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야 놀자 - 놀면서 배운다~ 신개념 경제 버라이어티
MBC 경제야 놀자 제작팀 지음, 삼성증권 PB연구소 감수 / 동아일보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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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재테크의 기본기부터 안정추구형 투자, 수익추구형 투자, 고위험과 고수익형 투자를 각각 소개하고 있다. MBC 경제야 놀자,라는 프로그램 제작진이 만든 책으로 재테크의 기본에 충실하다. 여러가지 용어는 물론 질의와 응답 부분을 실고 있어서 부족한 점을 보충하고 있다. 어떤 상품을 소개하기 보다 그 상품에 가입하기 전에 장점과 단점에 대해 기본적이나 중요한 것을 알려준다. 경제학 용어는 물론 경제신문을 읽을 때 어려운 용어까지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재테크의 기본 책으로 보아도 손색이 없다.  

 

1) 자산관리통장이란?

보통예금통장 같은 일반 저축통장은 자산, 즉 돈을 그냥 넣어두기만 하는 통장이지만 자산관리통장은 이 돈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통장을 말한다. 높은 이자수익과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예금자보호대상(1인당 최대 5천만원까지 보호받는 법)이 아닌 상품이 많으므로 잘 확인하고 선택한다.

 

2) 정부에서 만든 통합조회시스템 휴면계좌통합조회는 아무리 소액이어도 통장 잔액으로 남아 있는 예금이나 보험 환급금을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공인인증서를 통해 전국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등으로 조회할 수 있다.

 

3) 집을 취득할 때와 매각할 때, 그리고 집을 보유하면서 들어간 제반비용을 보통 '기타필요경비'라고 한다. 집을 취득할 때 대표적으로 들어가는 취득세와, 등록세, 부동산중개수수료, 국민주택채권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필요경비항목을 잘 챙겨두면 양도소득세를 낼 때 공제가 된다.

 

4) 자동차세선납제도?

1년에 두 번 부과되는 자동차세를 1월에 한꺼번에 내면 세액의 10%를 할인해주는 제도다.

 

5) 예금통장이나 펀드, 보험, 적금, MMF나 CMA 통장 등 기존 모든 금융상품에 '생계형저축'이라는 기능을 설정할 수 있다. 이것을 설정하면 1인당 원금 3천만원에서 발생하는 이자소득에 대해 100% 비과세혜태을 받을 수 있다. 가입조건은 남자는 만 60세 이상, 여자는 만 55세 이상 되어야 한다. 1인당 3천만원까지 여러개의 통장을 만들 수 있다. 본인 개설 외에 직계 가족 대리 개설도 가능한다. 단, 기존 가입 상품을 생계형으로 바꿀 수 없고, 새로운 금융상품에 가입하면 생계형으로 설정 가능하다.

 

6) 주식연동계좌를 잘 고르면 주가가가 떨어져도 수익을 낼 수 있다.

한 달에 한 두번 상품이 출시될 때 가입할 숭 ㅣㅆ다. 수익을 내는 조건이 주가지수의 영향으로 매번 달라질 수 있다. 한도금액이 정해져 있으므로 조기마감될 수 있다.

 

7) 국제정세가 혼란스럽고 국제금리가 동결될 때는 선진국채권에 투자하라.(해외 투자시 환헤지를 설정하라)

* 환헤지 : 환율이 오르든 내리든 상관없이 가입 당시의 환율을 적용받을 수 있는 일종의 계약, 투자한 나라의 화폐가치가 떨어져 원화로 환전했을 때 손실을 입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한 예방책이라 할 수 있다.

 

8) 튼튼한 공공사업에 투자하는 인프라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하는 만큼 장기적으로 안정된 수익을 보장할 수 있다.

 

9) 월 25만원, 1년에 300만원씩 넣으면 해마다 60만원씩 돌려받는 연금상품도 있다.

1년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한도는 300만원이므로 월 25만원씩 납부하는게 좋다. 연금신탁, 연금저축, 연금보험 등이 있는데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지만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10년 이상 가입기간을 유지해야 한다.

 

10) 소액투자자들이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 우리말로는 모집형부동산신탁, 혹은 부동산투자신탁이라고 한다. 흔히 리츠라고 하는데 직접투자에 비해 안전하고 부동산이 아닌 주식을 처분하는 것으로 지분을 쉽게 현금화할 수 있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이 폭락하거나 시세가 나쁘면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없거나 투자원금을 손해 볼 가능성도 있다.

 

11) 펀드에 가입했다면 자산운용보고서를 꼼꼼히 살펴보라.


MBC 경제야놀자제작팀, <경제야 놀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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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호르헤 부까이.실비아 살리나스 지음, 조일아 옮김 / 예담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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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라는 것은 우리의 지각을 개선시키기 위한 기회이자, 인생의 깊은 의미를 깨닫고 더욱 충만한 마음으로 인간다워지는 기회라고 마음속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하여 내가 완전한 인간이 되고 나면, 살아남기 위해 남에게 의지하지 않게 되면, 내가 갖고 있는 것을 함께 나누고 상대가 갖고 있는 것 또한 나눠가질 수 있는 완벽한 연인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pp.26~27

 

누군가에게 반한다는 것은 서로의 공통점을 사랑하는 것이고,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의 차이점에 반하는 것이다.

p.56

 

상대방에 대해 말하기보다는 나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늘 깨어 있어야 합니다. 지금 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것을 마음에 들게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겠어요?

내가 겪고 있는 갈등을 통해 보다 긍정적인 출구를 찾고, 자신의 자아를 성숙하게 만들면 그동안 눈이 멀어 보지 못했던 것들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

p.65

 

즉,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는 거에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당신은 싫어할 수도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 아니에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싸우는 이유는 상대방에게 그의 자세가 올바르지 않다는 것을 끝까지 설득하려 들기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이 세상에 올바른 자세나 행동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상대와의 관계에 충실하자구요.

pp.106~107

 

- 진정한 사랑은 상대에게 자신이 바라는 모습을 투영하는 행동을 멈추는 것이다. 이제 환상의 그늘에서 벗어나 상대를 바로 보라.

 

 

호르헤 부까이, 실비아 살리나스, <사랑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中

 

 

+) 이 책은 아르헨티나의 심리 치료사로 활동하고 있는 호르헤 부까이와 실비아 살리나스가 지은 소설이다. 잘못 전달되는 이메일을 통해 사랑과 연애에 대한 생각을 상대방과 공유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소설인데, 스토리 자체 보다도 주인공들이 주고 받는 사랑과 연애에 대한 생각은 읽을 수록 깊이 빠져든다. 우리는 보통 누군가를 사랑하고 연애를 하면서 다투게도 된다. 그럴 때 우리가 갖고 있는 오해나 편견에 대해 이 책은 정확하게 제시한다.

 

또한 타인에 대한 사랑은 곧 자신에 대한 사랑에서 시작됨을 보여준다. 타인과의 불화에서 먼저 주시해야 할 것은 그가 아니라 나 자신이라는 점이다. 세상에 반드시 옳은 것은 없듯이 나의 경우 나의 생각이 모두 옳을 리는 없다. 자신을 깊이 통찰할수록 상대방과의 교류가 편해지리란 생각이 들었다. 한번쯤 상대방과 대화를 통해 서로에게 갖고 있는 오해를 풀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고, 상대를 또 다른 나로 투영해서는 안된다. 상대는 타인이지 내가 될 수 없다. 그런 욕심 자체가 불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연애 심리에 대해 풀어 놓은 생각은 탁월하지만 결과적으로 의미있는 결론을 맺은 것 같지 않아서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읽는 내내 남자와 여자의 관계에 대해, 그리고 연애하는 사람들의 잘못된 생각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되었다.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 이들에게 권한다. 마치 심리 치료를 받은 느낌으로 마음이 한결 가볍고 상쾌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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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통장 - 평범한 사람이 목돈을 만드는 가장 빠른 시스템 4개의 통장 1
고경호 지음 / 다산북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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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복리로 투자하라.
 

2) 세후수익률이란?

 

3) 정기적금의 만기 이자액 계산 수식

 만기 이자(세전)=월 불입금×(이율÷12)×[만기월수×(만기월수+1)÷2]


 예를 들어 연이율 5%인 1년 만기 정기적금에 매월 100만원씩 불입한다면 만기 이자는,

 100만원×(0.05÷12)×[12×(12+1)÷2]=32만 5천 원이 된다.

 

4) CMA 통장을 활용하라


  • 어음관리계좌 혹은 자산관리계좌로도 불리는 CMA(Cash Managemant Account)는 은행의 보통예금이나 저축예금처럼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면서도 하루만 맡겨도 시중 금리 수준의 이자를 지급하는 금융상품이다.
  • 가능한한 예금자 보호 대상(5천만원까지 보호 가능)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

5) 보험에 가입할 때에는


  • 가장(가정의 주된 수입원)은 조기 사망에 대비한 종신보험 또는 정기보험에 가입한 후 여유가 된다면 질병과 상해에 대비할 수 있는 의료비보험 등에 추가로 가입한다.
  • 배우자는 중대질병보험 또는 의료비보험 등에 가입한 후 여유가 된다면 종신보험 또는 정기보험 등에 추가로 가입한다.
  • 자녀는 어린이 전용 중대질병보험이나 의료비보험 등에 가입한다.
  • 미혼이라도 미래에 가장 혹은 배우자가 될 것이므로 동일한 우선 순위로 가입한다.

6) 돈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라


  • 급여 통장(급여 수령 및 고정 지출 관리용)
  • 소비 통장(변동 지출 관리용)
  • 예비 통장(예비자금 관리용)
  • 투자 통장(투자 관리용)

7) 자영업자도 자신에게 매월 고정 급여를 보내자

8) 단순한 금융상품에 단순한 방법으로 투자하는 게 장기간 또는 평생 투자를 지속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채권형인 정기예금, 정기적금, MMF 또는 CMA, 금리형연금보험 등과 주식형인 주식형펀드, 변액연금보험 등은 알아두면 좋다.

 
9) 주식형 펀드를 선택할 때 먼저 분석하고 선택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펀드평가회사는 펀드닥터, 펀드존, 모닝스타코리아 등이 있다. 

 
10) 상호저축은행의 월복리 정기예금을 이용하라.

상호저축은행은 시중 은행보다 1% 이자를 더 준다. 예금자 보호(5천만원까지 보호)가 되는 금액에 한하여 이용한다.

제태크 정보회사 모네타(팍스넷) 등의 홈페이지에 방문하여 일반 은행과 상호저축은행의 예금 이율을 비교해보는 것도 좋다. 

 
  고경호, <4개의 통장> 中

 


+) 정확히 상품명이나 은행명을 언급하지 않았어도 제태크의 기본을 제시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저축하거나 소비하거나 정확하게 정리하는 습관을 들여야 유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적으로 알아두면 좋은 정보 몇가지를 나름대로 정리해두었다.

사람들은 동전에 해당되는 금액을 적다고 무시하지만 그런 돈이 모여서 큰 돈이 된다. 생각해보라. 이자 몇 십원이 붙는 것은 무시하지만, 은행 수수료 몇 백원이 드는 것은 크게 다가오지 않는가.

 

아낄 수 있는 것은 최대한으로 아끼고, 얻을 수 있는 것 또한 최대한으로 얻는 것. 그게 현명하게 소비하고 저축하는 습관의 기본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의 아쉬운 점은 최근 신용카드를 사용하여 아껴쓸 수 있는 점은 제외하고 있다. 작가는 신용카드 사용을 자제하는데, 나는 좀 생각이 다르다.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 활용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먼저 계산한 후, 자신이 정한 금액 내에 사용한다면 꽤 유익하다. 하지만 무조건 긁는 습관은 최악의 상황을 발생시킬 수 있다. 선불카드처럼 쓸 수 있는 금액을 통장에 넣어두고 활용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신용카드 사용으로 얻을 수 있는 이점도 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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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 라이프
요시다 슈이치 지음, 오유리 옮김 / 열림원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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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스스로 자신이 없으니까 이 남자 저 남자 교대로 바꿔가면서 그 숫자를 자신의 가치척도로 삼는 거지. 몇 사람한테 사랑을 받았는지가 아니라 누구한테 사랑받았는지가 중요한데 말이야..........

p.20   [파크 라이프]

 

"지하철에서 실수로 말을 걸었다던 사람?"

 

"네 맞아요. 그 사람과 요즘 공원에서 가끔 만나 얘길 하저든요. 근데 그 사람이 꽤 재밌는 얘기를 했어요. 아무것도 숨길게 없으니까 그게 싫어서 억지로 무언가 숨기고 있는 척을 하고 있는 거라나 뭐라나....... 스타벅스에 있는 여자 손님들 얘길 하다가 나온 말이지만......"

p.64

 

 

 

"도대체 왜 모두들 공원으로 몰리는 거죠?"하고 긴토씨에게 물은 적이 있다. 긴토씨는 평소와는 달리 진지하게 한참을 생각하다가 "한숨 돌리려는 거 아니겠어?" 하고 시원스레 답했다. 딱 떨어진 대답이었기 때문에 별다른 대꾸없이 그대로 지나치려 하자, "보라고, 공원이란 장소에선 말이야. 아무일도 하지 않는다고 누가 뭐랄 사람은 없잖아. 오히려 누굴 붙잡고 권유를 하거나, 연설을 하거나, 뭔가를 하려고 하면 내쫓기지."하고 덧붙였다.

p. 76

 

 

 

이 세상에 존재하는 꽃의 수만큼이나 사람에겐 감정이 있다. 이 말도 할머니한테서 들은 말이지만, 문득, 문득, 정말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p.136  [플라워스]

 

 

요시다 슈이치, <파크 라이프> 中

 

 

+) 이 책은 요시다 슈이치의 2002년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이다. 이전에도 세 번이나 아쿠타가와 상 후보에 오른바 있는 요시다 슈이치의 작품 [파크 라이프]와 [플라워스] 두 편이 실려 있다. 요시다 슈이치의 다른 작품을 살펴보기 전에 [파크 라이프]를 먼저 읽어 보고 싶었는데 다 읽고 났을 때는 좀 실망스러웠다. 도쿄의 히비야 공원을 중심으로 화자와 이름도 모르는 연상의 여인이 만나는데, 공원이라는 공간이 두 사람을 연결해주는 매개적 역할을 한다. 그들의 단순하지 않은 심리상태를 묘사하고 있다.

 

그런데 그 묘사에 치중하고 있다는 점이 좀 아쉬웠는데, 평론가들의 평가는 치밀한 묘사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심리 또한 그려낼 수 있다는 점, 그건 신선한 기법이며 새로운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나는 묘사한 부분만으로 과연 얼마나 인물의 심리를 그려낼 수 있는지 의심이 됐다. 어쨌든 다른 책을 좀 더 찾아 읽어보아야 이 작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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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소설 2008
문학나무 편집부 엮음 / 문학나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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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얘기를 함부로 남발해선 안 돼요. 모르는 사람들한텐 더욱 그렇죠." "왜요?" "행복했던 순간들을 그렇게 말로 다 해버리면 행복이 달아난대요. 행복이 달아나면 불행의 씨앗만 남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남 앞에서 너무 행복해 해서는 안 돼요. 질투가 바로 불행의 씨앗이니까요."

p.31  - 김희진, [해바라기밭]

 

양파를 체로 걸러내자 곧 흐무러져 버렸다. 누렇게 쭈그러진 늙은이의 몸 같았다. 단맛을 다 내주고 남은 찌꺼기였다. 복닥거리며 살아봤자 결국엔 이렇게 된다. 모두가 이렇게 되려고 기를 쓰고 사는 거다........ 체를 탁탁 쳐가며 건더기를 잔반통에 버렸다.

 p.63  - 명지현, [그 속에 든 맛]

 

가장 가까운 대상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게 되는 세상의 아이러니에 저항했지만, 나는 아무 것도 바꿀 수 없었다.

모든 사랑이 자기 자신을 담보로 하듯이, 나는 내 안에 들어온 생명에게 존재의 일정부분을 끊임없이 제공하면서 늙어가고 싶었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사랑이었다.

 p.291  - 한지수, [배꼽의 기원]

 

 

 

김희진 외, <젊은 소설 2008> 中

 

 

+) 오랜만에 젊은 소설 작품집을 읽었다. 등단한지 3년차 이내의 작가들이 쓴 작품 가운데 (각기 다른 잡지에로 등단한) 10편을 선택하여 실은 소설집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지대 문예창작과 출신이 대부분이었다.) 솔직히 작년에 읽은 <젊은 소설 2007>보다 좋은 작품이 많았다고 느끼진 않았으나, 최근 등단한 젊은 작가들의 문제나 작품 경향을 살펴보기에 편리한 책이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 밝고 명랑한 분위기의 작품까지는 아니더라도 지나치게 우울하고 그로테스크한 작품들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 특히 전혜정의 [해협의 빛]은 시체를 건져올리는 병사들의 장면이 눈앞에 떠올라 끔찍했다. 어쩌면 그렇게 잔잔한 어투로 소름끼치는 모습들을 차분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놀라웠다. 김희진의 [해바라기밭]은 사랑과 복수, 그 사이 '가학적인 행위'가 연결되고 있다. 주고 받는 원리를 잘 실천하고 있다는 평론가의 해설에는 큰 무리가 없다.

 

명지현의 [그 속에 든 맛]과 배지영의 [몽타주]는 가장 정통적인 소설의 구조를 따르고 있다고 생각된다. [몽타주]에서 주인공은 몽타주를 그리면서 오히려 기억했던 인물이 사라져버리는 역설적인 느낌을 갖게 되고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인물의 형상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갖게 되는지 깨닫는다. 그러면서도 현실 속의 공범을 떠올리는 것이 쉽지 않은데 기억이라는 것은 자신의 생각과는 달리 드러나는 것이 아닐가.

 

전체적으로 뚜렷하게 인상적인 작품이 없다. 김희진, 명지현, 배지영의 작품이 내게 끌리는 건 다른 작품들의 몽환적인 특성 때문이다. 작품의 분위기가 몽환적이거나 소설의 제재가 환상적이라서 나와 맞는 작품이 없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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