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긴 방 마르틴 베크 시리즈 8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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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틴 베크 시리즈 8번째 이야기, 이번엔 밀실살인이다.!




15개월 만에 업무에 복귀한 마르틴에게 밀실살인이라고 불리는 일명 '잠긴 방'에서 죽은 전직 창고지기이자  은퇴자인 스베르드의 살인 사건이 맡겨진 가운에 이와는 별개로 은행강도 사건이 벌어지면서 작품 속 내용은 두 가지 사건으로 진행된다.




밀실이란 장치가 그렇듯 범인이 남긴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가운데 제대로 갖춘 살림살이도 없는 남자의 죽음을 둘러싼 경찰 내부의 검사는 과학 수사 단계에서도 뚜렷한 증거물 내지는 그의 주변조차도 실마리를 잡을 수 없는 상태다.




여기에 은행강도 일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된 자의 행방을 통해 그와 연관된  은행털이범들은 누구인지를 추적하는 불도저 올손을 중심으로 콜베리, 뢴, 군나르의  협동 공세마저 성공할 듯한 조짐으로 이어질 수 있을는지 작가들이 그리는 두 개의 별개 사건은 뜻밖의 결과로 치닫는데...




정주행으로 읽는 마르틴 베크의 활약을 읽으면서 매 작품마다 소재를 선택하는 탁월함과 그 안에서 저자들이 다루는 복지국가 시스템 및 경찰국 내의 그들 스스로 사건에 대한 성공과 실패를 다루는 기준에서 진실 감추기는 여전히 날 선 비판을 가한다.




가난한 전직 창고지기의 복지 시스템에 맞춰 살아가는 연금 실태와 사회에서 노약자 내지는 활동을 더 이상 할 수 없는 자로 비친 실태나 싱글맘으로서 살아가는 여인의 삶은 겉으로 복지국가를 외치고 있지만 그 실상은 여전히 빈곤한 자들의 삶은 녹록지 않음을 그린다.








여기에 두 개의 사건이 생각지도 못한 연결 부분으로 이어지는 장치에 대한 흐름들과 은행강도에 대한 증인들의 각자 다른 느낌과 이에 부합된 인물 추적에 난항을 겪는 경찰들의 힘든 수사과정들은 지금처럼 발달된 감시장치가 없던 시대임을 감안한다면 끝까지 추적하는 노력은 칭찬할만한 부분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지금의 밀실살인을 다룬 스릴러 작품들을 생각하면 기초적인 토대를 마련한 작품이란 생각과 함께 범인의 진술과 그 너머의 보이지 않은 부분을 제대로 더 수사했더라면 또 다른 재미를 느꼈을 것 같단 생각도 들고, 이는 현시점의 밀실 트릭이 주는 짜릿한 느낌과 함께 제2의 범인에  대한 설정으로도 봐도 무방할 듯하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이혼하고 홀로 살아가는 마르틴이 사건을 조사하면서 만나게 된 여인과 새로운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설정이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인연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궁금해지는 포인트! 




그런데 그렇게 둘의 감정이 빨리 진행되는 것은  좀 이해가 되진 않지만, 어쨌든 홀아비 마르틴이 독신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좋은 만남이면 좋겠다.




갈수록 점점 흥미진진해지는 작품 속 내용이 기다려지는 시리즈, 다음 활약을 기대해 본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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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조
정해연 지음 / 엘릭시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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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학의 자리'를 비롯해 한국 추리스릴러계를 대표하고 있는 저자의 신작, 이번엔 2인조다.



감방 동기생인 강도죄로 복역한 나형조, 사기죄로 복역한 김형태가 출소하면서 부촌이면서 돈 많은 사람들을 대상을 타깃을 삼아 다시 한탕을 꿈꾸던 차, 예기치 않게 대포차로 한 노인을 치면서 사건에 발을 딛는다.



자신들의 차가 대포차란 사실에 추궁이 두려워 노인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던 그들은 일단 재개발로 부촌이 된 지역에 살고 있는 이 노인이 가출한 아들과 손녀를 찾아주면 일억을 주겠다는 제안에 솔깃하고 사기 경력을 발판으로 아들을 추적하게 된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두 주인공의 덤 앤 더머 비슷한 식의 행동과 서투른 그들의 복역 죄가 드러나면서 낄낄대면서 웃게 되는 장면들도 있지만 그런 가운데 전개되는 이야기는 진정한 '가족'의 형태는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는 작품이다.



가정폭력과 이유를 알 수 없는 아들의 가출과 삶의 마지막 여정이 얼마 남지 않은 박청만 노인이 저지른 그동안의 행동도 밉지만 인간의 가장 나약하면서도 본능적인 삶에 대한 절실한 욕망과 욕구를 아들을 통해 이뤄보려 했던 행동은 용서와 화해란 말이 무색하게 여겨진다.




그렇다고 아들인 박수천은 양심적인 인간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면 그 또한 아버지의 진실을 알게 된 이후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 하는 행보와 폭력 트라우마에 갇힌 채 시달린 삶을 살아왔던 엄마의 행동에서는 너무도 현실적인 해체된 가정의 표본처럼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전문적인 강도도 아니고 사기범도 아니었던 그 둘의 조합이 어쩌면 이들 가족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품을 그리워하게 하는 작동으로 만들었다는 아이러니함과 극약무도한 범행으로 가기 전의 일말의 양심적인 순수함을 보인 둘의 모습이 약간 모자라면서도 미워할 수만은 없는 캐릭터로 읽는 내내 눈길을 끌었다.




저자는 각 작품마다  사회성 짙은 문제점이나 평범함 속에 보이지 않은 인간의 욕망과 거짓과 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들을 등장시킴으로써 읽는 독자들에게 스스로 판단을 할 수 있는 길로 인도하는 글을 쓴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 또한 많은 여운을 남겼다.




끝까지 입가에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는 두 허당미 넘치는 두 인물의 조합, 그들의 뒤 이야기가 2탄으로 나와도 재밌을 것 같다.




-" 이제는 정말 두 번 다시 보지 말자." 


"응"





정말 그럴까?, 내 생각엔 아무래도 다시 엮일 것 같은데? ^^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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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
다카세 준코 지음, 허하나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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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0년 차 맞벌이 부부 이쓰미와 겐시는 각자가 좋아하는 음식을 포장해 먹는 생활과 무난하게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어느 날 영업직에서 일하는 남편이 회식에서 후배로부터 물세례를 받고 수돗물 냄새가 난다며 목욕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이쓰미는 적극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



처음에는 자신도 남편을 이해해 보려는 마음에서 며칠 씩 목욕을 하지 않은 방향을 이어가지만 더 이상 스스로  참을 수없는 한계에 도달해 샤워를 하면서도  남편의 행동을 적극적으로 바꿔놓지 못한다.



도쿄가 아닌 시골에서 살아왔던 이쓰미가 어릴 적 물고기를 키우면서 느꼈던 감정선과 남편의 목욕거부를 동일한 시선에서 생각하는 진행은 가까운 남편이라도 남편 스스로 자신이 겪었던 고충이나 이에서 벗어나고픈 마음의 해소 차원으로 목욕을 거부한 것은 아닌지, 독자의 입장에서 솔직히 남편이 차라리 속 시원하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았다면 이쓰미의 입장이 훨씬 가벼웠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떤 틀에 갇혀서 지내는 사회인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듯도 한 겐시의 모습은 현대인들의 마음속에 동질감을 느끼게 되는 부분처럼 다가왔고 목욕을 거부하고 오히려 시골에 내려가 자연의 물속에 몸을 맡기는 행동들을 통해 자유로움을 느끼는 모습처럼 보였다. (마치 방류된 물고기처럼...)




일상의 평범함 속에서  목욕을 거부함으로써 신체의 보이지 않은 악취와 타인에게 불쾌감을 느끼게 하는 겐시의 모습, 작은 균열이 깨짐을 통해 상반된 두 사람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던 작품으로  단 한 번이라도 시원한 물로 샤워를 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 정도로 제목이 주는 청량함이 그리워지는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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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 잔혹극 복간할 결심 1
루스 렌들 지음, 이동윤 옮김 / 북스피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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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 이 작품을 읽기 위해 구매를 검색했지만 절판이란 사실과 내가 사는 도서관에는 이 책이 없었고 그렇다고 중고책을 구매하긴  망설였던 작품 중 하나였던 이 책에 대한  복간 소식을 마포 김사장님이 전한 소식을 듣고 정말!!! - 믿기지 않았다.




이제는 기억 속의 출판사로만 존재하는 곳에서 출간됐던 책이자 추리 스릴러를 좋아하는 독자들 사이에선 당연히 유명한 이 작품을 읽는 동안 내내 행복하다는 느낌은 나만이 아닐 터, 저자가 담아낸 이야기들 속에 우리들이 살아가는 현시점에서 많은 것들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됐다.



 -유니스 파친먼은 읽을 줄도 쓸 줄도 몰랐기 때문에 커버데일 일가를 죽였다는 첫 문장부터 압도하는 궁금증은 일단 문맹 때문에 벌어진 그 이유가 이해가 되지 않은 상태로 독자들을 이끈 후 그 이후에 그녀가 왜 이런 범행을 벌였는지에 대해 풀어나가는 형식을 취한다.



그녀가 자라온 환경에서 글을 배울 기회를 놓쳤다는 사실과 그 이후 가정에서의 책임감과 부담, 이후 상대방의 약점을 갖고 돈을 착취하는 행위들은 그녀의 일생에서 큰 영향을 미친다.



그녀가 커버데일 집안에 가정부로 채용되어 성실한 고용인으로서의 자리를 유지하지만 그녀 안에 감춰진 불안감, 일명 문맹이란 사실을 때에 따라 감추면서 주도 용의 하게 모면하는 일상의 일들은 빙판 위를 걷는 듯한 불안감의 연속이다.



예전 어른들의 경우엔 학교에 다닐 기회가 별로 없어 문맹이 많았던 시절이 있었던 시기를 생각하면 글을 알고 쓴다는 행위가 사회 규범 속에서 어쩌면 하나의 권력의 도구로 이용될 수도 있음을 떠올리게 하는데, 유니스에겐 그들이 책과 가까이하는 모습에서 그런 공포감과 분노를 자아냈다는 점은 이 작품에서 보인 메마른 심성으로 자랄 수밖에 없었던 고충을 이해하게 된다.



타인의 눈엔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는 것들이 그것을 수용하지 못한 사람들에겐 얼마나 큰 위협으로 다가오는지를, 설사 선의의 행동으로 인해 그녀의 비밀을 알아냈다 하더라고 그것을 받아들인 유니스의 입장에선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자신의 마지막 보루가 무너졌음을 시사한다.




이는 공감대 형성 부족처럼 보인 유니스가 살인을 저지르고도 태연하게 행동하는 모습이나 무표정한 얼굴,  종교적인 광신에 빠진 조앤의 모습을 통해 더욱 실감 나게 드러내는데, '더 리더'의 한나을 연상시키는 부분들과 겹쳐 보여 더욱 실감 나게 다가왔다.




특히 그녀 스스로 범행에 대한 인지를 하는 시점에서 벌인 행동들은 충격적으로 다가왔는데 비로소  자신의 비밀을 지킬 수 있다는 사실 외엔 더 이상의 뒷 일을 생각하지 못하는 점들은 무지와 문맹, 문해의 차이가 한 인간의 성장 과정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인다.



저자는 단순히 문맹으로 인해 사건이 벌어진 것 뒤에 보이지 않은 계급적인 차이에서 오는 교양과 독서, 유니스와는 반대로 책에 미친 독서광인 아들과 대조해 보임으로써 모름과 앎에 대한 경계선을 부각해 보임으로써 교류단절과 더욱 자폐적인 성향을 치닫는 한 인간의 변화를 통해 타인과의 교류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는 부분까지 그려낸 작품이라 추천한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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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 문명을 가로지른 방랑자들, 유목민이 만든 절반의 역사
앤서니 새틴 지음, 이순호 옮김 / 까치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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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발전된 역사를 더듬어 올라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유목민에 대한 얘기는 영화나 기타 다른 것들에서 보듯 일부분은 미개인처럼, 일부는 떠돌이 방랑자들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이 책을 읽은 후라면 기존의 유목민에 대한 관점을 달리 바라봐야 함을 일깨우는데 내용 자체도 지루하지 않게 스토리텔링에 충실한 저자의 고른 소재의 적절한 배치로 인해 더욱 재미를 느끼며 읽을 수 있었다.



우리들이 배워왔던 기초 지식에는 오래전 인류의 출현부터 시작해 수렵인에서 농경생활로 접어들면서 집단생활, 기초적인 국가의 틀과 이후 여러 가지 기초 체제가 이루어졌단 사실을 익히 알고 있는바, 그렇다면 이런 역사 속에서 유목민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에 대한 궁금증이 먼저 들었고 그가 전개해 들려주는 이야기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정주 인구가 있기까지 유목민이 있었고 이 유목민들이 이룬 그들의 역사가 오늘날 중요한 매개체이자 역사의 산실임을 일깨운다.



카인과 아벨의 대결부터 시작해 튀르키예의 퀴베클리 테페로 이어지면서 오래 시간이 흘러 이들이 지금의 인도유럽어족의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의 뿌리이며 이들이 파생된 국가의 출현은 세계사 역사의 굵직한 큰 획을 그었다는 사실을 들려준다.



노마드란 말의 유래에서 보듯 정주하지 않으면서도 필요에 따라 이주와 정주를 반복하는 삶, 그 안에서 제국을 일구고 서양인들에게 공포로 자리 잡은 아틸라, 몽골제국, 페르시아 제국, 인도, 이집트,  대륙의 각 곳에 살고 있던 원주민들...







세계사를 섭렵하듯이 들려주는 내용은 스텝이란 천혜의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 말을 타고 초원을 누비며 정복해 가는 그 일련의 행동들이 지금의 정주란 기본에 익숙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하나의 자유로움과 방임, 그 이상의 다양한 문화포용과 실크로드에 대한 그 시대를 연상 상상해 볼 수 있게도 하고 유목민에 대한 실상을 제대로 알 수 있는 계기가 되면서 지금도 여전히 우리들 유전자 안에서는 이러한 노마드 기질이 잠재해 있는 것은 아닐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실제 지금도 유적 발굴 현장이나 그 뒤에 담긴 역사를 추적해 가는 사례들을 통해 저자는 우리들의 역사는 정착민과 유목민의 조화로 인한 세상으로 이워졌으며 어느 한쪽에 치우진 결과물로 탄생한 것이 아니란 사실을 말한다.







유목민이 이룬 방대한 역사의 발자취는 문자로 기록됐는가, 아닌가에 대한 추적 과정도 달리 보이지만 서양인의 눈에 비친 관점의 역사가 오늘날 우리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는 부분들도 없지 않기에 이 책을 통해서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바라보는 자세는 물론이고 단순히 양과 소를 몰로 다니며 넓은 초원에 한가롭게 묻혀 지내는 사람들이란 인식은 달리 바라봐야 할 것 같다.



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역사 일부분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저자의 솔직한 여행기와 함께 곳곳에 담겨 있는 역사 유적과 인류의 이동을 한눈에 쉽게 바라볼 수 있어서 유용한  책이란 생각이 든다.




특히 디지털 노마드란 말이 자주 오르내리는 요즘 유목민들로부터 시작된 노마드의 여정이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며 그렇기에 노마드란 말이 품고 있는 그 이상의 뜻을 더 이상 간과하지는 말아야겠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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