받침된다면 간결하고 효율적인 말하기가 가능하고 이는 말에 무게를 싣고 설득력을 얻는다.

 


 

② 유추 (Analogy, 비유)

어려운 말도, 장황한 말도 적절한 비유를 통해 상대방이 손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 제대로 된 비유를 즉석에서 생각해낸다는 게 쉽지 않은 일임은 우린 경험으로 안다. 내공과 순발력이 결합돼야만 수준 있는 유추가 가능하고, 대부분 언어의 마술사들은 비유를 자유자재로 쓴다.

③ 장면 묘사 (Narrate a picture)

'매우' 즐겁다, '기차게' 재밌다, '너무' 맛있다... 좋다는 건 알겠는데 이런 부사의 남발은 말하는 이의 수준을 저하시키고, 상대방의 기억에 남기엔 뭔가 부족하다. 우리 선조들은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맛' 이런 식으로 묘사하지 않았던가. 오감을 공략해서 눈에 보일 듯, 손에 잡힐 듯 생동감 있게 구체적인 장면을 묘사하자.

④ 좋은 사례 (Good story)

똑같은 이야기를 다른 이에게 전달한다고 하자. A가 전달하는 것과 B가 전달하는 것은 같지 않다. 같은 얘기라도 전달자에 따라 결과값은 천차만별이다. 짧은 이야기라도 그 안에 '스토리텔링'을 담으려 노력하자. 그 사례나 이야기가 진심이 담긴 '나만의 것'이라면 금상첨화다.

 


 

⑤ 예측 불가 (Unexpected)

어떤 얘기라도 너무 뻔하고, 지루하면 재미없다. 졸리고 하품이 나고, 이야기가 어서 끝나기만을 바라서야 되겠는가. '상대의 허를 찌른다'라는 의미보다는 상대방이 다른 생각하지 않고 내 얘기에 최대한 집중하게 만들어야 한다. 현대인의 집중력은 초 단위라는 걸 기억하자. 때로는 연기자처럼 말의 톤도 좀 바꿀 줄 알고, 적당한 유머도 첨가된다면 상대방은 당신과의 대화를 즐거워할 것이다.

⑥ 질문 (Ask)

효과적인 질문 사용은 말하기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질문은 소강상태에 빠진 대화에 브레이크 역할을 할 수도 있고, 상대방의 불명확한 표현을 정확하게 만들어 줄 수 있으며, 질문을 받는 사람은 생각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게 만들고, 엇나가는 대화를 다시 궤도에 오르게 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상대방의 반응을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매개체가 바로 질문이다.

⑦ 이득 (Gain)

대부분 대화에는 노림수가 있다. 정보의 전달이든, 공감이든. 상대방이 대화를 불필요한 것으로, 나와는 상관없는 주제의 이야기로 느끼지 않으려면 상대의 이득과 연관 지어야 관심을 받는다. 대화할 때마다 무슨 이해득실을 따지나 할 수 있지만, 나의 시간도 상대의 시간도 소중하다는 점을 기억하자.

⑧ 공감 (Empathy)

대화를 하다 보면 논리적으로는 설득되는데 감정적으로는 수긍하지 못해서 기분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아무래도 감정의 동물인지라 서로 마음이 통해야 하고, 상대방 입장에서 상대의 기분을 느낀다는 생각으로 대화를 진행해 보자. 그러면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자연스레 들려주면서 공감도를 높일 수 있다.

 


 

저자 : 스쿤

 

인터넷에서 온라인 스피치 수업을 진행하며 수만 팬들을 거느린 말하기 고수. 중국의 전문 스피치 교육 스튜디오 ‘후이신방’의 설립자이자 전문 연설 코치로서 그의 사명은 고객 개개인이 가진 언어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4년여 동안 현장에서 500회가 넘는 수업을 진행했고, 인터넷으로는 20만 명 이상의 수강생이 생겼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에게서 말할 때의 공통된 문제점을 발견했다. ‘말을 잘 못하는 사람’들이 자주 범하는 실수의 종류가 8가지 법칙으로 정리되었다. 이는 ‘말을 잘하는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언변이 뛰어난 이유는 8가지 법칙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에 어떤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든 통하는 말하기 법칙 8가지를 담았다. 이 법칙만으로 말에 관련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 ‘지혜로운 말’ 소모임 창시자, 스피치 코칭 강사, 미국 직업훈련인증협회 직업 훈련사

- 온라인 연설 수업 IP, 독보적인 전국 온라인 구독자 수

- TEDx스피치 코치 및 초청 연사

- 2015년 미국 국제 스피치대회(Toastmaster) 중국 지역 스피치 대회 우승자

- 2017년 중국 대표로 세계 중국인 스피치 대회 참가, 3등 수상

 

역자 : 박진희

 

북경 칭화대학교를 졸업했다. 언어가 이루어낸 모든 것을 섭렵하기 좋아하며 생각을 말로 표출하면서 생기는 변화에 관심이 많다. 진심을 전하는 단어를 사랑하고, 진리를 표현하는 말을 아낀다. 그리고 감동을 주는 말의 여운을 즐긴다. 말이 가진 힘을 믿고 말하기도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신조로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옮긴 책으로 『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 『40일만에 기억력 천재가 된다』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 - 최신개정판
버락 H. 오바마 지음, 이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국은 민주주의가 가장 잘 정착된 나라로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다. 대통령제 민주주의란 어려움과 제약을 딛고 미국은 엄격한 삼권분립을 정착시키며 민주주의 종주국(그리스나 영국 등 서구)보다 훨씬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역사는 비록 250년에 불과하지만 넓은 영토와 엄청난 자원, 우수 인재 이민 영입을 서두르며 세계 최강국의 모습을 갖춰갔다. 해외 우수 인재에게는 미국 시민으로서의 법적 대우는 물론 부와 명예를 거머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세계의 인재들을 끌어들였다. 이 정책을 성공적으로 실현시킨 미국은 1차,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전승국의 지위와 막대한 자원, 우수한 인재, 그들이 이룬 기술 과학 업적의 바탕 위에 세계의 초강대국으로의 입지를 굳혔다. 특히 구소련과의 이념 차이로 빚어진 2차세계대전 이후의 냉전 상황을 일방적 승리로 귀결(1990년)됨으로써 확고한 최강대국으로의 면모를 굳건히 했다.

다시 14억의 인구를 앞세운 중국이 미국과의 대립각을 세우고 있으나 아직은 미국의 힘에 미치지 못한 모습이다. 다만 양국은 서로간의 무역이나, 세계 각국과의 관계 및 여론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외교와 외부에 비친 미국의 모습은 내부적으로 볼 때 약간 결이 다른 듯하다. 독립 이후 줄곧 미국 사회의 최대 약점이던 인종(흑인 노예제) 차별과 원주민(인디언)과의 갈등 등을 불과 100년도 안 돼 전부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비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국의 모습을 갖췄다.

 


 

그러나 오랜(?) 풍요의 미국 사회는 인종문제에 대해 법적으로는 노예제 폐지와 차별 없는 정책을 실시한다고 하지만 사회 일각에서는 여전히 인종 차별이 지속돼와 불협화음이 일고 있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흑인에 대한 차별에 항의하는 대규모 폭동이 일어나기도 해 세계인의 비판과 비난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해결했다. 그러던 중 미국의 제 44대 대통령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됐다(2008년. 11월). 민주당 후보인 버락 오바마는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됐고, 인종 차별도 많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도 높였다. 버락 오바마는 역사상 드문 '존경 받는 대통령'으로 8년간 대통령직에 복무했지만 오랜 폐습인 유색 인종 차별을 완전히 개선하지 못했다.

그러나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국의 품위와 국격을 높이는 데는 많은 일을 해낸 대통령이기도 하다. 아프가니스탄 철수로 중동 문제 봉합, 기존 미국의 정책에 큰 수정을 가하지 않은 채 외교 군사 문제를 마무리하고 내부적으로 미국인들은 의료 지원인 '오바마 케어'를 실시해 호응을 얻기도 했다. 늘 겸손하고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는 모습은 위기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한결같아 '존경 받는 대통령'으로 남은 듯 싶다.

 


 

오바마는 갤럽조사 결과 12년 연속 '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남성 1위'의 영예를 얻었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란 타이틀을 뛰어넘어 2017년 퇴임 후에도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그는 확고한 슈퍼 스타다. 유능하면서도 매력적이고, 솔직하면서도 품위 있으며, 강인하면서도 부드럽다. 그와 정치적 견해는 다를지라도 그의 말과 글을 본 사람은 누구든 그의 인간적 매력에 흠뻑 빠진다. 과연 어떤 성장 과정을 거쳤기에 오바마가 지금과 같이 ‘탁월한 정치인’이자 ‘훌륭한 인간’으로 평가받게 됐을지 궁금한 이들이라면 그의 첫 책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원제: Dreams from my father)에 주목해볼 일이다.

이 책은 출간 당시 각종 매체의 호평을 받으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전 세계적으로 오바마 열풍을 이끌었다. 국내에서도 2007년 첫 출간되어 “인간 오바마에 대한 가장 진솔하고도 감동적인 기록”이란 평가를 받으며, 많은 독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이 책은 개정판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케냐 출신 흑인 아버지와 미국 출신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출신 새아버지와 함께 유년 시절을 보낸 그는 오랜 세월 그 어디에도 온전히 속할 수 없던 ‘이방인’으로 살며 방황해야 했다. 그러다 마침내 아버지의 고향 케냐에서 자신의 인종과 계급, 나아갈 바를 깨닫고 생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신념을 회복한다. 이 책은 이런 그의 정체성 찾기 여정을 시종일관 담담하면서도 힘 있게 그린다. 이 책을 읽은 독자도 "과연 오바마 전 대통령이 혼자 썼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문장이 간결하고 유려해서 놀랐다. 또 거의 대부분의 문장에 수식어를 별로 사용하지 않은 데다 일부러 꾸며 쓴 틈은 찾을 수 없을 정도다.

그의 인생사 자체도 드라마틱하고 가슴 뭉클하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글솜씨 또한 수준급이라고 정평이 난 것이 대통령이라는 위세 때문이 아니었음을 책을 읽으면서 확인한 셈이다. 오바마에 대해 “현대 정치판에 뛰어든 가장 뛰어난 문필가”라 표현한 <뉴스위크>의 극찬이 이해되고도 남을 만큼, 이 책이 이룬 문학적 성취 또한 작지 않음을 확인했다.

2021년 새롭게 출간된 이 책의 개정판은 그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하도록 문장을 다듬고 소장본 느낌이 물씬나도록 새로운 표지로 갈아입었다.

 


 

‘퇴임 후 더 존경받는 대통령’이란 수식어가 붙는 대통령을 독자는 그리 많이 알지 못한다. 대통령제를 실시하는 민주주의 나라가 많아 독자가 다 알 수 없어 함부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대한민국의 경우만 보더라도 오바마처럼 존경 받는 전직 대통령을 못 본 것 같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아쉽지만 재임 중 한 일로 평가 받을 터이니 정치적 판단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아직도 진보와 보수 싸움을 하고 있는 마당에서 미국과는 다른 정치 풍토를 이어가는 대한민국도 좀 더 연륜이 쌓이면 퇴임 후 존경 받는 대통령이 꼭 나올 것으로 독자는 믿고 기대한다.

출판사 측에 따르면 ‘퇴임 후 더 존경받는 대통령’이란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사람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시절부터 퇴임 후까지 12년 연속 '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남성 1위'를 차지했다. 더구나 이번 바이든 행정부는 ‘오바마 행정부 3기’로 불릴 만큼 오바마의 측근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전직 대통령임에도 그는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임기 말만 되면 어김없이 레임덕에 시달리고 퇴임 후에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대통령만 줄곧 보아온 우리로서는, 그저 놀랍기만 한 풍경이다. 대체 그는 어떻게 이런 힘을 가질 수 있었을까? 무엇이 그를 지금의 강력한 오바마로 만들었을까?

 


 

오바마가 직접 써내려간 어린 시절 이야기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에서 그 해답을 발견할 수 있다. 오바마는 1960년대 초반 순수하고 정의감에 불타던 백인 어머니와 인종차별 폐지론자이자 케냐 출신의 유망한 유학생이던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가 떠나고, 하와이에서 어머니, 외조부모와 살던 그는 인도네시아 남자와 다시 사랑에 빠진 어머니를 따라 미지의 땅 인도네시아로 건너간다. 한동안 그곳에서 어머니, 새아버지와 함께 살았지만 두 사람이 헤어지며 그는 다시 하와이의 외조부모 곁으로 돌아온다. 이런 흔치 않은 출생 배경과 성장 환경 덕에 오바마는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아시아계 등 다양한 인종의 가족들은 물론 다채로운 문화적 체험을 자산으로 갖게 된다. 오프라 윈프리는 이런 그의 가족을 일컬어 '미니 UN'이라 표현하기도 했다고 한다.

방황하던 청소년기를 지나, 그는 시카고 빈민지역에서 공동체조직활동가로 새 삶을 시작한다. 지역주민들과 수많은 활동을 하며 진정한 변화를 모색하던 그는, 그러나 근본적 개혁을 위해선 지역 환경뿐 아니라 법과 정치 체계를 바꿔야 함을 절실히 깨닫고 뒤늦게 하버드 법학대학원에 진학하기로 결심한다. 진로는 결정했지만, 그의 가슴속에는 여전히 지워지지 않는 의문이 하나 남아 있었다. “나는 누구인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온 것이다. 어린 시절 이야기보다 자신이 방황하던 이야기, 아버지에 대한 얘기보다 그리움(같이 지낸 게 얼마 되지 않은 시간이었다고 한다), 가족과 케냐, 인도네시아, 그리고 시카고 시절의 이야기의 전부다. 아내 미셀 오바마의 이야기는 이 책 끝 부분에 한두 페이지에 불과하다. 미문(美文)을 이 책에 사용했다면 이 부분이 전부다. 미셸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던 것만은 책 내용으로 봐서 분명한 사실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돼 있다. 무려 660페이지가 넘는 오바마의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고향 케냐의 여정 등 대통령과는 무관한 젊은 시절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책의 두께는 느껴지지만 독서의 두께는 없다. 그것이 오바마의 문장이며 그의 필력이다. 술술 읽히면서도 무엇을 말하는지가 분명히 독자의 뇌리에 남는 글쓰기가 인상적이다. 일부 독자들은 책을 읽기 시작해 끝낼 때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할지도 모른다. 독자도 하룻밤 사이에 모두 읽었다. 미리 밝혀두자면 다음날이 쉬는 날인 주말 저녁에 읽기 시작하면 새벽이 오기 전에 독서를 마칠 수 있을 것이라 독자는 자신한다. 어렵거나 두세 번 생각을 해야 할 부분은 거의 없는 데다 문장들이 간결해 전달하려는 의미가 한눈에 잡히기 때문이다.

1부는 오바마 자신의 복잡한 가족사를 연대기적으로 들려준다. 이어 2부에서는 시카고 빈민 지역에서 공동체 조직 활동을 벌였을 당시의 일들을 그렸고, 3부에서는 자신의 진정한 뿌리를 찾기 위해 아버지의 고향 케냐로 떠난 이야기가 펼쳐진다. 케냐에서 그는 자신의 친아버지쪽 아프리카 계보를 접하고 부계의 여러 일가친척들과 만난다. 그러면서 그간 잘 몰랐던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잔인한 빈곤과 부족 간 갈등으로 점철된 나라에서, 아버지는 인간적 약점을 끊임없이 드러내면서도 더 나은 미래를 향해 힘겹게 현실과 싸워야 했다.

이런 아버지의 민낯을 정면에서 응시한 끝에, 그는 마침내 분열된 선대의 유산과 화해한다. 극적인 부분이 있다면 이 부분이 가장 극적이기도 하다. 이 대목에서 오바마는 자신이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야 하고 또 걷게 될지 예감한다. 재임 당시 그가 민주당 인사들은 물론 공화당 인사들까지 끌어안고, 흑인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백인들의 지지까지 등에 업을 만큼 ‘진정한 통합의 대가’가 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런 경험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으리라. 정체성의 혼란에 시달렸던 자신의 다채롭고 모순적인 삶을 끌어안아 세상을 바꾸는 동력으로 승화한 것이다.

 


 

다 읽은 후에도 독자는 한동안 손에서 책을 놓지 못했다. 앞서 일부 언급한 대로 이 책에는 그의 따뜻한 심성과 섬세한 감수성, 치밀하고 아름다운 필력, 인간적 면모가 여과 없이 드러난다. 세상의 모진 냉대와 차별에도, 그 어떤 절망의 순간에도 가슴에 ‘담대한 희망’을 품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차근차근 나아가는 버락 오바마의 적극적인 삶의 태도와 강인한 의지는 읽는 이에게 뜨거운 감동을 안겨준다. 분열된 세상엔 화해와 통합의 비전을, 정체성을 잊고 살아가는 사회인에게는 용기와 열정을, 미래를 고민하는 독자들에게는 꿈의 가치를 알려줄 잘 빚어진 도자기에 비유하고 싶다.

 

저자 : 버락 오바마

 

미국의 제44대 대통령 당선자(2009년 1월~2017년 1월)이자 2009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1961년 8월 4일 케냐 출신 흑인 아버지와 캔자스 출신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부모의 이혼과 재혼으로, 변화무쌍한 삶의 이력과 다양한 인종이 혼재된 가계도를 갖게 되었다. 컬럼비아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던 시절에는 높은 범죄율과 실업률로 얼룩진 시카고 빈곤 지역에서 공동체 운동을 전개했다. 그러다 진정한 변화를 위해서는 지역 환경뿐 아니라 국가의 법과 정치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뒤늦게 하버드 대학원에 들어가 법학 박사학위를 받는다. 이때 권위 있는 법률 학술지 《하버드 로 리뷰Harvard Law Review》의 흑인 최초 편집장이 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시카고주 인권 변호사 및 시카고 대학 로스쿨 교수,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을 거쳐 2008년 흑인 최초로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2012년 재선에도 성공했다. 뛰어난 통찰력과 매력 넘치는 연설, 폭발적인 카리스마로 모든 사회 문제에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온 진보 정치인 버락 오바마. 그는 퇴임 후에도 분열된 미국을 화해와 통합의 길로 이끌 주역으로 평가받으며 여전히 전 세계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저서로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Dream From My Father》 《약속의 땅A Promised Land》이 있다. 《담대한 희망The Audacity of Hope》은 그의 두 번째 책으로, 2004년 그를 전국구 스타로 만들어준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 ‘담대한 희망’을 토대로 한다. 현 사회의 수많은 당면 과제들을 풀어가기 위한 그만의 정치적 비전이 간결하고도 힘 있는 문체로 펼쳐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요 - 우울증을 겪어낸 이들의 편지
제임스 위디.올리비아 세이건 엮음, 양진성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울증으로부터 치유의 길로 들어선 이들이, 같은 고통을 겪는 이들에게 보내는 감동의 치유 편지를 묶어 책으로 펴냈다. 그들의 편지에는 용기를 내 치유의 길을 함께 가자는 감동적 사연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희망과 용기를 북돋우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요 - 우울증을 겪어낸 이들의 편지
제임스 위디.올리비아 세이건 엮음, 양진성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울증(depressive disorder)은 흔한 정신질환으로 '마음의 감기'라고도 불리운다. 그러나 우울증은 성적저하, 대인관계의 문제, 휴학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자살이라는 심각한 결과에 이를 수 있는 뇌질환이다. 우울한 기분은 누구나 일상 생활에서 흔히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정신의학에서 말하는 우울증이란 일시적으로 기분만 저하된 상태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내용, 사고과정, 동기, 의욕, 관심, 행동, 수면, 신체활동 등 전반적인 정신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증상이 거의 매일, 거의 하루 종일 나타나는 경우 우울증이라 하고 이 경우에는 단순한 기분 전환이 아닌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의학백과사전은 정의하고 있다.

우울증은 현대인은 누구나 발병 가능성이 높으며, 이유로는 복잡하고 빠른 사회의 변화에 의한 '스트레스'를 대표적으로 꼽고 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볼 때 생물학적, 유전적, 생활 및 환경, 신체적 질환이나 약물 등에 의해 우울증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확한 원인별 적절한 치료 방법을 못 찾았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이 책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요』는 우울증을 앓으며 겪었던 많은 이야기들을 쓴 편지들을 엮어 만들었다. 현대인들 대부분 크고 작은 우울증세를 보인다고 할 정도로 널리 퍼진 병증이다. 어쩌면 모든 사람의 유전자에는 우울증 요인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다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원인은 대부분이 스트레스 때문으로 의학계에선 파악하고 있다.

지금 코로나 팬데믹으로 오랜 격리, 혹은 집안 생활로 '코로나 블루'가 대폭 늘었고, 더 확대되면서 '코로나 레드'(홧병) '코로나 블랙'(사망)으로 이어진다고 언론들이 전문의들의 자문을 받아 보도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의 장기화가 우리 일상에 가해지는 충격이, 시간이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책 속 편지에는 “자신을 망가뜨리는 행동은 그만두고 치유하는 데 전념하기로 해요.” “당신의 마음을 우리가 알아요.” “폭풍우가 지나가길 기다리지만 말고 빗속에서도 춤추는 법을 배워야 해요.” “치유에 대한 압박감을 조금씩 내려놓기로 했어요.” “우울증과 함께 살아가는 법과 우울증을 관리하는 법을 배우고 있어요.” “당신도 알다시피, 우리는 그저 아픈 거예요.” “절대 끝날 것 같지 않은 어둠의 터널에도 끝은 있어요.” 흔들리고 있는 마음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메시지들이 독자들에게 감동을 자아낸다.

 


 

출판사 측에 따르면 현대인들은 저마다의 이유와 방식으로 우울증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다. 극심한 고통을 견디고 있는 이들은 행여 손가락질을 받을까 봐 두려운 마음에 우울증을 숨기고, 가벼운 증상을 경험하고 있는 이들은 자신의 상태를 외면하며 아무렇지 않은 척한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지금은 괜찮지 않다는 것이다. 이보다 중요한 사실은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이다. 우울증에 대해 더 자주 이야기할수록 우울증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은 커진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속 감정을 감추느라 애쓰고 있는 당신(환자)에게는 당신과 같은 곳에 있었던 사람이 보내온 편지가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 책은 2012년에 시작되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치유의 편지’ 캠페인에서 오간 편지들을 엮은 책이다. 이 캠페인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기 위해서는 치유 가능성에 대해 더 많이 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어느 우울증 환자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우울증에서 치유된 사람들이 현재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는 단순하고도 진실한 행위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위로와 지지를 주고받으며 삶의 희망을 되찾고 있다.

 


 

작가 겸 심리 상담가 더글라스 블로흐는 "우울증에서 치유된 사람들이 쓴 편지가 현재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준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요』는 살아남은 자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우울증을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가치 있다. 감히 세상에서 가장 진솔한 이야기라고 칭하고 싶다. 이 책이 당신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줄 수 있길 바란다."고 「추천사」를 통해 밝힌다.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무기력했고, 무엇도 이 마음을 움직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첫 편지부터 무너졌다. 육십여 편의 편지는 고통만 늘어놓지도, 무언가를 가르치지도, 섣부르게 위로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마음을 움직이는 진심이 있다. 그들이 우울에 관해 누구보다 잘 알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독자들도 위안을 얻을 거라고, 감히 확신한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의 저자 백세희의 추천의 말이다.

 


 

저자에 따르면 우울증을 앓게 되면 아무도 자신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무력감에 휩싸인다. 절망적인 상황과 불안한 감정을 오로지 혼자서 감내해야 한다는 생각은 다시 우울증을 악화시킨다. 이 같은 악순환은 삶의 빛을 차단하고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빠져들게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도 그럴 것이 우울증은 사람마다 다르게 드러나기 때문에,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떠올리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토록 부정적인 생각은 우울증이 속삭이는 거짓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우울증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결코 가볍지 않게 그렇다고 해서 너무 유난스럽지도 않게, 당신 주변에는 흔쾌히 손을 내밀어 줄 사람과 도움이 되는 일이 많다고 말해준다. 뿐만 아니라 분명히 회복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책을 발간한 이유다.

 


 

이 책에는 당신(우울증 환자)의 기분을 충분히 이해하고, 당신에게 무한한 지지를 표현하고, 당신과 기꺼이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이들이 써 내려간 편지에는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자, 어쩌면 당신이 듣고 싶었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좋다. 편안한 마음으로 페이지를 한 장씩 넘기다 보면, 평범한 일상을 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와 한동안 잊고 살았던 행복을 느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발견하게 되리라 생각된다. 더불어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함으로써 희망의 크기는 점점 커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 책 안에 있는 편지의 발신인들은 우울증이 일어나게 된 계기를 담담하게 풀어내고, 자신의 질병을 솔직하게 담아내면서, 무겁고도 어두운 마음을 조심스레 표현하고 있다. 또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여정을 세세하게 묘사하고, 나아지는 데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방법을 권유하거나, 치유될 수 있다는 위안을 전하기도 한다. 각기 다른 경험과 기록은 각기 다른 방법으로,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수신인을 향해 진심 어린 용기와 응원을 건넨다. 이 과정을 통해, 발신인과 수신인 모두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을 얻게 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요. 다른 사람들을 위해 항상 강한 모습을 보일 필요는 없어요. 괜찮은 척하는 것은 치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이에요. 너무 오랫동안 괜찮다고 말했기 때문에, 당신의 거짓말에 당신도 속을 뻔했잖아요."(p. 49)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해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여러 번 살아남았잖아요. 스스로가 나약하게 느껴질 때마다 당신이 지금까지 극복해 온 모든 일을 돌아보세요. 크고 작은 위기를 극복한 당신이 맞서지 못할 일은 없어요. 어느 날 갑자기 마법처럼 전부 다 나아질 것이라는 장담을 할 수는 없어요. (…)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하게 말할 수 있어요.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우리가 당신 말을 들어줄게요. 우리가 당신을 이해해 줄게요."(p. 166)

"다시는 나아지지 않을 것 같지만, 때가 되면 나아져요. 우울증을 고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야 할지도 몰라요.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해요. 언젠가는 효과가 나타날 테니까요. 약은 치유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될 거예요. 적절한 약을 꾸준하게 복용하다 보면, 점차 변화를 알아챌 수 있을 거예요. (…) 가볍게 산책을 하고, 차를 마시고, 바깥에 앉아 햇볕을 느끼고, 친구를 만나세요. 그렇게 조금씩 하루하루를 나아가세요."(p. 237)

 


 

저자 : 제임스 위디(JAMES WITHEY)

사회 복지 분야 상담사로 일하고 있다. 자신의 우울증 경험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이와 관련된 글을 기고하는 등 우울증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저자 : 올리비아 세이건(OLIVIA SAGAN)

심리학자이자 상담사이다. 현재 퀸 마가렛 대학교의 심리학과 및 사회학과 학장을 역임하고 있다.

 

역자 : 양진성

중앙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과를 3학기 수료했다. 현재 미국에 거주하며 영어, 불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조 바이든, 지켜야 할 약속』 『부모가 아이에게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말 50』 『딴짓의 재발견』『육체의 악마』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공정한 숫자들 - 통계는 어떻게 부자의 편이 되는가
알렉스 코밤 지음, 고현석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1년 5월 대한민국.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정부와 국민은 코로나 방역에 온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살아 남아야 하고, 앞으로의 나라 경제, 국민 경제도 불안하지만 지금은 방역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편으로는 코로나 백신이 개발돼 기확보된 백신부터 사들여와 차근차근 예방접종도 이뤄지고 있다. 아직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지만 올해 안에 예방접종이 어느 정도(70%) 이뤄지면 코로나 종식을 얘기할 수 있을 거란 희망적인 낙관론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물론 완전 종식을 의미하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멸균은 어렵다.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 팬데믹 종식을 언제 말할 수 있을지는 더 이상 확산세나 일정 수준 이하로 확진자가 줄어들 때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것도 세계 각 지역에서 70% 이상의 예방접종률을 바탕으로 선포 가능성이 높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소비도 얼어붙었다. 사람들은 노동 수익만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주식과 암호화폐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어 암호화폐 시장이 출렁거리는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가장 확실한 계층 이동의 사다리로 여겼던 부동산 시장은 안정되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기존의 산업을 재편하고, 좋은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거나 로봇에 의해 대체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은 부유한 이들에게 부를 증식할 기회가 되었지만, 중산층 이하의 시민들은 소득이 감소하고 일자리를 잃는 위기였다. 경제 발전의 부작용으로 지적되었던 빈부격차는 2020년을 기점으로 다시금 가속할 것이다. 과연 우리 사회는 지속 가능할까. 불안이 교차되고, 오히려 증폭되다가 다시 안정세를 찾았다 또 폭락하는 등 증시든 부동산 시장이든 정상적 거래는 언제 회복될지 미지수다. 세계 경제는 어떻게 될까. 미국 바이든 정부는 무려 4000조원의 경기부양책을 위해 부자들의 세금을 대폭 올린다는 발표를 오늘(30일) 뉴스는 전하고 있다.

 


 

어느 사회나 불공정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그 원인이 무엇이고, 어느 정도까지 용인할 수 있으며,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개발경제학자이자 조세정의네트워크의 CEO인 알렉스 코밤은 불공정의 원인이 공공 데이터와 통계의 중대한 결함에 있다고 지적한다. 그 결함이란 바로 ‘집계 불이행’이다. 쉽게 말해 경제 피라미드 꼭대기층의 부와 바닥층의 사람들을 국가가 체계적으로 배제하는 것을 말한다. 저자는 감춰진 부자들의 돈을 ‘언머니’,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가려진 최빈층을 ‘언피플’이라고 부른다. 이들이 제대로 집계되지 않는 이상 전 세계적인 불공정 문제는 절대 해결될 수 없다. 알렉스 코밤의 주장이다.

이 책 『불공정한 숫자들』의 저자 알렉스 코밤이 주장하는 “통계는 정치다”라는 대목을 주목해야 한다. GDP와 지니 계수 등 우리가 활용하는 대표적인 경제 지표와 지수들 역시 불이행만큼이나 불평등을 고착화하기 때문이다. 엄연히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경제 활동을 집계에서 배제하고, 불평등을 온전하게 드러낼 지수는 통계에 활용되지 않는다. 권력이 작동하고 의도가 실행된다는 점에서 이는 단순한 통계적 기술이 아니라 정치적 문제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집계 불이행과 불평등이라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권력 구조를 전복시킬 데이터 혁명을 제시한다. 경제 피라미드의 꼭대기층과 바닥층을 포괄하는 ‘힘이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면 정치권력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전 세계 정부들이 주축이 되어 세금을 회피하는 다국적기업을 적발하고 글로벌 소득세를 부과해야 한다. 이 모든 일은 통계라는 정치와 권력에 대한 관심과 감시에서 시작된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지금 불공정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생각한다면, ‘불공정한 숫자들’을 ‘공정한 숫자들’로 바꾸는 여정에 함께해야 한다고 요청하고 있다.

 


 

저자의 안내에 따라 책 속으로 더 들어간다. 책에 따르면 코로나 19로 인한 가장 극단적인 변화 중 하나는 '투자 열풍'이다. 경제가 움츠러들고 소비가 위축되며 고용 시장이 얼어붙었지만, 자산 시장 가격은 전례없이 치솟았다. 많은 개미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이유는 산업의 변화라는 기회를 포착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노동 소득이 자본 소득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취약 계층에게는 모든 게 남의 일일 뿐이다. 사실 코로나는 새로운 불평등을 만들어냈다기보다 기존의 불평등을 가속했을 뿐이다. 이 결과로 빈곤이 더욱 증가하고 소득 불평등이 심화된다면,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 없이 수출과 경제성장에만 집중한다면 우리 사회는 지속 가능할까?

아동 사망률 상승, 평균 기대 수명 감소, 갈등 발생률 증가, 경제 상승률과 사회적 결속 감소... 이 모든 것은 불평등이 우리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다. 불평등이 늘어나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이런 부정적인 영향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이를 체계적으로 용인해왔다. '배제'라는 방식을 통해서 우리는 여성이 더 많이 일하고도 더 적게 버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원주민들과 소외된 민족 언어 집단들이 교육과 의료 서비스에서 체계적으로 소외되는 현실을 받아들이며, 장애가 있는 사람들과 소외된 지역의 사람들이 더 가난하게 살다가 더 일찍 죽는 현실을 받아들였다.

 


 

우리 사회가 불평등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납득할 만한 불평등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그것은 누가 정하는가? 저자는 이 지점에서 문제를 제기한다. 우리가 사는 복잡한 현실은 정부와 민간이 제공하는 공공 데이터와 통계로 보여지고, 이것이 중요한 문제를 다루지 않는 한, 우리의 논의도 한계를 갖기 때문이다.

국가는 우리에게 세금을 걷고, 정치적 대표자를 뽑으며, 국민 전체를 위한 정책을 실시한다. 바로 결정자 선택, 책임 부과, 혜택 제공이라는 국가의 세 가지 역할이다. 이 역할은 모두 데이터에 의존한다. 유권자 집계는 표에 따라 결정되고, 혜택과 책임의 분배는 특정 집단에 가중치를 부여함으로써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데이터의 수집이 편향적이라면 정책이 공정하게 시행될 수 있을까? 그렇게 시행된 정책이 다시 편향된 데이터를 낳는다면? 우리가 객관적이리라 믿었던 숫자와 통계야말로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도구라면? 저자의 지적과 의문은 매우 날카롭다. 어떤 정부든 이 날카로운 지적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 같다. 지금까지 (관례적이든, 의식적이든) 해왔던 세계의 모든 국가들의 통계 처리 방식임에는 틀림없다. 어쩌면 떳떳하게 내놓을 자료를 준비한 국가는 한 나라도 없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불평등을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해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할 문제, '집계 불이행'을 다룬다. 권력이 무엇을 집계에서 누락시키는지, 어떻게 정치권력과 부자들에게 유리한 데이터와 통계를 만들어내고 활용하는지가 주요 내용이다. 책의 1부는 국제단체들의 연구 결과와 고소득 국가들에서 소외되는 집단들이 배제되는 증거에 이르기까지, 최하층에서 집계되지 않는 것들에 대해 탐구한다. 바로 '언피플'이다. 2부는 최상층에서 집계되지 않는 것들에 중점을 둔다. 금융 비밀주의의 속성과 범위, 개인의 탈세와 다국적기업의 소득 이전을 부추기는 ‘조세피난처’를 통한 수입 손실 규모, 지니 계수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불평등에 대한 일반적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조세 정의 면에서 분석한다. 바로 '언머니'다.

체계적으로 배제되는 언피플과 불법적으로 숨겨지는 언머니야말로 국가 통계가 우리에게 숨기고자 하는 진실이다. 결국 누구를 집계하지 않을지, 무엇을 집계하지 않을지는 단순한 통계 기술이 아니라 결국 복잡한 정치적 문제라는 것이다. 우리의 불평등을 제대로 이해하고 해결하려면 통계가 세계를 객관적으로 반영할 것이라는 환상을 깨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저자의 경고에 불안할 수밖에 없다. 까맣게 몰랐던 불편한 진실이 어려운 코로나 팬데믹 상황과 포스트 코로나 경제 대책의 하나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생각에는 동의할 수 있다. 저자의 논리에 설득력이 있어 공감이 쉽고, 이 책은 명쾌한 논리로 잘 쓰인 책으로 이해된다.

 


 

문제는 '집계 불이행'뿐만 아니라는 점이다. 저자에 따르면 집계 불이행과 불평등을 고착화하는 것은 집계의 방법뿐만이 아니다. 우리가 흔히 발전의 척도로 쓰는 GDP와 불평등을 나타내는 대표적 척도로 쓰는 지니 계수 역시 그렇다. 독자의 이해는 덜 하지만 그의 명쾌한 지적에 더 깊숙이 들어간다.

이 책의 1장은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지닌 지표인 GDP에 대한 비판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특히 GDP가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활동을 전혀 집계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GDP는 경제를 좁은 범위에서 평가하고, 공공재 등 인간의 다른 생산물을 평가절하한다. 뿐만 아니라 이미 구조적으로 불평등이 심한 현실에 따른 성별 편향적인 측정치다. 따라서 GDP는 표준적이지도, 객관적이지도 않은 지표다. 문제는 이런 GDP가 계속해서 활용된다면 기존의 편향적인 사회 구조를 고착화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불평등 지표로 쓰이는 지니 계수의 경우도 문제가 있다. 이 책의 6장은 지니 계수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지니 계수가 드러내는 불평등은 중간층에 치우쳐 있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불평등에는 둔감하다. 이 책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극빈층의 빈곤과 최상층의 부는 반영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제의 불평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저자는 그 대안으로 가계 소득 상위 10%의 소득 점유율을 하위 40%의 소득 점유율로 나눈 팔마 비율을 제시한다. 실제 불평등이 양극단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평등의 지표로서 더 적절하다.

 


 

그러나 변화는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수립 시에 수없이 많은 팔마 비율 기반의 세부 목표가 제안되었음에도 부분적으로만 받아들여졌다. 저자에 따르면 많은 노력이 다시 집계 불이행으로 귀결되는 이유는 불평등 측정 지표 설정을 기술적인 문제, 전문가들의 영역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에 저자는 우리의 관심을 촉구한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집계 불이행은 일차적으로 우리가 관심을 주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말한다. 이것이 계속된다면 인구 센서스를 포함, 각종 조사에서 체계적으로 제외되는 사람들의 숫자는 전 세계 인구의 약 5%인 약 3억5천만 명을 넘어설 것이고, 최상층에서 세금을 회피하는 이들의 숫자도 늘어날 것이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에는 이미 경제, 정치 권력이 개입되어 있다. 집계 불이행으로 경제적 지원이 절실한 이들을 정치가 과소 대표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균형을 되찾을 수 있을까? 저자의 대답은 우선 힘이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다. 절대적인 면에서 양극단을 포괄하는 데이터, 상대적인 면에서 적절한 기준이 있는 데이터다. 데이터에 힘이 없으면 우리는 불평등을 관찰할 수도, 추적할 수도, 개선을 위한 목표를 정할 수도 없다. 반대로 힘이 있는 데이터가 있다면 상대적인 정의와 절대적인 정의가 무엇인지 판단할 수 있다.

우리가 힘이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면 정치 권력을 움직일 수 있다. 저자는 이로써 전 세계 정부들이 주축이 되어 최상층의 부를 가지고 있는 기업에 누진세를 부과하고, 실제 활동에 비례해 과세 기준을 만들 수 있다면 그 파급력은 엄청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우리에게는 빚이 있다. 집계되지 않기 위해 서로 공모하는 사람들에게는 받을 빚이, 너무나 소외돼 통계에서조차 제외되는 사람들에게는 갚을 빚이 있다. 집계되지 않는 사람들을 모르는 척하는 것은 부당함과 불평등을 받아들이는 것이며, 이들이 계속 눈에 보이지 않아도 그대로 용인한다는 뜻이다. 이제 눈을 크게 뜨고 모든 사람이 집계되게 만들자. 중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p. 215)

 

저자 : 알렉스 코밤(ALEX COBHAM)

 

경제학자이자 조세정의네트워크(TAX JUSTICE NETWORK)의 CEO로 활동하고 있다. 국제법인세개혁독립위원회(INTERNATIONAL COMMISSION OF INTERNATIONAL CORPORATE TAXATION)의 운영 그룹 및 페어택스마크(FAIR TAX MARK) 자문 그룹의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코밤은 거대 다국적기업의 불법적인 금융 운영과 경영을 고발하고, 여러 후발개발도상국에게 성공적인 경제 발전을 위한 세금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전 세계 경제 불공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 크리스천에이드(CHRISTIAN AID),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 국제개발센터(CENTER FOR GLOBAL DEVELOPMENT)에서 활동했다.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 유엔 아프리카경제위원회(UNECA), 영국 국제개발부(DFID), 세계은행을 포함해 전 세계 정부와 기관에 광범위한 컨설팅을 하고 있다.

 

역자 : 고현석

 

《경향신문》 《서울신문》 《뉴시스》 《뉴스1》 등에서 국제부ㆍ사회부ㆍ과학부 기자로 활동했다. 세계경제와 정치 그리고 과학과 IT의 최신 정보를 한국 독자들에게 전했다. 지금은 인문ㆍ사회과학ㆍ우주과학을 넘나들며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연세대학교 생화학과를 졸업했으며 번역한 책으로 파이낸셜타임즈 선정 2018년 최고의 과학도서 《의자의 배신》과 런던 EBRD 문학상을 받은 《이스탄불 이스탄불》을 포함해 《스페이스 러시》 《느낌의 진화》 《로봇과 일자리: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인종주의에 물든 과학》 《세상의 모든 과학》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