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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글쓰기 : 실전편 - 싸움의 기술 - 박종인의 장르별 필승 글쓰기 특강 ㅣ 기자의 글쓰기
박종인 지음 / 와이즈맵 / 2025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34년 베테랑 기자가 공개하는 글쓰기 전쟁 승리 매뉴얼, AI 시대에도 통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기자의 글쓰기 : 실전편 싸움의 기술>. 스테디셀러 전작 <기자의 글쓰기>에서는 글쓰기의 기본 원칙을 다뤘다면, 이번 실전편은 그 원칙을 실제로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집중합니다.
"글쓰기는 단순한 서술이 아니다. 목적 달성을 위한 작전이다"라며 글쓰기를 전투로 재정의한 그의 선언이 강렬합니다. 키보드는 칼이고, 문장은 총알이며, 독자는 정복해야 할 상대인 겁니다.
취업을 위한 자기소개서 한 장이 인생을 바꾸고, 칼럼 하나가 여론을 뒤집는 시대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글쓰기를 예쁜 단어와 예쁜 문장으로 포장하려고만 합니다.
박종인 기자는 이런 안일한 접근을 비판합니다. "잘 쓴 글에는 전략과 전술이 있다. 그 총합이 전투력이다"라는 말은 글쓰기에 대한 마음가짐을 바꿔놓습니다.

저자는 글을 쓰는 이가 가져야 할 전투적 태도를 짚어줍니다. 이야기하듯 자연스럽게, 짧고 강렬하게, 팩트에 기반하라는 원칙은 평범해 보이지만, 실제로 쓰기 시작하면 지켜지기 쉽지 않은 법입니다.
팩트야말로 감동을 만드는 무기입니다. 특히 "수필은 흔히 ‘감정의 글’이라 오해받는다. 맞는 말인데 틀린 말이다.… 감동은 팩트를 통해 전달된다"라는 말이 흥미로웠습니다.
독자의 입장에서 감동이 전달되는 과정을 망각하고 감동 자체만 느껴버리기에 오해가 생긴다고 합니다. 분석적으로 수필을 읽어보면 감동 포인트는 팩트라는 것을 짚어줍니다.
영상적 글쓰기에 대한 조언 역시 문장을 장면화하라는 주문으로 이어집니다. "글을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그럴듯하게 잘 쓴 글보다 ‘영상이 보이는’ 글이 독자 마음에 오래 남는다"라고 합니다.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듯 서술하라는 이 방식은 글을 읽는 독자가 마치 한 편의 단편 영화를 본 듯한 인상을 받게 만듭니다. 단순히 묘사 기법의 문제가 아닙니다. 시각화된 글의 위력은 곧 정보 전달의 효율성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요즘 세대들이 긴 텍스트보다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시각적 자극이 강한 콘텐츠가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그런 시대적 변화를 글쓰기에 어떻게 적용할지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습니다.
<기자의 글쓰기 : 실전편 싸움의 기술>은 장르별로 다른 글쓰기 전략을 보여줍니다. 인물은 디테일로, 수필은 복선과 반전으로, 기행문은 영상으로, 역사는 칼날처럼, 칼럼은 송곳처럼. 장르가 바뀌면 무기가 달라져야 한다는 원칙 아래, 인물 글쓰기부터 자기소개서까지 7개 장르를 각개격파합니다.
인물 글쓰기에서는 단 한 줄로도 그 인물의 삶을 상상하게 만드는 힘. 그리고 독자의 심장을 가격하는 제목을 뽑아내기 위해서는 본문 속에서 가장 강렬한 순간을 포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무수한 인물 인터뷰 중 단 한 명을 독자 마음에 남게 하는 기술, 그것이야말로 기자의 싸움 기술이자 작가의 전술입니다.
수필에서는 감정을 증명하는 팩트를 선택하고, 기행문은 독자 머릿속에 선명한 장면을 심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역사 비평에서는 의심으로 시작해 사료로 끝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실제 예시문에서는 영조의 내로남불을 해부하며 역사적 사건을 현재적 시각으로 다시 읽는 방식을 보여줍니다.
"칼럼은 매워야 한다."라며 독자의 막연한 불만을 날카로운 송곳으로 찌르는 글이어야 한다고 짚어줍니다. 칼럼 한 편이 사회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믿음, 그 자신감이 박종인 글쓰기의 본질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시대의 변화에 맞선 유연한 전략도 필요합니다. AI를 새로운 무기로 소개합니다. 박종인 저자는 AI를 애증의 파트너로 규정합니다. 특히 "AI와 협업과정에서 인간이 가져야 할 기본 덕목이 ‘불신’이다… 자꾸 묻고 첨삭해서 최종본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하며, AI의 잠재력과 한계를 동시에 인식하라는 현실적인 조언을 남깁니다.
사진은 글보다 더 강력한 무기라고 설명하면서 삼분할 구도, 사람을 넣어 스토리를 만드는 법, 조리개와 셔터스피드를 활용하는 전술까지 짚어줍니다. 여기서 글쓰기를 단순한 텍스트 작업으로 보지 않고 독자에게 총체적 경험을 주기 위한 전략으로 확장한 저자의 시야가 돋보입니다.
<기자의 글쓰기 : 실전편 싸움의 기술>은 단순히 잘 써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세상은 글로 싸우는 전쟁터라며, 글을 통해 승리하길 바라는 저자의 진심 어린 응원이 담겼습니다.
박종인 저자는 글쓰기 실력을 단숨에 끌어올려주겠다 약속하지 않습니다. 대신 수많은 예시문과 분석, 실습을 통해 직접 쓰고 부딪치며 성장하길 요구합니다. 그 과정에서 전략과 전술을 익히고, 결국 자기만의 무기를 갖추게 됩니다.
팔리는 글을 쓰고 싶은 작가, 기자, 크리에이터, 블로거뿐만 아니라 한 장의 자기소개서나 SNS 글로도 상대를 설득하고 움직이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권합니다. 이 책은 글쓰기를 취미가 아닌 무기로 바꾸고 독자를 설득해 승리하는 기술을 알려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