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동화를 비틀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싶었을 테고, 솔닛의 명료함이 돋보이기를 바랐다.

 

너무 무난하다 못해 진부한 이야기 흐름에 작가가 동화, 라는 장르를 얼마나 쉽게 보았는지 생각했다. 왕자의 역할이 작다는 것, 그 왕자도 자신의 꿈을 찾아본다는 것, 신데렐라가 본인의 꿈을 찾고 다른 사람, 다른 어린이들을 돕고 자신의 정체성을 부모나 남(편)을 통해서 부여받지 않는다는 점은 아주 쉬운 '다른' 길이다.

 

잃어버린 신발, 신데렐라를 위한 바로 그녀만의 신발. 활동적인 신데렐라와 마부와 시종의 다른 디테일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아, 이게 뭐라고 이런 뻔한 발상에 감히 '해방'을 붙였는가 싶다. 저자가 해설에 붙였듯 (이민자, 제3세계) 어린이 노동 현실에 대해서 쓰려 했다면 더 심각하고 진지하게 동화를 대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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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9-06-15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솔닛은 좀 사는! 배운! 백인!여성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듯 하다는 느낌이 들어. 한국에서는 무척 인기가 있던데 나는 미국에서 마이너리티다 보니 그런 게 자꾸 눈에 들어오더라고.

유부만두 2019-06-15 07:55   좋아요 1 | URL
네. 그 한계가 너무 드러났어요. 동화라는 장르, 노동하는 어린이, 그리고 제 3세계 사람들, 거기에 더해 자신의 독자들을 아래로 보는 시선.

재미라도 있게 썼다면 좀 나았을까, 이래저래 실망스러웠어요.

echoonoo 2021-07-10 09: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최근 한글판으로 읽었는데 너무 공감합니다. 일단 스토리가 너무 지루하고 가르침을 받는 느낌이었어요.

유부만두 2021-07-10 15:39   좋아요 0 | URL
저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어요. 저자의 명성과 기대에 못미치는 독서였어요. ㅠ ㅠ
 

 

 

 

 

 

 

 

 

 

 

 

제목의 뜻이 보리 한 가지 맛, 인줄 알았는데 ...

 

보리일미는 최상의 진리를 깨우치(게 만드)는 한 가지의 맛, 이라고 한다. 철학의 경지.

 

너무나 멋진 사진들이 실려있다. 주인공은 풀, 뿌리, 나물들.

사찰음식이 주제라 고기나 오신채는 들어있지 않다.

 

이름도 낯설고 처음 보는 자태의 아름다운 나물들이 이런 저런 포즈로 누워있다. 모르는 외국어 상표의 최고급 럭셔리 시계와 패션 아이템들 처럼. 그런 책이다. 호화롭고 최상의 .... 나물 책.

 

얼른 시장에 나가서 한창 나오는 '생취나물'을 한 봉지 사서 데치고 현미밥에 얹어 나물밥을 지었다. 사진을 찍어보았지만 내 나물밥은 별로 고급스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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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나무 2019-06-11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먹음직스러워요! 지금 나 배고파서 그런 거 절대 아님 ㅋㅋ

유부만두 2019-06-11 23:10   좋아요 1 | URL
청국장도 끓였지롱?

태인 2019-06-11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급스러워보이는데요? 좋아요!

유부만두 2019-06-11 23:10   좋아요 0 | URL
칭찬 감사합니다! 책은 장말 호화롭거든요!

psyche 2019-06-15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보리일미 라길래 보리의 한가지 맛인가 했다는...ㅜㅜ

유부만두 2019-06-15 07:58   좋아요 0 | URL
그런데 철학의 경지에 이른다는 보리일미에서 소개하는 음식들이 너무 ‘고오오급‘ 이라 속세의 전 그냥,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이 되어버렸어요.

제가 본 요리책들 중 제일 호사스러웠어요.
나물과 풀이 고급이 될 수 없다는 뜻이 아니라, 화려함의 경지를 뛰어넘어버리니까 사찰음식과 모든 것들이 최상위 사람들만을 위한 것 같고 .... 아, 난 떡볶이나 먹어야겠다 싶고 기분이 묘해 지는 거에요. (없는 사람의 자격지심이랄까요) 좀 그랬어요.
 

 

그날 이후 회사나 일상에서 맨스플레인하려 드는 남자들을 볼 때마다 주장의 슛이 떠올랐다. 살면서 본 가장 의미심장한 슛이 아니었을까? 거기에 담긴 메시지는 매우 명확했다. "나의 킥은 느리고 우아하게 너희들의 ‘코칭‘을 넘어가지." 느리고 우아하고 통쾌했던, 잊지 못할 로빙슛! 러빙슛! - P60

하지만 언제까지나 같은 길만 걸을 수는 없잖아? - P91

아마추어 축구 선수로서 근육을 모으고 체력을 쌓는 일은 사회인으로서 돈을 모으고 커리어를 쌓는 일과 비슷한 것 같다. 이 하루하루의 변화들이 남은 30대와 다가올 40대, 50대를 단단하게 다져 줄 거라는 믿음을 갖고 앞으로도 (건)강한 몸을 위하여! - P156

실력은 노력을 먹고 자라지만, 요행수는 우연을 주워 먹고 자라는 법이다. - P164

세대차에 성별차까지 이중 코팅이 단단하게 되어 있으면 그 속의 얼굴이 더더욱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이렇게 ‘그룹‘으로서의 정체성이 또렷하면, 그룹을 이루고 있는 개체 간의 경계가 더욱 흐릿해서 곤란하다. - P181

축구뿐 아니라 유니폼을 입고 하는 모든 팀 스포츠들이 그렇겠지만, 때로 유니폼의 커다란 가시성은 그 안의 개인을 지나치게 비가시화한다. 한 사람의 개성이나 인격이 유니폼에 박힌 번호 뒤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 P196

어떤 경기를 보든 축구장에서 바깥세상으로 나올 때는 항상 12시 1분의 신데렐라 같은 기분이 되곤 한다. 눈앞에 펼쳐져 있던 마법 같은 작은 세계가 끝이 나버린 느낌. 한바탕 좋은 꿈을 꾸었고 이제부터 다시 현실입니다, 라고 누군가 일러 주는 시간.
[...]
나는 조금 조바심이 났다. 그녀들이 그렇게 빛이 나기까지 어떤 시간들을 보냈는지 이제 조금은 알기에, 축구 경기의 여운에 취해서 자랑스레 앞다투어 풀어내는 이야기들이 끝나기 전에 차 안에서 보내는 오늘 밤이 뚝 끊기지 않기를 11시 59분의 신데렐라 같은 기분으로 간절히 바랐다. - P216

새삼 깨달았다. 자신의 부재를 누군가에게 미안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의미에서 강자라는 것을. 미안할 수 없는, 누구도 그 미안함이 필요 없는 입장도 어딘가에는 늘 있으니까. - P220

일 나가고 아이 돌보는 시간을 쪼개고 쪼개 어떻게든 일상에 축구를 밀어 넣는 이 여정 자체가 어떻게든 골대 안으로 골을 밀어 넣어야 하는 하나의 축구 경기다. 기울어진 축구장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여자들에게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라는 걸 잘 알기에 모두들 최대한 모두의 일상에 축구가 들어갈 수 있도록 패스를 몰아주고 공간을 터 주고 리듬을 맞취 준다. 여기서 우리는 한 팀이다. - P270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운동이 ‘운동‘이 되는 순간이다. 일상에서 개인이 편견에 맞서 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건 결국 편견의 가짓수를 줄여 나가는 싸움 아닐까. "여자가 00를 한다고?"라는 문장에서 00에 들어갈 단어의 숫자를 줄이는 것 같은. -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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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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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요츠바랑 1, 아즈마 키요히코, 대원씨아이, 2004

너에게 닿기를 1, 시이나 카루호, 2007

오늘의 인생 (윈터 에디션 한정 양장본), 마스다 미리/이소담 역, 이봄, 2018

유리가면 1, 미우치 스즈에, 대원씨아이, 2010


<어린이 청소년>

있으려나 서점, 요시타케 신스케/고향옥 역, 온다, 2018

도서관을 훔친 아이, 알프레드 고메스 세르다/김정하 역, 클로이 그림, 풀빛미디어, 2018

개똥 브라더스, 미리베스 볼츠/김현우 역, 개암나무, 2013

리틀 야구왕, 김양희, 남기영 그림, 거북이북스, 2014

When Hitler Stole Pink Rabbit, Judith Kerr, Puffin, 2009


<비문학>

여행의 이유, 김영하, 문학동네, 2019

아직 도쿄, 임진아, 위즈덤하우스, 2019 

요가 매트만큼의 세계, 이아림, 북라이프, 2018

8주에 완성하는 홈요가, 이유주, 김영사, 2018

요가 교과서, 골디 카펠오렌/김수진 역, 프로제, 2018

아무튼 요가, 박상아, 위고, 2019

고민이 고민입니다, 하지현, 인플루엔셜, 2019

교토의 밤 산책자, 이다혜, 한겨례출판, 2019

아무튼 술, 김혼비, 제철소, 2019

우리가 잃어버린 천재화가 변월룡, 문영대, 컬처그라퍼, 2012

변월룡 1916-1990, 국립현대 미술관 도록, 2016

1만권 독서법, 인나미 아쓰시/장은주 역, 위즈덤하우스, 2017

먹고 사는 게 전부가 아닌 날도 있어서, 노지양, 북라이프, 2018


<문학>

부끄러움, 아니 에르노/이재룡 역, 비채, 2019

진이 지니, 정유정, 은행나무, 2019


<영화>

논-픽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나는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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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9-06-01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가 시작한 거 티난다.

목나무 2019-06-01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언제 저랑 요가 한판 하시겠습니까. ^^

유부만두 2019-06-10 09:4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언젠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