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다, 괴물!
멜라니 월시 글 그림, 염현숙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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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집 아이들은 요즘 괴물에 열광하고 있다. 아빠 엄마와 함께 하는 괴물놀이... 놀이래봤자 그저 보자기 뒤집어쓰고 '으헝~~'하는 수준이지만 아이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때로는 역할을 바꿔서 아이들이 괴물이 되기도 한다. 이제 5살인 예린이는 그럴듯하게 괴물의 표정을 흉내낸다. 아마도 그렇게 된건 이 책때문이지 싶다.

예린이가 3살 때 사준 책인데 그 때는 하루도 안 빠지고 읽어달라던 책이었다. "네가 괴물이지?" 하면서 온갖 시커먼 모양의 플랩을 펼치면 "아냐, 나는 간호사야 생쥐야 고양이야 우주비행사야" 등등의 대답과 함께 단순하고 선명한 색채의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예린이는 이들 각각을 흉내내면서 즐거워한다. 카우보이가 나오면 말타는 시늉을 하고 간호사가 나오면 주사놀이. 공주님이 나오면 저도 공주인척 등등... 그리고 마지막엔 진짜 괴물이 나오는데 나는 겁많은 예린이라 좀 무섭지 않나 싶어 주저했는데 아이의 반응은 의외였다. 괴물놀이가 진짜 즐거운 놀이가 되어버렸는지 마지막의 괴물은 엄마다. 엄마가 흉내내면서 "으드득~ 으드득~ 예린이 잡아먹을거야"하면 그 때부터 우리집의 괴물놀이가 시작되는거다.

얼마전에 우리집에는 괴물이 우글우글을 사줬는데 이걸 읽고는 바로 이 책을 집어든다. 그리고는 엄마 괴물놀이 하자 보챈다. 이제 5살이 된 예린이는 전처럼 이 책에 열광하지는 않지만 그 열광을 둘째인 해아가 고대로 물려받았다. 이제 3살이 된 해아는 언니처럼 똑같이 매일 이 책을 읽어달라고 졸라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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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바람 2005-07-21 0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살과 3살 예린이랑 해아! 바람돌이님께 아이 키우는 법 좀 배워야겠는걸요. 요즘 미운 4살이라고 얼마나 못살게구는지^^

바람돌이 2005-07-21 0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바람님 4살부터 미운거 방법없어요. 그냥 순간 순간 미워하세요. 근데 이 미운짓이 갈수록 도를 더해가네요. 아이키우는 법 저 좀 가르쳐주세요. ^^
 
키다리 아저씨 네버랜드 클래식 12
진 웹스터 글 그림, 이주령 옮김 / 시공주니어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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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중1 아이에게 선물할려고 이 책을 사놓고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올라 내가 먼저 손에 들었다.

순간 옛날 어린 시절로 돌아간 느낌. 그 때의 가슴설레며 읽던 그 느낌이 새록 새록 다시 살아 나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다.

어른이 되어 다시 보는 키다리 아저씨의 주디는 "어머 주디가 이렇게 멋진 아이였어"라는 감탄을 절로 나게 한다. 그 나이 또래의 치기와 동경과 소녀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지만 또한 어떤 상황에서도 기죽지 않고 자신과 세상에 당당한 주디의 새로운 면을 보게 되었다. 어른이 되어 본 캔디와 같다고나 할까? 어린 시절에는 보지 못한 부분이다.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는 그저 키다리 아저씨와 저비스 도련님에 대한 동경만이 크게 남아있는데...

또다른 신데렐라라는 생각이 안드는 건 아니지만 신데렐라라면 어떠라 싶다. 이렇게 용감하고 당당한 주디 신데렐라라면 어린 아이들의 마음속에 예쁜 꿈을 심어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예전에 정치적으로 올바른 동화인가 하는 동화책을 본적이 있다. 옛 동화들을 정치적으로 올바른 관점으로 다시 각색한 거였는데 정말 재미없었다. 이런 동화는 정치적으로 올바르기 전에 아무도 안 읽겠다는 생각이... 조금 황당하고 비현실적이라도 아이다운 꿈을 꿀 수 있게 하는 이 책이 나는 즐겁다.

책 속의 주디의 비뚤 비뚤 그림들도 어찌나 즐겁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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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5 2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5-06-25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다리 아저씨만 읽으면 행복해져요..^^*

바람돌이 2005-06-25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날개님 이거 읽는 3시간 내내 행복했어요.
음 후편이 더 재밌다구요? 저는 후편은 별로 안 믿는 편인데... 그러고보니 전에 님이 쓴 후편의 리뷰를 본 것 같군요. 다음 번 책살때 후편도 넣어서 사야겠어요. 사서 먼저보고 우리반 다른 여자애한테 선물해야겠군요. 둘이서 바꿔 보라고...^^

진/우맘 2005-06-26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재밌죠!!!! 키다리 아저씨 그후 이야기도 되게 재밌어요.^0^
 

조선인님 보내주신 책이 벌써 도착했네요.

  바로 이 책

 

 

 

 

모처럼 노는 토요일. 아침 밥 먹고 아이들 둘과 쿠키 만든다고 온 집안을 밀가루에 도구들로 범벅을 해놓고 정신없는 와중에 '택배 왔습니다'라는 소리...

왠 택배? 올데 없는데....

문을 여니 아저씨왈 "***씨 맞죠"

"아뇨! 그런사람 안사는데요."

"어 맞는데..."

그 순간 포장 박스를 보니 알라딘이라... 아니 벌써 조선인님이 보내신거야? 하고 보니 아니나 다를까 얌전히 제 이름이 적혀 있네요. 아저씨는 보낸 사람 이름란에 있는 조선인님을 보신거구...^^

책이 오니 예린이는 "엄마 예린이 선물이야?" 난리가 났습니다. "아냐 이건 엄마 선물이야"

늘 제 책을 살 때 아이들 책을 끼워서 같이 사다보니 책이 오면 예린이는 의례히 제것도 있는줄 압니다.

받아본 책은 만만치 않은 두께에 글자도 작은 것이 읽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 첫느낌.

하지만 서문과 중간중간 들춰본 츠바이크의 문체는 정말 맘에 듭니다.

잘 읽을게요. 고맙습니다. 조선인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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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5-06-25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파란여우 2005-06-25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은 좋으시겠어요^^
그런 사람 안산다면 저에게 아저씨 보내시면요 잘 알려드렸을지도 모릅니다.^^
 
몽고반점 - 2005년 제29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한강 외 지음 / 문학사상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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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설은 읽으면 할 말이 너무 많아(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말을 아끼기 위해 고심하고, 어떤 소설은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하나 싶어 고심하게 된다. 이 책은 아쉽게도 후자에 속한다. 딱히 나쁘지는 않으면서 그렇다고 썩 좋지도 않은.... 누군가 읽는다면 별로 권하고 싶지도 그렇다고 읽는다는데 말리고싶지도 않은 그런 책....이런걸 평범하다고 하겠지.

수상작인 한강의 몽고반점 -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진정한 예술의 의미에 대한 탐구 운운 이었던 것 같은데 난 별로 그리 읽히지는 않았다. 예술을 매개로 한(핑계로 한?) 형부와 처제간의 정사라는 좀 선정적인 소재(이것도 소설이나 영화의 세계에서는 아마도 상당히 우려먹은 소재다. 현실에서도  아주 없는 것도 아닌 것 같고)를 통해 작가는 예술의 탄생과정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듯한데(물론 작가의 진짜의도야 내가 알 수 없는거지만).... 솔직히 예술에 대한 이야기로는 잘 읽히지 않았다. 오히려 남자주인공이 내게는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도 흔한 자신의 성적 욕망을 만족하기 위해 스스로를 정당화시키는 무수히 많은 남자들을 상기시켰다. 그 정당화의 도구야 예술일 수도 있고 연민일 수도 있고 또는 남들도 다 이래라는 자기 위안일 수도 있고... 결국 작가가 자신의 의도를 나에게 관철시킬 만큼 소설의 설득력이 떨어졌다고 밖에 얘기할 수 없겠지...

오히려 몽고반점 보다는 나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건 한강의 다음 이야기인 아기부처였다. 만약 내가 심사위원이었다면 이 글을 오히려 수상작으로 선택하지 않았을까 싶다. 어렸을 때의 화재로 온 몸에 화상 상처를 안고사는 남자와 그의 상처를 연민에 차 바라보면서도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의 아내의 아픔과 상처가 같이 공감되는 글이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의 의도나 생각과는 다르게 얼마나 많은 상처를 타인에게 주고 사는지... 그 상처를 온전히 안을 수 없을 때 또한 스스로가 안아야 하는 상처의 부피까지.... 섬세한 심리묘사로 그 둘의 아픔이 오롯이 느껴지는 글이었다.

그외 글들은 페이지는 잘 넘어가나 나의 생각이나 시선을 오래 붙들기에는 좀 평범하다 싶다. 사실 가장 큰 기대를 건건 박민규의 갑을 고시원 체류기 였는데 그래서 책을 펴자마자 가장 먼저 본 글도 이거였다. 물론 여전히  유머로 상처를 감싸안는 박민규식의 글이 살아있고 그의 세상에 대한 독특하고 슬프면서도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글이었지만 기대가 커서인지 그저 좀 평범한게 아닌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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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6-22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와 감상이 아주 비슷하시군요.^^

바람돌이 2005-06-22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가요? 저야 영광이죠 뭐...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은 그래서 반갑고,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은 '아 그런면도 있구나' 싶어 반가워요.
알라딘의 즐거움인 것 같아요 ^^ 님의 리뷰 기다리고 있어요.
 

일본 교토부 우지시 우토로 마을은 일제시대 교토 비행장을 건설하기 위해 조선인 노동자들이 모여 형성된 강제징용촌이다. 비행장 건설업체인 닛산차체가 땅을 가지고 있다가 1987년 주민들 몰래 민간에 팔아넘겼다. 이 땅을 넘겨받은 서일본식산은 1989년 주민들에게 땅을 비우라며 토지명도소송을 제기했고, 2000년 최고재판소가 서일본식산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주민들은 강제퇴거의 위기에 내몰렸다.(한겨레 21)

이 땅을 주민들이 사기위해서 필요한 돈이 55억이랜다. 세상에나! 나같은 서민으로서는 상상이 안가는 돈이다. 그래도 이 땅 외에는 갈곳이 없는 그분들은 10억의 돈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한국사회의 시민단체들에 희망을 걸고 있다. 올 8월 31일 까지 안되면 이 분들은 모두 강제 퇴거를 당해야 한다.

어디로 갈까? 그것도 제 나라도 아닌 남의 나라 일본에서...

55억의 돈은 이분들에게는 생존이 달린 문제이고 우리에게는 역사적 책임의 문제이다. 역사적 책임이라면 이 문제는 당연히 한국정부와 일본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하지만 정부에 기대하다가 물먹은적이 어디 한두번인가? 그동안에 이분들은 뿔뿔히 흩어져 어딘지 모를 낯선 땅으로 가야만 할 것이다. 물론 갈곳이 있어야 하겠지만....

어떻게 할까? 우리 역사가 남긴 상처의 온전한 피해자인 이분들을 길거리로 나앉게 하는게 정말 옳은 일일까? 독도 문제에 일본 우익의 망언에 핏대올리기 전에 그저 이분들의 힘들었을 삶을 생각해보고 싶다.

“빼앗긴 60년, 우토로에 새 희망을!”

[일제 강제징용 조선인마을 우토로 살리기 캠페인]


△ 현재 모금액: 6월3일 오후 3시 현재 73만원

여러분이 내신 성금이 우토로 주민의 강제퇴거를 막을 수 있습니다. 성금이 한푼 두푼 쌓일 때마다 우토로의 역사적 책임을 회피하는 일본 정부가 느끼는 부담은 커질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 우토로를 살려주세요!

계좌번호: 우리은행 1002-629-966152

예금주: 배지원(우토로국제대책회의)

주관: 우토로국제대책회의, <한겨레21>(표지 마크로?)

문의: (02)713-5803, utoro@freechal.com

홈페이지: http://www.utor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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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피드림~ 2005-06-19 0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런 일이 있었는지도 몰랐네요. 바람돌이님 좋은 소식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늦은 밤에 또 사람 열 받게 만드네요. 이런 일 있을때마다 정부에게 실망하게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