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지구를 돌려라
칼럼 매캔 지음, 박찬원 옮김 / 뿔(웅진)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세상은 돌고 돈다.

우리는 휘청거리며 계속 나아간다.

우리가 처음에 알던 사람은 우리가 마지막에 아는 사람이 아니다. - 책표지

 

작가는 2001년 911테러이후 이 소설을 구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세계무역센터 빌딩,  줄타기를 했던 예술가, 그리고 타워의 붕괴..

<거대한 지구를 돌려라> 책을 만나보기도 전에 저자의 인터뷰와 책 소개를 통해 우리네 돌고 도는 삶을 지구에 비유한 것일까?






1974년 완공을 앞두고 있던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사이로 줄을 걸고 줄타기를 했던 프랑스 예술가 '필리프 프티'

실제로 한시간을 줄타기를 했고 그후, 체포 되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기억을 남기고 줄타기후 그는 바로 체포 된다.

 

아일랜드 출신의 키아란과 코리건 형제. 그들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가 싶다가도 어느덧 다른이들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우리네 삶처럼 다른이들의 이야기들도 군더더기 없이 함께 어우러지고 있다.  키아란과 코리건 형제의 이야기는 키아란의 회상으로 회자되고 있다.  어릴때부터 기이한 행동들을 했던 코리건을 보며 키아란은 그가 평범한 인생을 살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코리건이 뉴욕에서까지 창녀들에게 자신의 집까지 내주면서 생활하는 그는 정말 타고난 성직자일까? 성직자이기 이전에 살고자하는 욕망이 있는 인간일텐데  정작 사랑하는 여인앞에서도 종교와 사랑사이에고 고뇌하는 그의 모습은 성직자 본연의 모습으로 살고자 노력했던 키아란의 삶이 가슴아프기도 했다. 

 

그때 그녀는 알았다, 그 하늘을 걷는 사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깨달음이 그녀 깊은 곳에서 세게 울리자 그녀는 몸을 떨었다.  천사도 악마도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예술도, 개선된 공간도, 인간과 매개체와의 만남도, 자연을 넘어서는 인간도 아니었다.  그 무엇도 아니었다.  그가 그 높은 곳에 있었던 것은 일종의 외로움에서였다.  그의 정신이 한 행위는, 그의 몸이 한 행위는, 외로움에서였다.  죽음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었다. -p195-196 

 

클레어의 집으로 향하던 마샤는 줄타기 하던 사람을 보며 베트남전쟁에서 죽은 아들이 자신에게 인사를 하러 왔다고 생각한다.

상류층의 삶을 살고 있는 판사의 부인인 클레어에게도 전쟁에서 아들을 잃었고, 흑인인 글로리아도 전쟁에서 세 아들을 모두 잃었다.

자녀를 전쟁에서 잃은 이들의 슬픔은 그들이 살고 있는 현실은 다르지만 그 슬픔이나 아픔은 같은 것 이었다.

 

외로움이 내 안으로 밀려오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고 말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참으로 우스웠다.  모두가 자기만의 작은 세계속에 오도카니 앉아 말을 하고 싶은 깊은 욕구를 가지고 있었다.  각자 자기의 이야기를 한다.  그냥 불쑥 중간에서 시작하고선 그 이야기를 다 하려고, 모두 말이 되고, 논리적이고 최종적인 것이 되게 하려고 너무나도 애를 쓴다. -p494

 

거리 단속에서 경찰서로 이송된 틸리와 재즐린, 변호사와 합의하에 재즐린은 가석방 되지만 틸리는 몇개월 감방생활을 하게 된다.

 법정에서는 클레어의 남편인 솔로몬이 판사로 틸리와 재즐린을 판결하고, 하늘을 걷던 필리프 프티 사건도 담당하게 된다.

그들을 도우러 왔던 코리건이 재즐린을 태우고 집으로 향하던 중 사고를 당해 재즐린은 즉사, 코리건은 병원에 실려와 응급처치 중에 사망하게 된다.

그 사고현장을 그냥 도망쳐버렸던 라라와 블레인.  라라는 죄책감에 재즐린, 코리건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키아란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한편 재즐린의 두 아이를 글로리아가 맡아서 기르게 되면서 대를 이어 거리의 여자 생활을 하던 그녀들의 집안내력도 끝이 난다.

 

이야기는 등장인물들이 돌아가며 회자하는 식으로 이어진다.  갸웃 하면서 읽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아~ 이렇게 이어지는구나..

하며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사랑이 여정의 끝이라고 생각한다.  운이 좋아 사랑을 발견하면 그곳에 머무르는 것이라고.  어떤 사람들은 사랑이 차를 몰고 뛰어내리는 벼랑이 된다고도 한다.  그러나 세상을 좀 살아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이란 그저 하루하루 변하는 것이라고, 사랑은 얼마나 그 사랑을 얻기 위해 싸우느냐에 따라 얻기도 하고, 유지하기도 하고, 또는 잃기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애초에 사랑이 아예 존재하지 않기도 했다. -p512

 




"우리가 살아볼 수 있는 모든 삶,

우리가 결코 알지 못할 사람들, 우리가 결코 될 수 없는 사람들,

그들이 모든 곳에 존재한다.  그게 바로 세상이다."  - 알렉산다르 헤몬 <라자로 프로젝트> -p7




 



실제로 줄타기 하던 '필리프 프티'와 책속의 인물들은 연관이 없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의 살아가는 인생의 이야기 속에서 그가 높은 곳에서 줄타기를 하고자 했던 이유를 각자의 삶에 의미를 부여해서 생각해본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삶은 어쩌면 더 높고, 어쩌면 무모하다고 생각될지도 모르는 무언가를 향해 도전하는 그 무엇이 아니었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지금도 우리는 다양한 곳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생을 교차하며, 여러 인연들로 이루어진 세상을 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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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의 아트 스피치 - 대한민국 말하기 교과서
김미경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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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스피치의 편견을 깨자.  평소 지인들과 말하기엔 큰 어려움이나 부담이 없는데, 갑자기 자기소개를 하게 되거나 면접, 면담 이런 말하는 자리에선 상당히 부담을 가지게 된다. 몇일전부터 심장은 두근두근 사람들 앞에 서기만해도 호흡이 가빠지고  준비했던 말들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은채 이상한 횡설수설 내가 무슨말들을 하고 내려왔는지도 모르게 된다.  이렇게 '스피치'는 특별한 말하기가 아닌 일상적인 생활속에 녹아 들어있는 것이다.

 

글쓰기에도 관심이 많았지만 그만큼 말하기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러던중  MBC희망특강 <파랑새>의 국민강사 김미경의 책을 만나게 되었다.  김미경 강사의 다른 강의들은 따로 찾아볼 기회가 없었지만 <파랑새>에서 몇번 만나본 그녀의 강의는 정말 사람을 끌어당기는 그 무엇인가가 있었다.  엄마도 책표지를 보시더니 "어? 김미경이잖아?" 하신다. "엄마가 이 강사를 알아?" 하고 여쭤보니 가끔 아침방송에 나와서 아신다는 것이다.  말을 잘하고 또 어렵지 않은 말들로 쉽게 이야기하니 더 자세히 듣게된다고.. 책표지에서부터 자신감 넘쳐보이는 제스추어의 김미경 강사.  긍정의 에너지가 마구 뿜어져 나오고 있는것 같았다.  책 뒷표지에 빼곡하게 적힌 많은 분들의 추천사가 책 속의 그녀가 전해줄 노하우, 이야기들을 더욱 궁금하게 한다.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part1. 파워스피치/  part2. 콘텐츠 스피치  

 

 part3. 공감 스피치/   part4. 뮤직 스피치

 


 part5. 비주얼 스피치/  part6. 스탠딩 스피치 로 구성되어 있다.

 

 

말의 본질은 번지르르 함에 있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전해 남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을 소통의 기본으로 삼고있다.  말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진실이 담긴 자신만의 콘텐츠를 담은 말을 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꼭 강사가 되기위해서 라기보다 다른사람들과의 원활한 소통, 그리고 나를 최종적으로 표현하는건 '말' 이 아닐까?  자신을 표현하기에 아무리 좋은 조건이나스 스펙들이 있어도 막상 다른 사람들에게 '나' 자신을 제대로 스피치 할 수 없다면?  요즘은 나 자신을 제대로 PR하는것도 중요한 시대이니 '말하기'의 중요함은 강조하고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을것 같다.  음악을 전공한 경력을 스피치에도 적용하여 말을 리듬감 있게 하는 벙법에 대해서도 읽어 볼 수 있다.  한시간이상의 강의를 할 때 웅변 연사같은 톤으로만 이어진다면 아마도 지루해서 듣고있는 사람도 말하는 사람도 금방 지칠 것이다.   김미경 강사가 16년간 터득한 노하우나 현장에서의 생생한 체험을 책한권으로  읽을 수 있어서 좋았던것 같다. <아트스피치> 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낸 그녀. 앞으로 그녀의 행보도 정말 기대된다.  '스피치'에 자신이 없어하는 분들에게 한번쯤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은 책이다.

 

아이는 물론 이고 어른들도 자신을 존중하는 말 덕분에 성장한다.  스피커는 청중을 무조건 인격적으로 대해야 한다.  청중을 인격적으로 대할수록 스피커의 인격도 함께 올라간다는 걸 잊지 말자. -p159

 

자신이 어떤 목소리를 가졌든 목소리 탓은 그만하자.  요즘엔 목소리도 개성이 있어야 빛을 발하는 시대다.  방송인 박경림은 목소리가 잘 꺾이고 조금만 세게 발음해도 쉰 소리가 난다.  그러나 그녀가 30분 스피치를 하면 누구나 재미있게 듣는다  콘텐츠가 괜찮으면 잘 들리게 돼 있다. -p227

 

자기소개에서 가장 나쁜건 말 그대로 자기소개만 하는 것이다.  본격적인 자기소개에서는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해줄 만한 에피소드 하나를 곁들인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나타내는 상자 10개 정도는 가지고 있다.  나도 스피치 전문가로서의 김미경, 세 아이의 엄마로서의 김미경, 기업 CEO로서의 김미경등 여러 개의 상자가 있다.  여기에서 모임 성격에 맞는 상자 하나를 여는 것이다.. 중략... 자기소개는 단순히 내가 누구인지를 밝히는게 아니라 모임 성격에 맞는 자기소개 한 상자를 선물함으로써 서로 소통하게 만드는 물꼬라 할 수 있다그리고 자기소개의 최종 목표는 다음에 또 만나고 싶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다. -p281-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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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만찬 - 두 가지 재료로 만드는 147가지 레시피
문인영 지음 / 비타북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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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심난하거나 할때면 냉장고를 뒤져본다..

있는 재료들을 대충 꺼내서... 이것저것 내맘대로 말도 안되는 요리들을 몇가지 만들어놓고..

거의 먹지도 못하고 버리거나 다른식구들에게 강제로 먹이기 일쑤지만..

주방에서 나는 도마에 칼질하는 소리, 무언가가 끓는 소리, 그리고 맛은 장담 못하지만 향이 좋은 그 무엇이 완성될때의 기쁨.

아마 꼭 요리랄것 없이 주방에서의 이 과정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아시리라 생각한다.

 

한때 요리에 심취해보겠다며 눈에 보이는 족족 사들였던 요리책들은 두껍기도 하고 식재료들이 보통 집에 갖추어지지 않은 재료들이 많았고, 무엇보다 복잡한 조리과정 때문에 재료만 준비해놓고 다른음식들로 대충 만들어 먹다가 책은 책장에 꽂혀있거나 지인들에게 주곤 했었다.

 

그런데...

두가지 재료로 만들수 있는 147가지의레시피가 담긴 <싱글만찬>. 이 책은 심플하고 가볍다. 그동안 보아왔던 요리책이랑은 뭔가가 틀리다.

푸드스타일리스트인 지은이 문인영씨. 일주일내내 손에 물 마를날이 없는 직업이기에 그녀도 집에서 쉬는날은 냉장고를 뒤적여 뭔가를 만들어 먹기보다 다 먹지도 못할 음식을 시켜 먹곤 한단다.

 

싱글의 숙명이란, 맘먹고 마트에 가도 파 한 단, 양파 한 망 사기가 망설여진다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딱 두가지 재료만 사서 차려먹고 음식물 쓰레기는 최대한 버리지 않는다면, 그것보다 좋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p5

 

우리집만 해도 5가족이 살지만 한끼 식사때 많은 가짓수의 반찬도 먹지 않을 뿐더러, 많은 양의 반찬이나 국이 아님에도 꼭 조금씩 남아서 버리게 된다.  나도 손이 크다보니 내가 반찬 한번 만들어보겠다고 주방에 들어가게되면 거의 잔치집 수순의 반찬양이 되어버리고 결국은 다 먹지 못하고 반이상은 버리게 된다.  조금씩 요리를 하는게 맞는다고 생각은 하지만 내가 알고있는 조리방법은 한정 되어있고, 또 재료도 한정 되어있는것 같아서 새로운 요리는 시도해보지 않았었다.

 

책의 구성을 살펴볼까?
#01. 불변의 밥상공식

  싱글즈 밥상수칙 10계명, 꼭! 필요한 주방도구, 양념, 마트활용법, 장보기의노하우, 요리비법노트, 냉장고 정리등등이 실려있다.

  이부분만 꼼꼼히 읽어두어도 주방일이나 요리준비하는과정, 또는 요리가 즐거워질것 같다.

 

#02 두 가지 재료로 만드는 밥상요리

  드디어 본격적인 요리..

  두가지 재료만으로 복잡하지 않은 조리과정을 거치면 요리가 완성!

  깔끔하고 적절한 양의 요리들이 사진과 글로 깔끔하게 실려있다.

 

#03 두 가지 재료로 만드는 일품요리

  손님이 갑자기 오신다해도..

  당황하지 않고 집에 있는 재료들로 뚝딱!! 만들어서 멋지게 선보일수 있는 요리

  무엇보다 복잡하지 않아서 좋다!!!

 

#04 한 가지 재료로 만드는 재활용요리

  한가지 재료만으로도 깔끔하게 하나의 반찬이 된다.

  그리고 조금씩 남아서 결국은 버려야했던 재료들로 재활용요리를 만든다..

 

이 책을 만나며 신난건 우리 엄마이신것 같다.

"요즘은 반찬을 많이해도 잘 먹지 않으니까 우리 식구는 딱 그만큼씩만 해도 돼!" 하시면 나보다 더 책에 관심을 보이시더니..

"이제 반찬정도는 니가 할 수 있지? 부탁한다~" 하시며 얄굿게 웃으시던 엄마.

180여페이지가 채 안되는 요리책 한권으로 살짝 여인들.. 아빠도 살짝 궁금해하신다..

무슨책인데 그리 재미나게 보냐며.. ^^  "아빠도 요리에 도전!! 해보시겠습니까? ㅋㅋㅋ"

 

책표지글 그대로 간단한 재료를 이용해서 쉬운 레시피대로 만들어 먹으니..

주방에서의 시간이 더욱 즐거워질것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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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의 랜덤 워크 - 영화와 음악으로 쓴 이 남자의 솔직 유쾌한 다이어리
김태훈 지음 / 링거스그룹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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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채널을 돌리다..

남녀의 연애심리를 정말 시원시원 이야기하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

말씀하시는게 정말 거침이 없었다.

"누구지?" 하는 호기심에, 다른 채널에서 만날때마다.. "어! 전에 그사람이잖아?" 했었는데..

이분이 팝 칼럼니스트란다..

 

때로는 가벼운 입담에 이사람 뭐지? 하다가도 어떤때는 한없이 진지해지는 이 사람..

'영화와 음악으로 쓴 이 남자의 솔직 유쾌한 다이어리"

솔직히...대중매체와 멀어진 요즘 책이 아니면 이런 이야기를 어디서 들을까 싶어 궁금했던 차였다.

영화를 좋아하긴하지만..

찾아서 볼 정도는 아니었고 들리는대로 보이는대로 감상하고 듣기를 했었는데..

 


이 책은



영화와 음악이 그의 인생에 시대별로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어떤 추억들이있는지..

그리고 그가 마흔 두살이 되기까지의 시대적 흐름을 영화와 함께 풀어가고 있다.

솔직히 보지 못한영화가 더 많았고, 팝 같은 경우는 거의 모르는 노래들이 태반이었지만..

영화이야기들을 간략한 해설과 그당시 자신의 상황이나 감정들을 함께 곁들여 쓴 글에서 나도

지금껏 살아오며 의지했던 그 무엇이 있었던가? 생각해 보았다.

 

이십대 초반즈음.. 나도 열심히 교보와 영풍을 오가며 CD를 구입했던 시기가 있었다..

빌보드 차트를 훑어보며 괜찮은 노래들 또는 내가 좋아하는 가수들을 나름 분류도 했었고,

동네 단골 레코드점에서 아무런 정보 없이 구입했던 테이프나 CD가 은근 이름있는 분들의 앨범이었던건에 혼자 감동하기도 했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동네 레코드점에 주인께서 알아서 잘 나가는 팝 가수들의 음반을 가져다 놓으신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영화와 팝과 또 연애와 살아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

이 책에선 영화와 팝의 이야기가 거의 대부분이고 그의 연애 이야기는 살짝만 만나볼 수 있다.

짧지만 임팩트 있는 책속의 한 줄 영화평 등등.. 언젠가 나도 맞이하게될 그의 나이를 물 흐르듯 막힘없이 흘러가며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인 그의 이야기보다..

영화이야기 위주로 읽어서 미니 영화사전을 읽은듯한 유쾌한 책이었다.



사람들은 무엇인가에 정의 내리기 좋아한다.  하나의 직업으로 그 사람을 규정하고, 몇 가지 단서를 통해 모든 것을 다 안다는 듯 단정한다.  글쎄,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수잔 손택은 자신의 저서 <사진에 관하여>에 적고 있다.  세상을 이해한다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믿지 않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p12

 

"통장에 들어 있는 돈은 네 돈이 아니다.  네가 쓴 돈이 네 돈이지."   취미라는 것은 또 하나의 삶이다.  직업과 일상에 묶여 있는 것이 진짜 삶이고, 바다와 산에서 보내는 시간은 진짜 삶의 부스러기 따위라고 누가 말할 수 있나. -p60

 

지나간 것은 모두 아름답다고 무책임하게 말한다.  하지만, 막상 그때로 돌아가라고 하면 돌아갈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문득 지난 시절을 회상하면서도 '투쟁'이란 단어를 떠올리는 나. -p89

 

서른아홉 여름부터 심한 아홉 증후군에 걸린 나머니 우울증을 견디지 못하고 폭음을 했다.  그러다 갑자기 절주를 결심했다.  이렇게 마시다간 마흔 살을 구경하기도 전에 죽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마흔이 되었다.  하지만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우울증의 원인이었던 섣부른 예측은 그저 나쁜 상상에 불과했다.  마흔 살의 하루는 서른 살의 그것만큼 즐거웠고, 또 노련해 보였다. -p105.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은 배를 타고 세계 여행을 떠났을 때 날짜 변경선을 지나며 말했다.

"이 선을 지나면 나의 하루를 잃어버린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바다의 짠물이 다시 이 선을 넘어 돌아올 때까지 그 하루를 잘 보관해줄 것이다." 바다에 가면 언젠가 맡겨 놓은 지난날의 즐거웠던 이야기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만 같다. -p165

 

인생이란 일방통행로를 달리는 것 같다.  되돌아갈 수 없는 한 방향으로의 달림만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때로 돌아오지 않는 것과 돌아갈 수 없는 곳에 슬퍼지곤 한다. -p219

 

과거란 판도라의 상자처럼 열지 않는 것이 더 좋을때가 있다.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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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건 당신의 이야기
아이띵소 지음 / ㈜텐바이텐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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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비오던 주말..

약속시간보다 시간도 좀 남았고 오랫만에 서점나들이~  책 사이를 신나게 돌아다니다가..

나서기 직전에 발견한 <어쩌면 이건 당신의 이야기> 심플한 책표지 보다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날씨 탓이었을까?

버스를 타고 집에오는 한시간가량의 시간동안 읽어간 책의 내용들은 어렵지도, 멋진 이야기도 아니었지만..

마음을 살짝 두드리는듯한 그 무엇이 담겨있었다.

 

디자인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평범한 직장인들이 만들어가는 일상의 이야기

아마도... 디자인 하는 사람들의 감성은..

일상적인 생활도 더 감성적이고 다르게 표현 할 수 있는 남다른 능력이 있는것 같다.

 

꼭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작가가 아니더라도..

짧은 글 몇줄과 손글씨 만으로도 마음으로 느낄수 있었던 글 들...

 

개인적으로 텐바이텐은 몇 년전부터 감각적인 디자인들로.. 또는 소품들로 가끔 즐겨찾는 곳이었다.

책을 다 덮고나서야... "이 책 텐바이텐에서 만든 책이었어? 어쩐지~" 하며 슬며시 웃음 지었던..

디자인과 책, 사진, 손글씨, 그리고 글의 조화....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저 평범한 2~30대가 이야기하는 하루 하루의 이야기..

소제목인 <Message of the Day> 와도 너무 잘 어울리는 이야기들..

 

신간들이 넘쳐나고..읽어야 할 활자들 속에서 조금 벗어나..

여백에 담긴 글이, 사진들이 마음까지 여유롭게 해주는~~~


 
한 번에 다 읽어버리기보다..

조금씩 아껴 읽어도 좋을것 같다.

재생지 느낌의 종이도 좋았구....

특별하지 않은 일상들이 읽는이들에겐 특별하게 다가올수도 있는..

또는 그냥 편안한 일상으로 다가오는것 같아서 잔잔하고 좋았던 책이었다.

 

나의 일상들을, 또는 다른이들의 일상을 느껴보고 싶다면..

조용한 카페가 아니더라도.. 커피한잔과 함께 하루를 보내보시길 추천해드리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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