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사이더 범우사상신서 19
콜린 윌슨 지음 / 범우사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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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교육을 받지 않은 한 젊은이, 콜린 윌슨은 이 책 한 권으로 그야말로 문단에서 신데렐라가 된다. 그야말로평범한 단어였던 '아웃사이더'를 젊음과 반항, 인간 실존에 대한 예리한 감각등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말로 변화시킨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다.

일단 이 책이 쓰여진 것은 1956년, 2차대전과 한국전쟁이 끝나고 철학계에서 실존주의가 주목받기 시작할 무렵에 출간된 책이다. 즉 이 책 또한 실존주의 철학 사조와도 궤를 같이한다. 신념의 몰락과 유럽정신 쇠퇴 속에서 저자는 아웃사이더라는 존재에 주목하고, 문학과 역사 속에서 등장하는 아웃사이더를 분석한다. 저자는 인간이 자기가 자유롭지 않음을 깨닫고 고민하기 시작함과 동시에 아웃사이더가 된다고 주장하며, 아웃사이더의 중요한 임무는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는 길을 발견하는 일이라고 한다.

저자는 역사적으로 아웃사이더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왔다 말하며 아웃사이더 상태는 인간이 깨달음으로 가기 위한 첫 단계임을 이야기한다. 즉, 어쩌면 예술계에서 아웃사이더였던 존재들이 오히려 새로운 존재론적 통찰을 해왔음을 말하고 있어, 현대 문화에서 괴짜들이 인정받는 근거를 이야기하고 있다.

어쩌면 저자 스스로가 아웃사이더인 존재였기에, 아웃사이더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해내었는지 모른다. 모든 예술가는 아니지만, 많은 예술가들이 아웃사이더인 상황에서 예술적 영감을 얻고 걸작을 만들어내었음도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다. 결국 예술가들의 가지는 영감의 원천 중 하나가 바로 이 '아웃사이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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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김승섭 지음 / 동아시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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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섭의 연구는 사회적 차별이 실제로 사람의 신체에 질병을 유발한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그는 사회적 차별에 대해 날카로운 시선을 가지고 있고, 왜 차별을 철폐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학적 근거를 제시한다.

이 책 또한 그러한 김승섭의 연구의 연장선에서 한국 사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차별에 대하여 학문적 시선에서 이야기한다.

일단 김승섭은 자신이 사회활동가가 아니라 차별연구자임을 명확히하며, 연구자로서 가지는 한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는 사회적 소수자가 겪는 고통과 수치, 차별에 대해 수치화하고 가시화하여 세상에 제공하고, 이 연구자료는 실제적으로 차별을 철폐하는데 있어 과학적 근거가 될 것이다.

그는 사회적 차별에 대해 사회적 낙인에 휘둘리지 않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정책을 고안하라고 말한다. 타인의 삶과 고통에 대한 학문적 지식이 우리의 부조리한 현실을 바꾸어내기 위한 근거로 작동하기에, 그는 더욱 더 학문에 매진하고 지식을 널리 퍼뜨리기를 원한다.

하지만 우리가 그 지식을 실천에 옮기려면, 복잡함을 직시하는 '불편함'을 마주하게 된다. 저자는 이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요소라지만, 우리 세계에는 현재 복잡하게 사고하는 것에 거부감과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이들이 정치적인 힘을 과시하며 소수자를 배척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우리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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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8-16 18: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이런 불편한 공부를 계속하고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우리 시회에 희망이 있는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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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짜기의 백합 을유세계문학전집 4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정예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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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골짜기의 백합'은 출간 당시에는 크게 인정받지 못하다가 점차 발자크의 대표작으로 인정받게 된 작품이며, 플로베르의 '감정교육'과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에 큰 영향을 준 작품이라 한다. 일단 나는 '감정교육'은 아직 읽어보지 않았으니 뭐라 할 말이 없지만 확실히 '좁은 문'에 영향을 준 건 알 수 있었다.

'골짜기의 백합'은 정말 세기의 연애소설이자 펠릭스라는 주인공의 내적 성숙을 묘사한 성장소설이기도 하지만 마지막 부분에서는 앞부분의 펠릭스의 서사가 다시 완전히 깨지는 아이러니를 보여주기도 하는 소설이다.

이 소설에서는 일단 연애 상대방인 모르소프 부인 캐릭터가 대단하다. 주인공 펠릭스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에게 제대로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애정결핍의 상태인데(이 부분은 마치 발자크 자신의 어린 시절을 묘사하는 듯 싶다) 우연히 참석한 어느 파티에서 모르소프 부인에게 한눈에 반하고 만다. 그리하여 그는 결국 그녀의 소재를 추적하게 되고, 한 골짜기 안에서 그녀를 발견하고 접근하게 된다.

모르소프 부인 또한 어린 시절이 불행했고, 현재의 자신의 처지도 불행하기에 점차 펠릭스에게 의지하게 되지만, 그녀는 결코 도덕의 선을 넘지 않고 지혜롭게 처신하며, 펠릭스를 훌륭하게 성장시키기 위해 그에게 헌신한다. 하지만 펠릭스에게는 본능적인 욕망이 존재하기에 파리에서 레이디 더들리와 관능적인 사랑에 빠지고, 이 소식을 듣게 된 모르소프 부인은 급속도로 건강을 잃게 된다.

일단 내가 읽은 모르소프 부인은 그야말로 성녀다.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폭군같은 남편을 지혜롭게 인도하고 어리석은 남편의 자존심을 세워주며 실질적으로 장원을 경영한다. 남편이 매독 환자이었기에 자녀들이 병약했지만 그녀는 남편을 원망하지 않고 헌신적으로 자녀들을 돌본다. 마음속으로는 펠릭스를 사랑하면서도 결코 윤리적 선을 넘지 않고 펠릭스를 모성으로 감싸며 그를 제대로 된 성인으로 성장시키면서 그에게 출세를 위한 인맥까지도 연결시켜준다. 정말 가장 위대한 플라토닉 러브.

하지만 그러한 모르소프 부인 주위에서는 프랑스 혁명과 나폴레옹 정권, 그리고 왕정복고를 거치는 혼란스러운 사회상이 펼쳐지고, 귀족들의 어리석은 모습이 다종다양하게 펼쳐진다. 그럼에도 모르소프 부인은 펠릭스를 파리로 보내면서 그에게 당대 현실과 인간사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담긴 당부의 편지를 건네준다.

즉 모르소프 부인은 성품과 지성, 그와 함께 미모까지 함께 갖춘, 정말 존재할 것 같지 않은 완벽한 여성이고, 그래서 모르소프 부인 사후 나중에 펠릭스가 새로이 애정을 느낀 나탈리에게 모르소프 부인과의 사연을 털어놓았을 때, 나탈리는 호쾌하게 펠릭스를 찬다.

그야말로 발자크의 장점이 잘 드러난 소설이다.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과 더불어 프랑스 사회상에 대한 내밀한 초상화가 그야말로 최고도로 그려진, 최고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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