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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앤더
서수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평점 :

#올리앤더 #도서협찬
해솔, 클로이, 엘리는 자신의 이야기를 가져본 적이 없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하는지 자신의 미래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해 볼 수도 없다. 엄마의 재혼으로 원하지 않는 호주 유학을 떠나야 했던 해솔, 오직 의대진학을 목표로 공부하는 클로이, 불법체류자 신분의 부모님은 오직 엘리를 위해 호주에서 버티고 있는것이라 하지만 정작 엘리는 학교에도 공부에도 그 어느곳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
세 아이들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지 않을까? 라는 희망은 그저 희망에 머물 정도로 직설적이고도 냉정하게, 어쩌면 이게 현실일지도 몰라, 나의 현실도 버거운 삶인데 누굴 도울 수 있을까? 에 이르게 된다. 연대하기는 커녕 서로를 적대할 수 밖에 없는 현실, 그러기에 더욱 무력한 아이들, 하지만 그 일상속에서도 삶을 바로잡기 분투하는 반짝임을 찾을 수 있을것 같다는 희망. 자신이 주체가 되지 못한 삶을 헤메는 해솔, 클로이, 엘리는 어쩌면 우리가 아닐까? 중고생 필독서로 추천하고 싶지만 어른들에게도 분명 많은 이야기와 생각할거리를 던져줄 책이다.
"클로이, 난 네가 왜 의대에 가고 싶어 하는지 듣고 싶어. 그냥 그게 듣고 싶어. 그게 다야."
(···) 클로이는 땀을 흘리며 노아에게 하고 싶은 말을 삼켰다. 의대에 가고 싶은 이유가 왜 중요하냐고 소리치고 싶었고, 이유가 있다고 의대에 가는 거냐고 따지고 싶었다. 어릴 때부터 의대 가라는 말만 듣고 자랐는데, 왜 가야 하는지 아무도 말해준 적이 없은데, 도대체 왜 이제 와서 이유를 묻느냐고. 의대에 가기만하면 되는 거라고 믿어왔는데, 왜 그게 전부가 아닌 것처럼 말하느냐고. 머릿속에서 폭발하는 그 모든 말을 지켜조는 동시에 노아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쥐어짰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_138~139p.
시간이 지날수록 엄마는 해솔이 시험을 잘 보든 못 보든, 용돈을 일찍 다 써서 돈을 더 요구하든 용돈이 남았다고 이번 달은 안 보내줘도 된다고 하든 그 어떤 편에도 실망하지 않는다는 것이 명확해졌다. 엄마는 해솔이 무슨 말을 해도 기뻐하거나 아쉬워하지 않았다. 놀라거나 걱정하지도 않았다. 엄마는 해솔에게 바라는 것이 없어 보였다. 해솔이 호주에만 있으면, 한국에 돌아가서 엄마의 행복한 재혼 생활에 걸림돌이 되지만 않으면 그것으로 된 것 같았다. _144p.
매일 혼자 있었다. 그런데도 엄마와 아빠는 모든 게 엘리 때문이라고 했다. 엘리 때문에 집에 들어올 시간도 없이 힘들게 일을 하는 거라고.
엘리를 위해.
엘리가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잠을 자고, 혼자 학교에 다니도록 하기 위해. _190p.
#서수현 #한겨레출판 #하니포터5기 #하니포터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