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 소사이어티
내털리 제너 지음, 김나연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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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책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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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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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읽은 <검은 고양이>로 인해 고양이, 특히 검은 고양이들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길을 가다가도 고양이와 마주치면 내가 빙 둘러 돌아가기도 하고, 도망치듯 뛰어가기도 하면서 혹시나 집까지 따라와 해코지를 하지나 않을까 지레 겁을 먹었다. 그만큼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가 내게 남긴 감정은 무척 강렬한 것이었는데, 생각해보라! 완전범죄라 자신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들려오는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어른이 된 지금도 상상만으로도 소름이 쫙 돋으면서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가끔 아기의 울음소리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의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듣는 때가 있으면, 작품의 주인공이 들었던 울음소리가 혹시나 저것과 비슷하지는 않을까 생각하곤 한다.


인간은 그런 짓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단지 그 이유 때문에 비열하거나 어리석은 짓을 수없이 저지른다.


p 63

 

<열린책들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에 포함된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은 표제작 <도둑맞은 편지>를 비롯해 <어셔가의 붕괴>, <붉은 죽음의 가면극>, <검은 고양이> 등 총 네 편이 실려 있다. 모두 광기, 혹은 신들린 듯 써내려갔다는 표현이 떠오르게 만드는 작품들로 볼 때 포가 선보인 작품 세계가 평범하지만은 않다고 느껴진다.

 

평생을 '때 이른 매장'에 대한 공포에 집착했다는 이야기에서, 혹시나 포 자신이 그런 범죄와 연관된 적이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특히 <어셔가의 붕괴>가 전달하는 공포와 두려움은 무척 생생하다. 처음에는 화자의 친구인 로드릭 어셔의 쌍둥이 동생 매들린에 대해 '혹시 뱀파이어?'라는 터무니없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로드릭 어셔가 보이는 신경증과 유전병, 그리고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기에 앞서 화자가 어셔가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에서 '근친상간'으로 인한 죽음의 가능성이 제일 높아 보인다. 어쩌면 가문 대대로 내려왔을지도 모를 전통. 포는 '근친상간'으로 인한 가문의 몰락, 그에 대한 로드릭 어셔의 강박적인 공포 등을 환상적이고도 괴이한 분위기로 자아내다가 결국에는 실체적인 붕괴를 선보이며 절묘한 결말을 제시한다.

 

<붉은 죽음의 가면극>은 죽음을 다루는 방식이 기묘하면서도 매우 독창적이다. '붉은 죽음'을 피하기 위해 천 명이나 되는 사람이 성에 모여 고립된 생활을 이어가고 연회를 즐기지만, 결국 그들도 그 죽음을 피하지는 못한다. 죽음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실체화하여 사람들이 피로 물들어 쓰러지는 장면은 가히 연극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살아있는 것이 어디에 있든 아무리 죽음을 피하려고 발버둥쳐봐야 소용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1842년 1월 아내인 버지니아가 각혈할 뒤 발표된 것으로 '붉은 죽음'이 결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는가 하는 의문에 신빙성을 더해주는 듯 하다.

 

<모르그 가의 살인>, <마리 로제의 수수께끼>와 함께 아마추어 탐정 오귀스트 뒤팽이 등장하여 사건을 수사하는 이야기로 유명한 <도둑맞은 편지>. 현 내각의 장관이자 문제적 인물인 D가 어떤 중요한 인물에게서 탈취해 간 편지를 너무나 간단하게 되찾아오는 뒤팽의 모습을 그린다.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은 물론 인간의 본성이나 본능, 논리와 추론에 대한 뒤팽의 의견을 듣는 재미도 무척 크다.

 


 

 

마치 각기 다른 세계의 문을 하나씩 열고 들어갔다가 나온 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작품들. 불행한 유년시절과 그보다 더한 불행을 겪었던 포의 이야기를 알고 작품을 읽으면 어딘가 아련한 슬픔 비슷한 것이 느껴지는 듯도 하다. 어둡고 기괴한 분위기가 마음을 움켜쥐는 것 같지만, 한 번이라도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을 맛본 독자라면 그 중독성을 거부하지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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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른의 유괴마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3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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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계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그에 따른 백신접종으로 뜨겁다. 매체에서는 연일 코로나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람들의 기사를 다루고, 유가족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 어떻게 백신과 연관이 없을 수 있냐며 청원글을 올린다. 2차 접종까지 완료했고 항체가 생긴다는 14일을 넘겼지만, 나 또한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백신 접종 뒤에 한달 뒤에도, 두달 뒤에도 사망했다는 사람들의 기사를 본 탓이다. 마치 몸 속에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가는 기분. 2차 때 무척 고생을 한 내 모습을 지켜본 까닭인지, 옆지기는 백신 예약 뒤에도 여전히 고민에 빠져 있다. 백신 맞고 자기 잘못되면 어떻게 하냐며 하루는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했다가, 하루는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 지시사항을 알려주기 바쁘다.

 

신기하게도 작가 나카야마 시치리의 이번 작품 주제는 백신이다. 2013년 일본에서 일어났던 자궁경부암 백신 부작용 피해 사례를 바탕으로, 당연히 맞아야 하는 줄 알았던 백신 접종이 얼마나 위험한지, 그리고 그 부작용에 눈감으려하는 제약회사와 의사협회, 정부관료들의 파렴치한 행태에 대해 묘사하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백신 부작용을 쉬쉬하려는 무리들에 대해 날카로운 시각이 더욱 눈에 띄는 이유는, 중학교 1학년 때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은 딸에게 부작용이 나타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작가 본인의 경험이 녹아들어있기 때문인지 피해 여학생들과 그 가족의 아픔이 한층 더 생생하게 전달되는 듯한 기분이다.

 

이누카이 하야토가 등장하는 세 번째 시리즈. [살인마 잭의 고백]과 [일곱 색의 독] 을 잇는 [하멜른의 유괴마]에서는 자궁경부암 백신과 관련된 여학생들을 차례로 유괴하는 범행이 시작된다. 여학생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가 그려진 그림엽서가 발견되었는데,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는 독일의 하멜른이라는 도시에 전해지던 민간설화를 그림 형제가 동화책으로 펴낸 이야기다.

 

쥐로 인한 피해에 시달리던 도시에 퇴치자를 자처하는 남자가 나타나 도시 사람들과 쥐 퇴치 계약을 맺고, 피리로 유인해 쥐떼를 강으로 유인해 모두 빠뜨려 죽인다. 하지만 주민들은 약속한 보수를 지불하지 않고 이에 화가 난 남자는 피리를 불어 마을 아이들 130명을 유인해 동굴로 몰아넣은 뒤 동굴 안에서 입구를 막아버렸다고 한다. 마치 그런 사람이 실제로 존재하기로 하는 것처럼, 순식간에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져버린 소녀들. 대체 범인이 노리는 것은 무엇인가.

 

자궁경부암 백신 부작용이 나타난 소녀들을 바라보니, 마치 내 자식을 보는 것마냥 마음이 아프다. 접종열만 올라도 밤을 지새우는 것이 부모 마음이거늘, 멀쩡하던 자식이 하루아침에 기억을 잃어가고 사지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것을 지켜만 봐야 하는 심정이 오죽할까. 딸 사야카가 투병하고 있기 때문인지 '얼굴 값 못하는 이누카이'는 이번에는 아버지의 심정으로 수사에 착수한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과 대화하는 것은 쉽지 않고, 그런 그의 부족한 면을 보충해주는 것은 역시 형사로서의 뛰어난 감각과 능력이다.

 

부작용에 대해 알고 있었으면서도 감추려고만 하는 무리와,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분노했던 누군가. 작가가 그린 일본의 풍경은 비단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잘못한 것을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것이 그리도 어려운 일인가. 특히 어린 소녀들의 미래를 담보로 잡은 상황에서. 답답함에 가슴이 콱 막히는 듯한 기분이다. 코로나 백신도 문제가 있다면 하루 빨리 접종을 중단하고 더 나은 길을 모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미 피해를 당한 사람이 너무 많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사람은 너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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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열전
박시백 지음, 민족문제연구소 기획 / 비아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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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매체에서 독립운동가의 후손인 누군가가 아주 힘들게 생활하고 있다는 기사를 다룬 적이 있다. 친일파들의 후손은 여전히 떵떵거리며 잘 살고 있는 반면 의로운 일을 했던 누군가의 가족들은 힘든 삶을 견뎌야 하는 사회, 여기가 대한민국이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대부분의 전범들을 심판했던 독일과는 달리, 일본의 전범 심판, 그리고 친일파들에 대한 처벌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 문제는 여전히 살아있는 불씨가 되어 가끔 수면 위로 떠오른다. 하지만 그 때뿐. 시민들은 분노하고 침을 튀겨가며 그들을 비난하지만 또 어느 새 잠잠해져 다시 물 밑 깊숙한 곳으로 가라앉고 만다.

 

사실 우리는 친일파로 활동한 이들이 누구인지 그 면면조차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 기껏해야 이완용 정도일까. 일본의 식민통치가 끝난 뒤에도 처벌은 커녕 우리 사회의 주류로 자리잡았던 그들. 아마도 그들은 시간이 흐르면 모두 자신들을 잊을 것이라 생각했겠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일생을 바쳐 친일파 연구에 주춧돌을 놓았던 임종국 선생님. 뒤이어 민족문제연구소에 모인 뜻있는 연구자들이 시민들의 뜨거운 응원과 지지에 힘입어 2009년, 마침내 <친일인명사전>을 세상에 내놓았다. 지금부터 다시 수 백년의 시간이 지난들, 우리가 그들의 이름을 잊을쏘냐!!

 

마음의 각오를 하고 펼친 책이지만 처음부터 너무 강한 충격에 할 말을 찾을 수 없었다. 한국을 강제 병합한 직후, 일제는 황족과 친일파들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광범위하게 은사금을 살포했는데, 그 중 은사금을 받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긴 한 장의 사진이 정말 충격적이었다. 양반과 유생들이 은사금을 받기 위해 두 손을 살포시 모으고 나란히 서 있는 그 모습이란! 자신들을 조선의 주춧돌이자 자존심이라 여기며 살아온 그들이, 그렇게 순식간에 자긍심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는 사실에 허탈감을 느꼈다. 모든 양반과 유생들이 그 자리에 서 있지는 않았을 것이나, 조선을 떠받치고 있던 힘이란 얼마나 약한 것이었던가, 이 사진 한 장으로 통감할 수밖에 없다.

 

각계각층에서 친일파로 활동한 이들의 행적을 살피다보니 어쩌면 그들이 일본인 관리보다 더 악랄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식민지 시대에 그렇게도 출세가 하고 싶었을까. 일본에 건너가 일하다가 돌아와 순사가 되었던 노덕술. 그는 부산 지역의 항일운동을 탄압하면서 악랄한 고문을 가하기로 유명했다고 전해진다. 해방 뒤에는 수도관구 경찰청 수사과장을 맡았는데, 의열단 단장 김원봉을 잡아 뺨을 때렸다니, 와, 이런 ^&^^&%&%^%&^%*%*&%^!!

 

읽을수록 '이 사람도 친일파였어? 이 사람도, 이 사람도??' 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온다. 특히 문학과 예술 분야에서 활동한 친일파들에 대한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광수, 최남선, 김동인 같은 인물들. 1955

년에 제정된 동인문학상은 지금까지 이어져 있다고 하는데, 소올직히 이 상을 제정한 사람들이 제정신인가 싶다. 얼른 폐지해야지, 그저 '폐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을 뿐이라니!! 노천명의 소설이 아무리 좋다 한들, 현제명이 지은 곡이 아무리 심금을 울린다 한들 그들의 친일 행적은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다. 그들의 예술혼까지 더럽혀졌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이 또 태세 전환은 어찌나 빠르신지, 현제명은 해방되자 곧바로 <독립행진곡>을 작곡하며 1976년까지 서울대 음대 교수로 일했다니, 그저 할 말을 잊을 뿐이다.

 

한편으로는 그 시대, 우리의 열악한 환경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일제 식민 통치를 거치고 겨우 해방되나 싶더니 예기치 않게 찾아든 동족상잔의 비극. 그 아수라장에서 우리 사회를 뒷받침해나갈 인물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친일파들이라도 데려다 일을 시키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의식 수준도 미비했고, 사회적으로 준비도 부족했다. 국민들에게도 친일파 청산보다 당장 먹고 사는 게 시급했을 시절. 너덜너덜해진 우리 역사 속 한 부분을 바라보는 것 같아 침통할 따름이다.

 

책의 맨 뒷장에는 친일파들의 이름이 고스란히 실려 있다. 혹시라도 우리 아이들과 같은 이름이 실려 있을까, 괜히 조마조마. 내 앞으로 이 책을 길이길이 기억하고 남겨서 후손들에게 음이라도 같은 이름은 한 자도 짓지 못하게 하리!

 

다시 한 번, 소중한 목숨을 바쳐 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써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부디 그 후손들이 친일파보다 승승장구하는 나라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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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른의 유괴마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3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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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공권력을 조롱하기라도 하듯 몸값 지불 장소를 요리조리 바꿔가며 경찰들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는 범인. 70억엔이나 되는 돈을 대체 어떻게 받아낼 속셈인가. 하지만 사냥개 이누카이 하야토의 냄새맡는 코를 피해갈 수는 없다. 여자의 거짓말을 간파해내는 것은 어려워도 남자의 거짓말이라면, 그리고 작은 단서만 있다면 그를 속일 수 없다. 겹겹이 쌓인 결말 속에서 과연 진짜 범인은 누구인가. 그렇지! 우리 사회 속에는 범인보다 더 악랄하고 교활한 이들이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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