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킹맨션의 보스는 알고 있다 - 기존의 호혜, 증여, 분배 이론을 뒤흔드는 불확실성의 인류학
오가와 사야카 지음, 지비원 옮김 / 갈라파고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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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논픽션계의 아쿠타가와상, 나오키상이라 불리는 오야 소이치 논픽션상과 명성 높은 가와이 하야오 학예상을 동시 수상했다는 소개글을 보고, 논픽션상이라고? 재밌겠다! 출판사에서 마침 이벤트하길래 신청해서 받았다. 


어떤 내용인지 전혀 모르고, 논픽션, 홍콩의 청킹맨션이라는 키워드만 보고 읽기 시작했는데, 아, 이런 책들 진짜 많으면 좋겠다. 많겠지? 이 책처럼 대중들에게 소설보다 더 재미있게 읽히는 책들은 많지 않을 것 같다. 


탄자니아인지는 알 기회 없었지만, 아프리카 대륙에서 와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아마도 본 적 있다. 내가 사는 동네에는 예멘 난민들을 볼 기회들이 있었다. 그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는 관심 가져 본 적 없었지만, 이 책을 보고난 후에는 다를 것이다. 


청킹맨션이라는 장소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는 않았고, 청킹맨션에 살고 있는 탄자니아인들의 '돈벌이'에 대한 이야기였다. 


리뷰 제목에 쓴 '사랑과 우정의 비결은 돈벌이'는 6장의 제목이다. 최종장 뺀 마지막 장이다. 홍콩에서 살고, 일하는 탄자니아인들을 관찰하고 쓴 이 책의 가장 큰 키워드는 '돈벌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써야 나쁘게 들리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중국도 아프리카도 상업에서 뭔가 바가지 쓰고, 사기 당할 것 같은 선입견이 있다. 탄자니아인들의 공유 경제에 비해 해외 나가면 한국인 조심하라는 말들 더 디테일하게 들으니 말그대로 경험에서 온 부풀린 선입견이겠다. 


지구가 망하면 망했지, 자본주의는 망하지 않을거라고 하는데, 그 결과 지구와 자본주의가 사이좋게 같이 망하고 있는 지금. 지중해가 절절 끓고, 폭염과 한파로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는 지금, 새로운 형태의 기존의 자본주의 틈을 비집고 들어갈 새로운 방식의 경제 모델을 시도하는 것은 필요한 일일 것이다. 


읽으면서 생각나는 부분들이 많아서 재미있었다. 처음 읽는 이야기이지만, 낯익은 이야기들이 있었다. 


그들의 호혜성은 여러 사정이 있으니 세세하게 따지지 말고, 무임승차도 오케이, 기부금도 상황에 따라 받는다. 인간은 언제나 변할 수 있으며, 그의 과거가 아닌 지금의 상황에 따라서만 판단하고, 상황과 문맥에 따라 한정적 신뢰를 주고 받는다.


"타자의 복잡한 사정은 알 수 없는/알고 싶지 않은" 것이라는 기본 마인드로 '겸사겸사' 서로를 도와주고,

그 과정에서 '윈윈'의 기회를 찾아 기브 앤 테이크를 이루고자 한다. 

'내가 누군가를 도와주면, 누군가가 나를 도와줄 것이라는' 믿음, 그리고, 타지에서 죽으면, 본국으로 보내줄 수 있게 힘을 합친다.


"청킹맨션의 탄자니아인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미래 인류 사회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모색하는 이들, 공유, 연결, 특이점singularity, 기본 소득에 관심을 두는 모든 이에게도 흥미로울 것이다. 이들은 '아무도 신용하지 않는 것'을 규칙으로 삼는 세계에서 누구에게나 열린 호수성 reciprocity을 기반으로 한 사업 모델과 생활 보장 구조를 동시에 구축하고 있다. " (31)


선한 시민이거나 선한 친구, 선한 이웃이 아니어서 '서로를 신뢰할 수 없다' 고 단언하지만, 서로 돕는 구조와 논리에 대해 청킹맨션, 가장 가난한 자들이 모이는 곳에서 카라마라는 자칭 타칭 보스이자 중고차 브로커를 통해서 그 겉모습이나마 볼 수 있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동료에게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이들에게 강한 '독립독행'의 정신이 있기 때문이다. 도움을 주고, 받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것은 각자의 독립독행 정신, '자력으로 살아가기' 와의 균형 위에서 모색된다. 자력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정말로 어려울 때 서로 돕는 관계가 성립할 수 있다. 그 균형을 잡는 것은 매우 어렵다. 


늘 실리를 따지지만, 본래의 목적은 '인심을 쓰는 기쁨', '동료와의 공존', '놀고 싶은 마음과 장난치고 싶은 마음', '자영업의 자유로운 정신'과 같은 즐거움이다. 


신뢰가 무너진 비즈니스계에서 신뢰를 코인으로 돈을 벌고, 고국인 탄자니아와 홍콩의 삶이 평행적인 삶을 산다. 탄자니아는 돌아가야 할 집이지만, 홍콩에서의 삶 또한 돌아가야 할 또 하나의 삶의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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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침부터 29도 95%. 여름에 원래 이렇게 네다섯시에도 더웠나? 밤에도 기온 안 떨어지고. 

그리고, 습도. 어제 고강도 훈련 한다고, 트렉 달리기 하면서 100미터 구간만 열심히 달려봤다. 심박수 떨어뜨리고, 130대 떨어지면 다시 뛰고, 다시 100미터 구간 나오면 열심히 달리고. 열심히 달린 구간이 540-600이어서, 와..5분대 페이스 뛰는 사람들은 이 속도로 몇 키로를 달리는거구나. 속도 감각 익힐 수 있었다. 160-70까지 올라갔는데, 130대까지 떨어지는대 1-2분 걸렸다. 이전같으면 뛰는 시늉만해도 140대 올라서 다시 걸어도, 응, 안 떨어져. 심박 한참 안 떨어져서 슬로우조깅은 불가능한줄 알았는데, 이제는 170까지 올라가도 금방 떨어진다. 심으뜸은 10초만에 떨어진대. 정말 멋진 심장을 가졌군! 여튼, 그렇게, 걷고, 뛰니 한시간 5분 918 페이스, 평균 심박 146. 


달리기 코치가 고강도 훈련 혼자 하지 말라고, 부상당하기 쉽다며, 슬로조깅으로 페이스 오르고 있으니깐, 슬로조깅만 하라고 하지만, 80% 저강도 훈련과 20% 고강도 훈련을 해야 한다고 하니, 길이로 하는 것을 추천했다. 그지. 운동 제 1 원칙은'부상당하지 않게 안전히' 본격적으로 더워진 지난 주 목표가 여름 달리기 적응이었고, 4일 저강도, 2일 휴식, 1일 고강도. 이렇게 했고,  여전히 더운 이번 주 목표는 저강도 달리기 1시간 10분, 휴식, 고강도는 한시간 30분~ 40분 10키로로 정해봤다. 


여름에 아침에 일어나서 주5일 달리기를 하는 것은 좀 부지런해 보이지만, 나는 게으른게 디폴트고, 달리기 하는거 빼고 남는 시간은 다 게으르게 보내고 있다. 지난 주는 달리기 하고, 씻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아침 먹고 나면 11시 일할 시간 되어서, 아침 시간 낭비에 대해 고민했는데, 이번 주는 부지런히 움직여져서 씻고, 빨래하고, 아침 먹고, 이렇게 글까지 남기는데 9시까지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주 12시부터 리딩이라서 10시부터 12시까지는 책 읽어봐야지. 


한시간의 힘을 느끼고 있다. 집 나간 집중력은 한 시간 달리기로, 한 시간 달리기한 감각 생각하면서 한 시간 책읽기도 해보려 한다. 하루 한 시간씩 원서 스피드리딩 훈련을 좀 해보려고 하는데, 얼리챕터 시리즈물 한시간에 한 권 읽기. 이거 구스범스로 할까 싶다. 더 얇은 잭 파일즈로 시작해볼까. 여튼, 구스범스 표지 너무 숭해서 책장 맨 끝 맨 뒤에 안 보이게 숨겨뒀는데, 호러 좋아하는 여덟살 있어서 봉인 해제. 좀 더 살까 싶어 검색하다보니 영국판 엄청 할인해서 추천합니다. 


* 레벨 3점대로 글밥 있는 120페이지대 챕터북 중에 정말 쉽게 읽히는 책. 


* 여름에 어울리는 호러물. 미들 그레이드 책이라서 너무 잔인하지도 않음. 



 10 권에 12만원 할인해서 23,350원.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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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07-07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더위에도 열심히 런닝하시는 하이드님을 보니 참 대단하시단 생각이 듭니다.요즘 폭염이라 항상 건강에 유념하시면서 즐거운 런닝생활 하세요^^

하이드 2025-07-07 12:26   좋아요 0 | URL
폭염 달리기를 견디고나서 선선한 바람 불어오면 얼마나 신날까 생각하며 달리고 있습니다~

햇살과함께 2025-07-07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제주도 가서 신나게 달리고 싶어요~~
 

  애비 히메네즈 'Just for the Summer' 


달리기 하면서 다 들었다. 지금은 The Sythe 들으며 달리는 중. 


컨템퍼러리 로맨스를 끝까지 읽은건 되게 오랜만인데, 재미있다. 애비 히메네즈 더 읽어봐야지. 


아동 학대 관련 트리거 워닝 있는 소설이다. 

엄마가 여주인공인 엠마를 어릴때부터 방치함.. 엠마는 트레블 널스로 베프인 매디와 함께 단기 계약하며 미국 곳곳을 다니는데, 다음 계약지는 하와이다. 


레딧인가에 올라온 글을 보고, 글쓴이, 저스틴, 남주에게 메세지를 보내고, 결국 남주가 있는 미네소타로 계약지를 옮겨서 데이트를 하게 된다. 



저스틴은 자기가 사귀는 여자마다 자기랑 헤어지고 나면 소울메이트를 찾는 저주에 걸렸다는 글을 올렸고, 엠마가 자기도 그렇다며 메세지를 보내고, 호감 쌓아가다 저주 풀기 위해 서로 데이트 해보자고 해서 시작하는 관계. 


저스틴의 엄마에게도 이슈 있다. 계약차 만나자고 했지만 (핑계였지. 처음부터 알 수 있었어) 사랑을 인정하게 된 이후에도 넘어야할 산이 많다. 이 책은 엄마로부터 벗어나고, 사람을 믿게 되는 엠마의 성장 소설이기도 하다. 


소재만 보면, 나에게 불호인 것들이 많다. 그동안 컨템퍼러리 로맨스를 읽다만게 이런 저런 불호 요소들 때문이었는데, 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쭉쭉 읽힌다. 처음부터 끝까지 꽉 짜인 플롯으로 잘 쓴 글. 매력적인 캐릭터들. 로맨스 소설 읽은지 오래되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상상을 벗어나는 부분들이 많았고, 들으면서 생각이 바뀐 부분들도 생겼다.


원서 읽기 하시는 분들 있으면, 이 책 추천합니다~ 주인공이 간호사지만, 의료 용어는 거의 안 나옴. 

예상치 못한 의료 용어들로 어려웠던 책, '원더', 조안 디디온 '상실' 


내가 불호를 넘어설 수 있을만큼 책이 좋긴 했지만, 읽는 사람 따라 다른 감상이 나올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불호를 넘어선건 남주 '저스틴'이 판타지 같아서 그렇지. 흠이라고 생각했던 것마저. 


오늘도 즐거운 여름 달리기를 했고, 그동안 6키로 달리다가 7월이니깐 7키로 달려봤다. 

구름다리 계단도 오르락내리락 해보고, 재미있었다. 어제보다 빠릿하게 움직였고, 어제는 저녁잠 안 자고 책도 읽고, 리뷰도 쓰고 유익했네. 오늘도~ ㄱㄱ




날이 덥고 습하니깐 심박이 진짜 잘 안 떨어져. 더 천천히 달리고, 한번씩 걷기도 하면서 페이스 조절하고 있다. 

오늘은 계단도 오르고, 횡단보도에서는 일부러 전속력으로도 달려보느라 140 넘었네. 




달리다보면, 관성처럼 그냥 오디오만 들으면서 아무 생각 없이 달리고, 시계 보면서 심박이랑 시간 정도만 체크하게 되는데, 그렇게 달려서 길가에 흐드러진 짙은 치자꽃 향기 속으로 뛰어드는 느낌이다. 치자꽃 향이 진짜 달콤하고, 진하거든요. 


오늘 달리기하면서 꿩 한 마리, 초록뱀 한 마리, 지네 한 마리, 지렁이 오십 마리, 새(멧비둘기, 참새, 직박구리, 박새? 등) 이백마리, 날벌레 오백마리, 개미 수천수만마리, 사람 두 명 봤다. 개 산책시키는 사람들도 종종 보는데, 더워서 그런지 안 보여. 

여름 달리기 하는 사람 한 명 봤고, 여름 러너들은 서로의 힘과 응원이 되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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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2025-07-03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뱀 보셨어요?ㅠㅠ 하긴 저도 처음으로 뱀을 본 곳이 제주도였어요. 제주도에서의 달리기😍넘 낭만있는데 뱀이 툭 끼여들면 으악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하이드님 제주도 사시는거 넘 부럽습니다

하이드 2025-07-04 09:52   좋아요 0 | URL
ㅎㅎ 숲에 가면 뱀 조심, 맷돼지 조심 이런 표지판 꼭 있지요. 저는 길에서 봤지만..
 
언와인드 : 하비스트 캠프의 도망자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1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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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닐 셔스터먼의 책 세 권을 병렬독서 중이다. 지금 계절에 잘 어울리는 <드라이>, 닐 셔스터먼이라는 작가를 알게 해 준 <수확자> 그리고, 이름만 보고 사 두었다가 번역본 나와서 출판사 이벤트 신청해서 받게 된 <언와인드> 


내용도 모르고 있다가 서평단 도서를 받아보고 보게 된 책소개가 충격적이었다. <드라이>는 있을법한 이야기이라서 디스토피아 소설이지만, 리얼리스틱 픽션에 가깝다고 느껴졌고, <수확자>는 인간이 죽음을 정복한 후의 세계에 대한 물음이어서 SF로 읽힌다. <언와인드>는 지금도 일부 가능한 장기 이식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절대 일어날 수 없는 그러나, 책에 나오듯, 소설보다 더 잔인한 일들을 뉴스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셔스터먼의 이야기들은 굉장히 자극적이고,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캐릭터와 플롯이 전형적이지만, 그 틀을 자주 벗어나기도 한다. 


이 책에 나오는 생명법과 황새법 중 생명법에 따르면 부모가 아이를 낳고, 원하지 않을 때, 13살에서 18살이 되기 전까지 언와인드 할 수 있다. 언와인드하기로 서명하면 되돌릴 수 없고, 언와인드 되는 아이들은 '하비스트 캠프'로 보내진다. 셔스터먼의 <수확자> 가 죽지 않는 사람들을 죽이는 것을 수확한다 gleaning고 한다. 그리고, 여기 언와인드 아이들은 하비스트 캠프, 수확 캠프로 보내진다. 18살까지 살아 남는다면, 언와인드 되지 않는다. 언와인드 되는 아이들의 모든 장기들은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식된다. 그것을 세상에 도움되는 삶의 새로운 방식으로 포장한다. 생각할 수 다양한 사연의 언와인드 아이들이 있고, 그 중 분노 조절이 힘들고, 충동적인 문제아 코너는 도망가게 되고, 도망치는 와중에 보호소 출신의 언와인드 리사와 십일조로 바쳐지는 언와인드 레브를 만나게 된다. 이들은 황새법에 따라 누군가의 현관에 버린 아이를 코너가 자신의 과거 트라우마와 얽힌 충동으로 데려오기도 한다. 여기 나오는 황새법은 아이를 황새가 물어다준다.에서 나오는 그 황새법이다. 황새법에 의하면, 집 문 앞에 데려다 놓은 아기는 무조건 키워야 한다. 아기를 문 앞에 놓다가 들키면 다시 데려가야 한다. 코너와 리사는 언와인드로부터 도망치고자 하지만, 레브는 코너가 도망치다가 처음에는 인질로, 나중에는 도주 과정에서 죽음을 야기한데 대한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구해주기로 마음 먹어서 합류하게 되었고, 열명의 아이 중에 십일조를 위한 마지막 아이로 키워져서 사명감을 가지고 언와인드 되기로 한다. 초반에 가장 크게 변화를 겪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하비스트 캠프대신 이들이 도주하다 도달하게 되는 곳은 '묘지'이다. 

재미있는 사건들로 꽉꽉 차 있지만, 그 사이에 질문거리들이 엄청 많아서 등장인물들로 윤리적 사고 실험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수확자>도 그렇고, 이 책도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는만큼 비판적 읽기가 필수라고 생각한다. 

500페이지 가까운 분량에 열린책들 특유의 빡빡편집인데, 정말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성장 소설 좋아하는데, 시리즈의 남은 세 권에서 코너와 리사, 레브의 성장을 따라가는 여정이 기대된다. 


"코너는 둘 중 하나가 죽어야만 끝나는 싸움을 벌이고 싶은가? 코너에게는 여러 가지 모습이 있을지 모르지만 살인자는 아니다. 그래서 그는 성질을 다스리며 태연한 척 군다. 


이것은 코너에게 새로운 영역이다. 그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싸움꾼이 이건 반칙이라고 소리를 질러 대지만, 꾸준히 강해지고 있는 그의 또 다른 면은 이 조용한 힘의 행사를 즐긴다. 이것이야말로 진짜 힘이라는 걸 알아 간다." (225)


여름휴가 추천 페이지 터너 소설! 




"좋아." 코너가 말한다. "머리 터질 때까지 생각해 봐. 근데 내가 하고 싶은 생각은 하나뿐이야. 

 열여덟 살까지 살아남는 것."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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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름 달리기는 치자꽃 냄새, 미선나무 꽃 냄새, 짙은 풀 냄새, 나무 냄새. 


지난 주에 덜컥 더워져서 달리면 안 되겠다 싶어, 일요일 숲달리기도 취소했더랬다. 아니, 근데, 덥다고 여름 내내 안 달릴 수도 없다. 10월에 20키로 트레일 러닝 대회 나가는데, 한 번도 뛰어본 적 없는 거리, 그것도 트레일 러닝. 


일단 뛰어보고, 컨디션 봐서 들어와야지. 하고 뛰기 시작했다. 새벽이고, 밤이고, 체감 온도는 29도에 육박했고, 습도는 장마도 아닌데, 90프로 아래로 떨어지는 일이 없었다. 해 뜨고 나면, 기온 더 올라가고, 습도 80프로 정도까지 내려오는듯 하지만, 땡볕에 뛸 자신은 더더욱 없어서, 새벽에 달리기 시작했다. 


지난 월요일부터, 하반기 시작, 새 마음으로 아침 달리기 시작했다. 방학이라 근처 학교 트렉도 열려서 해 뜨는 시간, 트렉 열리는 시간(6시) 맞춰서 한시간 달리기 시작. 10분 달리면 트렉 도착. 50분까지 트렉 달리기, 집으로 돌아오면 한시간 걸린다. 평소에는 심박 130대로 저강도 훈련, 슬로우 러닝 하려고 하는데, 더워지고 나서 심박 더 안 떨어진다. 130 초반 나오던 구간 130 후반에서 140 초반 나옴. 케이던스만 맞추고, 제자리 뛰다시피 하면서 좁은 보폭으로 최대한 130대 맞추어서 뛰고 있다. 그러니깐, 이건 무리하지 않기 위한 안전벨트 같은거다. 이렇게 며칠 뛰고 나니, 29도도 90% 습도도 안 무섭고, 힘들지 않고, 할만하다. 


트위터에서 어느 귀인분께서 "여름 달리기를 포기하지 않으면, 가을이 왔을 때 팍 떨어진 심박수로 보답을 받음" 이라고 쓴 글을 봤고, 아, 정말 동기부여 최고. 안 그래도 아침에 달리기 하면서, 그래도 이렇게 더울 때 달리기 꾸준히 하면, 선선해지면, 더 잘 달릴 수 있게 되겠지. 이번 주는 욕심내지 말고, 여름 달리기 적응 주간으로 하기로 했는데, '가을이 왔을 때 팍 떨어진 심박수' 라니, 정말 설렌다. 


며칠 하다보니 루틴도 잡혔다. 4시쯤 일어나서 하루 계획 세우고, 책 좀 보고, 냥이들 밥 챙기고, 환기하고, 커피 반 잔 마시고 (한 잔 다 마시면 중간에 화장실 가고 싶어서 안 됨) 5시반부터 달리기 나갈 준비하고, 쓰레기나 재활용 챙겨서 나가서 버리고, 달리기 시작하는 시간이 5시 45분. 달리기 하고 들어오면 7시. 바로 씻다가 쇼크로 죽을까봐 (괴담인지도 모르겠지만) 땀 말리고, 냉장고에 넣어둔 남은 커피 반 마시면서 달리기 기록을 기록한다. 


샤워하고, 화장실 청소하고,  빨래하고, 숲냥이들 밥 주고, 청소기 돌리고, 일 준비 좀 하다보면 11시 된다. 요즘 방학이라 11시부터 4시까지 리딩. 4시 끝나고 나서부터는 시간 잘 못 쓰고 있고, 저녁 먹고, 늘어져 있고, 책 좀 보다 일찍 자버렸다. 잠은 완전 푹잠 자고 있다. 11시 전에도 책 좀 더 읽고 싶고, 4시 이후에는 에너지 많이 소진된 상태니 무리하지는 않더라도 뭐라도 해야 하는데, 요 며칠은 저녁 먹고, 저녁잠 자고, 깨 있다가 또 자버려.. 


이제 루틴도 좀 잡힌 것 같아서 오늘부터는 좀 잘 보내봐야겠다. 먹고 그만 누워.. 달리기 선수가 아니라 스모 선수가 될거야? 


작년 이맘때의 나에게 너는 내년 여름에 29도 90퍼 습도에 새벽에 일어나서 한시간씩 달리게 된다고 한다면, 웃기지도 않았을 것 같다. 생활 걸음 하루 200걸음이던 나.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5월에 슬로우러닝 시작하고, 130대 심박 맞추면서 9분대였던 페이스가 12분 페이스가 되었는데, 한 달여만에 10분 페이스 들어왔고, 더워지면서도 아직 10분 페이스 유지하고 있다. 트렉 가는 길과 트렉 옆에도! 치자와 미선나무가 많아서 짙은 꽃향기 속으로 달려나가는 것 같고, 장마도 아닌데 도로로 나온 지렁이들 구조도 하고, 하늘이 너무 파랗고 (그만 파래..) 초록은 선명도 높인 것처럼 명료한 초록이다. 


책 읽는게 일이고, 취미이고, 공부인 사람이 달리기 하면 너무 좋은 것 같다. 머리에도 눈에도 

1월달부터 슬슬 달리기 시작해서 본격 달리기 시작한건 3월인데, 아직까지 (당연히도) 계속 새롭다. 체력도 좀 쌓이는 것 같고. 체중은 그대로다가 요즘 땀 많이 흘려서 좀 줄긴 하는 것 같아서 물 많이 마시려고. 


올 여름은 열심히 달리면서 '여름 달리기'의 아름다움을 만끽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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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5-07-02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름 달리기를 포기하지 않으면, 가을이 왔을 때 팍 떨어진 심박수로 보답을 받음‘ 너무 좋네요.

저는 그런데 여름 달리기는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데 겨울 달리기는 포기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봄이 되어 달리기 다시 시작했을 때 많이 힘들었어요. 이제 겨울에는 런닝 머신 위라도 뛰어야겠다 생각하는데 런닝 머신 너무 재미없는데.. ㅠㅠ

아무튼 달리기 화이팅 입니다!!

하이드 2025-07-03 10:25   좋아요 0 | URL
그죠? 전 겨울 좋고, 여름 힘들었는데, 올 여름은 달리기 하면서 잘 보내겠어요. 겨울 달리기는 제가 좋아서 달리는거지만, 여름 달리기같은 메리트 없고, 부상 위험 높고 그러네요.

카스피 2025-07-03 0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날씨가 폭염이라 산길을 달리시더라도 항상 건강에 유념하시길 바랍니다^^

하이드 2025-07-03 10:25   좋아요 0 | URL
그죠. 산길은 그래도 시원하긴한데, 벌레 천마리 만마리 있을까봐 좀 걱정되긴 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