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임
욘 포세 지음, 손화수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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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과 리듬의 글쓰기’로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낸 작가의 새로운 시리즈 첫 작인 '바임'-



가상의 외딴 바닷가 마을인 바임을 배경으로  전작품에서 드리운 아름다운 자연의 현상과 풍경을 토대로 이번엔 로맨스로 다가온다.



바임에서 홀로 살고 있는 주인공(야트게이르)이 한 여자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간직하며 자신의 배 이름을 엘리네로 지은 채 매번 비에르그린을 오고 가는 생활을 한다.



쉼표만 있을 뿐 계속 이어지는 내용의 흐름들은 삶의 죽음과 실존과 비실존이 넘나들고 이러한 일들이 엘리아스가 남편을 떠나 그의 배에 들어오면서 주변인들의 이야기까지 그려지는 하나의 긴 문장처럼 느낄 수 있다.




남편 프랑크가 뱃일로 나간 것을 기회로 집을 떠난 그녀와의 삶이 두 남자와 한 여자의 로맨스물로 그려진 내용이지만 저자의 밑바닥에 깊이 깔린 정서에는 인생에 대한 여러 가지 의미들을 생각해보게 한다.







무한리프처럼 앞 일들을 계속 상기시키 듯한 내용들이 반복되고 총 3부에 걸쳐 그려지는 이들의 인생은 한 챕터마다 한 인물의 시점으로 다뤄진다.




처음 바늘과 실을 구하려 한 주인공의 시선은   두 가지의 연결성이 어느 하나가 없다면 옷 수선이나 완성도를 마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서로 묶여있는 운명의 고리순환처럼 삶은 그저 흘러간다는 것을,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진행을  통해 삶에 대한 저자의 시선을 느껴 볼 수 있다.



반전처럼 그려진 내용도 그렇고 전 작과 비교하게 되는 글 스타일면에서도 그렇고 시리즈로 출간할 계획이란 점을 생각하면 차후에 읽게 될 작품의 관련내용은 어떻게 변하는 흐름이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 출판사 협찬도서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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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 너머 한 시간
헤르만 헤세 지음, 신동화 옮김 / 엘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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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 세계의 풍파와 저속함에서


밤과 꿈과 아름다운 고독으로 물러나는 것—"




소설가로서 이름이 더 알려진 헤르만 헤세의 첫 산문집이다.


100 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지금 읽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만의 정갈하면서도 사색적이고 내면의 세계에 깊이 빠져들 수밖에 없는 문장들이 가깝게 느껴진다.
 

서문을 비롯해 아홉 편의 단편이 품고 있는 내용들은 아름다운 한 폭의 낭만주의적 색채와 환상을 느껴보기 충분하고 문학에서도 보인 인간 존재의 불안과 애정들을 차분히 들려준다.


저자의 다른 에세이와 비교해 보면 초기작이라 그런진 몰라도 완성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없지 않지만 몽환적인 분위기와 판타지적인 부분들은 지금의 계절에 읽어보면 더욱 깊게 빠져들듯 싶다.






무명의 청년 헤르만 헤세의 진가를 알아본 출판사의 안목이 있었기에 오늘날 독자들은 그가 들려주는 에세이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고 저자만의 표현력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겐 초기작에서 볼 수 있는 신선한 매력을 더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다룬 저자답게 이상과 현실, 그리움과 고통, 사랑... 여기에 밤의 정취라는 분위기가 더해짐으로써 점점 깊어가는 겨울에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 읽는다면 더할 나위 없을 작품이다.




***** 출판사 협찬도서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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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리지 아워 - 삶의 격을 높이는 인생 설계의 기술
최유나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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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주어진 24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



이 책을 접하면서 저자가 자신의 노하우를 통해 들려준 내용을 읽고 잠시 나의 시간활용도를 생각해 보게 된다.



두아의 엄마, 변호사, 드라마작가로  팔방미인이란 말이 어울리는 저자는  평범한 사람으로서 시간 루틴 전략을 어떻게 짜고 행동에 옮겼는지를 들려준다.



인기 방송 유 퀴즈... 에 두 번 출연한 이력과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던 만큼 저자의 생생한 내용은 꾸준한 노력이 필요함과 이를 통해 성공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참고가 될만한다.



첫째 나를 돌아보는 것, 바로 나를 회복하는 것에서 찾기 시작해서 나에게 맞는 환경을 세팅해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흐름을 만들기,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이것이 성장의 속도란 사실을 받아들이는 자세와 단순함이 주는 효율성에 집중하라고 권하는 말이 여러 가지 생각을 더듬어 보게 한다.











실제 시간활용도에서 어떤 것에 주안점을 두어야 하는가에 대한 결정에 따라 시간배분과 체력안배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는 바, 저자가 들려주는 실천을 통해 한 걸음씩 서서히 변화해 보는 것도 지금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











꾸준함만이 결국 누적된 시간이 쌓이고 빛을 발한다는 사실을 저자의 경험을 통해 들려주는 내용이라 일과 자신만의 루틴이 필요한 분들이라면 좋은 추천서가 될 것 같다.









  • ***** 출판사 협찬도서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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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탈전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소설선집
에밀 졸라 지음, 조성애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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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공. 마카르 총서> 20권 중 두 번째 작품에 속하는 소설-

 


첫 번째 출발점에서 루공 마카르의 집안 내력과 자식들의 구성원이 처음 드러난 이후  아리스티드 루공이 주인공이다.



 그는 1851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12월 쿠데타 소식을 듣고 아내 앙젤과 딸을 데리고 파리로 상경,  형 외젠을 찾아가 직업을 구걸한다.



일찍이 법을 공부하다 끝마치지 못한 아리스티드는 형의 도움으로 시청의 도로 담당 보좌관으로 들어가게 되고 형의 조언으로 형과의 관계를 외부에 알려지지 않게 하기 위해 이름을 사카르로 바꾼다. (자신이 손해 보는 일은 절대 없는 형!)



이후 파리의 도시계획을 냄새 맡은 그는 시청의 구석구석 모든 정보와 자료들을 수집하면서 거대한 토지개발 계획에 따른 부를 향한 꿈에 부풀지만 정작 투자할 돈이 없다는 현실에 부딪친다.



한편 공화주의자 귀족계급 출신의 딸인 르네는 수녀원에 있던 중 강간을 당하면서 개인은 물론 가문에 명성에 흠이 가는 처지에 있던 차, 아내 엥겔의 죽음으로 홀아비가 된 사카르를 그의 누이 시도니 주선으로 거대한 지참금과 토지를 갖고 그와 결혼하게 된다.



이후 사카르의 집요한 부를 향한 부동산 투기와 이에 필요한 부분들을 쟁취하는 과정에서 아내 르네의 재산을 교묘하게 빼돌리며 점차 돈에 취해간다.



루공 마카르 총서에 깃든 자연주의 실사판 풍경이나 유전적 기질을 속일 수 없는 행동으로 보인 이들의 행동과 말은 이 작품에서도 발군의 힘을 뿜어낸다.



자신이 가진 고급정보를 바탕으로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 서로 이용하는 사람들, 평민이 부를 쟁취하는 과정에서 사카르를 이용하는 석공들의 모습은 물론이고  퇴폐적이고 병폐가 깃든 상류층 사람들의 거침없는 향락에 찌든 모습들은 질투와 욕망이 함께 하면서 스스로의 삶을 파괴해 간다.




아들 막심을 파리로 불러오고 그의  성정체성에 모호한 부분이 깃든  모습을 보면서 살았던 르네가 정작 자신의 불타오르는 욕망의 주체를 이기지 못하고 근친상간을 저지르는 모습에선 거의 미쳐가는 광기가 서린 여인으로 비친다.




 저자가 그린 제정시대의 격변하는 사회모습에는 오스만 파리개발 시기를 배경으로 은밀한 거래를 통해 부를 이루고 그 부를 토대로 삼아 화수분처럼 흘러넘치는 돈에 취해 점차 궁색해지는 과정과 이를 모면하려 다시 아내를 이용하는 사카르의 행보는 루공 가문 특유의 기질이 여실히 드러남을 느낄 수 있다.



에밀 졸라가 20권에 이르는 장대한 시리즈를 구상했을 때 어떤 점을 중시하며 그려나갔는지를 타 작품들과 연관시켜 생각해 보면 이 작품에서 보인 구도적인 상황과 세세하게 묘사한 당시의 인간군상들은 여전히 막장 드라마다.



돈을 쟁탈하고 부를 이루려는 과정과 자신의 욕망을 질투에 눈이 멀어 소유하려는 쟁탈들은 돈과 투기라는 합작품으로 탄생한 결과물처럼  보인다.



이렇듯 진정한 사랑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는, 르네가 결국 두 부자의 놀이잇감으로 여겨졌다는 사실에 눈을 뜨게 되는 과정은 자업자득이란 생각도 들지만 어쨌든 이 시대의 부를 향해 서로가 서로의 것을 빼앗아가는 먹이 쟁탈전만은 분명함을 여실히 느끼게 한 작품이다.



이 작품 속에서 가장 올바른 인성과 생각을 갖춘 이라면 가장 하류계급인 하녀 셀레스트다.



상류층의 모든 퇴색적인 것들을 모르쇠로 일관하며 자신이 맡은 일에만 몰입한 자, 자신의 인생계획대로 꿈을 이룬 장면은 르네조차도 부러워하게 만들며 자신의 처지와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를 깨달았다는 점에서 등장인물들 중 희미한 존재이기는 하나 끝에는 가장 빛나는 자였음을 일깨운다.



스스로 자신의 무덤을 판 르네가 환상에서 깨어났을 때 그녀가 느꼈던 꿈은 이룰 수 없는 현실이란 점에서 작품에서 보인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가장 안타까운 인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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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엔딩 라이프
정하린 지음 / 한끼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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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뒤에 또 다른 세계는 있을까?



이러한 질문들을 수없이 하게 만든 작품이자 만약 다시 환생이란 것이 있다면 그 제안을 받을 것인가?, 아니면 그저 주어진 사후의 세계 속에서 살아가고자 하는 것이 더 나을까?



태아남과 죽음이란 것은  인간들이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없는 것이기에 여기 주인공 서은처럼 하루하루가 고된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면 극단의 결심을 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태어난 날 돌아가신 엄마, 그 뒤에 아빠의 죽음과 하루를 버티기에 힘겨운 아르바이트 생활도 누명과 더 이상 발 붙일 곳이 없게 되자 선택을 내린 그녀가 죽어도 죽지 않은 삶을 살게 된다.







일명 죽음에 관한 서류가 쌓이자 임시방편으로 잠시 보류를 한 것인데 현승도 아니고 저승도 아닌 오갈 데 없는 이들의 삶을 반영하며 보인 글들이 이들을 저승이라 세계로 이끄는 저승사자와의 만남을 통해 그린다.




세상에 오로지 자신이란 존재 하나란 사실과 기댈 곳도 없는 서은을 비롯한 같은 공통의 처지에 속한 이들과의 연계도 그렇고 자신처럼 마지막을 향해 가는 이들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로 인해 마음을 알아봐 줬다는 위안과 일말의 슬픔들이 함께 느껴지는 장면은 세상의 각박함을 더욱 실질적으로 느껴보게 된다.



저승사자가 인간도 아닌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하는 데에 있어 마음이 가는 서은의 존재와 그런 서은 곁에 다른 삶의 모습을 생각할 수 있도록 행동을 보인 할머니 신 존재도 그렇고 삶이란 이렇듯 서로 보이지 않는 가느다란 실에 의해 연결되는 순환의 굴레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드라마 도깨비, 천국보다 아름다운, 정은궐 작가의 작품이 연신 떠오르면서 기시감처럼 다가온 작품이기도 하고 삶이란 결국 나만의 속도로 가는 과정 속에서 가는 여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 작품이다.




특히 희망이란 거창하고 원대한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닌 주변사람들과의 따뜻한 온기를 나누며 위로와 위안을 받고 다시 충전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 준 소설이라 다시 살아보고자 하는 마음이 든 서은의 결심을 응원하며 읽은 책이다.







*****출판사 협찬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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