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의 온기 - 출근길이 유일한 산책로인 당신에게 작가의 숨
윤고은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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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루마불에 평양이 있다면』, 『밤의 여행자들』, 『1인용 식탁』 등 기발한 상상력과 감미로운 문장력으로 세태를 감각적으로 그려온 소설가 윤고은이 첫 산문집을 냈다.

「출근길이 유일한 산책로인 당신에게」란 부제가 붙은 이 에세이집 『빈틈의 온기』는 하루 세 시간의 출퇴근을 반복하는 찐노동자이자 여행 예찬자이기도 한 저자가 일상의 빈틈 속에 숨어 있는 소소하지만, 그러나 특별하고 사랑스러운 찰나의 순간들을 기록했다. 출근길 말고는 산책할 틈이 없는 사람들에게 빈틈, 숨 쉴 수 있는 작은 틈새 역할을 하겠다는 기획의도가 엿보인다. 커피시럽과 폴리텐트를 각각 손 소독제, 치약으로 오인한 황당 에피소드 등 일상 생활에서 맞닥친 '읏픈 이야기'가 주 소재다.

 


 

이번 에세이집 『빈틈의 온기』에는 순도 100퍼센트, 저자의 진짜 일상의 모습을 담아냈다. 지하철을 놓치지 않기 위해 자전거 바퀴에 껴 엉망이 된 스웨터를 가방에 구겨 넣은 채로 돌진하고, 자주 가는 카페에서 손소독제로 오인한 시럽으로 열심히 테이블을 닦기도 한다. 정리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는 것이라 스스로를 평가하고, 요가복을 입는 것만으로 운동효과가 난다고 믿는다. 경찰차가 많이 모인 곳을 사건 현장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경찰서 주차장에 서서 말이다. 허당한 모습에 대한 솔직한 자기고백은 유쾌함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정여울 작가는 추천사를 통해 "산들바람처럼 싱그럽고, 해맑고, 경쾌한 그녀의 미소를 닮은 산문들을 모아보니, 이 모든 산문들이 '사랑스러움'의 새로운 의미를 연주하고 있음을 알겠다"며 "어디서든 자신의 가장 사랑스러운 모습을 꺼낼 수 있는 사람, 그녀가 자아내는 문장 하나하나가 그 따스한 내면의 빛을 가리킨다."고 책의 성격을 규정한다.

이어 정여울 작가는 "어른스러워 보이려 애쓰지 않고, 자기 안의 내면아이를 마음껏 보여주는 그녀만의 순수함이 책 속에 그득하다"며 자연스럽게 묻어나온 심성의 아름다움에 무게를 두었다.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처음으로 선보이는 60여 편의 산문에는 삶이 주는 기쁨이 퍼프소매처럼 살랑거리듯 녹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낡은 속옷은 어떻게 해야 우아하게 버릴 수 있을까(태우는 건 어떨까, 근데 가능하기는 할까), 난생 처음 보는 노부인에게 알몸의 등이 밀리고 있을 땐 어딜 응시하고 있어야 할까(바닥의 타일이 차라리 거울보다는 낫지 않을까), 치약 대신 의치부착재로 양치질을 하면 치과에 바로 가야 할까(어떻게 하면 이 두 가지를 혼동할 수 있는 거지) 등, 허당기 가득하지만 소녀 같은 심성으로 부끄러움과 수줍음을 간직한 듯 독자로 하여금 읽는 내내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가게 한다.

이처럼 웃음만 있는 건 아니다. 지하철 환승을 위해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치타가 되어야 하는 고단한 현실을 묘사하면서도 작가는 생을 향한 애정을 노래한다. 말 못할 슬픔으로 인해 홀로 눈물 흘릴 때 누군가 무심히 건넨 귤 하나가 무한한 위로를 선사한 것처럼, 삶에 빈틈이 생기더라도 그곳엔 어김없이 따스한 햇살이 들이친다고. 출근길이 유일한 산책로가 되어 버린 지금의 이 시대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삶을 사랑한다”라고 말하는 저자만의 삶에 대한 비밀이 바로 이 책 속에 있다.

 


 

저자는 23살의 나이에 소설가가 되었고, 4권의 소설집과 3권의 장편소설을 펴내는 동안 1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이제 저자는 마흔을 넘어섰다.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는 나이를 의미하는 불혹(不惑)의 초입에 선 작가가 선보이는 첫 번째 산문집은 윤고은 작가를 오랫동안 지켜봐온 독자에게는 그래서 더욱 특별한 선물이다.

저자는 "세상의 모든 만남이 그렇듯이 책과의 만남도 시기를 탄다. 그 책을 만날 때 내가 어떤 상황에 있었는지, 인생의 어떤 계절을 통과하고 있었는지에 따라 책의 존재감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책이 누군가의 삶을 구원하거나 도발하거나 위로했다는 말을 들으면 한 권의 책과 한 사람이 만났던 어느 시점에 대해 상상하게 된다. 책은 우리 산책의 가로등 같은 것, 가로등이 없어도 우리는 걸을 수 있지만, 있으면 덜 외롭겠지."라고 「작가의 말」에 썼다.

 


 

"이 책은 소설이 아닌 나의 첫 책, 수다쟁이인 걸 들킨 첫 책, 아홉이나 산다는 걸 들킨 첫 책, 길고 긴 의자가 곳곳에 많이 놓인 책, 그래서 애처로운 의자를 더할 필요가 없는 책이다. 이별이라는 느낌이 덜한 밤을 지나고 있다. 마주치는 모두에게 내일의 산책을 잊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은 밤이기도 하다. 산책을 권할 때 그 안에 담고 싶은 건 산들거리는 바람, 따갑지 않은 햇볕, 적당히 편안한 신발 같은 것이지만, 모든 산책로가 나긋하지만은 않다. 그걸 기대하는 순진한 산책자도 아니다. 다만 내일 산책로에서 가장 나긋하고 살랑한 존재가 되어보리라는 호기는 좀 부리고 싶은 밤이다."

저자가 「작가의 말」 마지막에 덧붙인 말이다.

 

저자 : 윤고은

 

소설가. 라디오 디제이. 여행자. 지하철 승객. 매일 5분 자전거 라이더. 길에 떨어진 머리끈을 발견하면 꼭 사진으로 남겨야 하는 사람. 책이 산책의 줄임말이라고 믿는 사람. 라디오 [윤고은의 EBS 북카페]를 진행하고 있다.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3년 대산대학문학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1인용 식탁』 『알로하』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 장편소설 『무중력증후군』 『밤의 여행자들』 『해적판을 타고』가 있다. 한겨레문학상, 이효석문학상, 김용익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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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바꿔봅시다! - 염동연이 말하는 노무현 신화의 탄생
염동연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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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이나 자서전을 쓰면 누구나 자신이 책의 중심이 된다. 이 책 『둘이서 바꿔봅시다!』는 정치인 염동연이 자신의 지나온 정치 역정을 되돌아보는 측면에서 보면 회고록이고 자서전이다. 그러나 부제 「염동연이 말하는 노무현 신화의 탄생」을 보면 얘기의 중심은 자신이 아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이 책을 쓴 이유도 염동연 그의 정치 역정과 닮은 데가 많다.

염동연이 정치에 뛰어들어 가장 먼저 목표로 한 게 자신의 입지를 굳혀 유명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김대중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그의 사상과 정치철학이 온 누리에 비쳐질 수 있기를 바랐다. 그것이 소정의 목적이라고 이 책을 통해 밝혔다. 자신이 금배지를 다느냐 안 다느냐는 그 뒤의 부수적인 문제이고 목적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뒷날 이처럼 술회하면 결과에 짜맞춰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것 아니냐는 오해도 받을 수 있지만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가 다시 목적이 됐다. 그것은 아마도 김대중으로 끝난다면 김대중의 대통령 재임 기간에 이뤄냈지만 못다 푼 남북 문제 등이 끊길 위험에 처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노무현이란 인물에 대해 김대중의 임기가 끝나면 바톤을 이어받아 정치 철학이나 신념을 이어주기를 바랐을 것이라고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그는 철저한 'DJ맨'이었지 노무현과의 친분도 거의 없을 정도로 잘 몰랐을 것이다.

 


 

염동연은 노무현에 대해 이렇게 썼다. "노무현의 정체성은 김대중 노선과 상당히 일치하는 부문이 많다. 더구나 노무현은 '3당 합당' 당시 '호남을 고립시키는 정치적 야합'이라며 합류하지 않은 용기 있는 정치인으로 생각했다. 이 사람으로 한 번 대선을 치러보면 어떨까. 1997년 대선 당시 울산에서 DJ의 당선을 위해 뛰면서 그런 생각을 한 것이다. 지역주의 극복에 대한 생각도 한몫을 했다."

사실 내 얘길 듣고 노무현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든다고 해도 당시 그의 당내 위상으로 봐서는 경선을 통과할 자신은 없었다는 게 저자 염동연의 솔직한 회고다. 다만 경선만 통과한다면 노무현은 본선에서 그 누구보다 경쟁력 잇는 후보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고 말한다. 저자가 노무현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쓴 이유는 노무현 정권 탄생에 관한 이야기는 토막토막 아는 사람은 있어도, 전체를 다 아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중에 노무현 관련 서적이 백여 권 나왓지만 노무현 정권 탄생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책은 여태껏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과정을 함께하고 또 곁에서 힘껏 도왔던 사람으로서 시중의 일부 책에서 참여정부 정권 탄생과 집권 과정에 대해 근거 없는 추측과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꾸린 것이 너무 많아서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토로한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은 당시 대한민국을 뒤집은 대반전 드라마였다. 정치적 세력도, 배경도, 학벌도 없는 정치인이 만들어낸 위대한 승리, 그 뒤에는 염동연이라는 일등공신이 있었다.

1997년 대선 김대중 총재의 외곽부대이자 청년전위조직인 민주연합청년동지회(연청)을 이끌고 DJ의 당선을 위해 활약하던 염동연은, ‘3당 합당’ 당시 ‘호남을 고립시키는 정치적 야합’이라며 합류하지 않은 노무현을 지켜보면서 그를 대통령 후보로 점찍었다. 2000년 어느 날 염동연은 동갑내기 정치인 노무현과 손을 잡고 “둘이서 세상을 바꿔봅시다”라는 결의를 다졌고, 이 결의는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이 책은 염동연의 관점에서 기술되었지만 전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에 관한 이야기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과 만나 그를 도와 정권을 잡고 정치혁신을 실행했던 당시 상황을 드라마를 보듯 생생하게 재현했다. 이 책은 노무현 신화의 탄생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는 최초의 이야기다.

 


 

책에 따르면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한 지 어느새 11년의 세월이 흘렀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추모 열기는 끊이지 않는다. 생전에 그를 지지했던 이들은 물론 무심하거나 등을 돌렸던 이들마저 그의 사상과 비전을 담은 책을 찾아 읽고 영상을 찾아보며 깊은 감동을 받고 그리움에 젖어든다. 노무현 대통령의 삶과 죽음은 어느새 우리의 가슴에 신화로 자리잡았다.

사람들의 이런 심리를 반영이라도 하듯 지난 11년간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된 100여 권의 책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수많은 책들 가운데 2002년 대한민국을 뒤집은 대반전 드라마 노무현 정권의 탄생을 그린 이야기는 드물다. 당시 대선 캠프에는 소수의 사람들만이 모여서 선거를 치렀기에 전 과정을 아는 이들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참여정부 정권 탄생과 집권과정에 대해 근거 없는 추측과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꾸린 책들이 많다. 바로 이것이 이 책의 저자 염동연이 용기를 내어 책을 쓰게 된 동기이다.

 


 

2002년 대선 승리로부터 벌써 20년의 세월이 흘렀고, 2007년의 대통합민주신당이 대선에서 패배한 뒤 정계에서 은퇴했기에, 염동연의 이름은 다수 대중들에게 익숙하지 않다. 그러나 염동연은 당시 노무현 대선 캠프인 금강캠프의 좌장으로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당연히 노무현 정권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를 누구보다 속속들이 잘 알 수밖에 없다. 저자는 『둘이서 바꿔봅시다』의 출간을 통해, 20년간 지켰던 침묵을 깨고 대한민국을 열광시킨 대반전 드라마 노무현의 위대한 승부에 관련된 뒷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이 책에는 2002년 노무현 대선 캠프의 핵심이었던 저자만이 털어놓을 수 있는 숨은 이야기가 가득하다. 한국 정치를 바꿔보자고 의기투합한 노무현과 염동연 두 사람이 대선캠프를 꾸리고 당내 경선에 이어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을 거쳐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집권하기까지의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서문에서 저자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우리는 당시 소수의 마이너리티들이 모여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었고, 단 한 명의 국회의원도 지원하지 않는 처절한 외면 속에서 경선을 준비했다. 롤러코스터라도 올라탄 듯이 희비가 쉴 새 없이 교차하고, 손에 땀을 쥐는 긴장이 이어져 드라마보다도 더 드라마 같은 사건의 연속이었다.”

 


 

“제가 5년 동안 감옥(청와대)에서 생활하게 될 것 같은데…, 퇴임하고도 죽을 때까지 그런 생활을 면치 못할 것 같아요. ‘여기서 그만둘 수는 없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총장님! 그냥 그만두면 안 됩니까?”

나는 노무현의 푸념에 가볍게 응대했다.

“후보님! 뭐…, 무슨 그런 이상한 말씀을 하세요?”

그러나 노무현은 정색하면서 이렇게 대꾸했다.

“아닙니다! 생각해보니, 요즘 그런 생각이 들어요. 청와대 5년 뻔한 것 아니겠어요. 감옥생활이나 같아요. 더구나 퇴임하고도 자유가 없을 것 같은데…, 지금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니 그러면…, 그만둘 거예요? 대통령 후보직 사퇴할 것입니까? 그럴 수 없는 것 아니에요. 뭘 그렇게 심각하게 그러세요.”

나는 말을 이었다.

“후보님! 그동안 고생했습니다. 오늘 만큼은 편하게 만나 식사하자고 했으니, 복분자주 마시고 느긋한 시간 보내고…, 그동안 몸도 마음도 무척 피곤하셨을 텐데, 일찍 들어가 푹 쉬세요.”

우리는 그 후로도 술을 몇 잔 더했다. 그리고 얼마 후 자리를 정리하고 모두 함께 일어섰다. 한옥을 나서는데, 작별 인사를 하고 돌아서는 노무현 후보의 뒷모습이 여느 때와 달리 무척 측은하고 처량해 보였다.

- 「제38화 죽을 때까지 감옥생활 할 것 같은데…」 중에서

 


 

“변호사 하면서 검찰의 횡포를 많이 지켜봤습니다. 뭔가 변화를 끌어내야 합니다. 검찰에게도 좀 무서운 곳이 있으면 좋죠. 정보부(현재 국정원)가 옛날에는 그 역할을 했는데, 이제 정보부가 그 역할을 못 하니 (검찰이) 막강한 권력만 믿고 너무 설치는 것 아니겠어요?”

노무현은 당내 경선 시절부터 내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당선자가 된 뒤에는 대통령이 되면 새로 만들 공수처의 처장도 내정했다. 목포사람으로 노무현 후보 법률지원단장을 했던 부장판사 출신의 이재철 변호사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후 즉각 공수처 설립을 추진했지만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공수처 설립이 벽에 부딪친 것은 검찰의 반발이 워낙 심했고,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 내부에서도 반대가 많았기 때문이다. 당시 반대하는 측의 논리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경찰에 수사권이 넘어가면 수사권 남발이 우려되고, 공수처는 이미 정부기구 내 그 기능이 있는데 ‘옥상옥’을 만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국민들은 안다. 국민의 충복이 아니라 오로지 검찰의 기득권만을 지키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고 전횡을 일삼는 검찰을 개혁하는 일이 그 어느 것보다 절실하다는 사실을.

- 「제44화 여민관과 공수처」 중에서

 

저자 : 염동연

 

1946년 전남 보성군 태생이다. 중동고등학교를 졸업후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과를 중퇴했다. 한국청년회의소(JCI)중앙부회장을 거쳐 김대중 총재의 청년전위조직인 민주연합청년동지회(연청)에 참여했으며, 연청전남회장과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1997년 김대중 대통령 당선과 평화적 정권교체에 일조했다. 그해 노무현에게 대선출마를 권유하고, 2000년 노무현이 결심하자 10월에 대선캠프를 꾸렸다. 캠프 좌장을 맡아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승리했다. 그리고 노무현 대선후보 정무특보를 맡아 2002년 제16대 대통령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17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해 광주 서구갑에서 당선되었고, 2005년 전당대회에서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에 선출됐다. 열린우리당 사무총장과 정무조정위원장을 역임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이 2007년 제17대 대통령 선거에 패하자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물러났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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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파도에 빠지다
아오바 유 지음, 김지영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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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천재 음악 청년과 그가 만든 곡을 주축으로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발버둥 치는 여섯 명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잔잔한 일상에서 잊고 있던 ‘무언가‘를 찾는 여정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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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파도에 빠지다
아오바 유 지음, 김지영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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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단조로운 이야기 전개지만 저자가 독자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강렬한 소설이다. 이 작품을 10대인 저자가 쓴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다. 소설을 이끌어가는 솜씨가 중견 작가 못지않다. 더욱이 요즘 일본의 소설 트렌드인 일상의 신변잡기 같은 내용으로 훌륭한 작품을 쓸 수 있다는 점을 증명이라도 하듯 써낸 멋진 성장소설로 분류해도 될 듯 잔잔하면서도 열정이 드러나는, 잘 빚은 도자기 한 점을 감상하는 듯한 평온함을 선사한다.

 


 

이 소설은 무료한 일상을 살아가던 직장인 하루카의 시점으로 시작된다. 하루카는 유튜브 알고리즘에 이끌려 'the noise of tide'라는 밴드의 노래를 듣게 된다. 무명의 밴드, 정지된 이미지에 음악만 입힌 단조로운 영상임에도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하루카는 그 노래에 푹 빠져들지만, 밴드의 보컬인 기리노 줏타가 지난해 이미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과연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리고 이 곡이 뒤늦게 화제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야기는 2019년에서 2006년으로 돌아간 뒤 여러 인물들의 입을 통해 다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개된다. 그 인물들을 둘러싼 중심에는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라는 제목의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줏타가 있다.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는 노래와 줏타를 둘러싸고 이어지듯 이어지지 않듯 내용이 전개된다. 독자로 하여금 책에서 손을 놓지 못하게 하는 묘한 이끌림으로 계속 책에 주시하게 한다. 독자는 책에 빠져드는 느낌을 맛본 부분이다.

 


 

뒤이어 줏타와 관련된 인물들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진실이 밝혀진다. 중학교 시절의 첫사랑 나쓰카, 고등학교 시절의 친구이자 연인인 세이라, 줏타와 함께 밴드를 꾸렸지만 결국 꿈을 포기하고 만 마사히로, 줏타 아버지의 동료였던 기타자와, 줏타의 음악을 듣고 꿈을 향해 나아갈 용기를 얻은 히카리. 나이도 시점도 배경도 각각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줏타의 노래를 듣는 순간 무언가 시작될 것 같은 강력한 예감을 느낀다. 누군가는 그 예감을 믿고 끝까지 나아가고, 또 누군가는 나아갔지만 예상과는 다른 곳에 도달하고, 또는 포기하고 가까이에 있는 행복을 찾기도 한다.

 


 

소설 속에서 ‘예감’과 함께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연결’이다. 줏타를 중심으로 각자의 시점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알게 모르게 모두 연결되어 있다. 이를 테면, 나쓰카의 친구 아키호는 세이라와 같은 반이 되고, 마사히로가 마지막 공연 때 만났던 여성 스태프는 히카리다. 줏타가 즐겨 듣던 라디오의 송신인은 기타자와이고, 기타자와가 줏타를 만나기로 한 이자카야에서 생일 파티를 하던 커플은 하루카와 겐타, 마사히로의 선배가 사귀던 여자는 히카리…. 등장인물 간의 연결고리를 찾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모든 것은 이어져야 하기에 이어져 있다”(p.180)는 소설 속 대사처럼 인물뿐만 아니라 일련의 사건 역시 느슨하게 연결된다. 어디서부턴지 모르게 이어지고, 서로 만나 흔들리고, 또 증폭된다. 그 과정에서 마사히로와 기타자와의 밴드처럼 무너지기도 하고 나쓰카와 히카리처럼 계속 나아가기도 하지만 소설은 무엇이 정답이라고 정의하지 않는다. 시간은 흐르고, 마음속 파도는 오가고, 삶은 어떤 방향으로든 계속 이어질 것임을 또 한 번 ‘예감’할 뿐이다.

 


 

이 소설은 만 16세에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최연소 수상하며 데뷔한 아오바 유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는 저자가 데뷔작 이후 3년 만에 발표한 두 번째 장편소설로, 사람은 무엇을 지침으로 삼고 살아가는지, 예전에 느꼈던 설렘과 열정은 어디로 갔는지,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지에 관한 답을 찾는 이야기다. 이는 곧, 청춘이고 청춘이었고 청춘일 우리들의 공통된 난제이자, 작가 자신의 고민이기도 하다.

저자는 신인상을 받을 때만 해도 마음속에 있었던 무언가가 어느 순간 사라진 느낌이 들어 그건 대체 뭐였을까 하고 그 마음을 파고들며 집필했다고 밝혔다. 어린 나이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면서 자신의 꿈과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을 작가의 진솔함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저자 : 아오바 유

 

2000년에 아이치현에서 태어났다. 2016년에 『별에 소원을, 그리고 손을』으로 제29회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최연소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했으며, 단편 『우리의 거리 측정법』(2017), 『하찮은 날』(2019), 『상반되는 봄』(2019)을 발표했다.

 

역자 : 김지영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통역번역대학원에서 번역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유엔제이 번역회사 소속 도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소설로는 『파국』,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 2021년 7월 출간 예정인 『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가제)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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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의 모든 것 - 35년의 연구 결과를 축적한 조현병 바이블
E. 풀러 토리 지음, 정지인 옮김, 권준수 감수 / 심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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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은 과거 정신분열병이라 불리던 질환으로 사고(思考), 감정, 지각(知覺), 행동 등 인격의 여러 측면에 걸쳐 광범위한 임상적 이상 증상을 일으키는 정신 질환이다. 조현병은 여러 가지 유형으로 나타나며, 단일 질병이 아닌, 공통적 특징을 지닌 몇 가지 질병으로 이루어진 질병군으로 파악되고 있다.

뇌는 인간의 모든 정신적, 신체적 기능들을 조절, 관리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뇌에 이상이 생기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뇌 이상 현상으로 나타나는 질환은 아직까지 완치에 이르는 치료제가 없어 '신(神)의 영역'으로 불리우고 있다. 그러나 의학과 약학계의 꾸준한 연구 노력으로 일부 장애에 관해서는 병의 진행을 늦추는 데까지 성공한 부문도 있다. 조현병은 뇌의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뇌질환, 뇌장애로 보는 것이 옳고, 증상은 다양하다. 조현병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들이 물론 있지만, 환자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은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연구결과가 보고된다. 조현병 증상에 대해 정밀하고 전문적인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1980년대 이후부터는 크게 양성 증상과 음성 증상으로 나누는 것에 대부분의 정신과 의사들이 동의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분류에 따라 치료적 접근도 세분화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많은 정신 질환이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조현병의 완치는 어렵다. 하지만 지난 40년간 효과적인 치료방법들이 꾸준히 개발된 결과 이제 조현병 환자들은 스스로 독립적으로 만족스런 삶을 영위할 정도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조현병은 뇌의 만성질환이다. 하지만 조현병을 일으키는 명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 책 『조현병의 모든 것』의 저자 E. 풀러 토리는 이 책에서 아동기 트라우마가 조현병을 일으킨다거나(226p), 나쁜 가족 또는 나쁜 문화가 조현병 발병의 원인(230p)이라고 주장한 이론들을 비과학적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한다.

저자는 유전자로 인한 발병(213쪽), 감염으로 인한 염증과 면역 반응에 따른 발병(218p), 신경전달물질과의 연관성(219p), 태아의 뇌 발달 시기에 뇌의 특정 부분 손상이 병을 초래할 가능성(220p) 등 최신 과학이 조현병의 원인으로 주목하는 이론들을 소개한다. 특히 해부학적으로 조현병에서 뇌의 우측보다는 좌측이 주로 영향을 받는다는 최근 연구 결과(209p)도 흥미롭다. 그는 최근 염증, 감염, 면역과 관련된 이론들이 조현병의 원인에 관한 가장 유망한 이론으로 등장했다고 밝히면서도 조현병의 원인은 아직 한 가지로 말할 수 없으며, “여러 이론이 상호 배타적이지 않으며, 최종 답은 여러 이론을 조합한 것일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한다.

 


 

조현병의 원인과 더불어 진단을 받은 당사자와 가족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조현병의 초기 증상을 어떻게 알 수 있나”이다(134p). 저자는 조현병 환자의 4분의 3이 17~25세 사이에 발병하고 14세 이전이나 30세 이후에 최초 발병하는 경우는 흔치 않으며, 특히 11~13세 사춘기 시기에는 행동의 표준 자체가 이상해지기 때문에 조현병 초기 증상과 명확히 구분이 어려운 점이 있다고 밝힌다. 가장 흔하게 관찰되는 조현병 초기 증상은 여러 연구와 저자의 임상경험을 더해 정리한 표(157p)를 참고할 수 있다.

그렇다면 조현병 환자 중 발병 후 완전히 회복되거나 개선되는 비율은 얼마일까? ‘조현병의 10년 후 경과’와 ‘조현병의 30년 후 경과’를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둘 다 완전히 회복되는 비율은 25%, 비교적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개선된 비율은 각 25%(10년), 35%(30년)로 30년 경과가 10년 경과보다 더 양호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노화가 조현병 증상을 개선한다’는 것이다.

"평균적인 조현병 환자들에게는 30년 경과가 10년 경과보다 더 양호하다는 사실이 지금은 확실히 입증되었다. 이렇게 장기 예후가 더 좋은 주된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에게서 노화가 조현병 증상을 개선하기 때문이다. 조현병 증세는 20대와 30대에 가장 심한 편이고, 40대에는 그 정도가 조금 덜하고, 50대와 60대에는 훨씬 덜하다. 그 이유가 뭔지는 아직 모르고 물론 예외도 많지만, 조현병은 생애 과정에서 노화가 이로운 역할을 하는 몇 안 되는 질병 중 하나다."(172p)

 


 

조현병은 치료가 가능할까? 책에 따르면 “명백히 치료가 가능한 병이지만, 그것이 완치가 가능한 병이라는 말은 아니다.” 완치란 병의 원인을 영구히 제거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조현병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조현병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질병 모델로 ‘당뇨병’을 꼽는다. 당뇨병 역시 발병 원인이 한 가지가 아니며, 약을 통해 증상을 통제하듯이 조현병 치료에 있어 “완치보다는 증상을 통제해 비교적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책에는 17세 때 발병해 현재 상담치료사로 일하고 있는 셰넌, 25세에 조현병 진단을 받고 약물 치료를 통해 안정화된 뒤 심리학자가 되어 조현병에 관해 2000회 넘는 강연을 한 프레더릭 등 완치되지는 않았지만 증상들을 비교적 잘 통제하며 살아가는 조현병 환자의 사례도 실려 있다(180p).

약은 조현병 치료에 얼마나 중요할까? 조현병 치료에 쓰이는 약물은 ‘항정신병약물’이라 불리는데, 현재 이 약들은 결코 완벽하지는 않지만 실제 약을 복용하고 제대로 사용하면 대부분의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이 책에 미국에서 사용되는 항정신병약물의 종류와 상품명, 효능 등을 제공하고(281~283p), 처음으로 정신증적 장애가 발생한 사람들이 가족, 의사와 상의해 안전하게 치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초발 정신증 치료 계획’을 수록했다(293p). 한국에서 허가되지 않은 약물은 감수자인 권준수 교수가 별도 표기했다.

 


 

이 책은 정신의학의 명과 암을 동시에 담고 있다. 정신의학의 발전은 조현병의 원인을 찾고 경과를 예측하며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기여했지만, 조현병에 대한 학계의 오랜 무관심은 많은 조현병 환자들을 절망의 늪에 빠지게 했다. 저자는 미국의 노숙 조현병 환자 수, 구치수와 교도소에 있는 조현병 환자 수, 치료받지 않는 조현병 환자의 폭력 행위 건수, 조현병 환자가 처한 참담한 환경 등 현대 미국 의료와 사회서비스가 간과함으로써 발생한 재앙의 규모를 수치화해 신랄하게 비판한다(558p).

 

"우리가 이 병을 가진 사람들을 치료해온 방식도, 너무나 자주, 잔인하며 모순적이었다. 사실 그 방식은 현대 미국의 의료와 사회서비스의 표면에 생긴 가장 커다란 오점이다. 우리 시대의 사회사가 쓰일 날이 오면 조현병 환자들이 겪은 곤경은 전국적인 추문으로 기록될 것이다."(552p)

 


 

앞서 언급한 대로 조현병은 1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정신질환이다. 이 비율로 따지면 국내에는 대략 50만 명의 조현병 환자가 있다고 예상되지만, 환자와 가족들 대부분 조현병이라는 것을 밝히기 꺼려하기 때문에 그 수를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에 따르면 장애 등록을 한 사람은 10만 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나머지는 적절한 치료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지난 몇 십년간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조현병이 뇌의 질병이라는 인식이 점차 자리 잡고 있지만, 조현병에 대한 낙인은 오히려 악화되었다. 낙인이 계속되는 이유는 소수의 조현병 환자가 저지른 폭력적 행위들이 아주 큰 화제로 다뤄지기 때문인데, 이런 사건들은 대부분 이들이 치료를 받지 않고 있을 때 벌어진다고 한다. 아일랜드에서 실시한 한 연구에 따르면 “정신증을 치료하지 않는 기간이 길수록 4년 후 기능과 증상에서 유의미하게 더 나쁜 결과가 나온다.”

조현병 환자를 향한 공포와 불안감은 쌓이고, 낙인은 그들의 치료를 지연시킨다. 조현병에 걸리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고, 가족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믿을 만한 정보가 없어 진단과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 조기에 진단을 받는다 해도 무엇부터 해야 할지, 약은 언제까지 먹어야 하는지, 재발하진 않는지, 가족들은 무엇을 도울 수 있는지 등 정보가 부족해 막막해하는 조현병 환자와 가족이 대부분이다. 조현병 환자와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가 믿고 참고할 만한 교과서가 필요하다.

 


 

평생을 조현병 연구에 바친 저자 토리는 지난 35년간 수백 명의 환자를 상담한 사례와 뇌 과학, 인지과학, 생물학이 밝힌 조현병에 관한 새로운 지식, 그리고 환자 당사자와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정보를 이 책에 체계적으로 담았다. 그는 감염에 의한 조현병 발병 가능성을 비롯해 수많은 연구를 했으며, 중증 정신질환은 사회적 요인 때문이 아니라 생물학적 요인들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는 개념을 널리 알리는 활동으로 유명해졌다. 이 책은 '조현병의 교과서', 조현병의 바이블'로도 불리우고 있다.

이 책의 원제는 ‘조현병에서 생존하기Surviving Schizophrenia’다. 조현병에 걸린 여동생을 둔, 조현병 환자의 가족이기도 한 저자는 이 책에서 입원 치료와 좋은 의사 찾는 법(6장), 항정신병약물의 종류와 구체적인 치료 계획(7장), 재활 치료(8장), 조현병의 10대 주요 문제(10장), 환자와 가족이 가져야 할 올바른 태도와 생존 전략(11장), 도움이 될 옹호 단체와 피해야 할 단체(15장) 등 조현병 환자와 가족들이 비난과 수치로 인한 재앙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정보와 실질적인 방법들을 소개한다.

또한 이 책은 국내 조현병 환자의 권익을 지켜온 조현병 연구의 대가이자 세계적인 뇌 과학자 권준수 서울대학교 정신과학·뇌인지과학과 교수가 감수를 맡아 관련 법률, 의료보험제도, 입원 치료, 정신건강 관련 기관 현황 등 국내 실정에 맞게 일부 내용을 추가, 국내 조현병 환자와 가족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보완했다(270p).

 


 

저자 : E. 풀러 토리

정신의학자이자 조현병 및 양극성장애 연구자. 스탠리 의학연구소STANLEY MEDICAL RESEARCH INSTITUTE의 부소장이자 치료 옹호 센터TREATMENT ADVOCACY CENTER(TAC)의 창립자다. 치료 옹호 센터는 외래 치료 명령법과 민사입원법 통과와 시행을 추진하고, 미국 전역에서 정신질환을 진단받은 사람들의 입원과 치료를 쉽게 하기 위한 개별 주들의 기준을 홍보한다. 토리는 감염에 의한 조현병 발병 가능성을 비롯하여 수많은 연구를 실시했으며, 중증 정신질환은 사회적 요인 때문이 아니라 생물학적 요인들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는 개념을 널리 알리는 활동으로 유명해졌다.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있는 미국 국립 군의관 의과대학교UNIFORMED SERVICES UNIVERSITY OF THE HEALTH SCIENCES의 정신의학과 교수이며 지금까지 22권의 책을 썼다.

《조현병의 모든 것》은 토리가 지난 35년간 수백 명의 환자를 상담한 사례와 조현병의 원인, 진단과 증상, 치료, 예후에 관한 최신 연구를 총망라한 책으로 1983년에 출간, 현재까지 7판을 거듭하며 수많은 환자들과 가족, 정신건강 전문가 들에게 ‘조현병에 관한 최고의 지침서’라는 찬사를 받았다. 토리는 조현병 연구에 인생을 바친 전문가이자 조현병에 걸린 여동생을 둔 가족으로서, 조현병으로 고통받는 당사자와 가족 들이 비난과 수치로 인한 재앙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매우 실용적이고 실천적인 방법들을 제안한다.

 

역자 : 정지인

《우울할 땐 뇌 과학》, 《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 《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 《공부의 고전》, 《무신론자의 시대》 등 여러 권의 책을 번역했다. 어려서부터 언어에 대한 관심과 재미가 커서 좀 조숙한 나이에 번역을 하겠다는 ‘장래희망’을 품었고, 그대로 세월이 흘러 꽤 오랫동안 번역만 하며 살고 있다.

 

감수 : 권준수

서울대학교 정신과학·뇌인지과학과 교수이자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조현병과 강박증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이자 세계적인 뇌의학자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6∼1998년,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에서 뇌 영상술을 이용한 정신질환의 기전을 연구했고, 이를 계기로 현재까지 정신질환의 조기 발견, 조기 치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서울대학교병원에 강박증 클리닉을 열어 전문적인 치료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지난 30년간 연구자이자 치료자로서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을 바로잡는 데 앞장서왔다. 특히 대한조현병학회 이사장으로 활동하면서 ‘정신분열병’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줄이기 위해 조현병調絃病으로 병명을 변경하는 일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현재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를 겸하고 있다. 아산의학상(임상부문), 대한의학회 분쉬의학상, 에밀폰베링 의학대상, GSK학술상 등을 수상했으며 국제조현병학회 이사와 국제정신약물학회 평의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지금까지 조현병과 강박증 등에 대한 370여 편의 논문을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 저서로 《나는 왜 나를 피곤하게 하는가》가 있고, 공저로 《강박증의 통합적 이해》, 《쉽게 따라하는 강박증 인지행동치료》, 《마음을 움직이는 뇌, 뇌를 움직이는 마음》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편람 제5판》, 《만족》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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