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구석 뮤지컬
저자 이서희
리텍콘텐츠
2022-10-17
인문학 > 교양 인문학
어쩌면 뮤지컬을 좋아한다는 건 내 인생에도 커튼콜이 있다는 걸 믿는 일이다.
■ 끌림의 이유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부터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까지, 모두가 공감하고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가 가득찬 에세이입니다.
역대 명작들을 모아 뮤지컬이라는 언어로 삶을 읽어내 가장 좋은 명언들만 추려놨으니 두고두고 보기 좋습니다.
저자는 무대에서 울고 웃는 배우들을 통해 삶의 희로애락을 담아내고 그 무대를 바라보는 자신의 시선과 일상을 함께 풀어냅니다.
무대 뒤편에서 뜨겁게 흘러내리는 땀방울과 관객석의 조용한 눈물까지, 뮤지컬의 모든 순간을 사람의 이야기로 환원시켜 감동을 불러일으킵니다.
■ 간밤의 단상
제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 중 하나인 「오페라의 유령」은 수십 번은 봤을 정도로 그만큼 애정하는 뮤지컬 중 하나입니다.
짙은 어둠 속에서 듣는 유령의 세레나데, 「오페라의 유령」!
1905년, 파리 오페라 극장.
원숭이 모양 오르골을 낙찰받은 라울은 1880년대 파리 오페라 극장을 떠올리기 시작합니다.
당시 프리마돈나 칼롯타의 리허설 도중 무대 소품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소홀한 대처에 화가 난 칼롯타는 극장을 떠나버립니다.
그 빈자리를 메운 인물이 바로 크리스틴이었습니다.
칼롯타를 대신해 성공적으로 무대를 마친 크리스틴에게는 어린 시절 친구였던 라울이 찾아옵니다.
두 사람은 음악의 천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라울은 그것이 상상 속 존재일 뿐이라고 말하며 그녀에게 저녁 식사를 제안합니다.
하지만 라울이 돌아간 후, 분노한 음악의 천사인 오페라의 유령이 거울 속에서 나타나 크리스틴을 지하 은신처로 데려가게 됩니다.
그는 그녀에게 밤의 음악을 함께 만들자고 말합니다.
호기심을 느낀 크리스틴은 유령의 가면을 몰래 벗기는데 흉측한 얼굴이 드러난 유령은 분노하며 그녀를 돌려보냅니다.
한편, 새로운 오페라 공연을 준비하던 오페라 하우스에는 의문의 편지가 도착합니다.
크리스틴을 주연으로 세우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단원들은 이를 무시했고 결국 공연 중 단원의 시신이 천장에서 발견되는 비극이 벌어집니다.
죽음의 공포에 휩싸인 크리스틴은 라울과 함께 무대에서 도망칩니다.
라울은 그녀를 지켜주겠다고 약속하고 두 사람은 사랑의 노래를 주고받게 되죠.
이 장면을 지켜본 유령은 분노하여 공연장의 샹들리에를 추락시켜버립니다.
시간이 흘러, 극장에서는 가면무도회가 열립니다.
그 사이 크리스틴과 라울은 약혼하게 되지만 그 순간 다시 나타난 유령은 자신이 쓴 오페라에 크리스틴을 주연으로 세워 즉시 무대에 올릴 것을 명령합니다.
유령을 잡기 위한 계획이 극장 안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크리스틴은 무대에 오르게 됩니다.
공연 도중 유령의 정체를 깨닫게 된 크리스틴은 그의 가면을 벗겨 관객들 앞에 얼굴을 드러냅니다.
분노한 유령은 그녀를 지하 은신처로 데려가고 뒤쫓아온 라울을 붙잡아 크리스틴에게 선택을 강요합니다.
하지만 크리스틴은 유령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말을 건네며 다정한 키스를 합니다.
이에 감동한 유령은 결국 두 사람을 놓아주고 사라집니다.
뒤늦게 도착한 군중들이 은신처를 수색하지만 그곳에는 유령의 가면만이 남아 있을 뿐, 그렇게 비극적인 막은 내리게 됩니다.
『오페라의 유령』은 사랑을 주제로 한 깊고 비극적이며 아름다운 작품이지만 동시에 집착이라는 감정의 끝을 드러내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사랑과 외로움, 인정받고자 하는 갈망이 얽히며 만들어낸 감정의 서사는 오랫동안 가슴에 남습니다.
새벽녘, 조용한 방 안에서 책을 넘기며 무대라는 단어를 곱씹었습니다.
누군가에겐 커튼콜로 끝나는 그 순간이 또 다른 누군가에겐 하루의 시작이 되는 장면이기도 하니깐요.
모든 인생에는 각자의 무대가 있고 우리는 저마다의 스포트라이트 아래에서 살아간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저 역시 한동안 제 무대를 잊고 산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책을 재독하고 나니 지금의 하루도 무대 위 한 장면임을 상기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누군가의 박수보다 중요한 건 무대에서 퇴장하지 않는 나 자신일지도 모릅니다.
아직 빛을 보지 못한다 할지라도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뮤지컬 주인공처럼 언젠가 기적 같은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책 또한 오랜만에 재독한 책입니다.
이전 리뷰에 더 자세한 내용이 첨부되어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 명작 뮤지컬 속 명언 모음집, 방구석 뮤지컬 ▼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2918757572
■ 건넴의 대상
뮤지컬을 사랑하는 관객 혹은 처음 입문해보고 싶은 분에게
지금 자신의 무대 위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은 모든 분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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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감상이 더해질 때, 이 공간은 조금 더 깊어지고 따뜻해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