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생명력을 가진 이러한 분열된 인격의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식할 때, 거기서 지혜가 시작된다. 이 분열된 부분은 우리의 의식적인 삶으로부터 에너지를 강탈하고, 우리로 하여금 모든 선택이 열려 있는 현재에 있기보다는 역사적 패턴을 따르도록 강요하며, 신화 속 익시온처럼 우리를 반복의 수레바퀴에 묶는다. 우리가 이러한 충전된 역사의 파편들을 의식으로 가져와 그 파편들과 대화하고 우리 삶에서 그것들이 작용하는 모습을 관찰할 때까지, 우리는 절대로 우리가 원하는 대로 삶을 창조할 수 없다. - P148
성장하고 집을 떠나려면 두 가지 실천이 필요하다. 첫째,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하고 다른 사람, 말하자면 사회와 부모, 파트너, 악의적인 신들을 탓하는 것을 그만둬야 한다. 둘째, 반복되는 핵심적인 관념과 콤플렉스 그리고 진짜 적이 숨어 있는 역사적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 성장한다는 것은 말로는 쉬운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진정으로 성장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내가 나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면 그만큼 다른 사람의 짐을 덜어주겠지만, 내게는 짊어질 엄청난 양의 짐이 생긴다. 게다가 인생에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면 자신이 혼자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될 것이다. 또 내면을 들여다본다면, 남을 탓하는 버릇을 즉각 버리고 후회스러운 결과를 책임질 당사자도 나뿐이라는 점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 P154
우리는 모두 회복 중인 어린아이들이기 때문이다. - P177
다른 사람이 우리에게 진정으로 안겨주는 것, 그들이 주는 최고의 선물은 우리의 제한된 시각을 모방하거나 확인하는것이 아니라 우리와 꽤 다른 그 사람만의 시각, 말하자면 그들의 타자성 그 자체이다. 미성숙한 정신은 안전감을 느끼기 위해 확인을 필요로 하고, 관심사와 감수성의 복제를 요구한다. 모든 것에서 동의를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미성숙하고 미발달한 상태로 머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더 성숙한 관계는 ‘타자‘ 그 자체, 즉 나의 것과 너의 것이 결합해서 제3의 것을 창조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변증법적 원칙에 기반한다. 이 ‘제3의 것‘이 바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 결과로 나타나는 발달의 과정이다. 우리는 그 영향을 우리의 개인적 감수성에 통합함으로써 성장한다. 똑같은 사상에 동의하거나 똑같은 가치를 모방하거나 똑같은 방법에 찬성함으로써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비록 불안한 순간에 처하면 쉽게 망각하곤 하지만 우리는 차이의 경험을 통해 성장한다. - P178
타자와의 만남에서 우리는 우리 영혼의 광대함을 깨닫기 시작한다. 우리가 좋아하지 않는 부분까지 포함하는 타자의 영혼에 깃든 광대함을 마주함으로써, 우리는 우리의 유아적인 의제가 추구하는 축소가 아니라 확장을 꾀하라는 부름을 받는다. 개성과 마찬가지로, 관계의 선물은 그냥 주어지지 않으며 노력해서 성취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신비와 접촉하기 위해 우리라는 존재가 가진 신비를 끌어낼 수 있을 때, 우리는 확장을 꾀할 수 있는 발달의 과정에 올라서게 된다. 융이 표현했듯이 "관계를 맺지 않는 사람은 전일이 부족하다. 왜냐하면 사람은 오직 영혼을 통해서만 전일성을 달성할 수 있고, 영혼은 언제나 ‘타자‘에서 발견되는 그 이면 없이는 존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P179
이것이 바로 사랑이 아이가 아니라 큰 사람을 필요로 하는 이유이다. 아이들은 순간의 변덕에 따라 사랑하고 헤어지기를 거듭한다. 큰 사람은 밀려왔다가 밀려가곤 하는 인생의 조수를 부드럽게 타고, 또 친밀감과 거리감, 방어와 개방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양가감정과 모호함을 인내함으로써 성장할 수 있다. 사랑은 상대방에게 성장을 꾀할 자유를 최대한 부여할 것을 요구한다. 진정한 사랑을 하고 있다면, 당연히 우리 자신도 상대방에게 그런 자유를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 P182
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정서는 영혼을 키운다. - P183
어떤 관계가 생식기 혹은 콤플렉스의 맥락이 아닌 영혼의 맥락에서 유지될 때, 또는 인생의 당연한 조건인 불안 장애를 완화하는 수단으로서가 아닐 때, 우리는 당연히 자신의 근본적인 신비뿐만 아니라 파트너의 근본적인 신비까지 직시하게 된다. 파트너의 근본적인 신비를 너그럽게 보아 넘길 수 있을 때, 우리는 이미 더 큰 사람이 되고 있는 중이다.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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