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이 나를 위로한다 - 혼자면 둘이, 둘이면 혼자가 되고픈 당신에게
마리엘라 자르토리우스 지음, 장혜경 옮김 / 예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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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계절이 바뀔때마다  마음의 변화가 오곤 한다. 특히 바람 한 점없이 푸른 하늘과 거리에 핀 노란 개나리와 진달래, 그리고 더불어서 종달새 처럼 쉼없이 재잘대는 유천생들을 보노라면 왠지 마음이 설레지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픈 마음이 든다. 비단 봄 뿐이 아니라 비가  소리없이 창문을 두드리면서 내리는 소리라든가, 더운 계절에 더욱 땀이 나도록 운동경기에 흠뻑 빠져서 응원가를 부르면서 소리치는 날에도, 그리고 아무도 밟지 않는, 밤새 소리 없이 내린 눈을 처음으로 밟고 파랑새가 있는  그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지는  때가 있다.  

여기엔 고독에 대한,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외로움과 같을 거란 사실에 반기를 들면서 결코 같지 않음을, 그래서 둘 보단 하나 일때 어떤 점이 좋은지를, 인생에 있어서 고독을 친구로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위주로 느낀 점을 들어서 전해주고 있다. 

작가는 이혼 후에 산장 오두막에 사계절을 보내면서 철저히 혼자되는 연습을 했다. 집. 농장. 개. 나를 위시해서 필요한 경우에만 차를 대동하고 필수품을 사러나가는 것을 제외하고 고독과 함께 지냈다고 한다. 따라서 여기엔 타인들이 생각하는 혼자라서 안쓰럽다든지, 이젠 진정한 짝을 다시 만나야 하지 않겠냐는 마담뚜 성격을 가진 친구들의 말에도 자신이 왜 고독을 즐기는지에 대해서 여러 가지 상활을 비춰서 말한다. 사람들이 정말 두려워하는 것은 홀로 있는 것이 아니라 외톨이로 여겨지는것 이다 라고 말하고 당신은 혼자 있어서 외로운 것이 아니라 혼자 있지 못해서 외로운 것이다. 외로움이란 혼자 있는 고통을 표현하는 말이고 고독이란 혼자 있는 즐거움을 표현하는 말이다 란 말을 인용함으로써 철저히 고독 예찬 선봉자임을 내세운다.  

고독에서 오는 편안함, 집에서 파자마를 하루 종일 입고 뒹굴기, 평소 느낄 수 없는 작은 새 소리에 발달이 되는 민감한 귀, 자연이 주는 조화로움의 즐거움을 말해준다.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비오는 평일날 혼자 걷기, 어슬렁거리기, 싸돌아다니기(일명 방랑하기)이란 말로 혼자의 시간을 타인과 더불어서가 아닌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고 말한다. 행복은 꼭 둘이어서가 아닌, 주위에 사람들이 있어야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순간"에 온단 사실, 내개로 다가오는 그 때에 내것으로 낚아채는 것이란 말로 자신의 느낌바를 말해준다. 즉 서둘를 필요가 전혀 없으면, 자신의 공간과 시간을 충분히 음미하고 있다가 잡아도 늦지 않음을 일깨워준다. 

혼자 살면서 소리에 자유롭고 분명히 위험하고 두려운 측면도 있지만 이것의  뚯은 도둑이나 강도가 아닌 성격이 꼬이고 뒤틀리까봐 무서운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지 않기 위해선 내가 고독의 주물를 수 있는 주체자가 되어야하며 이런 과정에서 일어나는 경험을 말한다. 여러 경우에 걸쳐서 일어난 감정의 변화(울분, 울음)를 갈 때까지 가보고 그 순간이 넘어가면 고독이 내 곁에 머물면서 괜찮다고 일깨워줌을 느끼게 되면 그 순간이 오면 진정으로 고독을 아름다운 실체로 보게 된다고 한다.  

고독을 즐기면서 일하는 사람으로서는 자신과 같은 작가들이 가장 맞는 궁합이 아닌가 한다는 대목도 나오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설 줄 알아야 상황을 바꿀 수도 있다는 사실, 그러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함을 말한다. 여기엔 회사의 중역으로 있다가 이혼 후에 오는 고독에 몸부림 치는 중년 남성들의 위기가 어떤 행동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고 당당한 고독자에겐 혼자 사는 집은 최고의 만족을 선사하는 원천이며 고독자들에겐 우정이야 말로 가장  진실한 인간관계라는 말로 고립된 자기만의 외톨이 생활이 아닌 타인과 더불어 살되 자신의 철저한 계획아래 진정으로 고독을 즐기라고 말한다. 고독자는 타인을 위해 언제든지 시간을 내 줄수 있으며 친밀감, 소속감, 푸근함, 진리에 대한 깨달음을 통해서 운명 받아들이기, 여유 통찰 확신이 필요함을 말한다.  이런 것을 느끼게 되는 가장 좋은 장소로는 죽음을  생각하면서 생활을 하되 묘지에 가면 더욱 고독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장소라고 말한다.  

작가는 고독이 결코 자신만의 세계에 갇힌 외톨이적 은둔형이 아니라고 말한다. 고독을 즐기는 사람은 엄연히 혼자 있는 즐거움과 더불어서 사람 내음을 향한 욕망을 가짐으로서 양날개를 가진 교제를 시작하고 함께 하는 시간을 적극적으로 즐기라고 말한다. 혼자의 삶은 적절히 배치하고 신중하게 선택하며 즐기는 것이 진정한 삶의 기술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온기가 필요한 밤이 돌아오게 되면 그림이라든가. 시를 짓는다는가 하는 방식으로 나만의 자위 행위를 즐기라고 말한다. 연인이나 부부가 되는 것 또한 충분한 매력적인 목표지만 어떤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이뤄야 하는 목표가 아님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단 사실도 빼놓지 않는다.  

책 부분부분 일상생활에서 놓치기 쉬운 자자분한 형태의 모습을 포착한 글은 놀랍다. 읽는 도중 유머스런 글 귀절도 입가에 웃음을 짓게 하는 것 또한 이 책의 매력이다. (예를 들어 혼자서 내면의 독백을 하고 싶을 때 남의 이목이 신경이 쓰인다면 가짜 핸드프리를 달아서 맘껏 손동작을 해 가며 수다를 떨라는 얘기 부분), 식당에서 혼자 먹고 싶을 때 타인이 배석 할 수 없게 만드는 행동 요령은 가히 수준급의 오랜 경험에서 나온  글이란 생각이 든다. 그러다 맨 마지막 이도저도 안되면 운명에 맡기란 식의 포기하는 글에선 귀엽단 생각마저 든다.   

굴과 개와 스티븐킹이 고독인 이유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취향과 공포가 다를 뿐이며, 고독 할수록 사교적일것, 혼자면 둘이, 둘이면 혼자이고 싶은 당신에게 쾌활하고 친절하게 굴자는 말엔 삶에서 문득 찾아오는, 모든 인간들이 느낄 수 있는 이 고독을 진정으로 내것으로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 하는지, 또 그것을 즐기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하며 즐기면서 살 수 있는 지를 재미난 글과  유명인들의 글을 적절히 배합해서 쓴 글이다.  

*****  인간의 모든 불행은 혼자 조용히 집에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생긴다. 자기 삶에 만족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집을 떠나 바다를 항해 하거나 요새를 정복하지 않을 것이다. -블레즈 파스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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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시공사 베른하르트 슐링크 작품선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박종대 옮김 / 이레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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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페터 데바우어인 나는 매년 방학이면 스위스에 살고 계신 친 할아버지.할머니와 함께 지내러 기차 여행을 한다. 엄마는 일절 여행에 필요한 여정에 따른 의논이 필요한 전화를 제외하곤 서로간의 왕래가 없으면 자신에게 조차도 살갑게 구는 타입이 아닌 여인이다. 기쁨과 재미를 주는 총서란 책을 내는 일을 하는 두 분이 사용하다 필요없게 된 종이를 내게 주면서 글이 씌인 부분은 절대 읽어보지 말고 뒷면의 흰 부분에만 연습용지로 쓰란 말로 일이 진행이 된다.  

어느 날 종이에 씌인 글 속에 카를이란 병사가 자신의 고향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는 것을 흥미롭게 여기다가 종이의 순서없이 없어진 부분도 있고 해서 그것을 역 추적하면서 생전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말이 없는 엄마에 대한 궁금증도 갖게 된다. 대학을 박사학위로 졸업하고 교수 논문을 접음으로서 잠시 미국에 있다가 다시 독일에 돌아온 페터는 출판사의 편집일을 맡게 되면서 미처 알지 못했던 소설속의 장소를 찾아나서게 된다. 소설속의 장소가 실제 있는 장소란 기억이 나면서 하나하나 짚어가는 와중에 그 집이라 생각되던 그 곳에 살고 있는 바바라 라는 여인과 사랑을 하게 되고, 그녀의 언니가 엄마의 유품을 갖고 있단 사실을 알게 되지만, 바바라와 헤어지게 되며서 잠시 접어둔다. 그런 와중에 당시  그 집에 살던 사람을 만나면서 한 대학생이 있었고, 바바라의 언니 집에서 보게된 그녀 엄마의 편지내용 일부 중 그녀의 엄마를 사랑했던 폴커 폴란덴이란 사람을 알게되고 이 사람을 추적하는 와중에 그가 베를린에서 발터숄더란 인물로 살았으며, 그 뒤론 그의 행방에 대해 알수 없는 미궁속으로 빠져든다. 한편 이 와중에 다시 만난 바바라와 결혼 혼인 서약을 신청하기 위해 관청에 들른 그는 관청 직원으로 부터 자신의 이름이 실제의 이름이 아니란 사실을 알고 엄마로부터 당신이 직접 아버지가 죽는 걸 보았단  사실, 그로부터 스위스 여권을 받아서 시부모한테 자신들의 존재를 인정받음으로서 오늘날에야 이르게 됬단 사실을알게 된다. 그간 읽은 숱한 귀향 병사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신도 오디세이에 견주어 소설에 있던 그 병사가 겪었던 인물들의여정과  현재의 자신이 처한 상황에 비교해 가면서 생각에 거듭을 하던 중, 미국으로 부터 책 한권을 받고 출판 의뢰를 받게 된다. 그 저자의 이름은 독일식 이름이 미국식으로 바뀌어서 된 존 드 바우어 교수.. 

그가 쓴 해체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본 책 내용을 읽고 오래 전 그토록 자신이 찾고자 했던 아버지의 존재가 그임을 확신한 페터는 미국으로 가서 그와 대면하게 되고 그의 책 출판과 강의 , 세미나를 듣게 된다. 그 와중에 그가 부인과 두 남매를 둔 아버지임을 알게 되고 자신이 그간 자라오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엄마와의 거래로, 또한 엄마와 만나기 전에 이미 한 여인의 뱃 속에 아기가 있었음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 여인을 찾아 갔을땐 이미 남의 여자가 되어 있었단 사실, 그리고 자신의엄마와의 약속으로 자신은 미국으로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났다는 사실을 알고 담담히  그의 존재를 글로 써서 뉴욕 타임즈 기자에게 일정한 조건을 제시하고 독일로 간다.  

몇 년이 흐른 후에 여든이 된 그의 아버지 바우어는 여전히 자신이 제공한 내용을 자신을 배제하고 끈질긴 추적끝에 실체를 드러낸 기자의 추적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철학을 교묘히 이용함으로써 그 명성이 오히려 건재함을 이어나간다. 그런 아버지를 보면서 어머니는 오래전에 죽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아들이 그 전처럼 생활해 주길 바란다. 

전쟁은 모든 것을 마비시키고, 심지어 가족 해체라는 가장 인륜적인 것을 파괴한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후유증은 그래서 세월이 지날수록 더욱 아프게 다가오는 사람들이 많다.이산가족 상봉조차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루고서도 그곳의 가족이 따로 있는 상태에서 오는 분단의 아픔은 이루 말 할수가 없을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로도 제작이 되는 믿기지 않는 사실들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여기 페터 또한 엄마의 묵언하에, 아버지의 존재를 그리워하다가 소설 속의 병사가 다름아닌 자신의 아버지가 실제 겪은 일을 글로 써 냈으며, 자신의 배다른 누이도 있단 사실, 그 모든것을 버리고 오직 자신의 목숨을 구하고자 미국으로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아버지를 바라보는 아들의 심정이 오디세이의 여정을 방불케 한다.  

작가가 전공인 법률적인 이야기가 많은 것도 그렇고, 동.서독의 달리 보이는 양분된 사회 현상을 보는 눈도 그렇고, 글은 시종일관 딱딱하면서도 , 그러면서도 쉽게 책을 손에서 놓아주지 않는다. 핏줄을 찾는 것은 누구나 자신의 뿌리 존재를 알고 싶단 기본적인 일에 속하지만 작가는 여기서 주인공의 성격을  아버지의 존재에 대한 그리움과 더불어서 항상 인생의 결단을 쉽게 내리지 못하는 늦게 반응이 오고 그 조차도 이루어지지 않으면 다른 기회로 도망쳐 버리는 삶을 사는 사람으로 그려내고 있다. 결혼도 그렇고 엄마와의 갈등, 출판사 인수건도 모두 이에 해당이 된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아버지를 찾아서 느낀 배반감은 대단할 것 같다는 느낌이 전해져 온다. 그렇게 찾고자 했던 아버지의 존재가 아버지 또한 오디세이처럼 엄마를 찾았음 하는 바람도 있었을 것이고, 자신 또한 아버지의 존재에 대한 무의식 속에 감춰진 그리움이  그의 흔적을 찾고자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서 미국으로까지 가서 만나게 되는 경위가 또한 그렇다. 

 작가는 신파적으로 그리지 않고 담담히 소년이 자신의 맘 속에 그리고 있던 아버질 만나고 또 그런 아버지가 버젖이 법의 또다른 학설을 제시하면서 다른 가정을 꾸리고 산 것을 보면서 오디세이의 여정을 끝내게 되지만 마음 한 구석엔 끝까지 자신이 당신의 아들이란 사실을 말하지 않고 독일로 돌아간다. 다만  tv를 통해서 아버지의 존재만 확인 할 뿐이다. 이런 자신의 심정과 기대를 한 때 살았던 동거녀의 아들인 막스에게 기대를 품으면서 아버지의 존재에 대한 마침을 끝낸다. 

작가가 전반적으로 글을 쓰는 위주엔 주로 독일이 겪었던 전쟁의 와중에 일어 난 일을 가지고  다룬 책의 내용이 많고  그 속에서 법과 인간이 처한 상황에서 선이 악이 되고 악이 선이 될 수 있는 상황, 그리고 그 시절엔 언제 와서 언제 떠나는 것 조차가 물어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시절이란 전제하에 그 안에서 고통받고 이해와 용서를 해 나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어서 더욱 끈끈한 무언가를 느끼게 한다. 이런 상황이 닥쳐 온다면 과연 누가 이들의 결정에 따른 인생항로가 이렇게 뒤바뀔 거라고 생각할 수가 있겠는가? 그것이 당시로선 최선의 방법이었단 것 밖엔 없었다는 말이 엄마의 말로써 나타냄으로 작가는 이 소설의 진정한 귀향을 나타내 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기에 페터가 그린 아버지에 대한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존재의 느낌은 그래서  꿈과 현실에서의 차이점을 바로 정리해 주고 있다.  

-난 가끔 오디세우스가 그립다.... 

벤첼슈트라인스키에섹서 고등사기꾼의 기술과 거짓말을 배웠고, ... 신사의 매력으로 내 어머니를 알고, 소설을 유쾌하게 쓰고, 유희적 가벼움으로 이론을 개발한 오디세우스가 그립다. 물론 그것이 요한 데바우어나 존 드 바우어에 대한 그리움이 아니란 걸 안다.  그것은 내가 아버지에 대한 꿈꾸었던 모습, 내 심장이 간절히 원하는 모습에 대한 그리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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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무리
법정(法頂) 지음 / 문학의숲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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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에서는 생.노.병.사가 육체를 빌어서 왔다가 갈 때는 태어날 때와 마찬가지로 모두 두고 간다는 말씀이 있다. 각박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그마나 정신적인 위로와 삶의 근본적인 철학을 되새길 수 있는 선현들의 말씀도 많지만 , 종교계에 계신 분들의 글들은 더욱 우리의 삶을 울린다. 

이미 이승의 육신을 버리고 부처의 세계롤 가신 법정스님의 글은 그래서 간소하면서도 단촐하고 군더기가 없는 맑은 글이 우리네 가슴을 울려준다. 그간 책을 펴내신 글들을 보고 있자면 조그

마한 것 하나에도 욕심과 욕망의 끊지못하고 사는 우리의 정신세계를 은근히 질타해 주시고 바로 서게 해 주신 분들 중의 한 분이시다.  

온라인으로 서점을 둘러보니 이미 절판이 되어 판매중지인 책이 있고, 그래서 서둘러서 부랴부랴 신청해 읽기 시작했다. 매번 스님의 글을 읽노라면 참으로 여백의 미가 돋보이고 그 가운데서 혼자 사시는 가운데 느낄 수 있는 고즈넉함과 자신을 그럴수록 더욱 혹독하게 수련해 가시는 수도자의 모습을 엿볼 수가 있다. 입적하신 후에 TV에서 보여지던 그 모습은 책 속에  있는 글 그대로의 모습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되도록이면 간소하게 살고 부자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도 새삼 다시금 생각해 볼 수있는 글들고 가득하다. 계절마다 피어나고 지는 꽃들과의 모습과 대화 , 채소밭을 가꾸면서 느끼는 지구의  기온변화로 느끼는 감상, 얼음물을 깨가면서 물로 이용하는 구절엔 먼 시골의 아득한 옛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준다. 과거. 미래보단 현재의 삶! 바로 여기서 살고 있는 현재가 가장 중요하며 그때 그 곳에서 그렇게 사는 것이 그날의 삶이란 말씀엔 한 순간의 행복도 느끼지 못하고 당연하다고 느끼는 우리들에게 생명의 고마움을 느끼게 해 준다.  

죽음을 맞아하는 데도 준비가 있어야 한다는 구절엔 이미 스님께서 말씀하셨던 말들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사람이나 사물이나 풍경이나 어느 것 하나도 지나치리 만큼 가까우면 그 친근감과 소중함이 떨어지니 너무 가까이도 말고, 멀리도 아닌 알맞은 거리에서 바라보는 은은한 기쁨을 말한 대목은 지나침은 모자람 보다도 못하다는 진리를 보여준다.  

가장 인상깊은 것은 책 읽기와 이에 따라오는 부작용에 대해서 언급한 글이다. 책과 가까이 할 수록 머리속은 더욱 생각의 발전이 되지만 책의 주체가 되어서 읽어나가야지 그것이 진정 책을 읽는 사람의 자세라 할 수 있으며, 책에 얽매여 읽히지 말란 대목에선 독서의 경계를 일러주신다. 베스트셀레에 현혹되어 무작정 읽기 보단는 고전을 읽기를 권하며, 신혼부부에게 하신 주례 말씀중에 한 달에 한 번은 각자가 맘에 드는 산문집 2권과 같이 구입해서 보는 시집 1권을 꼭 구입해서 보란 말과 함께 그것을 자녀들에게 물려준다면 부모가 어떤 책을 읽었는지에 대한 교육이 될 거란 글엔 부부로서 새 출발을 하는 사람들에게 더 할 나위없는 인생의 좋은 지침이란 생각이 든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맺은 사람들이기에 대등한 인격체, 인내, 말 조심 , 항상 탐구하는 노력, 지속적인 관심으로 인한 대화 나누기, 그리고 쓰레기 덜 만들기란 말씀엔 스님이 실천하신 무소유의 정신이 엿보인다.  

산골로 들어가 살면서 집 짓고 군불 때고 , 채소 가꾸고 , 새벽 불공 드리면서 책과 다기와 차의 맛과 더불어서 산새, 동물, 나무와 어울리다 살다 가신 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는 주고 싶어도 줄 수 없을 때가 오기전에 자신이 갖고 있던 것을 주위의 지인들에게 나눠주신 실천으로 생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짓고 가신 그 모습은  두고두고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  

 세상살이란 서로 주고받으며 살아가게 마련인데 주고받음에 균형을 잃으면 조화로운 삶이 아니다.
주고받는 것은 물건만이 아니다. 말 한 마디, 몸짓 한 번, 정다운 눈길로도 주고받는다. 따뜻한 마음이 따뜻하게 전달되고 차디찬 마음이 차디차게 전달된다. 마지못해 주는 것은 나누는 일이 아니다. 마지못해 하는 그 마음이 맞은편에 그대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사람의 덕이란 그 자신의 행위에 의해서라기보다도 이웃에게 전해지는 그 울림에 의해서 자라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한다. 덧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언젠가 자신의 일몰 앞에 설 때가 반드시 온다. 그 일몰 앞에서 삶의 대차대조표가 드러날 것이다. 그때는 누군가에게 주고 싶어도 줄 수가 없다. 그때는 이미 내 것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살다가 간 자취를 미리 넘어다 볼 줄 알아야 한다.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가려진 곳에서 하는 일을 ‘그림자 노동’이라고도 한다. 주부들이 집안일을 하는 것도 이에 해당된다. 그림자 노동에는 보수가 지급되지 않는다. 굳이 일의 공덕을 따지자면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고 하는 이 그림자 노동에 그 공덕이 있을 것이다.  



 
이 세상에 가장 위대한 종교가 있다면 그것은 친절이다. 이웃에 대한 따뜻한 배려다. 사람끼리는 더 말할 것도 없고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모든 존재에 대해서 보다 따뜻하게 대할 수 있어야 한다. 만나는 대상마다 그가 곧 내 ‘복밭’이고 ‘선지식’임을 알아야 한다. 그때 그곳에 그가 있어 내게 친절을 일깨우고 따뜻한 배려를 낳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마다 최선의 장소는 현재 자신이 처해 있는 바로 그 자리임을 잊지 말아야한다.  

죽음도 미리 배워 두어야한다. 좋은 말씀은 어디에 있는가? 그대가 서 있는 바로 지금 그 곳에서 자기 자신답게 살고 있다면 그 자리에 좋은 말씀이 살아 숨쉰다.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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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조용히! - 풋내기 사서의 좌충우돌 도서관 일기
스콧 더글러스 지음, 박수연 옮김 / 부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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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좋아해서 사서가 되었다. 하지만 이 일을 계속할수록 나는 책 때문이 아니라 사람 때문에 이 일을 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나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게 좋아서 이 일을 계속한다. 나는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이 일을 계속한다.  

풋내기 대학생이 구직란을 찾다가 우연히 떨어진 한 장의 종이에 도서관 사서를 구한단 것을 읽고 일하기 시작하면서 겪는 좌충우돌 얘기를 엮어냈다.  

필요한 책이나 정보가 필요할 때면 , 아니면 휴일날 집에서 따분하다 느낄 때면, 그리고 컴이 고장이 나서 급히 사용할 일이 발생 할 때면 찾는 도서관의 이용자들이라면,누구나 쉽게 공감이 갈 만한 여러 유형의 사람들을 대하는 사서에 대한 직업세계를 알기 쉽게 쓴 글이다. 일을 하면서 사서 보조란 명칭부터 하는 일의 범위, 그리고 승진의 가장 최고인 관장이 되기까지 , 할 일이 주어진 사람들의 태도와 성격, 그리고 도서관의 시설 이용자들에 대한 느낌이 살아 있는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호흡으로 다가온다. 이 일을 하면서 과연 내 적성에 맞는 직업인가를 놓고 고민하면서 일하는 젊은이의 생각을 읽을 수 있고 그럼면서도 문헌정보학 대학원에 입학해서(수업료 면제란 말에) 듣는 수업의 일괄적인 형태속에서 현장에서 알고 느낄 수 있는 범위의 내용은 실제 학문에서는 별로 알 수없다는 실질적인 고백도 듣게된다. 도서관 사서들을 보면 참으로 편한 직업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다 보면 웬만한 어떤 직업과 마찬가지로 , 책상에만 앉아 있는 것이 아닌 이용시설 편의라든가, 시 예산에서 책정이 되는 관내 자신의 도서관의 예산 금액을 좀 더 받기 위한 독서 카드 가입 행사 같은 캠페인을 열어서 훨씬 많은 사람들이 불편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애쓰는 사람들의 모습이 활기차다. 저자의 유쾌한 성격도 한 몫을 하는 까닭에 중간중간에 웃는 경우의 상황 설정도 있어서 그간 도서관에 그냥 책만 빌리는 곳인 줄 알았던 사람들에겐 그 안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사람들을 대처해 가면서 책을 정리하고 안내하는 사서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롭다.   

특히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형태를 관찰한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자신들이 편의대로 말썽 피우는 이용자라면 그들만의 표시로 별명 붙여서 부르기, 하루라도 빠짐없이 들른 제프란 사람이 외모로 봐선 she-male로 보여지던 사람이었는데, 4년이 넘도록 모습이 안보이다가 어느 날 나타나선 도서 대출증의 기한을 연장하겠다며 내민 카드엔 제시카란 이름으로 바뀐 일, 십대들과 어울릴 수 없는 자신의 성격이 그들이 이용하는 컴의 제한 사이트에 대한 통보를 할 때의 그들이 내뱉는 욕설을 듣는 상황, 그럼에도 어려운 환경이지만  사서들이 숙제를 봐주고 더욱 배우려고 하는 학생이 있다는 사실로 자신의 직업에 보람을 느끼고 십 대들과는 어차피 어울려 살아갈 수 밖에 없단 사실을 인정하는 부분에선 자신의 사춘기 시절을 회상하면서 그들의 고충도 이해하게 된다는 얘기를 들려준다. 어이없는 일들도 벌어지는 도서관의 한 예는 유명 게임에 빠진 아이를 둔 엄마가 도대체 그 게임이 뭐길래 알아보려고 도서관 컴을 이용하면서 오히려 거기에 빠져서 음식 반입과 훨체어까지 신세를 지게된 상황은 웃음이 나오다가도 현실에서도 이런 일이 가능하긴 하구나 하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사건을 들려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도서관을 내 집처럼 알고 이용하는 노숙자들의 형태를 드러낸 부분이다. 냄새가 너무 고약하게 나서 다른 이용자들이 건의를 해 보지만 그것이 도서관 규정에 어긋난 부분이라고 정해진 것이 없어 난감해 하는 사서들의 고충, 건물 밖에서 텐트를 치고 자는 사람들, 화장실에 2시간 정도 들어가 있어서 청소 조차도 못하게 하는 사람, 그 중에서도 작가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자존심이 있어서 노숙자란 티를 안내려고 다른 사람들처럼 옷을 입고 책을 대출해 가는 노숙자의 가족들 모습이다. 연체가 되어서 대출이 안되는 상황에서 자신의 재량으로 연체료 일부를 받고 대출해 주는 과정에서 규정은 규정이라고 주장하는 타 동료의 생각과의 차이에서 오는 관리상의 규정과 인간애 사이에서 오는 애틋함에서 오는 갈등을 보여준다.  

컴 앞에서 자위 행위를 하는 청소년들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 대화가 그리운 노인들과의 교류, 도서관이 다시 새로운 건물로 지어진다는 결과에 친근했던 이웃 이용자와의 이별, 타 지역으로 발령받아 헤어지게 되는 동료 사서들과의 이별, 새로운 근무지인 멕시코계가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의 특성상 일어나는 지역적인 생활 형태와 영어와 스페인어 사이의 교류, 또한 인터넷 이용 유형에 대해선 한 달에 한 번 이용하는 일반 이용자, 매일 이용하는 단골 이용자, 학교 컴에 자리가 없을 때 오는 대학생 이용자 등의 분류를 함으로써 사서로서 느끼는 감동과  도서관의 자료를 검색함에 있어서 책과 디지털 검색시 사용되는 데이터베이스 에서 오는 갈등을  하나의 사건이 발생할 때 마다 여러가지 사람들과의 일로 일어났던 사건을 적어가고 있다.  

고대 도서관이 생겨난 시대부터,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 기도교 교회와 수사들이 책을 보전하고 발전시킨 일, 자신에겐 소질이 없다고 느꼈던 어린이 동화 구연  시간에 청각 장애인들이 보인 열정에 감동 받은 사연, 타 종교에 의해서 보전이 되어야 할 아프가니스탄의 불 탄 불상과 서적들,,, 고대에서 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도서관의 탄생과 역할이 어떻게 변해 왔는지 틈틈이 적어 주고 있는 점이 눈에 뛴다.  

중간 중간 '소곤소곤" 이란 코너를 만들어서 심심치 않게 만든 점도 (재미도 있고 유익도 하고 유머도 있고..) 책을 읽는 데 지루함을 모르게 만든다.  

책이 좋아서 사서가 되었다고 생각을 했고 그것이 결국은 도서관을 이용하는 이용자가 있어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도와준다는 데에 사명감을 느끼고 일을 시작한 풋내기 사서가 처음 근무했던 도서관이 다시 새 건물로 태어나면서 다시 그 곳으로 발령을 받게 됨으로써 상상을 통한 가구와 책의 배치를 그리는 장면은 직업의식은 속일 수 없단 생각을 들게 한다. 작가가 그리는 도서관의 모습은 현재의 미국의 도서관 미래가 갖추어야할 모습을 제시한 대목에선 그가 근무하는 곳이 작은 소 도시의 시골이란 점이 그렇단 것일수도 있겠지만 읽다보면 그가 말하는 도서관의 갖추어야 할 컴의 대수라든가, usb 사용 같은 것은 이미 우리나라 도서관 웬만한 곳은 두루 갖추어져 있다는 데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고, 책 말미에 자신에게 감사하다고 느낀다면  회사의 제품을 선물 받고 싶단 데서 우리나라의 삼성이 들어 있단 점에서 어깨가 으쓱해진다.   

" 도서관 직원이 된다는 것은 공무원이 된다는 뚯이야. 자신을 낮추고 남을 섬겨야 해 여기서 일하는 한 우리는 그들의 노예야,"

 

*****  도서관 사서에게 접근하는 사람들의 상투적인 작업 멘트와 그들을 효과적으로 단념시는 방법 

          1. 실례지만 , 당신을 대출하려면 어떤 종류의 카드가 필요한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 비자, 마스터 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2. 책을 불태우고 계신가봐요, 당신을 보니까 확 달아오르는데요. -죄송합니다만, <해리 포터> 신간이 출시되었는데, 서가에 꽃을 공간이 없어서 "뉴베리"상을 받은 다른 아동 도서들을 뒤편에서 태우고 있습니다. 

           3. 사서를 향한 깊고 열정적인 저의 사랑을 치료할 만한 책을 찾으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 - 서지 번호 636.45 MICH 

           4. 인터넷 이용 방법은 알겠는데, 당신의 마음을 얻으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 평생 가도 못 얻습니다. 

          5. 당신을 자빠뜨리려면 어떤 책을 읽어야 좋을지 추천해 주시겠어요? - 의처증 심한 미친 남자와 이혼하는 방법 

           6. "사랑"의 철자가 어떻게 되죠? 당신에게 연애 편지를 쓰고 있어요. - 아가페와 같은 사랑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평생 노력해도 얻지 못할 사람을 향한 사랑을 향한 사랑을 말씀 하시는 건가요? 

          7. 저희가 내기를 하고 있는데, 결론을 내려 주시겠어요? 제 친구는 서서들이 따분한 인간들이고 하는데, 저는 사서들이 화끈한 짐승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에게 저녁 때 데이트를 신청해서 제 친구가 틀렸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시겠어요? - 친구 분이 내기에서 이겼다고 전해 주십시오. 

                                --"소곤 소곤 " 일부중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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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꾸뻬, 인생을 배우다 열림원 꾸뻬 씨의 치유 여행 시리즈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꼬마 꾸뻬는 정신과 의사인 아빠와 프리젠테이션으로 바쁜, 그러나 일요일이면 항상 미사에 같이 갈 수 있으면 같이 있단 기쁨을 주는 엄마를 둔 초등학교 학생이다. 아빠와 같은 이름을 가졌기에 그냥 꼬마 꾸뻬라고 불린다.  

이 어린이가 실제 생활과 학교 생활 에서 겪는 일들을 부모와 , 친구와의 관계에서 느낀 바를 아빠처럼 수첩에 그날 그날 느낀점을 적어나가는 성장이야기다.  

유복한 가정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꾸뻬는 판타스틱 5라 불리는 친구들, 축구를 잘하는 기욤, 집 짓는 일을 하는 아버지를 둔 오르안, 세금 관리 일을 하는 아버지를 둔 아르튀르, 할아버지, 할머니와 사는 빈이라는 동양아이까지 함께 어울려 학교생활을 한다. 그 와중에 좋아하는, 사랑한다고 믿는 아르망이란 여친도 있으니, 다양한 에피소드와 함께 그 안에 내재된 갈등과 고민을 엄마와 아빠의 다른 주장과 맞물려 그 안에서 정신적, 신체적으로 성장을 한다. 여긴엔 하나의 소 사회라고 할 수 있는 학교라는 공간을 정해서 그 안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소통의 이해가 서로 달라서 오는 다툼, 사랑의 감정, 친구의 집에서 느낀 점과 자신의 집을 비교하는 점, 동물원에 가서 느낀 점, 서로 다른 피부색을 가진 친구들을 갖고 있음으로 해서 다양한 종교라든가 생활들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아주 친근한 소재와 때론 웃음이 나오게 만드는 유머가 넘친다.(예를 들어 빅토르가 자신을 못살게 굴지만 만일 전쟁이 나서 빅토르가 다쳤다면 자신도 그 친구를 구해줄 것이다. 단 먼저 기절시킨 후에 치료해 줄것이란 꾸뻬의 생각은 아주 어린이 다운 발상을 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누가 잘못이고 , 잘됬다고 지칭을 하지 않는 다양한 의견의 제시 속에서 꾸뻬가 그것을 이해하고 메모해 나가는 습관은 또 다른 교육의 방법을 생각케 해준다. 공리주의자인 아빠의 생각과 엄마의 다른 생각 사이에서 오는 부부간의 말다툼 조차도(소곤거리고 대화하는 형태) 아르망의 부모가 고성을 지르는 것을 들은 꾸뻬와 아르망의 가정 분위기도 그 어린이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정서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도 생각을 해 보게 한다. 학교에서의 생활도 고자질이라든가, 친구끼리 연합을 만들어 육체적인 싸움이 없이도 얼마든지 자신의 의견을 표현해 낼 수 있는 용기, 그리고 학교 내에서 위험한 일이 없도록 감독관이 돌보고 있다는 것, 그리고 심리 상담 선생님까지 두어서 교육에 힘쓰고 있다는 점이 우리의 교육 현실관 다른 점을 엿볼 수 있단 점도 흥미를 가지게 한다.  

학교내에서도 또 다른 만남이 있다면 이별도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대화를 통해서도 볼수있다. 언제까지 계속 갈 수 있을거라고 믿었던 친구들이 우선 첫째로 기욤이 성적이 좋지 않자 축구도 좀 더 많이 할 수 있는 학교로 전학간다는 사실, 집 짓는 장소가 바뀜에  따라 아버지를 따라서 이사를 가야하는 오르안, 그리고 학교에 아빠가 올때 아르튀르 엄마와 주고 받는 눈빛이 자신이 아르망을 보는 눈빛과 같다고 생각할 때 우리만의 비밀이라고 지켰던 두 부자간의 약속앞에서 아르튀르가 부모가 이혼을 하고 자신을 엄마를 따라서 외가댁 근처로 이사가게 되었단 사실, ... 판타스틱5가 흩어지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더군다나 방학을 맞아서 아르망과 같이 지낼 수가 없게 된 꾸뻬가 여행을 가던 중에 비친 밝은 햇빛을 보면서 아빠가 한 말은 이 책의 내용을 한 마디로 내릴 수 있는 말로 맺는다. 

"이 길은 말이야, 인생과도 같단다. 비가 올 때도 있지만 또 활짝 갤때도 있어. 하지만 더 가다보면 또 비가 올거라는 걸 알고 있지. 중요한 건 계속해서 달리는 거야." 

이 책은 어린이의 세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그 어린이 나름대로 고민하고 해결을 모색하려는 모습에서 우리의 어른들의 세계를 보는 것 같은 일을 보여준다. 꾸뻬의 눈에 비친 아빠와 아르튀르의 엄마의 표정에서 볼 수 있었던 감정이 아빠만의 말을 믿고 엄마에게 말은 안했지만 , 먼 훗날 자신이 어른이 된 후에 집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아빠의 메모 상자안에 든 아르튀르의 엄마의 고백 편지는 어린이의 눈이 결코 거짓이 아닌 진실된 감정을 읽었단 사실. 그리고 그 앞에서 부모의 이혼으로 이어질까봐 걱정했던 어린 꾸뻬의 모습이 투영이 되면서 끝내 엄마 모르게 여동생이 불에 태워 버리는 과정은 가정을 지키고자 노력을 한 아빠의 모습도 보이지만 왠지 배신이 느껴지는 부분이 되기도 한다. 누구나 자라면서 익히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이어가며서 그 속에서 인생의 철학을 배워가는 꼬마꾸뻬의 모습은 실은 우리가 자라온 성장과도 무관치 않단 생각이 든다. 어른들 눈에 어린아이들이 무슨 고민이 있을까 생각을 하겠지만 그 어린이 세계에서도 결코 무시못할 질서 유지와 힘의 논리, 억울함의 호소 방법, 이성과의 사랑, 우정, 이별... 모든 것들이 단지 작은 공간인 학교란 점만 빼곤 우리들이 사는 사회의 한 이면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동화같으면서도 동화같지 않는점이 이 책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프랑스적인 대화와 유머가 있어서 어른 뿐 아니라 고 학년 어린이가 읽기에도 (책의 두께가 부담이 안된다면) 그리 어렵지 않을  동화같은 성장 이야기다. 

***** 말을 할 때는 지금 내가 누구에게 말을 하고 있는지 늘 생각할 것. 

***** 인생에 있어 늘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고 좋은 면을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일부분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인생에서 어떤 일을 하기전에는 그 일을 한 후의 결과를 생각해야한다. 이걸 행동의 결과라고 한다. 그리고 이 점은 무척 중요하다. 특히 공리주의자인 경우에는 그렇다.  

***** 삶에서 중요한 것은 존중받을 줄 아는 것이다. 

***** 화를 내지 않고 침착하면 더 겁을 먹게 할 수도 있다. 

***** 모두에게 기쁨을 주는 일은 어렵다. 그렇게 할 수도 없다. 

***** 여자애들에게 말을 할 때는 먼저 떠나한다.(아빠가 어떻게 하면 여자아이들에게 관심을 더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말을 듣고서...) 

***** 행복이란 글을 쓰고 싶지 않게 만드는 일이다. 

*****남들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행복할 수 없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돈과 관련된 일을 해야한다. 돈이 너무 많으면 걱정이 많다. 지금보다 세 배를 더 많이 벌면 그보다 세 배를 더 벌고 싶어진다. 그후에는 또 세 배, 또 그 세 배를 더 벌고 싶어진다. 

***** 행복은 매일매일 느낄 수가 없다.행복은 오래가지 않는다. 

***** 고추가 단단해지는 것은 나중에 아기를 만들기 위한 연습이다. 그것은 사랑이다. 사랑을 하면 그 사랑은 오래도록 영원하다. 

***** 인생에서 아무리 노력을 해도 보상을 받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러면 다시 노력해야한다.  

***** 차이점은 사람들이 모두 같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와 다른 사람들을 좋아 할 수는 있다. 차이점을 인정하는 않는 사람들도 좋아할 수 있다. 

*****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은 행동의 결과를 위한 것들이다.  

                          -"꾸뻬"의 수첩에 적힌 내용 중에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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