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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B for BEAUTY - 향기로운 오일이 된 식물들의 모든 것
심나래 지음 / 에이엠스토리(amStory) / 2025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향기로운 오일이 된 식물들의 모든 것 <Herb for Beauty 허브 포 뷰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허브의 비밀, 국제 아로마테라피스트가 밝히는 76가지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아이의 아토피를 계기로 아로마테라피를 만나게 되었다는 심나래 저자는 영국 IFA, 미국 NAHA, 프랑스·벨기에 자격증을 섭렵한 국제 아로마테라피스트로 11년간 교육과 컨설팅을 해온 전문가입니다. 허브가 어떻게 향기로운 오일로 변모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인간의 몸과 마음을 어떻게 치유하는지 이 책에서 풀어냅니다.
오늘날 허브는 향기를 지닌 식물로만 인식되고 있습니다. 저자는 허브의 본질적 가치를 복원하고자 합니다. 허브의 역사와 향 계열 분류, 에센셜 오일과 캐리어 오일의 개념부터 탄탄히 다룹니다. 허브가 인류 문명과 함께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얼마나 오랫동안 신과 인간을 이어주고 몸과 마음을 치유해온 존재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고대부터 이어져 온 허브의 문화적 의미가 흥미롭습니다. 오레가노 잎을 피부 상처 치료에 사용했던 고대 그리스 의사 히포크라테스의 기록, 폭약 제조에 쓰였던 녹나무 수지 캠퍼 이야기 등 허브의 쓰임새가 단순한 향기 치료에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허브의 역사와 문화, 과학적 분석을 통해 허브를 새롭게 바라보는 눈을 뜨게 됩니다.
<Herb for Beauty 허브 포 뷰티>는 69가지 에센셜 오일을 8가지 향 계열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소개합니다. 아로마틱, 캠퍼, 얼씨, 플로럴, 프레시, 메디셔널, 스파이시, 우디&발삼 8가지입니다. 저는 라임처럼 과즙이 터질 듯 상큼한 향을 좋아하는데 이 책을 보며 같은 계열의 다른 허브들도 알게되어 도움되었습니다.
단순 소개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식물학적 특성부터 문화사적 의미, 화학적 성분, 치료적 활용법까지 다층적으로 접근합니다. 예를 들어 아로마틱(자연의 신선함) 계열에는 바질, 클라리 세이지, 페퍼민트 등이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에는 오레가노 잎을 피부 상처 치료나 근육 통증 완화에 사용했다는 사례처럼 향을 맡는 즐거움을 넘어 치유 효능이 있음을 짚어줍니다.
바질은 에센셜 오일 분야에서도 꽤 중요한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바질 오일은 원산지에 따라 스위트 바질과 이그조틱 바질로 나뉘는데, 이 두 종류는 향과 화학 성분이 완전히 달라 실질적 효능에도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비슷한 향도 화학적 구성이 달라지면 전혀 다른 효과를 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캠퍼(시원하고 강렬한 향) 계열의 베이로렐은 소화기 질환, 간질, 신경통 치료에 쓰였고, 뱀에게 물렸을 때 해독제로도 활용되기도 했고, 수천 년 전부터 비누 제조에 사용됐다고 하니 하나의 허브가 지역마다 다른 방식으로 활용되어온 역사는 인류의 경험적 지혜가 얼마나 풍부한지를 보여줍니다.
이어서 에센셜 오일과 함께 사용하는 캐리어 오일의 특성과 용도를 다룹니다. 책에 소개된 아몬드, 아르간, 호호바 등 7가지 캐리어 오일들은 각각 고유의 피부 개선, 진정, 보습 기능을 지녔습니다. 저는 헤어용으로 아르간 오일을 사용중이어서 허브의 전통적 활용과 현대적 효능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스토리텔링이 재미있었습니다.
허브의 화학적 성분을 대중적인 언어로 풀어내 배경지식이 없어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향이 단순한 감각의 영역을 넘어 구체적인 분자의 결합과 상호작용을 통해 치유 효과를 낸다는 점을 들려줍니다.
에센셜 오일은 약 75개 이상의 다양한 생화학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들이 어우러져 진정, 이완, 상처 치유, 소화, 토닉 등 치유 효과를 발휘한다는 설명에 허브의 신비로움이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왜 이 향이 편안하게 느껴질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해서 어떤 성분이 그 작용을 할까라는 단계로 순차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 향기의 화학에 대한 궁금증이 풀리는 시간입니다.

무엇보다 책 자체가 참 예쁩니다. 허브의 형태적 특징을 추상화하면서도 그 본질을 잘 담아 패턴화한 일러스트와 깔끔한 양장 제본이 소장용으로도 제격입니다.
허브를 식물학적 관점에서만 보지 않고 허브의 역사, 문화, 생태, 화학적 구조를 두루 살펴보는 구성은 취미서를 넘어 아로마테라피 백과사전을 읽는 듯한 기분입니다. 허브의 감각적 매력을 전하는 것을 넘어 학문적 깊이와 치료적 가능성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책입니다.
안전한 사용법에 대한 정보도 빠질 수 없습니다. 프랑스 메디컬 아로마테라피의 권위자 도미닉 보두 박사가 설립한 '도미닉 보두 컬리지 서울'의 전속 강사로 활동하며 쌓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각 허브의 적절한 용량과 금기 사항, 다른 허브와의 상호작용 등에 대한 정보를 소개합니다.
향 계열 분류를 통해 자신만의 향 노트를 만들고, 허브의 화학적 성분과 효능을 이해하며, 캐리어 오일을 활용해 자신만의 블렌드를 시도할 수 있게 돕습니다. 허브의 아름다움과 과학적 가치를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향은 감각을 깨우고, 과학은 그 향을 증명합니다.
허브를 향료로만 인식하던 것에서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 <Herb for Beauty 허브 포 뷰티>. 식물의 생명력을 담은 한 방울에 담긴 역사와 화학, 치유의 비밀을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