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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 양자역학, 창발하는 우주, 생명, 의미
박권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10월
평점 :
이 책은 한마디로 물리학으로 논증한 '존재'의 증명이다. 양자역학이라는, 물질 저 아래에 있는 파동함수의 존재에 대해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 저자는 양자역학의 이론들을 톹아가며, 결국은 양자역학으로 인해 질량이 존재한다는, 그로부터 '존재'라는 것이 생겨날 수 있음을 증명해낸다.
일단, 그야말로 현란한 수식의 향연이다. 물론 나같은 수알못도 읽을 수 있는, 반드시 그 수식을 이해할 필요 없는,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갈 수 있긴 하다. 수식은 저자가 우리의 이론이 얼마나 수학적으로 타당한지 증명하는 과정이며, 사실 그 수식의 정확성에 대해 따질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 정도의 책은 읽을 필요가 없을 터다.
하지만, 그럼에도 양자역학이라는 것에 대해 약간이라도 지식이 있는, 즉 문과 기준 고졸 물리학 정도의 지식이 존재해야 책의 논리를 따라갈 수 있다. 다만 그 정도의 지식만 있으면, 이 책을 통해 어떻게 우주에 '존재'라는게 생기는지 과학의 답을 얻을 수 있다. 저자의 논리를 따라가다보면 그 끝에서 우리는 경이를 마주하게 된다. 종교가 아니더라도 과학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참고로, 이 책을 읽을 수 있는 사람에게라면, 나는 박문호의 '뇌, 생각의 출현'도 읽을 것을 추천한다. 양자역학에서 더 나아가 생명의 경이까지 만날 수 있다. 그것도 과학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