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줄에서 통찰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시詩적 생각법'
황인원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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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시를 읽는 이유.

시인이 어느 한 사물이나 감정에 대해서 글을 짓고, 함축된 그 글에서 우리는 마음속에 커다른 울림을 갖는다. 황폐해진 내면을 시인의 글로 감성적으로 채우게 된다. 글을 음미하고, 글 속에 숨겨진 마음을 들여다보려 우리는 마음의 문을 열어놓는다. 마음이 어지러울수록 시詩들은 더욱더 마음속 깊이 들어오게 된다. 아마도 이래서 시를 읽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본다.

 

 

 

시 창작은 사람이나 사물을 바라 보는 다양한 시각을 갖는다고 한다. 같은 사물을 보아도 새롭게 해석하는 방법을 배우고, 새로운 발상을 통해 창조와 창의적 사고를 늘리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생각의 힘'을 느낄수 있는 시詩를 통해 문학적 경영에 관한 통찰을 배우는 글을 만났다. 한 편의 시를 소개하고 그 시에 깃든 의미를 풀어 기업의 경영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들을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

 

 

 

맹문재 시인의 <바퀴>라는 시가 있다.

이런 하찮은 것에 대해 시를 쓴 그는 바퀴에게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이처럼 사람들도 마찬가지. 우리는 그리스 신화에서 피그말리온을 기억한다. 여인상을 하나 조각해 놓고 여인상에게 사랑에 빠져 온갖 정성을 기울인 정성이 갸륵하게 여긴 아프로디테가 여인상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는 이야기. 이를 가리켜 심리학에서는 간절히 원하면 믿는대로 이루어진다고 해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불리기도 한다.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에게 우리는 충성을 하게 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어느 직장에서건 나의 가치를 진정으로 알아주는 사람에게 우리는 마음을 열고 그 사람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하는 사람들을 보아왔다. 기업의 CEO들이 직원들을 향한 한두 마디의 칭찬과 기대가 얼마만큼의 성과를 내는지 알수 있을 것이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것이다. (193~194페이지 정현종 <방문객>)

 

 

 

저자는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라는 시를 우리에게 읊어주고,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오는 직원들을 향해 강요가 아닌 감동을 주라는 메세지를 전한다. 한 예로 어느 기업의 CEO가 5월 가정의 달에 임직원들의 자녀 1,599명에게 편지를 썼다 한다. '아빠가 매일 늦게까지 일하느라 많은 시간을 함께 놀아주지 못하게 해서 미안하지만, 세계 최고의 회사를 만들기 위해 고생하는 아빠를 이해해주라'고. 3만원의 문화상품권을 동봉해 필요한 것을 사라고 하며 '아빠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했다고 한다. 가족을 감동시키고, 가족은 직원에게 힘을 보태주면 그에 따른 일의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

 

 

 

굳어 있는 생각들을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시인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시를 쓰듯 그 시를 음미하며 생각의 힘을 기르고, 우리는 통찰법을 배우게 된다. 저자도 책머리에 언급했지만, 1950년대 섭씨 19도의 컨테이너에서 얼어 죽은 선원이야기 처럼 생각의 힘이 얼마나 큰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경영을 하는 CEO들이 이 책을 읽으면 그 효과가 더 클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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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지기
송여희 지음 / 청어람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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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우정 사이라는 노래를 기억하시는지.

사랑보다는 먼, 우정보다는 가까운,,,, 이런 식의 가사가 있었던 곡. 많은 이들이 친구로 시작해 연인이 되기도 한다.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우정 인양 친구로 지내는 이들도 상당히 많을 것이고, 상대방의 마음을 얻고자, 또는 친구라는 이름으로라도 남고 싶어 그들의 곁에 있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나야 뭐 한번 친구는 영원한 친구 라는 모토로 살아왔지만 말이다. 사실 로맨스 소설에처럼 그런 멋진 친구가 없었기에 가능했을수도 있다. 친구녀석들은 왜 하나같이 로맨스 소설의 남자주인공처럼 키도 크고 잘생긴 녀석들이 없었느냔 말이지.

 

꼭 로맨스 소설이라고 할수는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러브 스토리의 주요 내용들 중에서 남장 여자 나오는 것과 의사 샘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걸 좋아한다. 결혼해서 시작하는 것보다는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그 풋풋한 설렘을 즐기는 터다. 그리고 열심히 자기 일을 하면서 어쩔수 없이 사랑에 빠지는 그 모습들을 참 좋아한다. 이번에 읽은 책도 첫사랑 이야기요, 아주 잘생긴 남자 주인공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했지만 마음을 받아주지 않자 그냥 친구로 지내는 두 사람의 이야기이다. 그것도 십여년을.

 

의대 신입생 최연오. 죽어라 공부만 해 옵세라 불리던 최연오는 의대에 들어와 우연히 마주친 강이현의 잘생긴 모습을 보고 반한다. 의대의 거의 모든 여학생들이 다 좋아했던 이현이었다. 자신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했지만 치기어린 감정으로 연오를 놀리고자 했던 이현은 그녀의 마음을 무시한 죄로 십 여년을 그녀의 곁에서 맴돌았다. 연오에게 대쉬를 해볼까 한다는 동기 남학생들에게 같은 동기간의 연애는 근친상간 같지 않느냐며 차단막을 쳐놓고 때론 라이벌로, 때론 친구로 그렇게 지내왔다. 좋아한다는 걸 직접적으로 다가가지는 못하고 그렇게 방해만 놓고 있었다.

 

남자가 저돌적인 면도 좀 있어야지. 십 여년을 어떻게 버텨왔는지 모르겠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같은 병원에서 같은 과를 지원해 근무하면서 그렇게 서로 다른 사람을 사귀고 있으면서 마음을 숨겼는지. 다른 사람을 사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무지 아프고 조바심이 났을텐데도 그냥 바라보기만 했다는 것인데. 그러고 보면 사람들은 사랑앞에선 다들 소심쟁이가 되나 보다. 내 마음을 거부할 까봐 지레 겁을 먹고 피하는 사람들이 많더라. 사랑을 한다면 과감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게 좋다고 본다. 좋아하는데 피하려만 하지 말고 스킨십을 한다든지 살뜰하게 챙기는 모습에서 눈치채게 만들어야지.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채령이라는 아름다운 배우와 결혼할 것 같았던, 연오에게는 한 가닥의 마음조차도 없을것 같았던 이현이 연오와 결혼이란걸 하게 되면서 점점 더 자신의 마음을 과감하게 표현하는 모습들을 바라보는게 즐거웠다. 십 년전부터 좋아했다는 사실을 알리기 보다는 그냥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이현의 풋풋한 모습이 즐거웠다.

이게 첫 작품이라는데 이 작가의 글 참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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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 실버 스푼
은태경(계란토스트) 지음 / 신영미디어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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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을 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한다.

한때 나도 무진장 짝사랑을 해왔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고백도 제대로 못하고 끙끙거렸는지 모르겠다. 그 사람만 보면 저절로 눈웃음이 지어지고 괜시리 설렜던 그 감정을. 재채기와 사랑은 숨길수 없다든가. 상대방을 향한 미소와 눈짓, 그걸 알아채기는 너무도 쉬울 것이다. 하지만 개중에 무딘 사람이 있어 전혀 알아채지 못하기도 하더라만.

 

 

오매불망 한 사람만 바라본다는 것 이것처럼 힘든 일이 없다.

자신을 여자로 생각하지 않고 가족으로만 생각한다는 남자를 십년 넘게 바라보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더군다나 한집에서 남매처럼 자라왔다면 더더욱 그러겠지. 어렸을때 부모를 여의고 고모 집에 얹혀 살면서 오히려 남 보다 더한 취급을 받으며 살아오던 은주에게 지현 아줌마는 그녀를 데려와 친딸처럼 사랑으로 키웠다. 지현 아줌마가 딸 하자는 말에도 고개를 흔들던 은주는 그렇게 세진 오빠를 마음에 담았다. 십 년이 넘도록 한결같이 세진을 좋아하는 은주와 은주의 사랑을 한사코 거부하려는 세진의 이야기이다.

 

 

처음엔 세진이 이해되지 않았다.

다른 사람을 대할때와 은주를 대할때의 모습을 보면 은주한테 감정이 없는 게 아닌데 말이다. 자기 물건이나 자기 몸에 닿는걸 누구보다도 싫어하고 깔끔떠는 그인데 은주와 있을때는 서재의 책을 만져도, 한 찌개 그릇에 숟가락을 담가 함께 밥을 먹는 것도, 은주가 마시던 물잔으로 물을 마시는 건 예사요 은주 숟가락으로 찌개 간을 보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왔던 터다. 그런데도 은주를 거부하는 모습이 그냥 동생으로 보는 건가 싶었다. 남자라면 무릇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한테 자신의 마음을 과감하게 표현하는게 좋던데 자꾸만 거부하는 세진의 모습이 답답하게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횡단보도의 트라우마를 알게 되고 어쩌면 그럴수도 있었겠다 하고 이해를 했다. 세진의 두려움을 알게 되었던 까닭이다. 어느 누구나 그런 상황이었다면 세진처럼 행동하지 않았을까 싶다.

 

 

책에서는 다양한 인물들이 나온다.

모든 사물들과 대화를 하는 은주와, 은주의 친구인, 마음이 저 지구 너머 화성에 가 있는 듯한 나슬과 나슬의 남자친구 하강, 그리고 하강의 친구 민우와 수영, 세진의 아는 형 성훈이 또한 은주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들이 작가의 전작인  『남자고등학교』에 나온 인물들이라 한다. 이렇게 되면 그 인물들이 궁금해 전작을 읽어볼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내가 좋아하는 '남장 여자'가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전작이 읽고 싶어졌다.

 

 

은태경이라는 작가의 책 이번이 처음인데 잔잔하면서도 악역이 없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세진의 어머니가 은주를 따스하게 품어 주었던 것도 마음에 들었고 세진의 누나인 세영 또한 은주를 예쁘고 보아 주어서 좋았던것 같다. 친한 형 성훈에게서 로리콤 이냐는 말을 들었던 세진. 은주에게로 향하는 마음을 도저히 숨길수 없었던 은주의 깜찍한 행동과 함께 역시 사랑을 확인하는 가장 고전적인 방법은 질투 작전이라는 것을 보여 주었다.  질투 작전에 넘어가지 않을 남자는 아마도 없으리라. 목석이 아닌 다음에야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를 다른 남자가 좋아한다고 했을때의 그 강렬하고도 치명적인 질투 말이다.

 

 

 

최민우와 김수영의 이야기인 『남자고등학교』가 무척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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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는 아프리카가 없다 - 우리가 알고 있던 만들어진 아프리카를 넘어서
윤상욱 지음 / 시공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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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하면 맨 먼저 떠오르는게 기아로 인한 아이들의 앙상한 모습이다. 몸에 달라붙은 파리를 쫓을 힘도 없어 그 모습 그대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아이들의 처참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에이즈에 걸린 고작 스물한두 살의 어린 엄마와 역시나 에이즈에 걸린 열 살이 채 안된 아이들의 처참한 모습. 아프리카 내전으로 인한 소년 병사들이 자기 키보다 더 큰 총을 메고 있는 모습들이 아프게 다가왔다. 많은 아프리카인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블러드 다이아몬드' 또한. 오로지 남성들을 위한 아프리카 여성들의 할례는 중국의 전족 보다 더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왜 그들에게 이런 일들이 일어났는지, 그처럼 기아 때문에 힘든 삶을 살아가는지, 아프리카의 눈물을 우리에게 보여준 책을 만났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그저 아프리카는 사람들이 살기 힘든 곳. 먹을 게 없어 기아에 허덕이는 곳. 늘 지구촌 다른 이들의 원조를 기다리는 곳. 에이즈 때문에 죽음을 앞두고 있는 그런 검은 대륙으로만 남아 있었을 것이다. 아프리카의 실상을 제대로 모르고 언론매체에서 나오는 것들만 보았을 것이다.

 

 

서양사를 전공하고, 공정정책학을 공부하고, FTA에서도 일하면서 아프리카 경제 사회 개발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게 된 저자 윤상욱은 주세네갈 한국대사관 참사관으로 근무하면서 아프리카의 역사, 왜곡되거나 가려져 있던 아프리카의 진실을 말해주고 있다. 그럼으로써 아프리카가 갖고 있는 고통과 모순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책이다.  

 

 

얼마전에 소말리아 해적때문에 한동안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다.

가난 때문에 해적이 될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실상을 말하고, 그렇게 자원이 풍부한데도 그들이 가난하고 굶주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아프리카 국민들은 굶주리는데 비해 정치인들의 권력은 부강하다는 사실. 더 많은 권력을 갖기 위해 국민에 대한 봉사엔 아예 개념이 없고 악명높은 독재자가 판을 친다. 그들을 무너뜨리기 위한 유혈사태가 생겨 내전이 일어나고 아프리카 국민들의 삶은 피폐해져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중국이 계속 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의 위협적인 존재가 되어가고 있는 중국의 아프리카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오래전에 유럽이 아프리카를 쟁탈했듯 신 아프리카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 중국이 선점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 같다. 저자는 아프리카 쟁탈전에서 아프리카 지도자 들이 미래를 내다보고 슬기롭게 쟁탈전을 이용하기를 바랬다.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기를 바라고 있는 아프리카에 대한 애정을 담은 글이었다.

 

 

저자가 바랬던 것처럼 우리도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아프리카를 바라볼 것이다.

아프리카의 눈물 또한 기억할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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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연애 - Navie 268
요조 지음 / 신영미디어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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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 사랑이야기가 좋다.

이 나이 먹어도 아직도 사랑을 꿈꾼다. 남이 하는 사랑, 그걸 들여다 보는 일이 왜이리 설렐까. 그들이 사랑하고 그들이 아파하는데 그들을 바라보는 나는 왜이리 설레는지 모르겠다. 이 나이 먹어서 말이지. 신파 이런거 딱 질색이고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을 바라보는게 좋다. 얼마동안 달달한 로맨스 소설을 읽지 않았더니 마음이 굳은것 같았다. 마음이 좀 말랑말랑해지고 싶었다.

 

 

낭만적인 연애를 꿈꾸는 이재이.

재이에게 낭만적인 연애란 곧 사랑이 샘솟는 연애를 뜻한다.

그런 그녀가 맞선이란 걸 보았다. 자칭 연애의 달인이라는 이모의 말을 빌리자면 요즘은 얼굴도 간간이 뜯어먹고 살아야 질리지 않고 오래도록 잘 살 수 있단다. 얼굴을 안 본다느니, 마음이 중요하다느니 하는 말은 다 내숭이고 가식이라는 이모의 말을 기억하고 서정우 씨라는 남자를 탐색한다. 그의 얼굴을 눈썹에서부터 홑꺼풀의 눈, 오똑하니 잘생긴 코와 입술도 그정도면 마음에 든다. 그의 모습을 살피던 중 그의 잘생긴 귀가 가장 마음에 든다. 그의 큰 키 또한. 선 보러 나온 서정우란 남자는 '결혼이 꼭 숙제같다'고 말한다. 운명과 낭만적인 연애를 꿈꾼다는 재이에게 서정우 씨는 '현실적인 결혼을 하고 싶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 남자가 그다지 싫지 않다. 재이가 그다지 싫지 않다는 말이 없는 그 남자 서정우 씨는 그렇게 재이와 연애란 걸 시작하게 된다.

 

 

"나는 서정우 씨 때문에 매일매일 가슴이 떨려요."

 

"그거, 압니까?"

 

"뭐요?"

 

"이재이 씨 가슴 떨리게 하려고 내가 얼마나 노력하는지."

 

"그런데 번번이 내가 더 떨린다는 거."

 

스물일곱 살의 이재이는 쑥쓰러워 문자도 잘 안하는 말이 없는 남자와 연애란 걸 시작하게 되었다. 덜렁대고 잘 웃지만, 소심하고 뒤끝이 은근 있는 재이는 그 남자가 어쩐지 좋다. 떨리면 그 잘생긴 귀부터 은근히 빨개지는 그 남자가 점점 더 좋아진다.

 

 

대기업에 다닌다는 서정우 씨가 로맨스 소설에서처럼 회장의 아들도 아닌, 출생의 비밀이 있는 것도 아닌 무척 평범한 남자다. 그냥 대기업에서 열심히, 묵묵히 일하는 남자. 바빠서 연애도 제대로 못해 연애엔 쑥맥인 남자. 그 서정우 씨가 점점 이재이에게 빠져들고 있다. 맞선을 보고 연애를 시작한다는 거. 맞선처럼 낭만적이지 않는게 없다고 생각했다.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맞선에서도 이렇게 사랑에 빠져들 수 있구나. 무릇 연애란 것은 다 낭만적이 되어가는 구나. 사람이 사람에게 빠지는 것만큼 낭만적이 되는구나.

 

 

내가 본 두 번의 맞선. 그 시간들이 참 곤혹스러웠고 불편했는데 두 사람이 인연이 되려면 이렇게도 마음이 통할 수 있구나 싶다. 어느 누구의 사랑보다도 설렐수가 있구나 하고 느꼈다. 재이의 1인칭 시점으로 되어 있는 이 책은 재이의 모든 감정이 다 드러나 있다.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하는 서정우 씨의 말 한 마디에 울고, 또 괜시리 웃기도 하며 잠 못 이루는 사랑에 관한 그 모든 감정들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무릇 사랑이란 거 그런거지. 그 사람의 마음을 알고 싶고, 확인하고 싶은 것. 내가 '아'라고 말했을때 상대방은 '어'라고 알아들을 수도 있는 것. 마음속에 있는 감정을 말해주었으면 싶은 것.

 

 

이 뿐만 아니라 내가 이 책이 더 좋은 이유, 요조 작가는 따스한 시선을 지녀서이다.

재이의 대학 시절 과외 제자인 윤지우에 대한 마음을 내 보일 때다. 재이가 서정우 씨를 좋아하는 마음보다 윤지우에 대한 애정을 보는 장면들이 더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그 뭉클함. 그 따스함. 표현 못할 애정이 참으로 뭉클했다. 번번이 재이가 지우에 대한 마음을 표현할 때마다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 이런 재이가 참 좋아졌다. 이렇게 조곤조곤 사랑을 이야기하는 글이 참 마음에 와 닿았다.

 

서로에게 떨림을 느끼는 그 순간.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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