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네치카·스페이드의 여왕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34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지음, 박종소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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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작가는 내게 상당히 낯선 이름이어서 중고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했을 때 호기심에 구입했더랬다. 알고보니 현대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고 노벨문학상 후보로서도 이름을 올린 대단한 작가였는데, 이 소설집은 충분히 그녀의 명성을 증명한다.

이 소설집에는 '소네치카'와 '스페이드의 여왕'이라는 두 소설이 수록되어 있는데 각각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소네치카'는 그야말로 아름다운 단편소설로, 한 예술가를 피어나게 한 어머니를 그렸고, '스페이드의 여왕'은 전제적이고 공주병인 어머니로 인해 인생이 망가지는 착한 딸을 그리고 있다. 즉, 대단히 상반되는 어머니 상이 나오는, 강렬한 여성 서사가 두 소설에 나타나고, 러시아의 굴곡진 역사 속에서 강인하게 살아가는 여성들을 그리고 있다.

짧은 두 소설 속에서 러시아의 과거, 현재, 미래가 압축적으로 드러나있는 것도 읽은 재미를 더하는 포인트.

이번에 이 소설집을 읽었으니, 저자의 다른 소설도 찾아 읽어봐야겠다.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대단히 매력적인 소설가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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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니 사이코 픽션
박혜진 엮음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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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독특한 책을 알게 되서 북펀딩에 감사합니다^^ 독서가 무척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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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이야기
줌파 라히리 지음, 이승수 옮김 / 마음산책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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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파 라히리는 노마드적 정체성을 지닌 작가인 듯 합니다. 그녀는 인도 태생이지만 미국에서 자랐고 나중에는 이탈리아 로마로 삶의 터전을 옮깁니다. 그녀는 모국어를 비롯해 영어를 익혔고, 이탈리아에서는 이탈리아어로 글을 쓰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이방인이라는 정체성은 그녀를 정의하고, 그녀의 글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키워드가 됩니다.

이 소설집 '로마 이야기' 또한 이탈리아 로마를 배경으로 유럽 사회에서 이주민들이 사는 세상을 그려냅니다. 다양한 민족들이 혼재하면서, 이주민들은 유럽 사회에 적응해 살기 위해 노력하고, 원주민들과 이주민들 사이에는 다양한 사연이 펼쳐지며, 이주민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마치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이 더블린에 사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였듯이, 줌파 라히리는 '로마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민족의 사람들이 혼재되어 살아가는 로마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주지요.

이제 세계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고향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국도 과거와 달리 이민족들이 이 사회에 들어와 함께 살아가고 있지요. 이제 인간의 정체성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유동적이 되었고, 우리는 이제는 이를 성찰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이런 점에서 줌파 라히리는 앞으로의 세계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작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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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식과 일연은 왜 - 삼국사기.삼국유사 엮어 읽기
정출헌 지음 / 한겨레출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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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고려 시대 이전 역사에 대해 우리가 역사서로 인정하는 책은 김부식의 '삼국사기'와 일연의 '삼국유사'이다. 이 두 역사서는 쓰여진 시대나 저술자의 성격에 따라 그 사관이 확연히 갈리며, 따라서 이 두 역사서를 해석함에 있어 김부식과 일연이라는 저자의 성격을 반드시 이해하여야만 한다.

이 책 '김부식과 일연은 왜'는 김부식으로 대표되는 고려 중기의 유가적 세계관과 일연으로 대표되는 고려 후기의 불교적 세계관을 대립시켜 두 책의 차이점을 고찰하고자 한다.

나로서는 이런 기획이 정말 감사했다. 이 두 사서를 대립하여 고찰함으로서 우리가 모르는 삼국시대를 보다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저자는 이 두 사서의 차이점 중 여성에 대한 이야기만을 다루고 있다. 가부장적 사회체제하에서 살아간 여성들의 모습을 사서 작가의 서술 의도를 넘어 그 속에 숨은 사연까지 바라보고 있지만, 그래서 더 생생하게 그 시대를 살아간 여성들의 모습을 볼 기회를 가졌지만, 그 이상의 다른 점에 대해 정출헌 저자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분명 유교적 가치관으로 바라본 삼국 시대와 불교적 가치관으로 바라본 삼국 시대가 다를 것 같은데, 그것이 여성관에서만 한정되지 않을 것 같은데, 다른 지점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은 저자의 연구 역량 부족 때문인가, 아니면 사서의 부족 때문일까?

내게는 조금은 미진했던 '김부식과 일연은 왜'. 야심찬 기획의도로 시작되었지만 그 의도를 100%충족시키지 못한 책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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