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은오님의 책탑을 보고 당당하게 저는 이번 달 다섯 권밖에 안 샀다고 댓글을 단 뒤 

마음이 편하다며 두 권을 더 샀고, 그 뒤 두 권을 더 샀다.


이제 8월에는 그만 사겠다는 뜻으로 아직 3일하고 몇 시간이 남았지만 미리 올려본다. 



은오님의 책탑이 올라오기 전 산 책은 이렇게 다섯 권. 











최애의 아이 11 : 내 책이라 보긴 어렵지만 딸과 같이 보고 있어서.. 10권까지 딸의 용돈으로 샀기에 11권은 내가 (적립금으로) 사줌.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 : <왜 읽을 수 없는가>를 읽고 이 사람이 쉽게 쓴다길래 쉽게 읽어보고 싶어서 샀지만. 원래 읽으려던 책이건 이 책이건 아무 것도 펴보지 못함. 


까판의 문법 : <증언 혐오> 읽고 뒤도 읽어보려고 샀다. 


이중 작가 초롱 :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몇몇 소설은 두 번 읽어도 좋아서 다시 삼. 플래그 옮기고 도서관 책 반납해야 하는데...


욕구들 : <명랑한 은둔자>는 별로였지만, <욕구들>을 시도해보기로 함. 모 님이 이 책 리뷰로 상 받으셨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어 더 궁금해짐.



그 뒤에 산 네 권은... 


 



단골(?)서점 리브레리아큐에서 작년에 했던 <다락방의 미친 여자> 에 이어 <여전히 미쳐있는> 도 함께 읽기를 한다고 하여 신청했다. 이번에도 두 달에 걸쳐 읽고 김지승 작가님이 해제 강의를 하는 일정. 책이 어려워보이진 않았지만 미국 페미니즘사를 훑는 느낌으로 이번에도 참가하기로 했다. 책 구입이 전제되어 있는 북클럽인지라 이미 산 <여전히 미쳐있는> 대신 <세계 끝의 버섯>을 구입했다. 포장이 예뻐서 풀기 전 찍었다.





그리고 오랫만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8월호, 수치, 크리티크M 6호를 샀다. 

집으로 이미 가져간 것도 있고 해서 책탑에는 다섯 권만. 














이렇게 해서 8월엔 9권. 


요즘 사고싶은 책 넘 많아서 고민... 

이것저것 드릉드릉 하고 있다. 


책 살 생각만 하지 말고 산 책 읽기도 좀 하자. 




댓글(25)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3-08-28 15: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뭐예요. 이 사람 몰래몰래(?) 많이 샀다!
단지 책탑을 분산하거나 은폐해서 책탑이 낮아 보일뿐???! 뭘 노린 거지? ㅋㅋㅋㅋ
그나저나 저 버섯 책 저렇게 이쁘게 포장해주는군요? 풀기 아깝다....

폴 오스터 전부인 현부인 책
사고싶어 드릉드릉 건조수하

(무슨 랩 같은데요)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8-28 17:12   좋아요 0 | URL
9권인데 두꺼운 책이 두 권이나 있어서 많아 보일 뿐...

버섯책 오늘 받았는데 사진 찍느라 풀었지요 ㅎㅎ

다락방 2023-08-28 15: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폴 오스터 전부인 현부인 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8-28 17:13   좋아요 0 | URL
으흐흐흐 폴 오스터 안 좋아해서 그런가 더 궁금하더라고요

청아 2023-08-28 16: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저렇게 묶여 있는 거 너무 예뻐요!! 초등학교 때 어딘가에서 책 벨트같은걸
사서 저렇게 묶어 갖고 다녔는데 생각납니다. 요즘은 팔지 않아 아쉬운...

수하님 다짐 나의 다짐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8-28 17:13   좋아요 1 | URL
그쵸! 넘 예쁜데 풀 수 밖에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전 저런 거 예쁘게 못 하거든요..

산 책 읽기 다짐다짐~~

2023-08-28 16: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8-28 1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8-28 1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8-28 16: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8-28 17: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23-08-28 17: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소원을 말하면 이루어지는 지니의 알라딘인갘ㅋㅋㅋㅋ 비댓 막 보이는 거 좀 어케 해라 알라딘아!….

독서괭 2023-08-28 17:10   좋아요 3 | URL
댓글알림에 비밀 따윈 없는 건가요 ㅋㅋㅋ

건수하 2023-08-28 17:12   좋아요 0 | URL
소원은 하루에 한 가지! 이루어졌으니 수정..

왜 비밀글의 댓글은 자동으로 비댓이 안 되는 것인가.. ㅠㅠ

청아 2023-08-28 18:02   좋아요 2 | URL
아니 비댓 왜 나한텐 안뜨는지ㅋㅋㅋ(궁금,억울)

잠자냥 2023-08-28 20:24   좋아요 0 | URL
착한 사람 눈에만 보입니다.

건수하 2023-08-28 20:26   좋아요 2 | URL
음…..🤔

독서괭 2023-08-28 20:3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아 2023-08-28 20:47   좋아요 1 | URL
아 이런 ㅠㅠ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8-28 2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살금살금 많이 사셨네요, 수하님 ㅋㅋㅋㅋㅋ 우리 서로를 의지하면서 살금살금 ㅋㅋㅋㅋㅋ
아........ 궁금하다............ 비댓 뭘까요?

건수하 2023-08-29 13:06   좋아요 1 | URL
9권 많은거예요...? ㅎㅎ

제가 뭘 갖고 싶어 했더니 한 알라디너님께서 선물을 해주셨습니다 ^^;;;;

베터라이프 2023-08-28 2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위에 댓글들이 재미나서 웃고 갑니다 ^^ 저도 요즘 최애의 아니 구입해서 잘 보고 있습니다. 애니판 2기가 얼른 나왔음 좋겠어요.

건수하 2023-08-29 13:06   좋아요 1 | URL
베터라이프님 최애의 아이 보시는군요! 전 애니는 안봤고... 딸이랑 대화하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재미도 있구요 ^^

책읽는나무 2023-08-28 22: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비댓 나는 보이네요?^^
아...착하다. 착해!!!!ㅋㅋㅋ
전 책탑을 보구선 <수치>책이 저렇게 벽돌책이었었나?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자냥 님 3호가 동공 커질만 했겠어요.ㅋㅋㅋ

건수하 2023-08-29 13:07   좋아요 1 | URL
정말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이는 것일까요? ㅋㅋ
<수치> 두껍더라고요. 버섯 보다 두꺼울 줄이야...

그래도 다락방님 사신 그.. 표지에 화식조 그려진 책보다는 얇습니다 ㅋㅋ
 

















여성주의책같이읽기 8월의 책은 얇아서 이미 다들 많이 읽으신 것 같다. 

얇지만 여운이 남는 (얇아서 남는지도) 책이기도 하고 발동 건 김에 <캘리번과 마녀> 읽어보겠다 하시거나 이미 읽고 계시는 분들도 있는 와중에 


크리티크M (르몽드디플로에서 내는 또 다른 잡지) 에서 6호가 나왔는데 제목이


<마녀들이 돌아왔다>!!


어제 책을 두 권 샀지만 사고 싶어져서 드릉드릉 하면서 (사실 전에 산 르몽드디플로, 마니에르 드 부아르도 못 봐서 좀 찔리지만) 

혼자만 드릉드릉 하기는 아까워서 올립니다.




크리티크M이 어떤 잡지냐... 비평의 종말시대에 문화예술 비평의 부흥을 꿈꿉니다 라고 출판사 책 소개에는 나와있는데

음.. 어떤 잡지인지 각이 잘 안 나오지만, 르몽드디플로에서 나오는 잡지이니 어쨌든 코드는 맞을 테고 읽을 거리는 많을 테니 믿고 사 볼 생각입니다. 



저는 친절하므로 목차를 함께 올립니다 ;) 





■[책을 내며]

마녀이거나 마녀의 친구로 살기 ㅡ 안치용


■[마녀들이 돌아왔다]

긴장하라, 마녀들이 돌아온다 ㅡ 모나 숄레

마녀의 저자, 모나 숄레 현장 인터뷰 ㅡ 성일권

재조명되는 마녀의 시대 ㅡ 나이케 테크슨

서구 마녀사냥은 신의 의지였나? ㅡ 로베르 뮈샹블레

‘스탠딩 코미디의 신예’ 양리에 대한 마녀사냥 ㅡ 장저린

불에 탄 여인과 사라진 아이 ㅡ 이주라

현대미술의 제의적 순간, 마녀와 예술가 사이 ㅡ 김지연

(한국) 여자들은 한 달에 한 번 마녀가 된다 ㅡ 다큐《피의 연대기》 ㅡ 김민정

아마조네스는 더 이상 마녀가 아니다 ㅡ 김정은


■[국제]

아트바젤이 주도하는 ‘파리+’, 무엇을 더 보여줄 것인가? ㅡ 마리노엘 리오

드라큘라의 귀환 ㅡ 아가트 멜리낭

소외된 자들의 미장센 ㅡ 베르나르 아이젠시츠

“당신도 자기 자신이 되세요” ㅡ 모나 숄레


■[뉴 커런츠]

수동태의 슬픔과 호명되지 못한 소외가 만나면 ㅡ 안치용

인터넷 밈조차 되지 못하는 시시콜콜한 한국 상업영화 ㅡ 김경수

콩쿠르 ‘영재’ 강국에서 클래식 강국으로 가려면 ㅡ 조희창

기지촌 꽃분이들의 스토리-텔링 ㅡ 정문영

《불온한 당신》-순응/ 불온의 경계에서 ㅡ 서곡숙

개인화 사회의 액체사랑 ㅡ 이정옥

이기지 않겠다는 마음의 틈새 ㅡ 양근애


■[성서 인문학(4)]

‘틈입자’ 뱀의 존재성 ㅡ 김창주


■[사유]

새로운 시민적 지성과 주체들의 귀환 ㅡ 이정우

통찰력의 결핍 ㅡ 레지스 드브레이









댓글(22)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리의화가 2023-08-24 1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수하님 목차 내용을 보아하니 마음이 훅 가네요. 정보 고맙습니다^^

건수하 2023-08-24 10:08   좋아요 1 | URL
화가님 반가운 댓글! 그러고보니 15000 넘어서 배송비도 없네요. 저도 얼른!

청아 2023-08-24 1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목차가 솔깃해요! 친절한 수하님>.<

건수하 2023-08-24 11:28   좋아요 1 | URL
얼른 지르십시오! ㅋㅋㅋ

얄라알라 2023-08-24 1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하! 잡지! ‘성서인문학‘이라는 장르도 재미있어보여요. 친절하셔서 목차까지 올려주신 수하님

건수하 2023-08-24 13:14   좋아요 0 | URL
성서인문학은 연재되고 있는 것 같네요. 얄라알라님 이러다가 계속 사시게 되는...? ^^

잠자냥 2023-08-24 1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얼 새로운 걸 또 내고 있군요. 건조수하 서치수하 오늘도 좋은정보!

건수하 2023-08-24 13:15   좋아요 0 | URL
그르게요. 마니에르 드 부아르에 이어 이것도 벌써 6호!
잠자냥님 르몽드 디플로 계속 보고 계신가요? 전 8월호를 오랫만에 샀습니다 ㅎ

잠자냥 2023-08-24 13:22   좋아요 1 | URL
안 읽고 밀리기도 하고 별로 안 좋아하는 국내 저자가 자꾸 필진으로 참여해서 끊었습니다. ㅋㅋㅋ
마니에르는 관심 있는 것만 사보고 있는 중인데 이것도 안 읽고 밀리네요..;;

건수하 2023-08-24 13:57   좋아요 0 | URL
발행인은 아닐테고 안 아니면 목? ㅎ

내용이 워낙 알차고 읽다보면 다른 거 찾게 되어서 빨리 읽기가 쉽지 않네요 :)

잠자냥 2023-08-24 15:03   좋아요 1 | URL
이 씨입니다. ㅋㅋㅋㅋ

건수하 2023-08-24 15:25   좋아요 0 | URL
이 럴수가 이 는 너무 많군요 ㅎ

잠자냥 2023-08-24 15:50   좋아요 1 | URL
제가 끊어버릴 시점에는 다달이 쓰더니 ㅋㅋㅋㅋ 지금 찾아보니 그 이후로 거기엔 잘 안 썼네요?
그러더니 제가 마니에르 드 부아르로 옮기니까 거기다 쓰기 시작 아놔.....ㅋㅋㅋㅋ
마니에르 드 부아르 10호 <동물, 또 다른 시민>에 개와 고양이에 관한 글을 쓴 이요.....

2023-08-24 16: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3-08-24 12: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오 제가 한 번 사보겟습니다. 읽겠다는 건 아닙니다. 흠흠.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목차를 보니 흥미로운 주제가 보이네요. 성서인문학이요. 뱀의 존재성 궁금합니다.

건수하 2023-08-24 13:16   좋아요 1 | URL
르몽드 디플로는 한참 지나 읽어도 괜찮긴 했습니다만.. 잡지는 아무래도 시의성도 중요한 것 같아요.
다락방님 출퇴근시 읽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햇살과함께 2023-08-24 13: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이달의 책이 딱 맞는 주제가 시의적절하게 나왔네요!
서재 검색엔진 수하님 최고입니다!
다큐 잘 안보는 제가 본 <피의 연대기>도 반갑네요.

건수하 2023-08-24 13:35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어쩜 이렇게 딱 맞춰서 ㅎㅎ
<피의 연대기>는 안 보고 <생리공감> 읽었는데 그것도 좋았습니다 ^^

단발머리 2023-08-24 2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표지에서부터 완전 강렬하네요. 전 잡지 사면 안 읽고 쌓아만 두는데 이건 좀 읽고 싶네요.

그런 애들 있잖아요. 뭐든지 물어보면 다 아는 친구들, 한 반에 한 명 정도 그런 친구들 있잖아요ㅋㅋㅋㅋ 수하님 그런 친구 같아요.
뭐든 물어봐야겠당!!!!!!!!!!

건수하 2023-08-24 21:33   좋아요 1 | URL
아는 것만 압니다 ㅋㅋ

독서괭 2023-08-25 09: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친절한 수하님!! ㅋㅋㅋ
마녀들이 돌아왔다 라니, 정말 이번달 여성주의책이랑 찰떡이네요. 내용도 진짜 마녀 일색이군요! ㅋㅋ 영화 잘 안 보는 저인데 피의연대기를 봤기에 더 반갑네용.

건수하 2023-08-25 10:01   좋아요 1 | URL
독서괭님은 한 달 두 권만 사시니깐.. 제가 읽으면 뭔가 올려보겠습니다. 근데 내용이 많아서 (...)
 
콜드브루 별 헤는 밤 디카페인 (원액) - 500ml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5년 4월
평점 :
품절


콜드브루 특유의 찜찜한 맛이 없는 깔끔한 단맛. 향도 그럭저럭 좋고 디카페인이라 부담없이 즐기기 좋다. 여름이 다 갈 때까지 마셔보려고 한다 :)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3-08-23 14: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름 얼마 안 남음

건수하 2023-08-23 14:52   좋아요 1 | URL
아닐걸요.. (무섭죠 그쵸)
 
암컷들 - 방탕하고 쟁취하며 군림하는
루시 쿡 지음, 조은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은지 한참 되어 가물가물해지고 있지만, 


<암컷들>의 전자책이 이번 주 동안 100% 페이백 하고 있다는 알림을 본 김에, 짧게 남긴다. 



한 때 동물행동학을 공부하고 싶어했었지만 동물의 행동이 궁금했을 뿐이지 인간의 행동이 옳다 혹은 '자연'스럽다 는 근거를 대려고 자연에서 비슷한 예시를 찾으려는 것 자체에는 의문을 갖고 있다. 인간만이 이성을 갖고 있는 유일한 존재라고 주장한 때에 비하면 마음이 많이 열렸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래도 인간도 동물의 한 종일 뿐 이 동물과 저 동물은 다른데 왜 굳이 비슷한 예시를 찾아서 합리화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진화과정에서 모든 동물이 같은 조건에 놓였을 것이라 가정하지만 그렇지도 않고. 물론 일부 유사한 경우만을 가지고 와서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하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다.



'암컷들'에는 기존에 주장되었던 학설에 들어맞지 않는 다양한 동물들의 예시가 소개되어 있다. 짝짓기에 관한 내용이 많고, 동물들의 사회적 행동에 관한 내용도 많다. 다양한 사례, 자연의 신비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



제목은 '암컷들' 이지만 이 책에서 결국 말하고자 하는 건 '성별의 차이가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다' 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윈의 성 선택 이론이 여러 사람들의 편리에 의해 왜곡되었지만, 여러 동물의 예를 보면 자연계에서의 성 역할이란 건 그 사람들이 주장하듯 고정되어 있지 않고, 성별이라는 것 자체도 고정되어 있지 않다. 성별이 있지만 두 성별을 한 몸에 가지고 있는 동물도 있고, 일생 동안 성별을 여러 번 바꾸는 동물도 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동물은, (거의 마지막에 나와서 그렇기도 한데) 흰동가리였다. 


자웅이숙 sequential hermaphrodite 이라고 알려진 물고기들은 한 성으로 삶을 시작해 사회적 자극을 받으면 성을 바꾼다. 성을 바꾸는 물고기 대부분이 자성선숙 (암컷으로 태어나 나중에 수컷이 되는 경우) 이지만 반대인 웅성선숙 (수컷으로 태어나 나중에 암컷이 되는 경우) 도 있는데, 흰동가리들이 이 소수에 속한다. 이 물고기는 암컷을 만드는 메커니즘, 즉 '뇌에서 일어나는 적극적인 여성화'를 연구할 특별한 기회를 준다. 


일리노이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로즈에 따르면, 흰동가리 수컷에서 암컷으로의 성 변화가 뇌에서 먼저 시작하고, 수개월 심지어 수년이 지난 다음에야 생식샘이 뒤늦게 따라잡아 완전한 암컷이 된다. 암컷의 경우 뇌의 '시각교차앞구역' 이라는 곳이 수컷에 비해 훨씬 큰데 수컷 흰동가리의 성전환이 시작되어 이 시각교차앞구역이 암컷의 크기에 도달하는데 6개월이 걸린다. 그 사이 정소는 수축하기 시작하지만 수개월이 지나 퇴화하고 난소로 대체될 때까지 안드로겐 (남성호르몬) 을 계속 생산한다. 이렇게 성전환 중인 물고기는 암컷의 뇌와 수컷의 생식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11장 <흰동가리 니모와 성전환> 본문 일부 발췌) 



로즈 교수는, 이 상태의 물고기에게 성별을 묻는다면 '암컷' 이라고 대답할 거라 확신한다. 흰동가리는 텃세가 심한 편이고, 다른 암컷을 만나면 죽을 때까지 싸운다고 한다. 성전환 중인 물고기를 다른 암컷과 한 수조에 넣으면? 팝콘이 터지는 것 같은 큰 소리를 내면서 결투를 한다고 한다. 암컷이 수컷을 만났을 때는, 수컷이 알아서 복종하여 치명적인 영역 싸움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뇌의 성과 그로 인한 모든 성적 행동, 그리고 생식선의 성이 분리될 수 있음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생식샘을 기준으로 성을 이원적으로 정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성은 한쪽 끝에는 수컷이, 다른 한쪽 끝에는 암컷이 있는 연속체입니다. 저 둘 사이에는 연속적인 변이가 있고요."


그리고 사실 수컷과 암컷의 뇌는 서로 크게 다르지 않으며, 생식샘과 관련된 부분을 제외한 다른 기관에서는 유사점이 더 많다. 



생물학은 각 성의 전형적인 상태만 수용하면서 개체의 폭넓은 변이를 무시하고 극단을 제거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논문 속 두 성은 완전히 달라 보이지만 이는 통계적 현상일 뿐, 진실은 수컷과 암컷이 서로 다르기보다 비슷한 점이 더 많다는 데 있다. 


그리고 각 성별 집단의 차이보다, 실은 각 개체간의 차이가 훨씬 크다는 것 또한 생물학은 간과하고 있다. 



이 점을 인정한다면 자연 세계에 대한 이해와 인간으로서 서로에 대한 공감을 증가시킬 것이다. 그렇지 않고 구식의 성차별에 대한 믿음을 고집한다면 여성과 남성이라는 비현실적인 기대를 부채질하고 남녀 사이를 이간질하고 성 불평등을 조장하기만 할 것이다. 



여전히 다수의 사람들은 성차별에 대한 믿음을 고집할 것이지만, 그 사람들과 다르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미국 작가이자 학자인 안네 파우스토 스털링이 말한 것처럼 ‘생물학은 수단만 다를 뿐인 정치다.‘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리의화가 2023-08-22 14: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오전에 보고 살까를 고민하고 있었어요. 근데 이거 오늘 하루만 100%였나요? 음... 암튼 친구분들께서 많이 언급하신 책이라 저도 한 번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귀차니즘을 이기고 남겨주신 수하님 감사!ㅎㅎ

건수하 2023-08-22 14:39   좋아요 2 | URL
죄송합니다 이번 주 한 주 동안 페이백 100% 이네요 ㅎㅎㅎ (수정했습니다)

잠자냥 2023-08-22 20: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자책 페이백 100% 하고 있다는 거 저도 널리 알리고 싶더라고요. 널리 알릴 사람이 없음;;ㅋㅋㅋㅋ
성별 집단 차이보다 개체 간 차이가 크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그나저나 우리집 수컷 1호도 요즘 암컷들 보고 따라하느라 애교 폭발- (근데 쑥스러운지 다른 냥이들 앞에서는 안 그러고 자기하고 집사들만 있을 때 주로 그러더라고요? 울음소리까지 바꿀 필요는 없잖아?!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8-22 15:08   좋아요 3 | URL
1호야... ㅎㅎ 자꾸 애들이 많아지니깐 대책을 마련했구나 ㅋㅋㅋ 귀여워
자냥님이 3호 6호 예뻐하는걸 느끼나봐요. 좀 더 예뻐해주세요~

독서괭 2023-08-22 18:49   좋아요 3 | URL
울음소리를 바꿨다고요?? ㅋㅋㅋㅋㅋ 영리하다 ㅋㅋㅋㅋ

잠자냥 2023-08-22 20:11   좋아요 2 | URL
5호랑 6호 따라 우는 듯한 목소리 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3-08-22 14: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 출근길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반가운 리뷰네요^^
결론부터 알고 갑니다~

건수하 2023-08-22 15:09   좋아요 2 | URL
놀라운 이야기들도 많고, 중간중간 유머가 많이 들어있답니다. 햇살과함께님 즐겁게 읽으세요~!

청아 2023-08-22 15: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성별 차이에만 관심을 갖게 된 데에는 자연과학쪽이 남초인 것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해요.
아...이 책도 읽어야 하고 바쁘네요! 귀차니즘을 이겨낸 수하님 만세 ^^

건수하 2023-08-22 19:41   좋아요 1 | URL
남초여서도 그렇고 주류로 인정받는 학자가 남성이 많아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생물학은 상대적으로 여성이 많지만… 그래서 이 책에 나온 연구자들 중에도 여성 비중이 꽤 된답니다. 결과 때문에 주류로부터 인정받는 데 어려움이 꽤 큰 것 같지만요.. (방해도 많구요)

바람돌이 2023-08-22 15: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사고의 범위를 조금만 넓혀도 우리의 생각이나 통념이 비합리적인걸 알수 있는데 말이죠. 다양한 동물의 세계 재밌을거같네요.

건수하 2023-08-22 19:41   좋아요 0 | URL
재밌기도 한데… 사례가 많아서 좀 지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우끼 2023-08-22 17: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이백 이벤트 ㅠㅠ 덕분에 알고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건수하 2023-08-22 19:42   좋아요 1 | URL
우끼님 보람을 느낍니다 ^^!

독서괭 2023-08-22 18: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페이백을!? 전자책 끊었는데.. 고민되네요. ㅠㅠ
핵심만 콕 집은 수하님 일타 리뷰!!

건수하 2023-08-22 19:42   좋아요 2 | URL
독서괭님 여기도 사례가 많습니다.
내용 특성상 어쩔 수 없지만 ㅎㅎ 그래도 하나하나 다 유니크해서 반복되진 않아요! ^^

단발머리 2023-08-22 2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사례들만 넘기면서 읽었는데 (3일에 걸쳐서요 ㅋㅋㅋㅋㅋ) 예시들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도 아니면서 한결같이 진지하고 열심인 ‘짝짓기 열풍‘에 대해서도 잠깐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더랬습니다.
수하님께서 꼭 집어서 정리해주셔서 더 좋네요. ‘성별의 차이가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다‘

건수하 2023-08-22 21:28   좋아요 1 | URL
짝짓기가 특히 많이 연구된 것 같았습니다 ㅋㅋ 다른 활동보다요.

책읽는나무 2023-08-22 20: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 도서관에서 빌렸다가 한 번도 못 만져보고 반납 기한 때문에 고대로 가져다 드렸었네요.
책 재밌겠던데...^^
수하 님도 별 다섯!

건수하 2023-08-22 21:28   좋아요 2 | URL
책나무님도 다시 도전해보세요! ! :)
 

















30년 전에 쓰여진 책이라 조금 오래된 느낌이 들지만, 기본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다.

좀더 빨리 읽었으면 좋았을 걸. 군데군데 필사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문장이 많다. 

여성에 관한 아주 많은 진실이 가부장적 신화 속에서 흐려졌기 때문에 여성들은 자신들의 앎을 표현하기 위해 새로운 형식, 새로운 스타일, 새로운 언어를 개발해야 한다. 여성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야 한다. 여성 영웅이 소통의 능력을 키우면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과 조화롭게 지낼 수 있다. 그녀가 용기있게 자신의 전망을 제시할 때 다른 여성들은 그들 자신의 모습과 말을 신뢰할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 우리가 여성들의 그림을 더 많이 보고, 여성들의 시와 연극을 더 많이 감상하고, 여성들이 안무한 춤을 더 많이 보고, 여성들이 디자인한 환경 예술 작품을 더 많이 감상할수록 여성들의 목소리를 더욱 가치 있게 평가할 것이다. 여성 각자가 여성의 열등함이라는 신화를 떨쳐버릴 때, 그 일을 해낸 여성은 다른 여성들의 역할 모델이 된다. - P120

무의식의 남성에 붙들려 있을 때 여성은 자신이 무엇을 하건, 어떻게 하건 결코 충분하지 않다고 느낄 것이다. 그가 계속해서 또 다른 것을 추구하도록 몰아대기 때문에 한 가지 과업을 완성하는 것으로는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 지금 이 순간과 관련된 것은 무엇이든 가치가 없다. 무의식 속의 남성은 미래를 생각하라고 다그친다. 여성은 비난받았다고 느끼지만 내면의 결핍된 부분에서 이런 반응이 나온다. "맞아. 어떤 걸 좀 더 해야 해. 이걸로 충분하지 않아." 글을 쓸 때면 내 내면의 충동은 좀 더 많은 내담자를 봐야 한다고 말하고, 내담자를 만나고 있을 때면 "책 쓰는 데 부지런을 떨어야 하지 않겠어?" 하고 딴죽을 건다. - P142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수이 2023-08-21 22: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수하님 이 무슨 일, 나 이 책 그제 빌려왔는데 깜놀;;

건수하 2023-08-21 22:42   좋아요 0 | URL
앗! 수이님 찌찌뽕!! 😃 전 책모임 책이에요 ㅎㅎ

수이 2023-08-22 08:27   좋아요 1 | URL
멋지오! 응원!

건수하 2023-08-23 11:23   좋아요 0 | URL
수이 님도요!

단발머리 2023-08-22 2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으시겠어요, 여러분 ㅋㅋㅋㅋㅋㅋㅋ 찌찌뽕!!

건수하 2023-08-23 11:22   좋아요 0 | URL
(제가 고른 책은 아니었지만) 읽다보니 마음이 평온해져요. 왠지 통하는 느낌, 좋습니다 ㅎㅎ
단발머리님은 이미 읽으시지 않았을까 싶네요 :)

단발머리 2023-08-23 11:41   좋아요 1 | URL
전 아직이요 ㅋㅋㅋㅋ 근데 책목차 슬쩍 봤는데 괜찮더라구요 ㅋㅋㅋ 읽을까요? 😳😳😳

건수하 2023-08-23 13:01   좋아요 0 | URL
제가 토요일까지 다 읽어야 하므로... 읽고 쓰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