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108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상룡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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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가 심리묘사의 대가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 '미성년'에서도 유감없이 그 실력을 보이고 있다.

'미성년'은 제목 그대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한 젊은이의 성장기이다. 자신이 이루고 싶은 '신념'은 있으나 그 방법을 모르고,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해 인정받고 싶어하고, 솔직하지만 눈치없고, 자신에게 매몰된, 정말 갓 19살이 된 젊은이의 심리가 그야말로 완벽하게 그려진다. 한마디로 읽다보면 속터지고, 답답하고, 왜 이렇게 멍청한지 화가 나고, 그야말로 속터지지만, 나중에는 주인공을 응원하게 되는 그런 소설. 어쩌면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이 생각나는 청소년기의 성장소설. 한마디로 끝이 없는 방황과 혼돈을 거치면서 한 젊은이가 성장하는 이야기다.

다만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보다는 덜 혼란스러웠지만 그래도 이 주인공, 상당히 그 심리를 따라가기가 벅차다. 쓸데없이 고집만 세고, 여기저기 충돌하며 사고를 치고, 분명히 주위 사람들이 낌새를 줘도 자신의 생각에 빠져 진실을 눈치채지 못한다ㅠ.ㅠ 하지만, 어쩌면, 나중의 거작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을 예비하기도 한다. 특히 부도덕한 아버지에 대하여 쓴 것이 더욱 그렇다.

주인공의 심리에 공감하기 어려워 독서가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읽은 보람은 있는 소설이다. 과연 도스토예프스키다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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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으로의 긴 여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9
유진 오닐 지음, 민승남 옮김 / 민음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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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희곡을 읽을 때, 분명 원문이 아니라 번역문임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온몸으로 고통을 느끼며 썼다는 느낌이 왔다. 그리고 이 희곡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었을 때, 나의 느낌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았다. 이 희곡은 그야말로 저자 유진 오닐이 눈물로 쓴, 자신의 자전적인 글이며, 사후에 발표된 것이다.

이 극에서는 한 가족이 나온다. 한 때 촉망을 받았으나 결국 돈을 쫓다 진실된 배우로 올라서지 못하고, 결국 돈에만 매달리는 아버지, 배우인 아버지를 따라 다니며 정해진 거처가 없이 외롭게 지내다가 인색한 남편 때문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마약에 중독된 어머니, 제대로 된 인생을 살지 못하고 알코올 중독에 빠진 형, 그리고 외국으로 떠돌다가 중병에 걸려 돌아온 둘째 아들. 이 가족은 저자 유진 오닐의 원가족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들의 집 주변에는 짙은 안개가 커튼처럼 드리워져 있고, 이들의 인생은 너무나 고통스러우며, 가족들 각각은 서로의 상처를 회피한다.

나는 이 희곡을 읽으면서, 유진 오닐은 자신의 가족들을 이해하기 위해 이 글을 쓴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작가는 등장인물의 심리를 깊이 이해해야 하기에, 유진 오닐은 가족들 각각의 고통에 그야말로 뼛속깊이 고통스러웠고, 결국 용서와 연민으로까지 이르른다. 그 덕분에 이런 걸작이 탄생했으리라.

어쩌면 이 희곡은 유진 오닐 개인의 내밀한 이야기일지라도, 각각의 캐릭터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그려낸다. 그래서 이 희곡은 지금도 그 가치를 잃지 않는다. 그야말로 대단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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