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에 읽는 조선사 하룻밤 시리즈
신병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사실 조선왕조 500여년의 역사를 한권에 실는다는게 쉬운일은 아니다. 

그리고, 그걸 하룻밤에 읽어낸다는것 자체도 쉬운일이 아니다.  그런의미에서 제목이

나를 도전의식을 갖게 만들었지만, 역시나 하룻밤에 다 읽어내긴 무리였다..--;;

 

역사소설은 언제나 읽기가 편하고 책장이 쉽게 넘어가지만, 이런 역사적 고증으로 쓰여진

책들은 늘 국사책 개념일수 밖에 없어서 읽을때도 늘 고통이 수반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를 좋아하는 관계로 그 고통을 감수하면서 잊었던 국사를 다시

배운다는 일념으로 책을 읽는다.

 

이책 역시도 첫 몇장을 펼친순간 조선사를 한권에 담아야 한다는 저자의 압박감 때문이었는지

깨알같은 글씨와 역사의 나열로 한동안 졸음을 유발했다.  30~40여페이지를 읽으면 졸음이

쏟아져 다시금 국사공부를 하게 만드는 고통을 주는게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100페이지를 넘기면서 티비에서 늘 중요한 대목만 방송하는 흥미위주의 사극부분들이

간과한 내용들이 연대별로 체계적으로 적혀있어 졸음보다는 새로움에 대한 갈증이 더 커진듯하다.

특히, 조선시대 위대한 왕들의 업적과 더불어 유명한 실학자들이나 성리학자들, 그리고 그들의

저서를 다시금 꼼꼼하게 챙겨 자세히 정리해준 부분은 비록 시험때처럼 달달 외우려고 하진 않치만

기억에 남게 해주었다.

게다가 자세한 도표도 썩 괜찮았다는 생각이 든다.

 

500여년의 조선사에서 늘 느끼는 거지만, 피로 얼룩진 왕위 찬탈의 안타까움과, 권력을 위해

사화들이 너무나 많았다는 생각은 지울길이 없었다..  처음 태조 이성계때부터 잘못 이뤄진

세자책봉과 연이어 일어나는 왕자의 난들.. 이복형제지만 죽고 죽이는 사건들.. 그리고 왕위에

오르기 전까지 그들이 겪어야 했던 불안한 나날들..  왕족이라면 누구나 언제 덮칠지 모르는

죽음에 대해 불안에 떨어야 했고, 특히나 세자책봉이후에도 당파싸움으로 인해 희생양이 되기

일쑤였다.  그중에서도 의문의 죽음을 당한 소현세자와 어제 장인에게 보내는 편지가 발견됐다는

사도세자의 죽음은 더욱더 안타까움을 더했다.  물론, 역적으로 몰려 억울한 죽음을 당한 다른

무수한 왕족들 역시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권력을 위해 형제, 부모마져 죽여야 했던 역사에 얼마나 큰 아픔이 있는지, 권력이 그만큼 대단한건지..

아니, 어쩌면 자신이 살기위해 그들을 죽여야했던 왕들은 얼마나 큰 고통이었을지 그마음도 짐작키 어렵다.

 

무엇보다 조선의 파벌싸움은 긴 역사를 단숨에 부셔버리기에 충분했다.

남인, 서인, 노론, 소론등등 무슨 당파 싸움은 그렇게도 많으며 한줄기에서 또 한줄기 뻣쳐나오는 파들은

어찌나 많은지....  물론, 그만큼 개성있고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긍정적인 면으로

이해할수도 있지만, 그 폐해는 그야말로 많은 훌륭한 선비들을 엄한 역적으로 몰아 사사하기 일쑤였다.

그 선비들이 생을 다하고 죽었다면 과연 어떠했을까?  정말 안타깝지 않을수 없었다.

 

물론, 연산군처럼 폭군이 등장했을때의 중종반정 같은 경우는 어쩔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고 박수를

보낼만한 일이긴 했지만 ...

 

그러나, 인과 덕으로 다스린 왕들에 대한 좋은 글들도 꽤 많았다.  너무도 많은 업적을 남기신

세종대왕... 노론, 소론 붕당을 적절히 이용한 숙종.. 그리고 영조..조선의 문화부흥 정조..등..

그들이 남긴 문화와 업적을 보며 마음으로 박수를 보내기도 하고 우리선조들의 정신에 감동받기도 했다.

특히나, 조선왕조실록의 보관방법이나 왕들마져 열람할수 없게한 지혜.. 그리고 그외 많은 일들..

우리 선조들만이 빚어낼수 있는 대단한 업적이라는 생각에 어깨에 힘이 들어가기도 했다..

단지 안타까운건 여러 전쟁과 약탈로 그 문화재들이 일본, 영국, 프랑스등 각지로 흩어져 있어 우리가

주인임에도 불구하고 가져올수 없다는 자체가 안타까울 뿐이었다.

 

비록 하룻밤에 읽어내진 못했지만, 며칠에 걸쳐 읽어낸 조선사는 알았던 부분을 좀더 자세히, 그리고

가물거렸던 부분을 좀더 확실히, 몰랐던 사실을 새롭게 알게 해준 괜찮은 책이었다.. 

물론, 도입부의 졸음을 없앨수 있다면, 그리고 깨알같은 글씨들을 좀더 보완해준다면 더 괜찮은

책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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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나 힘들어 - 남편 이야기
박경남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4년 10월
평점 :
품절


 
얼마전 같은 제목의 "여보 나 힘들어" -아내이야기를 읽고, 나름대로 갖은 악평을

썼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기대에 못 미치는 간단한 에세이들에 속이 상했고

괜스레 좋은 책일꺼라 생각한 나에게도 화가났었다.

그래서 일까..  이미 포기한 상태로 같은 제목이지만 남편들의 이야기를 접할때

어? 이거..기대이상인데 라는 생각을 했다.

뭔가 큰 기대를 한 책과 기대하기를 포기한 책은 그래서, 그때 그때 읽는 사람의

맘에 따라 감동이 틀려질수 있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그러나 기대를 포기한 면도 일조를 했지만, 문제는 억압됐던 여성들이 하는 목소리는

의외로 사회전반에 커져서 여성들의 삶에 대한 애환이나 아픔은 많은 얘기들로

드라마화 되고, 책으로 나오기에 그만큼 '또 그얘기가 그 얘기야?' 라는 실망감이

었다면, 남편들의 이야기는 생각만큼 드라마 소재로 자극적이지 않은지 모르는

부분이 많았던것도 어쩌면 새로움으로 와닿았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나 스스로가 여자이다보니 비록 아내가 되진 않았지만, 아내들의 투정을

어느정도는 주위에서 들어와 알고있었던 부분이었기에 오히려 이번책이 더 신선

했을수도 있다는 것도 사실일것이다..

 

몇편의 에세이 형식으로 이어진 책내용은 순전히 남편이 "나 이렇게 힘들어.  그러니

당신도 나를 이렇게 이해해줘." 라는 일방통행이 아니라, "나도 이렇게 힘들었는데

여보, 우리 이렇게 같이 해나가." 라는 의견을 묻고 조율해 나가는 내용들의 글을

여러편 담고 있었다. 

남편으로서, 가장으로서, 아빠로서, 회사에서 들들 볶이는 직원으로서 고단함으로

집에 돌아와도 힘을 잃는 가장들의 모습..  돈벌어다 줘야하는 기계가 되어버린 느낌..

그리고, 가부장적인 어릴때의 습관으로 폭력남편이 된후 마지막에서야 아들에게서

배우고 후회하는 모습등..  다양한 40대 남편들의 모습을 비추고 있었다.

 

천편일률적인 남편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다양한 주제로 접근한 에세이 였기에 아내편의

이야기보다 남편이야기에 더 점수를 후하게 주고싶은 맘이다.

두권이 한권이었지만, 아내이야기는 너무 많이 들어 짜증나는 에세이였다면, 남편이야기는

힘없는 가장얘기를 가족간의 화합과 반성으로 이어가고 있어서 약간의 감동도 주는 책이었다.

 

40대 남성 사망률이 어느나라보다도 높다는 우리나라... 40대 남성분들이여 힘내시길..

40대라고 아니 힘없어 지는 가장이라고 한탄하지 마시고, 사랑하는 가족에게 흉금없이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하며 행복한 가정을 꾸려 나가시길..화이팅하시길..이책을 읽고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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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거나 미치거나 - 권지예 그림소설
권지예 지음 / 시공사 / 2005년 11월
평점 :
품절


 

"사랑하거나 미치거나"  제목만 접했을땐 무슨 시시한 사랑얘기쯤이려니 했다.

강렬한 표지에서 '음..열정적인 사랑얘기겠군.' 하는게 첫 느낌이었다..

사실 언제나 표지나 제목에 이끌려 내용이 어떤지 생각지도 않고 사는게 나의 책고르는

골치아픈 안목아닌 안목이다.. 도대체 내용을 읽으려고 사는건지 표지나 제목에 혹해서

실패한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었음에도 나의 이런 습관은 잘 고쳐지지 않는다..

 

어째꺼나 화려한 수식의 띠지가 권지예라는 작가를 포장하고 있었다.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수상... 그만큼 권위있는 작가란 말인가?  우리나라 문학상에

관심이 없어도 너무 없는 나는 반성을 해야하는건지 이런 화려한 수식어에 혹해야 하는건지

감을 잡을수가 없다.  솔직히 말하면 난 수상작들을 좀 싫어하는 경향이 있는데 말이다..--;

 

읽기전 책을 휘리릭 넘겨보니, 컬러풀한 그림들이 우선 시선을 끈다.

어라? 하는 놀람으로 책을 읽어나가면서, 아하~ 하는 탄성을 지른다.

"사랑하거나, 미치거나"  그건 열정적인 사랑얘길수도 있고, 정말 말 그대로 사랑을 죽도록하거나

아니면, 미쳐버리는 12명의 화가에 대한 일생을 특이한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었다.

반고흐의 일생은 일반적 시선으로, 피카소의 일생은 피카소와 염문을 뿌렸거나, 결혼했었던 여자들의

수다로, 클림트의 일생은 그의 모델의 시선으로, 모딜리아니의 일생은 그의 아내의 자살직전

편지형식등으로 글을 써내려 가고 있었다.

그리고, 화가들이 그린 그림들이 거의 모든 장마다 한장씩 보여지고 있고, 작가의 일생을 연대별로

체계적으로 정리해주고 있었다.  일반적인 설명조의 단조로운 글보다 색다른 형식으로 접근한 그들의

삶에 대한 접근은 그들의 삶이 어떠했는지 더 속속들이 기억속에 남게 만드는 강한 매력을 보여주었다.

새로운 시도라고나 할까.. 

12명의 화가 전부를 알지는 못하지만, 그들의 색다르면서 정말 미치거나, 사랑하지 않으면 살지 못하는

예술가들의 처절하면서도(?) 아름다운 삶을 가르쳐 주었다.

왜 그들은 그 두가지가 아니면 살지 못했던 것일까?  그림하나에 미치는 그들이었기에 사랑에서 영감을

얻기위해 한여자에 안주하지 못하고 늘 새로운 사랑에 눈을 떠야 했던 것일까?  사랑에서 얻지 못하면

자신의 몸을 던져 미쳐서라도 영감을 얻어야 했던 것일까?

그들의 일생이 아름답기보다 고통이 었을꺼라는 느낌에 아름다운 그림을 보는것이 조금은 고통으로 다가

올듯한 느낌이 든다.  그림 한점을 얻기위해 자신들의 영혼을 바쳐 그려냈다는 생각이 웬지 한폭 그림의

아름다운보다 그들의 고뇌를 내비치는것 같아서 나역시도 같은 고통이 느껴지는 듯 하다.

 

몰랐었던 작가들의 일생을 보기도 하고, 소설임에도 사실을 바탕으로 한 글이기에 마치 글속의 화자가

내가 되어버리고 믿게 되어버리는 오류를 범하게 될지도 몰라 조심스럽긴 하지만 12명의 새로운 삶을

새로운 방식으로 들여다 본듯 해서 색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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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인류학자 - 뇌신경과의사가 만난 일곱 명의 기묘한 환자들
올리버 색스 지음, 이은선 옮김 / 바다출판사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부제에서 오는 압박감.. 그리고 최근엔 접한적이 없는 약간은 페이지가 두꺼운 책..

뇌신경과 의사라니..얼마나 전문적인 용어가 많이 등장할것이며, 과연 제대로 내가 이해해 낼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때문에 책 펼치기 전부터 두려움이 앞섰다.  보통은 이런책들의 저자들은 자신들의 온갖

지식을 총동원해 어려운 글들을 써냄으로서, 그만큼 지적인 모습을 과시하려는 모습들을 많이 봐온터라

괜히 이런책을 샀나하는 후회도 들었다..

그러나,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역시 이래서 책이란 좋은거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먼저 7명의 실질적인 환자들을 대한 뇌신경과 의사인 저자는 그들의 특이한 사례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하면서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들을 대하며 다가서고 있었다.

흔히 의사들은 새로운 사례들이 발견되면 마치 실험용 쥐처럼 그들을 관찰하고 학계에 발표하고

보고하는 느낌이 들지만, 저자는 그런 느낌보다는 그들과 접하면서 인간적인 면을 더 찾아 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는듯 했다.

게다가 어려운 용어들을 쓰기보다 마치 소설처럼 써내려간 글들에서 전문적 지식이 전무한

사람이 읽어도 충분히 이해될수 있을만한 내용들로 가득했다.

 

먼저.. 어느날 교통사고로 전 색맹이 되어버린 화가..

선천적인 색맹에 대한 얘기는 많이 들어왔으나, 그리고보통은 부분 색맹인데 반해 나조차도

전생맥에 대한 얘기는 처음이었다.  그에 대한 자세한 얘기와모든 화면이 흑백처럼 보이는

주인공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 그리고, 그 상황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던 모습.. 그런 상황이

어떻게 발생되었을까? 하는 저자의 궁금증과 그 삶에 익숙해 가는 환자 아닌 환자..

전혀 그런 병이 있는지 조차 몰랐던 투렛증후군이 걸린 틱장애의 외과의사 얘기..

틱장애는 최근에 많이 알려진 것으로 욕을 하거나, 어떠한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며, 강박증에 시달리는

그런 장애였는데 그런 사람이 외과의사로 성공할수 있었던 얘기가 정말 멋진 인간승리로 와닿았다.

그외에도 자폐증에 걸린 사람이 인류학자가 된 얘기, 50년간 시각장애인이되어 살아온 사람이

어느날 눈을 뜨게 되었을때의 당혹감..등이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부분들을 세밀이 짚어주고

있었다..  특히나, 평생을 시각장애인으로 살아온 버질은 눈을 뜨게 됐을때의 행복보다 앞으로 보게됨으로

빚어진 스트레스와 보이는것에 대한 당황으로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정말 저럴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새삼스레 했다.

솔직히 우리는 시각장애인이 앞을 보게 된다면 그것만큼 행복한 일이 없을꺼라고 생각하는게 정석이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평생 앞을 보지않고 살던 사람이 세상을 보게되면 당황하게 된다.

글을 봐도 그게 글자인지 인지하지 못하고, 다른 물체들을 접해도 그게 이제껏 자신이 알던 것인지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제껏 후각, 청각, 촉각으로만 살아온 그들은 시각을 접하므로서 기쁨보다는 당혹감과

스트레스로 더 힘들어 한다는걸 이책을 통해서야 깨달았다.

 

전혀 알지 못하던 세계를 수박 겉핥기 식으로 조금 접한거 같은 느낌이지만, 또다른 세계를 만났다는

자체에서 이책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물론, 어느정도 전문지식이 있었다면 좀더 쉽게 이해하고

글을 읽는게 더 빨랐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지식이 없더라도 그들을 이해할수 있는 부분이 훨씬 많았고

작가의 탁월한 필력으로 생각보다 어려움없이 읽어낼수 있었다..  모른체 그저 글씨로 읽고 넘어간

부분도 많긴 하지만 말이다..

 

두꺼우면서도 그만큼의 지식을 전해주는 괜찮은 책이었다.  이 저자의 책을 한권 더 읽어보고 픈 욕심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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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 - 마음을 움직이는 힘 위즈덤하우스 한국형 자기계발 시리즈 1
한상복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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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오랫만에 따듯한 책을 만났다..

읽을수록 맘이 따듯해지고 뭉클해진다..

마치 표지속의 소년이 나의 마음속에 들어앉아 그동안 얼어붙어 있던 내마음을 녹여주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이런 따듯한 느낌, 비록 세상에 찌들긴 했지만, 그래도 내가 아직은 따듯한

맘을 지닌 인간이라는 깨달음을 준 책을 읽은 느낌이 과연 몇년만이던가..

 

너무 눈에 보이는 "배려"라는 제목에서, 그저 그런 내용이려니.. 늘 봐오던 내용이려니

하는 생각을 했던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어쩌면 또 너무 원론적인 내용들만 늘어놓는 "착한어린이 교과서"는 아닐까 하는

의심도 했었다.  하지만, 주위의 추천으로 대한 책은 나의 맘을 적시기에 충분했다.

 

늘 주위를 둘러볼줄 모르는 위차장.. 앞만 보며 사는 그는 일명 "사스퍼거"였다.

모든것들이 경쟁상대였고, 모든것들 보다 자신이 우선이었고, 남을 위해 눈을 돌릴줄

모르는 어쩌면 지금 현대사회에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인간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자신이 어느날 기획팀에서 프로젝트1팀으로 발령을 받으며, 나락으로 떨어진

좌절을 맛봄과 동시에 아내가 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떠나버린다..

"당신은 너무 이기적이야. 남을 전혀 배려하지 않아" 라는 말을 남긴채..
하지만, 그는 그때까지도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했다..

남들때문에 자신이 원하지 않는 1팀으로 내려앉았고, 아내의 괜한 투정으로 아내가

떠났다고 생각했다.. 모든게 자신의 탓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가 자신의 잘못이라고 깨닫기 시작한것은 회사 11층  고문인 인도자를 만나면서

부터다.. 뭐가 뭔지 모르는 그에게 인도자는 작은 쪽지와 함께 그가 해왔던 무조건적인

경쟁과 남을 배려하지 않은 면모들을 들쑤시며 그에게 새로운 눈을 뜨게 만들었다..

그리고, 자신이 늘 무능력하게 봐오던 회사에 필요없던 1팀의 직원들과 같이 하면서

서서히 그들의 모습이 무능력이 아닌 남을 위한 배려를 실천하는 곳임을 깨닫고 있었다.

 

글 한구절 한구절 마치 아름다운 구슬처럼 굴러다니는 느낌이다.

모두 버릴수 없는 따듯함이 감도는 내용이었다..  천편일률적일수 있는 흔한 얘기를

"참 이쁘게" 저자는 풀어냈다..  그리고 따듯하게 풀어냈다.. 마치 책 곳곳에 스민

귀엽고 앙증맞은 삽화들 처럼..

 

책을 읽는 동안 내마음속이 따듯해져서 성급하게 빨리 읽기가 싫었다.  그래서, 좀 더

여유를 가지며 읽었던거 같다.  그리고, 읽는 잠시동안이지만 나 역시 남을 배려하는

한두가지 일을 했다.  물론, 그건 큰건 아니다.  누구에겐가 잠깐 여유를 가지고 양보를

했다든지, 위차장처럼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쪽지를 몇장 날릴정도이지만 말이다.

언젠가 그런 배려 또한 잊어버리고 살지 모르지만, 배려란 그렇게 크게 마음먹지 않아도

된다는걸 새삼깨달았다.  그리고, 그 배려를 잃어갈쯤에 다시 한번 꺼내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가 와도 웬지 마음이 따듯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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