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합격 후기

하루 만에 합격! 예비 작가님들께 드리는 꿀팁과 진심 어린 소감





브런치 작가가 되었습니다.

저녁 시간, 아직 빛이 남아 있던 그때.

서랍 속에 잠들어 있던 에세이를 꺼내 신청했는데 다음 날 오후, 생각보다 너무 빨리 합격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하루도 채 안 되서 도착한 메일에 혹시 잘못 온 건가 싶었습니다.


그간 써둔 소설과 에세이 원고들이 있었지만, 이 글을 꺼내야 할지 조금 더 묵혀야 할지 망설이던 시간이 길었습니다.

사실 웹소설 완결 원고를 첨삭 중이었기에 더더욱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런 저에게 "지금이야말로 꺼낼 때야. 너는 분명 될 거야."

확신에 찬 말로 등을 밀어준 N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 브런치라는 무대 위, 진심으로 시작합니다!


글을 쓴다는 건 결국 누군가의 마음에 조용히 스며드는 일이라 믿습니다.

그래서 ‘브런치’라는 이름 아래, 제 문장 하나하나를 꺼내보려 합니다.

너무 거창하지 않게, 다만 결이 있는 진심으로 작가라는 단어 앞에 처음으로 조심스레 서보려 합니다.



🌿 브런치 작가 합격,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어요!


솔직히 이렇게 빨리 합격할 줄은 몰랐습니다.

한두 주쯤 걸릴 줄 알았는데, [브런치 작가 신청 → 하루 만에 승인] 이메일을 받고도 두 번이나 다시 열어봤을 정도였어요.


돌아보면, 문턱은 생각보다 높지 않지만 진심이 있어야만 열리는 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글을 꾸준히 써온 분이라면, 단 한 편이라도 내가 살아 있는 이유처럼 쓰인 글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지금 바로 지원하세요.

브런치팀은 그 진심을 알아보는 감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예비 브런치 작가님들께 드리는 작은 팁!


■ 신청 글은 소개가 아니라 작품처럼 써야 합니다. (★★★)

자기소개보다 브런치에서 어떤 글을 쓸 건지가 훨씬 중요해요.


■ 첫 문장부터 감정을 끌어당기는 문장이면 좋습니다.

스크롤을 멈추게 하는, 간결하면서도 정제된 감정이 필요해요.


■ 진심이 담긴 글 3편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저는 에세이 한 편을 기준으로, 그 안에 짧은 글 3편을 넣었습니다.

중요한 건 지금 왜 이 글을 쓰는가를 분명히 보여주는 것입니다.


■ 자기소개란에는 경력보다 의도를 담아주세요.

무엇을 쓸 것인지, 왜 쓰려고 하는지가 가장 강력한 포트폴리오입니다.



🌿 앞으로의 한 문장, 그리고 한 걸음!


작가라는 단어 앞에 서는 게 이토록 조심스럽고 떨리는 일인지 몰랐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정말 행복합니다.


망설이던 제 등을 밀어준 누군가가 있었기에 오늘의 시작이 가능했습니다.

저 또한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 글이, 작가라는 단어를 머뭇거리며 바라보고 있는 당신께 조용한 응원이 되기를 바랍니다.





🌸 이제, 브런치에서도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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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라 2025-05-16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하나의책장님^^
앞으로의 즐거운 활동 기원드립니다.
 




꽃을 보듯 너를 본다

저자 나태주

지혜

2015-06-20

시 > 한국시




살아 있는 것들은 다 꽃이다. 그러므로 너도 꽃이고, 나도 꽃이다.




■ 책 속 밑줄


풀꽃 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2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을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풀꽃 3


​기죽지 말고 살아 봐

꽃피워 봐

참 좋아



■ 끌림의 이유


『꽃을 보듯 너를 본다』는 시집이지만 제겐 한 권의 고요한 교과서과도 같습니다.

삶과 사람 그리고 존재에 대해 배워가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읽는 이의 마음에 조용히 말을 거는 책이기에,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생각나는 책 중 하나입니다.

책은 다정하게 알려줍니다.

진정한 스승은 가르침보다 존재함으로 말을 건넨다는 사실을요.



■ 간밤의 단상


고요한 새벽녘, 책장 앞에 잠시 멈춰 섰습니다.

한참을 바라보다 조용히 손에 쥔 책.

매년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이 책을 자연스레 다시 펼칩니다.

저는 유독 문학 선생님들과 인연이 깊었습니다.

대학교에 들어가고서부턴 편지와 함께 작은 선물 그리고 책 한 권을 꼭 보내드렸지요.

그중에서도 이 책은 제가 선생님들께 두 번째로 드렸던 특별한 책입니다.

그만큼 제 마음의 문장을 담기에 부족함이 없었던 시집이기도 합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는 크게 외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용히, 천천히, 무언가를 일깨워 줍니다.

그는 인생의 흐름 속에서 배움과 성찰의 시간을 오랫동안 응시해온 시인이자 많은 이들에게 삶의 스승으로 남은 존재입니다.

그가 말하듯, 우리는 사랑하며 배우고 기다리며 배우고 바라보며 배웁니다.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문득 떠올렸습니다.

내가 존경했던 스승님들과 삶의 모퉁이에서 말없이 손을 내밀어 주었던 어른들의 얼굴을.

꽃을 보듯 누군가를 바라본다는 건, 결코 가볍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건 존재에 대한 깊은 존중이자 감사를 담은 고요한 응시였으니까요.


오늘 아침, 그분들의 따뜻했던 눈빛과 말들을 마음속에 조용히 다시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나도 언젠가,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조심스럽게 소망합니다.



■ 건넴의 대상


스승의 날, 뜻깊은 책을 찾으시는 분

조용한 위로와 다정한 시를 찾는 분

사랑과 배움의 본질을 다시 느끼고 싶은 분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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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시인의 대표 시 「흔들리며 피는 꽃」, 이 한 줄의 시가 오늘의 나를 붙들었습니다.

오늘은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을 함께 읽으려 합니다.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 해설 및 주제 분석


이 짧은 시 속에서 인간의 삶과 사랑 그리고 존재의 성장이 꽃에 비유됩니다.

흔들리고, 젖고, 쓰러질 듯한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꽃이 피어나듯이, 인생 또한 고비와 시련, 그 과정을 견디며 피워내야 내면의 성숙을 맞이할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단순한 약함이 아닌 성장과 꽃피움을 위한 필연적인 과정으로, 시련과 고통도 삶의 일부이며 그 시간을 통해 우리는 더욱 단단해질 수 있음을 말해줍니다.


우리의 삶도, 누군가와의 사랑도 마치 날씨처럼 예측할 수 없는 풍파를 겪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통과한 끝에 진짜 피어남이 시작되지요.

전반적으로 이 시는 삶의 상흔을 껴안은 존재가 더욱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음을 시적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 하나의 감상


이 시를 읽을 때마다 제 안의 조용한 아픔 하나가 떠오릅니다.

늘 흔들리지 않으려고 애썼고 비에 젖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습니다.

그런데 살아보니 가장 나를 자라게 했던 건 흔들림의 순간들이었습니다.

힘들었지만, 그 과정을 겪지 못했다면 이 순간까지 오지는 못했겠죠.

물론 비에 젖어 마음이 무너진 날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사랑이 떠나며 바람처럼 스쳐간 날도 있었지만 그 모든 순간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바람 앞에 선 꽃입니다.

흔들리는 것 자체가 실패가 아니라 그 흔들림 덕분에 더 깊이 뿌리내릴 수 있습니다.


매일이 어떻게 완벽한 날만 있겠나요?

지금 흔들리고 있을지라도 당신은 이미 피어나는 중입니다.

마음이 조금 젖었을지라도 당신은 충분히 아름답습니다.

오늘 하루가 힘들었던 분들에게 조용히 이 시를 건네봅니다.




이 시가 떠오르는 사람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 사람에게 이 글을 공유해주세요.

오늘, 당신은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엔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을 함께 읽어보려 합니다.

이별과 사랑을 노래한 한국 현대시의 정수를 꼭 함께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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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라베

저자 로버트 해리스

알에이치코리아(RHK)

2025-02-27

원제 : Conclave

소설 > 영미소설

소설 > 세계문학 > 영국문학




당신은 인간의 마음을 속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신의 뜻은 결코 속이지 못합니다.




■ 책 속 밑줄


로멜리 추기경은 새벽 2시 직전 검사성성을 떠난 뒤, 바티칸 수도원을 지나 황급히 교황 침실로 향했다.

마음속으로는 계속 기도했다. 오, 주여, 성하께서는 아직 할 일이 많습니다. 반면에 주님을 향한 제 봉사는 이제 명을 다하였나이다. 저는 잊혔으되 성하는 여전히 사랑받고 계시오니, 주여 그를 구하시고 대신 이 죄인을 데려가소서.



지난 번 만났을 때, 교황에게 자신의 위기를 고해하고, 로마를 떠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수석추기경 자리를 내놓고 수도회로 돌아가고 싶었다. 벌써 일흔 다섯, 은퇴할 나이가 아닌가. 하지만 교황을 그를 크게 나무랐다. 사실 의외의 반응이었다. "누군가는 목자로 선택받고 누군가는 목장을 관리해야 하오. 당신 임무는 목사도 아니고 목자도 아니요, 바로 관리자요. 난들 쉬운 줄 아오? 나한테는 당신이 필요하오. 자, 걱정하지 맙시다. 늘 그렇듯, 주님께서 다시 추기경을 찾을 터이니."



후일 로멜리는 이때를 돌아보며, 바로 그 순간 교황위 승계 전쟁이 시작됐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세 추기경 모두 선거인단 내에 지지파가 있었다. 벨리니는 그레고리오 대학 총장과 밀라노 대주교를 역임했으며, 아주 오래전부터 진보주의자들의 위대한 지적 희망이었다. 트람블레이는 교황청 사도궁무처장과 인류복음화성 장관을 동시에 맡고 있기에 제3 세계와 관련해 후보 자격이 있었다.



더욱이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보았듯이, 추기경단 단장으로서 선거관리 임무가 자신에게 떨어지리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솔직히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일이었다. 몇 년 전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기에, 비록 지금은 완치됐다고 믿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교황보다 먼저 세상을 뜰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후로는 오로지 임시방편으로만 여기고 살았으며, 실제로 사임까지 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보니 이런 난감한 상황에 콘클라베를 조직하게 된 것이다.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채,

오직 기도와 사유, 그리고 인간의 본성 안에서

누가 교황이 되어야 하는지를 두고 격렬한 침묵의 시간이 흐른다.



"무슨 일이죠?"

"교황 성하와의 마지막 면담 얘기 좀 하고 싶어서요."

"그게 어땠는데요?"

"듣기로는 어려웠다면서요?"

트람블레이가 기억하기 쉽지 않다는 듯 이마를 문지르고 인상을 찌푸렸다.

"아뇨, 내 기억으로는 아닙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은 얘기가 있습니다. 추기경한테 모든 공직에서 사임하라고 요구하셨다더군요."

그 말에 트람블레이는 오히려 표정이 밝아졌다.

"아하! 그 헛소리? 보지니아크 대주교죠?"

"그 점은 밝힐 수 없습니다."



믿음과 권력, 성스러움과 인간성 사이.

콘클라베는 그 모든 모순과 충돌을 품고 있었다.



■ 끌림의 이유


『콘클라베』는 폐쇄적이고 신성한 교황 선출이라는 의식을 날카로운 심리 묘사로 풀어낸 소설입니다.

실제 교황 선출의 전통을 배경으로 하지만 그 안에 담긴 것은 단순한 종교 소설이 아닌 인간이라는 존재의 이면과 권력의 본질에 대한 탐구입니다.

투표를 시작할 때 당황한 기색을 내보이던 유력 후보들은 숭고하고 귀한 자리에 오르고자 어느새 세력을 모으기 시작하죠.

믿음의 이름 아래 벌어지는 선택과 회의!

절대 권위를 부여받는 순간, 사람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소설 전반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그 과정을 읽다보면 선택과 책임감, 믿음 그리고 양심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느끼게 됩니다.



■ 간밤의 단상


우리는 종종 권력이라 하면 정치나 권위부터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느꼈습니다.

권력은 아주 조용하게, 가장 성스러운 옷을 입고 찾아온다는 것을요.

어쩌면 교황이란 자리는 가장 성스럽고 숭고한 위치지만 책임감과 희생 또한 그 누구보다 막중합니다.

소설에서는 교황이라는 상징을 두긴 했지만 인간의 내면에 있는 판단과 망설임 그리고 진실 앞의 침묵에 주목해야 합니다.


한 사람의 결정이 한 시대의 윤리와 미래를 바꾸었던 그 순간, 고요한 긴장 속에서 저는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믿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믿음은 언제나 고요한 선택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 안에는 두려움뿐만 아니라 갈등과 계산도 함께 있으니까요.

소설 속 누군가의 입을 빌려 건넨 이 말이 오래 남습니다.

"진실은 늘 신의 편에 서 있으나 인간은 언제나 그러하지 않다."



■ 건넴의 대상


권력, 믿음, 침묵이라는 키워드에 호기심을 느끼는 분

종교나 제도 안에서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읽고 싶은 분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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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라베

저자 로버트 해리스

알에이치코리아(RHK)

2025-02-27

원제 : Conclave

소설 > 영미소설

소설 > 세계문학 > 영국문학




당신은 인간의 마음을 속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신의 뜻은 결코 속이지 못합니다.




■ 책 속 밑줄


로멜리 추기경은 새벽 2시 직전 검사성성을 떠난 뒤, 바티칸 수도원을 지나 황급히 교황 침실로 향했다.

마음속으로는 계속 기도했다. 오, 주여, 성하께서는 아직 할 일이 많습니다. 반면에 주님을 향한 제 봉사는 이제 명을 다하였나이다. 저는 잊혔으되 성하는 여전히 사랑받고 계시오니, 주여 그를 구하시고 대신 이 죄인을 데려가소서.



지난 번 만났을 때, 교황에게 자신의 위기를 고해하고, 로마를 떠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수석추기경 자리를 내놓고 수도회로 돌아가고 싶었다. 벌써 일흔 다섯, 은퇴할 나이가 아닌가. 하지만 교황을 그를 크게 나무랐다. 사실 의외의 반응이었다. "누군가는 목자로 선택받고 누군가는 목장을 관리해야 하오. 당신 임무는 목사도 아니고 목자도 아니요, 바로 관리자요. 난들 쉬운 줄 아오? 나한테는 당신이 필요하오. 자, 걱정하지 맙시다. 늘 그렇듯, 주님께서 다시 추기경을 찾을 터이니."



후일 로멜리는 이때를 돌아보며, 바로 그 순간 교황위 승계 전쟁이 시작됐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세 추기경 모두 선거인단 내에 지지파가 있었다. 벨리니는 그레고리오 대학 총장과 밀라노 대주교를 역임했으며, 아주 오래전부터 진보주의자들의 위대한 지적 희망이었다. 트람블레이는 교황청 사도궁무처장과 인류복음화성 장관을 동시에 맡고 있기에 제3 세계와 관련해 후보 자격이 있었다.



더욱이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보았듯이, 추기경단 단장으로서 선거관리 임무가 자신에게 떨어지리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솔직히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일이었다. 몇 년 전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기에, 비록 지금은 완치됐다고 믿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교황보다 먼저 세상을 뜰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후로는 오로지 임시방편으로만 여기고 살았으며, 실제로 사임까지 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보니 이런 난감한 상황에 콘클라베를 조직하게 된 것이다.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채,

오직 기도와 사유, 그리고 인간의 본성 안에서

누가 교황이 되어야 하는지를 두고 격렬한 침묵의 시간이 흐른다.



"무슨 일이죠?"

"교황 성하와의 마지막 면담 얘기 좀 하고 싶어서요."

"그게 어땠는데요?"

"듣기로는 어려웠다면서요?"

트람블레이가 기억하기 쉽지 않다는 듯 이마를 문지르고 인상을 찌푸렸다.

"아뇨, 내 기억으로는 아닙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은 얘기가 있습니다. 추기경한테 모든 공직에서 사임하라고 요구하셨다더군요."

그 말에 트람블레이는 오히려 표정이 밝아졌다.

"아하! 그 헛소리? 보지니아크 대주교죠?"

"그 점은 밝힐 수 없습니다."



믿음과 권력, 성스러움과 인간성 사이.

콘클라베는 그 모든 모순과 충돌을 품고 있었다.



■ 끌림의 이유


『콘클라베』는 폐쇄적이고 신성한 교황 선출이라는 의식을 날카로운 심리 묘사로 풀어낸 소설입니다.

실제 교황 선출의 전통을 배경으로 하지만 그 안에 담긴 것은 단순한 종교 소설이 아닌 인간이라는 존재의 이면과 권력의 본질에 대한 탐구입니다.

투표를 시작할 때 당황한 기색을 내보이던 유력 후보들은 숭고하고 귀한 자리에 오르고자 어느새 세력을 모으기 시작하죠.

믿음의 이름 아래 벌어지는 선택과 회의!

절대 권위를 부여받는 순간, 사람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소설 전반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그 과정을 읽다보면 선택과 책임감, 믿음 그리고 양심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느끼게 됩니다.



■ 간밤의 단상


우리는 종종 권력이라 하면 정치나 권위부터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느꼈습니다.

권력은 아주 조용하게, 가장 성스러운 옷을 입고 찾아온다는 것을요.

어쩌면 교황이란 자리는 가장 성스럽고 숭고한 위치지만 책임감과 희생 또한 그 누구보다 막중합니다.

소설에서는 교황이라는 상징을 두긴 했지만 인간의 내면에 있는 판단과 망설임 그리고 진실 앞의 침묵에 주목해야 합니다.


한 사람의 결정이 한 시대의 윤리와 미래를 바꾸었던 그 순간, 고요한 긴장 속에서 저는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믿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믿음은 언제나 고요한 선택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 안에는 두려움뿐만 아니라 갈등과 계산도 함께 있으니까요.

소설 속 누군가의 입을 빌려 건넨 이 말이 오래 남습니다.

"진실은 늘 신의 편에 서 있으나 인간은 언제나 그러하지 않다."



■ 건넴의 대상


권력, 믿음, 침묵이라는 키워드에 호기심을 느끼는 분

종교나 제도 안에서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읽고 싶은 분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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