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충격파 - 성균관대 김장현 교수의 AI 인사이트
김장현 지음 / 원앤원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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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AI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56년, 미국 뉴햄프셔주 다트머스 대학에서 열린 '다트머스 회의'였다.

회의 참가자들은 AI 연구의 목표를 "학습, 자기개선, 추론, 문제 해결과 같은 인간의 지능적 행동을 기계가 모방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다트머스 회의 이후 AI 연구는 빠르게 발전했다.

1990년대 후반, 컴퓨터 하드웨어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머신 러닝'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머신 러닝은 컴퓨터가 데이터를 통해 스스로 학습하고 패턴을 인식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진정한 혁명은 '딥 러닝'의 등장과 함께 시작되었다. 딥 러닝은 인공 신경망의 층을 깊게 쌓아 더욱 복잡한 패턴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현재 AI는 크게 '약한 AI'와 '강한 AI'로 나눌 수 있다. 약한 AI는 특정 작업에 특화된 인공지능으로, 자율 주행 자동차, 챗봇, 추천 시스템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 강한 AI는 인간과 같은 일반적인 지능을 갖춘 인공지능으로, 아직까지는 실현되지 않았다.

pp.16~19

  • AI 대하는 우리의 자세

- AI와 데이터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 데이터 수집과 활용 과정에서는 투명성과 동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 기업들도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 정부와 규제 기관의 역할도 중요하다.

- 우리 개개인도 디지털 시민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pp.30~31

초고속 혁신과 느림보 정책이 만날 때, 우리에겐 비극만이 가득하다. 혁신의 본격적 등장 이전부터 이용자를 보호하면서도 관련 기술의 발전을 이뤄낼 정책과 법률이 미리 마련되어야 하고, 그러한 준비 과정은 '생각의 속도'에 가깝게 이뤄져야 한다. 엔지니어와 행정가, 사회과학자, 법률가가 팀을 이뤄 기술이 일으킬 사회문제에 미리 준비하도록 하고 국회와 정부는 신속한 관련 입법과 정책을 지원해야 한다.

혁신을 보호하는 것이 곧 방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개입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건 디테일과 타이밍이다.

p.67

중요한 것은 AI를 인간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닌,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고 보완하는 파트너로 보는 관점이다. 인간의 창의성, 감성, 윤리적 판단력과 AI의 계산 능력, 패턴 인식, 최적화 능력이 결합될 때 시너지가 만들어진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두려움이 아닌 준비다.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 아닌 변화를 주도하는 자세다.

pp.82~83

그렇다면 AI 과의존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필자의 처방은 한 개의 생성형 AI만 쓰기보다는 여러 개의 생성형 AI를 동시에 사용하면서 각각의 답변을 비교하고, 그것 중에 양질의 답변을 조합하거나 재해석할 수 있는 이용자의 AI 리터러시를 가지라는 것이다.

p.233

알고리즘에 대한 흔한 오인은 바로 '알고리즘은 공정하다'는 것이다.

알고리즘은 인간 사회의 가치관이 반영된 단어의 실질적 차이를 알지 못하므로 단어의 상대적 위치(벡터)를 바탕으로 의미를 추론하는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알고리즘은 공정하다'는 명제가 참이 되려면 AI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대체로 어떤 과정을 거쳐 그러한 결과가 도출되었는지 설명할 수 있는, '설명가능한 인공지능'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pp.238~239

수학과 한자만이 AI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역량은 아니다. 인문 예술 교육이 제공하는 인류 문명과 역사에 대한 이해, 맥락 중심 사고, 미적 감각은 AI 기술의 사용자 경험과 직결된다.

p.266

김장현, <AI 충격파> 中

+) 이 책은 AI가 탄생한 이후 어떻게 진화되어 왔는지 보여주고 현재 AI 기술은 어느 단계인지 다양한 분야와 연결 지어 설명한다.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인간의 병을 치료하고, 예술과 문화 분야에서 다양한 작품을 만들며, 로봇 가족 구성원이 어색하지 않은 시대.

AI를 활용해 환경을 지키고, 가상공간과 가상현실 사회에 가까이 가며, 과학 기술 사회에 다방면으로 AI를 적용하는 시대.

저자는 이 시기 인공지능의 특징을 찾아 분석하고 연구해, 인간과 AI가 공존하는 시대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기 위해 AI가 갖고 있는 양면적인 모습을 분명히 파악해야 한다고 언급한다. 이를테면 가짜 뉴스와 가상 현실 사회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공동체를 위해 사용되는 AI 기술에서 어떻게 개인을 지켜야 하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한 인사 관리, 교육, 사회 정책, 환경 보호 기술 등을 AI 시대와 복합적으로 연결해 그에 맞는 인간의 대응 전략을 살펴본다.

이제는 AI 시대가 막연한 미래가 아닌 현재 진행형이기에 이 책을 읽으며 우리가 어떻게 AI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며 AI 시대의 현황을 보여주기에 이해하기 쉬워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AI가 우리의 일상에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는지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AI 시대에 발맞춰 각종 교육과 정책, 관련 법안 등이 필요하다는 걸 인지했다. 저자의 말처럼 중요한 것은 디테일과 타이밍이다. AI 혁신을 인정하고 AI와 공존하려면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력해 시대에 맞는 정책과 법안이 필요하다.

AI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었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AI 시대를 인정하고 대비하기 위해 AI를 이해하라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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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순정은 오늘도
김양미 지음 / 학이사(이상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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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사장님, 제가 알아서 할게요. 주방일 처음도 아니고."

"뭘 알아야 제대로 할 거 아녀!"

"그럼, 사장님이 하는 거 보여주시면 고대로 따라 할게요."

"내가 다 할 거면 뭐 하러 돈 주고 사람을 써?"

p.31 [오순정은 오늘도]

어렸을 때부터 아빠 껌딱지였던 하나가 요즘 들어서는 눈 한번 제대로 맞춰주려 하지 않았다. 주말이면 같이 도서관에 가서 책도 빌려오고 하루에도 몇 번씩 문자를 보내, 뭐 하냐고 살갑게 묻던 아이였는데 말이다. 오랜 시간 사귀어왔던 여자에게서 이유도 모른 채 실연을 당한 기분이었다.

p.55 [김종만은 오늘도]

"어딜 가든 사람 사는 거 다 똑같아. 돈 떨어지면 거기서 벌어 쓰면 되고. 꿈이 왜 꿈으로 끝나는지 아냐? 사람들은 안 될 이유만 찾거든. 너처럼 생각이 많으면 계산기 두드리다 인생 끝나는 거야. 나처럼 단순하게 살아야 죽을 때 후회 안 한다."

p.95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잖아. 내 인생이 달린 문젠데."

"복잡할 건 또 뭐야. 어차피 뭘 선택하든 후회하게 돼 있어. 돈까스를 먹고 싶을 땐 그거만 생각해. 먹기 싫은 김밥 꾸역꾸역 먹지 말고."

"아무리 봐도 넌 사기꾼이 딱인데."

"뭔 소리야?"

"이상하게 설득이 된단 말야."

p.97

"하나야."

"왜?"

"언젠가, 라는 순간은 영원히 오지 않아."

마음 먹었을 때, 하고 싶을 때 언제든, 그게 맞는 거라고 했다.

p.114 [김하나는 오늘도]

살아생전, 할아버지는 늘 이렇게 말했다. 돈 없는 놈보다 의리 없는 놈이 진짜 거지새끼다. 자기보다 약한 사람 괴롭히는 건 쌍놈이나 하는 짓이다. 담배꽁초 길에다 버리고 침 찍찍 뱉어대는 그런 것들은 고추를 떼버려야 된다. 술 마시고 아무데나 오줌 싸갈기는 놈은 똥개나 매한가지다. 자기집 방바닥에다 안 하는 짓은 집 밖에서도 하면 못 쓴다.

p.123 [자전거의 기울기 23.5°]

김양미, <오순정은 오늘도> 中

+) 이 책은 가족들 각각의 시선을 담은 단편 연작소설 네 편과, 그 외 세 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폭력적인 아버지와 달리 아이들에게만큼은 좋은 아빠인 김종만과 결혼한 오순정, 그녀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오리집, 곱창집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된 삶을 이어간다.

짝사랑하는 여자에게 고백도 못 해보고 아이가 생겨 오순정과 결혼한 김종만. 문학을 사랑해서 글쓰기 수업을 신청했다고 아내에게 욕을 바가지로 먹는 생활형 가장이 그이다.

다른 여자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통화하는 아빠를 보고서도, 자기 삶의 무게가 더 무거운 딸 김하나. 친구들의 괴롭힘을 보다 못한 명진이의 도움으로 무거운 짐 하나는 덜었지만 엄마 아빠의 다툼, 동생의 방황으로 복잡하다.

동네 할아버지께 자전거를 가르쳐드리며 본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가르침을 떠올리는 지훈. 오토바이를 타다 다쳤을 때에도 자신을 아껴준 할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며 제대로 사는 법을 자전거 타기에 적용해 본다.

오순정, 김종만, 김하나, 김지훈. 이 네 식구의 모습을 각자의 시선으로 담아낸 단편들이 코믹하면서 아프다. 요즘 말로 웃프다고 해야 할까.

가장 가까운 사이인 가족임에도 똑같은 상황에서 각자 생각하는 게 너무 다르다. 이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며 우리네 가족 관계를 돌아볼 수 있었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만난 길고양이 로또, ADHD가 심한 아들을 돌보는 부모의 마음, 아이들이 성인이 되자 고된 삶을 마무리하려고 존엄사를 선택한 엄마.

이들의 모습 또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사람들의 일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고된 삶을 접을 기회를 선택하고 싶은 사람의 마음도 낯설지 않다. 존엄사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본 적이 있지 않을까.

이 책에는 서민의 생활, 그들의 선택, 그들이 느끼는 감정 등이 웃픈 이야기 속에 잘 녹아있다. 힘든 세상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 연민을 느끼지만 또 가끔은 미소 짓게 된다.

소설 속 인물들의 입장을 이해하면 그들의 마음과 선택에 공감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한 사람 한 사람의 심정이 이해되고 나라면 어땠을까 생각하게 된다.

각기 다른 단편소설들이나 이 책으로 엮으며 서로 조금씩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이 부부 사이든, 부모와 자식 관계든, 청소년 성장기의 고민이든, 버려지는 동물 문제든, 존엄사에 대한 희망이든 고된 삶을 사는 이들의 마음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말 그대로 웃픈 장면이 많았지만 그만큼 마음에 와닿는 순간도 많아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다. 청소년 소설이라고 느낄 만큼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의 작품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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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있다 1
제인도 지음 / 반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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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동티 나려고... 아주 작정을 했구나."

수아 언니가 중얼거린다. 팔짱을 끼고 있는 내게만 들릴 정도로 작은 목소리다. 언니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있다. 동티? 그게 뭘까? 처음 들어보는 말이다.

"그게 아니면? 이따위가 뭐 중요한 거라도 돼?"

"아직 상속 전이니까 조심하자는 거지. 형이 여기 있는 식기 하나, 이불 하나 함부로 쓰면 안 된다고 말했잖아. 우리 것이 되기 전까지는 주의해야 한다고."

p.128 [1권]

수아 언니도 웃으며 뒤따라 들어왔다. 그리고 신발장 위에 놓인 수납 트레이를 힐끗 봤다.

"여기 뒀구나. 잘 어울리네. 현선아, 내가 한 말 기억나지?"

"귀신 붙은 것 아니냐고 소희가 난리 피운 거? 에그, 겁쟁이"

현선 언니가 깔깔거리며 놀렸다.

p. 326 [1권]

"항시 몸에 지니고 다녀야 해."

"그러면... 이제 이상한 게 보이지 않을까요?"

"이건 잡귀를 물리치는 거지, 영안을 닫는 비책이 아니야. 계속 눈에 보이기는 할 거야."

"귀신이 항상 보인다고요?"

"아까 말했지. 숙명이라 생각하고 살아야 한다고."

p.35 [2권]

<얘야, 나를 섬기지 않겠느냐?>

봄바람처럼 부드럽고 포근한 목소리가 말을 건넨다.

<혼자서는 힘들 텐데, 내게 오지 그러니.>

갑자기 힘이 난다. 그 말이 지친 몸과 마음에 힘을 불어넣는다.

<아... 돼...>

<소...야... 거기... 돼.>

"엄마? 엄마야?"

"엄마, 도와줘! 나 들어가기 싫어! 제발!"

pp.156~159 [2rnjs]

제인도, <누가, 있다> [1권], [2권] 中

+) 이 책은 호러, 공포 소설 그리고 오컬트 소설이라 부르기에 적합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엄마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주인공 소희에게 갑자기 사촌 형제와 자매들이 등장한다.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고모가 소희를 포함한 사촌들에게 유산을 상속했다는 것이다. 고모가 살던 시골집에서 사촌들과 함께 며칠을 보내면 공동 재산인 유산을 나눠가질 수 있다는 게 조건이다.

거기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엄마를 잃고 상심한 소희에게 새로운 가족으로 등장한 사촌들과의 동거, 유산 상속이라는 뜻밖의 행운, 그 행운의 이면에 숨겨진 엄청난 저주, 반갑지 않은 존재들, 보고 싶지 않은 존재와의 만남, 그리고 소희를 지키려는 엄마의 영혼과 무당들.

이 소설은 조상, 악귀, 무당, 내림굿, 부적, 명두, 영물, 산신 등의 무속 신앙을 중심 소재로 한국식 오컬트를 만들었다.

작품에서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초자연적이고 신기한 현상들이 신비로운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소름 끼치도록 무섭고 괴기한 현상으로 일어난다.

소설 표지를 보면서 진짜 무섭게 그렸다고 느꼈는데, 이 작품을 읽는 내내 표지를 뒷면으로 엎어두었다. 책을 읽으면서 소름이 돋는 순간이 몇 번이나 있었고 덕분에 한여름 더위를 가시게 해준 소설이었다.

외롭게 살던 소희에게 친근하게 다가온 사촌들의 모습을 보면서 계속 중얼거렸다. 가족이라는 말로 갑자기 다정하고 친절하게 다가오는 사람들을 조심해야 하는데.

마음이 여린 소희가 어떤 선택을 할 때마다 함께 안타까워했다. 혼자만 살겠다고 이기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소희에게 저주를 떠넘기는 것을 보며 같이 속상하고 분노했다.

소설은 한 편의 영화를 보듯 흥미진진했다. 무엇이 진실일까 궁금했고 어떻게 끝이 날까 궁금했고 악귀를 모시는 무당과 신을 모시는 무당이 이렇게나 다르구나 생각했다.

어떤 선택이든 본인의 몫이지만 기본적으로 그 선택은 항시 책임이 따른다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고도 생각했다. 선한 마음이 있어야 선한 존재들이 돕는다는 것도 배웠다.

소름 끼치는 순간을 느낄 때마다, 긴 분량의 장편 소설임에도 술술 읽힐 때마다, 이 작품을 영화 한 편으로 제작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오컬트 호러 소설에 관심이 생길 만큼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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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러브, 좀비 (리커버)
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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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난 그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의 취향에 맞게 옷을 입었고, 머리를 바꾸었다. 내 삶의 모든 게 정현에게 맞춰져 갔다. 그래도 당시에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마치 마취약이라도 맞은 것처럼, 나는 스스로의 변화에 무뎌졌다. 누구에게 뭐라고 하소연할 수도, 정현에게 따질 수도 없었다. 그가 한 건 강요도, 협박도 아닌 한마디 말일뿐. 전부 내 선택이었으니까.

그때의 나는 늘 목의 이물감에 시달렸다. 크게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었고, 잊고 있다가 침을 삼킬 때면 한두 번씩 따끔 하는 정도였다. 너무 사소해서 남에게 말하기조차 민망하지만 확실히 나의 신경을 자극하는 것. 존재하지 않지만 나에겐 느껴지는 것. 그런 걸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나는 알지 못했다.

9% [초대]

주연은 자신에게 가족은 무엇이었는지 생각했다. 아빠를 사랑했나? 사랑했다. 하지만 사랑하기만 하지는 않았다. 엄마를 함부로 대하고 고집불통이고 자기 이야기만 맞다고 주장하는 그가 꼴보기 싫었던 적도 많았다. 사실 싫은 기억이 더 많았다. 엄마도 마찬가지였다. 엄마를 사랑하지만, 아빠와 함께 사는 엄마를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모든 가족들이 이럴까? 증오 없이 사랑만 하는 가족 따위는 텔레비전에나 나오는 거 아닌가? 그런 건 다 가식이다. 적당한 가식이 세상을 유지시킨다는 걸 안다.

52~53% [칵테일, 러브, 좀비]

사실 언제든지 이렇게 될 것을 알고 있었다. 언제든지 아버지는 어머니를 죽일 수 있었고 언제든지 나도 아버지를 죽일 수 있었다. 매번 차마 그러지 못했을 뿐이다. 그런데 아버지가 과도로, 어머니를 죽인 과도로 내 안의 '차마'를 끊어 버렸다.

그래서 나도 아버지의 목을 잘랐다. 사실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 그동안 그가 우리에게 베푼 폭력을 생각한다면, 이 정도는 아직 한참이나 공평하지 않았다. 하지만 삶이란 것이 원래 불공평한 것 아닌가.

66%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조예은, <칵테일, 러브, 좀비> 中

+) 이 소설집은 호러 소설, 판타지 소설, 스릴러 소설 등의 다양한 주제에 올라있는 책이다. 그만큼 이 소설집을 읽으면 살짝 충격을 받는다. 괴기스러운 장면이 등장하고 잔인하게 느껴지는 장면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만히 그 장면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왜 그렇게까지 행동하는지 인물들이 처한 상황을 생각하게 된다. 왜 저럴까. 나라면 어떨까.

목구멍에 가시가 걸린 듯 불편한 느낌으로 사는 여자에게 서슴없이 자기 취향을 강요하며 여자를 변모시키는 남자, 목의 이물감처럼 좀 불편했으나 사소했기에 그의 의견을 수용하다가 어느 순간 자기 본모습을 잃은 여자.

갑자기 숲에 나타난 귀신을 보고 놀라며 궁금해하다가 그리워하는 물귀신, 자기도 귀신이 분명한데 숲귀신의 존재가 무서우면서 반가운 신기한 존재.

뱀술을 잘못 먹고 좀비가 된 아빠, 웬수라고 구시렁거리면서도 좀비 남편을 어쩌지 못하는 엄마, 그런 엄마와 좀비 아빠를 가족이라는 테두리로 감싸안으려는 여자.

엄마를 때리다가 가끔 자기도 때리는 아빠를 죽이고 싶었던 남자, 아빠가 엄마를 죽이기 전으로 돌아가 어떻게든 상황을 바꾸고 싶었던 아들, 그러나 아무리 애써도 계속 같은 결과가 지속되는 무력한 상황 속 남자.

이런 캐릭터들이 이 소설집에는 등장한다. 데이트 폭력, 환경오염, 동물 학대, 국가의 방관, 가정 폭력 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인물들은 매번 선택을 해야 한다.

우리라면 어떨까. 이 작가의 작품은 처음 접하는데 처음에는 낯선 느낌에 멍했다가, 다시 골똘히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타임리프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는 소설 구성이 공모전 취지에 맞게 추리물로서 적합했고 영화 같은 서사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네 편의 스토리가 뚜렷하기 때문에 독자들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처음에는 좀 불편했는데, 다 읽고 다시 훑어보니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들을 있는 듯 없는 듯 써 내려간 문장들이 흥미로웠던 것 같다.

호러물이나 괴기스러운 상황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는 재미있는 작품집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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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영어 회화 급상승 - 여행, 비즈니스 등 활용 가능한 100개의 질문과 답변으로 구성+QR코드 및 mp3 파일 제공
배현 지음 / 탑메이드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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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How can I get there?

하우 캔 아이 겟 데얼?

"거기까지 어떻게 가면 됩니까?"라는 뜻입니다. 상대방에게 길을 물어볼 때 자주 사용하는 표현으로 특정 장소로 이동하려고 할 때 사용합니다. 관련 표현을 잘 익혀서 적절한 상황에 사용해보시기 바랍니다.

Let me take you there.

렛 미 테익 유 데얼.

제가 데리고 가 드리겠습니다.

You can get there by cab.

유 캔 겟 데얼 바이 캡.

택시를 타면 그곳에 갈 수 있습니다.

You have to take a subway.

유 해브 투 테익 어 썹웨이.

지하철로 가셔야 돼요.

TIP → 영어에서 by는 아주 많은 뜻을 갖고 있습니다. 수동태에서 "~에 의해서"라는 의미로도 쓰이고 시간상 "~까지"로도 쓰일 수 있으며, 위에서 알 수 있듯이 "~를 타고"라는 뜻도 있습니다.

  • 관련표현

- 길을 알려주세요.

Please tell me the directions.

플리즈 텔 미 더 디렉션스.

- 우회전을 해야 합니까?

Do I have to turn right?

두 아이 해브 투 턴 롸잇?

- 쭉 가세요.

Go straight.

고우 스츄레잇.

- 코너에서 좌회전하세요.

Turn left at the corner.

턴 레프트 엣 더 코널.

  • 단어

direction 방향, 길 / turn right 우회전하다 / turn left 좌회전하다 / go stright 직진하다 / corner 코너

  • 우리나라의 좌회전 우회전이라는 말은 영어로 turn left / right이라고 말합니다. 차를 타고 가다가 안내를 해주거나 길을 알려줄 때 자주 사용되는 표현입니다. 유용한 표현이니 꼭 외워두세요.

pp.240~241

배현, <일상생활 영어 회화 급상승> 中

+) 이 책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대화를 10개의 소주제로 나누어, 총 100개의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으로 구성한 영어회화 책이다.

우선 '소개, 시간/번호, 쇼핑/금액, 단위, 만남, 일상, 음식, 부탁/요정, 직장, 학습'의 소주제와 관련된 일상생활 영어회화를 대표적인 질문과 예상 답변으로 담아낸다.

그리고 그와 관련된 표현들을 추가적으로 제시하고 주요 단어를 정리하며, 해당 영어 회화문에서 유의해야 할 점들을 TIP 등으로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핵심 문장을 살린 대화문을 실어 현실적으로 영어회화에 활용할 수 있도록 단어와 핵심 설명과 함께 수록했다.

이 책을 읽을 때 꼭 처음부터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독자 본인이 필요한 소주제를 찾아 영어 사용 목적에 따라 먼저 읽어보며 공부해도 된다.

영어 회화문을 처음 공부하는 초보자를 위해 영어 발음을 한국어로 같이 기록하고 있어 어려움이 없다. 또 QR코드를 활용하거나, 반석 출판사 홈페이지에서 MP3 파일을 무료로 다운로드해 원어민이 녹음한 음원을 들을 수 있어서 말하기 듣기 공부 모두 가능하다.

특히 영어 회화 핵심 문장을 원어민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문화에서, 어떤 맥락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가르쳐 주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된다.

영어 회화 공부는 막연히 듣고 말하기보다 특정한 상황과 맥락을 정해 공부한다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영어 회화 초보자들을 위해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꼭 필요한 영어 문장을 우선적으로 가르쳐 준다고 느낀다.

단어 설명도 있고, 음원을 들을 수 있어서 공부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유익한 책이었다.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초 영어회화를 쉽게 배우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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