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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킬러
윤자영 지음 / 네오픽션 / 2025년 8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추리소설 쓰는 과학 선생님 윤자영의 신간이다.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을 죽인 사건의 이면을 파헤친다.
모두 일곱 장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각 장마다 세 사람의 시선이 담겨 있다.
국선변호인 박근태, 열혈 교사이자 사건의 피의자 전조협, 학폭 피해자 시클리드 이순근.
국선변호인의 이야기가 현재로 다룬다면 열혈 교사와 시클리드는 과거 이야기다.
작가는 교묘하게 시클리드의 정체를 숨기면서 마지막 반전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에 현재 학교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이 하나씩 드러난다.
선생님들의 불만도 곳곳에서 나오는데 공감하는 대목들이 많다.
빠르게 읽히고, 서로 다른 입장과 시선 등은 생각할 부분이 많다.
선생이 학생을 죽인 사건이 처음이라고 했지만 현실에는 이미 존재한다.
이 사건은 현실의 사건과 관계없고, 작가가 가상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학교의 문제 학생들이 학교 옥상에서 술을 마셨고, 이것을 발견한 선생이 제지하려고 한다.
학생이 칼로 선생의 팔을 찔렀고, 선생은 그 칼로 학생의 가슴을 찔렀다.
그냥 보면 단순한 정당방위처럼 보이지만 이 모든 상황이 녹음되고 있었다.
술에 취한 선생의 말과 행동은 그를 더 불리하게 할 뿐이다.
이 사건을 맡은 국선변호인의 사무장은 거절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국선변호인은 누구나 변호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하며 피의자를 만난다.
그리고 전조협을 만나는데 그가 이상한 말을 한다.
김하준이 이 모든 것을 꾸민 진짜 나쁜 놈이란 것이다.
박근태는 사건이 있었던 이라 고등학교를 찾아간다.
교장을 비롯한 선생들은 당연히 처음에는 그를 비난한다.
일부 선생과 학생들은 그를 두둔하지만 살인은 그 무게가 다르다.
살해당한 민주영과 같은 무리였던 김태수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한다.
하지만 이 정보는 열혈 교사의 경험담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민주영은 중학생 때 이미 누군가를 칼로 찌른 적이 있었다.
전학을 다섯 학교나 다녔고, 1년 동안 소년원에 있었다.
이 경력이 덩치가 큰 김태수가 형이라고 부르게 만들었다.
교장은 민주영이 퇴학당하거나 전학 가기를 바란다.
큰 덩치에 운동선수 경력이 있는 전조협을 학생부장으로 임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근태는 김조협이 주장한 바를 확인하기 위해 김하준을 만나고 싶어한다.
하지만 김하준은 학교에 나오지 않고, 이미 전학을 간 상태다.
미성년자이기에 그가 전학 간 학교에 대한 정보도 알 수 없다.
열혈 교사 전조협은 민주영 등을 찍어 놓고 감시했다.
그런데 민주영이 그렇게 만만한 아이가 아니다.
법의 허점을 이용해 선생과 학생들을 괴롭힌다.
완력으로 누구에게 지지 않는 전조협이지만 작은 실수가 큰 문제를 만든다.
민주영의 도발과 자신의 실수 때문에 적지 않은 합의금을 물어주어야 했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이나.
민주영과 전조협의 이야기 밖에 이순근의 학폭이 나온다.
학교에서 물고기 이름을 붙인 일진 둘에게 담배 셔틀을 당한다.
학생이 담배를 사기는 쉽지 않아 노숙자에게 부탁한다.
노숙자는 순근의 부탁을 들어주면서 학폭 피해자인지 묻는다.
순근의 아버지는 대기업 부장이고, 집안 형편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아이를 때리고, 엄마는 그 상황을 묵인한다.
순근은 집에서 가족의 폭력과 동조를 견뎌야 하고, 학교에서는 학폭 피해자가 된다.
잠든 그를 깨우지 않고 다른 수업에 들어간 에피소드는 학폭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가해자와 가해자가 무서워 동조한 또 다른 가해자들.
이런 그에게 자신의 경험과 안타까움과 술로 용기를 북돋아준 인물이 노숙자다.
세 사람이 교차하면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우리 학교의 현실이다.
“교사에게도, 학생에게도 안전한 곳이 아닙니다. 학교는 괴물이 되었어요.”
“학교는 학생한테 관심 없어. 확실해. 경험해봤거든.”
인용한 두 문장은 극단적일 수도 있지만 최소한 학폭의 피해자에게는 맞는 말이다.
학폭이 일어났을 때 학교와 선생들이 보여준 행동들은 이것을 잘 보여준다.
물론 열혈 교사처럼 학교와 학생을 보호하려는 선생님도 있겠지만 이때는 법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런 선생님 개인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학교와 교육청이 나서야 한다.
하지만 복지안동하는 그들은 가해자 뒤로 숨고, 자신들도 피해자인 것처럼 행동한다.
이 소설의 마지막에 도착하면 국선변호인은 숨겨진 비밀을 알아챈다.
계속 읽으면서 의문스러웠고, 왠지 어긋난 부분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국선변호인은 진실을 밝히겠지만 학교 폭력은 또 다른 아이를 통해 이어질 것이다.
이런 소설을 읽을 때면 늘 안타깝고 아쉬운 부분도 바로 이런 현실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