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한계를 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오늘은 영화 『히든 피겨스 (Hidden Figures)』를 권합니다.






■ 영화 정보


제목: 히든 피겨스 Hidden Figures

감독: 데오도르 멜피

출연: 타라지 P. 헨슨, 옥타비아 스펜서, 자넬 모네

장르: 드라마

개봉일: 2017.03.23

러닝타임: 127분




묵묵히 대형 칠판 앞에 선 캐서린.

정부 관계자들 앞에 당당히 서있던 그녀의 모습은 통쾌함을 넘어선 울림이 있었습니다.

계산을 마친 후 안경을 콧등 위로 살짝 들어 올리던 장면은 숫자보다 정확한 자존감의 표현처럼 느껴졌습니다.

나사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선 백인 학교를 이수해야만 하는 메리.

그녀가 판사 앞에 당당히 말하는 한 마디, 한 마디는 어떤 강철보다도 단단했습니다.

시스템 전환을 예측하고 포트란을 독학했던 도로시.

마지막엔 관리자가 되어 모두를 이끄는 그 장면은 연대가 가진 선명한 윤곽이기도 했습니다.


그녀들은 혼자 계산하고 혼자 감당하고 혼자 돌아섰던 수많은 날들을 보냈습니다.

흑인, 여성이란 제약조건이 존재했던 시대에서요.

그들은 무시와 무관심 속에서도 묵묵히 버텨냈고 결국 증명했습니다.




가끔 마음을 가만히 듣습니다.

"왜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조용히 살아왔을까?"

그들의 말이 적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일까요.


『히든 피겨스』는 바로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NASA라는 거대한 우주 무대에서 세 명의 흑인 여성 과학자는 말 대신 숫자를 계산했지만 그 계산 너머에서 역사를 쓰고 있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그들의 이름을 기억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살던 시대에는 그 이름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죠.


누군가는 시대의 한계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실 그것은 시대의 무관심이었고, 침묵이었습니다.





■ 영화가 주는 메시지


숫자는 단지 도구일 뿐이었습니다.

그들은 그 숫자를 넘어 자신의 존재를 증명했습니다.

계산이 아니라 존재 그 자체로 역사를 만들어낸 이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 건넴의 대상


침묵 속에서도 자신의 빛을 믿고 버티며 살아간 분들에게

이름도, 기록도 없어도 자신만의 자리를 지켜온 분들에게

조용하지만 단단한 연대의 힘을 알고 싶은 분들에게




당신도 어쩌면 숫자보다 더 큰 사람이 아닐까요?

이 글을 읽고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조용히 이 글을 너에게도 전하고 싶었다며 꼭 건네주세요.

또 다른 역사가 시작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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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저자 찰리 맥커시

상상의힘

2020-04-20

원제 : The Boy, The Mole, The Fox and The Horse

에세이 > 외국에세이




서로에게 준 작은 친절은 결국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듭니다.




■ 책 속 밑줄


"안녕."



"난 아주 작아." 두더지가 말했어요.

"그러네." 소년이 말했지요.

"그렇지만 네가 이 세상에 있고 없고는 엄청난 차이야."



"이 다음에 크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친절한 사람." 소년이 대답했어요.



"넌 성공이 뭐라고 생각하니?" 소년이 물었습니다.

"사랑하는 것." 두더지가 대답했어요.



"시간을 낭비하는 가장 쓸데없는 일이 뭐라고 생각하니?"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일." 두더지가 대답했습니다.



"저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거긴 거친 들판이야." 두더지가 대답했습니다.

"두려워하지 마."



■ 끌림의 이유


이 이야기는 겉보기엔 단순한 여정 같지만 우리 각자의 삶과 마음에 닿는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서로 다른 네 존재가 만나 길 위에서 나눈 대화는 꼭 우리 안의 지친 부분들을 어루만져 주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림도 글도 과하지 않은데 상처와 외로움에 대해 아주 조용한 위로를 건네는 구절들을 읽고 나면 한동안 말을 잃게 됩니다.



■ 간밤의 단상


이른 새벽, 소년과 두더지, 여우, 말이 숲길을 함께 걸어가는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사실 우리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작은 말 한마디, 조용한 행동 하나로도 위로하고 위로받으며 살아갑니다.

길고 복잡한 말보다 다정한 시선 하나가 더 큰 위안이 될 때가 많지요.

고단한 마음을 감싸는 것들이 꼭 거창하거나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우리는 이 세상 어딘가에서 누군가에게 충분히 다정해질 수 있습니다.



■ 건넴의 대상


마음이 지치고 위로가 필요하신 분

그림책에서 깊이 있는 이야기를 찾는 분




책을 덮는 순간, 마음 한구석이 조용히 반짝였습니다.

말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 위로였지요.

여러분에게도 진심어린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건네봅니다.


오늘의 책이 마음에 드셨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여러분의 공감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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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어나더커버)

저자 태수

페이지2(page2)

2024-11-04

에세이 > 한국에세이




지금 이 순간, 스스로에게 전하고 싶은 위로가 있다면 꺼내볼 책입니다.




■ 책 속 밑줄


그냥 지금처럼 살아라. 그렇게 살되 어떤 감정조차 책임질 수 없을 만큼 힘든 날, 마음속이 온통 타인의 감정으로 가득해 당장이라도 터져버릴 것 같은 그런 날. 부러 나밖에 없는 공간으로 도망가자. 그 조용한 공간에서 자신에게도 이렇게 말할 기회를 주자.



근데 자주 웃는 놈이 좋은 인생이었어. 그러니까 인생 너무 아끼고 살진 말어. 꽃놀이도 꼬박 꼬박 댕기고. 이제 보니 웃음이란 것은 미루면 돈처럼 쌓이는 게 아니라 더 사라지더라.



절망이 넘치는 시대, 우린 좀 더 운의 힘을 믿어야 한다. 최선의 선택을 하고 최선의 노력을 해도 원하지 않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당연한 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실패는 온전히 당신의 것이 아니다. 최선을 다한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네 탓이 아니야”라는 말을 좀 더 넉넉하게 건넬 줄도 알아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핑곗거리가 아닌, 삶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작할 용기를 얻기 위해.



사람에겐 때때로 말 없는 위로가 필요하다.

몇 마디 따끔한 말로 구성된 무정한 위로보다 너의 상처를 이해하고 있다는 깊은 끄덕임과, 진심으로 네 말에 공감하고 있다는 눈 마주침이 우리에겐 훨씬 더 절실할 때가 있다. 아니, 많다.

나는 이제 내 사람들을 그렇게 위로해주고 싶다.

"살아"라는 무책임한 한마디가 아니라, 살아볼 만한 하루를 같이 만들어보고 싶다.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짜릿함보다는 안도감에, 특별함보단 일상적임에 더 가깝다. 아무 탈 없이 일할 수 있어서, 아픈 곳 없이 가족과 통화할 수 있어서, 희망은 없어도 절망도 없이 내일을 또 살아갈 수 있어서 행복할 수 있는 게 지금의 내 삶이다. 누군가는 그토록 조용한 인생에서도 행복을 발견할 수 있냐고 묻겠지만, 물론.

조용함은 웃을 일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울 일이 없는 상태니까. 기쁜 일이 없는 하루가 아니라 나쁜 일이 없는 하루니까.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간 이 조용한 하루들은 우리 인생의 공백이 아닌, 여백이니까.



행복은 티 없이 밝은 것이 아니라, 마음 한편에 내려앉은 잔잔한 온기와 닮아 있다.



■ 끌림의 이유


저자는 소란하지 않은 삶의 순간들 속에서 행복을 발견합니다.

계절이 바뀌는 창밖 풍경, 조용히 데워진 차 한 잔, 익숙한 사람과의 담백한 대화 속에서요.

특히 과장되지 않은 일상 안에서 우리가 놓치기 쉬운 행복의 실체를 세심히 잡아냅니다.



■ 간밤의 단상


조용한 새벽녘, 조용한 속삭임이 울려퍼졌습니다.

말없이 다가오는 문장 하나가 숨 가쁜 마음에 작은 틈을 내어주었고 그 틈 사이로 내가 숨 쉬고 있다는 걸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책을 통해 무언가를 배우거나 잊고 있던 감정을 되찾곤 하지요.

근래는 후자에 조금 더 가까운 편입니다.

올해 하루 최소 두 권 정도의 책을 읽고 있습니다.

하루를 견디며 생각을 정리하고 제 자신을 놓치지 않게 붙들어주는 같아서죠.


도시의 소음과 정보의 과잉 속에서 우리는 행복이라는 단어를 아주 멀리 있는 감정처럼 여깁니다.

하지만 문득 이 고요한 시간도 분명 행복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삶은 성취가 아니라 어떻게 하루를 살아냈는가에 대한 조용한 대답일지도 모릅니다.



■ 건넴의 대상


일상의 조용한 순간에도 위로를 찾고 싶은 분

바쁜 삶 속에서 행복을 찾고 싶은 분

마음의 온기를 채우고 싶은 분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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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어린 왕자 (무선) - 1943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저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더스토리

2021-10-04

원제 : Le Petit Prince

소설 > 프랑스소설




무지개 같은 상상을 자극하는 어린 왕자는 언제 읽어도 깊은 울림을 안겨줍니다.




■ 끌림의 이유


어린 왕자는 언제 읽어도 다시 어린 눈으로 세상을 마주하게 만드는 여운이 있습니다.

첫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상상을 열어 두는 힘과 동시에 마음 속 질문들을 조용히 깨웁니다.

특히 어른들이 잊고 지낸 소중한 것들을 간결하고도 단단한 언어로 다시 꺼내어 상기시켜 줍니다.



■ 간밤의 단상


당신의 장미는 어떤가요?


어린 왕자가 그랬던 것처럼, 너무 익숙해져 옆에 있던 것에 대한 소중함을 잊고 살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마음 한 켠에 자리한 꿈과 일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우리는 숫자로 삶을 판단하고 다른 사람의 기준에 따라 스스로를 평가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렇듯 숨 쉴 여유가 없다보니 익숙한 소중한 것들은 더러 잊기도 하는데 일부는 자신을 잊어버리기도 하죠.

그래서 우리에겐 여백이 필요한 것입니다.

조용한 새벽녘, 오늘 제가 숨 쉬는 이곳이 얼마나 귀한 곳인지 조용히 떠올리며 제게 작은 질문 하나를 마음에 심어봅니다.



■ 건넴의 대상


어른이 되었지만, 잊고 지나가는 순수한 질문들을 다시 마주하고 싶은 분

지친 나날이지만, 성찰의 시간을 가지고 싶은 분

어른을 위한 동화책을 찾으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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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시인의 시 「향수」, 이 한 줄의 시가 오늘의 나를 붙들었습니다.

오늘은 정지용 시인의 「향수」를 함께 읽으려 합니다.




향수 –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빈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게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 해설 및 주제 분석


정지용의 『향수』는 고향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서정적으로 그려낸 한국 현대시의 대표작입니다.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라는 반복 구절은 시 전체에 향수의 정서를 밀도 높게 쌓아 올립니다.

여기서 고향은 단순한 공간을 넘어 존재의 근원이며 시간 속으로 흩어진 본래의 나를 끊임없이 부르는 목소리입니다.

시인은 고향의 풍경과 그 안에 살아 있는 사람들을 통해 따뜻하면서도 애틋한 유년의 심상을 불러냅니다.

시간은 흘렀지만 마음 깊은 곳에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사랑, 소리, 냄새가 남아 있습니다.



■ 하나의 감상


이 시는 제 안에 있는 오래된 골목길을 생각나게 합니다.

지금 동네에서도 오래 살고 있지만 그 전에 살았던 동네에서 짧았지만 강렬한 기억들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골목길 곳곳에 이름만 부르면 냉큼 나온 친구들의 웃음소리, 아이들이 골목 앞으로 모이면 엄마들끼리 자연스레 모여 커피 한잔씩 마시던 모습…….

많은 것을 연상케 하다보니 그곳은 물리적인 공간이기도 하지만 제 안의 기억이 살아 숨 쉬는 영혼의 자리이기도 합니다.

희한하게 『향수』를 읽고 나면 잠시 멈춰 서서 제 안의 가장 따뜻했던 순간을 다시 불러내고 싶어집니다.




이 시가 떠오르는 사람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 사람에게 이 글을 공유해주세요.

오늘, 당신은 누군가의 마음을 데워주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엔 김소월 시인의 「초혼」을 함께 읽어보려 합니다.

당신이 지켜온 믿음과 고요한 다짐을 함께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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