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삶에 대한 용기가 필요한 분들에게,

오늘은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 두번째 시리즈인 『브리짓 존스의 일기 – 열정과 애정』을 권합니다.






■ 영화 정보


제목: 브리짓 존스의 일기: 열정과 애정 (Bridget Jones: The Edge of Reason)

감독: 비번 키드론

출연: 르네 젤위거, 콜린 퍼스, 휴 그랜트

장르: 멜로/로맨스

개봉: 2004년

러닝타임: 107분





■ 영화 줄거리


1편에서 해피엔딩을 맞이했던 브리짓은 연애와 인생 모두 막 시작한 듯 보였지만 2편에서는 현실이 다시 그녀를 흔듭니다.

마크와 연인이 되었지만 질투, 오해, 자격지심, 그리고 반복되는 불안으로 인해 브리짓은 자꾸만 자신을 작게 만들고 그 사랑이 진짜인지 불안해합니다.

특유의 서툰 매력과 더불어 이번엔 더 현실적인 고군분투가 펼쳐집니다.

그러다 다니엘이 다시 나타나 재회하게 되면서 사랑은 물론 브리짓 자신을 지키는 일까지 더 복잡해집니다.

결국 예상치 못한 사건들로 인해 감정은 폭주하고 관계는 엇갈리게 되는데... 브리짓은 과연 스스로를 믿고 사랑과 삶을 다시 붙잡을 수 있을까요?



■ 영화가 주는 메시지


이번 2편은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를 넘어서 관계 안에서 나를 지키는 일에 대한 고민을 다룹니다.

사랑은 이루어졌지만 이제는 신뢰를 주고받는 일, 감정을 조율하는 법, 나답게 사랑하는 방법이 필요해졌죠.

브리짓은 우리처럼 흔들리고 실수하고 자주 무너지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누군가를 사랑하고 스스로를 이해하고자 하는 진심이 담겨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녀의 일상은 더없이 사랑스럽고 현실적입니다.



■ 영화에, 책을 더하다


『보통의 언어들』 – 김이나


말의 온도를 되짚어볼 수 있는 에세이로 감정을 제대로 말하지 못해 상처받는 모든 브리짓들에게 추천합니다.



『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기술이며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는 깊은 통찰을 담은 고전으로, 사랑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인문학입니다.





■ 하나의 감상


브리짓의 사랑이 흔들릴 때, 그녀는 점점 더 마크를 잃을까 봐 걱정합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결국 더 중요한 건 브리짓이 브리짓을 잃지 않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브리짓은 늘 서툴고 엉뚱하지만 그럼에도 자기식으로 세상을 버티고 견디고 사랑합니다.


우리는 종종 사랑을 얻고 나면 모든 것이 쉽게 풀릴 거라 믿곤 하죠.

하지만 진짜 연애, 진짜 삶은 오히려 그 이후에 더 많은 선택과 용기를 요구하게 됩니다.

서툴고 넘어지면서도 서로를 향해 다시 걸어가는 것, 그것이 어른의 사랑임을 브리짓은 알려줍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사랑을 잘 몰라 서툴게 사랑해도 괜찮다는 것을 알려주는 브리짓을 보면 괜스레 안심이 됩니다.

인생이 계획한 대로만 흘러간다면 좋겠지만, 때로는 삐걱거리며 넘어지고 오해하고 다투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 깊은 신뢰를, 더 단단한 자신을 만들어가게 됩니다.


"괜찮아. 넌 너답게 살아가고 있어."

"인생이 엉망진창이어도 당신은 여전히 사랑받을 가치가 있어."

브리짓의 말에 저 역시 불완전함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 건넴의 대상


사랑에 서툰 자신을 자꾸 탓하는 분

연애 중에 불안함을 느끼는 분

관계 속에서 자기감정을 숨기며 지내는 분




다음 주에도 마음을 어루만져줄 따뜻한 영화를 소개할게요.

추천하고 싶은 영화가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남겨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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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저자 김영하

복복서가

2024-04-17

에세이 > 한국에세이

에세이 > 여행에세이




여행자는 스스로를 떠나보냄으로써, 비로소 다시 돌아올 수 있다.




■ 책 속 밑줄


『여행의 이유』를 냈기 때문인지 "지금까지 여행했던 곳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는 어디인가요?" 같은 질문을 요즘도 많이 받는다. 그 질문에 대한 적절한 답은 아닐 수 있겠지만, 최근 평생 잊을 수 없는 여행을 하나 경험하기는 했다.



인간은 언제나 자기 능력보다 더 높이 희망하며, 희망했던 것보다 못한 성취에도 어느 정도는 만족하며, 그 어떤 결과에서도 결국 뭔가를 배우는 존재다.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 것. 생각해보면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그런 것이었다.



인생은 눈에 보이는 적이 아니라 우리 내면의 어떤 허깨비와 싸우는 것일지도. 그게 뭔지도 모르는 채로.



풀리지 않는 삶의 난제들과 맞서기도 해야겠지만, 가끔은 달아나는 것도 필요하다. 중국의 고대 병법서 『삼십육계』의 마지막 부분은 「패전계」로 적의 힘이 강하고 나의 힘은 약할 때의 방책이 담겨 있다.



기억이 소거된 작은 호텔방의 순백색 시트 위에 누워 인생이 다시 시작되는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힐 때, 보이지 않는 적과 맞설 에너지가 조금씩 다시 차오르는 기분이 들 때, 그게 단지 기분만은 아니라는 것을 아마 경험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인간이 타인의 환대 없이 지구라는 행성을 여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듯이 낯선 곳에 도착한 여행자도 현지인의 도움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



익숙한 것들로부터 멀어질 때, 그제야 비로소 우리는 나를 다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나' 결국 '여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아주 멀리에서 돌아와야 보이는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 끌림의 이유


『여행의 이유』는 물리적인 이동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이 책에서의 여행은 오히려 자기 성찰의 도구이자 일상의 굳은 틀을 풀어내는 방식에 더 가깝습니다.

저자는 여행자라는 말 안에 떠나는 자, 흔들리는 자, 낯선 것을 마주하는 자의 감정을 오롯이 담아냅니다.

단순한 경험담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의 전환점으로서 여행을 바라보는 시선이 인상 깊었습니다.



■ 간밤의 단상


여행이란 정말 가는 것이 아니라 돌아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새로운 풍경을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서지만 사실은 그 풍경을 통해 익숙했던 나를 다르게 바라보게 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익숙함은 안정감을 주지만 진짜 변화는 언제나 낯선 곳에서 옵니다.

늘 머물던 곳을 벗어나는 순간 우리는 조금 더 진실해지니깐요.


책을 덮고 나서 문득 생각했습니다.

내가 떠났던 많은 순간들 속에서 진짜 바꾸고 싶었던 건 장소가 아니라 상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요.

낯선 곳에 나를 놓아봄으로써 그동안 익숙했던 나와 적당한 거리를 두어보는 일, 그게 여행의 진짜 이유일지 모르겠습니다.


여행은 언제나 이유를 묻습니다.

왜 떠나려 하는지, 어디로 가는지, 그곳엔 무엇이 있는지.

신기하게도 저자의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이 모든 질문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깨닫게 됩니다.

여행의 이유는 이유가 없기 때문에 더 진짜입니다.

떠나기 위해 떠나는 것, 그것이 인생의 일부임을 이 책은 말해줍니다.


여행은 어디로 떠났느냐보다 그 여정을 통해 무엇을 받아들이고 돌아오느냐가 중요합니다.

지금, 마음 안의 여행을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 건넴의 대상


여행이 아닌 나 자신을 다시 마주하고 싶은 분

익숙함을 잠시 멈추고 내 삶을 조용히 들여다보고 싶은 분

무언가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 분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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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면 자꾸만 책장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꽂힌 책들이 너무 많아져서 이쯤 되면 헌책방이나 북카페라도 하나 차려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곤 하지요.

침실이 서재로 변한 지는 오래고 이참에 천천히 정리중입니다.

사실.. 그만큼 새 책들도 아낌없이 들이고 있다는 게 문제인데.. 책.. 어떻게 끊죠? >.<


한 주의 책을 올릴 때 포스팅을 업로드한 책 위주로만 기재하다 보니 그 주에 읽었던 책을 다 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만 해도 8권이 아닌 17권을 읽었으니깐요.

그래서 시작한 이유도 있긴 합니다.


이번 달부터 시작한 새로운 시리즈를 소개합니다!

하나의책장에서 매달 전하는 실시간 독서 트렌드 리포트, 2025년 5월 자기계발편입니다.


요즘엔 책을 고르는 순간조차 하나의 선택이 되는 것 같습니다.

혼자만 뒤처지는 건 아닐까 싶어 불안해질 때,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삶의 페이스를 회복하고 싶을 때, 많은 사람들이 찾는 책에는 공통된 결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다른 사람들의 책장에는 어떤 책들이 꽂히고 있을까요?


'자기계발'이라는 말은 이제 예전처럼 무조건적인 성공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요즘의 자기계발은 더 많이 가지는 것보다 더 잘 살아내기 위한 기술에 가깝습니다.

지금, 가장 많은 사람들이 손에 들고 있는 책 5권을 소개합니다.

(알라딘 월간 자기계발 베스트셀러 기준)





1위 | 『행동은 불안을 이긴다』 – 롭 다이얼

"생각하지 말고 시작하라."


불안은 멈춘 곳에서 자라납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행동이야말로 감정의 진정한 해독제라고 말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지나치게 분석하거나 회피하는 대신 하나라도 직접 움직이는 사람이 결국 변화를 끌어낸다는 것이지요.

자기계발의 본질이란 결국 스스로를 일으키는 연습일지도 모릅니다.





2위 | 『듀얼 브레인』 – 이선 몰릭

"우리는 두 개의 뇌로 일하고 판단한다."


저자는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의 교수로 행동경제학과 신경과학의 연구를 통해 인간의 의사결정이 단순한 합리성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날카롭게 짚어내었습니다.

이 책은 뇌의 자동적 판단 시스템과 의식적 사고 시스템을 비교하며 우리가 어떻게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지를 흥미롭고 명쾌하게 보여줍니다.

직장인은 물론 관리자나 창작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자기계발서로 추천합니다.





3위 | 『어른의 품격을 채우는 100일 필사 노트』 – 김종원

"나의 언어가 바뀌면 나의 삶도 달라진다."


제가 글을 쓰는 이유 중 하나가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함입니다.

요즘 생각이 복잡하시나요? 이런 경우 천천히 쓰는 습관이 새로운 중심을 만들어줍니다.

『어른의 품격을 채우는 100일 필사 노트』는 짧고 단단한 글귀를 필사하면서 나의 하루와 감정, 사고의 결을 정리하도록 도와주는 자기 성찰형 노트입니다.

디지털 시대에 오히려 아날로그가 주는 고요한 밀도가 독자들의 일상에 위로와 루틴을 더해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4위 | 『그릿 Grit』 – 김주환

"끝까지 해내는 힘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성공보다 꾸준함, 열정보다 회복력이 강조되는 시대입니다.

저자는 그릿이라는 단어를 통해 어떤 일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심리적 힘을 구체적으로 풀어냅니다.

성장 마인드셋, 감정조절력, 실천력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변화와 회복의 기술을 제시하며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드는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법을 안내합니다.

자기계발의 고전이자, 여전히 유효한 실천의 언어입니다.





5위 |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 김종원

"당신의 하루가, 한 편의 시처럼 다정하길."


괴테의 시에서 발췌한 구절들을 담은 이 책은 자기계발보다는 감성에세이에 가깝습니다.

단지 더 나아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조금 더 아름답게 살아내기 위한 문장들이 담겨 있습니다.

짧은 문장 한 줄이 오히려 깊은 사유를 열어준다는 것, 알고 계신가요?

괴테의 언어를 따라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은 분들께 조용히 권하고 싶은 자기계발서입니다.

































하나의 총평 : 나를 바꾸는 기술보다 나를 지키는 기술이 필요한 시대


2025년 5월, 자기계발의 흐름은 뚜렷합니다.

성과 중심의 메시지보다 감정 조절, 선택, 회복 탄력성, 사유의 루틴 등을 다루는 책들이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누구보다 빠르게 달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이해하며 흔들림을 줄이는 능력이 가장 중요한 기술이 된 것 같습니다.




하나의책장 | 2025년 5월 자기계발 트렌드 리포트

이 시리즈는 매달 독서의 흐름을 한눈에 살필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소개됩니다.

다음 달에는 또 어떤 책들이 올라올지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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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의 책 DIGEST

5월 다섯째 주, 조용히 마음을 통과한 문장들과의 만남






■ 이번 주 〈간밤에읽은책〉 돌아보기


월요일 | 『첫 여름, 완주』 – 김금희

조용한 회복은 말보다 앞서 옵니다.

완주라는 마을에서 한 여름을 견디며 다시 삶을 완주한 이야기는 따뜻하면서도 단단했습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77664873



화요일 | 『가시고기』 – 조창인

말 없이 헌신하는 부성애의 진심이 느껴진 소설로 이름조차 남기지 않은 아버지의 사랑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습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78906917



수요일 |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지기』 – 헤르만 헤세

고요한 고독과 단단한 자유!

특히 미친 세상과 싸우기보다 사랑하라는 문장이 깊게 와닿았습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80080386



목요일 | 『고래』 – 천명관

거대한 여성 서사가 파도처럼 밀려왔습니다.

말없이 유영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읽고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81385399



금요일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자신의 세계를 깨뜨리며 나아가는 한 청년의 이야기입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멈추지 않던 날이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82557423


































■ 이번 주 〈모든도서리뷰〉 돌아보기


화요일 | 『천 개의 태양보다 밝은』 – 로베르트 융크

과학이 만든 가장 밝은 빛 그러나 그것은 생명을 태웠습니다.

윤리와 인간성에 대한 묵직한 기록은 모두가 꼭 한 번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78930617



목요일 | 『세계 경제학 필독서 50』 – 톰 버틀러 보던

돈과 시장, 그리고 삶의 언어로서의 경제를 다룬 경제학 입문서입니다.

경제를 읽는다는 것은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라는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82291442




















■ 이번 주 〈함께읽는시집〉 돌아보기


수요일 | 「민들레의 영토」 – 이해인

「민들레의 영토」는 좁은 길에서도 조용히 피어나는 기도의 숨결이 느껴집니다.

하얗게 여위기 전, 누군가를 기다리는 민들레의 마음이 오래 남는 시입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80031279

















이번 주, 당신의 마음을 붙잡은 문장은 무엇이었나요?

책은 언제나 삶의 곁에 머물며 말을 겁니다.

다음 주에도, 한 줄의 문장이 따뜻한 하루의 등불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독서 여정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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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헤르만 헤세

민음사

2000-12-20

원제 : Demian

소설 > 독일소설

고전 > 서양고전문학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 책 속 밑줄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 보려고 했다.

그러기가 왜 그토록 어려웠을까?



내가 열 살이고 작은 도시의 라틴어 학교에 다니던 시절의 체험 한 가지로 내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그 시절로부터 짙은 향기가 밀려와 속에서부터 아픔과 기분 좋은 전율로 마음을 뒤흔든다. 어두운 골목들과 환한 집들, 탑들, 시계 종 치는 소리와 사람들의 얼굴, 편안함과 따뜻한 쾌적함으로 가득 찬 방들, 비밀과 무시무시한 유령의 공포로 가득 찬 방들, 따뜻하고 비좁은 방의 냄새, 토끼들과 하녀들의 냄새, 민간요법 약 냄새와 마른 과일 향기가 난다. 그곳에서는 두 세계가 뒤섞였다. 밤과 낮이 두 극으로부터 나왔다.



우리 안에는 두 개의 세계가 존재합니다.

하나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밝고 질서 있는 세계이고 다른 하나는 아직 우리 안에서 깨어나지 않은 어두운 세계입니다.


내가 앞에서 예를 든 아프락사스의 설도 그렇다. 이 이름은 희랍의 주문과 관계가 있다고 말해지고 있는데, 오늘날에도 대개는 야만 민족이 가지고 있는 어떤 악마의 이름이라고 왕왕 생각되고 있다. 그러나 아프락사스는 훨씬 더 많은 것을 의미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우리는 이 이름을 대략 신적인 것과 악마적인 것을 결합시키는 상징적 관계를 지닌 일종의 신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



이 글줄을 몇 차례 읽은 뒤 나는 깊은 생각에 빠졌다. 어떤 의심도 불가능했다. 이건 데미안이 보낸 답장이었다. 나와 그 말고 그 새에 대해 아는 사람이 있을 수 없었다. 내 그림을 그가 받은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서로 무슨 관련이 있단 말인가?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괴롭힌 것은 압락사스란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었다. 들어본 적도 읽어본 적도 없는 말이었다.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



■ 끌림의 이유


『데미안』은 단순한 성장소설이 아닙니다.

이 책은 내가 누구인지를 묻는 일에 평생을 걸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독자에게 던지는 깊이 있는 내면 탐색의 여정입니다.

싱클레어가 외부의 규범과 내부의 혼돈 사이에서 흔들리며 데미안이라는 인물을 통해 자신만의 정체성과 세계관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융 심리학, 철학적 은유 등 다층적으로 소설에 배치되다 보니 한 번 읽고 이해되는 책은 아닙니다.

삶의 시기마다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시간의 밀도를 품은 책입니다.



■ 간밤의 단상


'나는 누구인가.'

어쩌면 너무 오래되고 뻔한 질문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데미안』을 읽고 나면 이 질문이 결코 낡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싱클레어가 겪는 내면의 혼란, 기존 가치에 대한 회의 그리고 자신만의 세계를 향한 조용한 갈망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감정입니다.

데미안이라는 인물은 깨달음을 주는 스승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결국 싱클레어의 내면에서 탄생한 또 다른 자아일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누군가와의 이야기라기보다 자기 자신과의 깊은 대화에 가깝다고 생각됩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


새는 알을 깨고 나옵니다. 그 알은 세상이자 자기 자신입니다.

어른이 되면 자아 또한 같이 성숙해질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내면성숙은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려있습니다.

즉, 진짜 성장은 그 알을 깨려는 고요한 투쟁에서 시작됩니다.

새벽녘, 오랜만에 펼친 『데미안』 덕분에 저 또한 아직 다 깨지 못한 제 알을 조용히 바라보았습니다.



■ 건넴의 대상


자기 정체성과 내면의 세계를 탐색하고 싶은 분

인생의 전환점에서 흔들리고 있는 분

고전 문학이 주는 묵직한 울림을 경험하고 싶은 분




♥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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