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랑 뭐하고 놀지? - 한 뼘만큼 놀아 주면 한 폭만큼 행복해요
임미정 지음 / 학지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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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놀아줄 것인가-하는 문제는 곰돌군이 태어난 후부터 저의 고민 중 하나입니다. 곰돌군이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는 뭘 잘 모를 때라 하루 종일 TV를 켜두기도 했었어요. 아직 뭘 모르는 곰돌군만 멀뚱히 쳐다보고 있기에는 제가 너무 심심했거든요. 효효. 그러다 어떤 기사를 접하고 영유아에게 너무 일찍, 많이 영상매체를 접하게 하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되도록 TV는 많이 보여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럼에도 어떻게 알았는지 요즘은 어린이집을 다녀오면 ‘TV’ 소리가 입에 붙어서 간식을 먹일 때 잠깐씩 뽀로로를 보여주곤 한답니다.

 

그런데 비가 오거나 너무 춥거나, 너무 덥거나, 아파서 어린이집을 못가는 경우에는 하루 종일 집에서 뭘 하고 놀아줘야 하나 정말 너무너무 고민이에요. 책도, 스티커북도, 장난감 자동차도 한 번씩 가지고 놀아도 겨우 오전이 지나있을 뿐이거든요. 대체 다른 엄마들은 어떻게 아이와 놀아주는지 검색해도 저와 같은 고민을 가진 엄마들이 많을 뿐, 현실적인 조언을 얻기는 어려웠습니다. 결국 놀이와 관련된 이런저런 책을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내 아이랑 뭐하고 놀지?]에는 0세부터 만 2세까지의 영아를 둔 부모를 위한 육아놀이 126가지가 실려 있습니다. 인상적인 건 어린이집 표준보육과정에 기초한 놀이들이라는 거예요. 저도 곰돌군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데요, 물론 이 책에 나오는 모든 놀이를 다 할 거라고 생각지는 않지만, 그래도 대충 어떤 놀이들을 할 수는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책에서 강조하는 점은 영아와 부모의 상호작용입니다. 제가 TV를 보여주는 것에 부정적인 이유 또한, 영상매체들은 대부분 상호작용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이 책의 저자 또한 영아기가 인생의 큰 틀을 마련하는 기초가 되는 시기라는 점에서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상호작용의 기본원리부터 상호작용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방법, 각 연령에 맞는 상호작용 놀이법이 소개되어 있어요. 얼마 전 곰돌군이 만 2세가 되었기에 저는 당연히 이 부분부터 찾아 읽어보았습니다. 기본생활부터 신체운동, 의사소통, 사회관계, 예술경험, 자연탐구 놀이에 걸쳐 다양한 놀이들이 실려 있었는데, 그 중에는 이런 것도 놀이가 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도 있었어요. 내 이불과 베개 정리하기, 소매 올리고 손씻기, 식사 전·후 인사하기 등이 좀 의아하게 여겨졌지만 상호작용에 원리를 둔만큼 어쩌면 기본생활 놀이가 가장 중요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금 곰돌군이 다니는 어린이집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집에서 꼭 한 번 실천해봐야겠어요. 그 외에도 그림책 읽기, 엄마 아빠랑 발바닥 맞대기, 야외활동 등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런 저런 책을 읽어도 저에게는 아직 놀이가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이 놀이가 우리 곰돌군에게 잘 맞을까, 즐거워할까 반응부터 생각하게 돼요. 일단 기본생활 놀이부터 하나씩 실행해봐야겠습니다. 중요한 건 상호작용이니까요. 효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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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림트 - 빈에서 만난 황금빛 키스의 화가 클래식 클라우드 3
전원경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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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겨울, 체코와 헝가리를 포함해 오스트리아를 여행한 적이 있습니다. 힘든 학기를 보낸 터라 어디로든 떠나고 싶었고, 오랫동안 동경해온 동유럽 지역을 선택한 거였어요. 그 선택을 할 당시에 클림트라든가, ‘키스는 물론 포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때의 여행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기억 중에는 오스트리아 벨베데르 궁전에서 만난 클림트의 <키스> 도 있답니다. 그 외의 다른 그림들을 보면서 가이드의 설명도 열심히 듣고 가슴 벅찬 감동을 느끼기도 했지만, 사실 그 내용들이 전부 기억나지는 않아요. 그럼에도 그 때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라는 느낌은 여전히 마음 한 구석에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이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에 클림트-가 포함되었다는 것을 알고 주저 없이 그와의 여행에 동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구스타프 클림트는 1862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나 1918년 뇌출혈로 쓰러져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쭉 빈에서만 살았던 화가입니다. 저자는 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라는 공간적 배경을 탐구할 필요가 있다고 하는데요, 당시에는 다양한 사조가 나누어지던 파리, 표현주의가 싹트기 시작한 베를린 같은 도시에 살았다면 <키스><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 등과 같은 그의 대표작들은 결코 탄생할 수 없었을 거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자신의 작품에 황금을 녹여 얇게 바르는 기법을 사용했던 클림트는 흔히 황금의 화가로 불리지만, 우아하고 아름다우며 부유하지만 시대착오적이고 허세에 빠져 있던 도시 빈의 모순을 클림트의 그림들이 표현하고 있다고 해요.

 

저자는 클림트의 전 생애를 더듬으며 그의 발자취를 따라갑니다. 가난한 보헤미안 이민자 가정의 장남이자 7남매의 둘째였던 구스타프 클림트는, 형제 두 명과 함께 장식공예학교에 들어갑니다. 열일곱 살이 되면서 동생 에른스트, 친구 프란츠 마치와 예술가 컴퍼니를 결성하고 일감이 몰리면서 차츰 명성을 떨치기 시작해요. 책에서 본 초기 그의 작품은 클림트의 그림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만, 누구에게나 시작이 있으니까요. 본격적으로 클림트 스타일이라 불리는 최초의 작품은 <팔라스 아테나>입니다. 과거의 예술과 문화에 기대, 황금으로 장식된 여신의 모습은 분명 인상적입니다. 클림트가 처음으로 금을 얇게 펴 바른 금박 기법을 사용한 작품은 <유디트> 이고요.

 

그리고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키스>에 대한 언급이 빠질 수는 없겠죠. 남녀가 입술을 맞대기 직전 서로를 포옹하고 있는 이미지를 10년 이상 반복해 그렸다고 해요. 이 작품은 그 유명세만큼이나 다양한 해석이 난무한다고 하는데요, 그것은 클림트의 복잡한 연인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평생의 연인이라 일컬어지는 에밀리가 있었음에도, 클림트는 자신의 그림의 모델이었던 수많은 여성들과 관계를 가졌다고 합니다. 저자는 <키스>가 한 인간으로서, 완연한 생의 후반기로 들어선 클림트의 심정을 모두 토로한 작품이라고 해석합니다.

 

<키스>외의 다른 유명한 작품들도 풍부하게 소개하고 있어 혹시 오스트리아, 특히 빈, 그리고 특히 클림트의 그림을 보러 가기 전에 읽어두면 충분히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됩니다.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없지는 않지만 찬찬히 저자의 글줄기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빈의 거리를 걸으며 클림트의 그림들을 감상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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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야상곡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2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권영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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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름이 되었습니다. 나카야마 시치리. 매번 새로운 충격을 안겨주는 그가 이번에는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제2탄으로 돌아왔어요. 어떤 죄를 지은 의뢰인이라도 반드시 집행유예를 따내고 마는 무소불위의 변호사, 소년 시절 살인사건을 저지른 과거가 있는 변호사인 그가 전혀 승산이 없어 보이는 평범한 주부의 변호를 자처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남편 쓰다 신고를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쓰다 아키코, 그녀는 자신에게 내려진 징역 16년에 대해 양형 부당을 주장하며 항소 수속을 밟고 있는 중입니다. 그녀의 변호사인 호라이 가네토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예전 미코시바에게 호되게 당한 경험이 있는 검사 미사키가 직접 나서게 되고, 뭔가 비밀을 감추고 있는 듯한 쓰다 아키코의 태도까지 더해져 사건은 점차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요. 과연 이 사건이 감추고 있는 진실이 무엇인지, 어째서 미코시바가 쓰다 아키코의 변호를 맡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면서 책장은 빠르게 넘어갔습니다.

 

초반부터 충격적인 장면이 이어집니다. 미코시바가 저지른 살인사건의 묘사.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에서의 잔인한 장면에는 비할 바가 아니지만, 만약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분이라면 깜짝 놀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도 불편해지는 속을 다스리며 되도록 기억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눈살이 찌푸려지는 건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이 시리즈의 1탄을 아직 읽지 못해서 전편에서도 사건 관련 서술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1탄을 읽지 않아도 그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짐승 같던 그가 어떤 경위로 변호사가 되었는지 정말 궁금해졌어요.

 

사건의 결말은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미코시바가 왜 쓰다 아키코를 구하기 위해 그렇게 고군분투했는지, 책을 읽으면서는 감도 잡히지 않았어요. 하지만 모든 진실이 밝혀진 뒤에는 어느 정도 납득이 갔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미코시바의 입장이고, 과연 쓰다 아키코도 그랬을까요. 더 언급하면 엄청난 스포가 될 것 같아 이쯤에서 멈춰야 하겠지만, 제가 그녀의 입장이었다면 모든 진실을 알고 난 후, 그리고 자신이 저지른 사건의 흑백이 모두 앞에서 밝혀진 뒤에도 미코시바를 향한 감정이 변했을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용서를 구한 게 아니었다.

보답을 바란 것도 아니다.

그것만이 짐승에서 인간으로 돌아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 믿음은 미코시바의 믿음일 뿐, 모두 그 믿음을 신뢰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그나저나 지금까지 읽은 이 작가의 작품 속 범인들은 왜 이리도 짐승 같은 건지요. 현실에서 더 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을 읽다보면 이 험한 세상에서 과연 누구를 믿고 의지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는 기분이 들어요. 그나마 [세이렌의 참회]는 결말이 희망적이긴 했습니다만.


어쨌든 선택을 한 미코시바 레이지의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집니다. 그의 변호사로서의 자격은 계속 유지될 것인지도 궁금하고요. 책의 뒷날개를 보니 조만간 이 변호사 시리즈 3탄이 출간될 것 같은데, 이러니저러니 해도 역시 기대되는, 요즘 가장 핫한 작가임에는 틀림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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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 It Up! - Music Craft Studio, 남무성·장기호의 만화로 보는 대중음악만들기
남무성.장기호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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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음악이나 미술에 전혀 재능이 없는 사람입니다. 누군가는 즐거워하며 기다렸을 그 과목의 수업시간이, 저에게는 무척 괴로웠어요. 특히 음악 시간에 작곡을 해보라는 수행평가는, 말 그대로 지옥(?)같은 괴로움을 안겨 주었습니다. 아무리해도 모르겠는 걸 어떻게 하나요. 미술 시간도 마찬가지였어요. 색감도 잘 모르겠고, 밤을 새워 완성한 만들기는 기대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짜잔! 저의 예상을 보기 좋게 깨트려주었죠. 세상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되지 않는 일이 있다는 것을, 저는 학교 다니면서 수학, 음악, 미술로 깨달았습니다. 으하핫.

 

그래서 음악이나 미술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 조금은 부럽기도 했어요. 내가 보는 세상과는 다른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학교에 있다 보니 특히 음악에 관심을 가진 아이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는데요, 제가 생각하기에 막연히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동경하는 경우도 꽤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의 반대로 본격적인 음악 공부를 하기 보다는 혼자서 곡을 만들고, 혼자 가사를 적고, 학교 축제에서나 자신들의 끼를 발산할 수 있었던 아이들도 많았고요. 만약 이 책이 학교 도서관에 꽂혀 있다면 그런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Pop It Up]은 남무성님과 장기호님의 대중음악 관련 이론과 생각이 만화로 그려진 책입니다. 히트곡의 조건, 대중음악의 3가지 형식, 실용음악 따라잡기, 흥미로운 스케일 이야기, 표절, 반드시 알아야 할 실용음악 용어들 등의 챕터로 나뉘어 심도 깊지만 재치 있는 음악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만화로 되어 있어 저도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래도 저에게는 조금 어려웠어요. 용어들이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도 않고, 워낙 관심 분야 밖의 내용이라 그런지 쉽게 와닿지가 않더라고요.

 

하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활활 불타오르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으로 대중음악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되돌아보고 마음을 다잡기에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배철수님처럼 음악 이론에 목말라 있거나 대중음악에 대해 기본 이론을 정립해 볼 생각이 있는 분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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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보는 일리아스 명화로 보는 시리즈
호메로스 지음, 김성진.강경수 엮음 / 미래타임즈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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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6세기부터 고대 그리스의 시인과 지식인들에 의해 널리 퍼지게 된 [일리아스]를 명화와 함께 읽을 수 있다니, 굉장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고전 중의 고전이라 일컬어지는 [일리아스]에는 트로이아 공방 50일 동안의 이야기, 10년의 세월이 담겨 있어요. 우리에게는 트로이 전쟁이라 알려져 있는 그 사건의 발발 원인과 진행 상황, 종전에 관한 이야기가 화려한 명화와 삽화, 관련성 있는 풍부한 일화와 함께 실려 있습니다. 그래서 저를 비롯한 단순히 트로이 전쟁, 목마만 떠올리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감동과 경이로움을 선사해 주죠.

 

전쟁은 스파르타 제국의 아가멤논 왕의 동생 메넬라오스의 아내 헬레네를 트로이아의 왕자 파리스가 납치한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파리스가 헬레네를 얻게 된 것에는 신화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는데요, 파리스는 탄생 당시 트로이아를 망하게 할 운명이라는 신탁 때문에 산에 버려져 양을 치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는 산의 님페 오이노네와 결혼하여 아들 코리토스까지 낳고 오순도순 살고 있었지만, 어느 날 헤라, 아테네, 아프로디테의 미의 우열을 가릴 인간으로 선택되어 아름다운 여인을 약속한 아프로디테를 선택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언급된 아름다운 여인이 바로 헬레네였어요. 다른 두 여신으로부터는 그에 따를 저주를 받게 되지만 어찌됐든 그는 헬레네를 만나기 위해 조강지처와 아들을 둔 채 하산하게 됩니다.

 

트로이아 전쟁 하면 누구나 떠올리게 되는 한 인물이 있죠. 바로 아킬레스 건의 유래가 된 아킬레우스입니다. 그는 바다의 님페인 테티스와 인간 펠레우스 사이에서 태어났어요. 테티스는 그를 불사의 몸으로 만들고 싶어해 제우스에게 청원하고 결국 아킬레우스를 이승과 저승 사이에 흐르는 스틱스 강물에 담그게 됩니다. 하지만 이 때 테티스가 아킬레우스의 발목 부분을 잡고 있었기 때문에 강물이 닿지 않은 발목이 치명적인 약점이 되고 말았어요. 결국 그는 트로이아 전쟁에서 발목에 화살을 맞고 죽음을 맞게 됩니다. 아름답고 뛰어난 전사인 그의 곁에는 친구 파트로클로스가 있었는데요, 여러 우여곡절이 있지만 아킬레우스는 전리품으로 얻은 아름다운 브리세이스를 아가멤논에게 빼앗기자 자신의 명예가 실추되었다 여겨 한동안 전쟁에 참가하지 않았었지만, 파트로클로스가 헥토르에게 죽음을 당하면서 복수심에 다시 참전했던 거였죠. 물론 이 전쟁에서 트로이 목마도 빠질 수 없겠습니다.

 

요렇게 보면 무척 간단한 이야기인 것 같지만 10년의 세월 동안 공방이 계속된 만큼 주변의 상황과 등장인물들의 이야기, 신들의 개입도 빠질 수 없을 겁니다. 그래서 전체적인 이야기가 무척 방대해요. 여기에 당시 상황을 잘 보여주는 명화들이 삽입되어 생생한 글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헬레네는 남편 메넬라오스에게 돌아갔다는데, 책 안에서는 그녀가 여전히 남편을 사랑하고 있었다고 표현되어 있어요. 하지만 파리스와 도망갈 당시 값비싼 보석과 다섯 명의 시녀까지 데리고 간 그녀가 과연 어떤 마음을 품고 있었을지, 저는 감히 상상도 되지 않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바로 얼마 전 출간된 [아킬레우스의 노래]를 같이 읽고 있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저는 아킬레우스가 등장하는 부분에 유독 눈길이 갔습니다. 신화와 전사들의 이야기에 푹 빠져 지낸 며칠이었던 것 같아요. [일리아스]에 대해 말만 들었지 이렇게 제대로 읽어본 적은 처음이었기에 더 즐겁게 읽었습니다. 이제 [아킬레우스의 노래]도 중후반을 넘어서고 있는데, [일리아스]와는 다른 서정적인 결말을 맛볼 수 있을 것 같아 한층 더 기대가 되네요. 나중에 리뷰에서 한 번 더 언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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