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읽기 위한 19세기 여성 문학 도장 깨기 중 최대의 난관은 에밀리 디킨슨이다.

시가 도통 이해가 안되어서 시집도 읽고, 영화도 보고, 그녀에 관한 책도 읽고.....

그럼에도 시집 한 권당 이해가 좀 되는 시는 겨우 4-5편 정도? ㅠ.ㅠ


그런데 에밀리 디킨슨의 시가 묘하게 매력이 있다. 

뭔 말인지 모르겠는데 참 열심히 대화를 한다고 할까? 

한 마디로 에밀리 디킨슨의 시를 정의하라면 <에밀리는 지금 대화중>이라고 붙이겠다.

그럼 누구와 대화를 하느냐?

그게 진짜 사람을 딱 미치게 하는게 에밀리 디킨슨의 대화상대는 자기 자신인거다. 

에밀리 디킨슨의 시 중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에 쓴거  말고는 전부 자신과 대화하고 있는 것.

에밀리 디킨슨은 정말 수다스럽다. 하고 싶은 얘기가 너무 너무 많다.

그런데 그런 자신의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이해해줄 수 있는 건 세상에 오로지 자기 자신뿐....

그러므로 그녀는 자신을 대상으로 온갖 자연과 철학과 인생에 대해서 엄청난 수다를 시로 쓰는거다.

시가 뭘 말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자꾸 읽다보니 에밀리 디킨슨 시의 이런 면은 느껴지는거다.


이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고?

그러니까 내 말은 에밀리 디킨슨은 독자와 대화를 안한다는 거다. 그녀의 모든 시에서 독자는 애초에 고려가 된 적이 없다. 

만약 그녀의 시가 출판되었다면 출판사에서 독자를 배려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했겠지만 알다시피 그녀의 시는 생전에 겨우 7편 정도가 발표되었을 뿜, 1800편이 넘는 시가 모두 사후에 발견되었다. 

그러니 에밀리 디킨슨이 이 시들에 대해서 독자를 고려할 이유가 없는것이다. 제목도 없고, 해설도 없고, 단서도 없다. 

자신의 말을 자신이 다 알아듣는데 그게 왜 필요하겠냐고 말이다. 

그러므로 지금에 와서 그녀의 시를 읽는 나같은 독자는 정말 미치고 팔딱 뛸 노릇인거다.


그런 와중에 유레카를 외치고 싶은 책을 발견했다. 책을 소개하기 전에 이 글을 읽거나 에밀리 디킨슨의 시를 읽고자 계획하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테스트를 해보자. 테스트 통과 여부에 따라 추천책이 달라진다. ^^


정답은 글의 가장 아래쪽에 적겠습니다. 미리 보지 마세요. 절대로요. 네???? ㅎㅎ



문제 - 다음 시의 소재를 맞춰 보세요.(답은 2개, 1연의 소재와 2연의 소재를 맞추면 됩니다. 


그녀는 놀이하면서 꺼져갔다,

장난치면서 멀어져 갔다

자신이 임대한 얼룩진 시간 동안에,

그런 다음 개구쟁이처럼 유쾌하게 내려앉았다

꽃의 침상 위에.


그녀의 유령이 언덕 위에 살며시 산책했다

어제도, 그리고 오늘도,

은빛 양털 복장을 하고서ㅡ

물안개 같은 표정을 지으며.



사실 에밀리 디킨슨이 이 시의 소재가 뭐라고 말한 적도 없으므로 정답이 있는건 아닙니다. 그래도 저보다 훌륭하신 분이 이 시의 소재는 뭐라고 알려주셨습니다.


1. 이 시를 읽은 분 중에 이 시의 소재를 맞추신 분 또는 자기 나름의 또 다른 해석이 가능하신 분


네 훌륭하십니다. 이런 분은 그냥 시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분을 위한 추천 도서입니다. 그냥 에밀리 시집 아무거나 읽으시면 됩니다. 아래 책 중 <고독은 잴 수 없는 것> 한권만 강은교시인이 번역이고, 나머지는 모두 박혜란씨의 번역입니다. 제가 번역을 논할 수준이 안되므로 그에 대해서는 직접 판단하시길......


































2. 위 시를 읽고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 뭘 말하는건지 도통 모르겠다.(다들 예상하시다시피 저는 바로 이 2번입니다.)이런 분들. 바로 그런 분들을 위한 책을 소개하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기도 합니다. 




이 책의 저자이신 나희경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디킨슨 시의 표현상 특징은 극도로 압축된 시어와 독창적인 은유, 고유한 이미지, 독특한 표기법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 6쪽


 보라. 그냥 디킨슨은 엄청나게 독창적이고, 고유하며, 독특한 한 마디로 자기 쪼대로 시를 썼다는 거죠. 

그래서 영문학자이신 선생님께서 그야말로 저같은 일반 독자를 위해 디킨슨의 시를 감상하는 데 도움을 주려고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위 시의 정답과 함께 해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정답 - 해와 달입니다.


해설 - 첫 번째 연은 해를 묘사하고 있다. 해는 낮 동안에 논다. 꽃들이 피어 있으니 여름날이다. 풍경은 놀이하기에 좋은 분위기이다. 구름 낀 하늘의 틈새를 통해서 햇빛이 쏟아져 내리는 모습을 "얼룩진 시간"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해는 일정한 시간만 놀 수 잇다. 그러고는 잠자리에 든다. 장난기 어린 해는 잠자리에 들면서도 유쾌하다. 해는 노을이 피어난 지평선이라는 꽃의 침상 위에 유쾌하게 내린다. 두번째 연은 달을 묘사한다. 해의 유령인 달이 양털 구름 옷을 입고 어둠이 내린 언덕 위에서 산책한다. 무수한 별빛을 통해 비치는 달의 얼굴 모습은 물안개 같다.   - 32쪽

나희경 선생님의 이 책 <에밀리 디킨슨 시 읽기>를 읽으면서 저는 공부에 왜 선생님이 필요한지 다시 깨달았습니다. 

시는 이런 식으로 읽는게 아니야 내 마음의 감성을 따라가야해 이런 말 저는 잠시 놓아두겠습니다. 뭘 알아 들어야 즐기든 뭘 하든 하죠. 시인이 농담을 하는데 그게 농담인지도 모르고 친구한테 저주를 퍼붓는구나라고 생각하는 저에게는 과한 단계입니다. ㅎㅎ


역시 번역을 논할 능력은 저에겐 없고요. 여기 소개한 <에밀리 디킨슨 시읽기>를 포함한 모든 시집이 다 영어 원문을 같이 보여주고 있으니 능력되시는 분들은 영어 문장으로 바로 보시면 될듯합니다.


에밀리 디킨슨 시가 이해가 잘 안되는 모든 분께 강력 추천합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읽으러 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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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11-22 16: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려웠던 디킨슨 시읽기에 크게 상심했던 마음이 사그라드네요. <고독은 잴 수 없는 것> 도전했다가 장렬하게 퇴장한 1인입니다.
물론 내주신 위 퀴즈도 틀렸고요. 바람돌이님 참고도서까지 읽으시니, 마구 부럽습니다. 덕분에 좋은 글을 읽을 수 있게 되었네요^^

바람돌이 2022-11-22 19:23   좋아요 4 | URL
정작 본책인 다락방은 시작도 못했습니다. ㅎㅎ
고독은 잴 수 없는것 저도 읽다가 퇴장! 근데 이게 뭐랄까 에밀리 디킨슨의 매력이랄까? 아니면 저의 오기랄까? 하여튼 뭔가 포기할수 없게 만드는 매력이 분명히 에밀리 디킨슨에게 있어요. 그게 뭔지 공부중입니다. ㅎㅎ

거리의화가 2022-11-22 16: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저는 읽자마자 2번으로 갔습니다. 감사해요. 당장 구입 들어갑니다~ㅎㅎㅎ

바람돌이 2022-11-22 19:23   좋아요 2 | URL
화가님은 저랑 같은 과이십니다. 저도 뒤도 안보고 바로 2번으로 갑니다. ^^

건수하 2022-11-22 17: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에밀리 디킨슨이 가장 걱정이었습니다. 퀴즈는 물론이고 원래 시알못이라… 당장 주문완료. 땡투했습니다 ^^!

바람돌이 2022-11-22 19:24   좋아요 2 | URL
앗 땡투는 사랑입니다. 땡투로 돈모아서 집사려고 했는데 아직 많이 모자랍니다. ㅎㅎ
어쨌든 저는 이 책으로 에밀리의 매력을 조금은 느껴가고 있습니다.

유부만두 2022-11-22 17: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덥석 두 손을 잡습니다)


바람돌이 2022-11-22 19:25   좋아요 1 | URL
(저도 덥석) 이것은 시알못들의 공감 포즈인가요? ^^

페넬로페 2022-11-22 17: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해와 달 ㅠㅠ
저는 왜 자살과 죽음이라 생각했을까요 ㅎㅎ
당연히 2번 추천책부터 읽겠습니다^^

바람돌이 2022-11-22 19:27   좋아요 2 | URL
오오오~~~ 페넬로페님은 시인이십니다. 에밀리 디킨슨이 자살과 죽음이라는 의미로 이 시를 지었을지 누가 알겠습니까? 페넬로페님 말 듣고 다시 시를 읽어보니 그렇게 읽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막막듭니다.
시인과 시알못의 차이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과 머리가 텅 비는 소리가 나는 사람의 차이입니다. ^^
당연히 페넬로페님은 1번으로 가시어요. ^^

독서괭 2022-11-22 17: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옷 저 1연 맞췄어요!! 근데 왜 2연은 못 맞췄을까요 ㅋㅋ 반타작인데 저는 어쩌죠? 역시 2번책이 낫겠습니다 ㅎㅎ
에밀리는 대화중 넘 웃겨요 ㅋㅋ

바람돌이 2022-11-22 19:28   좋아요 3 | URL
아닛! 저는 이걸 1개라도 맞추는 사람이 있다는게 너무 신기합니다. 저걸 어떻게 맞추냐고요?????
독서괭님은 1번 하셔도 됩니다. 시를 온전히 자신의 해석으로 해석하며 즐길 수 있는 분이십니다. ^^
시집 읽으면서 저는 에밀리에게 제발 혼자말좀 하지 말고 나랑도 대화를 하자고 막 흔들고 싶었습니다. ^^

책읽는나무 2022-11-22 20:12   좋아요 3 | URL
괭님 알천재!!
알고 보니 천재ㅋㅋㅋ
괭알천재!!!!

은하수 2022-11-22 22:10   좋아요 3 | URL
와~~대박~~
저게 어찌 해가될까요????

독서괭 2022-11-23 13:16   좋아요 2 | URL
알천재라니 ㅋㅋ 얼결에 천재됐네요 ㅋㅋ

stella.K 2022-11-22 19: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무슨 모닥불이 아닐까 했더니... 디킨슨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웬지 저와는 인연이 없는 작가일 것 같군요.
어려운 작가는 좀...
그래도 이렇게 공부도 하시고 기출문제(?)도 내주시고
바람돌이님 짱이십니다. 존경함다!^^

바람돌이 2022-11-22 19:31   좋아요 2 | URL
모닥불을 연상하시는 스텔라님도 시인이십니다. 뭔소리야하면서 욕하는 저하고 비교해보세요. ^^
근데 <에밀리 디킨슨 시읽기> 저 책이랑 같이 보면 어려운 이유가 내용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그녀가 혼잣말을 하기 때문이라는..... ^^ 근데 생각보다 이 시인의 시 좀 멋져요. 자의식도 강하고요. 매력있어요. ^^
무슨 존경씩이나.... 존경 말고 그냥 사랑을 주세요. ^^

호우 2022-11-22 19: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뭘 알아들어야 즐기는 거란 말에 공감합니다. 시든 그림이든 배워야 되는 거 같습니다.

바람돌이 2022-11-22 20:02   좋아요 2 | URL
그쵸 그쵸???? 뭐 기본은 아는게 있어야 즐기는거 말예요. ㅎㅎ 뭔가 궁금하고 알고싶을 때마다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인생살이도 그러면 좋겠는데 말이죠. ㅎㅎ

책읽는나무 2022-11-22 19: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는 떡하니 오답 외치고, 어떤 시집을??? 막 고르고 있었는데....아~~ 2 번으로 철푸덕 바로 엎어졌습니다ㅋㅋㅋ
전 먼지랑 이슬?서리?
해와 달이랑 아주 아주 연관 없는 오답이었습니다ㅋㅋㅋ
다미여 관련도서 확실한 도장깨기 주인공은 바로 바람돌이님!!!😃
넘 멋집니다. 그 어려운 디킨슨 시집까지~^^
바람돌이님을 존경하는 1인으로서 가장 쉬워 보이는 시집 한 권?만 일단 읽어보고 느낌이라도 깨달아 보고 싶네요.
멍~ 하면서 글자만 읽고 있겠죠??ㅋㅋㅋ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것 같다고 깨달으신 바람돌이님도 약간 시인의 냄새가 나십니다?킁킁...코로나 때문에 후각을 잃었다고 여겼는데 덕분에 집 나간 후각이 돌아왔어요ㅋㅋㅋ

바람돌이 2022-11-22 20:09   좋아요 1 | URL
아닛 나무님 제가 또 다시 저 시를 먼지랑 이슬의 입장에서 읽어봤는데요. 말 되는데요. 그니까 2번 갈 자격이 안되세요. 그냥 1번 가세요. 2번 가는 사람은 머리가 텅 비면서 욕만 하는 사람이라니까요. ㅎㅎ
시집 중에서 쉬운건 안타깝게도 제게는 없었습니다. 다 어려워요. 심지어는 해설을 약간 넣어준 <시인의 정원>에 나오는 시도 어려웠고, 영화속 시도 어려웠습니다. 지금 보고 있는 해설 있는 시집이 최고입니다. ^^
나무님의 존경을 받아보려고 시인인척 해보려고 하지만 저는 만화도 명랑만화고, 시는 삼행시과라서 안타깝습니다. 나무님의 돌아온 후각은 지금 약간 페이크인거 같으니 맛난거 더 많이 드시고 제대로 회복하셔야 할 듯요. ^^

하이드 2022-11-22 20: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포포바의 ‘진리의 발견‘ 중 에밀리 디킨슨편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시인에 애정이 생기면, 더 잘 읽혀요.

바람돌이 2022-11-22 20:16   좋아요 3 | URL
앗 오랫만에 인사드려요. 하이드님.
안그래도 진리의 발견 예전에 읽었는데 지금 다시 읽고 있는 중이에요. ^^ 그런데 포포바가 묘사하는 시인의 모습이 제가 시에서 보는 시인의 모습과는 뭔가 묘하게 핀트가 어긋난다는 느낌이 계속 들고 있어요. ^^

은하수 2022-11-22 22: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답을 보고 다시 읽어봐도 아닌거 같아요. 모르겠어요
공감이 안됩니다
2번으로도 못가겠네요
빠른포기하고요^^
이런 저라도 다락방의 미친 여자는 읽을수 있을까요?
심히 걱정되네요

바람돌이 2022-11-22 22:16   좋아요 2 | URL
에잇 아니면 아닌거죠. 저 시에 정답이 어디 있겠어요. ㅎㅎ 저는 책 읽다가도 공감이 안가거나 이해 안가거나 하는 부분은 그냥 흐린눈으로 지나갑니다. ㅎㅎ 다락방같은 벽돌책 내용 전부를 이해할 수 있을거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고 그냥 읽을 수 있는데까지 이해할수 있는데까지만 읽자고 생각해요. ^^

파이버 2022-11-22 23: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불꽃과 연기인줄 알았어요 스르르르 2번으로 고고씽ㅎㅎㅎ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바람돌이 2022-11-23 15:01   좋아요 1 | URL
에밀리 디킨슨은 불꽃과 연기에 대해서 썼을수도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분은 무조건 1번입니다. ^^

햇살과함께 2022-11-23 00: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1은 잘 모르겠고 2는 해나 구름이라고 생각했네요~
시는 너무 어렵습니다:;; 바람돌이님의 자신과 대화한다는 말 와닿네요!!

바람돌이 2022-11-23 15:02   좋아요 0 | URL
햇살님의 어렵다와 저의 어렵다는 수준차이가 많이 나는군요. 해나 구름 쪽으로 생각이 가는게 신기한 1인이 저입니다. ㅠ.ㅠ 정말 저는 에밀리 디킨슨이 계속 혼자 떠드는데 제가 그 옆에서 멍청한 얼굴로 서서는 도대체 쟤 뭐라는거야 이러고 있는 기분입니다. ㅎㅎ

다락방 2022-11-23 07: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다들 뭔가 생각을 하셨네요? 저는 바람돌이 님의 인용문 읽고, ‘뭐여???????????????????????‘ 이렇게 되었는데요. 심지어 맞힌 분도 계시네요? 껄껄.
역시 저는 시적 머리 혹은 시적 감성은 없는... 것 같아요. 껄껄.

은하수 2022-11-23 08:05   좋아요 1 | URL
괜찮아요~~^^
저도 그래요
시집 피해다녀요

바람돌이 2022-11-23 15:04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다락방님 상태가 딱 제 상태!! (덥석) 너무 반가워요. ^^
여기 댓글 올리신 분들 보니 다락방님과 저의 감성 수준은 평균 이하인걸 확인하는군요. ㅎㅎ
앗 아래 댓글 다신 mokl2000 님도 추가요. ^^

새파랑 2022-11-23 1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별과 달?

요렇게 생각했었는데 ㅋ

에밀리 디킨슨 시 좋네요~!!

바람돌이 2022-11-23 15:05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 저 시 하나를 보고 에밀리 디킨슨 시 좋네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신기하다니까요?
지금 저 거의 한달째 틈틈히 계속 에밀리 디킨슨이랑 씨름 중이에요. 그러다 보니 정들고 있는 중이랄까? 오기때문에 계속 파고 드는데 그게 또 애정이 되는 역시 사랑의 평범한 루틴을 따르고 있는 중입니다. ㅎㅎ

파이버 2022-11-24 16:42   좋아요 1 | URL
태양도 별(항성)이니까 새파랑님께서도 정답인듯요ㅎㅎ

희선 2022-11-24 03: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기와 이야기한다니 그것도 부럽네요 저는 그런 거 안 하는데... 다른 사람보다 자신한테 말을 늘어놓는 게 더 나을 듯 싶습니다 다른 사람은 들어주기 힘들잖아요 에밀리 디킨슨 시 읽기가 딱 좋은 때 나왔네요


희선

바람돌이 2022-11-25 21:28   좋아요 0 | URL
아유 저는 저랑 이야기하기 싫어요. 재미없어요. 이야기는 역시 친구나 가족이랑.... 아니면 여기 이렇게 북플에서..... ^^

하양물감 2022-11-25 12: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는 언제나 어려워요... 그래도 생각하면서 읽을거리가 되었네요^^

바람돌이 2022-11-25 21:28   좋아요 0 | URL
정말 어려워요. 근데 이번에는 생각을 너무 많이해서 한동안 시는 안 읽고 싶어요. ㅎㅎ
 
설득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48
제인 오스틴 지음, 전승희 옮김 / 민음사 / 2017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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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의 최고 걸작이 뭐냐고 하면 오만과 편견이 맞지만, 가장 좋아하는 오스틴 작품이 뭐냐고 물으면 설득이라고 대답하겠다. 역시 캐릭터의 힘은 대단하다. 여자주인공 앤의 힘이 모든 것을 끌고 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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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11-22 16: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인 오스틴 중에서는 설득을 제일 좋아합니다. 꺅 >.<

바람돌이 2022-11-22 19:33   좋아요 0 | URL
제인 오스틴 책 중에서 주인공 여성이 마음에 들었던 유일한 책입니다. 역시 주인공에 공감이 가야 책이 사랑스러워지는듯요. 저도 깍 >.<

거리의화가 2022-11-22 16: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자주인공 캐릭터 중요합니다. 저는 어느 드라마나 소설을 봐도 주인공이 마음에 안 들면 아무래도 이어가기 힘든 것 같습니다. 설득은 정말 읽어봐야겠어요^^

바람돌이 2022-11-22 19:35   좋아요 1 | URL
그럼요 그럼요. 여자 주인공 중요합니다. 물론 저는 드라마는 남자주인공이 마음에 안들며 이어가기가 더 힘들긴 하지만요. ㅎㅎ 이 책은 다른 인물 군상들은 오만과 편견처럼 강렬하지 않아요. 그런데 주인공 앤은 그런 주변과 대비되면서 정말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웠어요. 책을 읽는데 계속 주인공 응원하는 소리가 머릿속에서 계속 메아리 중입니다. ^^

독서괭 2022-11-22 17: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단 말이죠! 이건 꼭 읽어봐야겠어요!

바람돌이 2022-11-22 19:38   좋아요 0 | URL
저는 제인 오스틴 책은 <오만과 편견> <설득> 이 2권이 대표작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겟습니다. ^^

책읽는나무 2022-11-22 2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제 설득 소설에 몰입했어요.
이상하게 19세기 여성 소설들은 처음엔 몰입되지 않다가 100 여 페이지 정도 넘어가야 점점 여주들의 성격이 눈에 들어오면서 마음을 주게 되네요^^
앤 엘리엇!!!! 지금 영화랑 같이 읽고, 보고 하니까 앤이 빨강머리 앤만큼 사랑스럽게 봐지네요ㅋㅋㅋ

바람돌이 2022-11-22 20:15   좋아요 1 | URL
저는 일부러 영화는 안봤어요. 책 먼저 보고 봐야지 했는데 책 읽고 나니까 혹시 나의 사랑스런 앤이 달아날까봐 또 영화보기 꺼려지는 중입니다. 앤은 제인 오스틴의 여자 주인공 중 가장 바람직하며 가장 사랑스러웠습니다. ^^ 여러분들의 추천 덕분에 설득을 패스하지 않고 읽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네요. ^^

책읽는나무 2022-11-22 21:42   좋아요 1 | URL
영화를 책 읽은 부분까지만 봤는데요~ 앤은 영화에서 좀 더 사랑스럽게 나오는 것 같아요. 살짝 허당기도 있구요ㅋㅋㅋ
전 영화 앤 주인공을 보고 더 흠뻑 빠져설라무네~ 책 읽으니 눈 앞에 앤 배우가 아른아른 하니까 책이 좀 더 재밌는 것 같아요^^
근데 웬스원트 대령 역할의 배우가 좀 맘에 안들었어요. 못생겼...ㅋㅋㅋ

바람돌이 2022-11-22 21:47   좋아요 1 | URL
제가 지금 영화를 안보는 이유 중에 가장 큰 것 하나가 남자 주인공 못생겼어요. (그래도 호기심에 넷플에서 몇 장면은 휘리릭 봤거든요.ㅎㅎ) 하지만 또 앤이 그렇게 사랑스럽다니 아마도 조만간 볼거 같아요. ^^ 오만과 편견에서도 키이라 나이틀리 너무 사랑스럽던데, 그에 반해서 남자 주인공 별로였는데 말이죠. ㅎㅎ

다락방 2022-11-23 08:40   좋아요 2 | URL
앗 안그래도 책나무 님 서재에서 영화도 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왔는데 이미 보고 계신 중이었군요!!

바람돌이 님, 남자주인공 너무 못생겼다는 말씀에 공감 이천개 드려요. 저 진짜 너무 화딱지가 나가지고. 아니, 여주인공 이렇게 예쁜데... 물론, 못생긴 남자도 매력이 있을 수 있죠... 있지만... 뭐 그렇습니다. 아니, 그래도 그렇지.. 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킹콩같이 생겼어요 남주인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다코타 존슨은 진짜 만세만세 만만세 입니다!!

바람돌이 2022-11-23 15:07   좋아요 1 | URL
와 다락방님!!!! 킹콩 맞아요. 그것도 왜소한 킹콩!!! 영화에서는 잘생긴 남자를 보고 싶습니다. 다코타 존슨이 저렇게 예쁘니까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2-11-23 16:32   좋아요 1 | URL
킹콩!!!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ㅋㅋㅋ
전 대령이 못생겼는데도 예쁜 앤에게 굴욕감을 주니까 킹콩 대령이 너무 미운 거에요ㅋㅋㅋ
다코타 존슨 막 넘어지기도 하고, 잼을 콧수염 바르면서 조카들이랑 눈 높이 맞춤으로 놀아주니 책보다 더 사랑스러워요♡
근데 가끔 카메라를 보고 대화를 해서 처음엔 집중도가 깨졌는데 나중엔 나한테 얘기하는 것 같아 또 좋더라는~ㅋㅋㅋ

바람돌이 2022-11-23 16:40   좋아요 1 | URL
나무님 얘기 들으니까 결국 영화를 봐야 할듯요. 아니 막 보고싶어져요. ㅎㅎ
 

 앤의 말은 언제나 무시되었고, 항상 다른 사람을위해 자신의 편리를 양보할 사람으로 간주되었다. 그녀는 그냥 앤일 뿐이었다. - P11

지금의 앤 엘리엇은 젊은 시절에 강렬한 사랑을 하게 된 사람들에게 노력을 모욕하고 섭리를 불신하면서 지나치게 조바심을 내는 그런 조심성보다는 미래에 대한 낙관적 신뢰를 가지라고, 그편이 훨씬 낫다고 열렬하게, 진정 열렬하게 주장했을 것이다! 젊은 시절 신중을 강요당했던 그녀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로맨스에 대해서, 그러니까 서투른 시작의 자연스러운 결론에 대해서 배우게 된 것이다. - P47

다른 사람의 영향을 너무 쉽게 받는 우유부단한 성격을 가진 사람의 가장 큰 단점은 누구의 말도 지속적인 영향을 끼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일단 좋은 인상을 주었다고 해도 그것이 지속되리라는 보장은 없으니까요. 누구든지그 사람의 결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습니다. 행복하고자 하는사람은 단호해야 합니다.  - P132

그들 일행이 하빌대령일행을 만나기 위해 걸어가는 동안앤이 혼잣말을 했다. 하지만 그분도 나만큼 슬프지는 않을거야. 나보다 젊으니 미래에 대한 전망이 아주 없다고는 할 수없잖아. 설령 실제 나이가 나보다 적지 않다고 해도 감정만큼은 더 젊을 거야. 남자니까. 다시 기운을 차려서 새 사람을 만나 행복하게 살겠지." - P146

"엘리엇 씨, 저는 좋은 지인이라면 생각할 줄도 알고 아는것도 많아서 대화를 나눌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래야 좋은 지인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틀렸습니다." 그가 온화한 태도로 말했다. "그건 좋은 지인이 아니고 최상의 지인이지요. 좋은 지인의 요건은 출신과 교육과 몸가짐입니다. 그리고 교육에 대해서도 저는 그다지 엄격하지 않아요. 출신과 좋은 몸가짐이 본질적인 요건이지만 거기다 배운 게 조금 있다면 위험하지는 않지요. - P219

그런 즐거움에 대해 트집을 잡을 생각이 전혀 없었던 앤이대답했다. "무슨 말인지 잘 알 것 같아요. 그 계층의 여성들에겐 관찰의 기회가 많을 테니 똑똑한 사람이라면 우리도 귀담아들을 말을 해 줄 거라고 생각해요. 늘 얼마나 다양한 사람을보겠어요! 그리고 항상 어리석은 사람들만 목격하는 것도 아니겠지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롭거나 감동적일 수도 있는 온갖 정황에 처한 사람들을 목격할 테니까요. 열렬하거나 사심이 없고 자기희생적인 사랑이나 영웅적인 행위, 강인함, 인내심, 체념, 갖가지 갈등과 우리를 가장 숭고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온갖 희생의 모습들이 얼마나 다양하게 그들의 눈앞을지나가겠어요. 환자의 방이란 여러 권의 책을 만들 만큼 많은이야기가 제공되는 곳이지요." - P227

 그녀는 곧 엄청나게 비참한 행복감 속에, 아니 엄청나게행복한 비참함 속에 깊이 빠져들었다.  - P332

"아마 그럴 거예요. 맞아요. 맞아. 책에 쓰인 사례는 들지 마세요. 남자들은 자기들의 이야기를 하기가 훨씬 유리한 상황이에요. 남자들이 훨씬 수준 높은 교육을 받고 손에 펜을 쥐고있었잖아요. 책으로는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어요." - P339

너무도 착하고 너무도 훌륭한 사람! 당신은 남자도 공정하게 평가해 주고 있소. 남자에게도 진정한 사랑과 충실성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으니까. 믿어 주시오, 그 가장 열렬하고 한결같은 예가 바로 나라는 것을. - P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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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6년 시인이 사망한 이래, 시인의 심리가 분석 대상이 되면서 시인은 수도원에 칩거하던 중세 신비주의자에 비유되기도 하고 ‘다락방의 미친 여성‘이라 불리기도 했다. 단지 수도원만 없었을 뿐이다. - P12

민들레의 가녀린 대롱에
풀들이 놀라고 -
겨울은 바로
무한의 탄식이 된다-대롱은 꽃눈의 신호를 들어 올리니
그다음에는 꽃의 함성.
태양이 선포하니
이제 그만 묻혀 있으라 - - P70

에밀리 디킨슨은 10대와 20대 초에 자주 여행했다. 그녀는 매사추세츠에 사는 친척들을 방문했고 보스턴은 그녀가 선택한 특별한 곳이었다. 1846년 보스턴에서 한 달간 지내며 외숙모 라비니아와외숙부 로링 노크로스의 집에 머물렀다. 당시 그녀는 여행 중이었다. - P76

1848년 그녀는 학교를 떠나 집으로 돌아왔다. 친구들에게는 아버지가 자신을 다시 돌려보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상한일은 아니었다. 2학년이 되자 115명의 반 학생들 가운데 단 23명이돌아왔다. 당시 여성들은 대부분 대학에 다니지 않았고 학위 과정을마치는 경우는 더 적었다. - P84

30대 후반 에밀리 디킨슨은 칩거했다. 점진적이고 자발적이었다. 비극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독특했다고 볼 수 있는데, 디킨슨은 스스로를
"집과 정원의 발보아 "라 칭했다. 정원은 육지에 갇힌 발보아에게 안전한 항구였다. 식물들은 엉뚱함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 P128

1869년 에밀리 디킨슨은 개인적으로 만나고 싶어 했던 한 신사에게 보스턴에서 열리는 저녁 문학 모임 초대를 거절할 수밖에 없다는 편지를 썼다. "괜찮으시다면 애머스트까지 와주시면 매우 좋겠습니다." 그녀는 제안했다. "나는 다시는 아버지의 땅을 떠나 다른 사람의 집이나 도시로 가지 않습니다." - P129

그날 밤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를 계속 쓰면서, 그는 시인을 "정갈하고 흰 피케와 푸른 망사 소모사 숄을 걸친 소박한 드레스를 입고 붉은 머리에 평범한 얼굴을 한작은 여성이라고 묘사했다. 디킨슨의 첫 화제에 깜짝 놀랐다. "그녀는 데이릴리 두송이를 들고 와서는 어린아이같은 모습으로내 손에 꽃을 올려놓고는 말했소. ‘이건 제소개예요. 두 사람은 긴 대화를 나눴고그는 그날 저녁 집으로 돌아갔다.  - P131

미스 에밀리는 이웃 악동들과 놀아주는 법을 잘 알았다. 산울타리 안에 정해둔 우체국에서 그녀는 해적들, 때로는 집시들과 비밀메시지를 교환했다. 침실 창문에서 바구니에 생강빵을 내려주곤 했다. 아이들은 데이지나 토끼풀을 넣어 보답했다. "우리는 그녀가 무엇을 가장 좋아하는지 알고 있었다." 젱킨즈는 회상했다.  - P150

슬픔 속에서도 에밀리 디킨슨은 오랜 친구들을 계속 만났다.
그녀의 편지 친구는 줄어들 줄 몰랐다. 그중 한 친구가 헬렌 헌트 잭슨으로, 태어날 적 이름은 헬렌 피스크인 어린 시절 친구였다. 아마도라일락 아래에서 헬렌과 함께 놀던 에밀리가 기억날 것이다.  - P207

수전은 즉시 이 부부를 에버그린스의 정기적인 저녁 손님으로초대했다. 메이블은 자주 홈스테드를 방문하여 비니와 대화하고, 노래하고, 응접실의 피아노를 연주했다. 맏언니 디킨슨은 복도나 계단꼭대기에서 귀를 기울였다. 베토벤이나 바흐나 스카를라티가 끝나면,
가정부가 든 쟁반이 거실에 도착한다. 공연의 보답으로 셰리 한 잔, 에밀리의 시 한 편, 또는 그녀의 정원에서 가져온 꽃 한 송이가 올려져있었다. - P210

창밖을 내다보며 그녀는 정원의 모든 계절을, "한 해의 리본들을" 목격하며 서 있었다. 어떤 달이든 그녀의 정원은 시적 영감의 원천이었다. 그녀의 시는 분명 여러해살이였을 것이다. - P228

에밀리 디킨슨은 언제나 출판에 대해 양가적이었다. 그녀의 한시는 "출판은 - 인간 정신의 / 경매예요"라고 시작하여 겨울의 비유와 함께 계속 이어진다. "하지만 우리라면 - 차라리 / 우리 다락방에서 출발하여 / 순백으로 - 순백의 창조주에게 닿을 거예요 - / 우리 흰 눈을 두자하느니 그게 낫지요." 그녀는 자신의 눈을 - 자신의 시를 - 투자하여 벚나무 서랍장에 예치해두고 이들이 인쇄되어보게 될 새로운 계절을 기다렸다.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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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로 마음 속 깊은 곳에 꼭꼭 숨어있어 나조차도 그것의 존재를 잊어버리는 그런 기억이 있다. 그런데 그 숨어있던 기억이 예상치 못한 순간에 허를 찌르듯 나타나 한순간에 나를 무너뜨리기도 한다. 또 어떤 기억은 가슴 한켠에 한껏 웅크리고 존재감을 과시함으로써 나의 모든 일상과 생각에 제동을 걸기도 한다. 무엇이 되었든 그 기억들은 대부분 아픈 기억들이다. 


  인간의 기억이란 머리속에서 없앤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냥 온 몸에 새겨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특히 기본적인 삶의 안전과 관련된 기억같은 것들은 그대로 트라우마가 된다. 루시의 어린 시절은 읽는 내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돌아온 아버지는 독일 군인으로 오인하고 어린 아이들을 쏘아 죽였던 경험에 의해 지배받는다. 늘 자신이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버지의 죄책감은 일종의 성도착증으로 나타난다. 그 아버지의 성도착증과 트라우마를 모두 받아주는 인물이 루시의 엄마인데 나는 이 소설에서 가장 이해가 안되는 인물이 바로 루시의 엄마였다. 루시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1인칭 소설이라서 그런지 루시의 엄마는 베일에 가려진 인물이랄까? 그녀의 생각을 도저히 읽을 수가 없었다.  


  루시의 엄마가 삶에서 지키고자 하는건 무엇이었을까?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남편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중간에 루시가 반은 독일인인 윌리엄과 결혼하면서 엄마의 집으로 갔을 때 루시의 엄마는 아버지가 독일인에게 트라우마가 있는걸 알면서 독일인 남편을 데리고 온 루시를 탓한다. 이 장면을 보면 루시의 엄마는 오로지 아버지 한 사람을 중심으로 사는 사람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어떤 정상적인 삶 또는 반듯하다고 생각되는 삶에 대한 강박이 있어 자식들의 약간의 어긋남에 대해서도 용납하지 못하고 아동학대로 징벌하는 그런 인물이다. 루시가 병원에 입원하면서 남편인 윌리엄이 루시를 돌봐달라고 부탁하면서 다시 만난 이 모녀는 한 순간도 연결되지 못한다. 이제는 다 큰 딸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모르는 엄마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엄마의 상을 한번이라도 갖고 싶은 루시의 바램은 늘 어긋난다. 그들은 서로가 원하는 말이 무엇인지 모른다. 나는 이 소설에서 작가가 적당히 타협하지 않는 것이 좋았다. 어릴 때의 상처를 그대로 안고 있는 딸과 그 상처의 주범인 엄마가 십 몇년만에 만났다고 하여 갑자기 말문이 트일리가 없다. 또한 가슴에 맺혀있는 상처가 몇마디 말과 행동으로 녹을리도 없다. 우리가 신파라고 부르는 것들을 빈정거리며 말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데 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오랫동안 새긴 상처가 몇마디의 용서를 비는 말에 눈물을 흘리며 껴안고 카타르시스를 느끼는것? 그게 신파지 뭐...... 그런 상처는 그렇게 해소되지 않는다. 그건 그냥 그대로 안고 살아가는거다. 


  

 안전함과 보호받을 수 있는 장소로서의 집을 가지지 못했던 루시는 집을 떠나 다른 도시로 갈때는 항상 겁을 먹는다. 또한 호텔방은 늘 외로운 장소다. 루시에게 집다운 집을 준건 첫번째 남편이었던 윌리엄이 유일했다. 하지만 윌리엄이 줬던 집다운 집이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자신과는 완전히 다른 부유하고 안정된 삶을 살았던 윌리엄에게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어떤 권위였다. 그러니까 커다랗고 살기에 편리한 집, 매년 정기적으로 떠나는 휴가 여행, 적당한 문화생활의 향유, 주변 사람들과의 안정된 교류 등등 원래 그렇게 살아왔기에 그것이 당연하게 몸과 행동에 배여 있는 그런 삶의 권위, 윌리엄의 옆이라면 나 역시 그런 안정을 나눌수 있을거라는 맹목적인 동의, 그것이 윌리엄이 가지고 있는 권위다. 그래서 루시는 윌리엄을 사랑하지만 그의 옆이 결코 편안하지는 않다. 내가 그의 삶에 붙어있는 잉여의 존재라는 느낌을 늘 가지고 있으니까.... 잉여의 존재가 아니기 위해 루시는 늘 괜찮은 척, 지금의 삶이 내 원래의 삶처럼 익숙한 척 그렇게 고군분투해야 한다. 윌리엄 역시 그것을 느끼지 못할리가 없다. 루시는 한번도 그에게 자신을 위로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으니까..... 


  그럼에도 이 소설이 구질구질하지않고 루시가 매력적인 것은 


이게 나야, 나는 내가 견딜 수 없는 곳 - 일리노이 주 앰개시에는 가지 않을거고, 내가 원하지 않는 결혼 생활은 하지 않을 거고, 나 자신을 움켜잡고 인생을 헤치며 앞으로, 눈먼 박쥐처럼 그렇게 계속 나아갈거야! - 204쪽

하지만 이 이야기는 내 것이다. 이 이야기만큼은. 그리고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이다. -216쪽


  기억속에 무엇을 새기고 있든, 지금의 내가 설사 맘에 안들더라도 그래도 나는 루시 바턴이고 나는 계속 나아가고 살아갈거라는 절대적인 삶의 긍정, 거기에 나의 매력적인 루시가 있다. 





인간이 다른 인간을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가능할까? 

이제 노년이 된 루시와 윌리엄. 이들은 이혼한지 오래됐지만 그래도 여전히 친구처럼 지낸다. 부부든 동거인이든 어쨌든 한 공간에서 어떤 공식적인 관계를 맺고 함께 산다는 건 상대에 대해 많은걸 알게 해주지만 동시에 상대에 대해 많은 부분에 눈감게 하기도 한다. 파티에서 만난 어떤 여자는 루시에게 가까운 사람에게는 하지 못할 내밀한 이야기를 한다. 적당한 익명성에 기대는 것이다.


사람들은 외롭다. 그게 내가 하려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아는 사람들에게 할 수 없다. -152쪽



  <내 이름은 루시 바턴>에서는 루시가 가진 트라우마를 쫒아갔다면 이제 <오, 윌리엄>에서는 윌리엄이 가진 트라우마를 쫒아간다. 루시에게 윌리엄은 안전을 보장하는 집같은 존재였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이 남자 상당히 유아적이다. 결혼 후에 바람을 피는 것에 대해서 딱히 죄책감이 없고, 결국 이혼하게 되었을 때도 본인은 이혼하고 싶은 생각이 없음에도 떠나는 루시를 한번도 붙잡아보지도 못한다. 이후 다른 부인들과 2번 더 이혼하게 되는데 별반 다르지 않다. 내가 원하는 것, 내가 뭘 해야 하는가에서 나 스스로 뭔가를 강하게 추진하고 이루겠다는 생각이 별반 없다고 할까? 중산층의 안정된 가정에, 약간 과보호적인 어머니 밑에서 모범생으로 큰 전형적인 인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막상 무언가를 결정하고 추진해야 할 때 혼자 힘으로 무언가를 못하고 머뭇거리다 결국 중요한걸 놓치고 마는 그런 우유부단한 인물인 것이다. 물론 루시의 눈에는 이런 면이 보이지 않는다. 윌리엄은 늘 루시가 갖지 못한 것을 가진 존재였기에말이다. 


  윌리엄에게 틈이 생기는 것 - 이번 이야기의 시작은 윌리엄의 3번째 이혼부터이다. 조금은 불쌍하게도 일방적으로 버림받았다고 할까? 쪽지 한장에 "당신은 좋은 사람이지만 때때로 아주 멀게 느껴져"라는 말한마디로 이별을 통고받았으니 말이다. 이번에도 윌리엄은 자신을 떠난 부인과 스스로 뭔가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저 다시 루시에게 기대고 도움을 요청하고 옆에 있어달라고 할뿐이다. 그리고 이 시기에 우연히 알게된 이부 여동생의 존재, 아 윌리엄이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던 어머니 캐서린에게 무슨 비밀이? 


 사실 이 책에서 가장 매력적인 인물이 나는 바로 윌리엄의 어머니 캐서린이었다. 루시의 눈에 비친 캐서린은 유복한 환경에서 태어나 타고난 우아함과 세련됨을 소유한 여인. 그리고 가끔 그런 취향을 주변의 다른 사람에게도 그대로 적용하는 - 맘에 들지 않는 루시의 외투를 마음대로 치워버리는 식으로- 사람. 그래서 가끔은 이렇게 제멋대로이기도 하지만 또 천성은 다정하여 가족을 보듬어 안는 사람으로 나온다. 그런데 윌리엄과 루시가 이부동생의 존재를 알고 쫒아가면서 알게되는 캐서린의 과거는 그들이 알고 있는 것과 너무도 달랐다. 윌리엄과 다르게 캐서린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스스로 만들어간 존재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자신과 자신의 삶을 선택하는 건 쉽지 않았을것이고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상처입었을 것이지만 그럼에도 그 시대에 이렇게 적극적인 여성은 매혹적이다. 


 오, 윌리엄이란 저 호명은 감탄사이기도 하고 불쌍한 윌리엄이란 내용이 숨어있는 내면의 언어이기도 하다. 오, 윌리엄 당신 알고 보니 마마보이였구나. 당신 혼자서 스스로의 힘으로 이룬게 뭐가 있니? 너 계속 그렇게 살래? 뭐 이런 말이 저 짧은 감탄사에서 끊임없이 들린다고 할까? 그런 윌리엄이 처음으로 자신의 선택을 하고 행동을 한다. 루시에게 나와 휴가를 같이 가줘라고.... 생각해보겠다는 거절에도 예전과는 다르게 다시 한번 붙잡고 부탁하는 것이다. 그 순간 루시에게 안전한 집이었던 윌리엄의 존재는 깨졌지만 이제 서로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는 다정한 친구로서의 루시와 윌리엄이 첫발을 내딛는다. 


오 모든 이여, 오 드넓은 세상에서 살아가는 소중한 모든 이여, 그런 의미는 아닌가? 우리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심지어 우리 자신 조차도!   - 298쪽


  우리는 타인을 아니 나 자신조차도 온전히 이해할 수 없고 다 알 수 없지만, 오 , 윌리엄 또는 오, 루시 또 그리고 오, 캐서린이라 부르는 호명속에 공감과 연민과 이해를 담는 것이다. 갑자기 내 주변의 가족과 친구들을 저렇게 오! 하는 감탄사를 붙여 불러보고 싶어진다. 부디 나의 호명과 존재가 그들에게 위로가 되어지기를........





  <내 이름은 루시 바턴>과 <오, 윌리엄>이 루시 바턴의 1인칭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3인칭 소설로 소설속 등장인물들의 말을 통해 가끔 루시가 소환된다. 하지만 <내 이름은 루시 바턴>에서 루시와 엄마와의 대화속에 에서 간단하게 언급되면서 궁금증을 일으키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여기 다 들어있다. 그래서 스토리상으로는 가장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고 할 수 있겠다. 


  루시 바턴이 태어나고 자란 미국 중부의 일리노이주 앰개시를 배경으로 그 곳에 살고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전작인 <내 이름은 루시 바턴>에서 다들 한번씩 언급된 인물들이라 뭔가 아는 사람을 만나는 듯한 느낌이다. 그리고 이야기들의 사이 사이 루시에 대한 이야기들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물온 여기 9개의 단편들이 재미있다고 말하기에는 다들 너무 아픈 이야기들이긴 하지만 말이다.


  이 책 속 등장 인물들은 모두 어떤 폭력에 의해 상처를 받은 이들이다. 


  루시의 오빠 피트 바턴은 어릴 적 가난에 의한 따돌림, 부모의 학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그것은 오래된 엄마의 가게 간판으로 상징된다. 이미 엄마가 죽은지 오래되었음에도 엄마의 가게 간판은 엄마라는 존재처럼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있다. 처음으로 자신에게 위로를 건넨 이웃 토미 덕분에 엄마의 바느질과 수선이라고 적힌 간판에 도끼질을 하고 부숨으로써 그 기억에서 벗어나 온전한 자신의 삶을 위한 첫발을 내딛을 수 있게 된다. 물론 그 여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피트는 앞으로도 수십차례의 도끼질을 할 수 있는 첫발을 내디었으니 그 다음 발자국도 내딛을 수 있으리라.


  어릴 적 엄마가 사랑을 쫒아가는 바람에 버림받은 패티와 린다 자매는 한 때는 사랑스런 아이들로 프리티 나이슬리 걸즈로 불리었다. 하지만 엄마가 불륜에 빠지고 심지어는 그 불륜의 대상에게서 버림받아버리는 바람에 낙동강 오리알이 되고,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엄마에 대한 증오를 불어넣어주는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다. 누구보다 타인의 비난과 뒷담화에 온전히 노출되어 자랐을 이들 역시 어딘가 뒤틀려있다. 그래도 패티는 상담교사로 일하면서 자신에게 막말을 하는 아이에게 순잔적으로 화가 나 쓰레기라고 같이 막말을 하지만 곧 "네가 내게 무례하게 굴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나한테 그 말을 할 권리가 주어지는 건 아냐"라고 말할 수 있는 올곧은 사람이다. 그녀를 그렇게 만든건 상처를 서로 보듬을 수 있는 사람의 존재였다. 그런데 그런 사람을 갖지 못한 언니 린다는 변태 범죄자 남편이 너무 싫으면서도 주변의 비난과 뒷담화가 두려워 그저 감내하고 참고 모른척하고 살아간다. 어머니의 그림자가 자신의 삶을 덮어버리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같은 경험을 해도 삶을 살아가는 방법은 같지 않다. 모든 인간이 상처를 받아들이는 방법이 다르고, 극복하는 방법 또한 다르다. 그래서 다섯 딸이 다 클때까지 기다리고, 십삼년간 남편과 불륜관계에 있던 여자에 대해 알게 된 뒤 자신을 찾아온 심장마비에서 회복될때를 기다리고, 남편의 뇌종양이 치명적이지 않기까지 정말 이십년을 더 기다려 자신이 찾은 새로운 사랑을 찾아 떠난 메리의 이야기는 읽는 독자를 웃음짓게 한다. 뭘 그렇게 미련하게 다 기다리고 다 참았는지.... 그러다 당신이 먼저 죽었으면 어쩔거냐고 말하고 싶지만 그래도 그녀가 노년에 찾은 온전한 사랑을 응원하고 따뜻한 박수를 보내고싶다.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을 읽으면서는 내가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내 마음 속 어린 루시 바턴은 뭘까라는 생각도 들고 다 치유하지 못한 내 마음속의 어린 루시를 위해 나도 이렇게 글을 한 번 써볼까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물론 5분짜리 생각으로 아유 뭐하러 그냥 읽는걸로 만족해야지로 바뀌긴 했지만...... 그런 나에 대한 위로가 <오, 윌리엄>에 가면 타인에 대한 연민과 이해의 노력으로 이어진다. 물론 우리는 타인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그 이해할 수 없음을 인정하는데서 오히려 우리는 타인에 대한 이해의 첫걸음을 디딜 수 있음을 깨닫는다. 내 옆에 오, OOO이라고 부르고 싶은 이를 호명하고싶어진다. <무엇이든 가능하다>를 읽으며 다양한 사람들의 상처와 치유를 읽을 때면 책 속 말처럼 그렇게 햇빛속에 앉아있다보면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타인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지만 희망이 또는 위로가 될 수도 있다는 것, 무엇이든 가능하지만 무엇이 되어야 할지는 자명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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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2-11-18 17: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루시 바턴 시리즈 읽고 싶게 만드는 페이퍼입니다!

바람돌이 2022-11-18 19:37   좋아요 1 | URL
이 시리즈 세권 다 늘 옆에 두고 꺼내고 싶게 만드는 책들이에요. 너무 좋아요. 아마 햇살과 함께님도 맘에 드실거예요. ^^

프레이야 2022-11-18 17: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셋 중 하나를 꼽으라면 전 내이름은루시바턴요. 윌리엄 뒤에 붙은 느낌표에 참 복합적인 감정이 담긴 것 같았어요. ^^

바람돌이 2022-11-18 19:39   좋아요 2 | URL
전 다 좋은데 그래도 하나 꼽으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요. 저기 리뷰에서도 얘기했는데 50년이 넘는 결혼을 정리하고 자기 삶을 찾아가는 미시시피 메리 이야기 너무 좋아서요. ^^
윌리엄 뒤에 붙는 느낌표 아 진짜 복합적이죠. 읽으면서 저도 막 오 윌리엄 아........ 이랬다니까요. ㅎㅎ

- 2022-11-18 18: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의 최애소설에 대한 리뷰이기 때문에 윌리엄을 다 읽고 읽도록 하겠습니다 😭 아 넘 좋다 ㅋㅋㅋ 알라딘 하는 맛 나네요 ㅋㅋㅋ

바람돌이 2022-11-18 19:41   좋아요 0 | URL
그럼요 그럼요. 약간의 스포도 우리는 참을 수 없다. ^^ 윌리엄도 좋아요. 저는 루시바턴도 좋았지만 루시바턴에서 엄마의 감정이 잘 이해가 안갔기 때문에 윌리엄이 더 좋더라구요. 이것도 사람마다 진짜 다르겠죠?
윌리엄과 루시가 같이 놀러간 이후의 이야기인듯한 바닷가의 루시도 나왔대요. 언제쯤 번역이 될까요? 기다리는 것도 행복해.. ^^

책읽는나무 2022-11-18 21: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윌리엄> 읽을 때, 잘 읽어야겠군요.
오!!!!! 윌리엄!!!!!! 하면서요^^
절절하네요. 올리브 시리즈 읽을 때처럼 아련한가 봅니다. 이 책에도 ‘햇빛 속에 앉아 있다‘라는 문구를 보고 문득 올리브 책에서 읽은 ‘2 월의 햇빛‘ 이란 문구가 떠오르네요. 책 읽었을 당시가 마침 2 월이어서 산책하면서 2 월 오후 햇빛을 사진 찍어보기도 했었네요^^
햇빛에 대해 스트라우트 작가는 애틋함이 있나 봅니다.
리뷰 잘 읽고 갑니다. 왠지 이 달의 리뷰상 받으시려나? 점 치게 되네요ㅋㅋㅋ

바람돌이 2022-11-18 21:50   좋아요 2 | URL
아 진짜로 오!!!! 윌리엄...... 하게 된다니까요. ㅎㅎ 올리브 시리즈만큼 좋았습니다. 이제 저는 에머미와 이저벨, 그리고 버지스 형제 남았는데 이 책들도 다 읽을려구요. 이 작가의 책은 지금까지 5권을 읽었는데 맘에 들지 않는게 없네요. 어떻게 이럴 수 있죠? 햇빛속에 앉아 있으면 왠지 좀 아련하지 않나요? 저도 얼굴이야 타던 말던 햇빛받으며 앉아있는거 엄청 좋아하거든요. ^^ 나무님 기운받아서 이달의 리뷰기운 팍팍 넣어볼까요? ^^

호우 2022-11-18 2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3부작인가요? 각각 다른 시점에서 씌어지고. 다 읽어야만 완성 된 얘기일 거 같네요.독서 노트 첫 부분에 쓰신 글 읽으면서 많이 공감했습니다. 정말 아무도 모르는 오랜 기억들이 문득 소환되는 순간이 있죠. 그리고 혼자 마구 부끄럽고 한심해지는 그런 때가 있더라고요. 살다 보면.

바람돌이 2022-11-18 21:52   좋아요 1 | URL
오 아니에요. 호우님 얘들은 등장 인물만 같다 뿐이지 사실은 모두가 독립된 이야기들이랍니다. 완전히 따로 읽어도 전혀 상관없고, 같이 읽으면 더 좋은 그런 이야기요. 저도 가끔 소환되는 기억들이 있죠. 혼자 막 부끄럽고 한심해지는요.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요? ^^

희선 2022-11-19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살면서 누군가한테 상처받고, 누군가한테는 위로 받기도 하겠습니다 그게 같은 사람일 때는 없겠지요 상처주는 사람과 위로를 주는 사람은 다른 사람... 그렇기에 살아가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남한테 말하지 못하는 것, 숨기고 싶은 것도 있겠습니다 소설에서는 그런 게 드러나지만 현실에서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길지도... 윌리엄 엄마인 캐서린... 루시가 윌리엄과 헤어질 수밖에 없었겠습니다 엄마를 알고 윌리엄은 나이를 먹었지만 마음이 조금 자랐을지... 뭔가 안다 해도 그대로일지도 모르겠네요


희선

바람돌이 2022-11-19 11:38   좋아요 0 | URL
음 저는 오히려 같은 사람에게서 상처도 받고 위로도 받고 하는 경우가 더 많은거 같더라고요. 보통 상처는 가까운 사람에게서 받는건데 또 그 사람이 위로가 될때도 있으니 같이 사는게 아닌가 하는.... ㅎㅎ

라로 2022-11-19 0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른 두 책은 읽었지만 <오 윌리엄!> 아직 안 읽었는데도 스포 좋아라 합니다요. 스포가 어쩔때는제 정신 건강에 안정을 주는 ,,, 뭐래?? ㅎㅎㅎㅎ
암튼 루시 바턴은 스트라우트 소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데 아무래도 어릴적 상처가 많은 사람이라 그 책을 읽으면서 치유 받는 느낌이 들어서 그럴까요? 암튼 이런 리뷰는 되어야 이달의 리뷰에 당선 되야 하는 거죠!! 어디에 치우치지 않는 시선의 글 역시 마음에 평정심을 주는 군요!!!^^

바람돌이 2022-11-19 11:39   좋아요 0 | URL
이 글 쓰면서 스포 최소화하려고 노력 많이 했는데 그래도 삐져나오네요. ㅎㅎ 아 저는 올리버외 루시 중 어느게 더 좋은지 모르겠어요. 다 너무 좋아요.

다락방 2022-11-22 08: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두 권은 읽었고 오 윌리엄은 준비만 해두고 있어요. 곧 읽을 예정입니다.
루시 바턴, 저도 정말 애정하는 소설이에요. 사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가 애정하는 작가라는 게 더 맞을테고요.
크- 좋네요.
뭐랄까,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소설속에서 이야기를 하면서 등장인물들의 삶에 끼어들지를 않는 것 같아요. 그냥 순전하게 그 사람의 삶 그 자체를 보여준달까요. 작가가 끼어들어 가치 판단을 하지 않기 때문에 때로는 그 지점에서 원망 같은 것이 저는 생기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그래서 등장인물들이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는 생각도 합니다.

잘 읽었어요, 바람돌이 님!

바람돌이 2022-11-22 15:09   좋아요 0 | URL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작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네요. 저는 이 분 작품은 읽다 보면 작가와 주인공이 막 섞여요. 어 이거 작가 자기 얘긴가? 이러면서요. 올리브도 그렇더니 루시는 더하네요. 근데 그게 또 묘하게 저한테도 위로를 주고요. 루시 바턴 읽으면서 왠지 나도 소설을 쓰고 싶어 그런 생각이 아주 잠시지만 들더라구요. ^^

독서괭 2024-10-08 23: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흐흐 일단 루시바턴 부분 잘 읽었고, 나머지 작품 보게 되면 또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