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방치됐던 보건진료소를 다시 살펴야 하는 이유는 이런 맥락에서다.
농어촌 주민의 일상에 가장 근접한 곳에서 예방·치료·돌봄을 수행해온 유일한 제도적 기반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가 잊고 있었던 ‘완성된 해법‘을 발견했다는 뜻은 아니다. 오래된 제도임에도 누구도 제대로 챙기고 가꾸지 않아 인력은 부족하고, 시대 변화에 맞는 기능과 역할 재정비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장애물로 남아 있다. - P15

한양대·고려대·성균관대도서관 ID가 거래되는가 하면, 올리브영무신사, 네이버, 탑툰, 카카오, 멜론, 텀블벅, 예스24 등 주요 인터넷 서비스의 ID등이 매물로 등재되어 있었다. 각 서비스매물에는 실명인증한 아이디를 제공한다는 설명이 달려 있었다. ID당 가격은100~300위안(약 2만~6만원) 수준이다. 한국 인터넷 서비스 접속 정보 보호가 얼마나 취약한지 드러내는 모습이다. - P17

특검 공소장에 따르면, 무인기 침투이후 북한 내부 경계가 삼엄해졌다. 북한은 경비 인력을 재배치하고 사상 교육을 강화했다. 동시에 러시아 방공무기체계를 도입하는 등 경계 태세를 올렸다. 바깥으로는 방벽을 세우기 시작했다. 10월15일 북한은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와 철도를 폭파하면서 "이번 조치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대한민국의 연결통로가 철저히 분리됐다"라고 강조했다.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 P20

"단기적으로는 환헤지(환율변동에 따른위험에 대비해 사전에 특정 환율로 고정하는 것), 외환 스와프 연장 등의 수단으로 외환의 공급을 늘려 환율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한국의 산업구조 변화와 경쟁력 약화가원화 약세의 기저에 있다." 단기 처방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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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위대한 생각 1~5권 세트 - 전5권
마르셀 프루스트 외 지음, 유예진 외 옮김 / 은행나무 / 2014년 4월
62,000원 → 55,800원(10%할인) / 마일리지 3,1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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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 드리는 편지
프란츠 카프카 지음, 정초일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9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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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스 캐롤 오츠 : 작가의 신념- 삶, 기술, 예술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송경아 옮김 / 은행나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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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리스 기행 : 마루시의 거상
헨리 밀러 지음, 김승욱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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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프루스트 : 독서에 관하여 위대한 생각 시리즈 1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유예진 옮김 / 은행나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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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아름다운 책들이 갖는 위대하고 뛰어난 특성 중 하나로 작가에게는 '결론'이고 독자에게는 '시작'인 것이다. 우리는 작가의 지혜가 끝날 때 우리의 지혜가 시작됨을 느끼고, 작가가 우리에게 해답을 주기를 원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우리에게 욕구를 불어넣는 것이다.(p33) ... 작가는 말하는 순간 모습을 감춘다. 바로 이것이 독서의 가치이자 한계이다. 시작임에 불과한 것을 마치 규범인 것으로 여기는 것은 독서에 지나치게 큰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다. 독서는 정신적인 삶의 도입부에 있다. 독서는 그러한 삶에 안내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구성하지는 않는다. _ <독서에 관하여>, p35


 작가의 끝 그리고 독자의 시작. <독서에 관하여>안에서 프루스트는 작가와 독자의 단절을 말한다. 작가는 책을 '쓴다'. 독서가 이루어지는 동안 독자들은 이미 떠난 작가가 남긴 자취를 따라 자신만의 여행을 간다. 작가와는 다른 경험과 가치관을 가진 독자의 머리 안에서 작가가 남긴 흔적들은 나름의 방식대로 조립될 것이고, 독자 자신은 DIY로 조합되고 해석된 의미를 통해 책을 '읽는다'. '쓴다-읽는다' 사이의 공백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타인의 구미에 맞추어 일할 때 우리는 성공하지 못할 수 있지만, 자신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일할 때 그 결과는 반드시 누군가의 공감을 끌어내기 마련이다. 내가 그렇게나 좋아한 무엇이 아무에게도 같은 느낌을 주지 못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법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이 세상 사람들은 그렇게 독특하지 않고, 천만다행으로 삶에서 그토록 큰 기쁨을 주는 호감과 이해심으로 우리의 개인성은 보편적인 틀 속에 짜여 있다. _ <러스킨에 의한 아미앵의 노트르담>, p64


 보편성과 개별성. 많은 경우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가 누구에게나 공감을 받는 보편성을 갖는다고 여긴다. 자신과 남들이 크게 다르지 않기에, 작가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독자들은 잘 이해해줄 것이라 기대하며, 자신의 의도대로 반응하기를 은근히 기대한다. 최소한 자신과 비슷한 배경을 갖는 이들에게만이라도 이해를 받을 수 있으리라는 작가의 기대는 그렇지만, 의도대로 되지 않는다. 작가와 같은 사회적 배경에 있더라도, 드러나지 않은 저마다의 개인감정을 통해 읽혀진 작품에 대한 반응은 마치 무회전 공처럼 예측하기 힘들다. 작가와 독자 사이의 예측 불가능한 틈. 어쩌면 이곳이 창조성 발현 공간은 아닐까?


 창조적인 행위는 그것에 관한 어떤 법칙을 알고 있어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지 못하고 신비한 힘, 그것을 밝혀낸다고 해서 더 강해지지는 않는 그 어떤 힘에 의해 이루어진다. _ <샤르댕과 렘브란트>, p64


 작품이 온전하게 예술로 승화하기 위해서는 '쓰고 읽는', '그리고 보는', '연주하고 듣는' 일련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예술의 창조성은 과정 안에 담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 과정 안에 숨겨진 힘. 작가에게도 독자에게도 속하지 않는 영역에서의. 이처럼 작가와 독자라는 둘 사이의 '신비한 힘'에 의해 이루어진 창조물(작품)은 그것을 낳은 작가와 구별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작가와 작품은 구별되어야 하며, 곧 프루스트 예술론과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독서에 관하여>에서 드러난 프루스트의 예술론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통해 화자가 내린 결론이기도 하다. 독자나 관객을 작가의 의도를 관철시켜야 하는 대상이 아닌, 작가가 바라본 관점과는 다른 관점을 가진 '제2의 창작자'로 받아들이고  독자의 몫을 남겨야 한다는 프루스트의 예술론을 알고 보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몽환적인 분위기는 다른 의미에서 독자들을 위한 작가의 배려는 아닐까 라는 작은 물음과 함께 책을 덮는다...


 예술작품을 통해 민중에게 교훈을 주고, 도덕적으로 올바른 것을 추구하려 했던 러스킨의 미학은 예술가의 정치적이며 사회참여적인 자세를 유도하기에 이른다. 이는 다시 말하면 모든 훌륭한 예술가는 자신이 속한 시대에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예술작품을 창작해야 한다는 논리로까지 전개될 수 있다(p225)... 프루스트에게 있어 예술가의 임무는 숨어 있는 진리를 발견하고 그것을 글이건 그림이건 구체적인 형태로 표현하여 예술작품을 승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예술가가 추구해야 할 절대적인 기준은 오로지 진리의 추구인 것이다. _ <독서에 관하여>, 역자해설 p227

고전작품은 동시대 작품들과 달리 그것을 창조한 정신이 아름다움만을 불어넣은 것이 아니다. 고전작품들은 그보다 더 감동적인 다른 것을 간직하고 있는데 바로 그 작품을 구성하는 재질, 그것이 쓰인 언어이다. 그 재질은 삶을 비추는 거울인 것이다. - P53

우리와 가까운 사람들은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의 이름을 알고 있는 법이다. 그들이 이제껏 우리에게만 기쁨을 주던 것들의 엄숙한 이름을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조차 모르는 채 부를 때, 그것이 현실에 우리보다 더 종속된 이들에 의해 이같이 다루어질 때 우리는 회심의 미소를 짓게 된다.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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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 효과- 프루스트를 사랑한 작가들의 글쓰기
유예진 지음 / 현암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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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존속 살해범의 편지- 그리고 그 밖의 짧은 글들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유예진 옮김 / 현암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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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가 사랑한 작가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가는 열 갈래의 길
유예진 지음 / 현암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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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의 화가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는 새로운 방법
유예진 지음, 유재길 감수 / 현암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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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루스트는 각 예술 장르를 대표하는 인물로 네 명을 설정하는데, 소설가 베르고트,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뱅퇴유, 여배우 라 베르마, 그리고 화가 엘스티르로 각각 문학, 음악, 연극, 미술을 대표한다. 이들과 직접 대화하며, 혹은 그들의 작품 앞에서 마르셀은 점점 예술 세계에 눈을 뜨고 이해의 깊이를 더해 간다. _ <프루스트의 화가들>, p89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작가 지망생인 화자가 자신의 길을 찾아간다는 작품의 방향성과 주 무대인 19세기 프랑스 사교계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와 등장인물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만약 작품 안에서 예술과 관련된 부분을 드러낸다고 하면, 화자의 첫사랑 질베르트와 실패한 사랑 알베르틴의 이야기만 앙상하게 남을 것이기에, 이들 가지 위에 피어난 예술과 감각의 이야기는 어렵지만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프루스트의 화가들>, <프루스트가 사랑한 작가들>은 19세기말 낯선 유럽의 문화계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음악가 뱅퇴유는 피아노 소나타와 현악사중주를 통해 마르셀에게 음악 작품 속에 스며 있는 작곡가 고유의 서명과도 같은 악절의 위대함을 깨닫게 하지만 개인으로서의 뱅퇴유는 딸과 그녀의 동성애자 애인에게 무시와 푸대접을 받는 대상이다. 화가 엘스티르는 은유를 통해 사물을 해석함으로써 마르셀이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드는 중요한 인물이지만 붓을 놓았을 때의 그는 상스러운 말을 입에 달고 다니며 시시한 농담을 일삼는 인물이다. 라 베르마라는 대여배우는 무대 위에서는 라신의 비극이 마치 그녀를 위해 특별히 쓰인 것 같은 인상을 줄 정도로 뛰어나게 작품을 해석하지만 어머니로서 그녀는 딸과 사위로부터 버림받는 존재일 뿐이다.  _ <프루스트가 사랑한 작가들>, p193


 

 두 권의 내용은 마치 씨실과 날실처럼 맞물리는 부분이 있다. 여러 미술작품을 통해 시각적으로 예술적 아름다움에 대해 알려주는 엘스티르와 작가 프루스트의 작품관(소설이라는 최종 선택과 문학에 대한 깊은 사유)을 보여주는 베르고트 덕분에, 화자는 자신의 예술관을 정립하는 데 필요한 이론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작가와 작품은 분리된 존재이며,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통해 작은 일상이나 미세한 부분, 작은 악절 하나로도 대작이 나올 수 있다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종착역까지 어떤 영향이 있었는가를 두 권의 책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엘스티르라는 인물은 유일하게 프루스트가 창조해 낸 가상의 화가이다. 허구의 인물임에도 엘스티르가 모네, 마네 등의 현존했던 화가들과 나란히 어깨를 겨눌 수 있는 이유는 이 인물이야말로 프루스트의 미술론, 작가론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_ <프루스트의 화가들>, p88

 프루스트가 베르고트라는 인물을 창조하고 그에게 소설가라는 직업을 부여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사실 프루스트는 시, 평론, 번역 등 다양한 글쓰기를 시도하다가 결국은 소설이라는 형태의 문학을 최종적으로 선택하는데 베르고트는 문학과 그것을 창조하는 작가에 대한 프루스트의 깊은 사유를 보여준다. _ <프루스트가 사랑한 작가들>, p182


 화자는 작가인 베르고트가 아닌 화가인 엘스티르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방법을 터득한다. 그리고 작가가 된다. 반면, 작가인 베르고트는 화자에게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작가 프루스트의 목소리를 내는 존재로 그려진다. 감각적인 시각에서 추상적인 문학이라는 형이상학적 영역에 도달하는 것이 일종의 도약이라면, (휘슬러의 미술에 대한 음악적인 해석 같은) 순간은 예술의 영원성과 접합을 통해 시간의 제약을 넘어서는 것은 아닌지. 이러한 감각의 교차, 시간의 접합이 만들어 내는 예술이 작가와 작품 사이에서는 분리된다는 것은 또다른 아이러니로 다가온다... 


 마르셀은 엘스티르와의 깊은 대화를 통해 진정한 예술가의 임무와 역할을 깨닫고, 그의 그림에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방법을 터득한다. 즉 엘스티르가 붓으로 표현한 진리를 단어로 표현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소명임을 발견하는 것이다. _ <프루스트의 화가들>, p89

 프루스트의 예술론을 이루는 주된 특징 중 하나가 보들레르에게 영향을 받은, 물질세계와 정신세계 혹은 인간과 자연의 교감(Correspondance)으로 대표되는 상징주의인데, 프루스트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변형시켜 인간이 가진 오감이 서로 교감하여 비의도적 기억으로 이어지는 예술론을 펼친다. _ <프루스트의 화가들>,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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