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말해주렴. 실은 수많은 명분과 고귀한 가치를 가지고도 인간이 자기 자신 하나 변하게 하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절절하게 체험한다면 남을 바꾸려 해서 아까운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소중한 관계를 낭비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 P132
"아, 그거요? 괜찮아요. 저에게는 원래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을거거든요."(...)"나빠 보이기도 하는 일이 일어나는데요, 그건 좋은 일로 가는 모퉁이일 뿐이니까요." - P186
"밤새 생각해보았는데 고통을 이겨낼 수 있었던 열쇠가 있었다면 그건 감사였어요.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던 그 순간 내게 남은 것, 내게 아직도 주어지고 있는 것, 내가 아직도 가지고 있는 것을 자각한 순간 고통은 힘을 잃었어요. 왜냐하면 남은 것이 잃어버린 것보다 훨씬, 아주 훨씬 더 많았거든요." - P207
집착과 사랑을 어떻게 구별하느냐고? 엄마도 여기서 많이 고민했어. 그건 끊임없는 자기 성찰을 해야 알아내는 어려운 것이긴 하지만 굳이 한 가지 방법이 있다면 이런 거다. 그것으로부터 고통이 온다면 그건 집착인 거야. 그가 이렇게 하면 네가 기쁘고 그가 저렇게 하면 네가 슬픔과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진다면 그게 집착이야.사랑은 그가 어떻게 하든, 그가 너를 나쁘게 대해도, 그가 다른 사람들과 가버린다 해도, 심지어 그가 죽는다 해도 변하지 않는단다. 그가 너를 아프게 할 때, 얼른 그와의 심리적 거리를 조금 더 떨어뜨려 그가 다시 회복되기를 바라며 바라볼 수 있으면 사랑이고 그렇지 않으면 집착이다. - P226
엄마의 할머니 친구는 예전에 엄마를 보고 "많이 경험하고 많이 살아내라. 죄라도 많이 지어라. 제일 나쁜 것은 젊은 애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움츠리고 있는거야. 영화나 책 속으로라도 들어가 모험을 해라. 늙어보니 추억만 남는다" 했단다. 이제 내가 그 말을 네게 들려줘야 할 때가 왔구나. - P22
명심해라. 이제 너도 어른이라는 것을. 어른이라는 것은 바로 어린 시절 그토록 부모에게 받고자 했던 그것을 스스로에게 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것이 애정이든 배려든 혹은 음식이든. - P30
엄마가 늘 이야기하지만 세상에서 제일 훌륭하다고 하는 분들의 특징 중 하나는 참으로 단순하다는 것이다. 엄마는 개인적으로 "나는 생각이 많다"라든가 "나는 머리가 좀 복잡한 사람이야"라고 하는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이 실제로는 생각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그래.생각은 원래 끝까지 하고 나면 절대로 복잡하지 않다. 생각이 복잡해 보이는 건 생각의 도중에 있어서 아직 문제만 열거되었을 때 그러는 거거든. 생각은 끝까지 밀어붙여놓고 나면 의외로 단순해져.그래서 나는 생각이 많다거나 나는 머리가 좀 복잡하다거나 그런 말을 자주 하는 사람일수록 생각을 하는 척만 하고 있기에 사실은 좀피곤한 사람들. 게다가 자신들이 생각이 부족한 줄을 알기는커녕 생각 과잉이라고 은근히 자랑하기까지 (생각 과잉이 왜 자랑거리인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이런 사람들은 일단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 하는 부류일 확률이 높지. - P44
그래, 우리가 성장했다는 표시 중 하나가 바로 그거야, ‘그래서‘가 아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 P46
(...) 어떤 일에든 하지 못할 이유는 9999지, 할 수 있는 이유는 딱 하나이지 "하면 되니까". - P49
데이비드 리코는 자신의 책《사랑이 두려움을 만날 때》에서 이런 말을 했어."어른이 된 우리에게는 이제 두 가지 임무가 있다. 곧, 가는 것.과 되는 것(to go and to be)이다. 성숙을 위한 첫 번째 임무는 도전, 공포, 위험 그리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가는 것이다. 두 번째 임무는 그것에 대해 인정을 받건 그렇지 않건 간에 단호하게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다. 인정은 다른 사람의 마음 안에 나의 투사(projection)가 함께 만나는 것을 의미한다." - P70
다시 말해 너를 자존심 상하게 하고 너를 비참하게 하며 너를 자랑스럽지 않게 만드는 친구를 멀리하라고 말이야. 다시 설명하자면 이런 거야. 아직 검증되지 않은 세상의 가치를 네게 강요하는 친구를 만나서는 안 된다는 거.(...)엄마가 절대 만나지 않는 사람은 왠지 돌아서 오는 길에 기분이더러워지는데 뭣 때문인지 잘 모르겠는 사람, 입만 열면 비관적인 소리가 쏟아져 나오는 사람, 뭐라 답하기 이상한 말을 늘어놓는 사람(예를 들면, 음담패설이나 뭐 그런 것을 늘어놓는 사람. 요즘에는 그것을 지성으로 포장까지 해가며), 또 인간에 대한 절망을 느끼게 만드는 사람 등등이야. - P72
엄마는 세상 속에서 지치고 상처 입으며 돌아온 네 머리말에 엘런 배스가 한 말이 담긴 이런 메모를 놓아주고 싶어."모든 살아 있는 존재는 자기 자신이 되고자 한다. 올챙이는 개구리가, 애벌레는 나비가, 상처받은 인간은 완전한 인간이 되고자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영성이다." - P19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성공하는 세상이 되었음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한국 재벌 흑역사』 1, 2, 3권을 통해 숱하게 내가 토로한 것은 한국 사회가 재벌들의 만행에 너무 관대했다는 것이다. 법 집행이 관대하다보니 이들은 범죄를 저지르는 것에 죄책감이 없다. - P290
"나와 생면부지의 누군가가 느끼게 되는 고통이 나에게 전달되기까지는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그 과정은 엄마의 우는 모습을 보고 같이 울기 시작하는 아이나 다른 사람들이 행복한 모습을 보고 괜히 즐거워지는 식의 감정의 전이를 넘어서는 것이기 때문이다.감정의 전이를 넘어 공감에 이르기 위해서는 ①상대방도 나와 동일한 인격이라는 전제가 필요하고, ②나를 상대방의 처지에 놓으려는 상상력이 필요하며, 마지막으로 ③상대방이 그 상황에서 느끼게 될 고통이 내가 그 처지에 있을 때 느끼게 될 고통과 다르지 않다고 여겨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하자면 ④나 역시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그가 그 자리에 있게 된 것은 우연의 결과일 뿐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공감이 발동되고 연민에 멈추지 않고 행동으로 나아가는 마지막 단계는 우리를 그들의 처지에 놓고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은 그들이 단지 그곳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겪어야 하는 고통을 상상해내는 일이다. 나는 우연히 그곳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살아남은 자임을 자각하고, 우연히 그곳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죽어가는 이들의 고통을 공감할 때 우리는 행동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불편부당성을 갖출 때 우리의 공감은 제도적 토대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타인의 자리에 쿠르디를 놓든, 강남역에서 살해당한 20대 여성을 놓든, 아니면 구의역에서 생을 마감한 청년을 놓든 마찬가지다."-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최정규 교수, 칼럼 ‘공감의 법칙 배우고 투쟁하고 노력하라‘, <한겨레신문>, 2017 - P292
이 처참한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가 재벌들의 모든 악행에 대해 단호히 단죄할 수있는 굳건한 사회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그것이 재벌의 횡포로부터 살아남은 자들의 사명이라 나는 믿는다. - P294
20250413.
나이를 먹을수록, 말을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아이들과의 힘겨운 하루를 보내고, 반성합니다...................
읽은 지 두 달이나 지났다.
그다지 좋았던 것 같은 기억은 아닌데 밑줄긋기 해 놓은 게 많아 블로그에 따로 모아 정리하다 보니 남는 건 반성뿐이네.
반성도 유효기간이 짧다.
그래서 자꾸 이런 책들을 읽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