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의 진정한 시작은 1789년 프랑스 혁명이었다. 비록 이 혁명이 나폴레옹이 황제의 자리에 오르게 되는 것으로 끝맺음되었지만 혁명의 정신과 이론은 그 후에도 진행되었고, 이 책은 그런 혁명의 정신과 이론에 대한 역사서이다.
저자는 혁명을 역사적 연속체의 돌연한 중단, 사회 및 정치 질서의 단절이라 이야기한다. 역사는 주체성을 생산하는 항구적인 과정이며 수십년간 벌어지면서 누적된 변화들이 집단적 의식의 재각성과 나란히 갑자기 동시에 진행되면 역사의 경로를 뒤바꾸는 지각변동이 일어난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정치이론과 지성사에서 혁명 개념의 위상을 재평가하면서 이미지, 기억, 희망과의 뒤얽힘을 통해 혁명 개념을 탐구하고자 했다. 특히 프랑스 혁명의 정신이 근대를 거쳐 사회주의로 변화되는 과정을 고찰하고 사회주의의 진보성이 기계화 찬양을 거쳐 권위주위로 변질되어 가는 과정, 특히 전체주의가 탄생되는 과정도 말하고 있다.
저자는 1917년의 러시아 혁명,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을 거쳐 냉전시대를 버틴 공산주의가 1989년에 그 혁명의 시대를 마감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나로서는 대한민국이 2024년 12월 3일부터 2025년 6월 3일까지(이재명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것을 전제하고) 우리가 겪은 것 또한 민주주의 혁명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저자는 혁명에는 반드시 '폭력'이 동반된다고 주장했지만, 그리고 혁명의 시간 안에서는 법이 무시된다고 주장했지만, 한국인은 비폭력으로, 그리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도 혁명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생각한다. 왜냐하면 한국인은 이제 새로운 질서를 세우고자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혁명이 미래를 발명함으로써 과거를 구원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한강 작가의 유명한 말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한다'와 그 의미가 같을 것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1789년의 정신이 2025년 현재의 한국까지도 이르른다는 것을 깨닫는다. 저자는 1989년에 혁명의 시대가 끝났다고 말하지만, 나는 아직도 인간에게는 혁명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꿈을 꾸는 것이 아직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우리는 현재에도 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