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카타의 세 사람
메가 마줌다르 지음, 이수영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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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 정말 이상하네! 강도가 들고 가정 내 문제가 일어나도 이웃 간 싸움이 날 때마다 우연히 지나가다니!
p152

콜카타의 ‘세 사람’ 중 마지막 인물은 지반이 다녔던 학교의 체육 교사였다. 그는 지반을 멘티로 생각하고 친절하게 대했으나, 지반은 그를 그저 다른 교사보다 조금 더 친절한 사람이라고 여겼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반이 학교를 떠난 것에 배은망덕하다고 느꼈을까.

현재 그는 자신이 지지하는 제1야당, 국민복지당을 위해 거짓 증언을 하며 돌아다닌다. 조금의 가책도 보이지 않고. 그가 지반 사건에서도 거짓 증언을 하게 될까. 기자를 철썩같이 믿고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지반도 그렇고, 불안한 기운이 가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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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똑똑해지는 역사 속 비하인드 스토리 - 인류사에서 뒷이야기만큼 흥미로운 것은 없다! EBS 알똑비 시리즈 1
EBS 오디오 콘텐츠팀 지음 / EBS BOOKS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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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책을 분류하는 기준에서 '통사'도 중요하지만 뒷이야기의 재미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역사에 흥미를 느끼는 방법으로 이 '뒷이야기'의 활약이 지대하니까요! 어쩐지 나에게만 들려주는 비밀 같은 거랄까요. 어렸을 때 모 방송국에서 방영하던 <진실 혹은 거짓>이라는 프로그램을 무척 재미있게 봤었는데, 요 책을 읽다보니 어쩐지 그 프로그램을 볼 때 받았던 느낌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저건 진짜일까 가짜일까, 이 이야기는 진실일까 거짓일까. 침이 꼴깍 넘어가는 비밀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클레오파트라가 백인이라는 이야기, 혹시 들어보셨나요? 저는 그녀가 이집트 사람이니 백인이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흑인이거나, 혹은 구릿빛 피부를 가진 그저 '이집트인'이라고만 여겨왔죠. 그런데, 두둥! 아니랍니다! 클레오파트라는 그리스계 백인이랍니다! 여기에는 역사적으로 복잡한 이런 저런 사연이 있는데요, 마케도니아 왕국의 멸망과 관련이 깊습니다. 누구나 한 번은 들어봤을 그 이름, 알렉산드로스 왕이 페르시아가 지배하던 이집트를 정복하고 동쪽 지역으로까지 진출해 인도까지 달하는 대제국을 건설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의 사후 마케도니아 왕국은 부하 장군들에 의해 4개 왕국으로 분열되었고, 그 중 프톨레마이오스가 이집트를 차지한 거예요. 그의 후손들이 이집트를 통치하게 되었고, 우리가 알고 있는 클레오파트라는 이 왕조의 마지막 파라오 클레오파트라 '7세'입니다. 맞아요! 클레오파트라-라는 이름을 사용했던 사람도 이미 여러 명이었던 겁니다. 게다가 이름 자체도 이집트식 이름이 아니라 고대 그리스어로 '아버지의 영광'이란 뜻을 가진 그리스식 이름이라니, 오와, 이리 짧은 지면에 담긴 지식이 왜 이리 풍부한가요!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라고 이야기한 사람이 마리 앙투아네트가 아니라 루이 14세의 부인인 마리 테레즈였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계시죠? 원래는 '빵이 없으면 파이의 딱딱한 껍질이라도 먹게 하세요'라는 말이 앞의 문장으로 변질된 것인데요, 여기에도 정치적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 프랑스인들이 적국으로 여겨온 오스트리아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자, 혁명을 앞두고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미지를 나쁘게 조성할 필요성에 의해 의도된 계략이었던 겁니다. 실제 마리 앙투아네트는 아이들에게 감사와 검소함을 가르쳤고, 측근들과 시종들도 그런 그녀의 겸손과 친절함을 칭찬했다고 해요. 심지어 처형 당하기 전에 쓴 편지에도 원망의 말 대신 용서와 가족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다고 합니다. 당시 시민들 사이에 퍼져 있던 극심한 생활고, 그리고 적국이었던 오스트리아의 여성이 자신들의 왕비가 되었던 것에 대한 불만이 마리 앙투아네트와 관련된 허황된 소문을 만들어냈다니, 너무나 가엾습니다.

 

요즘 저희 첫째 아이가 잘 부르는 노래가 있습니다. 바로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이에요. 아직 한글을 떼지 않아서 소리를 듣고 부르다보니 '말목 자른 김유신'을 '발목 자른 김유신'으로 부르기도 하는 등 포복절도할만한 가사가 이어지기도 하지만 대체로 열심히, 즐겁게 부르고 있습니다. 요 노래 가사 첫부분에 '단군 할아버지'가 등장하십니다. 결국 단군 할아버지의 출생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러다보니 웅녀님이 등장하지 않겠습니까. 곰이었던 웅녀님이 사람이 되기 위해 백일 동안 동굴 안에서 쑥과 마늘만 먹었다는 이야기, 한국인이라면 모두 알고 있는 이야기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거 아닙니까! 웅녀님이 사람이 되는 그 당시 한반도에는 마늘이 없었대요. [삼국유사]에 마늘로 표기된 한자는 '산(蒜)'이라는 것으로 이것은 달래를 가리킵니다. 하지만 달래는 매운 맛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무릇'이라는 주장도 있는데요, 식용 또는 구충제로 사용되었다고 해요. 웅녀님이 드신 것이 달래든 무릇이든, 마늘은 확실히 아니었고, 또 이 이야기에는 부족 간 연합과정이 표현되어 있다는 것, 기억하십셔!

 

페이지가 그냥 쑥쑥 넘어갑니다.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더 잘 기억하고 싶은 마음에 아껴 읽으려 했으나 그럴 수가 없었어요. 그 어떤 스릴러보다 흥미진진한 반전 이야기, 역사 속 뒷이야기의 커밍아웃, 재미납니다!

 

**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EBSBOOKS>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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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즈버그의 차별 정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지음, 이나경 옮김, 코리 브렛슈나이더 해설 / 블랙피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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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前) 미국 연방 대법원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원정과 여덟 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된 대법원에 여성 대법관이 충분해질 때가 언제일 것 같으냐는 질문에 '아홉 명일 때'라고 대답한 일화는 유명하다. 여성으로서는 두 번째 연방 대법원 대법관이었던 그녀가 유명한 이유는 그녀의 직함 때문만은 아니라, 그 누구보다 긴즈버그가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를 남녀에게 동등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흡사 영웅같은 그녀의 행보가, 그러나  늘 승리했던 것은 아니었다. 지더라도 감명 깊은 소수 의견을 남기는 것으로 유명한데, 심지어 '버웰 대 호비 로비 스토어스' 재판의 소수 의견은 인터넷으로 확산된 노래의 기초가 되었다고 한다. 무엇이 이토록 그녀에게 열광하게 만드는 것인가.

 

뉴욕 브루클린의 노동자 거주 지역에서 자라 대학교를 졸업한 뒤 사회복지부에서 근부하던 그녀는 근무 중 딸을 낳은 뒤 좌천된다. 이에 굴복할 수 없었던 긴즈버그는 하버드 로스쿨에 진학했고 남편 마틴과 함께 학업을 이어가지만 그 사이 마틴이 암 진단을 받았다. 그의 과제를 도와주고 자신의 강의를 들으면서 딸까지 키워야했던 긴즈버그. 여기까지만 읽었는데도 내 숨이 차오르는 느낌이다. 그녀는 어떤 생각으로 그 모든 일을 감당할 수 있었을까.

 

이후 컬럼비아 로스쿨로 옮겨 수석 졸업했지만, 직장을 구하는 데 꽤 애를 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헌법 담당 제럴드 건서 교수의 추천으로 재판연구원으로 일할 수 있게 되었고, 미국 전체에 여성 법학과 교수가 20명도 안 되던 당시 럿거스 로스쿨에서 강의를 하게 되었다. 남성 교수보다 낮은 연봉에 반발한 긴즈버그는 학교의 평등 입금 운동에 참여했다. 이것이 시초였을까. 그녀의 다음 행보는 <여권 법 리포터>의 고문으로 이어진다.

 

1970년대, 헌법 내 성차별은 흔했고 위헌으로 간주되지 않았던 시절부터 긴즈버그는 '여성에 대한 동등한 보호, 생식의 자유, 시민권'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대단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의 활동을 한 사람을 찾아내려면 못 찾아낼 것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그러나 [긴즈버그의 차별정의]에 실린 몇몇 사건, 특히 <크레이그 대 보런> 사건을 살펴보면 그녀의 냉철하고 날카로운 의견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남녀 간의 '본질적 차이'는 존중받을 요소지 어느 쪽이든 폄하당하거나 기회를 제한받을 요소가 아니다. 성별 분류는...과거처럼 여성의 법적, 사회적, 경제적 열등성을 만들어내거나 지속시키는 데 이용해서는 안 된다.


p 52

 

 

겉으로는 젊은 여성에게 나이가 같은 남성에게는 허용하지 않는 자유를 주는 것처럼 보이는 오클라호마주. 18세 여성은 3.2도 이하 맥주를 살 수 있으나 남성은 21세가 되어야 살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이 있었는데, 이 법이 여성에게 유리하다고 본 이들이 있었던 반면 긴즈버그는 '젊은 여성이 젊은 남성보다 성숙하다는 고정관념'이 저변에 깔려 있음을 꿰뚫어보았다. '고정관념이 아무리 여성에게 긍정적인 것'이라 해도 남녀를 다르게 대우하는 법은 '남녀가 인간으로서 잠재력을 온전히 실헌하는 데 장벽을 세운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녀는 '성차에 대한 사회의 기대라는 부담'에서 자유로울 권리도 주장한다. 이 사건을 다룬 글을 읽고 얼마나 놀랐는지. 내 안에 자리잡은 뿌리깊은 고정관념을 느낌과 동시에 긴즈버그의 통찰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긴즈버그가 법을 통해 여성해방운동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지만, 비단 '여성'의 자유만 이야기한 것은 아니다. 인종, 젠더, 성적 지향 등과 상관없이 모든 시민이 법 아래 평등한 지위를 누리기를 원했고 자신의 소신에 따라 의견을 밝혔다. 법 안에서 온전한 권리와 자유를 누리지 못한다고 생각한 대상이, 모두 그녀가 옹호한 사람들인 것이다. 이렇게 훌륭한 법조인이 이제 세상에 없다는 사실에 공허함을 느낀다. 전문적인 용어가 사용된 데다 문장이 매끄러운 편은 아니었지만, 이처럼 그녀의 말과 글은 영원히 남아서 긴즈버그의 길을 따라가려는 사람들에게 등불이 되어줄 것이다.

 

** 네이버 북카페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블랙피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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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카타의 세 사람
메가 마줌다르 지음, 이수영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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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당신 페이스북에서 테러리스트 모집자와 채팅한 기록을 찾아냈어요.
p 31

알고 있었지만, 역시 인터넷 세상 무섭다. 페이스북에서 가끔 안부를 주고받던 누군가가 테러리스트 모집자였다니. 기차 방화 사건이 일어난 후였기 때문에 지반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는 쉽게 거둬지지 않을 듯 하다. 그녀가 만나지 않은 사람을 만났다고, 그녀가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증언하는 사람들. 그들의 눈에 비친 것은 과연 무엇일까.

또 한 명의 등장인물 러블리. 그녀는 히즈라, 트랜스 여성이다. 배우를 꿈꾸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하는 여성. 지반이 기차에 불을 질렀어야 하는 시간에, 그녀는 러블리에게 영어를 가르쳐주기 위해 빈민가에 있었다. 러블리는 지반을 위해 옳은 증언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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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즈버그의 차별 정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지음, 이나경 옮김, 코리 브렛슈나이더 해설 / 블랙피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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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히 살아서 움직이는 긴즈버그의 냉철하고 예리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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