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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6 - 볼라뇨 20주기 특별합본판
로베르토 볼라뇨 지음, 송병선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10월
평점 :
일단, 이 소설은 미완이다. 이토록 압도적인 분량과 내용의 소설인데, 아마도 완성이 되었다면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필적할 수준의 소설인데, 미완이라는 것이 너무너무 아쉬운 소설이다. 하지만, 저자가 쓴 분량만일지라도, 너무너무 재미있고 읽는 보람이 나는, 그런 소설이 바로 이 '2666'이다.
작품의 주된 배경은 멕시코다. 물론 유럽까지 다루어지기는 하지만 주된 사건은 멕시코에서 벌어진다. 첫 장은 아르킴볼디라는 소설가를 연구하는 교수들이, 아르킴볼디라고 추정되는 인물을 찾아 멕시코로 찾아오는 것으로 시작되지만, 결국 이 소설은 악의 기원과 그 본질을 파헤치기 위해 질주하기 시작한다. 이 소설에는 유럽, 미국, 중남미의 기저에 깔려있는 사회의 문제점들을 정직하게 그려내고 있으며, 작가가 그리는 사회는 절망적인 분위기를 띄고 있다. 멕시코는 철저하게 부패해 있으며, 이 시대의 비극을 그리는 작가의 통렬한 메시지가 작품에 녹아있다.
정말 너무너무 아쉬운게, 이 소설은 조금만 더 썼으면 완결이 났을 것이라는게 분명 느껴지는 거다. 만약 마르셀 프루스트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완결을 내지 못하고 죽었다면 이런 기분이었을까? 분명, 작가의 마지막 한 방이 완결 부분에 있었을 텐데, 그것을 보지 못해 너무너무 아쉽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666'은 훌륭한 문학적 업적이며, 작가의 최후의 걸작이라는 거다. 조금 두껍긴 하지만(?) 독서가 후회되지 않는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