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와 작품의 관계에 대한 에세이다. 저자의 고민이 잘 느껴진다. 조금 밖에 못 읽었다. 완독을 하고 싶다.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해봤을 주제이다. 작가와 작품을 분리해야할까? 나는 어느 정도 결론을 내려서 그런지 이 주제가 흥미롭진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은 재미있다. 저자가 글을 재미있게 잘 쓰기 때문이다. 조금 늘어지는 감도 있지만. 밤에 감성적이 될 때 읽기 더 좋은 책이다. 



 

 시인 윌리엄 엠프슨은 인생이란 결국 분석으로 풀 수 없는 모순 사이에서 자신을 지키는 일의 연속이라고 했다. -p20 


 














 폴란스키의 <차이나타운>은 세기의 명작이라 불리다고 한다.
















 폴란스키의 <악마의 씨>는 저주받은 영화 중 하나라고 한다. 이 영화의 제작 과정과 제작 이후에 끔찍한 사건들이 연달아 있어났다고 한다.



 















 우디 앨런의 <애니 홀>은 굉장히 유명하고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예전에 한 번 보긴 한 거 같은데 그 때는 전혀 이해를 못했던 거 같다. 다시 봐보고 싶다.


 <애니 홀>은 20세기 가장 위대한 코미디 영화로 <베이비 길들이기>보다, 때로는 <캐디쉑>보다 더 그러한데 모든 코미디의 중심에 도사리는 표현할 길 없는 허무주의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말 웃기기 때문이다. -p40


 















 코미디 영화 <베이비 길들이기>도 궁금하다.

















 우리 앨런의 걸작 <맨해튼> 도 보고 싶다.

















 오스카 와일들의 책은 본 적이 없는데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보고 싶다.




 다양한 작품과 작가들에 대해 다루는 책이다 보니, 궁금한 작품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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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는 비뚤어진 집을 지었다 로버트 A. 하인라인 중단편 전집 5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김창규 외 옮김 / 아작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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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A. 하인라인에 드디어 입문했다. SF 3대 거장은 아서 C.클라크, 아이작 아시모프, 로버트 하인라인이다. 나는 셋 중 아이작 아시모프를 좋아해서 그의 책은 몇 권 보았다. 아서 C.클라크는 아직 제대로 못 만나봤다. 스스로 SF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3대 거장의 책들도 거의 안보고 많이 부족하다. SF 소설보다 영화를 많이 좋아하나 보다. 


 로버트 하인라인은 합격이다. 역시는 역시다. 이 책은 중단편집이다. 기대이상으로 재밌었다. 5편의 작품이 있는데 모두 좋았다. SF 보다는 판타지스러운 작품이 많았다. 마법, 마법사가 등장하는 이야기들이 많다. 상당히 유머있으면서도 굉장히 사실적으로 묘사를 해서 현실감을 주는 점이 좋다. 그는 "하드 SF" 의 선구자로 불린다고 한다. 이 책을 보니 확실히 그런 느낌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렇게 진입장벽이 높지 않고 재밌으니 추천드린다. 말했다시피 과학보다는 판타지, 법정, 정치에 가까운 작품들이 많았다. 진짜 사실적으로 묘사해서 작가가 법정, 정치, 사업 분야에 빠삭한가 싶었다.


 그의 중단편 전작을 책으로 만나볼 수 있다. 표지도 상당히 이쁘다.


 전부 재밌었지만 한 작품 이야기는 꼭 하고 싶다. 책의 마지막 <만족스럽지 않은 해결책>이란 작품이다. 


 매닝의 표현을 빌리자면 우리는 총을 쏘기 전에 그만두라고 세 번 경고했던 셈이다. 매닝이나 대통령이 경고가 효과를 볼 거라고 생각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도덕적으로는 시도할 의무가 있는 일이었다.


 위 구절은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이 방사능 분진이라는 무기를 사용하기 전에 상대국가에 경고를 하는 내용을 말한다. 소설에서 미국은 핵폭탄 개발을 접고 대신 방사능 분진을 무기화한다. 핵폭탄과 거의 같은 파괴력을 가진 무기라 생각하면 된다. 하늘에서 방사능 분진을 뿌리면 그 지역의 모든 동식물은 죽고 그 지역은 죽음의 땅이 된다. 미국은 이런 무기를 사용하기 전에 상대국에게 영상을 보여주거나 상대국 사람을 불러서 효과를 시연시켜준다. 폭탄 맞기 싫으면 항복해라고 경고한다. 나는 미국이 일본에 핵무기를 사용하기 전에 이렇게 먼저 경고를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했는데 하인라인도 나와 같다는 생각을 했다는 사실이 재밌었다.


 총을 쏘기 전에 경고할 수는 없었을까? 뭐, 전쟁이란 그런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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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전에 사놓고 책 표지가 구려서 잊고 있던 책인데, 최근에 읽게 되었다. 기대 이상으로 재밌는 책이었다. 투자, 도박, 카지노, 경마 등에 흥미가 있는 분들께 추천드린다. 금융투자에 관한 재밌는 책이다. 투자자라면 꼭 읽어봐야할 책. 













 허먼 멜빌의 소설 <필경사 바틀비>다. <모비딕>을 재밌게 읽어서 허먼 멜빌에 친숙해졌다. <필경사 바틀비>도 읽어보고 싶은데 언제 읽을지. 읽고 싶은 책은 많고 그러다보니 소설책에 손이 잘 안가게 된다. 



 켈리 공식은 다양한 버전이 있는듯하다. 이 책에 나온 내용을 적어보겠다.


우위 / 배당률


 '우위'란 똑같은 확률로 주어진 이 내기를 계속할 수 있다고 가정할 때, 여러분이 평균적으로 딸 수 있다고 생각되는 기대값이다. 이익은 언제나 건 돈에 비례하기 때문에 이 값은 비례값이다. 

 '배당률'은 일반 대중이 생각하는 배당률, 즉 전광판에 게시된 배당률을 의미한다. 이것은 여러분이 이겼을 때 얻는 수익률이다. 배당률은 가령 8:1 따위로 게시되는데, 이것은 이긴 베터가 건 돈의 8배 더하기 원금을 돌려받는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시크릿태리어트라는 말의 전광판 배당률이 5:1이라고 하자. 배당률은 비례값이다. 5:1 이란 1분의 5, 즉 5를 의미한다. 여러분은 이것만 알면 된다. 

사설통신의 정보에 의거하여 여러분은 시크릿태리어트가 실제로는 3분의 1의 우승확률을 갖고 있다고 확신한다. 이것은 시크릿태리어트에 100달러를 걸 때 여러분이 600달러를 딸 확률이 3분의 1이라고 확신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평균적으로 이 배틍은 200달러의 가치가 있으며, 기대되는 순이익은 100달러다. 이때, 우위는 수익금 100달러를 건 돈 100달러로 나눈 값, 즉 1이다. -p104


 음, 이거 맞나 헷갈린다. 



 그날 저녁 만남이 끝날 즈음에 소프는 비비안에게 버핏이 언젠가는 미국에서 최고 부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프에 대한 버핏의 판단도 긍정적이었다. 버핏과 좋은 투자실적을 유지했던 제라드는 소프에게 투자를 맡기기로 결정했다. -p210


 영웅은 영웅을 알아보는 법. 단 한 번의 만남이었지만 서로가 서로을 알아보고 인정하는 모습이 멋집니다. 소프 역시 28.5년 동안 연평률 20% 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합니다.


 

 이것이 켈리 기준에 관한 논쟁의 핵심이다. 경제학자들에게 사람들이 수학적으로 정확한 (부의) 효용함수를 갖고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숨쉬기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경제학자들이 한순간도 주저하지 않고 이렇게 가정하는 것은 그들이 수학을 하는 데 효용함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학은 경제학이 관심을 기울이는 모든 것인데, 이는 적잖이 새뮤얼슨 때문이다. -p300


 약간 물리학과 비슷합니다. 소를 직육면체라 가정하고 문제를 푸는 것이지요. 경제학도 수학을 활용하기 위해 여러 가정들을 합니다. 그것이 현실을 왜곡하고 잘못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합니다.



 1987년 10월 19일 검은 월요일의 대붕괴로 프린스턴뉴포트의 시장중립성이 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 다우존스지수가 하루 만에 23% 폭락했는데, 이것은 하루치 하락으로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였다. -p315


  와. 하루에 23%라니! 진짜 블랙 먼데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다. 그 외에 닷컴버블 때 나스닥 9.67%, 코로나 때 다우존스 12.9%, 금융위기 때 S&P 9% 가 있다. 닷컴버블 때 나스닥은 2년 반동안 78% 하락하고 회복까지 15년이 걸렸다고 한다. 이야기만 들어도 살 떨린다.  




 


  











 도스토옙스키의 <도박사>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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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점 9.3

 감독 하야시 유이치로 (원작 이사야마 하지메)

 출연 엘런 예거, 미카사 아커만(이시카와 유이), 아르민 알레르토, 코니 스프링거, 리바이 아커만,  

 장르 애니메이션



 요즘 쿠팡플레이 덕분에 재밌는 것을 많이 본다. 최근 <진격의 거인> 애니를 정주행했다. 초반에는 식사할 때만 보다가 진도가 느려서 만화책으로 보다가 또 애니로 보는 맛이 있어서 계속 애니로 봤다. 


 <진격의 거인>은 예전에 만화로 보다가 중간에 안 보다 보니 안보게 된 작품이었다. 여성형 거인까지 보다 말았었다. 역시 완결된 작품을 이렇게 몰아서 보는 게 좋다. 재밌는 작품은 기다리기 힘들다.


 예전에도 생각했지만 참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는 것을 잘하는 작품이다. 인물들 하나하나 개성있고 매력적이고 서사까지 완벽하다. 작품을 끝까지 보니 정말 스토리가 짜임새 있게 잘 짜여졌다는 생각이 든다. 초반에 있었던 수많은 떡밥들이 뒤로 갈수록 전부 해결된다. 원작 작가가 결말을 생각하고 이야기를 구성했다고 하는데 이렇게 복잡하고 다층적인 이야기를 어떻게 이렇게 완성도 있게 쓸 수 있는지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 안든다.


 예를 들면 보통 추리소설은 단편이나 길어야 3권 정도 아닐까 싶은데. 이건 추리소설을 5-6권으로 만든 느낌이다. 작가가 확실히 천재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나는 이런 작품이 좋다. 만화든, 애니든, 소설이든, 영화든 작가가 천재라는 느낌을 주는 작품을 좋아한다. 


 요즘 3월에 영화도 개봉하고 해서 그런가 유튜브에 진격의 거인이 많이 떠서 생각이 나서 보게되었다. 유튜버 우정잉의 역할이 컸다. 


 진격의 거인 애니는 2013년 3분기에 시작해서 2023년 3분기 10년 동안 방영 후 완결되었다고 한다. 대서사시다 정말. 만화책을 보던 게 엊그제 같은데 세월이 그렇게 흘렀구나. 


 작품에 상당히 몰입하게 되고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도 깊어지는 작품이다. 그런 캐릭터들이 죽을 때는 정말 눈물이 안 날 수가 없다. 





 평점 10 : 말이 필요없는 인생 최고의 영화

 평점 9.5: 9.5점 이상부터 인생영화. 걸작명작

 평점 9 : 환상적주위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 수작

 평점 8 : 재밌고 괜찮은 영화보길 잘한 영화

 평점 7 : 나쁘진 않은 영화안 봤어도 무방한 영화범작

 평점 6 :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6점 이하부터 시간이 아까운 영화

 평점 5 : 영화를 다 보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영화

 평점 4~1 : 4점 이하부터는 보는 걸 말리고 싶은 영화망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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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손놓고 있던 책을 어제 다시 들었습니다. <다시 , 역사의 쓸모> 역시 재밌게 쑥쑥 읽히더군요. 최태성님의 책은 더 많이 보고 싶습니다. 




 동성동본금혼을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온 좋은 풍습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내부에서도 이처럼 반대 의견이 많으니 결국 국회는 1957년 동성동본인 혈족 사이에 혼인하지 못한다는 법안을 가결했습니다. 동성동본금혼은 우리의 미풍양속이므로 파괴할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이 법은 1958년 2월 22일에 공표됩니다. 그리고 무려 47년간 유지가 돼요. -p241


 글을 읽으면서 참 화가 났습니다. 물론 제가 현재 시대의 사람이라 과거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겠지요? 제가 과연 1957년에 살았다면 저 법을 어떻게 생각했을지 알 수 없겠지요. 


 동성동본금혼은 조선 시대 전통입니다. 명나라 법을 따른 것입니다. 사대주의로 인한 것입니다. 중국에서는 이미 1908년에 같은 성씨끼리의 결혼을 금지하는 법이 폐지되어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거의 100년이 지나서야 없어진 것이지요. 


 이 법 때문에 불행한 사건들이 벌어졌습니다. 사랑하는 남녀가 동성동본이라는 이유로 결혼을 하지 못해 동반자살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최근에 이세돌씨가 알파고를 보면서 인간이 얼마나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지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절대 두지 말라고 배운 수들을 알파고는 서슴없이 둡니다. 어렸을 때부터 바둑을 배우고 교육을 받은 인간들은 금기시 되는 수입니다. 좋지 않은 수, 불리한 수로 한 번 배우고 나면 의문을 가지지 않습니다. 전통도 이와 같습니다. 과거에는 의미가 있었지만 시대가 흐르면 오히려 악습일 수도 있습니다. 


 

 불행한 사건이 이어지자 동성동본금혼에 관한 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여성계를 비롯한 각종 시민단체, 그리고 정치권에서도 여러 번 이 법을 폐지하려고 했어요.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도 상당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유림을 중심으로 한 반대 세력 역시 강력해서 번번이 무산되었지요. -p243    


 과거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유림이 동성동본금혼을 반대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책 제목이 더욱 공감이 갑니다. 항간에 듣기로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는 책을 쓴 학자는 굉장한 고초를 겪었다고 합니다. 시대를 너무 앞서가면 욕을 먹게 됩니다.


 결국 1997년 헌법재판소는 동성동본금혼을 명시한 민법이 헌법에 위한된다 판결하였습니다. 그리고 10년이 가까운 시간이 지난 후 2005년에 민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조선 후기에 와서는 제사 지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지면서 특히 장남의 권한이 세졌습니다. 제사 지내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장남에게 상속을 많이 하게 돼요. 그러면서 집안이 점점 더 남성 중심, 그중에서도 장남 중심으로 편합니다. 성리학은 정통을 굉장히 따지는데, 남자가 정통, 그중에서도 장남이 정통이라는 거지요. -p250 

  

 장남 중심의 체제가 생각보다 오래 되지 않았습니다. 고려시대까지만 해도 남녀 차이가 없고, 태어난 순서에 따는 차이도 크기 않았습니다. 시집가는 것보다 장가가는 역사가 훨씬 깁니다. 시집가는 건 조선 후기에 굳어진 관습이지만, 장가가는 건 고구려 때도 있었습니다. 


 남존여비사상, 장남 중심 등 모든 게 다 성리학, 제사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그 시대에는 일견 합당합니다. 제사 지내는 비용이 만만치 않고 장남은 노부모와 함께 살며 모셔야 한다는 책임이 있었습니다. 


 너무 화나는 이야기만 했습니다.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특히 서서평의 이야기가 인상깊습니다. 그녀는 일제강점기에 미국에서 선교사로 온 간호사였습니다. 본명은 엘리자베스 요한나 셰핑입니다. 이름도 아름답습니다. 



 이처럼 뜻깊은 성과를 거두었지만, 쉴 새 없이 일하던 서서평은 1934년 여름에 숨을 거두고 맙니다. 광주는 물론, 제주도까지 돌면서 봉사에 매진한 나머지 지나치게 쇠약해진 거예요. 매일 최소한의 음식으로 허기를 채우고, 남은 생활비는 모두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썼던 서서평의 사인은 안타깝게도 영양실조였습니다.

 장례식이 진행된 날, 소복을 입은 여성들이 통곡을 하며 운구행렬을 따랐습니다. 서서평의 유품은 담요 한 장이었습니다. 사실, 한 장이 아니라 반 장이었어요. 가지고 있던 담요 한 장도 어려운 사람에게 절반 찢어주었기 때문입니다. 서서평이 남긴 것은 담요 반 장외에 동전 몇 개와 옥수수가 전부였습니다. 죽기 직전 자신의 시신까지 병원에 기부했어요. 의악 연구에 쓰여 더 많은 환자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서서평의 침대 머리맡에는 이런 문구가 붙어 있었다고 합니다. "Not Success But Service (성공이 아닌 섬김으로)." 

-p262~263 


 이처럼 훌륭한 분인데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그중 하나는 다채로운 감정을 갖기 위해서예요. 마음이 말랑해지는 거라고 해야 할까요? -p263


 역사 속 따뜻한 이야기들을 보면 마음이 말랑해집니다.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잖아요. 추사는 명필이지만, 붓을 엄청나게 가렸어요. 음식이나 의복과 마찬가지로 붓도 최고급만 썼습니다. -p273 


 재밌었습니다. 근데 생각해보면 최고들은 항상 최고의 제품만 쓰는 거 같습니다. 물론 최고의 제품이 아니더라도 남들보다 월등한 실력을 보여주겠지만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찬은

 두부와 오이와 생강과 나물이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리는

 부부와 자식과 손주가 모여있는 곳이다. -p279 


 젊어서 큰 성공을 거두었던 추사 김정희가 말년에 쓴 글이라고 합니다. 젊어서 산해진미도 먹어봤지만 결국 소박하고 다정한 것이 진짜 행복인 것 같습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세계 최고의 쉐프들도 마지막에 먹고 싶은 음식을 고르라면 평범하고 소박한 음식을 고르더군요.


 행복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성공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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