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비싼 소설 The World's Most Expensive Novel K-픽션 15
김민정 지음, 전승희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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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 시작한 일이지만 결코 좋은 마음으로는 완성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런 게 바로 소설이다. 그 생각은 오늘도 변함이 없다.

한 글자당 오십 원.

6%

김민정, <세상에서 가장 비싼 소설> 中

+) 처음 이 소설을 다 읽고 나서 나의 느낌은 "뭐지?"였다. 소설을, 소설쓰기를, 소설가의 삶을 철저하게 자본주의적인 시선으로 판단하는 잣대가 속물적이라 비판하는 소설 같기도 했다. 하지만 곰곰히 들여다보면 작품 속 소설가인 주인공은 언제나 '오빠'와 비교를 한다. 사회적으로 성공하여 부유한 오빠의 삶을 이야기하며 그의 삶을 성공으로 보는 '엄마'의 말을 냉소적으로 되새긴다.

하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그 모든 것을 끝없이 비교하고 생각하고 엮는 것은 소설 속 주인공이다. 소설의 가격을 매길 때 '한 글자당 오십 원'이라는 것을 계산해보는 그녀. 소설집 한 권 없는 소설가를 비판할 수 있는 것은 자본주의적인 기준이 아니다. 소설을 쓰는 소설가 자신의 기준으로 자책이든 비판이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소설은 역설적인 상황이 거듭되는 구조를 갖고 있는 것 같다. 소설을 돈으로 판단하는 사회에 대한 비판, 소설을 쓰지 않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자신에 대한 비판, 소설의 가치를 모르거나 착각하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 돈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예술가의 모순된 자세에 대한 비판 등등. 쉽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려워서라기 보다 의미를 곱씹어야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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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모르는 그대에게
박병률 지음 / 메이트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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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도 집값 상승에 배팅하는 이유입니다. 5년 단임제 정부에서는 부동산 정책이 수시로 바뀌기 마련입니다.

"누가 이기나 해보자."라며 버티는 시장참가자가 많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유한'할 수밖에 없는 정권의 한계입니다.

정부가 큰 폭의 집값 하락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도 부동산 불패론에 힘을 보탭니다. 경제당국은 부동산정책을 언급할 때마다 "목표는 안정화"라고 말합니다. 크게 뛰거나 크게 폭락하는 게 아닌 합리적인 수준에서 집값이 유지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44%

어쨌거나 가상통화가 국제적으로 통용된다면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힘은 지금과 같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경제적, 군사적으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미국의 마지막 '믿을맨'인 달러가 쓰러지면 미국의 시대도 끝이 납니다.

68%

한국 입장에서는 중국이 급격히 성장하는 것도 무섭지만 당장은 성장을 멈추는 것이 더 무섭습니다. 중국 경제의 위축은 당장 한국경제의 위축으로 이어집니다.

중국붕괴론은 중국이 망해서 고소하다라고 생각할 일이 아닙니다. 한국경제에는 더 큰 악몽이 될 수 있습니다. "옆집인 100층 건물이 무너지면 10층 건물인들 온전하겠느냐"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95%

경제를 단도직입적으로 예측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99%

박병률, <경제를 모르는 그대에게> 中

+) 이 책은 경제 신문 기자인 저자에게 사람들이 평소 물어보던 것들을 싣고 있다. 질문에 해당하는 답변 즉, 상반된 입장의 가능성들을 동시에 담고 있기 때문에 읽는 이로 하여금 양쪽 모두의 입장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저자는 경제의 방향을 단언하며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다양한 변수가 늘 있기에 여러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키워드로 6개를 골랐다. 인구, 재정, 집값, 가상통화, 재벌, 중국이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은 이 6개의 키워드와 관련하여 사람들이 흔히 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여러자료들로 뒷받침하며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들이 어떤 점을 궁금해하고, 우리가 막연히 갖고 있던 경제 상황에 대한 생각이 편견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내가 몰랐던 부분들을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편하게 읽었다. 앞으로 경제의 흐름이 어떨지 예측한 사람들의 의견이 궁금하다면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판단은 독자의 몫이니 저자 말대로 다각도로 종합적으로 생각하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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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수업 - 법륜 스님이 들려주는 우리 아이 지혜롭게 키우는 법
법륜 지음, 이순형 그림 / 휴(休)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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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경제적인 효율로만 따지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에요. 한 아이를 제대로 키우는 것보다 이 세상에 더 경제적인 것은 없어요.

18%

이럴 때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지켜봐 주는 겁니다. 넘어지고 자빠질 때마다 일으켜 세워주는 게 아니라 옆에서 지켜봐주는 거예요. 이 시기는 시행착오를 거듭해서 실패의 경험을 통해 자아가 성숙해지는 때이니까 안타까워도 기다려줘야 합니다.

지켜봐 주는 것이 마치 부모 노릇을 안 하는 것처럼 생각되어 마음이 불안할 수도 있고 마음도 아플 꺼에요. 하지만 자식을 위해서 인내해야 합니다.

21%

부모니까 자식 말을 안 듣는 것도 있지만, 늙은 사람의 성질이 기본적으로 안 변해서 그러기도 해요. 그래서 시어머니든 친정 부모든 노인을 모실 때는 이 성질을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이처럼 성질을 알고 맞춘다는 것은 지혜입니다. 먼저 상대를 살펴보고 성질을 알면, 어떤 관계든 이해하고 풀어 나가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29%

부모가 누구를 좋아하고 누구를 싫어해서 그런 게 아닌데, 모두 자기가 상처 받은 것만 기억하기 때문에 그래요. 이런 까닭에 사람들이 다 상처투성이고, 상처 받은 걸 원망하느라 자기 인생을 행복하게 살지 못합니다. 결국 상처 받을 일이 있어서 상처 받는게 아니에요. 어떤 상황에서 스스로 아팠다고 생각한 기억을 마음에 담아 간직하는 것뿐이에요. 이러한 마음의 작용을 이해하고 내 안의 상처를 들여다보면 그 순간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42%

"남의 인생에 신경 쓰지 말고 네 인생이나 잘 살아라."

남을 기준으로 삼지 말고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해야 할 것을 기준으로 출발하면 됩니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어요.

50%

우리는 더 큰 불행을 겪어야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조건이 행복인 줄 압니다.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조건이 그대로 행복인 줄 아는 것, 그것이 진리에 눈뜨는 거에요.

63%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갱에 갇혀 있다 살아나온 칠레 광부처럼 기뻐해야 돼요. 얼싸안고 '아이고 오늘도 살았네.'이러면서 펄쩍펄쩍 뛰어야 해요. 그러면 인생의 고민이 싹 다 해결됩니다.

94%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은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도 내가 괴롭지 않은 삶을 지켜 나가는 거예요. 자식이 속을 썩이든 말을 안 듣든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자유로워지는 거예요. 이것을 해탈이라고 합니다.

96%

법륜 스님, <엄마 수업> 中

+) 이 책은 엄마 즉 부모의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지혜롭고 현명한 부모가 되기 위해 자식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스님의 말씀을 담고 있다. 일반인들의 고민을 듣고 법륜 스님이 답한 내용을 모아 놓은 책 같다. 하지만 읽다보면 부모 자식 간의 관계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도록 조언하는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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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부터는 인생관을 바꿔야 산다 - 이제 자존심, 꿈, 사람은 버리고 오직 나를 위해서만! 50의 서재 1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황혜숙 옮김 / 센시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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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가 되어서도 젊은 사람들처럼 '좋아요'에 집착한다면 솔직히 꼴불견이다. "그렇게 자기 존재를 인정받아야만 한다면 스스로 자기 가치를 인정하라."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제 남들에게 존재를 인정받으려는 욕구는 줄어들 나이다.

16%

나는 비교적 나 자신을 높이 사고, 인정해주는 편이다. 그런데도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을 때는 남들 못지않게 마음을 다친다.

나는 그처럼 뜻밖의 일이 벌어졌을 때는 "그 문제가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검토해본다.

21%

지나간 일이라도 원한이나 회한 같은 마음의 상처는 좀처럼 회복하기 어렵다. 그럴 때는 시간의 치유력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는데, 그 치유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의식적으로 시간을 무조건 빨리 돌리는, 간단히 말하자면 일정을 최대한 촘촘하게 짜는 방법이다.

22%

부정적인 감정에 직면했을 때는 앞에서 말한 '이게 내 힘으로 조절할 수 있는 일인가'를 먼저 확인해본다.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일이라면 시간의 치유력을 최대한 살린다. 어떤 방법으로든 그런 감정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23%

얼핏 냉정하게 들리겠지만 자신의 고민은 결국 자기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아들러는 이때 "그것은 그 사람의 과제이지, 나 자신의 과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너무 당연해서 별것 아닌 것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실제로 이렇게 생각해보면 마음을 정리하기 쉽다.

26%

사이토 다카시, <50부터는 인생관을 바꿔야 산다> 中

+) 50세가 되었을 때 어떤 자세로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저자는 조언한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게 굳이 50세에 국한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100세 인생에서 딱 그 절반을 살았을 때 그 이후의 삶의 자세를 이야기한 것이나, 내가 볼 때 인생의 전환기는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라 나는 나이랑은 상관없는 것 같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든 사람들에게 모두 적용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나이가 든 정도는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옳다. 자기가 볼 때 이런 저런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이제 더이상 남들의 기준에 흔들릴 필요가 없다. 사람들의 가치관은 각자 다르고 다양하기 때문에 누가 뭐라든 깊이 상처받지 말고 흐르는 대로 내버려두어야 한다.

저자의 말처럼 그런 것이 잘 조절되지 않을 때는 일정을 촘촘하게 짜서 스스로 바쁘게 만들면 시간이 어느 정도 해결해준다.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마음의 상처란 드물다. 그 상처의 아픔을 천천히 잊어가야 그것이 인생이지 않나 싶다. 이 책은 꼭 50세가 아니라도 읽기에 괜찮다. 인생관에 대해 한번쯤 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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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의 모든 것 Everything About Chess K-픽션 16
김금희 지음, 전미세리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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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는 서울 출신이면서도 서울에서 자취했고 왜 혼자 사느냐고 물으면 다른 설명 없이, 가족에 대해서라면 기대가 늘 배반당했다고만 해두자, 라고 해서 나를 매료시켰다.

5%

국화는 알고 보면 선배가 굉장히 유아적이라고 했다. 자기 말만 떠드는 것, 타인을 박하게 평가하는 것, 그러면서 자신에 대한 평가에는 공격적으로 반응하는 것, 애정을 갈구하는 것, 오토바이를 샀다가 중고로 팔고 또 다른 오토바이를 타는 것, 소비에 열을 올리는 것, 거기에는 돈부터 사람까지 다 해당하는 것. 그리고 국화가 가장 못 견뎌한 건 함께 무언가를 먹고 더치페이 할 때 잔돈을 돌려주지 않는 선배의 버릇이었다.

국화가 입을 열 때마다 선배는 힙하고 쿨한 우울한 청춘에서 어딘가 속물적이고 이기적인 흔한 20대로 달라졌다.

그 모든 것을 참아내는 것이란 안 그러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절박함에서야 가능한데 그렇다면 그 감정은 사랑이 아닐까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17%

이기는 사람, 부끄러움을 이기는 사람이 되겠다고. 강심장이 되겠다는 뜻이냐고 했더니 아니 그게 아니고 이기는 사람, 부끄러우면 부끄러운 상태로 그걸 넘어서는 사람, 그렇게 이기는 사람.

21%

김금희, <체스의 모든 것> 中

+) 이 소설 속 주인공은 자신과 다른 언행을 하는 선배를 부러워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자기는 하지 못할 행동이나 말들,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해내는 선배를 보며 멋지고 용기있고 부럽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외로 그 선배에게도 강적이 있다. 선배의 언행을 또 아무렇지도 않게 비판하고 직언하는 국화라는 인물이다.

저자는 이들 인물 간의 관계를 먹이사슬처럼 그려낸다. 서로 먹고 먹히는 그런 먹이사슬이 아니라 서로 자신과는 다른 태도나 자세로 삶을 사는 상대방을 부러워하면서 날카롭게 지적하는 모습의 사슬이다. 그들이 그렇게 성장하면서 시간은 흐르고 그들은 이제 자기 나이대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간다.

현실에 타협할 수밖에 없는 삶. 국화의 말대로 '부끄러움을 이기는 사람'이 되고 싶었으나 현실은 그 부끄러움을 생각하지 못하는 삶을 살게 만들었다. 예전의 국화라면 그런 게 어딨냐며 따지고 물었을 그런 상황에서도 그녀는 입을 다문다. 주인공은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또 우리 독자는 그런 주인공의 모습까지 바라보게 된다. 작가는 이 인물 구도를 적당한 타이밍에 적절히 묘사해냈다. 잘 쓴 소설이다.

이 소설을 읽으며 생각했다. 사람들은 대부분 내가 하지 못하는 것, 내가 할 수 없는 것, 그런데도 누군가는 해내는 것 등에 대해 부러워한다. 선망의 대상이랄까. 저자는 바로 그런 인간 관계의 면모를 납득할 수 있도록 잘 그려냈다. 이 소설은 그들이 변해가는 모습보다 그들의 매 순간에 주목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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