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노래공부까지 못하게 될까봐 두려웠던 은오는 다시 탈출을 감행한다. 불과 삼일천하로 끝나긴 했지만 난 이 장면에서 은오를 잡아준 펜션의 그 아줌마가 몹시도 존경스러웠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손을 내밀어준 진짜 어른이 아니던가.
항상 지우에게 양보만 하고 살아야 했다고 생각한 은오의 '의자 뺏기'는 작가의 말처럼 경쟁사회에서 남의 것을 빼앗는 일이 아니고 자존감을 갖고 자기 몫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 작가의 작품은 처음 만났는데 글을 참 잘쓴다. 호두과자속에 호두가 들어있듯 진심이 들어있다.
슬픔과 아픔, 외로움같은건 거의 누구나 다 경험한다. 그래도 은오가 '지우세이'를 빌려 얘기했던 날숨으로 밖으로 내보내보자. 바람으로 흩어져 버릴 수있게.
누군가를 이겨야하고 늘 빼앗기는 기분으로 살아가는 많은 청소년, 아니 많은 사람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멋진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