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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태국에 빠지다! - 방콕 in 치앙마이 out 온 가족의 리얼 여행기
우미 지음, 서진 그림 / 미다스북스 / 2025년 3월
평점 :
나의 첫 해외 여행지가 태국이었다.
한참 방콕을 기점으로 배낭여행을 할 때는 최고의 여행지로 추천했다.
사실 두세 번의 배낭여행으로 방콕의 중요 관광지를 다 둘러봤기에 관광지는 별로 관심이 없다.
1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쇼핑몰의 풍경이나 유행하는 장소는 많이 바뀌었다.
이제는 아이와 함께 가는 여행이다 보니 수영장과 쇼핑몰 위주가 된다.
길거리를 나가 유명하다는 음식점을 찾아가지만 생각보다 못한 경우가 많다.
조식을 모두 먹으니 아침에 나가 태국 로컬 음식을 먹을 일도 없다.
저자의 남편이 저렴하고 맛있는 태국 음식으로 배달해 먹는 것을 보고 입맛을 다신다.
아이를 영어 학원 등에 보내는 것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
태국 한 달 살기로 시작한 이야기이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새로운 정보다.
책의 구성은 간단하고 직선적이다.
삼대의 방콕 한 달 살기, 치앙마이 홈스테이, 방콕과 치앙마이 여행의 기록이다.
저자는 일자 별로 그 날 한 일들과 경험을 간단하게 적었다.
사진은 많지 않고, 일지처럼 기록들로 가득하다.
이 간결한 기록들이 내가 경험한 곳과 만날 때 갑자기 풍성한 기억과 이어진다.
그리고 지난 여행에서 하지 못했던 것들이 떠오르면서 방콕 여행을 부추긴다.
바쁜 일정이 아닌 여유로운 일정은 나의 취향과도 맞아떨어진다.
혼자 다닐 때 나라면 생각조차 하지 않을 장소와 음식들이 눈에 들어온다.
바뀐 환경이 다른 시각에서 방콕 등을 새롭게 보게 한 것이다.
아마 어릴 때 돌아다닌 방콕의 뒷골목이 이제는 별로 매력적이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도착하자마자 저자 어머니가 코로나19에 걸렸다는 글은 약간 충격이다.
작년 방콕 갈 때 가기 전에 걸린 가족들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다른 조건이지만 쉽지 않은 해외여행에서 이것은 큰 변수다.
아이와 함께 가는 여행에서 아이의 건강은 언제나 민감할 수밖에 없다.
물론 본인의 건강 상태도 여행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나도 어떤 원인 모를 이유로 팔에 두드러기가 나서 고생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이 가족은 한달 살기이고, 그 시간에 맞춰 남편이 호텔을 잡았다.
저자의 부모님 두 분이 짧은 간격으로 같이 걸린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완전 격리가 아닌 상태라 마스크를 쓰고 주변을 돌아다닌 것도 눈길이 간다.
치앙마이 홈스테이 이야기는 나도 긴 휴가를 뺄 수 있으면 해보고 싶다.
늘 호텔만 다녔는데 이런 경험이라면 아이에게도 좋을 것 같다.
처음 치앙마이 님만해민에 도착했을 때와 지금은 너무 달라졌다.
더 다양한 카페와 볼거리 등이 살짝 마음을 흔든다.
짚라인에 대한 부분은 그 당시는 유행이 아니었는데 한 번 타고 싶다.
일일투어의 기억이 솟아나고, 맛도 모르고 주문한 음식들도 생각난다.
도이창 커피 숍에서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흘러 보내던 순간도 떠오른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고, 아이와 할 거리를 찾아야 한다.
홈스테이의 좋은 주인 플로이 때문에 저자 모녀의 여행은 풍성해진다.
저자의 태국 친구와 함께한 순간들은 보통의 여행객들은 할 수 없는 경험이다.
아이콘시암. 내가 홀로 다닐 때는 없던 쇼핑몰이다.
작년에 가면서 처음 들어갔는데 전형적인 동남아 거대 쇼핑몰이다.
볼거리보다는 먹을 거리가 내 눈에는 더 들어왔다
차오프라야강 디너 크루즈는 탈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 한 번 고민해봐야겠다.
쇼핑몰 푸드코트도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혼자 무작정 거리를 걸어 다녔던 나의 과거와 다른 방식의 여행을 생각하게 한다.
화려함이나 기발하거나 멋진 풍경과 경험 등에 대한 부분은 없다.
하지만 현실의 여행과 엄마의 바람 등이 잘 녹아 있다.
나와 다른 조건 속에 같은 곳을 여행한 가족의 기록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나와 다른 방식의 여행에 멈칫하면서 재밌게 읽었다.
올해도 다시 태국에 한 번 다녀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