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의 책 DIGEST

7월 둘째 주, 삶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선을 얻었습니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주는 유독 보이지 않는 작은 것들을 다룬 책들의 한 주였습니다.

미생물, 균, 인공지능 그리고 나 자신.

이 작은 존재들이 얼마나 큰 의미를 품고 있는지 여러 분야를 통해 접하면서 보편적인 주제들이 새로운 시선과 언어로 제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우리는 책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었습니다.

무더운 여름, 여러분에게 조용한 사유와 따뜻한 문장이 항상 함께하길 바랍니다.

다음주도 저와 함께 동행해주실 거죠?

(궁금한 책이 있다면 댓글에 달아주세요. 대신 읽어드리겠습니다❣)





■ 이번 주 <간밤에 읽은 책> 돌아보기


월요일 | 『작은 것들이 만든 거대한 세계』 – 멀린 셸드레이크

무심코 지나치는 작은 균류들이 세상을 어떻게 연결하고 있는지 풀어낸 과학책입니다.

보이지 않는 작은 것들이 생태계를 포함해 모든 것을 지탱하고 있는 진리를 마주하게 하며 우리 존재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듭니다.



화요일 | 『클라라와 태양』 – 가즈오 이시구로

인공지능 로봇 클라라의 시선을 통해 인간의 사랑과 외로움을 조명합니다.

클라라는 어쩌면 인간보다 더 순수하게 존재의 의미를 묻습니다.

사랑은 어디까지 가능한지, 신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존재와 감정에 대해 깊은 질문을 던지는 소설입니다.



수요일 | 『기자의 글쓰기 : 실전편 - 싸움의 기술』 – 박종인

뉴스가 아닌 진실을 기록하는 기자의 치열한 글쓰기 현장을 담은 실전 보고서입니다.

글을 쓰는 원칙부터 AI 활용법까지 글쓰기의 내면을 찬찬히 들여다보게 합니다.



목요일 | 『어차피, 내 인생 망해도 멋있게』 – 이현석

망해도 괜찮다는 한마디에 의외로 많은 위로와 위안이 담겨 있습니다.

도전보다 회복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요즘, 자기 삶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주며 포기하거나 끝내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덜 만족스럽더라도 나답게 살아가자는 현실감 가득한 에세이입니다.



금요일 | 『100개의 미생물, 우주와 만나다』 –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 헬무트 융비르트

보이지 않는 존재들이 인류 문명을 만들어온 주체였다는 과학적 통찰을 안겨줍니다.

100개의 미생물을 중심으로 생명을 바라보는 시선을 확장시켜주는 과학책입니다.





■ 이번 주 <모든도서리뷰> 돌아보기


화요일 | 『그래도, 라이언』 – 카카오

카카오프렌즈 대표 캐릭터 라이언의 서사를 담은 첫 오리지널 그래픽 노블입니다.

둥둥섬이라는 왕국의 계승자였던 라이언이 자아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대사가 거의 없는 일러스트가 전부여도 라이언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감정의 깊이감을 잘 녹여낸 만화책입니다.





■ 이번 주 <함께 읽는 시집> 돌아보기


수요일 | 『초혼』 – 김소월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부를수록 애절해지는 이름, 닿을 수 없는 이를 향한 애끓는 그리움의 시입니다.

절절한 그리움과 슬픔을 잘 담아낸 『초혼』은 죽음과 사랑 그리고 끝내 다 하지 못한 사랑이라는 사실을 또 한 번 느끼게 합니다.




이번 주는 과학의 주라고 할 만큼 과학분야의 책이 가득했습니다.

이번 주, 당신의 마음을 훔쳤던 책은 무엇이었나요?

다음 주에도 알찬 책들로 들고 오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베어타운

저자 프레드릭 배크만

다산책방

2018-04-18

원제 : Bjornstad (2016년)

소설 > 북유럽소설




우리는 서로를 지켜야 합니다. 끝까지!




■ 책 속 밑줄


말은 하찮은 것이다. 다들 얘기하길 말로 일부러 상처를 주려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다들 자기 할 일을 하는 것일 뿐이라고 한다. 경찰들은 그 말을 입에 달고 산다. …… 그들은 여자아이가 이야기를 시작하자마자 말허리를 자르고 그녀가 어떻게 했는지 질문을 퍼붓는다. 그녀가 앞장서서 계단을 올라갔는지 아니면 뒤따라갔는지. 자발적으로 침대에 누웠는지 아니면 강요에 의한 것이었는지. …… 충분히 열심히 저항했는지. 왜 곧바로 멍 사진을 찍어놓지 않았는지. 왜 다른 학생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파티장에서 도망쳤는지.



■ 끌림의 이유


눈 덮인 작은 마을, 베어타운에서 총소리가 들렸습니다. 탕, 탕, 탕, 탕, 탕!

하키 덕분에 모면했지만 하키 때문에 몰락하게 되는 베어타운, 성폭행 사건을 계기로 어긋난 공동체 의식은 결국 추한 민낯을 드러내게 됩니다.

우리라는 이름 아래 진실은 묻혀버리고 침묵과 외면으로 잔뜩 얼룩진 위선만 남게 되죠.

저자는 공동체 안에서 벌어지는 윤리 의식과 소수의 고통을 선명하게 드러내 보입니다.



■ 간밤의 단상


오랜만에 재독한 『베어타운』!

프레드릭 배크만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입니다.

그가 출간한 책은 모두 읽었고 제 책장에는 배크만의 책만 따로 모아둔 공간이 있을 정도죠.

특히 『오베라는 남자』는 너무 인상 깊게 읽어 영화 『오베라는 남자』와 『오토라는 남자』 모두 챙겨보았습니다.

처음엔 『오베라는 남자』 리뷰를 쓸까 했지만 오늘은 『베어타운』 이야기를 먼저 꺼내고 싶었습니다.


『오베라는 남자』가 한 사람의 내면을 향해 깊숙이 파고들었다면 『베어타운』은 한 공동체의 도덕과 윤리를 정면으로 응시합니다.

이전 작품들에서 배크만이 보여주었던 따뜻한 유머 대신 이번 작품은 훨씬 무겁고 단단한 윤리적 질문을 던집니다.

내가 가해자도, 피해자도 아닐 경우, 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정의와 용기라는 말은 실제 상황 앞에서도 유효할 수 있을까?

무엇이 옳고 그른지조차 흐려진 베어타운의 모습은 공동체라는 말이 얼마나 무거운 책임을 수반하는지를 일깨워줍니다.

작은 마을에서조차 진실이 쉽게 왜곡되고 묵살되는데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이보다 더 복잡하고 처참하다는 생각에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특히 마야가 성폭력을 당했음에도 마을 사람들은 하키팀의 명예와 유지를 위해 사건을 묵살하려 합니다.

피해자에게 침묵을 강요하고 진실을 말하는 이들을 비난하는 분위기는 결코 낯설지 않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생각났던 드라마가 있는데 바로 「지옥에서 온 판사」입니다.

유튜브 숏츠를 통해 몇 번 본 게 전부인지라 전편을 챙겨보진 못해서 특정 장면을 말할 순 없지만 희한하게 재독하면서 많이 생각났었습니다.

진실을 은폐하거나 왜곡하려는 무리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의 기준으로 옳음을 말하려는, (악마의 방식이지만) 죄를 처단하려는 판사의 모습이 계속해서 떠올랐습니다.


『베어타운』을 재독하며 저는 또 한 번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진실 앞에서 말할 수 있는 사람인가, 아니면 침묵을 선택할 사람인가.



■ 건넴의 대상


공동체와 개인의 윤리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분에게

용기, 침묵, 정의의 경계에서 무엇이 옳은지 묻고 싶은 분에게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차피 내 인생, 망해도 멋있게

저자 이현석(서기채널)

21세기북스

2025-07-23

에세이 > 한국에세이




인생은 생각보다 잘 풀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 실패조차 내 식으로 겪어야 한다.




■ 책 속 밑줄


대충 해놓고 열심히 노력했다는 착각은 하지 말자.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노력했다고 말하는 것은 아무리 발을 굴러도 절대 결승선을 통과하지 못하는 실내 사이클 같은 거야. 모든 노력에는 결과와 인정이 따라야 해. 그렇지 않으면 열심히 허무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올 테니까.



세상에 영원한 건 아무것도 없다. 이 말은 종종 슬프게 들리지만, 난 반대로 생각해. 무언가 영원히 갈 것 같다고 생각하면 더 이상 소중하게 여기지 않게 된다고 말이야. 영원한 건 없으니까 우리는 더 좋은 선택을 하는 데 집중해야 해. 다행히 선택권은 우리에게 있어.



눈앞에 닥친 상황에 좌절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손을 놓아봐야 불행해지는 것은 나 자신뿐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내 불행을 토로해봐야 곁에 있던 좋은 사람만 떠나갈 뿐이다. 지금의 부정적인 감정을 걷어내고 노력해서 바꿀 수 있는 일은 빠르게 바꿔야 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이야기한다. “부럽지가 않어!”



큰 욕심은 내려놓고, 작은 욕심은 자주 부리고, 매일 퀘스트 깨듯 그날 이룰 목표를 딱 하나씩만 정하면 1년에 달성하는 목표가 365개. 나는 작은 성공 수집가야.



나는 그런 감정 기복이 문을 두드릴 때, 있는 힘껏 바닥으로 내려가서 온전히 그 기분을 느껴보면 좋겠어. 우울하면 마음껏 우울해하고, 슬프면 마음껏 슬퍼하고, 억울하면 마음껏 억울해하고, 화가 나면 마음껏 화를 내. 그러면 곧 다시 올라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거든.



멋진 인생은 대단한 성취에서 오지 않는다.

그냥 내가 좋다고 느끼는 것들을 향해 조심스럽게 걷는 것, 그게 내가 바라는 멋이다.



■ 끌림의 이유


어렸을 때부터 숫자로 점쳐지는 과도한 경쟁 사회 속에서 성장하는 우리는 실패를 극도로 불안해합니다.

조금이라도 더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 자신을 다듬고 또 다듬게 되죠.

존버하는 자가 이긴다고 하지만 불평등과 불공평한 사회를 무작정 감내하면서 삼키기엔 그 현실이 너무나도 버거운 것이 사실입니다.

『어차피 내 인생, 망해도 멋있게』에서는 실패해도 내 식대로 살겠다는 거칠지만 묵직한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고되고 불안한 현실 속에서 망가져도 좋으니 나답게 살아보자고 강조합니다.



■ 간밤의 단상


제가 실패했다고 느낀 그 수많은 순간들이 과연 실패라고 할 수 있을까요?

어쩌면 그 많은 순간들도 제 인생을 좀 더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낸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몇 년 전부터 저는 제 자신에게 관대함을 허락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학생이 되어 서너번 심리검사를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매번 완벽주의 성향이 강하다고 나왔었습니다.

그 때마다 스스로 반문했습니다.

'이렇게 서투르고 번번이 떨어지는데 어떻게 내가 완벽주의자라는 거지?'

또한 자신에게 관대해야 한다, 여유를 가져야 한다 등의 비슷한 솔루션을 받곤 했습니다.

몇 번의 검사에 대한 결과가 항시 똑같게 나오자 문득 제 자신에 대해 사유의 시간을 꽤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조금씩 제 자신에게 숨 쉴 수 있는 틈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나 자신에게 관대해지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지만 오늘 하루쯤은 느린 걸음과 잠깐의 멈춤을 받아들여보라고요.

완벽하지 않아도, 누군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도 멋있게 망해보자는 저자의 외침은 미소가 지어집니다.



■ 건넴의 대상


실패 앞에서 항상 주눅 드는 분들에게

다시 시작할 용기가 나지 않는 분들에게

나 자신에게 항상 엄격한 분들에게




오늘도 저는 누군가의 문장을 빌려 제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00개의 미생물, 우주와 만나다

저자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 헬무트 융비르트

갈매나무

2022-09-26

원제 : Eine Geschichte der Welt in 100 Mikroorganismen (2021년)

과학 > 교양과학

과학 > 생명과학 > 생물학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의 역사’는 사실 미생물의 역사였다.




■ 끌림의 이유


『100개의 미생물, 우주와 만나다』는 천문학자인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와 생물학자 헬무트 융비르트가 100개의 미생물을 중심으로 복잡한 내용을 쉽고 재치 있게 풀어냅니다.

과학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을 만큼 서술은 간결한데 그 안의 사유는 깊고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동안 미생물은 질병과 위생의 문제로만 기억되곤 했는데 책을 읽고나면 미생물이 우리 문명의 동력이자 지금도 인류를 이끄는 주체라는 놀라운 시선을 발견하게 됩니다.



■ 간밤의 단상


며칠 전, 균에 관련된 책을 재독하면서 이 책도 자연스레 이어서 재독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생명들을 통해 바라본 우리와 우주의 세계는 보면 볼수록 참 신비롭습니다.

책장을 넘기며 문득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작은 것들을 쉽게 잊어버릴까?


미생물의 세계는 수수께끼와도 같습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그 세계관의 범위가 엄청나 절로 감탄을 부르게 됩니다.

장내 미생물은 면역을 만들고 대기를 형성한 고세균은 산소를 만들었습니다.

곰팡이와 바이러스는 인류 문명의 도약과 위기 모두에 기여했고요.

즉, 인간이란 존재의 탄생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이 작은 존재들에 의존해 살게 될 것입니다.

크고 위대한 것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려 했던 사고방식이 조금은 달라질지도 모릅니다.


35억여 년 전, 지구상의 생명이 탄생하게 됩니다.

10억 년 정도가 지나면 태양의 지표면 온도가 섭씨 100도를 웃돌게 될 것인데 그 후 50억 년이 더 지나면 태양은 부풀어 오를 것입니다.

결국 지구는 생명이 살기 힘든 땅이 될 지도 모릅니다.

즉, 우주의 무한한 시간에 비하면 우리 행성의 생명은 매우 짧다고 할 수 있지요.

그럼에도 어쩌면 미생물은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이전 리뷰는 책에 대한 내용을 더 상세히 서술해 놓았으니 참고해주세요.

▼ 100개의 미생물 우주와 만나다 ▼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2896829338



■ 건넴의 대상


미생물 세계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분에게

과학과 인문학을 동시에 느끼고 싶은 분에게

복잡하지 않지만 통찰력 있는 과학서를 찾고 있는 분에게




오늘, 이 작은 세계의 거대한 이야기가 마음에 남았다면 공감(♥)과 댓글로 함께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질 때 이 공간은 조금 더 깊어질 거예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김소월 시인의 시 「초혼」, 이 한 줄의 시가 오늘의 나를 붙들었습니다.

오늘은 김소월 시인의 「초혼」을 함께 읽으려 합니다.




초혼 - 김소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져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가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해설 및 주제 분석


김소월의 「초혼」은 닿을 수 없는 이를 향한 애끓는 그리움의 시입니다.

특히 반복되어 표현되는 이름을 부르는 행위는 단순한 호출이 아니라 존재를 기억하고 소환하고자 하는 시인의 슬픈 의지를 나타냅니다.

사랑과 상실의 극한을 보여주는 그의 언어는 절규에 가깝고 그 절규는 한 시대의 감정을 넘어 지금의 우리에게까지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그 이름 하나로 얼마나 깊이 아프고 얼마나 오래 사랑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지요.



■ 하나의 감상


사랑은 결국 이름을 남깁니다.

부르지 않아도 떠오르고 부르면 그립고 또 부르지 않으면 잊혀질까 두려움까지 느끼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리움의 시'하면 단연 김소월 시인부터 떠오르게 합니다.

(학창시절때부터 느꼈지만, 시 하나에 그리움과 애절함을 어쩜 이렇게까지 녹일 수 있는지.. 읽을 때마다 감탄합니다.)

「초혼」은 존재와 기억을 붙잡고 있는 영혼의 독백입니다.

죽을 만큼의 절절한 마음을 품고선 그 이름을 계속해서 부르죠.

그가 사랑한 사람, 그 사람이 남긴 이름 그리고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는 말없는 그리움.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마음속에서 부르고 싶은 이름이 있다면 그 이름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그리움은 잊혀짐보다 더 깊은 사랑의 증거니깐요.




이 시가 떠오르는 사람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 사람에게 이 글을 공유해주세요.

오늘, 당신은 누군가의 마음을 데워주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엔 조지훈 시인의 「승무」를 함께 읽어보려 합니다.

당신이 지켜온 믿음과 고요한 다짐을 함께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