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들 그렇듯 러스트벨트라는 단어를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때쯤에 처음 알았다. 그들은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했을 때 또 한 번 회자되었다.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산업 쇠퇴, 그리고 펜실베니아의 조선소 폐쇄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 보고) 에 대해서만 대략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러스트벨트가 여러 주에 넓게 걸쳐져있다는 걸 알게 됐다. 더불어 이리 호가 그렇게 심하게 오염된 이유도. 



<러스트벨트의 밤과 낮>을 읽기 전 나는 그 동네에 사는 사람들,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뽑은 사람들에 대해 알 수 있겠거니 생각했다. 그 사람들이 왜 자신의 이익에 그다지 도움이 안될 것 같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은 이유에 대해서. 그건 뭐 미국만이 아니라 한국에서도 일어나는 일이지만 말이다. 이명박, 박근혜,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부자를 대변하는 정치인을 대통령을 뽑은 서민, 기성세대를 대변하는 정치인을 뽑은 청년들 등등이 얼마나 많았는가. 그들이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그것에 대해서 알 수 있을까 기대했다. 또 언젠가는 그 사람들도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트럼프는 우리의 회복력을 보는 대신 우리를 찌부러뜨려 최악의 면을 도드라지게 했다그는 산업 노동자를 몰락한 자로 여겼고 몰락이 우리의 유일한 정체성이라고 우리 스스로 믿게 했다그는 우리의 불안을 감출  있는 희생양과 분노의 대상을 제공했고그로써 그가   권력을 탐하는   명의 부유한 권력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우리가  보게 했다.



그들이 나를 정형화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그들에게 똑같이 대했다. ... 나의 적대감이  나라를 갈라놓은 금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균열은 정당과 경제  이상이었다그것은 국회와 백악관을 넘어섰으며 우리의 주급과 직책을 넘어섰다 균열은 인간의 약점에서 태어난 것이었다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는 법을 잊어버렸다우리는 경계를 풀었다우리는 눈을 감았다그러자 장막과 환상을 짜는 이들이 나타나 우리 자신이 초래한 암흑을 알아보았다그들은 우리를 사리 판단에 어두운 장님으로 믿고 우리의  눈을 신중하게 가렸다우리  누구도─철강 노동자들도 변호사들도─다시는 세상을 환히   없기를 바라면서




분명 내가 궁금해했던 부분과 관련된 부분도 있었지만 그런 부분이 많지는 않았고.. 이 이야기는 결국 한 여성의 개인 서사였다. 개인을 이루는 여러 특징들, 러스트벨트에 사는 백인, 여성,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 (제철소 노동을 할 수 있을만큼) 육체적으로 건강한 사람 (앨리스는 학창 시절 육상 선수였다), 그러나 정신적으로는 양극성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 성폭행의 경험으로 고통받는 사람, 밀레니얼 세대 ... 등이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조금씩 드러났다. 요즘 이런 소재들을 조금씩 버무려둔 소설들이 많은데, 소설을 읽을 때는 조금 억지스럽다는 느낌도 들었고 거부감이 들었다. 그러나 이런 특징들이 실제 한 개인을 구성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자, 소설들을 읽을 때 억지스럽다 생각했던 것이 좀 부끄러웠다. 개인을 구성하는 이런 요소라는 것은 하나하나 떼어서 볼 수 있는게 아니니까. 이것들이 다 모여서 한 개인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거니까. 물론 이런 요소들은 삶의 과정에서 큰 사건을 계기로 변화하기도 한다. 




앨리스 콜레트 골드바흐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고 공화당을 지지하는 집안에서 자랐으며 수녀가 되기를 꿈꾸었고 대학생 때는 임신중단 반대 집회에 나갔다. 그 집안에서 페미니즘은 죄악이었으며 '로 대 웨이드 사건' 판결은 미국을 멸망시킬(!) 징조였다. - 그녀의  부모님에 의하면 '로 대 웨이드 사건' 으로부터 70년 뒤, 그러니까 2043년 미국은 멸망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민주당 지지자가 되었다. 

(앨리스의 부모님이 민주당 지지자에 대해 가지고 있는 여러 이미지가 있었는데, '요가를 한다' 에서 조금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요가가 뭐 어떻다고... '마약을 한다'와 가까이 있었으니 아마도 70년대 히피들을 생각한 것 같다)



앨리스는 가톨릭 계열 대학에 다녔고 그 대학의 남학생 두 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신뢰할 수 있는 여학생에게 상담을 했더니 피가 났는지를 물어보며 '하룻밤에 남자애 둘과 섹스를 했다면 고해를 해야할 것 같다'는 조언을 들었다. (고해를 해야 하는 이유가 피가 안 났다는 부분일까, 섹스를 했다는 부분일까, 아니면 하룻밤에 남자애 둘과 했다는 부분일까?) 고해를 하니 신부는 '성적 방종' 이라며 '여성으로서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고 했다.  



나는 안다여자들이 너무 오랫동안 남자들의 짐을 짊어지고 왔다는 것을오랜 세월 여자는 본성에 결점이 있는 요부로 묘사되었다여자는 남자를 죄로 인도하는 무절제의 화신이다아담이 사과를 먹은 것은 오로지 이브가 사과를 먼저 먹었기 때문이다에런과 벤이 나를 이용한 것은 내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고성폭행당한 죄를 용서해준 신부님은 언젠가 성인으로 추앙될 것이다사과를 먼저 먹은 것은 이브였다사과에는 선악에 대한 앎이 들어 있다아담이 선악의 차이를 말해주지 않으리란  이브는 미리 알았던 것이다.



선악의 차이를 아담은 잘 알고 있었을까? 신부님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은데...



고해를 하고 죄를 사함받았지만 불안은 수그러들지 않아 심리 치료사를 찾아갔고 거기서 앨리스는 비로소 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 강간당한 거라고. 그래서 학내 위원회에 두 남학생을 성폭력으로 고발했고, 절차를 밟았다. 교수와 학생 (여학생 한 명, 남학생 나머지) 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앨리스를 그날 밤의 상황이 아닌 평소의 행실로 판단했고, 그 흔한 '거부 의사를 밝혔는지' 에 대해 명확하게 답변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남학생 중 하나가 약을 먹였기 때문이다) 합의하에 이루어진 성관계로 판단했다. 



이후 앨리스는 신앙에 회의를 가지기 시작했고, 양극성 장애 증상이 시작되었다. 석사학위 수여와 관련된 간단한 서류처리를 몇 년씩 미루고 할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였다. 그 괴로움에 경제 위기도 한 몫 거들었다. 



원하는  뭐든지   있어어른들은 어린 나에게 말했다꿈을 꾸면 이룰  있어 또래들은 어린 시절에 이와 유사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랐고그중 많은 이들이 세상을 바꾸겠다는 꿈을 꾸었다우리는  세상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기기를 원했지만─한때 내가 수녀원과 교실에 그토록 매료된 이유이기도 했다─현실은 어린 시절 우리가 세운 원대한 포부에 부응하지 못했다.



고등교육을 받았음에도 페인트공으로 생계를 이어가다가 어릴 때부터 벗어나고 싶어했던 클리블랜드의 상징, 제철소에 취직하게 되었다. 



안전모가 상징하는 바를 소중히 여겼지만 안전모가 내 삶에서 의미하는 바가 두렵기도 했다. 나는 나의 어린 자아가 시도했던 것에 한참 못 미칠 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의 그 소중한 이상을 추구하고자 하는 의지마저 상실했다. 세상을 바꾸려는 희망은 더 많은 급여를 바라는 희망으로 바뀌었다. 나의 잠재력에 대한 믿음은 시들었다.



강도높은 노동과 위험한 노동 환경은 만성적 피곤함 그리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가져왔고, 양극성 장애가 더해져 남자친구와의 관계도 악화시켰다. 



병은 판단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개인적 과실과 정신 질환이 어디에서 시작하고 끝나는지 구분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  병으로 인한 최악의 충동은 나를 스스로도 이상 알아보지 못하는 낯선 사람으로 바꿔놓았다




아래 문장은 그녀가 자신의 상황을 얼마나 혼란스러워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내가 자살하려고 하는 것은 죽고 싶어서가 아니란 일순간 깨달았다. 내가 자살하려고 하는 것은 살아가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었다의미 없는 돈을 가져다주는 일을 하면서 만족을 찾는 법을 몰랐고, 나를 지킬박사와 하이드로 분열시킨 병을 다루는 법을 몰랐고, 어린 시절의 꿈을 제철소라는 현실과 화해시키는 법을 몰랐다.




결국 그녀는 살아가는 법을 알아냈다. 월급이 많지만 보람을 느낄 수 없는 일을 그만뒀고, 병을 관리하게 되었고, 자신의 꿈을 쫓기 시작했다. 



앨리스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의 삶은 어떤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그것에 어떻게 반응하고 어떻게 바꾸어왔는지. 그다지 적극적으로 바꿔오지는 않았고 <행복의 약속>에서 언급된 비관주의에 입각해 뭔가를 피하는 방식의 선택을 많이 해 왔다. 



요즘 2-30대 여성 우울증을 다룬 <미괴오똑: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을 읽고 있다. 이 책에서 우울증을 앓는 여성들은 가정 폭력, 성폭력,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접하는 폭력에 노출된 경우가 많다고 했다. 우울증은 자신이 가졌던 세계에 대한 환상이 깨질 때 필연적으로 온다고 했다. 양극성 장애와 우울증은 다르고 그 원인도 다를 수 있겠지만. 자신이 받아들일 수 없는 일들을 겪을 때 인간이 멀쩡할 수 없는 건 당연하다. 비슷하게 아픈 사람들이 많다면 원인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것일 가능성이 높다. 



페미니즘을 알게 되고 나의 정신적 고통이 사회로부터 비롯되었다고 이름붙일 수 있었다. 또 공동체에서 받는 정서적 지지는 나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나의 개인적 이야기는 어쩌면 사소하기도 하고 별로 말하고 싶지 않기도 하다. 그런데 이제는 자꾸 써야하는 이유를 알겠다. 이 책이 소설이 아니라 실화라서 더 가깝게 느껴졌다는 점은 조금 부끄럽지만,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실화라는 게 어쩌면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나의 생각 나의 이야기를 더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밀레니얼들의 이야기에 더 귀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리 멀지도 않아서) 내가 가장 오랫동안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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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5-29 08:2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읽느라 고생흐셨고 덕분에 이 리뷰도 잘 읽었습니다. 책을 다시 한 번 읽으며 정리하는 느낌이에요. 또한 제가 책을 읽으면서 전체보다 부분에 집중힌다는 생각도 들어요. 전 이렇게 총괄적 정리를 하지 못해서 말이지요. 함께 읽어 좋았습니다!

얄라알라 2023-05-29 13:00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수하님, 완독 축하드립니다

맛집 리뷰가 아무리 좋은 들, 내가 직접 가서 먹어보지 않은 음식에 엄청 호응하기 어렵듯
이 책은 저도 직접 읽었던지라, (물론 세부 기억은 가물하지만) 두 분의 리뷰 읽으면서 ˝함께 읽기˝의 든든함을 다시금 느끼었습니다^^

건수하 2023-05-29 17:55   좋아요 3 | URL
이 책은 정말 전체를 다 볼 수 밖에 없는 책이었던 것 같아요. 잘 읽히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었어요.
5월에는 기한 안에 읽어 더욱 뿌듯합니다 ^^

건수하 2023-05-29 17:57   좋아요 1 | URL
얄라알라님 이미 읽으셨군요 ^^
함께 읽기의 든든함이 참 매력적입니다.

댓글 남겨주시니 힘이 나네요. 또 열심히 읽고 쓰겠습니다.

독서괭 2023-05-29 17: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이달의 당선작으로 추천합니다!! 러스트벨트 이 책 이런 내용이었군요. 와닿는 부분이 많이셨던 것 같고. 저도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성폭행 당하고 주위 반응 진짜 어휴…🤬🤬🤬

건수하 2023-05-29 17:58   좋아요 1 | URL
이 달의 당선작 씩이나요... 그럴리 없다 생각하지만 괜히 신이 나네요 ㅎㅎ
독서괭님도 언젠가 꼭 읽어보시길. ^^

햇살과함께 2023-05-30 1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하님, 멋진 리뷰 잘 읽었어요~
저도 저 문장,, 자살하려는 하는 것이 죽고 싶어서가 아니라 살아가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라는 문장이 맘에 많이 남더라고요.
살면서, 어떻게 살아야할지 몰라서 죽고 싶다고 생각할 때(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가 있으니까요...

건수하 2023-05-30 14:31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저 문장 읽고 그렇구나- 했었어요.
어찌보면 진부한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작가의 솔직함 그리고 시간순이 아닌 구성이 이 책을 특별하게 만든 것 같아요.

책먼지 2023-05-31 10: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성폭행 당했는데 고해하라는 부분 읽다 모니터 부술 뻔했어요.. 어우 수하님 이 글 정말 좋네요ㅠㅠ 저는 미괴오똑 읽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읽기를 중단했는데 인터뷰이들의 경험이 각기 개별적이지만 어떤 부분들은 저와 소름끼치게 비슷해서 더 읽으면 돌이킬 수 없이 휩쓸려 들어갈 것 같더라고요ㅠㅠ (예를 들어 나는 죽도록 멀쩡한 척 하느라 의사 앞에서도 최선을 다해 멀쩡한 척 하는 거고 의사도 사람이니까 상대를 배려해서 행동하는 건데 이 정도면 괜찮은 거라고 무시하는 듯이 말할 때 진짜 순간 내가 이 사람 앞에서 죽어버려야 내가 안 괜찮은 걸 알까 충동느낀 적 있어요. 그런 비슷한 이야기들이 미괴오똑에도 나오더라고요) “비슷하게 아픈 사람들이 많다면 원인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것일 가능성이 높다”에 밑줄 긋습니다!!!

건수하 2023-06-01 15:03   좋아요 1 | URL
성폭행에 고해라니 정말 이게 무슨 중세시대도 아니고 ㅠㅠ

미괴오똑 읽기가 좀 힘들었는데, 그래도 좋았고 하미나 작가가 더 책을 내줬으면 하고 있어요.
인터뷰이들의 이야기가 각자 다르지만 모이는 부분이 있었어요.
후기는 잘 못 쓰겠어서 다시 한 번 읽어보고는 있는데... 그냥 못 쓰고 넘어갈지도요..
 

<낭만적 사랑과 사회> <이십세기 모단걸> <트렁크> <소녀 시대> <순수> 읽음.

20년전 책인데 매력적이다. 이 작가의 다른 소설을 좀더 읽어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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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만 읽음.
뭘 느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

외래어 고유 명사가 난무하고, 뭔가 허무한 느낌만 들 뿐…




이 세상에 나에게 다정한 남자, 어려운 강물을 손잡고 건너주는 남자, 병들었을 때 생각나는 남자는 내게는 영영 없을 듯하였다. 커피잔에 뜨거운 물주전자를 기울이면서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 남자가 있으면 메모에 써놓은 대로 ‘사랑하는 사람‘으로 생각하겠다. 모든 사람이 거의 예외 없이 시집가고 장가간다고 해서 그러한 봄바람 같고 한여름 날의 폭우 같은 사랑을 가졌었나, 그렇지 않았으리라고 집 떠나기 전날의 나는 확신하였다. 나 또한 그러하게 못 가진 사람들의 편에 서게 되나보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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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5-23 22: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오리 사과가 맛있지…. 전 그런 생각을 했었답니다…… -.-

건수하 2023-05-23 23:08   좋아요 1 | URL
저는 아오리도 안 좋아해서 …. 😅

다락방 2023-05-24 12:06   좋아요 1 | URL
전 요즘 건망고가 맛있더라고요? (딴소리)

잠자냥 2023-05-24 12:30   좋아요 1 | URL
헐 건망고 선물로 받으면 냉동실에 있다가 결국 다 버렸는데;;; ㅋㅋㅋㅋㅋ
앞으로 모아서 보내드릴게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5-24 14:01   좋아요 1 | URL
맛있어요. 한 번 잡숴봐...

건수하 2023-05-25 09:56   좋아요 0 | URL
전 생망고가 좋습니다...

잠자냥 2023-05-25 10:04   좋아요 1 | URL
저도 생망고가 더 좋지만. 애플망고 까기 정말 어려워요..
그거 귀찮아서 안 까먹다가 결국 버린 적도 많음;;;

건수하 2023-05-25 10:05   좋아요 0 | URL
예쁘게 자르지 않고 회뜨듯 조각조각 난도질(…)해서 먹으면 쉽답니다… ㅎ

잠자냥 2023-05-25 10:05   좋아요 1 | URL
회뜨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사계절 만화가 열전 13
이창현 지음, 유희 그림 / 사계절 / 2018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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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에게는 미안하지만..
옆 Y사에서 2부 연재가 시작되어 소식을 전한다.

(이런 글도 블라인드 처리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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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3-05-22 17: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건수하 2023-05-22 18:08   좋아요 1 | URL
신나서 올리고보니 유료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네요... 참고해주세요 ^^

레삭매냐 2023-05-22 18: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당장 달려 가서 보려고 했으나
뭔 진입장벽이 다 있네요...

그리하야 가비얍게 패스 !~

건수하 2023-05-22 18:08   좋아요 2 | URL
아, 맞아요 무료 연재는 아닐 겁니다.
제가 Y모사의 구독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어요. 혹시 사용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역시 알라딘이 싫어하겠네요.. 그치만 알라딘은 구독서비스가 없으므로 ^^)

단행본은 나오는데 좀 걸릴 것 같고...
한 달 무료이용권 이런 걸 자주 뿌리던데 연재 끝나갈 때쯤 몰아서 보시는 것도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독서괭 2023-05-22 18: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그렇군요?? 저도 유료로 볼 정도는 아니라 패쓰지만 ㅎㅎ 나중에 단행본 나오면 고려해야겠어요^^

건수하 2023-05-22 20:50   좋아요 1 | URL
제가 보고있다가 완결되면 소식 전할게요 ㅎㅎ

햇살과함께 2023-05-22 19: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기다리죠~! 읽을 책도 많은데 ㅎ

건수하 2023-05-22 20:51   좋아요 0 | URL
사실 저도 연재 꼬박꼬박 챙겨볼 것 같진 않아요. 1권으로 끝나는 줄 알았는데 다시 이어진다니 반가워서 ^^

은오 2023-05-22 20: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알라딘이 싫어합니다.]

건수하 2023-05-22 20:51   좋아요 3 | URL
분위기 깨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enfant1 2023-06-13 1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곧 책이 나온다고 해요^^

건수하 2023-06-14 09:54   좋아요 0 | URL
앙팡님 소식 감사합니다!
 

철학이란 가까이하기 어려운 말인 것 같지만,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일에 대해 조근조근 풀어주면 참 고맙다. 내 내면에는 시작과 끝 그리고 중간이 약간 있었고 그것이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잘 몰랐는데 그걸 연결해주는 느낌 말이다. 너는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생각하고 판단한 거라고. 그게 딱딱 맞으면 더 반갑다. 


















사라 아메드의 <행복의 약속>이 딱 그랬다. 행복이라는 단어에 대해 반사적으로 느끼는 반감 (그래서 처음엔 이 책을 읽고 싶지 않았다), 내가 왜 그런 반감을 느끼는지를 잊고 있었는데 이 책은 나의 사고가 어떻게 흘러왔는지를 떠올리게 했다. 이미 가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거부감을 갖는 페미니즘을 나는 왜 그렇게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는지도. 여전히 페미니즘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들이밀 수는 없겠지만.



1장에서 행복이란 단어의 속성이 어떤지, 그것이 어떤 일을 하는지를  차근차근 파헤칠 때 특히 좋았다. 행복은 명료한 것 같으나 막연하고, 약속하는 것 같지만 언제나 뒤로 도망가며, 사회적 규범들을 합리화한다. 2005년쯤 행복학, 행복경제학이 호황을 누리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나도 그때 나왔던 책 중 하나를 읽은 적이 있다. 










책 본문에 나왔던 BBC 다큐멘터리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었다.  이 책을 언제 샀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는데, 어쨌든 굳이 행복이라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고 내가 결혼을 함으로써 '행복' 의 정상 궤도에 진입할 때 쯤이었다. 다큐멘터리를 잘 만들기로 소문난 BBC지만 (그러면 다큐를 보지 그랬니?) 읽어보니 별 내용이 없다고 느껴졌다. 이건 다 아는 내용 아닌가? 왜 굳이 이런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책을 만들었지 라고 생각했었다. 


미국에서 경제위기는 2008년에 터졌지만 이미 그전에 서구, 소위 선진국에서는 빈부 격차가 너무 심해져서 이제 경제로는 국민들을 설득할 수 없었기 때문에 '행복'으로 눈을 돌리도록 유도한 것 같다. 결국 행복은 마음에 달려 있다며. 알랭 드 보통의 책 중에도 '사랑'을 다루지 않는 책들에는 그런 경향이 있다. 대표적으로 <불안>이 그러한데, 이 책에서는 대놓고 '행복'에 이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대책을 제시한다. 다섯 가지가 뭐였더라... 철학, 기독교, 예술, 정치, 그리고 마지막이 좀 웃겼는데 '보헤미안' 이었다. 이름 붙이기 어려운 것을 굳이 이름을 붙이려고 노력한 결과인 것 같다. 

 












이 <불안>이 2004년에 나온 책이다. 이 시기 한국은 IMF 외환 위기로부터 좀 벗어나고 있었을 때였고 나는 어쩌다가 정상 궤도로 진입하고 있었기에 저 <행복>의 말들이 와닿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 다시 읽어보면 좀 다를까? 어쨌든 뻔한 얘기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행복이란 것이 원래 그런 거니까. 



사라 아메드는 행복의 개념을 파헤친 후 2,3,4 장에서 각각 페미니스트, 퀴어, 우울증적 이주자의 입장에서 '행복' 이 어떤 일을 하는지, 행복이라는 것이 왜 모두에게 좋은 것일 수 없는지를 이야기한다. 페미니스트, 퀴어, 이주자는 사라 아메드 자신의 입장이기도 하다. 모든 소설이 자전적이라고 하듯이, 학문도 대개 마찬가지인 것 같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자기 입장을 벗어나기는 힘들다, 그래서 서구의 많은 남성학자들이 그렇게 똑똑하면서도 결국엔 서구를 옹호하며 꼰대짓으로 마무리하는 거고 (니얼 퍼거슨이 대표적인 경우랄까), 얼마전 정희진의 매거진 5월호에서 언급했듯 서구 사람이 아니면서 영어를 잘 하는 사람 - 스피박, 차크라바르티 등 - 이 결국 새로운 성과를 내는 이유인 것 같다. 가끔 예외적인 경우도 있겠지만. 



<행복의 약속>을 읽으며 이제는 너무 익숙해서 잊고있던 나의 소수성에 대해 다시 기억해내고 생각하게 됐다. 생각해보면 별 거 아니다 싶기도 한데, 어린 시절의 나에게는 꽤 부담을 주는 것이었고 이후 나의 행동 양식에 많은 영향을 주기는 했다.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내가 왼손잡이라는 것이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쓸 때는 거의 왼손을 먼저 쓰는 편이다. 다른 때는 별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도 않고 불편을 주지도 않는데, 식사할 때는 주목을 피하기가 어렵다. 왼손잡이의 원인이 밝혀져 있는지 모르겠지만 (별로 궁금하지 않다), 가끔 내가 거울상으로 보고 배우는 것에 서툴렀던 건 아닌가 생각도 해보는데 (그러니까 맞은편 사람이 오른손으로 젓가락질을 하는 것을 보고 왼손으로 따라한 것일까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오른손으로 시도했을 때 잘 교정되지 않았다), 어쨌든 젓가락을 사용하기 시작할 때부터 나의 성향은 드러났다. 요즘은 분위기가 어떤지 모르겠는데 일단 내가 속한 가정에서는 교정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다. 숟가락은 쉽게 오른손으로 옮겨갔으나 젓가락은 잘 안되었고 원래 밥 먹는 속도가 느렸기에 오른손으로 더 느리게 식사하는 것이 싫어서 교정에 진지하게 임하지 않았다. 집에서는 포기했지만 조부모님을 만나면 항상 혼났다. 가족이 아닌 사람들과 식사를 할 때는 항상 지적을 받았고 알아서 왼쪽 가장자리 자리를 잡으려 노력하며 살아왔다. 의외로 자주 만나는 사람들은 모르거나 지적을 안하거나 하는데, 처음 만나는 사람 그리고 한 번 만나고 다시 볼 일이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은 쉽게 지적하곤 한다. 젓가락 사용을 시도해보는 외국인에게 '쟤는 different style로 하는데?' 라고 얘기 들은 적도 있다. 아마 자주 보게 될 것 같은 사이에서는 실례라 생각해 말하지 않고 참는게 아닐까 싶다. 

글씨를 쓰기 시작하면서는 엄마가 정말 작정하고 독하게 교정을 시켰다. 당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위인 만화를 보다가 그도 왼손잡이라는 사실에 반가워하며 엄마한테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레오나르도 다 빈치고 뭐고 글씨는 절대 안된다며 글씨를 오른손으로 쓰기까지 엄청나게 혼났다. 



그런데 꼭 오른손으로 젓가락질을 하지 않아도 되는 면죄부 같은 걸 받은 적이 있었으니, 그건 친할머니로부터였다. 가끔 만나는 손녀(손녀라는 것도 불만이셨고)의 젓가락질에 할머니는 매우 못마땅해하셨었는데, 어느날 저녁을 먹으며 (그날도 아마 혼났을 것이다) 티비에서 '왼손잡이가 머리가 좋다' 라는 내용의 뉴스가 나온 것이다. 할머니는 나를 한 번 훑어본 뒤, 엄마에게 '놔둬라!' 라고 하셨다. 그 뒤로는 적어도 친가에서 왼손잡이라는 걸로 얘기를 들은 적은 없었다. 대신에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꼈는지는 모르겠다 (...) 딱 한 번 친구를 따라가 사주를 본 적이 있는데 거기서 나는 공부를 좋아하지 않는데 공부를 해야 할 팔자라고 했었다. 그 사주 같이 보러갔던 친구는 너가 공부를 좋아하는 것 같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계속 하더라 라는 말을 지금도 하는데, (지금도 편하게 살면 될텐데 페미니즘 공부를 하고 있고)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이게 그 얘긴가? 하는 생각도 해 봤다. 어린 나는 머리가 좋음을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 



어쨌든 할머니 덕분에 아니 그날 때맞춰 나온 뉴스 덕분에, 나는 여전히 부담은 느끼지만 '다른 사람과 똑같지 않아도 된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걸 잊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떠올리게 됐다. 언젠가부터 '꼭 그래야만 해?' 라는 생각을 하는게 자연스러웠다. 물론 그 생각을 어른들에게 내보이진 않았지만.. 그리고 조금 더 커서 패닉의 '왼손잡이' 라는 노래를 알게 되었을 때, 참 반가웠었다.



(은오님은 아실까, 패닉의 <왼손잡이>?)




https://www.youtube.com/watch?v=LoQ08C_jiQg


어우야 가요톱10... 그리고 이때는 다들 춤을 참 느리게 춘다..^^


도저히 못 보겠어서 음악만 있는 링크를 다시 가져왔다. 


https://www.youtube.com/watch?v=xElyBcLvlaM




학생운동을 하던 친오빠는 반가워하던 나에게 이적의 왼손잡이는 사실 좌파를 가리키는 거라고 말해주었는데, 그래서 좌파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고 내 성향에 딱 맞았다. 오빠에게 이미 많이 세뇌당하기도 했지만. 왜 우는 우이고 좌는 좌인지도 궁금했고 그런 걸 알아가는 것도 재미있었다. 



왼손잡이로서 특별히 많이 억압당했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다만 자꾸 지적받는 것, 신기하게 보는 것,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된다는 것은 싫었다. 

나는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고 해도 언제나 분위기를 깨는 자였다. 그래서 주목받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일이 습관화되었다. 또 하나 나를 주목받게 하는 특징이 있는데 그것도 여전히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 한 번 보고 말 사람들만 언급한다. 그래서 그걸 지적하면 무뚝뚝하게 '네' 하고 만다. 더 이상 얘기가 이어지지 않도록. 이제는 분위기를 깨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왼손잡이보다 여성은 많이 억압받지만, 여성은 인류의 반이라서, 그래서 좋았다. 같이 얘기 나눌 사람이 많아서. 

그래서 페미니즘은 우울하지 않고 든든하다. 



'행복'을 조금 포기하면 나를 바꾸지 않아도 된다.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하고 하고싶은 말을 하며 사는 것, 나에겐 그게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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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5-21 10: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좌와 우로 편향적으로 갈리지 않는 것도 행복입니다. 내 마음 가는대로 살아가는 게 편하므로 불가에서 말하는 일체유심조라는 가르침이 딱 맞다고 생각합니다. 행복, 그건 내 마음이 만들어내는 허상인 거죠.

건수하 2023-05-22 09:44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누가 정해준 기준에 얽매일 필요가 없지요.. 호시우행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은오 2023-05-21 10: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일단 수하님 토닥토닥.... 저 수하님이랑 같은 반이었으면 우와 너 왼손잡이야!? 멋있다!!! 하면서 따라다녔을 것 같아요....🤦‍♀️ 왼손잡이인 친구들 왠지 멋있게 느껴져서 부러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근데 진짜 이것도 맨날 듣는 당사자 입장에선 스트레스였을 것 같네요 정말 ㅠㅠ 저 학교 다닐 때는 왼손잡이를 교정의 대상으로 여기는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근데 요즘도 “어? 너 왼손잡이야? 신기하다!!” 이런 느낌으로 다들 보이면 언급은 하는 것 같은데(저도....) 아아 ㅠㅠ 배워갑니다.
그리고 궁금해하셨던 왼손잡이 노래....!! 저는 몰랐습니다...!!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5-22 09:47   좋아요 1 | URL
역시 은오님은 모르셨군요 ㅎㅎㅎ

저도 어릴 때 이후로는 교정의 대상은 아니었는데.. 글씨를 왼손으로 썼으면 좀 달랐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참, 제가 작업실에서 금요일에 이 책 마저 읽는데 20년지기 친구에게 카톡이 왔었어요. 너처럼 (양손으로) 밥먹는 사람 생에 두 번째로 봤다고...;;; 그냥.. 제가 괜찮아진 거고 세상은 똑같은 거 같아요 ^^;;

다락방 2023-05-21 10: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수하님께 제대로 꽂힌 것 같아서 좋으네요.
저 국민학교때 왼손잡이 남자 아이가 있었는데 선생님이 엄청 교정을 시도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왼손으로 쓰먼 왜 안되는지 그때도 몰랐고 지금도 모르겠어요. 여전히.
행복의 약속 저도 생각보다 좋았어요. 재독하고 싶은 책입니다. 수하 님이 읽고 써주셔서 너무 좋으네요!! :)

건수하 2023-05-22 09:49   좋아요 1 | URL
철학의 유용함을 이렇게 가깝게 느낀 건 처음이었어요 ^^ <페미니즘 철학 입문>도 좋았지만요.

글씨는 방향을 오른손잡이와 같게 쓰려면 자세가 많이 불편해지거나, 주변과 부딪치거나 해서 눈에도 잘 띄고 교정의 대상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저는 글씨는 거의 처음부터 오른손으로 써서 불편함이 덜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가끔 왼손으로 글씨 쓰는 사람들 보면 잘 살아남았구나 생각해요 ^^

다락방님 덕분에 좋은 책 (좀 오래 걸렸지만) 읽었습니다. 항상 감사해요 :)

얄라알라 2023-05-21 15: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 오전에 마침 왼손으로 샤프 펜슬 글씨 쓰던 아이가 왼손이 흑연으로 까맣게 되는 것도 문제이지만 왼손잡이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작정하고 연습하고 있다고 해서, 그 ‘소수성‘에 대해 첨 생각해 봤는데 마침 수하님께서 사라 아메드 리뷰에 개인적 소수성의 기억을 녹여주셨네요^^

행복 경제학 등장의 맥락도 처음 생각해보게 되네요.
아무튼 2023년 내에 꼭 읽어야만, 읽고 싶은 책 !![행복의 약속]

건수하 2023-05-22 09:51   좋아요 1 | URL
얄라알라님 아이가 왼손잡이군요. 주책없이 조금 반갑구요 ^^

불편함이 없는 사회라면 좋겠지만.. 아이가 원한다면 연습해서 교정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왼손잡이가 인구의 5-10% 정도로 성소수자 비율과 비슷하다는 (근거는 없는) 문장을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어요. 생각보다 비율이 많이 낮더라고요. 성소수자와는 달리 종교나 재생산 측면에서의 억압은 덜 한 것 같습니다만,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될 만한 요소이긴 해요..

우끼 2023-05-21 21: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행복 책 구매했었는데 ㅜㅜ 결국 애물단지가 된 책… 행복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행복의 정복도 아직 안읽었어요 ㅋㅋ
사람이 자기입장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점에 정말 동감해요 ㅠㅠ 말하고 나서 항상 후회하는 지점도 거기서 나오는 것 같고.. 저도 살면서 비슷한 실수를 했을것같아요 ㅠㅠ 윤리를 새로이 배워야 한다고 매번 느껴요. 배운 윤리로 말만 잘하는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저두 어서 시간내서 행복의 약속을 읽고 싶습니다!! 완독 축하드립니다!!

건수하 2023-05-22 09:52   좋아요 2 | URL
저는 진즉 팔았습니다... 책값도 비싸더군요 흑.

우끼님 말씀처럼 배우는 것도 쉽지 않은데, 말만 하는 사람도 많아서... 참 좋은 사람이 되기란 어려운 것 같아요.
말만 하는 사람은 제대로 배운 게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행복의 약속>이 어렵고 오래 걸렸는데, 보람도 있네요. 우끼님 독서 응원합니다 ^^

책읽는나무 2023-05-22 14: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드립니다^^
이 책은 읽을 때는 알 듯 말 듯 좀 힘이 들던데 다 읽고 나면 역시나! 뿌듯한 책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수하 님. 읽으시고 이렇게 풀어내시니 좋네요^^
저는 양손잡이거든요. 수저질 연필쓰는 건 오른 손이고 집안 일을 할 때 문득 문득 왼손을 쓰고 있기도 해요. 가령 설거지할 때 수세미는 왼손에 쥐고 하구요. 손빨래 할 때, 돈을 셀 때 등등인데...제가 하는 왼손잡이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힘든 모습이 많아 주변사람들은 제가 왼손도 사용하는 걸 잘 몰라요ㅋㅋㅋ
아마도 어린 시절 엄마한테 왼손으로 뭔가를 하는 걸 제지 당하고 오른손으로 사용하기 훈육을 당한 것 같아요. 엄마는 도마질을 할 때 부엌칼을 왼손으로 하셨거든요. 제가 그걸 지적했더니 왼손으로 살아보니 불편한 게 많았어서 우리들에게 오른손 사용을 강요했다고 말씀하셨었어요. 엄마는 더 옛날시절였으니 아무래도 주변의 시선이 탐탁지 않았겠죠?^^
저는 양손을 다 써와서인지 크게 불편하지 않아서 제 쌍둥이 큰 딸은 왼손을 막 사용하도록 내버려뒀어요. 쟨 고딩인데 수저질도 연필도 죄다 왼손잡이입니다ㅋㅋ
울집 식구들은 익숙해서 딸이랑 밥 먹을 때 부딪치면 그런갑다. 하거나 알아서 자리를 바꾸거나 하는데 학교에선 어쩌는지? 염려스러워 옛날에 한 번 물었었는데 친구들 중에도 왼손잡이가 한 반에 몇 명씩 있다고 하더군요. 선생님께 고쳐보라고 강요당한 적은 아직까진 없었던 것 같아요. 우리 때완 또 다르게 분위기가 많이 바뀌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TV를 봐도 왼손으로 밥 먹는 연예인들도 많더라구요^^

건수하 2023-05-22 15:15   좋아요 2 | URL
책나무님 뒷북에 축하해주시고 감사합니다 :)
양손잡이이시군요? 저도 본의아니게 양손잡이가 되었는데 ㅎㅎ 반가워요.

요즘에는 아이들이 불편하지 않은 분위기가 조성되는거 같아 다행입니다.. 그 중에서도 또 아이 성격 따라 좀 다르긴 하겠지만요. 만희가 왼손잡이군요. 저는 아이가 왼손을 쓰면 그냥 놔둬야지 했는데 걔는 오른손을 쓰더라고요. 조금 아쉬웠습니다 ㅎㅎ

독서괭 2023-05-22 1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하님 왼손잡이시군요~ 주변에 보면 은근히 왼손잡이 많던데 억지로 교정하지 않았으면 더 많지 않았을지.. 어린 마음에 상당히 스트레스 받으셨을 듯 합니다 ㅠㅠ 저는 밥 먹을 때 양손을 쓰는데요, 오른손잡이인데 밥을 조금이라도 효율적으로? 빨리? 먹으려고 ㅋㅋㅋ 왼손으로 숟가락질을 ㅋㅋ 고기자를 때도 왼손을 쓰는데 같이 있던 분이 왼손잡이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암튼 “모두가 같은 행복을 꿈꾸지 않은데”라는 제목이 참 좋고 공감하는 바입니다!
패닉의 왼손잡이 ㅋㅋㅋ 콘서트 가면 늘 부르는 노래죠(이적을 좋아하.. 아니 했어서..)😂

건수하 2023-05-22 20:54   좋아요 1 | URL
저도 양손 아니었으면 얼마나 늦게 먹었을까 가끔 생각하곤 해요 ㅎㅎ 고기 자를 때 칼을 왼손으로요? 오 저도 칼은 오른손으로 하는데..!

저도 이적 좋아했어요. 왼손잡이 말고 저랑 관련 있는 노래가 하나 더 있는데 ㅋㅋ 며칠전 오랫만에 듣고 있자니 아이가 와서 이 아저씨 노래 못한다며…. 그러고보니 <지문 사냥꾼> 좋아하는데 그 아저씨라고 말해줘야겠네요 😄

독서괭 2023-05-22 21:33   좋아요 1 | URL
저도 지문사냥꾼 가지고 있습니다 ㅋㅋㅋ

잠자냥 2023-06-08 1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좋은 글을 제가 왜 못 읽었었죠? 오잉?!
이달의 페이퍼 아니었으면 계속 몰랐을 뻔..
수하 님 계속 길게(?) 쓰세요~ ㅎ

건수하 2023-06-09 08:28   좋아요 1 | URL
읽고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오랫만에 용돈 받으니 좋네요.
이게 저는 진짜 길게 쓴 거지 말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