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오브 도어즈
개러스 브라운 지음, 심연희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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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두툼하지만 가독성이 좋다.

처음 책을 받고 살짝 언제 다 읽지 걱정했다.

이 걱정은 기우였고, 새로운 마법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었다.

문의 책’, 책 제목이자 주인공 캐시가 선물로 받은 책이다.

서점의 단골 손님 웨버 씨가 죽으면서 그녀에게 이 책을 선물했다.

오래 전 자신을 키워준 할아버지가 죽은 후 유럽 여행을 다녀왔던 그녀.

그때의 기억들은 현재를 살아가는 그녀에게 이 책은 최고의 선물이다.

우연히 이 책의 마법을 알게 된 캐시, 룸메이트 이지와 함께 마법의 문을 연다.

행복한 추억의 장소로 바로 갈 수 있어 행복해하는 캐시.

이 문의 책이 사용하면서 어떤 문제를 불러올지 걱정하는 이지.

그런데 이지가 이 책의 정체를 알기 위해 검색한 것이 문제를 불러온다.


마법을 담고 있는 책은 아주 많고 다양하다.

폭서 도서관의 사서 드러먼드 폭스는 한 사건 이후 10년째 도망다니고 있다.

그를 뒤쫓는 책 사냥꾼과 ‘그 여자’로부터 도서관의 책들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는 세 권의 책을 가지고 다니면서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다.

그림자, 행운의 책 등을 가지고 다니면서 폭스 도서관을 지키려고 한다.

책 사냥꾼 바버리 박사가 고통의 책으로 공격할 때 그림자의 책으로 숨어 달아난다.

그가 문의 책으로 호텔 바에 나타난 그녀를 발견한 것은 우연이다.

이 우연은 문의 책과 그녀에 대한 걱정으로 이어진다.

캐시와 이지에게 문의 책이 가진 위험과 이지의 검색이 불러온 문제도 말한다.

이 말은 바버리 박사가 나타나 마법의 책으로 카페 직원들을 죽이면서 현실이 된다.

드러먼드는 기억의 책으로 이지를 위험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그녀의 기억을 없앤다.


작가는 마법의 책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을 한 명 등장시킨다.

환상의 책을 사용하는 일본계 아자키, 그의 경호원 룬드.

환상의 책이 어떤 능력을 지녔는지 보여주는 장면은 환상적이다.

그에게 서적상이 의뢰를 하는데 바로 캐시가 가진 문의 책을 찾는 것이다.

동시에 서적상은 아자키에게 이지를 안전하게 데리고 오라고 말한다.

이 요청을 읽고 싶게 생각한 것은 서적상과 이지의 숨겨진 관계였다.

하지만 이것은 문의 책이 가진 능력과 작가의 정교하게 짠 설정과 연결된다.

그 분기점 중 하나가 바로 캐시의 집을 찾아온 아자키와 바버리 박사다.

경찰 역할을 하는 아자키, 아자키와 룬드를 총으로 쏜 바버리.

고통으로 지어진 기억을 되살리려는 바버리와 룬드의 반격.


문의 책이 가진 능력으로 과거와 그림자 속 폭스 도서관에 다녀온 캐시.

안락한 집의 문을 열고 들어온 순간 그들을 공격한 바버리.

문의 책은 빼앗기고 캐시는 10년 과거의 문 속으로 팽개쳐진다.

이 소설의 재미있는 점 중 하나가 과거로 간 캐시의 간략한 이야기다.

웨버 씨 집에 살았다는 여성의 존재, 미래의 신분증과 아이폰.

자신이 아는 미래로 그냥 살아갈 수밖에 없는 캐시.

그녀가 기억하는 미래의 모습과 마법의 책을 찾으려는 노력들.

그러다 든 생각 하나. 왜 그녀는 주식이나 로또를 사지 않을까?

드러먼드가 친구와 나눈 문의 책을 둘러싼 시간 여행에 대한 대화들.

현재가 과거의 설계에 의해 이어지고, 현재의 고통이 과거 속에서 작용한다.


풍성한 이야기를 만드는데 일등공신은 두 악당이다.

고통의 책을 가지고 책을 사냥하는 바버리.

사람들을 절망에 빠트리고, 자신의 부모마저 죽인 그 여자.

이 둘이 보여주는 악행과 잔혹함, 거침없는 행동은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특히 고통의 책 경매장에서 이 둘이 보여주는 모습은 대 난장판이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바버리의 입장은 강력한 인간의 집념을 잘 보여준다.

마녀와 다름없는 그 여자의 냉혹하고 무자비한 모습은 또 어떤가.

그리고 펼쳐지는 예상하지 못한 장면과 새롭게 알려지는 사실.

대단히 매혹적인 설정과 잘 짠 구성들은 시리즈를 기대하게 한다.

마지막 대결 장면을 보면서 ‘혹시’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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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돌아왔다 - 2판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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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선물로 받은 <여행의 이유>를 읽고 필 받아 읽었다.

2004년에 첫 소설집이 나온 후 두 번이나 새롭게 나왔다.

이 중에서 내가 읽은 책은 2010년에 나온 책이다.

단편집이라 매일 한두 편씩 읽었다.

오래 전 이 책을 샀을 때는 정말 김영하의 소설이 재밌었다.

하지만 이때의 재미는 다른 소설 읽는다고 뒤로 뒤로 점점 밀렸다.

그런 책들이 집에 쌓여 있는데 최근 한 권씩 뒤져 읽고 있다.

그리고 이 단편들을 읽으면서 왜 내가 이 작가를 좋아했는지 깨닫게 되었다.


표제작 <오빠가 돌아왔다>는 막장 가족 드라마다.

성욕이 뻐치는 오빠가 데리고 들어온 미성년자 새언니.

아들의 폭력에 힘을 못 쓰는 아버지. 그들을 보고 이야기하는 여중생 화자.

이혼 후 집 나간 엄마가 돌아와 함께 떠나는 여행.

이 가족들이 보여주는 행동과 말들 속에 담긴 정은 어떻게 봐야 할까?

<이사>는 포장 이사를 너무 쉽게 생각한 집의 이야기다.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손 없는 날 이사. 무례한 이사서비스 직원들.

갑과 을이 뒤바뀌는 순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잘못이 현실의 문제가 된다.

지금과 다를 듯한 시기이지만 이사도 공부하지 않으면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

가야토기 문제는 글 속처럼 자신이 직접 옮기는 것이 안전했을 것이다.


<보물선>은 자본주의의 한 극단을 잘 보여준다.

투기를 조성하고,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해 주식을 뻥튀기한다.

한국사의 음모론과 서해안 보물선 이야기를 주식 사기와 엮었다.

어떤 과정을 통해 사기가 벌어지는지, 그 과정의 공모자는 누군지 알려준다.

마지막의 한 장면은 반전이자 자신의 바람에 대한 미련이다.

<그림자를 판 사나이>는 이상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뻗어간다.

마감을 앞둔 작가, 그에게 전화를 건 이전 친구 미경, 다음에 전화를 한 신부 친구.

미남 신부의 눈에 들어온 여자 신도. 자신의 몸속에서 들끓는 욕망.

신부와 미경의 하룻밤, 미경의 남편을 소개한 화자.

그리고 미경이 만들고 있고 프로그램과 과거의 자연발화 사건 하나.


<너를 사랑하고도>는 아침 수영교실에서 마주한 남녀 동창생 이야기다.

남자는 우연히 수영장에서 나체의 여성이 수영장으로 들어오는 장면을 본다.

실수. 여자 회원들의 도움과 재치. 그리고 수영복 입은 여자 동창 인숙.

인숙에게 반한 수영 강사의 부탁, 인숙의 간결하고 확실한 거절.

인숙의 이야기는 정치인 보좌관인 유부남과의 불륜이다.

이 이야기 속에 드러나는 한국 정치사의 한 장면, 남자의 착각과 현실의 문제.

<너의 의미>는 뮤직 비디오 감독의 욕망과 그가 갇힌 굴레 이야기다.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모델이나 신인 여배우와 잠을 자는 감독.

우연히 도서관에서 발견한 소설 한 편과 그 작가. 그리고 유혹.

잠깐의 유흥이었던 일이 작가의 고백으로 그의 삶에 굴레로 작용한다.

한때 소문이 파다했던 영화판 이야기라 완전한 거짓을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손님>은 가장 짧고 잠깐 동안 추억속으로 빠져들었다.

이른 결혼을 한 부부. 영화 제작부 직원인 남편의 여고생 시체 작업.

감독의 방문, 촬영때까지 이 좁은 집에 놓아두어야 하는 시체 인형.

제야의 종소리와 종각의 인파들. 침묵이 내려 앉는 집안의 이미지가 인상적이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남편의 불안으로 시작한다.

그 불안은 친구들과 만났던 진숙이 잔인하게 죽은 살인사건에서 비롯했다.

영수, 정식, 중권 이 셋은 학창시절 진숙과 함께 자든 사이다.

진숙이 죽는 날 같이 만났던 그들. 용의자로 의심받는 것을 두려워한다.

영수 아내가 기억하는 진숙의 행동과 이미지는 진술이 말한 ‘걸레’ 그대로다.

하지만 진숙은 독일 남편 때문에 성장하면서 현재와 미래를 바꾸었다.

이 변화가 왠지 모르게 세 남자의 삶을 불안하게 했고, 그 결과 살인으로 발전했다.

중년 남성의 현실과 민낯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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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식기
아사이 료 지음, 민경욱 옮김 / 리드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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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화자의 인간 탐구 과정과 다양성 문제가 재밌게 풀려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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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식기
아사이 료 지음, 민경욱 옮김 / 리드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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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꾸준히 읽고 있지만 왠지 모르게 이름이 머릿속에 각인되지 않는 작가가 있다.

아사이 료도 그런 작가들 중 한 명이다.

그의 첫 작품부터 이번 소설까지 4권을 읽었지만 이름이 각인되지 않는다.

소설들이 재미없었다면 ‘그런가?’ 할 테지만 그것도 아니다.

물론 검색하니 내가 잘 모르는 책들이 절판되어 있다.

몇 권은 표지가 낯익다. 중고 가격도 생각보다 높다.

중고라도 사서 읽을까 하는 생각이 순간 사그라진다.

혹시 도서관에 있다면 한 번 빌려 읽는 것도 생각해봐야겠다.


생식기. 한글로 적어 놓으면 누구나 생각하는 인간의 성기다.

그런데 한자로 적으니 生殖記다. 生殖器와 한자가 하나 다르다.

성기가 아닌 생식, 낳아서 불림의 기록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차이는 이 소설에서 풀어내는 이야기와 관계 있다.

주인공 다쓰야 쇼세이는 상당히 수동적이고 이기적으로 보인다.

손을 얹기는 하나 절대 힘을 주지 않는다.”라는 그의 온전함에서 드러난다.

이것은 그의 마음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하고 싶은 의도가 담겨 있다.

왜 이런 성향이 되었는지 알려주는 것이 그의 성 성향과 성장 과정에 나온다.

동성애자이고 어린 시절 이 성향 때문에 친구들의 폭력에 휘둘렸다.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긴 채 살아야 하니 이런 껍질을 뒤집어쓸 수밖에 없었다.


화자는 놀랍게도 이제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생식기다.

이 화자는 인간을 두 번 담당했는데 다쓰야 이전에는 여성이었다.

화자의 수없이 많은 생식기 역사는 글 중간중간에 등장한다.

동물과 곤충의 생식기였던 과거는 잠깐 생물학 시간으로 독자를 데리고 간다.

그리고 생식기의 개입이 많은 부분은 왠지 모르게 학술 서적을 읽은 느낌을 준다.

이 때문에 순간적으로 진도가 쉽게 나가지 않았다.

하지만 화자의 장광설을 통해 다쓰야의 말과 행동의 원인을 알게 된다.

일본 사회의 폐쇄적인 성 정체성 문제도 같이 나열하면서.

뒤로 가면서 화자에 익숙해지고 분량이 줄면서 가독성은 올라간다.


다쓰야는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

입사 후 총무부를 지원한 이유도 이 부서가 성장, 발전 등과 관계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자신의 의견은 말하지 않고 대충 추임새만 넣는다.

머릿속에서는 다른 생각이 가득한데 그에게 말하는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타인의 말을 잘 들어준다는 착각은 알게 모르게 타인에게 영향을 미친다.

현실에서 이런 사실을 알게 된다면 심하게 욕할 정도의 행동도 많다.

하지만 오랜 세월 자신의 성 정체성과 생각을 숨긴 그의 능력은 대단하다.

그렇다고 그가 회사에서 월급 루팡으로 사는 것은 아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집중해서 빨리 처리하고, 자기 집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싶은 욕망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의 백미는 그와 닮은 성향이 다른 회사 직원을 만났을 때다.

상대방 신입 직원은 열성적으로 제품을 설명하지만 왠지 비어 있는 느낌이다.

서로의 상사와 함께 회의를 하다 각자의 상사가 자리를 비운다.

이때 이 어색함을 가벼운 이야기로 풀 수 있지만 둘은 그냥 편하게 있는다.

상사가 다시 들어왔을 때 그가 보여준 행동은 연극의 한 장면 같다.

이 직원과 다쓰야가 보여준 공감대는 나중에 다른 사람의 말에서 다시 한번 느낀다.

그의 부서 후배가 NGO단체를 설립하면서 설명한 이야기에서 말이다.

혹시 나중에 이 단체와 어떤 관계를 맺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잠시한다.


다양성의 시대라고 하지만 아직 사람들의 인식은 아직 완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다쓰야는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고, 그 속에서 최대한 부지런히 움직인다.

이것을 가장 보여주는 것이 다쓰야의 다이어트와 요리와 운동이다.

살을 빼기 위한 규칙을 정해 그대로 실천하고, 고열량 음식을 먹은 후 운동으로 태운다.

다른 사람과 이어지고 싶다는 생각이 없기에 이 단순한 반복이 그의 행복이다.

그리고 인공 자궁에 대한 부분은 그가 겪은 편견을 해소할 미래처럼 말해진다.

지금보다 더 좋은 세계에 발을 내딛고 싶지 않는 그가 한 발 내딛은 것이 음식이다.

실패한 제과 제빵을 성공하기 위해 열의를 다하는 모습은 의미심장하다.

이제까지 사회가 그의 성 정체성을 배척했기에 그의 성장, 발전 의지가 사라진 것이다.

누군가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지 알기에 조금은 그의 세계에 동의한다.


#인간탐구 #소설 #쇼세이 #생식기 #아사이료 #리드비 #민경욱 #리뷰어스클럽 #리뷰어스클럽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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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고요 - 자연의 지혜와 경이로움을 담은 그림 에세이
보 헌터 지음, 캐스린 헌터 그림, 김가원 옮김 / 책장속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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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지혜와 경이로움을 담은 그림 에세이’란 부제가 붙어 있다.

앞의 몇 장을 미리 보고 그림들이 눈에 들어와 선택했다.

가끔 이런 그림들을 볼 때면 그 세밀한 관찰에 놀란다.

깊은 애정이 없다면 이런 세밀한 그림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의 착각 하나도 먼저 말해야겠다.

이 책에 실린 내용들이 단순히 숲과 동식물에 한정되었을 것이란 추측이다.

책소개에도 “숲속 마음 챙김 에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뒤로 가면 구름, 달, 광석, 별자리까지 확장된다.


화려한 나비 그림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요즘은 보기 힘든 나비, 본다고 해도 그냥 무심코 지나가는 나비.

곤충박물관이나 가야 다양한 나비의 표본들을 볼 수 있다.

이런 나비를 그림으로 그려서 하나씩 보여주고, 나비에 대해 알려준다.

벌들 이야기로 넘어가면 이제는 조금 유명해진 벌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정밀하게 엮여 있는 생태계, 꽃가루를 타고 전해지는 계절의 맛.

잎의 단면을 그린 그림은 학창 시절 과학 시간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독초 이야기를 들을 때면 한국의 나물 중 독초가 있다는 말이 떠오른다.

독버섯의 경우는 매번 듣고 보지만 지금도 정확하게 구분할 수 없다.


요즘 길을 걷다 보면 나무 등에서 거미줄이 내려온 것을 가끔 본다.

며칠 전 밤길을 걷다 앞쪽에 거미줄을 타고 내려온 큰 거미 한 마리를 봤다.

놀라 피했고, 일행에게도 거미라고 말했다.

이런 일이 자주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숲속에서는 고개를 조금만 돌리면 볼 때가 많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그림은 쓰러진 고목과 그 고목에 붙어, 함께 살아가는 동식물 그림이다.

이끼, 지네, 버섯, 양치식물, 송장벌레, 딱정벌레 등 정말 다양한 생명체가 생태계를 이룬다.

하지만 깊은 숲속에서 우리가 이런 나무 둥지를 본다고 해도 이런 관찰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자연관찰보다 그 숲을 둘러보고 빠르게 목적지로 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구름 그림을 보면 매일 보던 구름 모양을 생각한다.

내 눈에 보이는 구름과 그림 속 구름의 차이를 명확하게 느끼지 못할 때도 있다.

적란운 모양인데 왜 비가 오지 않지 하고 생각한 경우도 있었다. 잘못 알았나?

구름의 다양한 모양, 빛과 어우러진 모습 등은 보는 눈을 즐겁게 해준다.

달과 바닷물에 대한 이야기는 좀더 이해가 쉽게 되었다.

별자리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많이 읽은 편이지만 상상력 부족으로 그 모양을 떠올리기 힘들다.

며칠 전에도 아이와 앱으로 큰곰자리와 북두칠성을 찾아봤지만 큰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고대인의 상상력과 현대인의 이미지 중심 상상력의 차이인 것일까? 아니면 내 능력 부족일까?

그렇게 길지 않은 분량이지만 자세하게 볼 것과 생각의 나래를 펼 것들이 가득하다.

변화에 대한 저자들의 생각은 나와 닮아 있고,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 더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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